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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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539화

  “아니면? 한바탕 싸우기라도 할까? 난 지금 널 이기지도 못할 텐데,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할 필요 있어?”“그런데 소여정 씨는 정말 괜찮겠어?”정태곤은 운전석에 앉으면서 여전히 시름 놓이지 않았는지 물어 왔다.이에 내가 분석했다.“강용재는 여정 누나를 해치지 않을 거야. 어찌 됐든 임천호 여자니까. 아마 여정 누나를 이용해 나를 혼내주려는 게 진짜 목적이겠지. 하지만 내가 가지 않으면 어쩔 건데?”“그런데 임천호 명령을 거역하면 결과는 달라.”정태곤은 놀란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네가 이렇게 음흉한 구석이 있을 줄은 몰랐네. 내가 그동안 너를 얕잡아 봤어.”나는 냉소를 흘리며 말했다.“이거 칭찬이야, 욕이야? 칭찬이라면 고맙지만, 욕할 거면 됐거든. 너희와 비교하면 난 독한 축에 끼지도 못해.”정태곤은 피식 웃더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시동을 걸었다.정태곤은 곧바로 나를 서교에 위치한 한 공장으로 데려왔다. 그제야 나는 강용재가 숨은 곳도 이곳과 얼마 떨어지지 않는 곳에 있다는 걸 알았다.강용재는 아마 나를 혼내 준 뒤 소여정을 임천호한테 데려올 생각인 듯했다.하지만 임천호도 자기가 가장 믿었던 부하가 사심을 품을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을 거다.나는 곧바로 임천호 앞에 끌려갔다.임천호는 나를 보자마자 눈에서 불을 내뿜으며 내 배를 걷어찼다.그 발길질 한 방에 나는 그대로 바닥을 나뒹굴었고, 그와 동시에 복부에 쥐어 뜯기는 듯한 고통이 느껴졌다.“그 자식 일으켜 세워.”임천호는 정태곤에게 명령했다.그러자 정태곤은 다급히 나를 잡아당겼다.이윽고 임천호는 내 턱을 꽉 움켜쥐더니 차가운 눈빛으로 물었다.“하나만 물을게. 윤해철이 나랑 협력하기로 한 거, 진작 알고 있었지?”“몰랐어.”나는 거짓말했다.임천호는 또 다시 나를 걷어찼다.“모른다고? 연시우한테서 들으니 너는 진작 알고 있었다던데. 심지어 네가 윤해철과 짜고 나를 엿 먹인 거라던데. 이 개자식이!”“내가 내 여자까지 공짜로 갖다 바쳤더니 감히 뒤에서 나를 모함해?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538화

  나와 정태곤은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우리는 한참 동안 서로를 바라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러다 잠시 뒤, 나는 애써 마음을 가다듬으며 정태곤을 숨겨주었다.“강용재, 여정 누나는 어떻게 했어?”나는 일부러 강용재의 주의를 딴 데로 돌렸다. 그리고 그제야 냉정하게 이번 일을 분석했다.강북에서 J시까지 적어도 2시간 걸리기에, 소여정이 만약 비행기에 탑승했다면 지금은 비행기 안에 있어야 한다.하지만 벌써 강용재에게 잡혔다는 건 비행기에 탑승하기 전에 잡혔다는 뜻이다. 그래서 내가 전화를 걸자마자 전화가 통한 거다.그러니까 소여정은 비행기에 탑승하지도 못했다.강용재는 음흉한 웃음을 지었다.