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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1화

Author: 라오
주삿바늘이 안시연의 팔을 찌르고 그녀는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

도저히 진정할 수 없는 안시연을 보며 연정훈은 가슴이 찢겼다. 그래서 그녀를 꽉 껴안아 그녀가 몸부림치다가 자신을 다치지 못하게 했다.

진정제가 투여되고 의사는 작은 소리로 약효가 들려면 조금 시간이 걸린다고 언질을 주고 병실을 나섰다.

안시연은 드디어 정신을 차리고 흐릿한 시야로 자신을 바라보는 연정훈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입가에 물린 듯한 상처를 발견했다.

손을 뻗어 그의 입가를 어루만지고 싶었으나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제 몸을 컨트롤하지 못하는 것에 안시연이 또 공포를 느꼈다.

연정훈은 점차 진정되고 있던 안시연이 또 두 눈을 커다랗게 뜨고 두려워하자 손등을 토닥였다.

“무서워하지 마. 지금 진정제 투여 중이고 내가 있으니, 아무도 널 해치지 못해.”

그의 목소리에 안시연은 점차 마음을 가라앉혔다.

그리고 두 눈이 감길 때까지 연정훈을 눈에 담았다.

연정훈은 안시연이 깊은 잠이 들 때까지 다독였고 쌕쌕 숨을 쉬는 그녀를 보며 드디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간호사를 불러 검사를 이어가도 된다고 전했다. 그는 안시연을 조심스럽게 안아 들고 여러 검사실을 오갔다.

모든 검사를 마치고 나니 벌써 세 시간이 지나갔다.

연정훈은 그녀를 병실에 눕히고 직접 옷을 갈아입히고 몸을 닦았다.

옷은 얼룩지고 피부는 긁히고 멍들었으며 연정훈은 내내 마음이 무거웠다.

빨갛게 부어오른 그녀의 얼굴을 매만지며 연정훈은 분노가 들끓었다. 아까 그렇게 쉽게 이철수의 목숨을 앗아가는 게 아니었다!

안시연이 잠에 들었음에도 연정훈의 손길은 아주 조심스러웠다.

몸을 닦고 나니 어느새 아침이 밝아왔다.

그는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며 그녀의 곁을 지켰다. 연정훈은 그녀 혼자 두고 떠난 게 후회되어 피곤함도 느껴지지 않았다.

성산에 가지 않았다면, 아니 그녀를 홀로 양주에 두지 않았다면 이런 일이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

“연정훈...”

침대에 누워있던 안시연은 꿈속에서도 그의 이름을 외쳤다.

연정훈은 침대에 앉아 그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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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ugnay na kabanata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332화

    “칼에 세 번이나 찔려 오늘 새벽에 수술실에서 나왔어요.”부승희는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의리 하나는 죽여주네.”부승원이 말했다.“이제 양주가 떠들썩해지겠네요.”그 생각만 하면 주정민은 욕이 입언저리에 맴돌았다.“말도 마세요. 아버지가 하룻밤 사이에 늙어버렸다니까요. 최소 보름은 잠 다 잤다고 보면 돼요.”이철수 부하는 대체 무슨 생각인 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안시연을 데려가지 못하더라도 양혁수에게 손찌검해서는 안 되었다.양석진 의원은 이 나이 먹도록 싱글이었고 오직 양혁수 조카 하나뿐이었다.정권을 이어받을 몇 명의 후보 중 한 명이 양석진이었다. 그런데 그의 조카가 양주에서 칼에 찔렸다니, 세상이 뒤엎어진 것과 다름이 없는 일이었다.세 명이 이런저런 얘기를 주고받는데 맞은 편에서 두 명이 걸어왔다. 그중 한 명은 부승희도 아는 사람인 진수빈이었고 다른 한 사람은 정장 차림에 굳은 얼굴, 보기만 해도 호락호락하지 않은 사람 같았다.부승원은 그 사람이 바로 연정훈의 부하이자 자주 얼굴을 보이지 않는 임성원이라는 걸 알아보았다.임성원은 그들에게 고개를 살짝 숙여 인사를 건네고 겁 없이 안시연 병실 문을 두드렸다.모든 사람이 그쪽으로 고개를 빼 들고 상황을 살폈다.얼마 지나지 않아 병실 문이 열리고 임성원이 안으로 들어갔다.부승희가 입을 딱 벌렸다.“대박.”그리고 부승원을 톡톡 건드리며 물었다.“오빠, 저 사람 누구야?”이승우가 앞다투어 대답했다.“누구긴, 특급 탐정, 연정훈이 숨겨둔 오른팔.”부승희가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그리고 옆에 선 진수빈을 향해 농담을 날렸다.“그럼, 비서님은 잘릴 위기?”진수빈이 쓴웃음을 지었다.“부승희 씨, 차라리 짤리는 게 나을지도 모르는 상황이네요.”“왜요?”진수빈이 한숨을 내쉬더니 낮은 소리로 말했다.“임성원 씨가 도착하고 흥성 그룹 연 대표가 사라졌어요.”“네? 사라지다니요?”진수빈이 미소만 지을 뿐 대답하지 않았다.부승희는 깜짝 놀라다가 1초 후 알아차렸다.“정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333화

