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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화 웨딩카

Penulis: 꽃길마다
어젯밤 별이 아름다웠던 만큼 오늘 아침 햇살은 그보다 더 눈부셨다.

시아는 햇살에 눈을 찡그리며 잠에서 깼다.

눈을 뜨자마자 햇빛 아래 환히 웃고 있는 외할머니의 얼굴이 가장 먼저 보였다.

“아이고, 얘 참 천하태평이네. 오늘 결혼하는 날인데 어쩜 이렇게 잠을 달게 잔다니.”

시아는 외할머니의 손바닥에 얼굴을 묻은 채 게으른 목소리로 말했다.

“외할머니, 저 아직 졸려요.”

“졸리긴 뭐가 졸려! 너 데리러 온 웨딩카 벌써 도착했어!”

시아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고개를 들었다.

외할머니가 가리키는 창밖을 바라보니 요양원 앞엔 검은색 고급 차량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온라인에서만 알고 지내던 그 사람이 진짜 결혼하러 왔다고?’

시아는 자리에서 일어나 문을 열고 나갔다.

그 순간, 햇살 속에 서 있는 한 남자가 눈에 들어왔다.

남자는 몸에 꼭 맞는 짙은 색 슈트를 입고 있었고, 맞춤 제작한 커프스 버튼은 햇살을 받아 다이아몬드처럼 빛나고 있었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누가 봐도 귀족 그 자체였다.

“거기 서서 뭐 해?”

외할머니의 말이 끝나자 그 남자가 천천히 돌아섰다.

시아의 시선이 그 남자의 얼굴에 닿는 순간 심장이 멎는 기분이었다.

“당신인가요?”

오전 9시 59분.

구영시 중심대로 동서로 뻗은 두 갈래의 넓은 도로 위에 두 행렬의 웨딩카가 마주 달리고 있었다.

한쪽은 하씨 가문 하지호의 웨딩카이고, 다른 한쪽은 구씨 가문 구승준의 웨딩카였다.

구영시에서 가장 권력 있는 사람과 가장 돈 많은 사람이 같은 날 결혼을 하게 되면서 수많은 언론이 밤잠도 못 자고 중계 포인트를 선점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그만큼 스케일도 어마어마했다.

머리도 꼬리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끝없이 이어지는 웨딩카의 행렬. 적어도 100대는 족히 넘어 보였다.

차마다 붉은 리본과 장식으로 꾸며졌고, 햇빛마저 붉게 물들일 정도였다.

각기 다른 길을 달리던 두 행렬은 중앙대로의 교차 광장에서 맞부딪혔다.

이 장면에서 두 신부가 서로의 행복을 빌어주는 의미로 부케를 교환하는 게 오늘 결혼식의 하이라이트였다.

하지만 오늘 하지호의 신부가 누군지는 아무도 알지 못했다.

그래서 모든 시선과 카메라는 하지호의 웨딩카에 초집중되었다. 구승준 한 명만 제외하고.

어젯밤 시아와 통화를 마친 승준이는 도무지 잠을 이룰 수 없었다.

지금도 승준은 자신이 지금 어디에 발을 딛고 있는지 자신도 모를 정도로 혼란스러웠다.

지호가 누구랑 결혼하든 승준이는 관심 없었다. 오직 하나만 알고 싶었다. 시아가 결혼식장에 왔는지 안 왔는지였다.

식장 도착 전, 승준은 시아를 보지 못했다.

일에 있어 철두철미한 시아가 지각하는 일은 거의 없었는데 이번엔 이상하게도 오지 않았다.

전화를 걸었지만 연결되지 않았고, 사람을 보내봤지만 요양원엔 이미 아무도 없다는 말만 돌아왔다.

혹시나 사고라도 났나 싶어 지역 뉴스를 찾아봤지만 교통사고 소식도 없었다.

그렇게 걱정하는 사이, 지호의 웨딩카에서 천천히 창문이 내려갔다.

하얀 베일에 가려진 신부의 얼굴이 드러났다.

베일로 가려졌지만 얼굴은 살짝 보이는 정도였다.

기자들은 초점을 맞춰 고화질로 촬영을 시작했다.

은채는 가까이 있었기에 카메라 따위 필요 없고, 바로 알아봤다.

그 익숙한 얼굴에 은채는 매우 놀랐다.

‘강시아?’

‘내가 잘못 본 건가?’

‘왜 걔가 하지호의 웨딩카 안에 있지? 그것도, 웨딩드레스 차림으로.’

시아는 손에 들고 있던 부케를 내밀었다.

은채는 얼떨결에 손을 뻗었다. 입술이 떨려 이름을 부를 듯했지만 말은 끝내 입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행복하길 바랍니다.”

시아가 먼저 입을 열었다.

부케를 은채 손에 넘기며, 시아는 진심을 담아 축복했다.

과거에 무슨 일이 있었든 오늘 이 순간 다 지나가는 거니까.

승준도, 은채도, 그 모든 사랑과 미움, 얽힌 감정들까지 이제는 다 과거로 사라진다.

‘행복하라고?! 시아?!’

‘방금 그 목소리 시아 아니야?!’

고개를 푹 숙이고 있던 승준이 순간적으로 얼어붙었다.

그러고는 번쩍 고개를 들어 그쪽을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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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경
다음편이 기대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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