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시원은 요요를 가만히 바라보며 앉아 있었다. 시원의 시선이 점점 더 부드러워졌고, 요요의 부드러운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눈가에서 꿀이 뚝뚝 떨어지는 것 같았다.
시원은 그렇게 눈을 깜빡이지 않고 요요를 바라보다가, 이내 일어나서 침대 옆에 놓인 이야기책을 정리했다. 그리고 침대 머리맡의 램프를 좀 더 어둡게 조절한 뒤에야 문을 열고 나갔다.
이경숙 아주머니가 거실에서 잠시 기다리다가 시원이 나오자 일어나며 말했다.
“이미 늦었는데 여기서 주무시는 게 어때요?”
“괜찮습니다. 우청아가 좀 많이 마셔서 내일 아침에 머리가 아플 수도 있어요. 아침에 해장국 좀 끓여주세요.”
시원이 부탁하자 이경숙 아주머니가 웃으며 말했다.
“청아 씨 잘 챙길게요!”
그리고 시원은 휴대폰을 꺼내며 말했다.
“청아가 새로운 일이 바빠서 가끔 야근해야 할 겁니다. 요요를 돌보는 것 외에 청아도 좀 챙겨주세요. 사례비로 2000만원 계좌이체 해드릴게요.”
하지만 이경숙 아주머니가 서둘러 손사래를 쳤다.
“청아 씨가 이미 잘 주고 있어요. 따로 주실 필요 없어요!”
“그냥 받아주세요. 청아에게는 말씀하지 마시고요!”
시원이 당부하고는, 외투를 입고 나가려다가, 다시 돌아서며 말했다.
“아, 그리고 오늘 저녁에 제가 청아를 데려다준 것도 말하지 마세요.”
“알겠어요.”
이경숙 아주머니는 시원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고개를 갸웃했다. 두 사람 사이에 아직 화해하지 못한 것 같았다. 시원처럼 좋은 남자라면, 두 사람이 다시 잘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그러면 청아도 이렇게 힘들지 않을 테니까.
...
시원은 건물 밖으로 나와 자신의 차에 앉았지만, 바로 출발하지 않고 담배 한 개비를 꺼내 입에 물었다. 밤은 이미 깊어져 조용한 주택가는 쥐 죽은 듯이 고요했고 가끔 새들이 무언가에 놀라 날아가는 소리만이 그 정적을 깨뜨렸다.
이때 구택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시원이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
“이 시간에 무슨 중요한 일이라도 있나?”
“내가 심심해서 전화한 거라고 하면 믿겠어?”
전화 너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