    양혁수에게 사고가 생겼다는 소식에 임유정은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날이 밝고 연명걸도 연락을 받지 않자 점점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이철수가 이미 죽었으니 그녀가 USB를 훔쳐 간 사실이 들통나도 가짜 장부는 숨길 수 있었기에 연명걸이 자신을 찾아올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가짜 장부 사건만 잘 숨긴다면 이철수의 범죄 동기는 연정훈에 대한 사적 감정이었고 임유정은 발을 뺄 수 있었다.그래.그럼, 아무 문제도 없어.그렇게 그녀는 자신을 다독이고 있었다. 하지만 2시간 전, 연명걸은 벌써 잡혀갔고 임성원 부하의 고문 아래 1시간도 되지 않아 이철수의 범죄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고백했다.더구나 이철수는 사건 발생 후 연정훈에게 주식을 요구했으니 연정훈도 이상을 눈치채고 있었다.벨벨.핸드폰이 진동하자 임유정은 깜짝 놀라 펄쩍 뛰었다.펑!이어 굉음이 들려왔다.별장 대문이 부서지고 임유정은 그제야 손을 덜덜 떨며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었다.연결음이 끊기고 임건식의 다정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유정아...”임건식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한 무리 사람들이 방을 쳐들어왔고 그녀를 소파에서 끌어당겼다.“아빠! 아빠! 살려주세요!”방안에는 손도 대지 않고 임유정만이 그곳에서 증발되었다.핸드폰 넘어 임건식이 애타게 불렀다.“유정아! 임유정!”그러나 대답은 없었다....안시연은 긴 잠에서 깨어났고 삭신이 쑤셨다. 특히 머리가 깨질 것처럼 아프고 속이 메슥거렸다.기억이 파도처럼 머릿속을 파고들고 이철수가 자신의 뺨을 내리치고 벨트를 풀던 징그러운 장면이 떠올랐다.그러자 위에서 음식물이 솟구치는 것 같았다.몸이 머리보다 빨리 움직여 휴지통을 찾았으나 결국 참지 못하고 베개 위로 토해버렸다.진이 빠진 그녀는 거친 숨을 내쉬다가 뒤로 쓰러질 뻔했고 누군가 뒤에서 그녀를 단단히 받쳐줬다.연정훈이 그녀를 안아 들고 휴지로 입가를 닦아줬다.“우웩...”또 속이 메슥거리더니 두 번째로 구토했다.고개를 숙이자 토사물이 연정훈의 손등에 묻은 게 보였다.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334화

    연정훈이 말했다.“그쪽도 아주 어수선한 상황인데 네가 지금 찾아가는 건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해.”안시연은 그를 가만히 쳐다보며 거짓인지 진실인지 판단하려 했다.아직도 공포 속에서 벗어나지 못한 안시연이 또 물었다.“정말 무사한 거 맞죠?”“그래.”연정훈은 믿지 못하는 안시연을 보며 말했다.“이틀 동안 쉬고 몸이 괜찮아지면 만날 수 있게 해줄게.”“왜 이틀이나 기다려야 해요?”안시연은 다시 불안해했다.“난 지금도 괜찮아요. 들킬까 걱정되면 간호사인 척 보러 갈게요.”연정훈은 말문이 막혔다.생사가 오가는 순간 함께 있었던 사람이니 걱정되는 게 당연했다.그러니 안시연이 양혁수를 걱정한다고 해서 불편하지는 않았다.안시연이 두 눈을 깜빡이며 바라보자 연정훈은 거절할 수가 없었다.“자리를 마련해 볼게.”그 말에 안시연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양혁수를 만날 생각에 안도한 게 아닌 그 말 한마디에 양혁수가 정말 살아있다고 판단되었기 때문이었다.가장 걱정되던 일을 내려놓자 안시연은 온몸의 기운이 빠지고 당장 쓰러질 것 같았다.그러자 연정훈이 다급하게 의사를 불러왔다.“지금 온몸이 아프대요!”연정훈은 질타하는 말투로 말했다.의사는 조심스럽게 언어 선택을 하며 진통제를 주사하겠다고 말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진통제가 투여되자 안시연이 점점 편안해하는 게 눈에 보였다.연정훈은 여전히 그녀의 곁을 떠나지 않았으며 안시연이 조금이라도 불편해할까 노심초사했다.그렇게 안시연은 또 깊은 잠이 들었다. 그러나 오랜 시간 동안 공복은 몸에 좋지 않았다.의사의 의견에 따라 연정훈은 간이 적게 들어간 음식을 준비해 왔다.잠에서 깬 안시연은 먹는 둥 마는 둥 몇 술을 입에 넣었다.연정훈은 내내 그녀만 챙겼고 그 역시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정훈 씨는 안 먹어요?”안시연이 연정훈을 바라보며 물었다.밤을 새웠더니 입맛도 사라졌다. 하지만 담배 생각이 간절해 몇 대 피우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별로 배고프지 않아.”안시연은 핼쑥해진 그의 얼굴을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335화

    부승희는 일부러 이 질문을 했다.병실 안으로 들어서기 전, 이승우는 부승희에게 연정훈을 위해 좋은 말 많이 하라며 언질을 줬었다.안시연은 예상대로 밥을 먹는 내내 연정훈에 대한 말은 한마디도 꺼내지 않았다.그리고 부승희의 질문에 고개를 숙여 애꿎은 국만 뒤적였다.“몰라요.”“시연 씨도 몰라요?”“제가 어떻게 알겠어요. 연정훈 씨는 바쁜 사람이고 나한테 일일이 보고하는 건 너무 번거롭잖아요.”부승희는 한숨이 절로 나갔다.역시 두 사람은 제대로 된 대화를 아직 하지 못한 모양이었다.부승희가 조심스럽게 말을 이어갔다.“이번에는 정훈이 오빠 탓이 커요. 시연 씨 옆에 있었다면 이런 일이 생기지 않았을 수도 있죠.”안시연이 뚝 멈춰 섰다.부승희는 안시연의 얼굴을 살피며 말을 돌렸다.“아니죠. 이철수가 마음먹었으니 어떻게든 기회를 노렸을지도 모르겠네요.”“아닌가?”부승희는 또 말을 고쳤다.“그래도 정훈 오빠 탓이에요. 연회에서 그 많은 사람들 앞에서 이철수를 폭행하지 않았다면 이철수가 이렇게 극단적으로 움직이지는 않았을 거예요.”안시연은 여전히 아무 말 없었다.부승희는 그녀의 밥에 반찬을 올려주며 말했다.“속에 담아둔 걸 모두 정훈 오빠한테 풀어요.”안시연이 입을 삐죽였다.“상대는 연정훈인데 제가 어떻게 그래요.”“왜 안 돼요? 정훈이 오빠가 시연 씨를 얼마나 아끼는데.”안시연은 국을 한 입 삼키며 대답하지 않았다.“안 믿는구나?”부승희가 안시연을 슬쩍 살폈고 안시연은 애써 미소를 지어 보였다.“승희 씨도 좀 먹어요.”부승희는 아직 해야 할 일이 남았기에 밥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그래서 젓가락을 내려두며 말했다.“이철수가 죽은 건 알아요?”안시연은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이철수 이름만 들어도 온몸에 소름이 끼쳤다.부승희가 목소리를 낮췄다.“이철수가 지은 죄가 있으니 죽어 마땅하지만 이씨 가문이 양주에서 지위를 생각하면 뒤처리가 좀 까다롭게 되었어요. 게다가 이철수뿐만 아니라 연명걸도 실종되었거든요.”안시연이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336화

