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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64화

작가: 골든트리
늙은 여자의 얼굴이 극도로 어두워지고 몸이 미세하게 떨리기 시작했다.

이도현이 이렇게 무서운 존재일 줄은 정말 꿈에도 몰랐다. 손에 든 부채를 임의로 두 번 휘두르면 수십 명의 소요궁 강자를 쓸어버릴 줄이야.

“가자...”

늙은 여자가 낮은 소리로 대답하고는 곧바로 자리에서 사라져 버렸다.

뒤늦게 반응한 소요좌사는 마음속으로 욕설을 퍼부으며 바로 몸을 날려 도망치기 시작했다. 마음 같아서는 두 다리가 아니라 열 다리로 도망치고 싶었다.

이도현은 허겁지겁 도망가는 두 사람을 쫓아가지 않고 그냥 바라보았다.

그 후 이도현은 음양검을 거두고 대진제국의 산골짜기를 향해 계속 나아갔다. 그는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태연했다.

그러나 여기서 벌어진 모든 일은 순식간에 성역에 쫙 퍼졌다. 이로써 이도현은 철저히 성역에서 악명 높은 사람이 되었다.

지금 성역 곳곳에서 이도현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 내용은 아래와 같았다.

이도현은 현무제국과 대판 싸웠는데 하마터면 현무제국의 황궁까지 평지로 만들어 버릴 뻔했다. 그러고 무사히 몸을 뺐다.

그 뒤로 소요궁 무리와 대판 싸웠는데 수십 명의 소요궁 강자를 한 방에 쓰러뜨렸고 소요궁의 천 년 조상마저 도망치게 했다.

그 후 아무도 이도현을 막지 않았다. 비록 이도현을 몰래 따라다닌 사람이 있었지만, 결코 이도현을 공격하지 않았다. 이도현 역시 그들을 상관하지도 건드리지 않았다. 그냥 따라올 수 있으면 따라오도록 내버려 두었다.

하지만 이도현의 현재 속도를 따라잡을 수 있는 사람이 정작 몇 안 되었다. 늙은 괴물 몇 명만 빼고 아무도 이도현을 따라잡지 못할 것이다.

그렇기에 얼마 가지 않아 이도현의 등 뒤에는 더 이상 아무도 남지 않았다.

이도현의 속도는 매우 빨랐다. 하지만 현무제국에서 대진제국까지 오는데 무려 대여섯 날이 걸렸다. 이것이 바로 전송진을 사용하지 않은 대가였다.

