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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장

Penulis: 꽃길
차가 이가 저택에 도착했을 때에도 강요나는 여전히 이혁이 농담 하는 줄로만 알았다.

“정말 생각 잘 한 거야? 진짜 날 데리고 안으로 들어가려고?”

강요나는 고개를 들어 이가의 높다란 문루를 올려다보았다. 머릿속엔 온통 번쩍이는 돈 생각뿐이었다. 저택은 청회색 벽돌로 지었다고 하기 보다 돈으로 차곡차곡 쌓아 올린 것처럼 보였다.

이혁은 그녀를 힐끗 보았다. 시선은 고개를 든 탓에 훤히 드러난 그녀의 목선으로 옮겨갔다. 가늘고 곱게 뻗은 목. 단 하나 아쉬운 점이라면… 너무 깨끗했다. 목걸이 하나조차 없었다.

그동안 그가 준 돈도 적지 않았고 보석 역시 넘칠 만큼 줬건만 그녀가 착용한 모습은 거의 본 적이 없었다.

“왜? 이제 와서 겁나?” 이혁은 담담하면서도 장난기가 섞인 어조로 말했다.

강요나는 그의 팔을 끼고 몸을 부드럽게 붙였다.

“응. 무서워. 멀쩡히 들어갔다가 실려 나올까 봐.”

이혁은 웃음을 터뜨렸다. 손으로 그녀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었다. 손길은 부드럽고 다정했지만 내뱉는 말은 꽤나 날카로웠다.

“날 없는 사람 취급하는 건가?”

자기가 있는 한 그 누가 감히 그녀를 함부로 하지 못할 거라는 말이었다.

강요나는 더 말해 봐야 소용없다는 걸 알았다. 오늘은 이 문을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그의 팔짱을 낀 채 여유로운 걸음으로 이씨 저택 안으로 들어섰다. 정원에는 꽃과 풀, 졸졸 흐르는 물소리,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고양이와 강아지들이 있었다.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강요나는 저도 모르게 마음이 끌렸다. 사실 그녀가 그려왔던 집이란 이런 모습이었다. 여기에 뭔가를 더한다면 자기를 사랑해 주는 남자와 귀여운 아이들이다.

“얘들 마음에 들어?”

이혁의 목소리가 그녀를 현실로 불러왔다. 강요나는 고개를 저었다.

“글쎄. 귀엽긴 한데… 털 날리는 건 싫어.”

뒤에 덧붙인 말은 혹시나 해서였다. 괜히 좋다고 했다가 그가 고양이나 강아지를 집으로 보낼 것 같아서. 인간관계의 냉혹함에 너무 익숙해진 탓일까 강요나는 꽤나 무정했다. 사람에게도 사물에게도 특별한 연민을 느끼지 못했다.

이혁은 그녀를 담담하게 바라보더니 그녀가 끼고 있던 팔을 풀어 손을 맞잡았다. 그리고 그대로 그녀를 이끌고 본관으로 들어갔다.

문을 들어서자마자 강요나의 시선은 소파에 앉아 있는 한 사람에게 꽂혔다. 바로 오늘 그녀의 뺨을 때린 여자, 이혁의 약혼녀 임솔이었다.

그 옆에는 이혁의 어머니가 앉아 있었고, 그 외에도 또 한 명, 단정하고 세련된 여자가 있었다. 이혁와 강요나가 모습을 드러낸 순간부터 그 여자의 시선은 두 사람이 꼭 맞잡은 손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여자 셋. 모두가 각자의 속셈을 품고 있었다. 강요나는 한눈에 알아봤다.

오늘 이건 완전히 양이 늑대 굴로 들어온 꼴이었다.

괜히 겁난다고 한 게 아니었다. 오늘 여기는 들어오긴 쉬워도 나가긴 쉽지 않겠다는 예감이 들었다.

강요나는 곁에 선 이혁을 흘끗 보며 속으로 욕을 했다. 이 개 같은 인간.

그래도 강요나는 그렇게 만만한 사람이 아니었다. 그녀는 사람들을 향해 환하게 웃으며 당당하게 인사했다.

“이 부인, 임솔 씨…… 또 뵙네요.”

오늘 그녀가 맞았을 때 임솔과 조성숙는 함께 있었다. 뺨을 때린 건 임솔이었지만 그 배후에는 조성숙이 있다. 강요나가 이혁 곁에 있은 지도 벌써 7년. 그동안 이 부인은 그녀한테 눈길 한 번 준 적이 없었다. 그런데 이제 와서 직접 나섰다는 건 며느리가 될 임솔이 상당히 마음에 들었나 보다. 임솔과 조성숙의 얼굴은 단번에 굳어졌다. 조성숙은 대놓고 이혁을 향해 따져 물었다.

“이 여자는 왜 데려온 거니?”

강요나는 맞잡고 있던 손이 살짝 간질거리는 걸 느꼈다. 순간 의도를 알아차리고 자연스럽게 말을 받았다.

“제가 오고 싶다고 했어요. 제가 너무 졸라서 못 이기고 데려와 준 거예요.” 애교 섞인 목소리. 이혁이 그녀를 얼마나 감싸고 아끼는지 알 수 있었다.

임솔의 눈가가 즉시 붉어졌다. 이혁이 강요나를 데리고 온 건 임솔의 체면을 깎기 위해서였다. 강요나의 분풀이도 할 겸 임솔에게 물러나라는 경고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네가 오고 싶었다고? 여기가 네가 올 수 있는 곳이니?” 조성숙의 말투에는 노골적인 멸시가 담겨 있었다.

“그럼 누가 올 수 있는데요?” 이혁이 말을 받아쳤다.

차갑고 또렷한 목소리에 조성숙은 입술만 달싹이다가 결국 아무 말도 못했다.

이혁은 강요나의 손을 이끌고 소파로 가서 앉았다.

강요나의 손을 무릎 위에 올려 두고 만지작거렸다. 그리고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커피 마실래? 주스 마실래?”

“주스요.” 강요나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애교 섞인 얼굴로 말했다.

“지난번에 만들어 준 수박 주스처럼요. 얼음도 넣어서.”

“그게 그렇게 마음에 들었어?” 이혁은 웃으며 가사 도우미에게 지시했다.

그가 말을 멈추자 넓은 거실에는 적막이 내려앉았다. 사람들의 숨소리까지 들릴 만큼 고요했다.

“혁이가 이젠 주스도 직접 만드네.” 조용히 앉아 있던 단아하고 온화한 분위기의 여자가 부드럽게 입을 열었다. 강요나의 시선은 그녀에게 향했다. 분홍색 셔츠, 가슴선을 드러내는 V라인의 디자인. 깔끔하면서도 세련됐는데 어딘가는 묘하게 요염했다. 다만 손목에 찬 팔찌는 유행이 좀 지났다고 할까…

“어디 주스뿐이겠어요? 요리도 엄청 잘해요.” 강요나는 환하게 웃으며 더 바짝 이혁한테 붙었다. 눈앞의 여자가 적이든 아니든 상관없었다. 차라리 오해할지언정 누구 하나 편하게 둘 수는 없다.

여자의 눈빛에 놀라움이 더욱 짙어졌다. 강요나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물었다.

“혁, 이 예쁜 언니는 누구세요?” 그 말이 떨어지자 강요나의 손을 만지던 이혁의 움직임이 멈췄다. 그 여자의 시선 또한 조용히 이혁을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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