    연정훈은 잠시 눈을 붙이려고 했으나 잠에 들 수 없었다.안시연은 멀지 않은 소파에 가만히 앉아 있었고 사건의 전말에 대해 묻지도 않았다. 그저 조용히 양혁수를 만날 시간을 기다렸으며 두 사람 사이 대화는 없었다.얼마 후 연정훈이 자리에서 일어났다.그는 병실 밖을 나가 의사에게 수면 유도제를 처방받았다.안시연은 연정훈이 뭘 삼키는지 알지 못했으나 굳이 묻지 않았다.안시연이 묻지 않자 연정훈은 더 속상해졌다.그래서 불안한 마음으로 잠에 들었다.자신이 뭘 두려워하는지는 연정훈 본인이 더 잘 알았다.새벽이 되고 안시연이 연정훈을 깨웠다.“양혁수 보러 가요.”“...”연정훈은 정신을 제대로 차리지 못했음에도 부하를 시켜 자리를 마련하게 했다.고개를 돌리자 안시연은 벌써 옷을 갈아입고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안시연은 양혁수가 정말 만나고 싶었다.연정훈은 말없이 그녀와 함께 시립 병원으로 향하는 차에 올라탔다.양혁수가 있는 병실은 벌써 경호원으로 층층이 둘러싸였다.연정훈은 미리 양석진에게 부탁했고 양지원이 쉬러 간 틈을 타 면회를 할 수 있었다.양혁수는 수술 후 정신을 차렸으나 면회는 한 번에 한 명만 들어갈 수 있었다.안시연이 안으로 들어가고 연정훈은 문밖을 지켰다.밤이 깊어지고 양지원마저 떠나면 양혁수는 긴 밤을 홀로 견뎌야 했다.그러다가 들려오는 인기척에 눈을 떴다.모자와 마스크로 중무장한 누군가가 걸어오며 천천히 모자를 벗었다.이렇게 등장할 사람은 안시연을 제외하고 없었다.양혁수의 두 눈에 생기가 돌았다. 몸이 멀쩡했다면 벌써 자리에서 일어났을 것이다.안시연은 그의 어깨를 누르며 말했다.“움직이지 마요.”양혁수는 산소마스크를 끼고 있었으나 잘생긴 외모는 여전했다. 안색이 창백할 뿐이지 모든 게 잘 정돈된 모습이 누군가 정성껏 보살피고 있는 것 같았다.양혁수가 힘겹게 입을 열었다.“괜...찮아?”안시연은 부어오른 눈가와 긁힌 상처를 보여주며 말했다.“겨우 이 정도뿐이에요.”“이게 겨우...야?”“안 아파요.”“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337화

    안시영는 양혁수의 어깨를 가볍게 안고 낮은 소리로 말했다.“정말 고마워요.”양혁수가 입꼬리를 올렸다.“말로만 하면 재미없지.”양혁수가 고개를 돌려 안시연을 바라보았다.“난 또 뽀뽀라도 하는 줄 알았네. 근데 마침 아직 양치를 못 한 게 떠올라 이번에는 패스하자고 말하려고 했어.”안시연이 울다가 웃음을 터트렸다.그리고 몸을 일으켜 세우며 말했다.“침대에 누워있어도 입만 살았네요.”“내가 아무한테나 다 이러는 줄 알아? 널 제외하고는 우리 엄마한테만 이런다고. 대체 여자들은 눈물을 저장하는 공간이 따로 있는 건지 선배가 오기 전까지도 눈물을 펑펑 쏟고 갔어. 산소 호흡기까지 달고 있는 내가 달래줘야 한다니, 참.”“그럴 줄 알았다면 좀 더 늦게 올 걸 그랬네요.”“아니, 선배가 귀찮다는 의미는 아니야.”그는 시계를 턱으로 가리키며 말했다.“계속 안 자고 선배 오기만 기다렸어.”“내가 올거라고 생각했어요?”“마음이 통한 거지.”안시연이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러나 말하기도 힘겨워하는 그를 보며 이렇게 말했다.“그럼 쉬고 있어요. 다 나으면 또 올게요.”“내가 다 나으면 보러 올 이유가 없을 텐데?”“...”“나한테 갚는다면서!”“그럼...”“매일 보러 와.”어려운 부탁은 아니었으나 안시연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양혁수가 병실 밖을 쳐다보며 말했다.“왜? 연정훈이 허락하지 않을 것 같아?”“아니요.”안시연이 고개를 저었다.“오늘도 연정훈 씨가 직접 데리고 와줬어요.”“선심 쓰셨네.”양혁수는 기회다 싶어 이렇게 말했다.“아 몰라 몰라. 선배는 반드시 매일 나 보러 와야 해. 밥 먹을 수 있게 되면 직접 요리도 해줘야 한다고. 안 그러면 그냥 치료 안 받고 확 죽어버릴 거야.”장난이었지만 듣는 안시연은 마음이 무거웠다.“그런 소리마요. 가족들이 걱정하고 있잖아요.”“그럼 선배는?”안시연은 어이가 없었다.“오늘은 이만 돌아갈게요. 그리고 연정훈 씨에게 잘 말해볼게요.”양혁수는 입을 삐죽 내밀었으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338화