만약 전송진을 사용했다면 현무제국에서 대진제국까지 이동하는데 1초도 안 걸렸을 것이다. 그러나 직접 발로 뛰니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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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이. 말이 심하세요. 그 정도는 아니에요.”이도현이 배시시 웃으며 태허노도 뒤에 쭈그리고 앉아 효성스럽게 스승의 어깨를 주물렀다.태허노도 역시 이도현의 손길을 즐기고 있었다. 비록 두 사람은 만날 때마다 말다툼하지만, 관계가 아주 좋았다.두 사람은 그들만의 독특한 교류 방식이 있었다. 보통 사제처럼 겉치레 예의를 지키는 일 따위 없었다.다른 사람이 이들의 일상을 봤다면 분명 깜짝 놀랄 것이다. 스승이 스승답지 못하고 제자도 제자다운 모습이 전혀 없으니까. 이 두 사람에게 진짜 눈곱만큼의 예의도 없었다.“왜 갑자기 아첨을 부려? 또 무슨 사고 쳤냐? 이거나 받아. 돌아가서 잘 연구해봐. 너한테 분명 쓸모 있을 거다.”눈을 감은 채 이도현의 마사지를 즐기고 있던 태허노도는 손을 휙 저어 라는 책을 꺼내 이도현에게 주었다.“그... 스승님, 저 이 책 필요 없으니까 스승님이 갖고 계세요. 이 책이 스승님의 곁을 얼마나 오래 지켰는지 저도 잘 알죠. 그런데 제가 어찌 스승님의 애장품을 가져가겠습니까?”이도현이 장난기 가득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스승님, 잘 간직하세요. 앞으로 살날이 먼데 이 책마저 없으면 그 긴 밤을 어떻게 보내시려고 그러세요. 저는 마음만 받겠습니다. 스승님이 저를 얼마나 아끼는지 잘 알지만, 이 책은 사양할게요. 그리고 다음에 올 때는 꼭 스승님께 재밌는 책 몇 권 더 사다 드릴게요.”“스승님은 아마 모르실 텐데 요즘 인쇄 기술이 많이 발달했어요. 삽화도 전부 컬러가 있고 해상도도 끝내줘요. 피부의 모공까지 다 보일 정도예요. 분명 만족하실 거예요. 그리고 이제는 충전 가능한 컴퓨터도 있어요. 거기에 대용량 배터리까지 사면 한 번 충전하고 몇 달은 쓸 수 있어요. 제가 스승님께 그런 대용량 컴퓨터를 하나 장만해 드릴게요. 그리고 그 안에 스승님이 좋아하는 영상을 가득 담아 드릴게요. 스승님, 분명 만족하실 거예요.”이도현은 말하면서 점점 음탕한 표정을 지었다. 머릿속엔 대학 시절 기숙사에서 룸메이트들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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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도현과 소유정은 한소희의 말을 듣고 사레들릴 뻔했다.한소희가 왜 그런 위험한 말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사실 한소희도 소유정만큼 이도현을 꽉 끌어안았다. 이도현은 두 사람 때문에 교룡 척추골이 부러지는 줄 알았다.만약 방금 소유정이 아니라 한소희가 이도현의 신체적 반응을 느꼈다면 다리가 더 심하게 젖었을지도 몰랐다.이도현은 도저히 친구 등에 칼을 꽂는 한소희의 심보를 이해할 수 없었다. 자극적인 쾌락을 추구하는 것도 아니고.“습기가 많았나요? 저희는 전혀 느끼지 못했어요.”한지음이 의아해하며 물었다.“유정 씨가 습기에 민감한 체질인가 봐.”이도현이 급히 설명했다.“맞아요. 유정 언니는 예민한 체질이라 반응이 빨리 올라와요.”한소희가 시시덕거리며 말했다.“자. 앞으로 가자. 여기로 들어가면 동굴 안이야. 눈앞에 새로운 세상이 펼쳐질 거니까 기대해. 그리고 그곳이 바로 우리 태허산의 역대 장문들이 살았던 곳이야. 어서 들어가자. 스승님은 우리가 온 것을 미리 눈치챘을 거야...”이도현은 말이 많아지면 또 무슨 일이 생길까 봐 서둘러 화제를 돌렸다.“그래요. 스승님이 너무 오래 기다리시면 안 되니까 빨리 들어갑시다.”한지음이 자기 옷을 가다듬으며 다급하게 말했다.곧이어 이도현은 이 여자들을 데리고 동굴로 들어갔다.지난번에 이도현은 이 동굴에서 나와 절벽 아래로 뛰어내려 세속계에 발을 들였다. 그의 살육은 그때부터 시작되었다.지금 생각해보면 이도현은 여기서 뛰어내린 순간부터 계속 손에 피를 묻혔다. 그는 단 한 순간도 살육에서 벗어난 적이 없었다.잠깐 숨 돌린 시간이 있었다면 그건 오직 작은 마을에서 노문호 일가, 그리고 주현진 형수와 함께 지내던 그때뿐이었다. 그때는 이도현이 유일하게 진짜로 마음 편히 쉴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하지만 무도에 발을 들이면서 모든 것이 자기 뜻대로 되지 않았다. 예를 들어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사람들이 자꾸 찾아가 시비를 걸었다. 이게 바로 무사의 세계였다.동굴 안은 겉보기와 전혀 달랐다. 안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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