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ZER LOGIN하정훈은 거의 명령에 가까운 단호한 어투로 송남지에게 말했다.“방으로 가서 뜨거운 물로 샤워해. 안 그러면 병나니까.”송남지는 꽤 고분고분한 태도로 콧노래까지 흥얼거리며 직원의 안내를 받아 엘리베이터 쪽으로 걸어갔다.김서윤이 엘리베이터 앞까지 바짝 뒤따라가 안으로 발을 들이려던 찰나, 송남지가 밖에서 그를 막아 세웠다.“김 비서님, 오늘 밤은 이만 퇴근해도 좋아요.”김서윤은 난처한 기색으로 하정훈을 흘끔 쳐다보았다.지금 하정훈의 컨디션으로는 언제 위급한 상황이 터질지 모를 일이었다.자신이 없는 사이에 덜컥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어쩌란 말인가?그는 하정훈을 바라보았으나, 하정훈 역시 그를 남게 할 생각은 없어 보였다.어쩔 수 없이 김서윤은 로비의 휴게 공간을 가리키며 말했다.“대표님, 저는 저기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엘리베이터 문이 닫히고 직원이 맨 앞에 선 가운데, 송남지와 하정훈은 엘리베이터 벽 쪽에 바짝 붙어 섰다.빗물이 그녀의 드러난 맨다리를 타고 흘러내리며 바닥으로 떨어지는 소리가 유난히도 규칙적으로 울려 퍼졌다.송남지는 대담하게 자신의 새끼손가락을 하정훈의 손가락에 걸고는 천천히 만지작거리며 매만졌다.엘리베이터 안의 공기가 순식간에 뜨겁고 끈적하게 달아올랐다.“하정훈, 당신은 여전히 날 사랑하는 게 분명해요.”그것은 질문이 아닌 확신에 찬 단언이었다.하정훈은 안색 하나 변하지 않은 채, 천천히 올라가는 층수 표시기만 가만히 응시할 뿐이었다.그는 송남지의 이 도발적인 물음에 대답할 생각이 전혀 없어 보였다.몇 초간 뜸을 들이던 송남지는 마치 길들지 않은 아기 고양이처럼 하정훈의 허리춤을 홱 잡아끌더니, 까치발을 들고 그의 얇은 입술을 매섭게 깨물었다.“쓰읍...”날카로운 통증이 순식간에 번지자, 하정훈은 목소리를 짓누르며 짧은 숨을 들이켰다.낌새를 눈치챈 직원이 뒤를 돌아보았다.송남지는 아무 일 없다는 듯 직원에게 가볍게 미소 지어 보였다.직원이 다시 고개를 돌리자, 송남지는 미간을 잔뜩 찌푸린 하정훈을 흘겨
하정훈이 옷을 갈아입고 방에서 나왔을 때, 김서윤은 그의 이마에 송골송골 맺힌 땀방울을 볼 수 있었다.그저 옷을 한 벌 갈아입었을 뿐인데도 그는 이미 기진맥진한 상태였다.김서윤은 자신이 준비해 둔 휠체어가 분명 쓸모가 있을 거라 직감했다.하지만 하정훈은 휠체어를 흘끗 쳐다보기만 할 뿐, 보라색 지팡이를 짚고 엘리베이터를 향해 걸어갔다.김서윤이 텅 빈 휠체어를 밀며 다가가 말했다.“대표님, 이걸 타고 내려가시죠.”그는 하정훈이 송남지 앞에서는 절대 휠체어에 앉지 않을 것임을 알고 있었지만, 지금은 그녀 앞이 아니라 병원이었다. 하정훈은 엘리베이터를 향해 단호한 발걸음을 옮기며 말했다.“안 타. 남지를 만나러 가는 길인데 당연히 미리 준비를 해야지.”그가 원한 것은 걷는 것에 먼저 적응하는 것이었다.막상 송남지 앞에서 비틀거리며 걷지 않기 위해서 말이다.린트 강변. 휴양지에나 어울릴 법한 차림새의 여자는 쏟아지는 빗줄기와 너무나도 이질적이었다.새벽의 밤기운은 한결 더 싸늘해졌다. 어깨를 잔뜩 움츠린 여자는 마치 어두운 밤비 속에서 천천히 시들어가는 정열적인 장미 한 송이 같았다.운전기사가 차를 몰아 송남지 곁에 멈춰 세웠다.차가 멈추자마자 김서윤이 재빨리 내려 우산을 받쳐 들고 하정훈의 차 문을 열었다.얼룩진 빗물이 고인 도로 위로 구두가 닿으며 투명한 물보라가 일었다.내내 짙은 눈썹을 찌푸리고 있던 그는 두 발을 땅에 안정적으로 딛고 서서야 김서윤이 들고 있던 우산을 건네받았다.김서윤이 또 다른 우산을 펼쳐 하정훈에게 건넸지만 그는 거절했다.하정훈은 우산을 든 채 송남지의 곁으로 걸어가 그녀 쪽으로 우산을 기울였다.송남지 위로 쏟아지던 비가 멈췄지만 대신 하정훈의 어깨는 순식간에 비에 젖어 들어갔다.“남지야.”그가 낮은 목소리로 이름을 부르자 송남지가 고개를 들었다. 젖은 머리카락이 뺨에 달라붙은 그녀의 모습은 마치 비에 젖은 장미꽃 같았고 그 위로 빗물이 꽃잎을 한 장씩 씻어내듯 흘러내렸다.하정훈과 시선이 마주치는