    인생살이 29년 차 연정훈은 처음으로 화가 머리끝까지 치솟는 기분을 느꼈다. 갑자기 둔기로 머리를 세게 한 통 맞은 것 같았다.수면 유도제 때문에 정신이 흐린 것도 맞지만 크게는 안시연의 질문에 화가 났다.하지만 이 사건의 최대 책임자인 연정훈은 화를 낼 입장이 되지 못했고 안시연이 일부러 그런 게 아니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연정훈은 안시연을 많이 아꼈기에 그녀의 부탁을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이번 사건이 꽤 커져 버려 양씨 가문 사람들이 직접 병원을 지키고 있어. 만나려면 이틀은 더 기다려야 할 거야.”“그런데 이미 약속을 잡아버렸어요.”“...”연정훈은 눈을 찔끔 감았다. 하지만 전혀 내색하지 않고 그녀에게 이불을 꼼꼼하게 덮어주었다.“최대한으로 노력해 볼게.”“네.”안시연은 아주 덤덤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연정훈이 덮어준 이불을 다시 휙 내렸다.그녀의 행동 하나하나를 연정훈은 눈에 담았다.그래서 저도 모르게 긴 한숨이 나갔다.잠시 침묵이 흐르고 연정훈이 먼저 손을 뻗어 안시연을 품에 안았다.“연정훈 씨가 안고 있으면 내가 너무 불편해요.”그는 바로 팔을 빼고 얌전히 그녀의 허리 위로 손을 올렸다.예전의 연정훈이었다면 이렇게 쌀쌀맞은 안시연에게 다시 말을 걸지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잠시 뜸을 들인 연정훈이 입을 열었다.“시연아.”다정하게 부르는 이름에 안시연은 갑자기 납치되었던 그 장면이 떠올랐다. 그 장면만 떠오르면 온 세상에 혼자 그곳에 남겨진 듯한 기분이 들었다.그러자 주르륵 흐르는 눈물이 조용히 베개를 적셨다.“나한테 화 많이 났어?”연정훈의 질문에 안시연은 목을 가다듬고 최대한 아무렇지 않은 것처럼 대답했다.“아니에요.”연정훈이 한숨을 내쉬다가 말했다.“미안해.”“...”그러자 안시연은 눈물 버튼이 눌러진 것처럼 눈물을 쏟아냈다.“뭐, 뭐가 미안해요. 내가 오히려 빚진 거죠. 날 살려줬잖아요.”오기를 부리는 안시연은 끝내 참지 못하고 흐느꼈다.연정훈도 목이 따끔거렸으며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339화

    연정훈은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안시연이 이제 연정훈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해버렸다.가만히 누워 안시연을 바라보다가 그녀를 달래려 몸을 일으킨 연정훈이 그 자리에 굳어버렸다.너무 흥분한 그녀는 속에 담아둔 모든 걸 입 밖으로 내고 있었다. 안시연은 호흡이 가빠지고 안색도 점점 창백해지고 있었다.연정훈은 일단 침착하게 침대에서 내렸다.그리고 티슈를 챙겨 안시연의 눈물을 닦아주려 했다.그러나 안시연은 고개를 돌렸고 울음을 삼키며 다시 침대에 누워 이불로 얼굴을 가렸다.연정훈은 오늘을 이렇게 넘겨 보내서는 안 된다는 예감이 들었다.그래서 침대 옆으로 다가가 그녀를 품에 안았다.안시연은 그의 품에서 벗어나려 몸부림쳤다.그러나 그녀가 몸부림칠수록 연정훈은 그녀를 더 꽉 안았다.두 사람의 체격 차이에 안시연은 그의 품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도망가려고 해도 원하는 대로 되지 않자 안시연은 손을 뻗어 연정훈의 어깨며 등이며 내리쳤다.연정훈은 묵묵히 그녀의 분노를 받아주며 안시연이 진이 빠지자 말없이 그녀의 등을 두드렸다.“다 내 잘못이야. 널 두고 가는 게 아니었어.”안시연은 그의 품에 얼굴을 묻었다. 연정훈의 셔츠는 벌써 안시연의 눈물로 흠뻑 젖어버렸다. 연정훈의 말에 안시연은 또 눈물이 쏟아졌다.‘내가 얼마나 무서웠는지 알기나 할까?’‘또 연정훈의 전화를 받고 얼마나 기뻤는지는 알까?”안시연은 너무 무서웠다. 연정훈이 자신을 버리고 자신을 구하러 오지 않을까 무서웠고 다시 그를 만나지 못할까 두려웠다.“나쁜 자식.”“나쁜 놈.”“세상에서 제일 나쁜 놈.”어느새 안시연은 입 밖으로 욕을 꺼냈다. 한바탕 화를 내고 나니 힘이 풀려 저도 모르게 또 연정훈을 꽉 껴안았다. 그녀는 물에 빠진 사람처럼 또 연정훈이 자신의 유일한 구원자인 것처럼 꽉 껴안았다.연정훈은 자신을 의지하는 안시연을 느끼며 작게 한숨을 내뱉었다. 그리고 아픈 마음을 뒤로 하고 고개 숙여 그녀의 이마에 입을 맞췄다.안시연은 흐느끼며 그의 품에 기댔다.병실 안은 어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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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1216화

