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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화

ผู้เขียน: 재인
손연지는 마침내 강하리의 목소리가 이상한 걸 알아챘다.

“왜 그래? 무슨 일 있어? 구승훈 그 개자식이 또 괴롭히던? ”

강하리의 코끝이 시큰거렸다.

그녀는 친구에게 모든 걸 털어놓고 싶었지만, 말도 안 되는 자신의 감정을 어디서부터 얘기해야 하는지 몰랐다.

“아니야. 그냥 목감기인 것 같아.”

“어이구. 요즘 날씨가 많이 추워져서 따뜻하게 입고 다녀야 해. 너 몸도 아직 회복되지 않았잖아. 조심해야지.”

“알았어.”

두 사람은 몇 마디 더 주고받다가 통화를 끊었다.

그 순간 초인종이 다시 울리기 시작했다.

문밖에는 구승훈의 비서 신도윤이 서있었다. 손에는 쇼핑백들이 들려져 있었다.

“대표님께서 의상과 액세서리 가져다드리라고 분부했습니다. 내일부터 강 부장님이 회사로 출근하실 거라고...”

“네, 고마워요. 고생하셨어요. 신 비서님.”

강하리는 비서의 손에서 쇼핑백을 받아 들면서 말했다.

신비서는 하고 싶은 말이 있는듯했지만 주저하고 있었다.

“비서님, 무슨 일인가요?”

강하리는 신도윤을 보면서 물었다.

신도윤은 잠시 주저하다 이내 큰 결심한 듯 말했다.

“강 부장님, 지금 자리에 대신 계시는 그 분, 같이 지내기 어려운 사람이에요. 회사에서 주의하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

강하리는 잠시 멈칫하다 이내 비서에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

“네. 그럴게요. 얘기해 줘서 고마워요.”

그제야 신도윤은 안심하듯 고개를 끄덕이고 돌아갔다.

신 비서를 보내고 강하리의 시선은 쇼핑백으로 향했다.

‘그동안 이런 수작으로 여자들을 달랬던 건가?’

아마 오늘 밤의 일이 없었더라면 그녀는 아마 정말로 감동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이 쇼핑백들이 꼴 보기도 싫어졌다.

강하리는 옷과 액세서리들을 소파에 내동댕이치고 다시 술을 따라서 단숨에 들이켰다.

얼마 지나지 않아 술은 바닥이 났고 두 번째 병을 터뜨리려고 할 때쯤 현관문이 열렸다.

“오셨네요.”

강하리는 돌아보면서 웃음을 터뜨렸다.