“약한 비가 내리다 제법 굵어질 거랍니다. 바람도 불고, 기온은 10도에서 12도 안팎입니다.”보고를 듣자마자 하정훈은 격한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읊조렸다.“해변 섬에서 수리스까지 그렇게 급하게 날아왔으니, 겉옷 하나 제대로 못 챙겼을 게 뻔해.”하정훈은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 다시 고개를 든 그의 눈빛에는 걱정이 가득했다.“당장 전화해!”김서윤은 지체 없이 송남지에게 전화를 걸었고 통화가 연결되자마자 하정훈이 송남지의 목소리를 똑똑히 들을 수 있도록 스피커폰을 켰다.“송남지 씨, 지금 어디세요?”수화기 너머로 빗소리가 선명하게 들려왔다. 송남지가 지금 비를 맞으며 서 있다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었다.“린트 강 근처예요. 메리어트 호텔에 들어가서 하정훈이 있는지 확인해보려던 참이었어요.”하정훈의 안색이 무겁게 가라앉았다. 그는 김서윤에게 눈짓하며 휴대폰을 이쪽으로 가져오라고 지시했다.김서윤이 휴대폰을 하정훈의 곁으로 가져다 대자, 그가 낮게 잠긴 목소리로 입을 뗐다.“메리어트 호텔 안으로 들어가서 비 피해 있어. 지금 당장 데리러 사람 보낼 테니까.”송남지는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하정훈, 사람을 보내서 날 어디로 데려가려고요? 미안하지만, 당신이 보낸 사람이 도착할 때쯤이면 난 이미 거기에 없을 거예요.”빗줄기가 더 굵어졌다. 빗소리에 묻힌 송남지의 목소리는 가냘프게 떨렸지만, 그 안에 담긴 의지만은 흔들림이 없었다.“하정훈, 내가 김 비서한테도 말했던 것처럼 강을 따라 걸으면서 수리스에 있는 모든 호텔을 다 뒤질 거예요. 당신을 찾을 때까지.”그녀의 지독한 고집이 수화기를 타고 하정훈에게 고스란히 전해졌다.그 순간 하정훈은 깨달았다. 송남지의 말뜻은 자기가 직접 나타나지 않는 한 그녀는 이대로 빗속을 헤매며 계속 자신을 찾을 거란 의미였다.하정훈은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 입을 열기 전 일부러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평소와 다름없는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였다.“안 추워?”그의 목소리는 여느 때처럼 낮게 가라앉아 있었지만
병실 구석을 지키던 김서윤의 눈시울은 이미 붉게 달아올라 있었다.속은 타들어 갈 듯 걱정스러웠으나, 부하 직원이라는 처지에 제멋대로 감정을 쏟아낼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하정훈은 기운 없는 손짓으로 김서윤을 가까이 불렀다.김서윤은 울컥 차오르는 뜨거운 것을 삼키며 애써 목소리를 가다듬고 그에게 다가갔다.“대표님, 부르셨습니까?”하정훈은 창백한 입술을 간신히 떼며 물었다.“그래, 부모님께는 연락 드렸어?”김서윤은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네, 다 말씀드렸습니다. 깨어나셨다는 소식도 방금 전해드렸고요.”하정훈은 엷은 미소를 지었다. 김서윤만 곁에 있으면 모든 일이 빈틈없이 처리되니 마음이 놓였다.“그래, 고생 많았다. 너도 가서 좀 쉬어.”김서윤은 입술을 앙다물고 북받치는 감정을 억누르며 대답한 뒤 천천히 병실 밖으로 걸음을 옮겼다.병실 문이 조용히 닫히는가 싶더니 이내 거칠게 다시 열렸다.하정훈이 고개를 들었을 때, 문가에는 김서윤이 무언가 큰일을 빠뜨린 듯 겁에 질린 표정으로 서 있었다.