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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Author: 손이영
위험한 분위기가 조금씩 다가오자 온다연은 공기가 질식하는 냄새로 가득 차 있다고 느꼈다.

가슴이 답답해서 필사적으로 뒤로 물러나고 싶었지만 벽에 등이 닿아 더 이상 후퇴할 수 없었다.

하지만 유강후는 그녀를 놓아줄 생각이 없었다.

키 큰 유강후가 점점 더 가까이 다가오면서 온다연의 몸에 곧 닿을 것 같았다.

온다연은 옆에 있는 녹슨 수도관을 꼭 붙잡고 눈을 내리깐 채 감히 그를 쳐다볼 수 없었다.

불빛이 어두워서 얼굴이 비정상적으로 빨개진 것을 가렸고 매혹적인 입술만 보일 뿐이었다.

유강후의 시선은 반쯤 젖은 그녀의 머리카락으로 향했다. 그의 어조는 더 차가워졌다.

“누구를 피하고 싶어서 이런 곳에 살고 있는 거야?”

유강후는 아주 가까이 다가왔고 큰 몸으로 온다연을 가리자 마치 커다란 그물에 걸린 듯 도망칠 수 없게 만들었다.

온다연은 유강후가 너무 가까이서 압박을 주는 바람에 온몸에 힘이 풀려 다리를 주체할 수 없이 떨기 시작했고 머리도 너무 어지러웠다.

“말해!”

온다연은 입을 뻐끔거렸다.

“삼촌, 저...”

갑자기 눈앞이 어두워지더니 몸이 앞쪽으로 쓰러졌다.

기절한 건가?

유강후는 쓰러진 온다연을 두 팔로 감쌌고 그제야 그녀의 체온이 무서울 정도로 높다는 것을 발견했다.

유강후는 얼굴을 찡그리고 허리를 굽혀 온다연을 안아 들었다.

온다연이 다시 눈을 떴을 때 주위가 깜깜하고 빛이 전혀 없었다.

당연히 자신이 침대에 누워 있다고 생각한 온다연은 손을 들어 올리자마자 가죽의 부드러운 촉감과 함께 부드럽고 딱딱한 무언가를 만졌다.

소파인가? 아니면 의자?

갑자기 어두운 불빛이 온다연의 머리 위로 비추면서 낮고 차가운 목소리가 들렸다.

“일어났어?”

온다연은 고개를 번쩍 들어 차가운 눈동자를 바라보았고 그 어둠은 그녀를 휩쓸어버릴 것만 같았다.

온몸의 피가 순식간에 얼어붙는 것 같았다. 온다연은 어리둥절했다.

“사, 삼촌...”

왜 자신이 어두운 차 안에서 유강후와 단둘이 있는 것일까?

그의 부하 이권은 어디 간 걸까?

온다연의 마음을 꿰뚫어 보기라도 한 것처럼 유강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네가 가방을 커피숍에 두고 가서 가져다주려고 널 찾아갔는데 네가 쓰러졌어.”

유강후는 차창 밖을 내다보며 손을 들어 버튼을 눌렀고 창문이 조금씩 내려가며 바깥의 강한 빗줄기가 쏟아져 들어왔다.

“차가 고장 났으니 누가 오기까지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아.”

열이 나서 그런지 찬바람이 몰아치자 온다연은 몸을 떨었다.

유강후는 눈을 가늘게 뜨고 열기가 가득한 온다연의 입술에 시선을 고정했다.

그리고 담담하게 말했다.

“추워?”

온다연은 도망치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하지만 차 안의 공간은 너무 작았고 어느 방향으로 피하든 은은한 솔 냄새가 그녀를 감쌌다.

더없이 숨이 막혔다.

빗물과 섞여 찬바람이 또 한 번 불어오자 온다연은 다시 몸을 떨며 말했다.

“아, 아뇨...”

그녀의 모습에 유강후는 살짝 미간을 찌푸리며 조수석에 걸친 재킷을 건넸다.

“이것밖에 없는데 일단 입고 있어. 우리를 태울 차가 곧 도착할 거야.”

온다연은 잠시 머뭇거리며 이걸 받을지 말지 망설였다.

유강후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

“자?”

간단한 말이었지만 온다연은 약간 숨이 막힐 정도로 압박감이 느껴졌다.

어쩔 수 없이 옷을 받았다.

“삼촌, 고마워요!”

그때 그녀의 손이 무심코 유강후의 손에 닿았다.

얼음처럼 차가운 촉감에 고열에 시달리던 온다연은 깜짝 놀랐다.

하지만 유강후가 쳐다보고 있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옷을 받았다.

또다시 비바람이 몰아쳤고 온다연은 다시 몸을 떨었다.