밖에서 돌아온 구승훈은 집에 들어서자마자 술에 취한 채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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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준호는 말끝을 망설였지만,강하리는 오히려 단호했다.“딱히 할 말 없어요. 어떤 길은 한두 번은 돌아갈 수 있어도,그 이상은 그냥 시간 낭비예요.”심준호는 한숨을 쉬며 더 이상 묻지 않았다.밤이 되자, 강하리와 가정부 이모가 병실에 남았다.조시욱은 끝까지 가고 싶지 않았지만 전화 한 통에 결국 자리를 떠날 수밖에 없었다.연정이는 정신이 조금씩 돌아오고 있었고,눈을 뜨자마자 입을 열었다.“아빠는?”강하리는 그녀의 볼을 부드럽게 만지며 말했다.“아빠는 일이 있어서, 곧 시간 나면 올 거야.”연정이는 아쉬운 듯 입술을 삐죽 내밀었지만,그래도 작게 “응” 하고 대답했다.강하리의 가슴은 알 수 없는 고통으로 저려왔고,그녀는 연정이의 이마에 살짝 입을 맞췄다.손연지는 그날 몇 번이나 병실에 왔었고,밤에도 함께 있으려 했지만, 응급 수술 콜에 다시 나갈 수밖에 없었다.그녀가 떠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천아름이 병실로 뛰어들어왔다.연정이를 꼭 안아 들며 말했다.“우리 공주님, 어떻게 이렇게 불쌍할 수가 있어?”강하리는 그저 웃었지만,속으론 같은 생각을 되뇌고 있었다.그래...내 아기, 왜 이렇게 어릴 때부터 힘든 일만 겪어야 해?천아름은 연정이와 잠깐 놀아주고,간단히 뭐라도 먹인 뒤 다시 잠들게 했다.병실이 조용해지자,두 사람은 새로 계약할 광고 모델 이야기를 꺼냈다.강하리는 병원에 있는 와중에도 기획팀에서 보내온 모델 리스트는 꼼꼼히 챙겨보고 있었다.하지만 본격적인 대화에 들어가기도 전에 병실 문이 다시 한 번 두드려졌다.이번엔 낯선 남자가 들어왔다.얼굴 생김새는 조시욱과 어딘가 닮은 듯했지만,더 노련하고 세련된 분위기.정장에 코트까지 걸친 모습.선 굵은 이목구비에, 어딘가 유쾌하면서도 위험한 기운.강하리는 눈썹을 찌푸리며 물었다.“누구시죠?”남자의 눈은 잠시 천아름을 스친 뒤 작은 미소와 함께 대답했다.“안녕하세요. 저는 조명현입니다.시욱이 일이 생겨서 제가 대신 물건 좀 가져다드리려고요.”그는 그렇게 말하며 손에 들고 있던

  • 강 부장의 은밀한 임신   제1090화

    여초천의 자살 시도는 여초연에게도 꽤 큰 충격이었다.사실 지금이 그녀를 압박하기 가장 좋은 타이밍이지만, 구승훈은 오히려 이때 물러나겠다는 뜻을 보였다.준봉은 그게 이해되지 않았다.구승훈은 조용히 차에 올라탔다.“지금 내 상태로는 운전 못 해.”그는 말하면서 셔츠의 윗단추 두 개를 풀었다.“여초연한테 여초천이 지금 응급실에서 치료받는 걸 직접 보게 해. 그리고 말해. 이젠 약 하나만 넘기면 되는 게 아니라,임희주 약도 전부 내놓으라고. 그리고 노민준이 개발한 약, 진시연한테도 주사해. 압박 좀 줘.”준봉은 머뭇거리며 자꾸만 뒷좌석을 힐끗거렸다.구승훈은 눈매가 짙게 내려앉은 채, 짜증이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할 말 있으면 해.”“선생님, 굳이...임희주까지 구할 필요가 있으신가요? 이런 거 부인께서 알게 되면, 오해가 더 깊어질지도 모르겠습니다.”구승훈은 아무런 대답 없이 창밖을 응시했다.그의 눈동자엔 많은 감정이 얽혀 있었다.준봉은 속으로 몇 마디 더 하고 싶었지만 구승훈은 그저 조용히 말했다.“만약 네가 강하리 입장이었고 내가 다른 여자랑 껴안고 있는 사진이나,침대 위에 함께 있는 장면을 봤다면...너라면 어땠을 것 같아?”준봉의 이마가 순간 찌푸려졌다.이건 뭐라 말하긴 좀...어쩌면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죽여버릴 수도 있고,어쩌면 두 번 다시 보기 싫다고 등을 돌릴 수도 있을 거다.어떤 경우든 자기 목숨은 보장 못 하는 대답이겠지...잠시 고민한 끝에 준봉은 조심스레 말했다.“제가 부인이라면, 아마 정말 많이 화가 났을 것 같습니다.”구승훈은 비웃듯 코웃음을 쳤다.“그렇지. 화도 안 내면 그땐 진짜 끝난 거지.”그는 창밖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거든 호텔 두 달 이내의 CCTV와 투숙 기록 전부 확인해. 임희주랑 나, 같이 드나든 기록이 있는지 봐.”준봉은 살짝 찡그렸지만, 이내 곧 “네” 하고 대답했다.호텔 쪽에서 꽤 빠르게 자료를 보내왔다.구승훈이 비행기를 타기 전, 영상이 도착했다.기록상으로는 구승훈과

