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147화

Author: 차라
그렇다면 전연우도 더는 장해진에게 복수하려 하지 않을 것이고 그녀에게도 별다른 행동을 가하지 못할 것이다.

그 순간 장소월은 무언가 깨달았다.

예전 그녀는 서울시의 울타리조차 벗어나지 못했다. 줄곧 껍데기뿐인 결혼 생활에 갇혀 전연우에게만 의지한 채 살았다. 하여 우물 안 개구리처럼 너무나도 좁은 시야를 갖고 있었고 지식은 더더욱 부족했다.

이건 어쩌면 그녀의 유일한 기회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장소월은 선생님과 함께 서울대에 도전하기로 결정했다.

대학 졸업 전, 반드시 장해진 몰래 해외 교환 학생으로 나가 3,5년 정도 지난 뒤 다시 돌아올 것이다.

장해진이 그녀의 경제 래원을 끊는다 하더라도 그때가 되면 그녀는 이미 홀로서기 할 능력을 갖추고 있을 것이다. 그녀가 돌아올 때쯤 장해진은 이미 자신의 딸을 잊어버렸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장해진은 이미 죽고 장씨 집안은 전연우의 손에 넘겨졌을 수도 있다.

이곳 상황이 어떻든 그녀는 아마 플로리다나 로마에서 아름다운 야경을 감상하고 있을 것이다.

전생에서 채 선생님은 한 번도 그녀에게 이런 이야기를 해준 적이 없다.

전생에서 일어난 일은 현생에서도 무조건 반복되지는 않는다.

아마... 그녀의 운명은 이미 바뀌었을 것이다.

백윤서도 장소월의 방해가 없으면 이렇게 평온히 살아가다가 전연우와 결혼해 아이를 낳을 것이다.

그녀는 3년을 더 참아내야 한다...

전생에서 십여 년의 고통도 참아냈는데 고작 3년이 무슨 대수란 말인가.

장소월이 교실로 돌아왔을 땐 수업이 거의 끝나가고 있었다.

마지막 줄은 본래 텅 비어있었는데 지금은... 강용 등 학생들이 에워싸고 있어 아주 시끄럽고 복잡해 보였다.

그녀는 의자에 앉자마자 누군가 자신의 책상에 손을 댔다는 것을 발견했다. 저번 수업 때 썼던 곱게 정리했던 공책들이 너저분하게 널려있었던 것이다.

그녀가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 수 없다.

하지만 그게 무엇이든... 별로 중요하지 않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는 다른 반으로 옮겨질 것이다.

이건 그녀가 담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ocked Chapter

Latest chapter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524화

    소현아는 잔뜩 억울한 표정으로 어제 일을 털어놓았다.규영과 미진은 그녀가 탁자에 엎드려 잠들었다가 깨어나 보니 침대에 있었다는 말을 듣고 서로 말없이 미소를 교환했다.“주인님은 아가씨한테 화나지 않으셨어요. 못 믿겠으면 한번 시험해볼까요?”소현아는 커다란 눈동자로 멍하니 그들을 바라보았다.강지훈은 분명 화가 나 있었다. 그날 그렇게 무서웠는데.하지만 규영과 미진이 거짓말을 할 리는 없다.“주인님께 먹고 싶은 걸 말씀드리면 뭐든 다 만들어주실 거예요. 밖에 놀러 나가고 싶다고 해도 허락할 거고요.”“그리고 주인님이 저희를 때리려 해도 아가씨께서 잘 말씀드리면 용서해주실 거예요.”규영과 미진은 부드러운 말투로 자세히 그녀에게 설명했다.소현아가 쉽게 이해하지 못할 거라는 걸 알기 때문이었다.이 집에서 주인님은 하늘과 같은 존재다.주인님을 기쁘게 해드려야만 소현아와 뱃속 아이들이 무사히 보낼 수 있는 것이다.맛있는 음식과 밖에 나가는 건 소현아에게 더없이 자극적인 유혹이었다.게다가 규영과 미진을 지킬 수 있다는 말에 그녀는 용기를 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는 맑은 눈동자로 그들을 바라보며 물었다.“어떻게 시험해요?”그녀가 동의하자 규영과 미진은 안도했다.“저희가 도와드릴게요.”저녁 식사 후, 규영과 미진은 검은 실크 끈 잠옷을 가져와 소현아에게 입히고 아래층으로 데려갔다.“규영 씨, 미진 씨, 얼마나 기다려야 해요? 나 좀 추워요.”“현아 아가씨, 조금만 기다려요. 주인님 곧 돌아오실 거예요. 걸어 다니면 좀 덜 추울 거예요.”규영과 미진은 그녀의 손을 따뜻하게 잡아주며 거실을 함께 걸었다.거의 30분이 지나니 소현아는 지치고 졸음도 밀려왔다. 그녀가 더는 참지 못하고 나른한 목소리로 물었다.“나 자고 싶어요. 내일 만나도 되겠죠?”많이 피곤해하는 소현아의 모습에 규영과 미진은 강요하지 않았다.평소라면 이미 잠들었을 시간이니 말이다.“좋아요, 그럼 올라가요.”그들은 소현아를 부축해 위층으로 향했다.그때, 갑자기 대문이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523화