[이 여자는 임 회장님 사람이라 어떻게 할 생각은 없어. 오히려 너야말로 지금 소여정과 만나고 싶어?]이런 상황에 갑자기 이런 제안을 하는 강요재가 나는 무척 의아했다.‘대체 무슨 생각이지?’그때 강용재가 말했다.[뭘 하려는 건 아니야. 그냥 네가 예전에 나를 한번 골탕 먹인 적이 있잖아. 나도 그 복수를 하고 싶어서 그래.]‘젠장.’‘강용재는 전에 임천호의 명령으로 나를 잡으러 왔다가 나한테 호되게 당한 적이 있는데, 아직까지 앙심을 품고 있을 줄 몰랐다.나는 말없이 정태곤을 바라봤다. 그의 표정은 걱정으로 가득했다.나는 잠깐 머뭇거리다가 결국 대답했다.“그래. 주소 보내 줘. 지금 당장 갈게.”말을 마친 뒤 나는 정태곤더러 전화를 끊게 했다. 그러고는 그를 보며 말했다.“지금 기회가 바로 눈앞에 있어. 하지만 여정 누나를 구하려면 네 도움이 필요해. 협조해 줄 수 있어?”정태곤은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너를 풀어달라는 거면 말도 꺼내지 마. 그럴 리는 없으니까.”“나를 풀어줄 필요 없어. 네가 여정 누나 일을 말해줘서 구할 방법을 생각하게 한 것만으로도 난 만족해.”“너도 임무를 완성하려면 나를 임천호한테 데려가야 하잖아. 난 너를 난처하게 할 생각 없어.”정태곤은 살짝 놀란 눈빛으로 나를 바라봤다. 아마도 내가 이렇게 말할 줄은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537화

  이렇게 되면 나는 더 이상 꼼수를 부릴 수 없다.하지만 정태곤은 서둘러 나를 임천호에게 데려가는 게 아니라 무슨 생각을 하는지 한참 동안 출발하지 않았다.“이봐, 무슨 생각 하는 거야?”나는 정태곤이 이상하게 느껴질 뿐 두렵지 않았다. 게다가 보아하니 무슨 걱정거리가 있는 모습이었다.정태곤은 나를 한참 동안 바라보더니 결국 입을 열었다.“임천호가 강용재더러 J시에 가서 소여정 씨를 잡아 오라고 시켰어.”“젠장. 그런데 나를 잡는 거야? 당장 풀어.”나는 버둥대며 소리쳤다.정태곤은 꿈쩍도 하지 않고 머뭇거렸다.순간 화가 머리끝까지 치민 나는 다시 한번 버럭 소리쳤다.“뭘 망설여? 소여정 씨가 임천호 손에 잡혀 올 때까지 기다릴 거야?”정태곤은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내가 널 풀어준다 해도 네가 뭘 할 수 있는데?”“적어도 소여정 씨한테 전화하거나 직접 J시로 찾아갈 수 있겠지.”“정태곤, 너 소여정 씨한테 마음 있잖아. 너도 소여정 씨가 임천호한테 잡혀 오는 걸 바라지 않잖아. 안 그래?”“이거 풀어. 나 J시로 갈 거야.”“안돼. 임 회장님이 너를 잡아 오라고 했어!”“젠장... 그러면 나한테 그런 말은 왜 하는 건데?”나는 정태곤이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이 사실을 나한테 말했다는 건, 내가 소여정을 구하러 가기를 바라는 거 아닌가?하지만 이제 와서 또 나를 풀어주지도 않으니, 대체 구하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정태곤은 한참 고민하다가 끝내 입을 열었다.“친구한테 연락해서 친구더러 방법을 대라고 해. 넌 풀어줄 수 없어.”“그래. 그럼 내 핸드폰 좀 꺼내 줘, 친구한테 전화 좀 하게.”정태곤은 결국 내 핸드폰을 꺼내 얼굴 인식으로 비번을 풀었다.잠금이 풀린 핸드폰을 확인한 나는 곧바로 정태곤더러 양동준에게 전화하라고 했다.“안 돼. 양동준은 이 근처에 있잖아. 지금 양동준이 구조해 주기를 바라는 거 아니야?”정태곤은 경계심이 대단했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방금 그렇게 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536화

