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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장

Author: 로드 리프
순간 유나의 머릿속에 한 가지 시나리오가 떠올랐다.

이태리 부회장이 말한 '은 회장'이 만약 내 남편인 '은시후'였다면?

이 시나리오를 다시 곱씹어보곤 그녀는 그게 얼마나 터무니없는 일인지 깨달았다.

말도 안 돼.

시후 씨는 어렸을 때 부모님을 여의고 시설에서 자랐으니까.

그렇지만... 나에게 이렇게 잘해줄 사람이 시후 씨 말고 또 누가 있단 거지?

150억 원도 너무나 큰 데, 300억 원을 그냥 내줬다. 역시….

"이태리 부회장님, 혹시 은 회장님 성함이 '은시후'는 아닌가요?" 의심을 지울 수 없었던 유나는 조심스레 물었다.

어디서 회장의 신상에 대해 흘린 거지? 태리는 자신의 심장 박동이 점점 더 빨라지는 것을 느꼈다. 두근두근. 자신의 신원을 공개하지 말아 달라는 회장의 엄명 때문에 대중에게도 그의 성만 공개한 상황이었다. 그의 아내와 만난 시점에서 그녀가 회장의 정체를 눈치채면, 자신의 입장이 매우 난처해질 것이다.

어떻게든 이 상황을 모면해야 한다...! "유나 씨, 이 얘기는 여기서 그만했으면 해요. 은 회장님은 한국 유수 가문의 자제분이세요. 제 재량으로 마음대로 회장님의 신원을 밝힐 순 없습니다."

유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유수 가문의 자제라는 말에 의심을 접었다.

시후는 고아였지, 그런 명문가 자제는 결코 아니었다. 그녀는 이 일에 대해 너무 깊이 생각하고 있었다.

***

부회장실을 나왔지만, 유나는 여전히 혼란스러움이 가시지 않았다.

그녀의 손에는 WS 그룹과 엠그란드 그룹 사이의 300억 원짜리 계약서가 들려 있었다.

아직도 모든 것이 믿기지 않았다.

빌딩 입구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던 시후를 발견하자, 신이 나서 그에게로 달려갔다. "시후 씨! 시후 씨!! 계약, 따냈어요!!"

시후는 마음속으로 '제가 회장이니 당연히 계약이 성사되었겠죠.'라고 생각했지만, 놀란 척하며 말했다.

"정말인가요, 유나 씨?! 정말 유나 씨는 대단해요!!"

"사실 그렇지도 않아요. 엠그란드에서 이 프로젝트를 저희한테 그냥 준 것 같았어요."

"네?" 시후는 이해가 잘 안 된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왜 그렇게 생각하는 거죠?"

유나는 있었던 일을 모두 얘기하면, 엠그란드 그룹 회장이 자신에게 보인 호의적인 태도에 시후가 질투할까 봐 재빨리 얘기를 돌렸다. "말하자면 길어요. 일단 어서 돌아가서 모두에게 이 소식을 전해요!"

"그래요! 이번에야말로 김혜준 그 인간이 제 앞에서 무릎 꿇고 사과해야 할 거예요!"

유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지금까지 혜준 오빠가 그렇게 사람을 깔보고 무시했으니 이제 자신이 한 대로 돌려받을 차례 아니겠어요?"

솔직히 말하면, 유나도 나름대로 한 성질 했다. 김혜준이나 다른 가족들은 줄곧 철저하게 유나 부부를 무시해왔는데, 이런 불가능해 보이는 내기를 수락해서 가족들 콧대를 눌러줄 생각을 했으니...

10분 뒤, 두 사람은 WS 그룹 빌딩에 도착했다.

모두가 모인 회의실엔 이상한 분위기가 감돌고 있었다.

유나가 아침 일찍 엠그란드 그룹 본사로 향한 걸 알았기에, 예상한 대로 계약 체결에 실패하고 돌아올 유나를 놀려줄 심산이었다.

그런데 유나가 예상했던 것보다도 훨씬 빨리 돌아온 것이었다.

유나와 시후가 회의실에 들어서자, 모두들 한껏 빈정대며 두 사람에게 흘긋 눈을 흘겼다.

제일 먼저 입을 연 건 김혜준이었다. "한 30분은 걸렸나? 거 봐, 내가 너네 둘이 가 봤자 문전박대 당할 거라고 했잖아! 푸하하"

혜빈도 오빠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정말 한 시간도 안 돼서 돌아올 줄은 몰랐다, 진짜!"