  • 강 부장의 은밀한 임신   제1089화

    조시욱은 쓴웃음을 지었다.가끔은 자신이 너무 소심한 건 아닌가 싶을 때도 있었다.하지만 감정이라는 게 그렇게 쉽게 아무렇지 않게 무시할 수 있을까?구승훈도 강하리의 시선을 따라 고개를 돌렸고 마침 조시욱을 보게 되었다.그는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았다.그저 시선을 다시 돌려 강하리를 바라봤다.“아직까지도 나한테 대답 하나 안 해줄 거야? ”구승훈의 말은 쓸쓸했고 억울함이 묻어 있었다.강하리는 입술을 움직이다가 결국 짧게 말했다.“핸드폰 돌려줘.”구승훈은 눈썹을 살짝 올렸지만 당장 줄 생각은 없어 보였다.“얘기가 끝나고 나면 줄게.”강하리는 화가 치밀어 올라 발로 차고 싶었지만 자신의 다친 다리를 생각하니 그럴 가치도 없었다.결국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누가 나한테 사진을 보냈더라...”구승훈의 눈이 날카롭게 가늘어졌고 그는 조용히 그녀의 핸드폰을 꺼내 그녀 손에 건넸다. 처음 사진을 받았을 때 강하리가 삭제하지 않았다.그 후에 일이 터졌고 침대 위의 영상까지 본 뒤에는 그 사진조차 다시 보기 싫어졌기에 그냥 그대로 남겨두었을 뿐이었다.강하리는 몇 번 화면을 터치하더니 이내 사진 하나를 보여주었다.도촬로 찍힌 사진이었지만 두 사람의 표정은 선명했다.임희주는 수줍고 애틋한 얼굴에 구승훈은 그런 그녀를 바라보며 미소를 짓고 있었다.그래서 그때 이후로 구승훈이라는 이름만 들어도 혐오감이 밀려왔다.구승훈의 눈동자엔 위험한 기운이 스쳤다.그는 천천히 시선을 돌려 강하리를 바라봤다.“이게 나 아니라고 하면...믿겠어?”강하리는 대답하지 않았다.그저 핸드폰을 챙겨 들고 조시욱을 바라봤다.“집에 데려다줘.”조시욱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에게 다가왔다.하지만 구승훈은 여전히 그녀를 놓아주지 않았다.그의 눈빛은 복잡하고 억제할 수 없는 감정이 솟구치고 있었다.“강하리, 넌 처음부터 나를 믿은 적이 없었던 거야?”강하리는 잠시 그를 바라보다 조소가 섞인 웃음을 터뜨렸다.“신뢰는 항상 서로 주고받는 거야, 구승훈 내가 널 믿지