    침대 시트를 교체하지 않아 방안에는 아직도 그 향이 가시지 않았다. 양혁수는 단팥죽이 끓는 동안 서둘러 시트를 교체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단팥죽의 단 향이 코를 자극했다.양혁수는 한 그릇 따라 변여름에게 건넸고 변여름은 소파에 나른하게 누워 양혁수가 한입씩 떠먹여 주는 걸 삼켰다.그렇게 천천히 기운을 되찾은 변여름은 또다시 장난기가 발동했다.양혁수의 품에 안겨 양혁수의 핸드폰을 뒤적이던 변여름이 고개를 들어 시선을 마주했다.양혁수는 변여름의 두 볼을 쭉 잡아당기며 이 순간의 행복을 즐겼다.그런데 변여름이 꽤 진지한 얼굴로 이런 질문을 하는 게 아니겠는가?“오빠, 정말 무슨 약이라도 먹은 거 아니에요?”양혁수는 인상을 팍 찌푸리다가 시간을 확인하고는 바로 무슨 의미인지 알아차렸다.싸늘해진 양혁수의 시선에 변여름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약을 따로 챙겨 먹지 않은 거면 너무 오랫동안 금욕해서 그런 거 아니에요?”“...”양혁수는 변여름이 이어서 어떤 질문을 할지 눈에 뻔했고 미리 준비해 둔 떡을 집어 냉큼 변여름의 입에 넣었다.변여름은 입안 가득 우물거렸고 반쯤 남긴 떡은 양혁수가 처리했다.“계속 까불면 너 이거 다 먹일 거야.”변여름이 눈을 깜빡이며 말했다.“이 떡 전부요?”“...”역시 못 말리는 변여름이라 생각하며 양혁수는 입안 가득 떡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입술 도장을 꾹 찍었다.어느새 해가 뜰 시간이 되었지만 두 사람은 하나도 졸리지 않았다.한참 꼭 붙어 있다 보니 또 어느새 애매모호한 분위기가 흘러나왔다.양혁수는 변여름을 위해서라도 관심사를 다른 곳으로 돌렸다.변여름이 핸드폰을 뒤적이며 말했다.“시연 언니가 아직 새해 인사를 보내지 않았네요?”질투하는 듯한 변여름의 말투가 오늘따라 더 귀엽게 느껴졌다.하지만 지금 말을 잘못하면 변여름이 삐질 게 뻔했으니 양혁수는 말을 가려서 하기로 했다. 그래서 한참 말을 골라 입을 열었다.“시연이는 새해 당일에 인사를 보내는 편이야. 우리 가족들도 대부분 그렇게 하거든. 너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1215화

    거사를 치르기 전에 변여름도 나름 많은 조사를 걸쳐 충분히 준비를 마쳤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직접 겪어보니 실전과 이론은 큰 차이가 있음을 알게 된다.변여름은 자신이 주동권을 잡으려 노력했지만 모두 가볍게 양혁수에게 들통이 나 물거품이 되었다.양혁수는 변여름의 두 손을 잡아 머리 위로 고정시켰고 변여름이 점차 반항할 생각도 하지 못할 때까지 꼭 붙잡아줬다.변여름의 머릿속에는 양혁수가 거친 숨을 내쉬며 귓가에 뱉은 말뿐이었다.“긴장하지 말고 힘 풀어.”긴장을 풀자 바로 쾌감이 이어졌다.처음 사과를 베어 문 에덴에 이런 기분이었을까, 변여름은 눈앞이 흐릿해지고 이 세상과는 단절된 쾌감만 느껴졌다.변여름은 나른하게 침대에 누웠고 잠시 의식을 되찾고 양혁수와 시선을 마주했다.양혁수는 변여름 이마의 땀을 닦아주고 또 달래듯 입술에 키스했다.금방 지나갈 소나기같았지만 또 벼락이 치고 폭우가 쏟아졌다.양혁수도 쾌감에 절여 절로 미소가 나갔지만 자꾸 변여름을 놀렸다.그러자 변여름이 바로 양혁수의 입술을 깨물었다.양혁수는 전혀 당황하지 않고 두 사람의 자세를 바꿔 또 새로운 쾌감을 찾았다.변여름은 촉촉해진 눈가로 양혁수를 바라봤고 마치 처음 치즈를 선물 받은 고양이가 어디서부터 손을 대면 좋을지 몰라 망설이는 것 같았다.“네가 자세 바꾸고 싶다며?”양혁수는 손을 뻗어 변여름의 머리를 쓸어내리며 나른한 시선으로 유혹했다.“자, 네가 원하는 대로 해봐.”변여름은 흥 하고 콧방귀를 뀌었다. 아까도 변여름에게 기회를 줄 것처럼 굴다가 또 선수를 빼앗아 본인이 흐름을 주도했었다. 그렇게 반복되는 농락에 변여름은 이제 그럴 마음도 사라졌다.하지만 양혁수가 얌전히 누워주니 변여름은 또 덮칠 마음이 스멀스멀 생겼다.‘내가 잡아먹어야지!’서로를 탐닉하고 뜨거운 숨을 몰아 내쉬기를 반복했고 어느샌가 이불도 바닥 위로 떨어져 있었다.변여름은 저도 모르게 신음 소리가 새어 나왔고 입술을 막아도 걷잡을 수 없었다.결국 변여름은 이불에 얼굴을 묻어버렸고 지금 본인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1214화