신옥희 회장의 얼굴에는 분노한 기색이 역력했다. 이번 엠그란드 그룹도, 프로젝트 입찰 건도 다루기 어려운 사안이었던 건 알지만, 맡은 일이니 최소한 진지하게 했어야 했다. 그런데 어떻게 그렇게 쉽게 포기할 수 있어?

신옥희 회장은 매서운 눈초리로 유나를 쏘아보며, 한껏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김유나, 너한테 실망했다."

시후는 사람들의 반응에 눈살이 찌푸려졌다.

정말이지 이 인간들한테는 구역질이 난다. 유나 씨의 말은 듣지도 않고 거래 성사에 실패했다고 멋대로 단정 지어서는 다짜고짜 그녀를 나무라고 있는 꼴이라니...

특히 김혜준.... 지가 잘난 줄 알고 깝죽거리는 이 새끼는 왜 매사에 나대는 거야? 넌 나한테 무릎 꿇을 준비나 하라고!

처음에는 잔뜩 신이나 들떠있던 유나도, 가족들의 면박과 조롱에 그녀의 속에서 분노가 스멀스멀 올라왔다. "모두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서 죄송하지만, 엠그란드 그룹의 이태리 부회장님과 직.접. 만나서 거래하고 왔습니다!"라고 잔뜩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뭐라고? 네가 누굴 만나?"

"말도 안 돼! 만나지도 못했으면서 거짓말하지 마!"

유나의 한 마디에 순식간에 회의실은 충격에 빠졌다.

"김유나, 우리가 그런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믿을 거라고 생각해?"

혜준이 크게 한번 숨을 가다듬었다가, 탁자를 치며 격앙된 목소리로 말했다. "엠그란드 그룹의 이태리 부회장 같은 엘리트 중의 엘리트가 왜 널 만나 주겠어?"

모두의 의심과 비난에 굴하지 않고 유나는 가방에서 계약서가 든 파일을 꺼내 들었다. "할머니, 여기 계약서에요. 한번 봐주세요."

계약서라는 말에 또 한 번 술렁였다.

여전히 혜준은 유나의 말을 믿지 않았고, 도리어 큰소리쳤다. "그 서류는 가짜야! 위조서류라고! 김유나가 엠그란드 그룹과 진짜로 거래를 할 수 있을 리 없다고!"

"오빠 말대로야!" 혜빈도 눈에 띄게 동요한 기색이었다. "김유나가 이번에 제안한 건 150억 규모의 프로젝트였다고! 얘가 할 수 있는 거였으면, 내가 진작에 계약을 따냈을 거라고!!"

유나에게서 코웃음이 새어 나왔다. "혜빈아, 숫자는 정확하게 해야지~ 150억이 아니라, 300억이야."

"말도 안 돼! 300억 원? 우리가 바보인 줄 알아? 300억이 무슨 옆집 개 이름이야? "

혜준은 미간을 잔뜩 찌푸리며 말했다. "김유나, 넌 지금 여기 있는 다른 사람들 말고도 할머니까지 바보 취급하는 거야."

그러고는 신옥희 회장을 향해 돌아서서 말했다. "할머니, 이번 일은 그냥 봐줘선 안 돼요!"

신 회장은 시뻘게진 얼굴로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신 회장이 사업계획서를 보고 줄곧 150억 원이라는 금액이 작다고 생각하던 차였다. 그런데 1시간도 안 돼서 돌아온 유나가 300억 원짜리 계약을 따냈다고 말했다.

지금 이 새파랗게 어린 손주 놈이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날 바보 취급한 거야?

이 집안의, 이 회사의 기둥인 내가, 정말 이런 취급을 당해야 하는 건가?

당장 이 괘씸한 손주 놈을 쫓아내지 않으면, 회장으로서의 체면이 서지 않을 것이다.

화가 치밀어 오른 신옥희는 테이블을 부서져라 내려치며 소리 질렀다.

"김유나--!!! 지금 당장 사표 내!!!!!"

유나의 벌어진 입이 다물어지지 않고 있었다. 왜 이렇게 일이 이상하게 흘러가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한 번만 열어서 서류를 보면 되는 일인데..

신 회장의 씩씩거리는 숨소리 외에 회의실 안은 조용했다. 그때 누군가가 외침이 적막을 깼다.

