다만 전과 다른 게 있다면 한 침대에서 자지는 않는다는 것이었다.
임유진이 씻고 나왔을 때 강지혁은 소파로 향하며 말했다.
“나는 소파에서 잘게. 내가 침대에서 자야 네가 편할 거야.”
강지혁은 그녀가 그로 인해 또다시 토를 하고 반응을 일으킬까 봐 자진해서 소파에서 자겠다고 했다.
다음날.
임유진은 눈을 비비며 침대에서 조심스럽게 윗몸을 일으켰다. 앞을 바라보니 강지혁은 소파에 누운 채 여전히 잠을 자고 있었다.
이에 그녀는 이불을 걷고 침대에서 내려와 소파 쪽으로 걸어갔다.
이상한 일이었다.
강지혁은 단 한 번도 그녀보다 늦게 눈을 뜬 적이 없었으니까. 게다가 지금은 아침 9시였다.
‘아직도 잔다고?’
임유진은 의문을 품으며 조용히 강지혁의 잠 자는 얼굴을 바라보았다.
어제도 느꼈지만 그는 확실히 살이 빠져 있었다. 잠자는 모습에서도 살이 빠진 게 확 티가 날 정도였다.
게다가 잠을 제대로 못 잔 건지 그의 눈 밑에는 옅은 다크서클도 있었다.
그때 강지혁의 미간이 꿈틀거리더니 평온했던 얼굴이 순식간에 두려움에 잠식되고 식은땀까지 흘리기 시작했다.
“아니야... 아니야... 그럴 리 없어... 절대...”
강지혁의 입이 살짝 열리며 이런 말들이 튀어나왔다.
“뭐가 그럴 리 없는데?”
임유진은 그의 상태에 조금 당황한 듯 저도 모르게 손을 들어 그의 볼을 매만졌다.
하지만 그와 살이 맞닿는 순간 그녀의 몸은 또다시 급속도로 굳어지기 시작했다.
‘대체 뭐가 문제인 건데! 내가 내려놓겠다잖아. 과거 같은 거 이제는 잊어보겠다잖아! 그런데 왜 아직도 이런 반응이냐고!’
임유진은 몸이 점점 차가워지자 결국 손을 거두어들이고 큰소리로 강지혁을 향해 외쳤다.
“혁아, 혁아! 일어나봐!”
그녀의 목소리가 들렸던 걸까? 강지혁의 눈이 갑자기 번쩍 떠졌다.
절망으로 가득 잠겨있던 그의 눈동자는 임유진의 얼굴을 보고서야 정신을 차린 듯 서서히 원래대로 돌아왔다.
“대체 꿈에서 뭘 봤길래 이래?”
임유진이 호흡을 가다듬는 강지혁을 바라보며 물었다.
“아무것도 아니야.”
강지혁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