유강후는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다.

“입어!”

목소리는 담담했지만 저항할 수 없는 차가움이 느껴졌다.

3년이 지났는데 유강후의 몸에서 우월한 기운이 점점 더 분명해졌고 때로는 가벼운 말에서도 무거운 압박감을 느꼈다.

온다연은 할 수 없이 옷으로 자신의 몸을 덮었다.

확실히 따뜻했지만 옷에는 유강후의 체취가 묻어 있었다.

3년 전 그날 오후의 기억이 불현듯 튀어나왔다.

술에 취한 유강후의 뜨거운 몸, 타오르는 듯한 빨간 눈, 강압적인 입술. 일부러 잊고 있던 금기시 된 기억이 즉시 머릿속에 나타났다.

온다연은 몸을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떨었다.

겁이 나기도 했고 몸이 정말 힘들었다.

그러자 유강후는 미간을 찌푸리고 손을 들어 창문을 닫는 버튼을 눌렀다.

바람과 비 소리가 동시에 차단되었다. 두 사람은 이 작고 갇힌 공간에서 완전히 고립되었다. 온다연은 왠지 마음이 불안해지며 소리쳤다.

“닫지 마요!”

유강후는 무언가를 깨달은 듯 눈살을 찌푸리고 의자 위치를 조정하여 온다연과 최대한 멀리 떨어져 있으려고 했다.

온다연의 긴 속눈썹이 가볍게 떨렸다.

유강후는 여전히 다른 사람이 너무 가까이 다가오는 게 그렇게 불편한 걸까? 하지만 확실히 자신의 이런 모습은 별로 매력적이지 않은 것 같았다.

그러나 이때 온다연은 이런 것에 대해 신경 쓸 겨를이 없었고 어지러움 때문에 천천히 차 문에 기댄 채 호흡이 빨라졌다.

유강후는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감지하고 일어나서 온다연의 이마를 만져 보니 체온이 몹시 높았다.

온다연은 눈꺼풀을 힘겹게 들어 올리고 마른 입술을 움직이며 말했다.

“삼촌, 물 있어요?...”

유강후는 그제야 원래는 촉촉했던 그녀의 입술이 바짝 마른 것을 보았고 조금도 기운이 없는 것을 발견했다.

옆에 있는 생수를 발견하고 뚜껑을 열어 온다연의 입가에 가져다주려고 했지만 너무 멀리 떨어져 있었다.

차 공간이 크지 않지만 앞자리에 앉았기 때문에 카시트를 옮겨야 했다.

유강후는 키가 커서 차 안에서 똑바로 앉을 방법이 없었기 때문에 몸을 구부리고 반쯤 기울여 물을 온다연의 입가에 가져갔다.

“한 모금 마셔.”

온다연은 온몸에 힘이 없어서 유강후의 도움을 빌어 물을 한 입 마셔야 했고 유강후의 몸이 절반쯤 자신에게 덮여 있으며 자세가 얽혀있는 것을 발견했다.

온다연은 미처 삼키지 못한 물을 거의 뱉을 뻔했다. 그녀는 긴장한 듯 입술을 깨물고 유강후를 바라보았다.

심장이 반 박자 늦게 뛰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유강후는 눈을 가늘게 떴다.

지금 온다연의 모습은 통제하기 쉬워 보였다.

금지되고 비밀스러운 무언가가 천천히 공기 중에 흐르고 있었고 분위기가 이상했다.

온다연은 깜짝 놀라 뒤로 물러나고 싶었지만 머리가 차 문에 부딪혀 더 이상 움직일 수 없었다.

유강후는 그녀의 마른 입술을 몇 초간 쳐다보다가 재빨리 시선을 거두며 쉰 목소리로 말했다.

“더 마실래?”

평소 같았으면 온다연은 바로 거절했을 텐데 지금은 정말 목이 말라서 목구멍에서 불이 번지는 것 같았다. 그래서 저도 모르게 유강후의 손을 잡고 몇 모금을 더 마셨다.

“고마워요, 삼촌.”

유강후는 온다연이 만진 손가락을 부드럽게 만지작거렸다. 그 촉감과 뜨거운 온도가 그대로 남아 이 밀폐된 공간의 분위기만큼이나 사람을 혼란스럽게 했다.

유강후는 차가운 성격을 가진 사람이고 가족에 대한 감정조차도 별로 없는데 왠지 모르게 온다연은 늘 그에게 매우 부드러운 느낌을 준다.

하지만 온다연이 자신을 무서워하는 것 같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렇게 무섭나?

유강후는 눈을 가늘게 뜨고 차가운 표정으로 물었다.

“온다연, 왜 나를 무서워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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