    불시에 격해졌던 소현아의 감정은 가라앉는 것도 빨랐다.규영과 미진이 계속 달래주니 곧바로 앞에 있는 맛있는 음식에 정신을 빼앗겼다.“현아 아가씨, 아래층에서 산책할까요?”식사를 마친 뒤 규영과 미진이 다시 물었다.소현아는 조금의 망설임 없이 거절했다.“싫어요. 아래층은 너무 넓어서 두어 발짝만 걸어도 피곤해요. 우리 그냥 방에 있어요. 피곤하면 바로 누워서 쉴 수도 있잖아요.”너무나 진지한 얼굴이었다. 정말로 쉬고 싶어 하는 것 같아 보였다.규영이 다가가 그녀 앞의 창문을 열었다. 소현아는 슬쩍 엉덩이를 옮겨 창밖을 바라보았다.하늘에 구름 한 점 없고 이따금 날아가는 새도 보이지 않는 화창한 날씨였다.소현아는 몇 초 쳐다보다가 실망한 얼굴로 시선을 거두었다.“아가씨, 밖에 나가서 놀고 싶지 않으세요?”규영과 미진은 그녀가 안타까우면서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본래 밝고 명랑한 성격인 그녀가 이렇게 갇혀 살아야 한다는 것이 안타까웠고, 주인님이 현아 아가씨를 싫어하지 않는다는 건 그야말로 불행 중 다행이었다.그저 현아 아가씨가 어떤 부분에서 주인님을 화나게 했는지 모를 뿐이다.주인님은 화가 풀리시면 분명 예전처럼 현아 아가씨에게 따뜻하게 대해줄 것이다.자세히 생각해보면, 북경 감옥 수많은 여자들 중 주인님의 심기를 건드리고 벌을 받지 않은 자가 어디 있겠는가?심지어 천효연 아가씨도 예외는 아니었다.하지만 현아 아가씨에게는 정말 손끝 하나 대지 않았다.이런 특별한 대우는 주인님 곁의 어떤 여자도 누리지 못한 것이다.이는 현아 아가씨가 주인님 마음속에서 다른 여자보다 더 중요한 위치에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설명한다.“주인님께 말씀드려서 밖에 나가게 해달라고 할까요? 북경 감옥 밖으로요.”미진이 몸을 숙여 어린아이 달래듯 나긋하게 말했다.북경 감옥 밖으로 놀러 간다는 말에 소현아의 눈이 반짝였다.하지만 강지훈에게 부탁해야 한다는 생각에 즉시 고개를 저었다.“싫어요. 강지훈은 우릴 때릴 거예요. 두 사람 이미 몇 번이나 맞았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522화