  “아무 뜻도 아니야.”“그럼 나랑 선 긋겠다는 거야?”서지예는 결국 화가 나서 눈시울을 붉혔다.하지만 양동준은 오히려 입을 꾹 다문 채 침묵했다.한순간 두 사람 사이에는 긴장감이 맴돌았다.나는 양동준을 설득해 말 좀 하게 하고 싶었지만 워낙 말수가 없는 사람을 설득할 방법이 없어, 결국 서지예를 바라봤다.“지예 씨, 너무 조금해하지 마요. 물 좀 마시고 진정하세요.”나는 물을 따라 서지예에게 건넸다. 그랬더니 서지예는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다가 급기야 ‘엉엉’ 울기 시작했다.이럴 때 아무 짓도 안 하면 상황은 더 나빠질 게 뻔했다. “스승님, 제가 동준 형님을 스승님이라고 부르지만, 할 말은 헤야겠어요. 지금 이러는 건 스승님이 잘못했어요!”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양동준을 혼내는 것처럼 말했다.이럴 때는 반드시 서지예의 편에 서야 서지예의 기분이 조금 나아질 거다. 만약 내가 양동준만 돕는다면 상황은 최악으로 치달을 게 뻔했다.“사내대장부가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요? 지예 씨가 이렇게 우는데 어쩜 위로도 안 해줘요?”나는 계속해서 양동준을 나무랐다.그랬더니 서지예가 그렁그렁한 눈으로 나를 바라봤다. 아니나 다를까 그녀의 눈에 드리웠던 서러움과 분노는 어느덧 많이 가라앉고 대신 속상함으로 물들었다.역시나 이 방법이 통하자 나는 말을 이었다.“스승님처럼 여자 마음을 모르는 남자는 평생 결혼 못 할지도 몰라요...”“됐어! 정수호, 아무리 그래도 양동준은 네 스승님인데, 어떻게 그렇게 말할 수 있어?”서지예는 더 이상 듣기 힘들었는지 벌떡 일어나서 나를 나무랐다.그 모습을 보니 나는 솔직히 매우 기뻤다. 이건 내 방법이 효과가 있다는 뜻이었으니까.하지만 겉으로는 여전히 아무것도 모르는 척 굴어야 했다.“난 지금 서지예 씨를 도와주는 거잖아요.”“난 네 도움 필요 없어. 내 일은 내가 알아서 해. 저리 비켜.”서지예는 속삼함을 숨기지 못한 채 나를 옆으로 밀쳤다.그 모습을 보니 나는 양동준 대신 기뻤다. 서지예가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535화

  “강용재, 네가 J시에 한 번 다녀와.”임천호는 강용재에게 명령했다.그걸 옆에서 듣고 있던 정태곤이 걱정스럽게 물었다.“회장님, 소여정 씨한테 뭘 하려는 겁니까?”“내가 뭘 할지 너한테 일일이 보고해야 해? 저리 비켜!”임천호는 이를 바득바닥 갈며 말했다.임천호의 분노에 정태곤은 다급히 허리를 굽혔다.“회장님, 소여정 씨는 내버려두세요.”임천호는 두말없이 정태곤의 뺨을 후려갈겼다.“정태곤, 한마디만 더 하면 당장 너를 죽이는 수가 있어!”임천호는 아예 살기를 숨기지 않았다. 지옥 길을 가더라도 그는 무조건 소여정은 함께 끌고 갈 생각이었다. 소여정은 죽어도 그의 여자니까.“용재야, 어서 가!”“네!”강영재는 소여정한테 아무 감정이 없었기에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그는 마치 살인 기계처럼 임천호가 시킨 일은 두말없이 해내곤 한다.강용재가 떠나려는 걸 본 정태곤은 마음이 초조해 어쩔 줄 몰랐다. 