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계단은 흔히 볼 수 있는 일반적인 계단이 아니었다. 중간에 꺾여있는 건 물론, 계단이 없다가 갑자기 나타나는 식의 특이한 계단이었다.
천천히 올라가던 민여진은 발을 헛디뎌 그대로 굴러떨어질 뻔했지만 누군가가 뒤에서 그녀를 붙잡아 주었다. 따뜻하고 넓은 손바닥이 허리에 닿았다.
더 생각할 것도 없이 그 누군가가 임재윤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 모습을 목격한 조인화는 얼굴이 사색이 되었다가 뒤늦게 민여진이 무사한 걸 확인하고 두 손을 모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아이고, 세상에. 넘어졌다간 진짜 큰일 날 뻔했네요. 고마워요, 재윤 씨. 정말 고마워요.”
진시우가 가볍게 웃으며 농담을 던졌다.
“재윤이가 워낙 섬세한 애라서요. 계속 뒤에서 따라가면서 지켜보더라고요. 계단이 불편할 걸 아니까 미리 준비하고 있었나 봐요.”
민여진은 놀란 듯 눈을 깜빡였다.
‘그럼 임재윤은 계속 뒤에서 내가 넘어지면 잡아주려고 했던 건가?’
조인화도 민망한 눈빛으로 임재윤을 바라보았지만 입으로는 연신 그의 세심함을 칭찬했다.
민여진은 그의 섬세함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정작 앞이 보이지 않는 자신은 계단에 신경조차 쓰지 않았는데, 임재윤은 자신보다 그녀를 더 챙기고 있었다. 아마도 이 점이 박진성과 임재윤의 가장 큰 차이점일 것이다.
어쩌면 임재윤이 말을 못 하는 실어증 환자라는 점도 박진성과 다르게 보이는 부분일지도 몰랐다.
그녀는 어느새 자신도 모르게 동질감 어린 눈빛으로 임재윤을 바라보고 있었다.
진시우는 앞장서서 그들을 2층까지 안내해주며 설명을 이어갔다.
그들이 도착한 곳은 넓은 단체 룸이었다.
개발회사에서 이곳을 통째로 빌린 것 같았다. 조인화는 민여진에게 이곳에는 마을 사람들 말고도 부자들이 아주 많다고 속삭였다.
민여진은 이곳에 참석한 사람들이라면 대부분이 동진 쪽의 파트너들일 거라는 생각을 했다. 진시우가 아는 사람들이라면 일반인들은 아닐 터였다.
배정받은 자리에 도착한 후, 조인화는 마을 사람들을 찾아가 수다를 떨었다.
주위를 살피던 민여진은 적당한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