"엠그란드 그룹이 공식 홈페이지와 SNS에 계약 체결을 발표했습니다! 300억 원 사업 수주는 진짜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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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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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록
어설프고 조사도 해보지않고 기업소설을 쓰다니....150억이고300억이고간에 저정도 금액은 그룹차원에선 껌값인데... 부회장 월급을 두배인상....초딩차원 처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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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Z J
와이프라고 말했는데 신원을 흘리다니...부회장직은 부녀회장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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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연은 팔짱을 끼고 콧방귀를 끼며 말했다. "네가 역겹게 싫다고, 그래서 뭐? 이젠 남이 뭐라고 하는 것도 참지 못하겠니, 이 루저야?""졸업하고 유나랑 결혼해서 그 집 데릴사위가 된 거, 대학교 사람들 다 알고 있어! 학교 다닐 때 밥 세 끼도 못 먹고 다니던 놈이 어떻게 그런 집안에 데릴사위로 들어갔나 몰라."그에게 분노가 끓어오르기 시작했다.바로 그때, 박상철로부터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도련님, 샹그릴라 호텔 앤 리조트는 저희 LCS 그룹 소유입니다. 샹그릴라 서울을 포함해 전 세계에 있는 모든 지점입니다."문자를 본 시후의 눈이 동그래졌다.지금 샹그릴라가 우리 집안 소유라고?그는 반사적으로 되물었다. "허세 부리는 거 아니지?""물론 아니죠. 서울 지점 담당자는 안세진이고, 연락처는 02-755-...., 도련님께서 전화하시면, 그가 알아서 해결해 드릴 겁니다.""알았어."자기가 그렇게 조롱했는데도 시후가 핸드폰만 쳐다보고 문자를 보내자, 하연은 살짝 당황했다.이렇게 찔러 댔으니 어떤 반응이 돌아올 거라 기대했었는데, 시후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는 시간이 지난다고 사람이 바뀌지 않는다는 걸 증명했다. 대학교 다닐 때부터 그는 루저였고, 이렇게 조롱 받고도 꿈쩍도 안 하는 루저였다.그래서 그녀는 한껏 목소리를 높여 비웃었다. "은시후, 넌 그런 말 듣고도 진짜 잘도 참는구나!""아, 그건 그렇고 너랑 유나 아직도 안 했다며? 사실 유나는 재벌 회장님 세컨드이고, 넌 연막이었다 했던가? 하하하!"시후의 얼굴이 시뻘겋게 일그러졌다.날 모욕한 건 참을 수 있어도 내 아내를 모욕한 건 못 참아...!화가 난 그는 박 기사가 알려줬던 안세진의 연락처로 전화를 걸었다. 정하연을 응시하며 상대방이 전화를 받기를 기다렸다. "네 상사한테 어떻게 너같이 입이 더러운 사람이 샹그릴라에서 일할 수 있는지 물어봐야 하겠어.""뭐라고? 지금 나랑 장난해?" 하연이 미친 듯이 소리쳤다.그때 드디어 상대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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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연은 서둘러 겸연쩍은 미소를 지으며 시후에게 상냥한 말투로 말했다. "샹그릴라 호텔에 오신 걸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저희 샹그릴라에 방문해 주시다니 영광입니다. 옛 대학 친구로서도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안으로 들어오시죠..."그녀는 자신의 친절한 응대와 예의 바른 태도가 조금 전에 그에게 한 행동을 잊게 할거라 생각했다.하지만 안타깝게도 시후는 그녀가 생각한 것만큼 착한 사람은 못 되었다.안세진는 하연의 말을 듣고 되물었다. "정 매니저, 은시후 님과 대학친구인가요?""네, 네! 시후는 대학교 때 과 대표였는데, 친구였어요!""내일 회장님 사무실로 가 보세요. 샹그릴라 인사과 부장으로 승진될 겁니다."샹그릴라에서는 팀장에서 부장으로 승진한다는 것은 최소 3계급은 승진한다는 말이었다. 급여와 복지혜택이 10배 이상 될 뿐만 아니라, 호텔에 있는 대부분의 직원들을 그녀의 아래에 둘 수 있게 된다. 인사과 부장은 임원 중에서도 중역으로 꼽혔다.정하연은 그의 말을 듣고 기쁨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안 대표님, 제가 정하연 팀장님과 어떤 사이인지 아시나요?"라며 시후가 차갑게 말했다. 자신의 결정이 그를 불쾌하게 한 거라 추측한 안세진은 다시 말했다. "은시후 님께서 원하신다면 정 팀장을 부사장으로 승진시킬 수도 있습니다!""회원증이 없어 도움을 청하기 위해 대학 친구였던 정하연 씨를 불렀더니, 이유도 없이 면전에 대고 사람한테 모욕을 주더니, 경비원들을 시켜 쫓아내려고 했었죠. 그런데 그런 사람을 부사장으로 승진시키겠다고요? 지금 일부러 그러시는 건가요?"안세진의 얼굴에서 순식간에 핏기가 가셨다.그가 잘 보이려고 한 행동이 오히려 역효과를 냈다.정하연을 바라보는 그의 눈빛이 돌변했고, 그녀에게 고함쳤다."정 팀장, 어떻게 은시후 님에게 그런 결례를!!"깜짝 놀란 하연은 연거푸 고개 숙여 사과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안세진 대표님!""정 팀장이 뭘 잘못한 지는 알고 그러는 건가요?" 안 대표는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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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재벌가 사위다   4872장

