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5화

작가: 재인
“연지야, 나 좀 도와줘야겠어.”

“뭔데? 말해봐.”

“대표님이 내가 임신한 거 의심하기 시작했어. 내일 아마 비서를 시켜서 날 데리고 검사받으러 가게 할 거야. 너 가짜 임신 검사서 하나 만들어줘야 겠다.”

손연지는 문득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연지야?”

강하리가 미간을 구겼다.

“구승훈 씨 애야?”

뜬금없는 그녀의 물음에 강하리는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 바로 맞출 거라곤 미처 예상치 못했으니까.

다만 손연지에게 딱히 숨길 필요도 없었으니 그녀는 아예 인정해버렸다.

“맞아. 구승훈 씨 애야.”

“X발, 진짜 그 인간이었어! 설마 너 관행 당한 거야? 개자식, 겉모습만 번지르르하지 인간도 아니야. 어떻게 그런 짓을 해!”

강하리는 그녀의 연이은 험한 말에 어안이 벙벙했다.

한참 후 그녀는 쓴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관행 아니야.”

손연지는 흠칫 놀라서 물었다.

“그럼 네가 침대에 기어오른 거?”

강하리는 숨을 깊게 몰아쉬었다.

“나 스폰받고 있어, 3년 전부터.”

손연지는 말을 잇지 못했다.

“쇼킹이지? 너무 실망이지?”

강하리는 뭇사람들에게 성품과 학문을 겸비한 참한 여자였다.

그래서 손연지도 가장 먼저 그녀가 관행 당한 거라고 의심했는데 스폰이라니...

“에이, 그게 뭐라고. 각자 원하는 바를 얻는 거잖아. 나도 너 같은 미모를 지니면 돈 많은 남자를 찾아서 스폰받았을 거야. 잠자리도 갖고 돈도 벌고, 얼마나 좋아.”

그녀는 잠시 머뭇거렸다.

“여기서 금기는 아이가 생기는 거지.”

강하리의 미소가 서서히 사라졌다.

그랬다. 둘 사이엔 확실히 이 아이가 없어야 한다.

만약 이 아이가 없으면 그녀는 구승훈과 아무렇게나 돼도 다 상관없다.

헤어져도 좋고 함께여도 좋으니 딱히 큰 걱정거리가 없다.

근데 하필 아이가 생겼고 아무런 준비 없이 불쑥 그녀를 찾아왔다.

손연지도 덩달아 걱정됐다.

만약 그 남자가 일반인이라면 강하리의 매력으로 충분히 그와 혼인신고하고 잘 살 텐데 하필이면 구승훈이라니.

피라미드의 제일 꼭대기에 있는 남자라 일반인들이 넘볼만한 존재가 아니다.

“그럼 넌 인제 어떡하려고? 일단 이렇게 숨기게? 정 안 되겠다 싶으면 안전한 곳을 찾아서 아이부터 낳아. 다 낳은 애를 다시 들여보내기라도 할까?”

강하리가 웃으며 말했다.

“들여보낼 능력은 없겠지만 나랑 아이가 무탈하게 살도록 내버려 두진 않을 거야.”

“설마 진짜 지우려고? 지우려면 빨리 지워야 해. 시간이 길수록 더 위험해.”

강하리는 침대에 기대어 손으로 아랫배를 살며시 쓰다듬었다.

“빨리 마음 정할게.”

전화를 끊은 후 그녀는 깊은 잠에 빠졌다.

...

그 시각.

강찬수는 돈을 받고 싱글벙글 웃으며 병원을 나섰다.

하지만 나서자마자 누군가가 그에게 검은 천을 뒤집어씌웠고 곧이어 차 안에 밀어 넣었다.

그 차는 한참 달린 후에야 멈춰서더니 몇몇 사람들이 검은 천을 뒤집어쓴 강찬수를 끌어내고 한바탕 두들겨 팼다.

구승훈은 차에 앉아 담배를 손에 끼고 이 광경을 지켜보았다. 그는 무표정한 얼굴로 물끄러미 쳐다보다가 강찬수가 아무런 움직임이 없자 그제야 차에서 내렸다.