하정훈은 쇠약해진 기력을 숨기지 못한 채 김서윤의 소란스러운 행동에 기운이 빠진 듯 물었다.“부모님께 안부 전하라고 했더니, 혹시 내가 죽었다고 잘못 보고한 건 아니겠지?”김서윤은 괴로운 듯 고개를 가로저었다.“아닙니다...”하정훈으로서는 그보다 더 큰 사고가 무엇일지 짐작조차 가지 않았다.김서윤은 입술을 달싹이며 머뭇거리다 말을 꺼냈다.“대표님, 보고를 드려야 할지 말아야 할지 모르겠는 일이 하나 있어서요...”하정훈은 김서윤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다.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사소한 일이라면 고민조차 하지 않았을 터였다. 김서윤이 이토록 망설인다는 건 하정훈이 듣고 싶지 않아 할 소식이면서도 동시에 반드시 전해야만 하는 일이라는 뜻이었다.하정훈은 가장 먼저 회사 일을 떠올렸다.“회사에 또 무슨 문제라도 생긴 거야?”김서윤은 고개를 젓더니 심사숙고 끝에 방금 떠오른 사실을 하정훈에게 알리기로 했다.“대표님, 송남지 씨가 수리스에 왔
놀란 기색이 역력한 김서윤과 달리 송남지는 담담했다.“그래요, 수리스예요. 정훈 씨에게 전해요. 그를 찾을 때까지 수리스 거리의 모든 호텔을 하나하나 다 뒤져서라도 반드시 찾아내고 말겠다고.”하정훈의 행방을 알아낼 수 없다면, 그가 직접 자신을 찾아오게 만들면 그만이었다.김서윤이 다급하게 무언가 말하려 했지만, 송남지는 기회를 주지 않고 전화를 끊어버렸다.호텔 방에 짐을 풀자마자 다시 밖으로 나서는 송남지를 프런트의 금발 직원이 불러 세웠다. 그녀는 번역기를 통해 걱정스레 말을 걸어왔다.“손님, 오늘 수리스 기온은 12도밖에 안 돼요. 그렇게 나가시면 병나요. 비도 많이 오는데 이 우산 챙기시고 백화점에 가서 옷부터 사시는 게 어떨까요?”송남지는 여전히 흩뿌리는 빗줄기를 바라보며 미소와 함께 우산을 거절했다.“괜찮아요. 제 마음속에 내리는 비가 이 비보다 훨씬 더 거세거든요.”우산 하나로 막을 수 있는 비는 고작 일부분일 뿐이었다. 지금 그녀에게 시급한 건 마음속에 쏟아지는 폭우를 멈추는 일이었다.차가운 공기 속에서 어깨를 움츠린 채 그녀는 수리스 거리를 걸었다. 사람들은 비를 피해 달아났지만, 오직 그녀만이 빗속을 뚫고 다음 호텔로 향했다.이름 없는 저가 호텔부터 7성급 호텔까지, 송남지는 온 거리에 자신의 흔적을 남기며 걸음을 옮겼다.한편, 성루이야 병원 최상층에서 김서윤은 초조한 얼굴로 불이 켜진 수술실 전광판을 바라보고 있었다.그는 이 소식을 하정훈에게 즉시 보고하고 싶었지만, 수술실에서 나온 하정훈은 의식이 거의 없는 상태였다.김서윤은 마냥 기다릴 수밖에 없었으나, 시간이 흐를수록 공기는 무겁게 가라앉았다.이곳에서 통역을 맡고 있는 임승아에게 김서윤은 불안한 듯 물었다.“임승아 씨, 의료진은 대표님 상태를 어떻게 보고 있나요?”임승아의 표정은 평소보다 훨씬 굳어 있었다.“상황이 좋지 않아요. 환자가 스스로를 사지로 몰아넣은 수준이라며 현지 의료진들의 분노가 상당해요.”김서윤은 깊은 한숨을 내뱉었다. 사실 그도 알고 있었
공항의 탑승교는 무척 길었다.송남지는 맨 앞줄에서 힘없이 발을 뗐고 수하물 카트를 밀며 추월하려던 외국인 남성에게 뒤꿈치를 치일 뻔했다.탑승구 틈새로 스며든 5월 수리스의 공기는 깨끗하고 서늘했다.풀 내음과 항공유 냄새가 섞인 공기를 송남지는 기내 문 앞에서 깊게 들이마셨다. 그제야 십여 시간 동안 기내를 맴돌던 답답한 공기가 빠져나가고 폐부 깊숙이 신선함이 차올랐다.입국 심사를 받으며 송남지는 여권에 새로 찍힌 도장을 확인했다. 그 도장 바로 옆에는 지난번 입국했을 때의 도장이 나란히 찍혀 있었다.컨베이어 벨트 위에는 이미 남은 짐이 그리 많지 않았다. 송남지는 단번에 자신의 캐리어를 알아봤다. 서경에서부터 챙겨온 이 짐 가방이 섬을 거쳐 머나먼 수리스 공항까지 함께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수하물을 찾은 송남지는 느릿한 걸음으로 지하 기차역을 향해 걸어갔다. 