    시후의 말에 이토 유키히코는 자신이 괜히 망설이고 있었던 건 아닌가 싶어, 곧바로 깊이 생각하지 않고 말했다. “만약 정말 제 자신과 관련된 소원을 말하자면... 이 잘려 버린 두 다리가 다시 돌아오는 걸 바랄 수 밖에요... 하지만 불행하게도...”“됐습니다.” 시후가 손을 저으며 그의 말을 끊고는 웃으며 말했다. “소원을 빈다는 것의 논리는, 원하는 걸 있는 그대로 말씀하시기만 하면 되는 겁니다. 그게 이뤄질 수 있는지는 고민할 문제가 아니에요.”이토 유키히코는 잠시 멍해졌다가 스스로를 자조하며 웃었고,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은 선생님의 말씀이 맞습니다. 소원이 이뤄질 수 있는지는 하늘의 뜻에 달린 것이겠지요.”시후는 손을 내저으며 담담히 말했다. “이런 일은, 신도 도와줄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그...” 이토 유키히코는 어이없으면서도 웃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속으로 생각했다. ‘뭐야, 소원을 말하라더니 이뤄질지는 걱정하지 말라고 해놓고, 신도 도울 수 없다니... 이건 뭐 양쪽 모두를 다 막는 게 아닌가?’ 그렇지만 그는 감히 시후에게 그런 생각을 토로할 수 없었기에, 그저 쓴웃음만 지으며 어찌 반응해야 할지 몰랐다.바로 그때, 안세진이 다가와 시후에게 말했다. “도련님, 연회 준비는 모두 완료됐습니다. 케이크는 뉴욕에서 가장 유명한 제과점에 급히 주문했고, 한 시간 안에 도착할 예정입니다.”“좋습니다.” 시후는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뒤 그는 이토 유키히코와 다나카 코이치에게 말했다. “그럼, 두 분은 들어가서 약을 시험해보시죠.”두 사람은 서로 눈빛을 교환한 뒤, 동시에 시후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곧이어 시후는 이화룡과 이토 그룹의 직원들에게 각각 두 사람을 다른 욕실로 부축하도록 했다. 이화룡은 이미 절차를 숙지하고 있었기에 다나카 코이치를 능숙하게 욕실로 인도했다.이토 그룹의 직원들은 아직 상황을 잘 몰랐기에, 시후는 이토 유키히코와 함께 그가 들어갈 욕실로 동행했다.욕실에 들어선 후

  • 나는 재벌가 사위다   4871장

    "없습니다." 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욕조 안에는 이미 대량의 미용용 진흙이 준비되어 있으니, 두 분은 그냥 들어가 편히 눈을 감고 휴식만 취하시면 됩니다. 나머지는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되고요.""네 알겠습니다!" 이토 유키히코는 힘차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다면 더 이상 은 선생님의 시간을 뺏지 않겠습니다. 지금 바로 시작하시지요!"시후도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아 참, 이토 유키히코 전 회장님. 오늘 생신이시니, 소원을 하나 빌어 보시는 건 어떨까요?""그건..." 이토 유키히코는 머쓱하게 말했다. "비행기에서 올 때, 나나코가 이미 소원을 빌라고 해서요..."시후는 웃으며 물었다. "혹시 어떤 소원을 비셨는지 여쭤봐도 되겠습니까?"이토 유키히코는 자조적으로 웃으며 말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제대로 된 소원은 안 빌고 그냥 형식적으로 넘어갔습니다."곁에 있던 이토 나나코는 이 말을 듣고 살짝 화가 나서 말했다. "아버지! 어쩜 자기 자신을 그렇게 속일 수 있는 거예요!""내가 그랬나?" 이토 유키히코는 머쓱한 듯 웃으며 말했다. "소원 같은 건 원래 형식적인 거 아니냐?! 내가 세계 평화를 기원한다고 해도 중국이나 미국과 같은 여러 국가들이 동의를 하겠어? 하루가 멀다 하고 전쟁질을 하는 중인데, 내가 그런 걸 빈다고 이루어질 일은 아니잖아..."이토 나나코는 어이없다는 듯 웃으며 말했다. "아버지, 그건 억지죠... 누가 자기 생일날 그런 비현실적인 소원을 빌어요... 자기 건강이나 행복, 장수 같은 현실적인 걸 빌면 되잖아요..."이토 유키히코는 딸을 보다가 시후를 바라보며 어쩔 수 없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 "난 네가 내일이라도 결혼식을 올렸으면 좋겠다. 근데 그건 은 선생님이 동의해야 가능한 일 아니겠어?"그 한마디에 이토 나나코와 시후는 동시에 당황해 말을 잃고 말았다. 특히 이토 나나코는 얼굴이 붉어져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당황해서 발을 동동 굴렀다. "아버지! 그... 그... 그게..."