옆에 있던 사람이 검은 천을 벗기고 강찬수의 두 손을 끄집어냈다.

구승훈은 그의 손을 가차 없이 짓밟았고 힘껏 비틀자 처참한 비명이 밤하늘에 쩌렁쩌렁 울려 퍼졌다.
이 책을 계속 무료로 읽어보세요.
QR 코드를 스캔하여 앱을 다운로드하세요
댓글 (2)
goodnovel comment avatar
박미희
정말정신차 려라나중에뒷감당할수있겠니
goodnovel comment avatar
소사랑
범죄자놈에게 굴복해서 돈을 입금했으니 앞으로는 계속 돈뜯길 일만 남았네..구승훈과 그 애비는 둘다 범죄자다..
댓글 모두 보기

최신 챕터

  • 강 부장의 은밀한 임신   제1335화

    “조심하고, 일찍 들어와.”구승훈은 원래 장난 좀 치려고 했는데 강하리의 말을 듣고 나니 순간 자기도 모르게 미소가 흘러나왔다.오늘 같이 살을 에는 듯한 추운 날씨에, 그리고 어쩌면 위험한 상황에 이렇게 말 한마디로 그의 마음을 따뜻하게 할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그는 입꼬리를 씩 올리고는 갑자기 강하리와 노연정에게 성큼성큼 다가가더니 두 사람을 자기 품에 와락 안았다.“걱정하지 마. 집에서 이렇게 공주님들이 기다리고 있는데 무조건 안전하게 돌아와야지.”이때, 노연정이 품속에서 꿈틀거리더니 그에게 말했다.“아빠, 냄새나요!”강하리는 순간 웃음이 터져 나왔다.“그러니까 말이야. 냄새나니까 안지 말아 줘.”그러자 구승훈은 일부러 서운한 표정을 지으며 노연정의 볼을 살짝 꼬집었다.“요 나쁜 놈, 냄새나서 싫어?”말을 마치자마자 다시 그녀의 볼에 입을 맞췄다.그러다가 다시 강하리를 바라보더니 문득 목에 남아있는 이빨 자국을 문지르며 다시 말을 이었다.“네가 싫으면 담배 끊을게.”강하리는 코웃음을 치며 답했다.“끊든 말든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이야?”그러자 구승훈이 다시 능글스러운 표정으로 되물었다.“당연히 상관있지. 네가 담배 냄새를 싫어하지만 않았으면 지금 당장에라도 너한테 뽀뽀해 줬을 텐데?”그의 말에 강하리가 입을 삐쭉거리며 답했다.“누가 보면 예전에는 담배 안 피우고 뽀뽀한 줄 알겠네.”“그거랑 다르지.”구승훈은 일단 급한 마음에 대답은 했지만 뭐가 다른지는 설명하지 못했다.사실 이런 상황이 가끔 자신도 믿기 어려울 때가 많았다.그는 원래 평생 누군가를 이렇게까지 좋아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는데 지금은 강하리를 위해 자기 목숨까지 내놓을 수 있을 정도였다.그리고 여태껏 자신은 엄청 이기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그녀의 말 한마디면 무조건 따르는 사람으로 변했다.감정이라는 게 이래서 무서운 법인데 또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도 있었다.“갈게.”구승훈은 결국 못 참고 강하리의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그