    “현아 아가씨, 오늘 저녁 메뉴 좀 보세요.”식판 위 음식을 본 소현아의 눈이 반짝였다. 그녀는 침을 꿀꺽 삼키며 말했다.“너무 맛있어 보여! 이거 꿈 아니지?”고기 먹는 꿈을 꾸고 깨어나자마자 정말 고기반찬이 나오다니. 아직 꿈을 꾸고 있는 중인가?그렇다면 강지훈 그 나쁜 놈을 본 것도 꿈일까?그녀가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며 규영과 미진은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꿈 아니에요. 진짜예요. 저희가 저녁밥 가지러 갔을 때 주인님을 만났어요. 주인님께서 효연 아가씨한테 직접 요리해주라고 하셨어요.”소현아는 그들의 말에 숨은 뜻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진지하게 맛만 평가했다.“효연 언니가 만든 밥 진짜 맛있네요! 소월이가 만든 거랑 똑같이 맛있어요!”규영과 미진은 그녀 입가에 묻은 기름을 닦아주며 말했다.“아가씨가 오랫동안 제대로 된 음식을 못 드셔서 뭐든 맛있게 느껴지는 거예요.”“아가씨, 내일 아래층에서 산책할까요?”규영이 웃으며 물었다.소현아는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난 그냥 방에서 지내면 돼요. 답답하면 나 신경 쓰지 말고 나가요. 나 함부로 안 돌아다닐게요.”그녀는 아래층에 갔다가 또 무슨 사고를 칠까 두려웠다. 강지훈과 마주치는 건 더더욱 무서웠다.아까 분명 그가 스스로 손가락을 그녀 입에 집어넣었었다. 그래놓고 물렸다고 화를 내는 표정이 마치 그녀를 잡아먹을 듯했다...규영과 미진은 그녀를 강요하지 않았다.저녁식사를 마치고 잠자리에 들게 한 뒤, 두 사람은 무언가 상의하며 식기를 치우러 아래층으로 내려갔다.소파에 앉아 있는 강지훈을 본 순간 두 사람의 발걸음이 동시에 멈추었다.“주인님...”강지훈은 아직 제복 차림 그대로였다. 소현아의 방에서 나온 뒤로 줄곧 소파에 앉아 있었던 것이다.그는 두 사람의 목소리를 듣고도 고개를 돌리지 않고 음산하게 한마디 던졌다.“2호 감옥으로 가서 벌 받아.”이유를 말하지 않았지만, 두 사람은 짐작할 수 있었다.현아 아가씨의 상태를 제때 보고하지 않은 탓일 것이다.주인님이 화를 낸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521화

    소현아는 뭔가 맛있는 걸 먹는 것처럼 그의 손가락을 핥고 깨물었다.손가락 끝에서 촉촉하고 따뜻한 느낌이 전해졌다. 별로 힘을 주진 않았지만, 뾰족한 이빨이 통증과 간지러움을 느끼게 했다.강지훈의 호흡이 저도 모르게 거칠어졌다.소현아의 미간이 점점 더 찌푸려졌다.‘분명 고기 맛인데 왜 이렇게 딱딱하지? 아무리 깨물어도 안 끊어져.’그녀는 너무 오랫동안 고기를 먹지 못했다...소현아는 온 힘을 다해 씹어도 도저히 먹을 수가 없자 너무 화가 나 잠에서 깼다.입안에 무언가 들어 있는 느낌이 들어 다시 힘껏 깨물었다.순간 피비린내가 입안에 퍼졌다.그녀는 무의식적으로 핥다가 흐릿한 정신으로 눈을 떴다.침대 옆에 서 있는 사람을 본 순간 그녀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황급히 입안의 손가락을 내뱉고는 벌떡 일어나 이불을 끌어당겨 구석으로 파고들었다.“강지훈 씨, 일부러 물려고 한 건 아니에요. 고기를 먹는 꿈을 꿨어요. 화내지 말아요, 네?”“정말 잘못했어요. 며칠째 얌전히 방에만 있었어요. 못 믿겠으면 규영 씨랑 미진 씨한테 물어봐요. 예쁜 언니한테도 제대로 사과할게요. 제발 나 때리지 말아요. 규영 씨랑 미진 씨도 때리지 마요...”그녀의 맑은 눈동자엔 강지훈에 대한 두려움과 거부감으로 가득했다.그를 사람을 잡아먹는 괴물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강지훈은 무거운 눈빛으로 그녀의 수척한 얼굴을 응시했다. 물린 손가락에서 피가 뚝뚝 떨어졌지만 조금의 아픔도 느끼지 못하는 듯했다.“내가 너 때린 적 있어?”그가 물었다.소현아는 주변에 있는 모든 물건을 끌어모아 안으로 파고들며 몸을 숨겼다.“내 엉덩이 때렸잖아요. 규영 씨랑 미진 씨도 때렸어요. 당신한테 맞으면 엄청 아파요. 나 얌전히 말 잘 들을게요. 채찍으로 때리지 말아요...”그날 채찍으로 규영과 미진을 때리던 강지훈의 모습은 소현아에게 깊은 트라우마를 남겼다.강지훈은 손가락을 문지르며 복잡한 심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소현아는 이미 인형과 이불로 자신을 거의 파묻다시피 했다.그녀가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520화