  • 나는 재벌가 사위다   4870장

    시후의 지시에 안세진은 곧바로 말했다. “네, 도련님. 지금 바로 준비하겠습니다.” 그렇게 말한 뒤, 그는 서둘러 자리를 떴다.이토 유키히코는 다소 미안한 듯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은 선생님, 이렇게까지 챙겨 주시다니 송구스럽습니다. 생일 축하 같은 건 굳이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혹시 뭔가 시킬 일이 있으신 거라면 바로 말씀만 해주십시오.”옆에 있던 이토 나나코 역시 시후가 뉴욕으로 자신들을 부른 이유를 짐작하지 못했기에, 진지하게 말했다. “시후 군, 만약 저희 이토 그룹이 도울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절대 사양하지 마세요. 어떤 부탁이든, 저희는 최선을 다해 시후 군을 도울 테니까요!”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굳이 말하자면, 사실 이토 그룹이 도와줄 수 있는 일이 없는 건 아니네요.” 그렇게 말한 시후는 잠시 말을 멈췄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최근에 우연히, 장애가 있는 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약을 하나 얻었습니다. 그래서 이토 유키히코 전 회장과 다나카 코이치 씨에게 이 약을 시도해 보라고 부탁하려고 합니다.”이토 유키히코는 시후가 이렇게 멀리 미국까지 자신을 부른 이유가 바로 ‘약을 시험해보기 위해서’라는 사실을 꿈에도 몰랐다. 물론 다른 일반인이었다면 '약을 시험해본다'는 말에 경계심이 생겼을 테지만, 이토 유키히코는 시후를 전적으로 신뢰하고 있었다. 왜냐하면 자신과 다나카 코이치가 절단 수술 후 빠르게 몸 상태를 회복할 수 있었던 것도 모두 시후가 준 신비한 약 덕분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주저 없이 말했다. “은 선생님, 그 약을 지금 주시면 바로 먹겠습니다!”다나카 코이치도 망설임 없이 말했다. “은 선생님, 저도 기꺼이 시도해보겠습니다!”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두 분은 약의 효능이 뭔지도 안 물어보십니까?”그러자 이토 유키히코는 망설임 없이 말했다. “은 선생님께서 주시는 약이라면 어떤 것이든 주저할 이유가 없지 않습니까!”다나카 코이치도 바로 덧붙였다. “은 선생님, 저도 전 회장님과 같은 마

  • 나는 재벌가 사위다   4869장

    시후는 꼭대기 층으로 올라가 직접 이들을 맞이했다. 헬기의 문이 열리고, 기모노 차림의 이토 나나코가 모습을 드러내자 시후는 약간 놀랐다. 이토 나나코가 기모노를 입은 모습은 정말 아름다웠고, 일본 여성 특유의 온화한 분위기도 풍겼지만, 시후는 그녀가 왜 이런 차림으로 이곳으로 온 것인지 선뜻 이해가 되지 않았다.밤낮으로 떠오르던 시후가 눈앞에 나타나자, 이토 나나코는 기쁨을 감추지 못하며 환한 미소로 말했다. “오랜만이에요, 시후 군!”시후도 미소를 띠며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 오랜만이네요. 그런데 왜 이렇게 전통 복장을 입고 있는 건지...?”이때 이토 그룹의 직원들과 나나코의 고모도 헬기에서 내려 의족을 착용한 이토 유키히코가 헬기에서 내릴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다. 헬기에서 내린 모두가 격식 있게 차려 입은 모습을 보자 시후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러자 이토 나나코는 혀를 쏙 내밀며 장난스럽게 말했다. “원래 오늘은 아빠의 생신이셔서, 일본 전통 복장을 입고 생신 파티를 하려던 참이었어요. 그런데 막 저녁 식사를 하려던 그 때, 시후 군에게서 전화가 왔죠. 그래서 모두가 급히 비행기를 탄 거예요!” 그러면서 나나코는 옆에 있던 이토 유키히코를 바라보며 웃음지었다. “아빠가 50번째 생신을 비행기에서 보내게 될 줄이야... 나름 색다른 경험이긴 해요...”이토 유키히코는 마치 억울하다는 듯한 표정으로 나나코를 흘겨보고는, 시후에게 허리를 숙이며 공손히 인사하며 말했다. “은 선생님, 이렇게 다시 뵙게 되어 정말 반갑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이토 유키히코 전 회장님, 오늘이 생신이신 줄은 몰랐네요. 생신을 맞은 날 이렇게 먼 길을 오시게 해서 죄송합니다.”그러자 이토 유키히코는 재빨리 손사래를 쳤다. “과분한 말씀이십니다! 은 선생님은 저희 이토 그룹의 은인이십니다. 그러니 언제든지 은 선생님께서 필요하시다면, 저희는 반드시 가장 먼저 달려올 것입니다!” 그 말을 마친 뒤, 그는 다시 조심스럽게 물었다.