  • 강 부장의 은밀한 임신   제1088화

    강하리는 구승훈을 똑바로 노려보며 말했다.“누굴 만나든 그건 당신 자유야. 나랑은 상관없어.”그녀의 눈가가 붉어져 있었고, 구승훈은 갑자기 장난치고 싶은 충동이 생겼다.“정말 누구든 괜찮아? 임희주만 아니면 다른 사람은 다 후처로 받아줄 수 있어?”강하리는 대답하지 않고 휠체어를 돌려 떠나려 했다.그러자 구승훈은 휠체어의 팔걸이를 단단히 잡고 그녀를 다시 제자리로 끌어당겼다.“나, 임희주랑 아무 사이 아니야. 네가 왜 그런 오해를 하는지 모르겠지만, 정말 아무 일도 없었어.”강하리는 콧방귀를 뀌었다.“그래서? 당신이 아니라고 하면 다 아닌 거야? 내가 왜 당신을 믿어야 되는데?”구승훈은 한숨을 내쉬며, 그녀의 귀 가까이 다가갔다.“내가 진짜 그 여자랑 뭔 일 있었으면... 평생 발기 부전 걸리게 해달라고 빌게. 음, 성기 썩어도 상관없어.”말투가 지나치게 능청스러웠다. 입김이 귓가에 닿자 강하리는 온몸이 얼어붙었고, 본능적으로 손바닥으로 그의 뺨을 때리려 했다.구승훈은 그녀의 손목을 붙잡고, 그 손바닥을 자기 가슴에 가져다 댔다.“아니면, 내 심장이라도 파내고 싶어? 그것도 괜찮아.”강하리는 잠시 멍하니 그를 바라보다 이내 손을 빼냈다.하지만 구승훈은 그녀를 놓아주지 않았다.“말해봐. 도대체 왜 그런 오해를 하게 된 거야? 정말 내가 잘못했다 쳐도 내 말을 한마디쯤은 들어줄 수 있잖아.”강하리는 입술을 굳게 다물었고, 마음은 이미 복잡하게 뒤섞여 있었다.다행히도 이번엔 구승훈이 먼저 거리를 두었다.그녀는 그의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봤다.진심인지 거짓인지 눈빛을 통해 알아내려 했다.하지만 그의 눈동자는 너무 깊고 어두워, 아무런 감정을 읽을 수가 없었다.예전에 그녀는 구승훈이 호텔에서 임희주를 안고 있는 사진을 받은 적이 있었다.심지어 안현우의 핸드폰에서 그 장면의 영상까지 직접 본 적도 있었다.사진은 조작일 수 있어도, 영상도 조작일까?하지만 영상이 안현우의 폰에서 나온 거라는 점이 그녀 마음 어딘가에 작은 희망 하나를

  • 강 부장의 은밀한 임신   제1087화

    조시욱은 짙은 눈썹을 잔뜩 찌푸리며 무언가 말하려던 찰나 강하리가 먼저 입을 열었다.“어디서 얘기할 건데? ”그녀는 구승훈과 눈을 마주쳤지만, 눈동자는 여전히 차분하고 흔들림이 없었다.구승훈은 대답하지 않고, 그대로 그녀의 휠체어를 밀고 병실을 나섰다.조시욱은 당황한 듯 따라가려 했지만 구승훈은 발걸음을 멈추지도 않고, 등을 향한 채 차갑게 한마디 내뱉었다.“조 선생은 그렇게 남의 집안일에 끼어드는 걸 좋아하나 보죠?”조시욱은 굳은 표정으로 구승훈을 바라봤다.“난 단지, 하리가 당신과 단둘이 가는 게 걱정될 뿐입니다.”구승훈이 고개를 돌렸고, 얼굴은 마치 한겨울 서리처럼 싸늘했다.그런데 그가 아무 말 꺼내기도 전에 강하리가 또 먼저 입을 열었다.“따라오지 마.”조시욱은 인상을 살짝 찌푸리며 말했다.“문제 생기면 바로 전화해.”“응.”구승훈은 그녀를 데리고 병원 아래 정원으로 향했다.겨울의 정원은 생각보다 을씨년스럽지 않았고, 몇 그루의 납매가 피어 있어 오히려 단정하고 고고한 느낌이었다.구승훈은 강하리를 납매나무 아래로 데려갔다.금빛 꽃잎에서 은은한 향이 퍼졌지만 지금 두 사람 모두 향기를 느낄 여유는 없었다.“난 연정이 양육권 포기 안 해.”강하리는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구승훈은 두 팔을 가슴 앞에 교차하고 나무 아래에 섰다.노란 꽃잎들이 흩날리며 그녀의 얼굴을 더욱 눈부시게 만들었다.“왜?”그는 갑자기 몸을 기울였고, 손으로 휠체어 양쪽 팔걸이를 움켜잡았다.너무 가까웠다.그의 숨결이 얼굴을 스칠 정도였다.이 자세는 마치 그녀를 품 안에 가두는 것처럼 느껴졌다.“구승훈, 비켜.”강하리는 냉랭하게 말하며 고개를 돌렸다.익숙한 향수 냄새 속에서 임희주의 체취가 느껴져 역겨웠다.구승훈은 입꼬리를 비릿하게 올렸고, 눈빛엔 장난기 섞인 악의가 담겨 있었다.“안 비키면?”강하리는 온몸이 들끓었다.역시, 이 뻔뻔한 남자랑 더 이상 말을 섞고 싶지 않았다.핸드폰을 꺼내 조시욱에게 전화를 걸려 했다.하지만 번호를