  • 강 부장의 은밀한 임신   제1334화

    피는 찌그러진 차 문틈으로 한 방울씩 떨어졌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바닥이 흥건해졌다.빠르게 구경꾼들이 점점 몰려왔고 구승훈은 차가운 눈빛으로 주위를 훑어보았다.이때, 웬 마스크로 자신의 얼굴을 꽁꽁 감싸고 있는 한 여자가 그의 시야에 들어왔다.그러다가 어느새 그 여자도 구승훈의 시선을 느꼈는지 이쪽을 쳐다보더니 재빨리 뒤돌아 사람들 속으로 사라졌다.구승훈은 빠르게 핸드폰을 꺼내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고 인월동을 부근을 지키던 경호원이 곧바로 그녀의 뒤를 쫓아갔다.통화를 끝내고 보니 구급차도 어느새 도착해 있었다.구승훈이 다시 차에 오르자 강하리는 그를 빤히 바라보았다.이미 어떤 상황인지 짐작이 가지만 그래도 묻고 싶었다.“진시연 씨야?”구승훈은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이다가 사람들이 모여있는 쪽을 바라보더니 다시 핸드폰을 꺼내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수화기 너머에서 빠르게 정주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이 시간에 무슨 일로 전화를 다 하셨을까?”구승훈은 한참 동안 고민 끝에 겨우 입을 열었다.“당신은 어머니를 모시고 며칠 연씨 가문에 가 있는 게 좋겠어.”그의 말뜻을 바로 알아들은 정주현이 되물었다.“왜 그러는데? 무슨 일이라도 생겼어?”“누군가가 진시연 씨 입을 막기 위해 죽였어. 지금 시기를 고려해 봤을 때 내 생각에는 여씨 가문일 가능성이 제일 커. 만약 진짜라면 당신이랑 당신 어머니가 이다음으로 위험해.”그러자 정주현이 코웃음을 치며 답했다.“아니, 설마? 고작 그까짓 일로 사람을 죽이기까지 한다고?”그러자 구승훈은 강하리 품에 안겨 있는 노연정의 볼을 쓰다듬으며 말했다.“조심해서 나쁠 건 없잖아. 그리고 당신은 아직 나를 도와서 그 아이의 단서도 알아봐 줘야 하는데.”그가 이렇게까지 말하니 정주현도 슬슬 불안해졌다.그 뒤 구승훈은 사람들을 불러 정주현과 연미숙을 안전하게 피신시켜 준 뒤에야 안심하고 핸드폰을 다시 내려놓았다.그리고 차창 밖의 구급차를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는 강하리를 보며 물었다.“무슨 생각해?”

  • 강 부장의 은밀한 임신   제1333화

    강하리는 구승훈의 품에 안겨 있으니 그제야 조금 진정되는 것 같았다.구승훈도 아까보다는 괜찮아진 모습에 싱긋 웃으며 그녀의 얼굴에 남아있는 눈물을 닦아주다가 볼을 살짝 꼬집었다.“바보야, 꿈인데 왜 울어.”그러자 강하리는 고개를 숙인 채 낮은 소리로 답했다.“우리 엄마 보러 먼저 가자.”“그래. 연정이 데리고 같이 가자.”그렇게 두 사람은 심씨 가문에 들러서 노연정을 데리고 그 길로 심씨 조상들이 있는 묘지로 향했다.노연정은 작은 손수건을 들고 있다가 고사리손으로 묘비에 있는 심미현의 사진을 여러 번 닦아줬다.“외할머니, 저는 연정이에요.”그 모습에 강하리는 싱긋 미소를 지으며 그녀 옆에 쪼그리고 앉아 같이 사진을 바라보았다.“엄마의 엄마야?”그러자 강하리는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맞아. 엄마의 엄마.”이때 노연정이 갑자기 강하리의 목을 끌어안는 모습에 강하리가 되물었다.“연정아, 왜 그래?”노연정은 살짝 울먹거리며 답했다.“엄마, 슬퍼하지 말아요. 연정이가 엄마를 사랑해 줄게요.”순간 멍해 있던 강하리의 눈에는 금세 눈물이 마구 차올랐다.그리고 세차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엄마는 이제 하나도 안 슬퍼.”강하리는 눈물을 닦은 뒤, 다시 심미현의 사진을 바라보며 낮은 소리로 말했다.“엄마, 아빠는 아무 일도 없을 테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아요.”그렇게 세 식구가 산에서 내려오니 날은 이미 어두워져 있었다.강하리는 원래 심씨 가문으로 돌아가려 했는데 차에 오르자마자 누군가가 그녀에게 전화를 걸어왔다.화면에 보이는 이름을 확인한 순간 눈빛이 차가워졌는데 그녀는 한참 동안 망설임 끝에 전화받았다.빠르게 수화기 너머에서는 진시연의 몹시 다급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하리야, 너 지금 어디야?”강하리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다가 다시 그녀에게 되물었다.“무슨 일이시죠?”그러자 진시연이 아까보다 더욱 급하게 물었다.“지금 좀 만날 수 있을까? 급해서 그래. 진짜 급해!”그러나 강하리는 그녀가 급하든 말든 아무 관심이 없