  • 나는 재벌가 사위다   4868장

    제이크 한을 오래도록 늘 괴롭히던 가족 문제는 이제 배유현의 도움 덕분에 완벽하게 해결되었다. 제이크 한이 가지고 있던 '가정에 대한 책임감'과 '헌신적인 정신'은 그의 아내와 딸이 더 이상 그의 갑작스러운 잠적에 분노하지 않게 만들었고, 동시에 그동안 아내와 딸의 마음속에 자리 잡았던 제이크 한에 대한 ‘무능한 가장’이라는 인식을 완전히 뒤바꾸어 놓았다. 이로 인해, 제이크 한의 이미지는 단숨에 가족에게 있어 전례 없는 수준까지 올라서게 된 것이다.아내와 딸은 붉어진 눈으로 제이크 한을 둘러싸고 눈물을 흘렸다. 제이크 한은 벅찬 감동과 동시에 깊은 미안함을 느끼며 배유현을 향해 감사의 시선을 거둘 수 없었다.안산은 배유현을 더욱 깊이 신임하게 되었다. 그는 다른 이들의 관심이 모두 제이크 한 가족에게 쏠린 틈을 타, 안충주와 안태풍을 한쪽으로 불러 조용히 말했다. “배유현 회장은 분명히 앞으로 큰일을 해낼 인물이다... 그러니 우리 Samson 그룹은 그녀와의 협력을 반드시 강화하는 게 좋을 것 같구나. 초반에는 우리가 그녀에게 더 많은 지원과 도움을 주는 우산이 되어줘야 한다. 훗날 분명히 우리에게 큰 도움이 될 거다!”두 아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두 사람은 배유현이 비록 아직 20대 후반의 젊은 나이지만, 문제를 처리하고 상황을 통제하는 능력은 이미 노련한 경지에 이르렀고, 이 나이에 벌써 페이셔스 그룹을 이끄는 회장이 된 것을 보면 장래가 무궁무진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이때 안산은 못내 아쉬운 듯 말했다. “이렇게 뛰어난 아가씨가 있나... 다만 안타까운 건 우리 Samson 그룹에 저 아가씨와 맞는 나이 또래의 사내 녀석들이 없다는 거야... 만약 두 집안이 사돈을 맺을 수 있다면, 한국에서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전설적인 인연이 될 텐데 말이지...”안충주는 미소 지으며 말했다. “생각해보면, 우리 집은 여자아이들이 많고, 남자애들은 아직 나이가 너무 어리니 딱 맞는 짝이 없긴 하네요.”그러자 안태풍이 나지막이 말했