  • 강 부장의 은밀한 임신   제1086화

    말이 끝나자마자 구승훈은 심준호의 손에 밀쳐 그대로 흡연실의 유리 벽에 쾅 하고 부딪쳤다.사람들이 놀란 눈으로 그쪽을 바라봤다. 마치 말려들까 봐 겁이라도 난 듯 서둘러 자리를 떴다.등이 세게 부딪쳤는데도 구승훈의 표정은 변함없었다.“임희주랑은 아무 사이도 아니야.”그는 천천히 또박또박 말했다.심준호는 코웃음을 쳤다.“그래? 그럼 임희주랑 관계 있는 사람은 나란 거냐? 한 사람과 자면서도 다른 사람을 그리워하고, 너 구승훈, 정말 뻔뻔하구나.”구승훈은 이마를 살짝 찡그렸다.“외삼촌.”그는 담배를 손가락으로 짓눌러 껐다.“강하리랑 내 사이에서 내가 잘못한 건 인정해. 그래서 지금 벌을 받고 있잖아. 심지어 그녀가 화가 나서 칼로 내 가슴을 찔러도, 난 감수할 거야. 하지만, 내가 하지도 않은 일까지 뒤집어쓸 생각은 없어.”그의 얼굴에 짙은 그늘이 드리워졌다.왜 심준호가 그런 말을 했는지 이해가 안 됐다.하지만 최근 강하리의 태도를 생각해보면, 자신을 보면 역겨워 하고, 스치기만 해도 손을 씻는 그녀의 모습을 보면,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구승훈은 벌떡 일어나 나가려 했다.하지만 심준호가 막아 섰다.“어디 가?”구승훈의 눈빛이 차갑게 얼어붙었다.“이미 죄를 뒤집어썼으니, 적어도 무슨 죄인지 알고 죽어야 하지 않겠어?”심준호는 여전히 놓아주지 않았다.둘은 흡연실에서 대치하게 되었다.구승훈의 눈빛은 점점 더 날카로워졌고, 거기에 살기까지 담겼다.“심준호, 나를 손쓰게 만들지 마.”심준호는 눈을 가늘게 떴다.“그게 무슨 뜻이야?”구승훈은 그의 팔을 거칠게 밀치고 병실 쪽으로 향했다.병실 안에는 아직 몇 명이 연정아 곁을 지키고 있었다.가정부 이모는 백아영 옆에, 조시욱은 강하리 옆에 앉아 있었다.구승훈이 문을 열고 들어서자, 네 사람 모두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봤다.백아영은 여전히 분노가 남아 있었는지 시선을 피했고, 강하리 역시 한 번 쳐다보곤 금방고개를 돌렸다.가정부 이모는 눈짓으로 구승훈에게 말했다.“조 선

