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손에 상처가 없다고요?”
간호사는 잠시 멍해 있다가 당황한 듯 대답했다.
“아닌데요? 상처 있습니다. 꽤 심각할 정도고요. 밤새 염증이 심해져서 고름까지 흘렀습니다. 그래서 이제야 약을 바르는 건데...”
“염증?”
박진성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물었다.
“언제 생긴 일이죠?”
간호사는 잠시 생각한 후 대답했다.
“19일 아침이에요.”
그 순간 박진성의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 것은 바로 그날, 문채연이 병원에 온 장면이었다. 그의 숨이 가빠지며 손을 꽉 쥐었다. 궁금증과 분노가 뒤섞여 혼란스러운 마음을 가라앉히며, 그는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그 상처... 어떻게 생겼어요?”
간호사는 살짝 움찔했지만, 대충 넘길 수 없는 분위기에 조심스럽게 설명했다.
“여기요... 손등 근처예요. 온통 손톱자국이에요. 처음부터 피멍이 들고 살까지 파여서 피가 멈추질 않았어요.”
‘손톱자국... 손톱자국?’
박진성은 혼란스러웠다. 민여진이 했던 말과 완벽하게 일치했다. 그 순간, 그의 머릿속에 민여진이 울먹이는 모습과 더불어 그가 무시했던 기억이 되살아났다.
‘박진성, 나는 사람도 아니야? 내가 죽어야만 넌 날 이렇게까지 모욕하는 걸 멈추겠어?’
그의 가슴 속에서 무언가가 찌르는 듯한 아픔을 느꼈다.
‘여진이는 진심이었어. 정말 억울하고 괴로웠으니까 그렇게 울었겠지... 거기다 대고 나는 연기라고, 모함이라고, 마치 범죄라도 저지른 사람을 대하듯 몰아세웠지...’
그는 단단히 주먹을 쥐었다.
“저도 들어가서 처치하는 상황을 지켜봐야겠어요.”
“네?”
간호사는 순간 망설였지만, 그의 싸늘한 기세에 말없이 문을 열었다.
불이 켜진 병실, 민여진은 눈물을 거둔 채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그는 알 수 없었다.
“여진 씨, 약 바르러 왔어요. 죄송해요. 병원 일이 바빠서 늦었네요.”
“괜찮습니다.”
간호사가 능숙하게 붕대를 풀어내자, 박진성의 시선이 상처 위에 멈췄다. 부어오른 자국 사이로 피딱지가 덕지덕지 붙어 있었고, 심한 곳은 아직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