    변여름은 낮에 물건을 뒤적이다가 양혁수가 서랍에 새로 준비해 둔 걸 발견했었다.양혁수가 참 보수적이라 생각했지만 변여름은 그런 점도 귀엽게 느껴져 눈치껏 본인이 준비한 물건은 서랍에 넣어두지 않았다. 뭐든지 차근차근 순서를 밟는 게 좋을 것 같았다.그러나 갑자기 자신을 안아 들고 위층으로 향하는 양혁수를 보며 변여름은 의아해졌다.‘오늘 밤엔 순정남이 아닌 건가? 아, 벌써 기대돼.’그러나 위층으로 올라가서 키스도 한참 했지만 시작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변여름이 양혁수의 품 안에서 기어 나오며 말했다.“오빠, 먼저 샤워나 할래요?”“...”‘이 흐름이 아닌데.’양혁수는 쯧 하고 혀를 차다가 변여름을 잡고 다시 아래에 깔았다.또 쉴 틈 없는 키스가 이어지고 변여름은 온몸이 나른해졌으며 입가가 얼얼해질 무렵, 양혁수가 마지막으로 입가에 뽀뽀하고 욕실로 향했다.변여름은 몰래 한숨을 푹 내쉬었다.‘그래. 내가 기다리지 뭐.’얌전히 침대에 누운 변여름은 다리를 달달 떨며 시간을 보냈다.그때, 양혁수가 준비해 둔 옷으로 갈아입고 걸어왔다.바로 변여름에게 다가간 양혁수는 순식간에 변여름을 이불 안에서 꺼내 안아 들었다.‘뭐야 샤워하러 간 거 아니었어? 또 준비한 게 있나 보네?’의아해하는 변여름의 생각을 읽고 양혁수는 입술에 도장을 꾹 찍고 욕실로 향했다.“같이 씻자.”변여름은 깜짝 놀라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욕실 안에는 뜨거운 김이 가득해 시야가 흐릿했다.양혁수는 어제 무슨 이유인지 안방에 새로 가구를 배송받았었다. 목재로 된 흔들의자였는데 하나는 안방에 두었고 특수 코팅을 거친 의자는 욕실에 두었다. 변여름은 안방에 둔 흔들의자에 누워 햇살을 느껴봤는데 그 기분이 아주 좋았다. 그러나 욕실에 둔 의자에 누우면 마치 발가벗겨진 생쥐 꼴이 되는 기분이 들었다.변여름은 욕실로 향하는 내내 별 별 난 생각이 다 들었지만 양혁수를 상대로 그런 음흉한 상상을 하면 안 된다고 자신을 채찍질했다.그러나, 변여름은 곧 자신의 상상이 틀리지 않았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1213화

    누가 감히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고양이 하나 때문에 그렇게 혼을 내던 오빠 친구가 오늘엔 제 옆에 앉아 평범한 여느 연인들처럼 자신을 잘 부탁한다고 인사하는 것을.변여름은 다른 사람에겐 흥미를 잃었고 오직 양혁수만 눈에 보였다. 그리고 너무 기분이 좋은 나머지 술이 술술 넘어갔다.회식을 끝내고 근처를 걸으니 거리에서 새해 느낌이 물씬 났다. 변여름은 양혁수의 손을 잡고 길을 걸으며 노래를 흥얼거렸다.그리고 집으로 돌아와 침대에 털썩 누워서도 양혁수의 이름을 불러댔다.“양혁수... 혁수 오빠...”대체 뭘 어떻게 더 해야 이렇게 커진 제 마음을 다 표현할 수 있을지 모른다. 변여름은 정말 하늘만큼, 땅만큼 양혁수가 좋았다.올해는 양혁수가 근 10년 동안 가장 기대되는 새해라고 할 수 있다.새해에 맞춰 양홍두도 세운시로 향해 양지원과 함께 새해를 보내기로 했다.그리고 양혁수는 양지원에게 곧 변여름과 함께 세운시를 찾아 정식으로 인사를 드리겠다고 말했다.새해 전날, 집사는 양혁수의 기분이 퍽 좋은 걸 발견하고 다 같이 만두도 빚고 송편도 빚을 것을 제안했다.변여름도 아침 일찍 양씨 가문을 찾아 일을 거들었다.양혁수는 집 안팎을 돌아다니며 새해 분위기가 물씬 나는 조명이나 인테리어를 세팅했다.“조명을 켜기엔 아직 일러요. 조명은 오후부터 켜야 한다고 했어요.”변여름은 어디에서 들은 정보를 한 손에 만두를 쥔 채로 양혁수에게 말했다.양혁수는 사다리 위에 서서 말했다.“누가 그래? 우린 우리만의 법을 따르는 거야.”양혁수는 변여름을 달래듯 말했다.“꼬맹이는 얼른 가서 만두 빚고 있어. 예쁘게 빚으면 내가 새해 용돈도 챙겨줄게.”집사는 괜히 큰소리하는 양혁수를 보며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양씨 가문 남자들, 누구 하나 큰소리할 수 있는 사람이 없을 텐데.’그러나 변여름은 고개를 끄덕였고 또 양혁수를 향해 손을 휘휘 저었다.사다리 아래까지 내려온 양혁수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왜?”변여름은 바로 이때다 싶어 양혁수의 두 볼에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1212화