  • 나는 재벌가 사위다   4867장

    배유현은 덤덤하게 말했다. “사모님 눈엔 이 1천만 달러가 엄청나게 클 수도 있지만, 제 입장에서는 이 금액은 제가 페이셔스 그룹을 대표해 피해자들에게 배상한 금액에 비해 적은 금액입니다. 그리고 이 사건은 사실 굉장히 위험한 일이기도 했고요. 그래서 자칫 잘못하면 목숨까지 잃을 수도 있었습니다.” 이어서 배유현은 덧붙였다. “게다가 배호영의 사건은 전 세계적으로 알려졌죠... 저희 페이셔스 그룹은 피해자들에게 최대한 많은 보상하기 위해 큰 지출을 했습니다. 그러니 이 수표는 정말 새 발의 피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배유현은 이렇게 말하며 박은미와 그녀의 뒤에 있는 쥴리 한을 바라보며 진지하게 말했다. “사실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여러분이 제이크 한 경감님께서 사전에 아무 말도 없이 사라졌다고 해서 너무 원망하실 필요는 없다는 겁니다. 왜냐하면, 제가 그에게 맡긴 일은 정말 복잡하고 위험한 일이었기 때문이에요. 작은 실수 하나에도 목숨을 잃을 수 있었습니다... 사실, 제이크 한 경감님은 원래 은퇴를 하신 뒤 노후를 조용히 보내시려던 분입니다. 굳이 이런 위험한 일을 감수하실 이유가 없었죠. 그런데 이 1천만 달러의 보수가 그의 마음을 움직였고, 그 위험한 의뢰를 맡기로 결심하신 거예요. 그리고 경감남이 이 일을 맡기로 결정하신 건 단지 사건을 해결하려는 목적이 아니라, 순전히 따님의 배에 있는 아기를 위해서였습니다.”쥴리 한과 박은미는 배유현의 말을 듣고 할말을 잃은 채 그저 눈만 깜빡이고 있었다. 배유현은 다시 말을 이었다. “그리고, 제이크 한 경감님은 이번에 정말 목숨을 걸고 많은 위험을 감수하셨어요. 고용주인 저조차도 그의 용기에 감탄했고, 가족을 향한 그 책임감에 깊이 감동하여 존경을 표할 정도니까요. 경감님은 이 보상금을 자신의 목숨과 맞바꿨습니다. 그 이유는 미래의 외손자나 외손녀가 태어나기 전 평생 부족함 없는 삶을 보장받을 수 있기를 바라셨기 때문이죠. 그 아이가 남들보다 훨씬 나은 출발선에서 인생을 시작할 수 있고, 태어나는

  • 나는 재벌가 사위다   4866장

    제이크 한은 평소 온화하던 아내가 이렇게까지 격하게 반응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예전에도 아내가 불만을 토로하며 자신과 다투는 일은 있었지만, 그건 기껏해야 투덜대거나 불평을 하는 정도였고 며칠 냉전을 하는 정도였지, 이렇게 울고불고 소리를 지르며 자신에게 손찌검까지 한 건 처음이었다.하지만 그는 알고 있었다. 아내가 이렇게까지 무너져 통제 불능 상태가 된 것은 전적으로 자신을 걱정해서 라는 것을. 이런 생각이 들자, 그는 전혀 화가 나지 않았다. 오히려 제이크 한은 마음속으로 미안함과 해명하고 싶은 간절함 뿐이었다. 그래서 서둘러 배유현이 알려준 변명거리를 꺼내 들 작정이었다. “여보, 나... 내가 다 사정이 있어서 그랬던 거야...”“사정? 무슨 사정?” 박은미는 분노 가득한 얼굴로 반문했다. “내가 당신을 모를 줄 알아? 당신 눈엔 언제나 일이 우리 모녀보다 우선이었잖아! 뉴욕에서 사람 하나만 죽기만 해도 정신이 벌써 저 멀리 가 있었지! 우리에게는 신경 쓸 여유 조차도 없었고!?”그 말에 제이크 한은 말문이 막혀 버렸다. 그는 본래 말수가 적고, 무엇보다 거짓말을 잘 못하는 성격이었다. 그러자 아내의 거센 몰아붙임 앞에 당황했고, 대응할 기회를 잃어버렸다.때때로 일의 성패는 얼마나 침착하게 평정심과 리듬을 유지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기도 하다. 그것은 마치 연설과도 같은데, 같은 원고라도 자신만의 리듬으로 관중을 이끌 수 있다면 이것은 성공이고, 상대에게 휘말려 리듬이 깨져 버리면 실패는 물론 부끄러운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제이크 한이 자신의 리듬을 잃은 그 순간, 옆에 있던 배유현이 재빠르게 나섰다. “안녕하세요, 혹시 제이크 한 경감의 사모님이신가요?”박은미는 곧바로 그녀를 흘겨보며 대답했다. “곧 아니게 될 사람이긴 하네요!”배유현은 잔잔하게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자기소개를 하겠습니다. 저는 뉴욕의 페이셔스 그룹 회장, 배유현이라고 합니다...”그 말을 들은 박은미는 놀란 눈으로 배유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 나는 재벌가 사위다   4865장