    미진이 분을 참지 못하고 모두 고자질했다.강지훈은 식판 위 초라한 음식을 보고는 차갑게 굳은 얼굴로 오싹한 분위기를 뿜어냈다.돌연 규영의 손이 허전해졌다. 강지훈이 식판을 낚아채 주방 안으로 던져버린 것이다. 그릇이 처참하게 깨지는 소리가 귀를 찢을 듯 울려 퍼졌다.“다 나와!”“주, 주인님...”주방 도우미들이 겁에 질려 식은땀을 줄줄 흘리며 걸어나왔다.강지훈의 싸늘한 시선이 그들의 얼굴을 훑었다.“밥 제대로 못 하겠으면 앞으로 할 필요 없어.”그는 손을 들어 문가의 부하들에게 지시했다.“데려가서 손가락 하나씩 부숴버려.”그 말에 도우미들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어떤 이는 겁에 질려 바지에 오줌까지 지렸다.“주인님, 저희가 어찌 감히... 그, 그건...”“지훈 씨, 무슨 일이에요? 요리사들이 한 음식이 입에 안 맞아요? 그럼 오늘은 제가 할까요? 당신 내가 한 요리 아직 못 먹어봤잖아요!”천효연은 강지훈이 돌아왔다는 소식을 듣고 마중 나왔다가 주방에서 벌어지는 소란을 보고 잠시 얼굴에 당황함이 스쳤지만 이내 가라앉혔다.그녀는 태연한 얼굴로 강지훈 곁으로 다가가 그의 팔짱을 끼고는 조용히 눈빛으로 도우미들에게 경고했다.도우미들은 그 모습을 보고 결국 입을 다물었다.말해봤자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주인님은 천효연 아가씨를 무척이나 총애하시니 기껏해야 살짝 혼내고 끝낼 것이다. 그들의 손은 역시나 무사하지 못한다.하지만 입을 다물면 효연 아가씨가 그들을 도와줄지도 모른다.도우미들은 곧바로 부하들에게 끌려갔다. 몇 분 뒤 지하 감옥에서 비명 소리가 울려 퍼졌다.규영과 미진은 익숙한 광경에 무덤덤했다. 그저 난감한 얼굴로 쭈뼛거리며 강지훈에게 말할 뿐이었다.“주인님, 현아 아가씨 아직 저녁 안 드셨습니다...”강지훈은 짜증을 억누르며 곁에 있는 천효연을 흘깃 쳐다보았다.“너 요리 잘해?”천효연은 그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즉시 알아차리고 이를 악물며 애써 미소를 지었다.“네.”강지훈이 말했다.“들어가서 대충 만들어.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519화

    규영과 미진은 강지훈에게 부탁할 기회를 찾으려 했지만, 며칠째 그의 모습조차 볼 수 없었다.주방에서 소현아에게 보내주는 음식은 영양가 없는 채소뿐이었다. 심지어 양까지 점점 줄어들고 있었다.두 사람은 더 이상 두고만 볼 수 없었다. “언니, 나도 같이 갈게!” 규영이 식사를 가지러 가려 하자 미진도 따라나섰다. 규영은 걱정스럽게 소현아를 바라보았다. 소현아는 창가에 가만히 앉아 있었다. 입고 있는 하얀색 털 뭉치가 달린 잠옷은 그녀가 처음 별장에 왔을 때 주인님이 준비해 준 옷이었다. 최근 소현아는 적잖게 살이 빠져 잠옷이 헐렁해져 있었다. 어깨 부분이 축 늘어져 하얗고 부드러운 피부가 훤히 드러났고 둥그런 배만 높이 솟아 있었다. 꼭 정교하게 빚어낸 도자기 인형 같았다. “나 얌전히 방에 있을게요.” 두 사람의 걱정어린 시선을 눈치챈 소현아는 애써 밝은 척 자세를 바로잡고 꼿꼿이 허리를 펴고 앉았다.규영과 미진은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 “곧 돌아올게요.” 소현아에게 몇 마디 당부한 뒤 두 사람은 함께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주방 문 앞에 도착해 미진이 입을 열려고 한 순간, 안에서 수군대는 소리가 들려왔다. “정말 저 바보한테 이것만 준다고? 아무리 그래도 주인님 아이를 가졌는데 이건 너무 적지 않아? 만약 주인님이 뭐라고 하시면...” “며칠째 이렇게 줬잖아. 주인님이 한 번이라도 타박하신 적 있어? 그냥 바보 멍청이일 뿐이야. 며칠 갖고 놀다가 흥미를 잃으셨겠지. 역시 제일 총애받는 건 효연 아가씨야.” “맞아. 효연 아가씨가 시킨 거야. 우리 그냥 시키는 대로 하면 돼. 설령 무슨 일이 생겨도 효연 아가씨가 우리 편 들어줄 거야.” “요즘 주인님은 돌아오시면 효연 아가씨 방에만 계시잖아. 어쩌면 이게 주인님 뜻일지도?” 그 말을 들은 규영과 미진은 분노가 머리끝까지 치솟았다. 역시 주인님의 핏줄을 임신한 현아 아가씨를 감히 주방 도우미들이 제멋대로 막대했을 리 없다. 배후에 누군가 있는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518화