  • 강 부장의 은밀한 임신   제1085화

    구승훈이 의미를 알 수 없는 웃음을 흘리며 자리에서 일어나 화장실 쪽을 바라보았다.물 흐르는 소리가 막 멈춘 참이었다.그는 몸을 일으켜 화장실로 향했다. 살균 티슈로 손을 닦는 강하리의 모습이 차가운 벽처럼 느껴졌다. “이렇게 싫어하는 이유가.. 조시욱 때문이야?”구승훈은 무릎을 꿇고 강하리 앞에 앉아 그녀의 턱을 잡아올렸다.“대답해 봐, 조시욱을 위해 몸을 지키겠다는 거냐고?”강하리는 고개를 쳐들며 비웃었다.“당신이 무슨 자격으로 묻는 건데요?”구승훈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휠체어를 돌려 화장실을 나서는 그녀의 등 뒤에서 구승훈은 한참이나 멍을 때렸다. 구승훈이 다시 정신을 차린 건 병실 문이 열리고 심준호와 백아영, 조시욱이 들어와서였다.구승훈을 본 심준호와 백아영의 눈빛이 칼날처럼 날카로웠다.예전에는 무슨 일이 있든 심준호가 먼저 구승훈에게 상황을 묻고 강하리와 화해할 수 있도록 조율하려 했다.하지만 이번 일 이후 심준호는 단 한 번도 구승훈을 찾지 않았다.그건 구승훈에 대한 더 말할 나위 없는 실망을 의미했다.백아영은 당장이라도 구승훈의 뺨을 때리고 싶었지만 수십 년간 유지해 온 품격과 매너로 화를 억눌렀다.세 사람이 강하리와 함께 연정이 주위에 둘러앉자, 병실 한구석에 있던 구승훈은 마치 외부인 같이 느껴져 굳은 표정으로 병실을 나와 유리 창가에 서서 담배 연기를 내뿜었다.뒤늦게 찾아온 심준호가 말을 꺼냈다.“일은 다 정리됐어?”구승훈은 낮게 대답했다. “거의.”비록 여초연의 주변이 완전히 정리되진 않았지만 그녀를 손아귀에 넣고 있는 이상 큰문제는 없었다.“하리랑 조시욱 일은 너도 알고 있겠지. 승훈아, 너한테 양심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다면 이제 그만 하리 인생에서 나가줘.”구승훈은 멈칫하다 이내 비웃듯 웃음을 터뜨렸다.“내가 강하리 인생을 방해한다고? 준호야, 세상 사람들은 몰라도 넌 알잖아, 어떻게 된 일인지.”“알면 뭐 하냐? 구승훈, 우리 하리가 몇 번이나 목숨을 잃을 뻔했는데 그걸로도 부족해?”심

  • 강 부장의 은밀한 임신   제1084화

    강하리의 몸이 순간 굳어졌다.무의식적으로 구승훈을 밀쳐내려 했지만 연정이의 웃음소리에 잠시 망설였다.아직 열이 가시지 않은 구연정은 강하리와 구승훈을 보고 흥분했던 것도 잠시, 곧 다시 기운이 빠졌다.구연정은 힘없이 구승훈 어깨에 기댄 채 한 손은 구승훈의 옷자락을, 다른 한 손은 강하리의 손을 꼭 붙잡고 있었다.구승훈은 눈썹을 치켜들며 강하리를 바라봤지만 강하리는 그의 시선을 외면했다.그가 한숨을 내쉬며 무언가 말하려는 찰나 의사가 검사 결과를 들고 들어왔다.“강 대표님, 아가씨는 현재 바이러스 감염으로 보입니다. 며칠 입원이 필요할 것 같아 이미 병실은 준비해두었습니다. 곧 간호사가 안내해 드릴 겁니다.”강하리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수고 많으셨습니다.”병실에 도착하자마자 연정이는 곧 깊은 잠에 빠졌다.강하리는 침대 곁에 앉아 연정의 손을 꼭 잡고 걱정 가득한 눈빛으로 아이를 바라보았다.구승훈은 다른 한쪽에서 의사와 연정이의 상태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있었다.의사가 떠난 뒤에야 그는 강하리 옆으로 돌아왔다.“의사 말로는 보기보다 심각하진 않대. 너무 걱정하지 마.”하지만 강하리는 여전히 연정이의 손을 놓지 않은 채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구승훈이 그녀 곁에 앉아 손을 잡으려 하자 강하리는 황급히 그 손을 빼냈다.“이제 돌아가요. 나랑 아주머니가 있으면 돼요.”구승훈의 눈빛이 어두워졌다.“조시욱이 오기 편하게 나더러 가라는 거야?”강하리는 분노에 찬 눈빛으로 구승훈을 노려보다가 이내 비웃듯 말했다.“여기 남아 있으면 임 선생님이 화내지 않을까?”구승훈은 끝내는 강하리의 손을 잡고서 말했다.“내가 말했잖아. 임 선생이랑은 아무 사이도 아니라고. 너 정말 나 못 믿는 거야?”그의 목소리엔 억눌린 분노가 담겨 있었다.강하리가 이를 악물고 손을 빼내려 하자 구승훈이 낮게 말했다.“움직이지 마. 연정이 깼어.”강하리는 움직임을 멈추고 급히 고개를 들었다. 하지만 연정이는 여전히 곤히 자고 있었다.분노에 찬 강하리를

