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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6화

강하리의 입매가 굳어졌다. 한 순간 무슨 말을 하면 좋을지 몰랐다.

한참이 지나셔야 입을 열었다.

“’시도’라면, 안 죽었다는 얘기……네요?”

“네. 좀 아쉽게도요.”

맞장구를 친 승재가 조심스럽게 다시 입을 열었다.

“그래서 말인데, 우리 형이 그걸 보고만 있진 않을 것 같아요. 어쩌면 다시 송유라한테 관심을 줄지도.”

그제야 강하리는 어젯밤 구승훈의 뜬금없는 질문의 의미를 알았다.

자신에게 마지막으로 주는 선택지 같은 거였다.

자신이 돌아갈 마음이 있으면 약속했던 대로 송유라를 내버려 둘 거고.

미련 없이 돌아선다면 다시 송유라를 감쌀 거라는.

강하리는 냉소를 지었다.

자신의 선택 같은 건 의미가 없었다. 구승훈이 짐작은 했을 거니까.

그 남자는 그저, 자신이 박아주는 쐐기로 결정을 내릴 용기를 얻으려는 거였다.

다른 의미로는, 송유라를 감싸줄 빌미를 얻으려는 것.

그 뜻을 알아채자, 구승훈에 대한 증오가 더 깊어졌다.

무슨 왕이 군림하듯 선택지를 내린 이유가 송유라를 위해서라니.

자신과 아기의 목숨까지 노린 여자를.

하나밖에 없는 자신의 목숨이 배팅에 내던져진 코인 몇 개가 된 기분이었다.

“승재 씨.”

강하리가 가라앉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송유라의 자살 따윈 결코 중요한 게 아니에요. 중요한 건 구승훈의 마음이지.”

“뭐, 저랑은 상관 없는 일이지만.”

“강 부장!”

승재가 답답한듯 가슴을 퍽퍽 두드렸다.

“지금 형 마음속에는 강 부장이 우세예요. 형에게 조금만 기회를 주면 송유라 따윈 그냥 버릴 거라고요.”

“승재 씨. 저 남자친구 생겼어요.”

”……예?”

그 자리에 굳어진 승재를 뒤로 한 채, 강하리가 회사에 들어섰다.

입이 떡 벌어진 승재의 사고 회로가 그대로 멈췄다.

남자친구?

왜? 어떻게?

우리 형을 그렇게나 좋아하던 강 부장인데?

……

“부장님, 대표님 호출이에요. 지금 바로 올라오래요.”

강하리가 사무실에 들어서자마자 안예서가 도도도 달려왔다.

강하리는 저도 모르게 입술에 힘이 들어갔다. 크게 심호흡을 한 번 한 뒤, 대표이사 사무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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