    “현아 아가씨, 이제 괜찮아요. 주인님 가셨어요. 때리지 않을 거예요. 아가씨 뱃속에 아기들도 있잖아요.” 규영과 미진은 곧바로 돌아서 소현아를 달랬다. 소현아는 눈물범벅이 된 얼굴로 두 사람이 맞은 곳을 어루만지며 흐느꼈다. “많이 아프죠? 흑흑, 미안해요. 나 때문에 두 사람이 맞은 거예요. 앞으로 우리 방에서만 놀아요. 밖으로 나오자고 안 할게요.” 규영과 미진은 조심스럽게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었다. “저희는 괜찮아요. 현아 아가씨가 무사하면 그걸로 됐어요. 배는 어때요? 불편하지 않으신가요?” 위험인물이 사라지자 소현아는 그제야 서서히 마음을 놓고 배를 만지며 말했다. “아까 울 때 엄청 아팠는데 이제 괜찮아요. 아기들도 놀랐나 봐요.” “현아 아가씨, 밥 좀 더 드세요. 오늘 저녁엔 아마...” 규영과 미진은 그녀를 안타깝게 바라보았다. 아까 주인님께서 새 요리사를 쉬게 하라고 하셨으니 저녁부터 현아 아가씨는 배를 곯을지도 모른다. 소현아도 방금 전 강지훈의 말을 들었다. 그가 남긴 밥을 먹고 싶지 않았지만, 얌전히 일어나 조금 먹어두었다. 방으로 돌아와 규영과 미진의 걱정스러운 표정을 본 그녀는 그들을 위로했다. “나 입맛 안 까다로워서 뭐든 먹을 수 있어요. 배고프지 않을 거예요.” 다만 아기들이 어떤 음식 냄새를 싫어해서 그녀도 어쩔 수 없을 때가 있다. 소현아는 미안한 듯 배를 만졌다. “미안해. 너희들도 앞으로 배고프겠네. 나도 최대한 많이 먹을 테니까 너희도 까다롭게 굴지 마.” 아이들은 반항이라도 하는 듯 두 발로 그녀의 배를 걷어찼다.그때, 혈색이 점차 회복되고 있던 소현아의 얼굴이 다시 하얗게 질려 버렸다. 거의 서 있지도 못할 정도로 어지러워 한참 만에야 겨우 안정을 되찾았다. 그날 저녁, 주방에서 올라온 음식은 전부 밍밍한 채소뿐이었다. “현아 아가씨는 임신 중인데 이런 것만 드셔서 어떻게 영양을 챙겨요!” 미진은 화가 나 욕설을 내뱉었다. “주인님이 어떻게 이러실 수가 있어요. 전엔 현아 아가씨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517화