    양지원은 바로 세운시로 돌아갔다.양씨 가문에는 오직 변여름과 양혁수만 남겨졌고 그날 밤부터 변여름은 아주 자연스레 양혁수의 방을 드나들었다.며칠 뒤면 새해인지라 연구실도 곧 휴가가 시작될 것이다. 변여름은 하루 시간을 내어 선물을 들고 연구실을 찾았다.선배들은 변여름이 영영 돌아오지 않을 줄만 알았는데 돌아온 변여름을 보며 아주 기뻐했고 선물을 받으며 어디에 다녀왔는지, 무엇을 했는지 물었다.“연애하고 왔어요.”솔직한 변여름의 대답에 사람들은 조금 당황했고 과거에 변여름에게 고백했었던 선배는 마음이 부서졌다.교수님은 변여름의 교제 상대가 누구인지 궁금해했다.“저희 오빠 친구예요.”‘그래. 오래 붙어있을수록 정분이 나는 법이지.’사람들은 변여름의 옆자리를 차지한 그 상대가 궁금했고 교수님도 한번 만나보고 싶다고 말했다.변여름은 바로 고개를 끄덕였고 점심시간이 되자 도시락을 들고 양혁수를 찾아갔다.“회식?”양혁수는 변여름이 연구실 사람들한테 인기가 많은 게 의외라는 생각을 했다.하지만 좀 더 생각을 해보니 고작 며칠 사이에 얼굴도 보지 못한 제 비서와 사이좋게 지내는 걸 보며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변여름이 말했다.“남자 친구 생겼다고 말했거든요.”그러자 양혁수는 변여름이 자랑하고 싶어 하는 걸 바로 눈치챘다.그리고 불현듯 과거에 변여름이 연구실 선배한테 고백을 받았었다는 사실이 떠올랐다.변여름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한두 사람이 아니었는걸요.”어깨를 으쓱거리는 변여름을 보며 양혁수가 인상을 살짝 찌푸렸다.“한두 사람이 아니었다?”“네!”“어떤 사람이었는데? 다들 똑똑할 거고, 뭐 잘생겼어?”“똑똑하기도 하고 잘생기기도 했죠.”옆에서 문서를 정리하던 비서가 그 말을 듣고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대표님, 예쁘고 요리도 잘하시는 여름 씨가 얼마나 인기가 많겠어요. 대표님이 조심하셔야겠네요.”변여름이 양혁수를 힐끔 훔쳐보자 양혁수가 바로 연기를 이어갔다.“그러게. 갑자기 짜증이 나서 입맛이 하나도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1211화

    새벽이 되도록 양혁수의 방에는 열기가 뜨거웠다.딸깍.헤드 등을 켜고 변여름이 이불 안에서 고개를 빼꼼 내밀고 주변을 살폈다.얼마 지나지 않아 양혁수가 화장실에서 돌아와 자연스레 변여름의 몸을 닦아줬다.변여름은 자꾸 양혁수를 훔쳐봤고 양혁수는 손을 뻗어 이런 변여름의 머리를 꾹 눌렀다.그러자 변여름은 양혁수의 베개에 얼굴을 묻고 비비며 입꼬리를 올렸다.이어 욕실에서 샤워 소리가 들려오자 왠지 양혁수가 만족하지 못해 홀로 해결하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그런 생각을 하며 침대 옆 서랍을 열어보니 손목시계 따위만 있을 뿐 남은 콘돔이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그런지 양혁수가 많이 자제한 것 같았다.‘이럴 줄 알았으면 집에 있는 걸 통째로 갖고 오는 건데.’그리고 그때 욕실 문이 열리고 양혁수가 돌아왔다.변여름은 얌전히 누워있다가 양혁수의 품에 꼭 안겼다.양혁수의 체향을 느끼며 변여름은 두 눈을 감고 얼굴을 비볐고 목 언저리에 뽀뽀하려 했다.그러나 양혁수가 변여름을 제지했다.“지금 뭐 해?”“왜요?”양혁수는 제 목에 있는 흔적을 가리켰고 새길 때는 몰랐지만 샤워하고 나니 따끔거리는 게 느껴졌다.변여름이 지난번처럼 또 정도 없이 세게 흔적을 남긴 모양이었다.하지만 이번 모양과 색깔이 너무 마음에 들어 변여름은 미안한 마음이 하나도 들지 않았다.“오빠 다음엔 반대편도 해줄게요.”“...”양혁수가 떨떠름한 표정을 하고 있는데 변여름이 취조하듯 방금 잠자리가 만족스러웠냐고 물었다.“오빠, 나 다른 것도 배웠는데 오빠만 좋다면... 읍!”양혁수는 바로 변여름의 입을 막았다.“...”‘풉. 부끄러워하긴.’양혁수는 본인이 오빠로서 리드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보니 이 꼬맹이한테 놀아나고 있는 것 같았다.“잠이나 자!”그래서 고작 이런 일로 무게를 잡을 수밖에 없었다.‘흥. 오늘은 이만 물러선다.’변여름은 얌전히 몸을 돌렸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또 자꾸 치근덕거렸다.“오빠가 많이 보수적이라는 걸 알고 있는데요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1210화

    변여름은 말재주가 뛰어났고 그대로 두면 분명 더 큰 소동을 일으킬 기세였다.양혁수는 그녀를 다잡아보려 했지만 속수무책이었다. 변여름은 밀고 당기기에 능했고 결국 늘 그가 그녀를 달래는 쪽이었다. 변여름을 제압하려면 그가 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그녀를 유혹하는 것뿐이었다.하지만 서로가 진심을 담기 시작하면 결국 누가 누구를 먼저 유혹한 건지조차 흐려진다.어느새 그녀는 그에게 기대어 그를 천천히 침대로 이끌었다.양혁수는 조용히 누워 있었고 변여름은 이불 속에서 조심스레 머리를 내밀었다. 표정은 잔잔했지만 눈동자에는 설렘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그가 움직이기도 전에 그녀는 익숙한 듯 그의 팔을 벌리고 조용히 품속으로 파고들었다. 이내 그의 온기를 안은 채 잠이 들었다.양혁수는 차갑게 굴어보려 했지만 몸은 정직하게 그녀의 이마에 키스했다.키스가 끝나자 그는 스스로의 입을 때리고 싶을 만큼 후회가 밀려왔다.저녁이 되면 변여름은 양혁수 곁에서 말이 많아졌다. 그녀는 그와 감정을 나누고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부터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까지 전부 들려주었다. 작은 머릿속은 놀라울 만큼 명확했고 양혁수가 확신하지 못하던 일들을 종종 먼저 짚어내곤 했다.그러다 보면 두 사람의 입술은 자석처럼 끌려붙었고 전에는 양혁수가 불씨를 조심스럽게 다룰 수 있었지만 지금은 더 이상 그럴 수 없었다.변여름을 집에 데려온 첫날 밤 양지원을 마주친 이후의 느낌은 이전과는 달랐다. 그녀를 몸 아래에 눕히고 얼굴을 감싸안은 채 키스하자 변여름은 그의 몸에 다리를 스치듯 비볐고 그는 순간적으로 치솟는 충동을 느꼈다.자신의 반응을 깨달은 그는 재빨리 움직임을 멈췄다.변여름에게 들킬까 봐 그는 천천히 몸을 일으켜 조명의 밝기를 낮추며 태연한 표정을 지었다.하지만 막 눕자마자 변여름의 부드러운 몸이 다시 양혁수의 품에 파고들었고 변여름은 그의 어깨에 기대어 그를 바라보았다.양혁수는 고개를 돌려 그녀의 시선을 마주했으며 단 한 번의 눈 맞춤으로 그녀가 이미 모든 것을 알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1209화