  • 강 부장의 은밀한 임신   제1332화

    강하리는 인정하기 싫지만 방금 구승훈의 말에 살짝 위안이 되었다.그의 말대로 지금은 진태형을 믿어야 한다.어쩌면 아빠의 마음속에서 엄마는 아주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또한 그는 자기 이익만을 위해 모든 걸 다 포기할 사람도 아니었다.강하리의 기분이 조금 나아진 것 같아 구승훈은 그녀를 안고 침실로 들어갔다.그리고 강하리는 언제 잠에 들었는지 꿈속에서 심미현을 만나게 되었는데 그는 고작 열여섯 살쯤 되어 보이는 어린 여자아이의 모습이었다.그리고 무대에 서서 아름다운 선율에 맞춰 춤을 추더니 사람들의 뜨거운 갈채도 받았다.시상식에서 수줍은 남학생들이 무대에 올라 저마다 그녀에게 꽃다발을 건넸지만 심미현은 무대 아래만 하염없이 바라보았는데 한눈에 봐도 기다리는 사람이 따로 있는 것 같았다.그리고 설령 기다렸던 사람이 꽃다발을 준비하지 못했다고 해도 너무 기뻐할 것 같았으나 결국에는 모든 희망이 실망으로 변하게 되었다.수많은 꽃다발과 그 옆에 놓인 정교한 도시락을 들고 그녀는 곧바로 무대 아래로 내려왔다.시상식 뒤풀이가 아직 끝나지 않았는데 강당 밖은 매우 조용했다.그리고 심미현은 순백의 드레스를 입고 있었지만 표정은 누구보다도 어두워져 있었다.그러다가 갑자기 무슨 이유인지 들고 있던 도시락을 신경질적으로 바닥에 내던졌는데 어디선가 ‘아야’하는 소리가 들려왔다.순간 깜짝 놀란 그녀는 소리가 나는 쪽으로 급히 뛰어갔는데 큰 숲에 도착하자마자 갑자기 누군가가 그녀의 팔목을 덥석 잡았다.너무 놀라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있던 이때, 그녀의 귓가에 귀에 익은 웃음소리가 들려왔다.“우리 공주님께서는 왜 또 화가 나셨을까? 도시락까지 던지시고? 오늘에는 무슨 맛있는 음식을 했는지 어디 볼까요?”그리고 한껏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그러나 심미현은 자신이 던진 도시락이 눈앞의 남자 손에 있는 모습에 더욱 화가 났다.“그쪽이 무슨 상관인데요!”말을 마치자마자 도시락을 다시 뺏어오려는데 키 차이가 있다 보니 뺏기가

  • 강 부장의 은밀한 임신   제1331화

    조시욱이 한껏 경멸스러운 눈빛으로 구승훈을 바라보며 말했다.“난 하리가 왜 당신을 좋아하는지 아직도 이해할 수 없거든요. 차라리 해찬이라면 몰라도. 그래도 그 애는 진짜 남자다운 면이 있는데 하필이면...”그러자 구승훈은 손에 반쯤 태운 담배를 살짝 비벼끄더니 한참 후에 싱긋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그건 우리 여초연 여사님께 감사드려야겠죠.”어릴 때 여초연의 끔찍한 학대로 그렇게 심한 정신적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다면 굳이 그 마을로 보내져 치료받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다.또한 그 여름에 만나지 않았더라면,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가 없었더라면 강하리의 관심도 받지 못했을 것이다.하지만 조시욱은 구승훈의 대답을 듣고 순간 제정신인가 싶어 그를 빤히 들여다보았다.여태껏 조시욱은 줄곧 여초연의 과거를 조사하고 있었기에 그녀가 여태껏 했던 모든 일을 알게 되었다.그러나 자기 친손녀를 납치하고 자기 아들에게는 향정신성 약물까지 주사한 사람에게 지금 고맙다고?구승훈은 더 이상의 해명은 하지 않고 꺼진 담배꽁초를 휴지통에 버리더니 덤덤하게 말했다.“제가 도울 일이 있으면 말씀하세요.”뜬금없는 소리에 조시욱이 그를 멍하니 바라보자 구승훈은 그저 먼 하늘만 바라보며 다시 말을 이었다.“솔직히 말하면 점점 기다리기 힘들어지네요.”그는 강하리에게 제대로 잘못을 빌고 싶고, 또 안정된 삶을 살게 해주고도 싶다.그리고 지금보다 떳떳한 모습으로 곁에 있고 싶고 제대로 아껴주고 사랑해 주고 싶었다.하여 구승훈은 그녀가 지금 걱정하고 있는 모든 걸 한 번에 해결해 주고 싶었다.그게 여초연이든, 임명우든.모든 게 다 해결되면 당당하게 그녀를 집에 데려갈 것이다.조시욱은 가만히 생각해 보다가 그에게 답했다.“이 일에 대해서 제 견해는 예전과 똑같습니다. 당신이든 하리든 더 이상 개입하지 않기를 바랍니다.”구승훈이 피식하고 웃음을 짓더니 더 이상 대꾸하지 않고 그대로 뒤돌아 갔다.그러자 그의 등에 대고 조시욱이 한 마디를 더했다.“그런데 하리의 신분을 고려해