마치 목적지 없는 나그네처럼, 그녀는 자유로운 바람 속을 유영하듯 걸었다.발매기 화면에는 현지어와 인타리어만이 가득할 뿐 영어는 보이지 않았다.화면을 몇 차례 두드린 뒤 동전을 넣자, 기계가 짤랑거리는 소리와 함께 연녹색 기차표 한 장을 내놓았다.사실 송남지는 이 표의 목적지가 정확히 어디인지 알지 못했다.그녀에게 이곳의 언어는 모두 낯설었기 때문이다.하지만 어디로 가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중요한 건, 하정훈과 같은 땅 위에 머물고 있다는 사실뿐이었다.객차 안은 한산했다. 송남지는 창가 쪽 단독 석에 자리를 잡고 다리 사이에 캐리어를 세워 두었다. 기차는 출발하는 기척조차 거의 느껴지지 않을 만큼 매끄럽게 움직이기 시작했다.창밖으로 그라피티가 가득한 벽들이 뒤로 밀려나더니, 이내 시야가 탁 트이며 거대한 호수가 한눈에 들어왔다. 비현실적일 만큼 푸른 빛이었다.호수 건너편으로는 설산이 옅은 구름 사이로 아른거렸고 모든 풍경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아름다웠다.송남지는 잠시 멍해졌다. 후끈한 열기 가득한 섬에서 막 도착한 터라 눈앞의 설경은 경이로움을 넘어 낯설기까지 했다.워
그 말이 끝나자마자 송남지의 몸이 공중으로 떠올랐다.하정훈은 몸을 숙여 그녀의 허리를 감싸 안아 올렸고 그녀의 키는 하정훈보다 머리 반 개는 더 높아졌다.그녀는 짧은 비명을 지르며 중심을 잡기 위해 하정훈의 목을 끌어안았다.주위에서 드문드문 사람들이 쳐다보자 송남지는 조금 민망해져서 목소리를 낮춰 말했다.“하 대표님, 지금 뭐 하시는 거예요?”‘이 사람, 미친 거 아니야? 너무 이상한데.’송남지는 하정훈의 얼굴에서 이런 표정을 본 적이 거의 없었다.늘 절제하며 웃던 그가 지금은 유난히 활짝, 심지어 거침없이 웃고 있었다
하정훈의 날카로운 눈썹 사이에 짙은 안개가 서렸다.“허상미는 지금 독이 오를 대로 올라있어. 너와 윤해진의 재결합이 이 시점에 알려진다면, 그 여자는 눈이 뒤집혀서 무슨 짓을 할지 몰라.”허상미가 인터넷에 송남지가 자기 남편을 뺏었다고 떠들어대기만 해도 악플러들의 마녀사냥에 송남지는 속수무책으로 당할 터였다.하정훈은 어두운 표정으로 그녀에게 경고했다.“이런 때에 윤해진과 재혼하는 건 좋은 선택이 아니야.”송남지는 눈을 가늘게 뜨고 혼잣말을 중얼거리는 하정훈을 위아래로 훑어보았다.“방금 내가 한 말, 못 들었어요?”하정훈
오지훈은 속이 터졌다.그의 목소리에는 안타까움과 답답함이 짙게 배어 있었다.“상황이 이 지경까지 됐는데, 아직도 걔한테 네 마음을 고백할 용기가 없는 거야?”하정훈은 어젯밤의 일을 떠올리며 담담하게 말했다.“고백했어.”오지훈이 의아해하며 물었다.“그랬더니 송남지가 뭐래?”하정훈은 어젯밤 하필 그 타이밍에 자신의 품에 쓰러졌던 송남지를 떠올렸다. 그녀는 분명 들었을 것이다. 그저 대답하고 싶지 않아서 그런 선택을 한 것이리라.어쩌면 처음부터 그녀를 곤란하게 만들지 말았어야 했다. 그녀에게 대답할 고민거리를 안겨주는 일
송남지는 하정훈 재산의 절반이 얼마일지 감히 상상할 수도 없었다. 어쨌든 그녀가 감당할 수 없는 것이었다.그것은 마치 죽음을 앞둔 허약한 병자에게 산해진미를 들이미는 것과 같았다. 감당하지 못할 영양은 오히려 독이 될 뿐이었다.그녀는 다급하게 손을 내저었다.“정훈 씨, 김 비서님이랑 법무팀에게 그 이혼 합의서 작성을 중단하라고 해요. 당신 재산 필요 없어요.”송남지가 돈 욕심이 없는 건 아니었다. 돈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었고 그녀 역시 경제적 자유를 원했다.하지만 이 막대한 재산은 너무나도 석연치 않은 대가였다.덥석 받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