    양혁수의 ‘착하지’라는 한마디에 변여름의 입꼬리는 하늘까지 닿을 듯 환하게 올라갔다.그녀는 사람의 마음을 꿰뚫는 데 능했고 사실 그가 자신을 놀리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특히 밤 11시 30분이 넘도록 그가 나타나지 않자 아마도 자신이 먼저 찾아오기를 기대하며 방에서 기다리고 있을 거로 생각했다.‘아이고.’변여름은 그의 장난에 넘어가도 상관없다고 생각했다.간질이는 마음을 안고 그녀는 문가에 서서 발끝을 들어 여러 번 밖을 내다보았다.밤이 깊어 12시가 다 되어도 그의 그림자가 보이지 않자 그녀는 조용히 한숨을 내쉬고 외투를 걸쳐 입은 채 문을 열고 나섰다.양씨 가문의 저택은 워낙 넓어서 그녀가 양혁수의 방에 닿기 위해선 한 층 아래로 내려가 길게 이어진 복도를 걸어야 했다.몰래 발걸음을 옮겨 문 앞에 선 그녀는 익숙한 손놀림으로 문고리를 돌렸다. 예상대로 잠겨 있지 않았다.문을 열고 들어선 방 안은 숨 막힐 듯 어두웠다.침실은 더 깊은 어둠에 잠겨 있었고 그녀는 익숙한 감각과 뛰어난 시력에 의지해 침대를 더듬어 앉았지만 그 위에는 아무도 없었다.‘?’변여름은 숨을 죽인 채 주변을 감지했고 방 안에 아무도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혹시 오빠가 나를 찾으러 간 걸까?’그렇게 생각하며 조용히 침대에서 내려왔다.작은 거실로 발걸음을 옮기던 중 무언가가 벽에 부딪히는 소리가 두 번 울렸다. 그녀는 즉시 멈춰 섰다.달빛이 비추는 거실 그 한쪽 소파 팔걸이에 몸을 기댄 양혁수가 그녀를 지켜보고 있었다.그는 침실 문을 빠져나온 그녀가 멈추는 순간까지 눈을 떼지 않았고 입가에 짙은 미소가 번졌다.그의 손에는 라이터가 들려 있었고 그는 그것을 가볍게 던지며 조용히 그녀에게 다가갔다.변여름은 품에 안긴 이가 양혁수라는 걸 분명히 알고 있었지만 그가 갑작스레 뒤에서 안아오는 순간 가슴이 쿵 내려앉았다.이어진 그의 키스가 그녀의 옆얼굴에 가볍게 닿자 그녀는 본능적으로 숨을 멈췄다.양혁수는 평소 그녀가 마음껏 표현하게 두었지만 자신이 먼저 유혹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1208화

    식사가 끝나자 양지원의 마음속에는 여러 감정이 스쳐 지나갔지만 이제야 비로소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식사 후 그녀는 아래층 소파에 편히 앉아 야경을 바라보며 시간을 재어 양석진에게 전화를 걸었다.위층에서는 양혁수와 변여름 사이에 또다시 작은 충돌의 기운이 맴돌기 시작했다.양지원이 집에 머무는 동안 양혁수는 변여름과 같은 방에 머무를 수 없었다.변여름은 몹시 언짢은 기분이었다. 그가 샤워를 마치고 나왔을 때 휴대전화에는 세 글자의 짧은 메시지가 도착해 있었다.[양혁수.]그는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끝내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꽤 화가 난 모양이네. 성까지 붙여 부르다니.’풀네임으로 불린 건 처음이라 문득 그것도 꽤 재미있었다.수건을 툭 던지고 침대에 앉은 그는 변여름에게 메시지를 보냈다.[화났어?]잠시 후 변여름에게서 한 장의 사진이 도착했다.사진 속에는 줄에 매달린 막대 인형이 있었고 그 옆에서 날아온 주먹이 인형의 배를 강하게 가격하고 있었다. 인형 옆 상자에는 화살표가 가리키고 있었고 상자 안에는 ‘양혁수’라는 이름이 또렷이 적혀 있었다.양혁수는 순간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어디서 배운 거야? 너희 천재들은 이런 것도 다 할 줄 아는 거야?]예전에 변여름은 허예나의 이름으로 그와 채팅할 때 일부러 평범한 여고생처럼 꾸미며 어색하고 오래된 이모티콘을 보내곤 했었다.하지만 지금은 달랐다.그녀는 모든 걸 이해했고 재치 넘치고 독특한 이모티콘으로 그의 휴대폰을 장악했다.[이런 게 아주 유용하죠.]변여름이 말했다.[그러니까. 이제는 원격으로도 때릴 수 있지.]양혁수가 답장을 보냈다.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영상 통화가 걸려왔다.양혁수는 전화를 받았다.화면 속 변여름은 침대 머리맡에 기대 앉아 있었고 아마 두 손으로 휴대전화를 들고 있었는지 아래에서 위로 비추는 각도는 썩 좋지 않았다.양혁수가 웃으며 말했다.“집에 재밌는 공간 많잖아. 잠 안 오면 나가서 산책이라도 해.”“나가기 싫어요.”변여름은 기운 없이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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