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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9화

2층 침실로 올라와 보니 불이 켜지 않는 상태였다. 그녀는 어두운 불빛을 빌려 아래층에 멈춰 있는 코닉세그와 차에 타고 있는 남자를 바라보았다.

반쯤 내려온 차창 너머로 그가 핸드폰을 들고 문자를 보내는 모습이 보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의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그녀는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카톡을 열었고 그가 보내온 것은 해변에서 두 사람이 함께 찍은 사진이었다.

[삭제하지 말고 추억으로 간직하고 있어.]

추억이라... 왜 추억이지?

그녀는 답장을 보내려다가 그의 프로필 사진이 갑자기 그녀의 사진으로 바뀐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는 또 문자를 보내왔다.

[사랑해, 잘 자.]

서유는 몇 초 동안 망설이다가 답장을 보냈다.

[잘 자요.]

다음 날 아침, 서유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그가 보낸 핑크 장미를 받았다. 그날은 그가 아니라 소수빈이 장미를 가지고 왔다.

“서유 씨, 오늘 대표님께서 중요한 미팅이 있으셔서 제가 대신 왔습니다. 서운해하지 말아요.”

그녀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그 사람한테 고맙다고 전해주세요”

소수빈은 짧게 대답하고는 차에 올라탄 뒤 이승하에게 전화를 걸었다.

“대표님, 말씀하신 대로 다 처리했습니다.”

침대에 누워 머리가 깨질 듯이 아픈 남자는 소수빈의 말에도 입을 열지 못하였다.

그는 손가락을 떨며 전화를 끊은 다음 간신히 손을 내밀어 진통제를 집어 입에 넣었다.

한편, 서유는 프랑스어 학원에 가서 하루 종일 수업을 듣고 나와 심이준에게 문자를 보냈다.

두 사람은 클럽에서 만나기로 하였고 서유는 음식을 대충 챙겨 먹고 미리 정가혜의 클럽으로 향했다.

3일 동안 누군가가 통째로 빌린 클럽에는 아직도 손님이 있었다.

정가혜는 허리를 굽혀 술을 따른 뒤, 두 손으로 잔을 들어 그늘진 곳에 앉아 있는 남자에게 건네주었다.

“연석 씨, 이건 우리 투 해븐에 남은 마지막 좋은 술이에요. 한번 맛봐요. 여전히 입맛에 맞지 않는다면 나도 이젠 방법이 없네요.”

예쁜 그녀의 얼굴에 그림자가 드리워졌고 눈 밑에는 피곤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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