  • 강 부장의 은밀한 임신   제1083화

    구승훈은 강하리의 턱을 쥔 채 엄지로 그녀의 분홍빛 입술을 거칠게 문질렀다.입술이 붉게 충혈되자 강하리는 구승훈의 손을 힘껏 뿌리쳤다.“구승훈 씨, 그만해요. 연정이 보러 가는 길에 추태 부리고 싶지 않아요.”구승훈은 이를 갈며 말했다.“그럼 조시욱은 안아도 되고 난 안 되는 거야? 조시욱은 널 만져도 되고 난 안되는 거냐고!”“그래요!”강하리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앞으로 누구든 가능할 수 있어도 구승훈 씨 당신만은 절대 안 돼요!”그녀는 이 말을 하면 구승훈이 분노하며 문을 박차고 나갈 줄 알았다. 사실 그걸 바라기도 했다.하지만 뜻밖에도 화가 머리끝까지 난 구승훈은 몸을 낮춰 무릎을 꿇었다. 강하리는 아직 걸을 수 없는 상태였고, 발목에는 여전히 붕대가 감겨 있었다. 그래서 요즘엔 털실 슬리퍼 하나만 신은 채 다녔다.아까 구승훈이 강하리를 안고 차에 태울 때 슬리퍼 한 짝이 옆으로 벗겨졌었다. 구승훈은 몸을 낮춰 그 슬리퍼를 주워 조심스럽게 그녀의 발에 신겨 주었다.그의 큰 손이 그녀의 발목을 감싸며 아주 조심스럽고 부드럽게 움직였다. 마치 조금만 세게 다뤄도 그녀가 아플까 봐 두려워하는 것 같았다.강하리는 순간 그 손끝에서 묘한 애틋함을 느꼈다. 하지만 곧 그런 감정을 느낀 스스로가 우스워 웃음이 난 강하리 발을 움츠렸다.그럼에도 구승훈은 손을 놓지 않고 슬리퍼를 신긴 뒤 다시 강하리를 안아 휠체어에 앉혔다.“말도 안 되는 부탁인거 아는데...”구승훈이 그녀를 휠체어에 앉히고 나서 속삭였다.“제발 나한테 너무 차갑게 하지 말아 줘, 부탁이야.”강하리는 입술을 꾹 다문 채 전혀 마음을 열 기색이 없었다.“그럼 적어도 다시 쟁취할 기회라도 줘, 응? 강 대표?”“구승훈 씨, 대체 왜 이러는 건데요? 이렇게 헤어졌다 만났다, 당신은 안 질려도 나는 질렸어요. 그만 좀 해요. 내가 부탁할게요.”말을 마친 강하리는 스스로 휠체어를 밀어 응급실 쪽으로 향했다.구승훈은 한숨을 내쉬며 그녀 옆으로 다가가 휠체어를 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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