  • 강 부장의 은밀한 임신   제1330화

    조시욱이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에 강하리는 더욱 심란해졌다.‘이 일을 도대체 몇 사람이나 알고 있을까?’‘아빠는 이 정보들을 어떻게 찾아냈을까?’강하리는 원래 진태형이 반드시 이 일을 성공적으로 해결하리라고 굳게 믿고 있었는데 이제는 좀처럼 확신이 서지 않았다.당시 이 일의 내막을 알고 있던 사람은 정양철에 의해 전부 살해되었고 혹시나 남아 있다면 분명 그 M팀에 소속된 사람일 것이고 계급도 그리 낮지 않을 것이라 생각되었다.그 뜻인즉, 진태형이 사건을 제대로 파헤치려면 적어도 이들과 심층적으로 교류해야 했다는 걸 의미한다.순간 강하리는 가슴 한편이 쓰라려 왔다.그때 엄마 사건을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했을 때 그를 말려야 했다.“우리 아빠... 별일 없을까요?”그녀의 물음에도 조시욱은 아무 대답도 하지 못하고 그저 물끄러미 바라만 보았다.그 모습에 강하리는 쓴웃음을 지으며 다시 말을 이었다.“저도 알아요. 이것도 말하면 안 되는 거죠?”“이해해 주길 바라.”강하리는 입술을 살짝 물어뜯으며 복잡한 감정을 애써 억누르다가 겨우 한 마디를 내뱉었다.“그럼 우리 아빠 잘 부탁드릴게요.”“네가 부탁하지 않아도 잘 돌봐드릴 거야. 네 아빠니까.”그러자 강하리는 싱긋 미소를 지었다.“고마워요.”조시욱도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려는데 손이 닿기도 전에 갑자기 누군가가 자기 팔을 확 낚아챘다.“조시욱 씨, 손은 대지 말고 대화만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구승훈은 최대한 상냥하게 말하는 것처럼 보였는데 눈가에는 살기가 가득 돋쳐있었다.조시욱의 시선은 자기 팔을 잡은 구승훈에게로 향했는데 비록 힘을 쓰지 않은 것처럼 보여도 손목에서 통증이 밀려와 점점 표정 관리가 안 되었다.막 화를 내려는데 마침 구승훈이 그의 팔을 놓아줬다.“어쨌든 오늘 정말 감사했습니다.”조시욱은 애써 덤덤한 얼굴로 팔을 거두고는 강하리를 보며 답했다.“고마워할 필요 없어요. 당신 때문에 여기까지 온 게 아니니까.”두 사람은 서로 한마디씩 주고받

더보기
좋은 소설을 무료로 찾아 읽어보세요
GoodNovel 앱에서 수많은 인기 소설을 무료로 즐기세요! 마음에 드는 책을 다운로드하고, 언제 어디서나 편하게 읽을 수 있습니다
앱에서 책을 무료로 읽어보세요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