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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장. 난 반드시 이혼해야 해

Penulis: 라이사
밖에서는 말발굽 소리가 점점 멀어지고 있었다. 안에서는, 셀렌이 방 한가운데 우뚝 서 있었다. 마치 방금 자신의 가슴 깊은 곳에 결심을 못으로 박아 고정한 듯했다.

오늘부터 그녀에게 결혼은 더 이상 감옥이 아니었다. 전쟁터였다.

셀렌은 차가운 침대 위에 몸을 내려놓았다. 입술이 미세하게 떨렸고, 목소리는 가까스로 속삭임만 흘러나왔다.

“대체… 내가 무엇을 잘못한 걸까?”

디리안 레벤티스 공작의 아내로 보낸 5년, 공작부인으로서의 역할을 위해 그녀는 모든 노력을 쏟았다. 게으름 피우지 않았고, 열심히 공부하고, 꼼꼼히 정리하고, 성심껏 시중을 들었다.

남편의 식사부터 영지의 업무까지, 그의 모든 필요를 채웠다.

셀렌이 한 모든 일의 목표는 단 하나, 인정받는 것이었다. 하지만 돌아온 건 공허한 시선, 얼음 같은 말이었다. 그리고 가장 잔인한 것은 세상에 나오지도 못한 다섯 아이들이 모두 남편의 손에 짓밟혔다.

디리안은 셀렌을 아내로 거부한 것만이 아니라, 그녀에게 어머니가 될 기회까지 짓밟았다.

셀렌은 시트를 움켜쥐었다. 부드럽던 마음은 이제 바위처럼 굳어 있었다. 사랑이 언젠가는 모든 걸 바꿀 거라 믿었던 예전의 자신은 죽었다. 죽음과 다시 태어남을 겪은 지금은 깨달았다. 사랑이란 결국 환상일 뿐이라는 것을.

디리안의 모든 거짓은 드러났고, 그 모든 것의 끝에는 한 이름이 있었다. 비베니에 모로.

셀렌의 의붓자매. 결혼을 앞두고 달아난 후, 1년 뒤 돌아와 셀렌의 모든 것을 빼앗은 여자.

셀렌은 눈을 감아 숨이 목에 걸렸다.

어머니의 묘소에서 돌아오던 날, 남편의 셔츠를 걸친 채 서재에서 나오던 비베니에와 마주쳤던 그 순간이 떠올랐다. 당시 셀렌은 어리석게도 '드레스가 더러워져서 잠시 갈아입었을 뿐'이라는 그 말도 안 되는 변명을 기어코 믿어주었다.

이제야 모든 조각이 하나로 맞춰졌다. 그 둘은 단순한 소꿉친구가 아니었다. 연인이었고, 배신자였다.

상처 같은 기억들이 속속 되살아났다. 그리고 그 고통 속에서, 셀렌은 길게 숨을 들이켰다.

“이혼해야 해.”

그녀는 서랍을 열어, 어머니에게서 물려받은 유산 서류들을 꺼냈다.

제국 밖의 작은 땅이자 유일한 탈출구였다.

이제는 백작 가문의 집으로 돌아갈 수는 없다.

아버지는 비베니에의 어머니와 재혼했고, 그날 이후 셀렌은 집에서 그림자에 불과했다. 모든 호화로움은 비베니에의 것이 되었고, 원래 그녀의 약혼자조차 빼앗겼다.

셀렌은 문서를 가슴에 꼭 끌어안았다.

‘떠나야 한다.’

하지만 그때, 말발굽 소리가 다시 들려오더니 마차가 저택의 정원 앞에서 멈췄다. 누군지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방문이 벌컥 열렸다.

디리안이 특유의 차가운 기운과 함께 들어왔고, 그의 옆에는 비베니에가 있었다.

셀렌의 목 끝까지 쓰디쓴 구역질이 치밀었다.

“언니.”

달콤한 목소리가 울렸다. 비베니에가 다가오며 연민 어린 표정을 지었다. 그녀는 마치 자상한 친척이라도 되는 듯 셀렌의 손을 부드럽게 잡았다.

“유산했다는 소식 들었어… 괜찮아?”

셀렌은 즉시 손을 뿌리쳤다. 눈빛은 칼날처럼 날카로웠다.

“괜찮아.”

순간, 비베니에의 미소가 굳었다. 연극을 받아줄 셀렌이 아니라는 걸 깨달은 것이었다.

“언니, 그러지 말고…”

“오지 않아도 됐어.”

셀렌이 냉정하게 끊었다.

“네 동정 따위 필요 없어.”

디리안이 한 걸음 나서며 명령 같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셀렌. 비베니에는 널 위로하러 일부러 온 거다. 그런데 이런 태도를…”

셀렌은 고개를 돌려 흔들림 없이 똑바로 디리안을 쳐다보았다.

“그러니까 이혼해.”

공기가 얼어붙었다. 시종 모나와 데이지는 고개를 더욱 깊숙이 숙였다. 폭풍이 곧 터질 것만 같았다.

“셀렌!”

디리안의 목소리는 날카롭고 위협적이었다.

“이쯤에서 터무니없는 말을 멈추지?”

셀렌은 비웃듯 얇게 웃었다.

“더 이상 보고 싶지 않아. 나가.”

“셀렌!”

디리안이 목소리를 높이려던 순간, 비베니에가 재빠르게 끼어들었다.

“공작님, 화내지 마세요… 제 잘못이에요. 제가 오지 말았어야 했어요. 언니가 아이를 잃은 후라 감정이…”

셀렌은 고개조차 돌리지 않았다. 그녀에게는 그저 싸구려 연기일 뿐이었다.

디리안은 콧방귀를 뀌듯 비웃고 비베니에를 바라봤다.

“너의 관심을 받을 자격도 없는 여자다. 가자.”

문이 닫혔다. 방에 다시 고요가 들이쳤다.

그러나 밖에서, 디리안의 발걸음이 멈췄다. 비베니에가 그의 팔을 붙잡았기 때문이다.

“방금 들었지?”

비베니에가 눈을 반짝이며 속삭였다.

“이혼하고 싶대. 우리에게 좋은 기회 아닌가?”

디리안은 여전히 차갑고 무표정한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방금 유산한 여자 말에 휘둘릴 생각 없어. 정신이 온전하지 않아 헛소리를 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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