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 자리가 끝난 후, 민여진은 불편함을 억지로 참으며 위층으로 올라가 가방에서 알레르기 약을 찾았다. 하지만 그녀는 원래 타로를 먹지 않았으니 당연히 알레르기 약을 가지고 다니지 않았다.
그녀는 메슥거림과 현기증을 견디며 침대에 누웠다. 곧 격렬한 통증과 함께 온 세상이 빙글빙글 도는 듯했다. 이 순간에도 그녀는 이정화에게 이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아 이불을 끌어 덮었다.
바로 그때, 밖에서 갑자기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곧 박진성의 짜증이 난 목소리가 들려왔다.
"민여진, 내가 널 여기 오게 한 게 단순히 쉬라고 그런 줄 알아? 당장 내려가!"
민여진이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자 그는 냉정하게 이불을 걷어냈다. 민여진의 드러난 피부에는 발진이 빽빽하게 올라와 있었다. 몸은 잔뜩 움츠린 채 마치 죽어가는 물고기처럼 헐떡이고 있었다.
"민여진!"
박진성의 얼굴색이 순식간에 변했다. 그는 이불을 내던지고 민여진의 어깨를 붙잡으며 당황한 눈빛으로 물었다.
"왜 이러는 거야!"
민여진은 고통을 억누르며 간신히 말했다.
"알레르기... 타로... 알레르기..."
박진성은 그제야 상황을 파악하고 소리쳤다.
"멍청아! 알레르기가 있는데 그걸 왜 먹어!"
"안 먹으면 기분 안 좋으실 것 같아서요...”
박진성은 잠시 멍해졌다가 정신을 차리고 망설임 없이 민여진을 안아 들고 아래층으로 뛰어 내려갔다. 민여진의 시선에는 그의 전례 없는 당황과 불안함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굳게 다문 그의 턱선은 마치 팽팽하게 당겨진 현 같았다.
바로 그 감정에 민여진은 버틸 용기를 얻었다.
그녀는 박진성이 겉으로는 차가워도 속으로는 따뜻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비록 말은 모질게 해도 마음속으로는 그녀를 조금이나마 신경 쓰고 있을 거라고.
그렇지 않다면, 그토록 붉어진 눈으로 신호등을 몇 개나 무시하면서까지 그녀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그토록 쉴 새 없이 달릴 수 있었을까?
그는 그녀를 내버려둘 수도 있었다. 그녀가 죽는다 해도 그저 대체품 하나가 사라지는 것뿐이었다.
이제야 민여진은 깨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