그렇다고 또 임천호의 뜻을 거스를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그때 임천호가 매서운 눈빛으로 나를 노려보며 정태곤에게 말했다.“정태곤, 가서 정수호를 잡아 와. 난 서교에 있는 창고에서 기다릴 테니까. 실망하게 하지 마.”“네, 회장님!”...그 시각 아무것도 모르는 나는 소여정을 무사히 보냈다는 사실에 드디어 안심이 됐다.이제 남은 건 나뿐인데, 나는 하등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스승님, 우리 식사부터 해요.”“그래요.”양동준은 워낙 말수가 적어 대부분 내가 하자는 대로 따랐다.이래서 서지예가 매번 양동준이 무뚝뚝하다고 한 모양이다.이런 남자를 만나면 재미나 즐거움은 없지만 늘 배우자에게 충실하다. 게다가 경호원으로 아주 제격이다.윤해철이 양동준을 마음에 들어 한 것 역시 그 때문일 지도 모른다.작은 식당에 도착한 나는 양동준에게 먹고 싶은 걸 마음대로 주문하게 하고는 서지예와의 사이도 은근슬쩍 물었다.그러자 양동준이 대답했다.“그냥 그래요. 별 진전이 없어요.”“스승님, 가끔은 적극적이고 낭만적일 필요가 있어요. 여자는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534화

  소여정은 무심한 게 아니라 오히려 마음이 여린 사람이다.그동안 사람들한테 손가락질받고, 이해 받지 못하고, 심지어 가족한테마저 버림받았던 그녀 곁에 유일하게 남아줬던 게 바로 세 친구였다.만약 할 수만 있다면 소여정은 친구들과 헤어지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임천호는 소여정을 쉽게 놔주지 않을 거고, 소여정의 동생도 그녀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라, 반드시 강북을 떠나야 한다.소여정은 웃으며 친구들과 포옹했다.“보고 싶을 거야.”유미 사모님과 백연우는 모두 소여정과 포옹했지만 윤지은만 거절했다.“이 포옹은 빚으로 남겨 뒀다가 나중에 보면 다시 돌려줘.”윤지은은 늘 차갑게 말하지만, 친구 중에 소여정을 가장 신경 써주는 사람은 윤지은이다. 그녀가 소여정과 포옹하지 않은 것도 나중에 다시 만날 기회를 바라기 때문이었다.윤지은은 소여정과 영원히 헤어지고 싶지 않았고, 네 친구 중에 세 명만 남게 되는 것도 원하지 않았다. 그녀는 누구보다 더 소여정과의 이별을 아쉬워했다.소여정은 윤지은의 머리를 덥석 잡고 그녀의 얼굴에 진한 키스를 남겼다. 의외로 윤지은도 반항하지 않았다. 다만 뽀뽀가 끝난 뒤 기분 나쁜 듯 투덜거렸다.“금방 화장했는데 다 지워지잖아.”소여정은 싱긋 웃으며 말했다.“괜찮아. 이따가 다시 고치면 되잖아. 하지만 이별 키스는 무조건 해주고 싶어. 영원히 나 잊지 마.”윤지은도 어느새 눈시울이 촉촉해졌다.“소여정, 잘 들어. 가서 잘 지내. 다음 해 이맘때에 다시 보고 싶으니까.”“명 받을겠습니다!”소여정은 귀엽게 눈을 깜빡거렸다.“시간 다 됐다. 나 이만 갈게.”소여정은 캐리어를 끌고 떠나갔고, 우리는 아쉬운 마음으로 소여정을 향해 손을 저었다.그렇게 한창 손을 젓고 있을 때, 싸늘한 눈빛이 느껴져 돌아봤더니, 윤지은이 나를 째려보고 있었다.흠칫 놀란 나는 무의식적으로 뒷걸음쳤다.“왜 그런 눈빛으로 봐요?”윤지은은 쌀쌀맞게 말했다.“소여정이 떠나는 소식은 왜 우리한테 말 안 했어?”“말 할 겨를이 없었어요. 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