    규영과 미진은 소현아를 너무 걱정한 나머지 본의 아니게 실수를 했다. 천효연의 말을 듣고 나서야 자신이 주인님의 권위에 도전했다는 걸 깨달았다. 거실의 분위기가 얼음처럼 차가워졌다. 두 사람은 변명 한마디 못하고 식은땀을 흘리며 무릎을 꿇고 있었다. “채찍 가져와.” 강지훈의 서늘한 목소리가 머리 위에서 울려 퍼졌다. 두 사람은 믿을 수 없다는 듯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 주인님... 현아 아가씨 앞에서 그들을 벌하려는 건가? 현아 아가씨는 설사 충격은 받지 않더라도, 분명 무서워할 것이다! 도우미 한 명이 채찍을 가져왔다. 강지훈은 무정하게 두 사람을 흘깃 쳐다보고는 아무 말 없이 채찍을 휘둘렀다. 규영은 신음을 참으며 비틀거리다가 바닥에 쓰러졌다. 다음 채찍은 미진을 향했다. “때리지 말아요! 제발 때리지 말아요! 현아가 잘못했어요! 차라리 날 때려요! 흑흑... 미안해요. 규영 씨, 미진 씨, 다 내 잘못이에요...” 소현아는 손발을 모두 다 동원해 식탁 밑에서 기어 나오고는 눈을 질끈 감고 두 사람 앞을 막아섰다. 강지훈이 악마나 맹수라도 된 듯 공포에 질린 모습이었다. “현아 아가씨, 저희 신경 쓰지 마세요. 저희는... 저희는 익숙해요. 이 정도 상처는 아무것도 아니에요.” 규영과 미진은 황급히 일어나 그녀를 뒤로 감쌌다. 소현아는 참지 못하고 울음을 터뜨렸다. “흑흑, 엄마, 저 앞으로 다시는 거짓말 안 할게요. 빨리 와서 저 데려가요... 강지훈은 나쁜 놈이에요. 저한테 하나도 안 잘해줘요. 제가 잘못했다고 했는데도 때리고 밥도 안 줘요...” 그녀의 울음은 멈출 줄을 몰랐다. 얼마나 서럽게 울었는지 호흡도 가빠졌고 배도 연이어 오르락내리락 움직였다. “뭘 잘못했는데?” 강지훈은 채찍을 옆으로 던지고 차갑게 물었다. 소현아는 우느라 정신이 없어 그가 한 말을 듣지 못했다. “주인님, 현아 아가씨는 아침에 일어나셨을 때부터 배가 아프다고 하셨습니다. 정말로 무서워하고 계세요. 의사 선생님이 말씀하셨잖아요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516화

    잠시 뒤, 강지훈의 검은 군화가 먼저 문을 넘어섰다. 검은 제복은 그의 늘씬한 체형을 돋보이게 했고, 모자가 얼굴을 가리고 있어 높은 코끝과 일직선으로 다부지게 다문 입술만 드러났다. 그의 표정은 좀처럼 읽을 수가 없었다. 천효연이 그의 뒤를 따라 들어왔다. 검은 자수가 새겨져 있는 원피스는 그녀의 매혹적인 몸매를 완벽히 돋보이게 해주고 있었다. 두 사람은 더없이 잘 어울리는 한 쌍이었다. 거실에서 밥을 먹고 있는 소현아를 본 순간 천효연의 얼굴에 떠올랐던 미소가 살짝 굳었다가 이내 다시 자연스러워졌다. “지훈 씨, 내가 도와줄게요.” 그녀는 웃으며 다가가 친밀하게 강지훈의 넥타이를 풀어주며 소현아를 향하는 그의 시선을 교묘히 막았다. “주인님.” 이 시간에 두 사람이 돌아올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한 규영과 미진은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며 고개를 숙이고 걱정스럽게 소현아를 쳐다보았다. 소현아는 바쁘게 움직이던 손을 멈춘 채 멍하니 앉아 있었다. 얼굴은 핏기가 모두 사라지고 새하얗게 질린 상태였다. “현아 아가씨...” 규영은 그녀의 이상한 기색을 눈치채고 달래려 가까이 다가갔다. 소현아는 젓가락을 내려놓고 머리를 감싸 안으며 식탁 밑으로 파고들었다. “현아 때리지 말아요. 잘못했어요. 미안해요. 예쁜 언니 화나게 하는 게 아니었어요. 앞으로는 절대 안 그럴게요...” “흑흑... 아빠, 엄마, 민아야, 소월아, 빨리 와서 나 좀 구해줘...” “집에 가고 싶어요. 여기 더는 있고 싶지 않아요...” 소현아는 횡설수설하며 식탁 안쪽으로 기어 들어가 다리를 끌어안고 몸을 웅크렸다. “주인님, 현아 아가씨께선 정말 아무것도 모르십니다. 뱃속에 아기들도 있으니 제발 자비를 베풀어 주세요...” 규영과 미진은 강지훈이 정말로 그녀에게 손을 댈까 봐 두려워 다급히 무릎을 꿇고 애원했다. 식탁 주변은 혼란에 휩싸였다. 강지훈은 무표정한 얼굴로 문가에 서서 식탁 밑에 숨어 고개도 들지 못하는 소현아를 쳐다보았다. “지훈 씨...” 천효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