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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화

작가: 낙화
구하준은 혼자 차에 남겨졌다.

엄마는 금방 데리러 오겠다고 약속했지만 한잠 자고 일어나도 나타나지 않았다.

결국 그는 차에서 내려 엄마를 찾아 나섰다.

다만 이곳은 너무 넓었고, 혼자서는 도저히 찾을 수 없었다.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듯 입술을 삐죽거리던 구하준의 눈앞에 두 사람이 나타났다.

고개를 치켜든 아이는 그중 한 명을 알아보고 중얼거렸다.

“숙모...”

이연희가 팔꿈치로 정루아의 옆구리를 툭 치며 물었다.

“어떡할 거야?”

정루아는 눈을 가늘게 떴다.

어느덧 술기운이 올라 의식이 몽롱한 상태였다.

그녀는 허리를 숙여 구하준의 볼을 살짝 꼬집었다.

“여긴 웬일이야?”

구하준이 눈물을 뚝뚝 흘렸다.

“으앙... 엄마 찾으러 왔어요...”

“흥, 그럼 직접 찾으라고 해. 얘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구씨 가문 사람들이 정시연을 가만두지 않겠지. 그때 가서 뭐라고 변명하나 보자고.”

이연희가 비아냥거리며 정루아를 끌고 가려 했다.

하지만 정루아는 꿈쩍도 안 했다.

번쩍이는 조명과 취객들이 가득한 클럽에서 세 살배기 꼬마의 등장은 그 자체로 이질적이었다.

정루아는 지끈거리는 관자놀이를 꾹꾹 누르며 말했다.

“일단 너희 집으로 데려다줄게. 가서 도우미 아줌마한테 전화해 달라고 해.”

이연희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너 미쳤어? 해주고도 욕먹기 딱 좋은 상황인 거 몰라?”

그러나 정루아의 생각은 달랐다.

“정시연이랑 나, 악연 맞아. 물론 구태윤이 죽도록 미운 것도 사실이고. 하지만 이제 겨우 세 살짜리 꼬맹이잖아. 이런 위험한 데 혼자 방치된 걸 보고도 어떻게 그냥 가? 난 그렇게는 못 해.”

이내 구하준의 손을 잡고 클럽 밖으로 걸어 나갔다.

“루아야, 내 말 좀 들어봐. 너 진짜 오지랖도 병이야. 정시연이 아들을 앞세워서 구태윤 동정이나 사고 너한테 대못을 박았는데 네가 왜 얘를 챙겨?”

이연희가 다급하게 만류했지만 정루아는 아랑곳하지 않고 직진했다.

문제는 술이었다.

취기 때문에 문 앞 계단을 내려가다가 몸이 휘청거리는 바람에 그만 발을 헛디뎌 그대로 굴러떨어지고 말았다.

그 찰나의 순간에도 정루아는 아이가 다치지 않게 본능적으로 품에 꼭 끌어안았다.

이연희가 소스라치게 놀라며 달려와 그녀를 부축했다.

“괜찮아? 어디 다친 데 없어?”

팔꿈치와 무릎이 욱신거렸지만 크게 다치진 않았다.

정루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대리 불러야겠다. 우리 둘 다 술 마셨잖아.”

이연희가 어쩔 수 없다는 듯 그녀를 바라보았다.

잠시 후, 대리 기사가 도착해서 물었다.

“어디로 모실까요?”

정루아는 옆에 앉아 있는 구하준을 빤히 쳐다보며 대답했다.

“구씨 가문 본가로 가주세요.”

그 말을 듣는 순간, 이연희의 눈이 번뜩였다.

“대박, 완전 묘수인데? 애 데리고 본가로 쳐들어가서 다 일러바치려고? 이참에 정시연 그 불여시, 뼈도 못 추리게 만들어버려!”

정루아가 친구를 돌아보며 말했다.

“조심히 들어가고, 집 도착하면 연락해.”

“응응, 걱정 마!”

이연희는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정루아가 아주 바보는 아니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

구씨 가문 본가.

정루아가 예고도 없이 구하준을 데리고 나타나자 집안 모든 식구가 잠자리에서 일어났다.

박정란이 구하준을 품에 꼭 껴안고는 이리저리 살피며 물었다.

“대체 어떻게 된 일이니? 왜 울어? 누가 우리 강아지 괴롭혔어? 증조할머니한테 말해봐, 할머니가 아주 혼쭐을 내줄 테니까.”

구하준이 입술을 삐죽거리더니 봇물 터지듯 눈물을 펑펑 쏟아냈다.

박정란은 곧장 정루아를 쏘아보며 미간을 찌푸린 채 다그쳤다.

“네 짓이냐? 이제 고작 세 살배기한테 왜 자꾸 못되게 구는 게야?”

정루아는 무거운 눈꺼풀을 치켜뜨며 대꾸했다.

“클럽에서 술 마시다 발견했어요. 엄마 찾겠다고 울고불고하는 걸 좋게 달래서 데려왔더니, 애가 입도 떼기 전에 저부터 의심하시는 거예요? 제가 왜 여기로 데려왔는지는 안 궁금하세요? 그 잘난 애 엄마는 어디서 뭘 하길래, 세 살짜리가 거기 혼자 있었겠냐고요.”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구하준이 갑자기 자지러지며 울었다.

“으앙! 아파요... 숙모가 저 꼬집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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