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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1화

Author: 이제리
온자신의 상태를 살피던 막수가 흠칫하며 그녀에게 물었다.

“안치할 곳을 벌써 찾았어?”

“예.”

온사는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그곳은 풍경이 좋아? 은폐된 곳이지? 누가 찾아오거나 발견될 일은 없겠지?”

막수는 걱정스러운 얼굴로 온사에게 물었고 온사도 인내심 있게 하나씩 답해주었다.

“걱정 마세요, 사부님. 풍경도 좋고 아무에게도 발견되지 않을 곳이에요.”

“그래, 그래….”

막소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고는 온사에게서 란자군의 시신을 받았다.

온사는 미리 오기 전에 어머니의 시신을 잘 정돈하여 어머니의 혼수 중에 깨끗한 상자를 골라 그곳에 어머니를 모셨다. 상자 안에서는 난꽃향이 은은하게 나서 부패한 냄새를 차단해 주었다.

막수는 소중하게 상자를 어루만지며 울먹였다.

“내가… 네 어미랑 둘이 얘기 좀 나누마.”

“예, 사부님.”

그렇게 사부는 다음 날 날이 저물 때까지 란자군과 시간을 보내고 드디어 시신을 온사에게 돌려주었다.

“무우야, 네 어미를 잘 묻어줘.”

막수의 상태는 그리 좋지 못했다.

밤새 울었는지 눈은 퉁퉁 부어 있었고 목소리에도 힘이 없었다.

막수는 상자를 온사에게 돌려주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묻어주고 아무에게도 말해주지 마. 나한테도 말하지 마. 자군은 조용한 걸 좋아하는 애였으니 아무도 방해하지 못할 곳에서 쉬는 게 맞아. 나중에 내가 죽거든….”

막수는 숨을 고르고 힘겹게 말을 이었다.

“너만 원한다면 나와 네 어미를 같이 묻어주렴.”

지금이야 속죄해야 하니 아직은 떠날 수 없지만 아마 얼마 안 있으면 자군의 곁으로 갈 수 있을 것 같았다.

온사는 사부를 한참 바라보며 말을 잇지 못했다.

“사부님….”

막수는 고개를 저으며 중얼거리듯 말했다.

“이유는 묻지 말렴….”

막수는 상자를 한참이나 쓰다듬다가 밖으로 나가며 온사에게 말했다.

“내 정원에 핀 난꽃들 모두 가져다가 자군의 옆에 심어주거라. 생전에 난꽃을 가장 좋아했으니.”

그 뒤로 막수는 장장 3일 동안 처소로 돌아가지 않았다.

온사는 난꽃을 옮기러 갔다가 사부가 정성 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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