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유진은 입술을 살짝 움찔거리더니 강지혁의 눈을 똑바로 보며 물었다.
“만약 오늘 아파하며 고통스러워했던 게 나였으면 너는 가만히 있었을까? 너도 나처럼 똑같이 행동했을 거잖아. 아니야?”
강지혁은 그녀의 질문에 어두운 얼굴로 침묵했다.
임유진은 고통을 참으며 손을 움직여 강지혁의 볼을 쓰다듬었다.
“혁아, 네가 날 지켜주고 싶은 것처럼 나도 널 지켜주고 싶어. 우린 부부잖아.”
임유진의 말에 강지혁은 이를 꽉 깨물었다.
“내가 조금만 더 늦게 눈을 떴으면 크게 다쳤을 수도 있었어. 어쩌면...”
그는 최악이 될 뻔한 상황을 차마 자기 입으로 말할 수 없어 고개를 푹 숙였다. 고작 가설일 뿐인데도 그는 마음이 심하게 두근거리며 숨통이 조여졌다.
“알아. 그런데 나는 내가 어떻게 되는 것보다 네가 고통스러운 게 더 싫었어. 네가 아파하는 걸 보고 싶지 않았어.”
임유진은 강지혁의 볼을 계속해서 쓰다듬으며 말을 이었다.
“혁아, 나랑 약속 하나만 해. 다시는 이런 식으로 기억을 찾지 않겠다고. 기억이란 건 어차피 언젠가는 돌아와. 그러니까 강제로 네 기억을 열려는 시도는 안 했으면 좋겠어. 다음에는 정말 잘못될 수도 있잖아. 나는 그거 싫어.”
강지혁은 고개를 들어 임유진의 얼굴을 잠시간 바라보더니 한참 뒤에야 천천히 입을 열었다.
“알았어. 약속할게.”
어차피 기억을 되찾는 일은 두 번 다시 없을 테니까.
...
소민준은 또다시 진세령을 보게 될 줄은 몰랐다. 그리고 원이가 유괴되었다는 얘기를 듣게 될 줄도 몰랐고 말이다.
“유괴?!”
소민준이 깜짝 놀라며 눈을 크게 떴다.
“유괴범들이 문자를 보내왔어. 2억을 주면 바로 원이를 풀어주겠대!”
진세령은 휴대폰을 꺼내 문자 내용을 소민준에게 보여주었다. 유괴범이 사용한 번호는 전화를 걸 수도 없고 위치를 특정할 수도 없는 해외번호였다.
“경찰에 신고하자! 이건 우리 둘이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야!”
소민준은 그렇게 말하며 얼른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
그런데 112를 누르기도 전에 진세령이 그의 손에 들린 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