    그건 바로, 돈만 투자하고 경영에는 전혀 관여하지 않는 존재를 말하는 것이다. 어쨌든 돈은 지불했기에, 원하는 대로 어떻게 하든 알아서 하면 되는 것이다. 엔젤투자자와 같은 존재는 할 일이 너무 많기에 사소한 일들에 신경 쓸 겨를이 없다. 따라서 돈이 필요하면 이야기하고, 별일이 없으면 귀찮게 하지 말라는 것이다. 이런 태도는 바로 박은미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부분이자, 가장 안타깝다고 여기는 지점이었다. 그런데 안충주가 이번 실종 사태가 긴급한 일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하자, 그녀는 억울하고 분한 마음에 눈물이 핑 돌았다. 그래서 그녀는 참다못해 안충주에게 말했다. “충주 씨, 나 진심으로 말할게요. 내가 제이크 한 이 인간에게 아직 미련이 좀 있어서 그렇지, 아니었으면 벌써 사실상 별거 중이라는 이유로 미국 법원에 이혼 소송을 냈을 거예요! 사실 미국에서는 이혼하는 것이 딱히 어렵지 않잖아요! 그리고 우린 이미 몇 년째 따로 살고 있기도 하고, 어느 주에서든 이혼 소송은 내기만 하면 바로 되는 거니까!”그녀는 손수건을 꺼내 코를 풀고는, 체념한 듯한 말투로 이어갔다. “됐어요. 더는 나 자신을 고통스럽게 만들지 않고 싶어요. 살아 있기만 하면 됐고, 이혼은 반드시 하겠어요! 휴스턴으로 돌아가자마자 법원에 이혼 소송을 제기할 것이고, 간소화된 절차라면 일주일 안에 소송은 끝날 거예요! 이혼을 안 하면 내가 인간이 아니지!”안충주는 그녀를 엘리베이터 안으로 데려가며, 애써 웃으며 달랬다. “제수씨, 심정은 백 번 이해합니다. 하지만 너무 충동적으로 결정하지 마세요. 제이크도 나름 고심 끝에 그런 선택을 했을지도 몰라요. 제수씨도 아시잖아요, 제이크는 평생 마음에 두고 사는 게 두 가지밖에 없다는 걸요. 하나는 일, 다른 하나는 가족이라는 걸 말입니다. 다만 오랜 세월 자신의 일을 너무 진지하게 해서 그렇지요. 제이크의 경력이 워낙 화려하기에, 때로는 그 역할에 깊이 빠져서 나올 수 없었을 수도 있어요. 그런 점은 조금만 제수씨가 이해해 주셔

  • 나는 재벌가 사위다   4864장

    Samson 그룹에서 점심 식사가 진행된 후, 이토 그룹 일가와 하영수가 아직도 태평양 상공을 비행 중일 때, 제이크 한의 아내와 딸, 그리고 사위는 드디어 뉴욕 JFK 공항에 도착했다. Samson 그룹의 헬기는 이미 공항에서 오랫동안 대기하고 있었고, 그룹의 조율 덕분에 원래 제트브릿지에 연결되어야 할 항공편은 임시로 외곽 주기장에 세워졌다. 세 사람이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그들은 대기하고 있던 Samson 그룹 직원들에 의해 곧장 근처에 있는 헬기로 안내되었다.한편, 제이크 한은 AB 빌딩에서 초조한 듯 계속해서 실내를 서성이며 손을 비비고 있었다. 그는 곧 가족들을 마주할 순간에 말실수를 하기라도 할까 봐 배유현이 자신에게 가르쳐준 설득 시나리오를 머릿속에서 반복해서 연습하고 있었다.그 모습을 본 배유현은 그를 안심시키듯 말했다. “제이크 한 경감님,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만약 너무 긴장해서 말이 잘 안 나오시면, 제가 대신해서 사모님께 설명드릴 수 있으니까요.”안충주도 고개를 끄덕이며 맞장구 쳤다. “그래 맞아, 긴장되면 괜히 어설프게 말을 하려고 하는 것보다 차라리 조용히 있는 게 나아. 배유현 회장님이 준비한 설명은 아주 완벽하니까 말이야. 그러니 실수만 안 하면, 오늘은 무조건 잘 넘어갈 수 있어.”제이크 한은 고개를 연달아 끄덕이며 감격에 찬 눈빛으로 배유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럼 조금 있다가 가족들이 도착하면... 배유현 회장님, 많이 도와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10분 후, 헬기 한 대가 빌딩 옥상에 착륙했고 안충주는 직접 나가 사람들을 마중하러 나갔다.그 모습을 보자마자 박은미는 초조한 얼굴로 그에게 다가와 다급히 물었다. “충주 씨, 도대체 남편이 어디 있다는 거예요? 지금 어디에 있어요? 그에게 무슨 일 생긴 건 아니죠?”안충주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제수씨, 제이크는 무사해요. 정말 아무 일도 없습니다! 자세한 건 안으로 들어가서 말씀드리겠습니다.”박은미는 안심하려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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