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491화

Author: 라오
변호사 사무실에서.

이승우는 부승원의 설명을 듣고 인상을 찌푸렸다.

“완전 막무가내 아니에요?”

그러자 옆에 앉아 있던 반우희와 부승희가 고개를 돌려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이승우는 부승희가 아닌 반우희를 향해 말했다.

“아니, 제 말이 틀렸어요?”

“그럼 이승우 씨는 시연 언니 질문에 대답할 수 있어요?”

“...”

“거봐요. 이승우 씨도 대답할 수 없잖아요.”

이승우는 입술을 매만지다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우선 연정훈이 몰래 연명걸을 처리한 건 안시연 씨를 사랑하기 때문이었어요. 이것도 잘못된 건가요?”

“진짜 사랑해서 그런 건데 잘못이라고 치부하면 안 되는 거잖아요.”

반우희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그럼, 소현주 의사를 왜 그 방식으로 해결하지 않는 거죠?”

“...”

‘어린 녀석이 한 마디도 지지 않네.’

가만히 듣고 있던 부승희가 입을 열었다.

“그럼 반우희 씨 말대로면 정훈 오빠가 소현주 씨를 몰래 처리하거나 거짓 증거를 만들어 감방에 보냈어야 한다는 말이에요?”

반우희는 갑자기 꿀 먹은 벙어리가 되었다.

그러자 이승우가 기세등등하며 고개를 빳빳이 쳐들었다.

‘어디 한번 해보자, 이거야.’

반우희는 바로 꼬리를 내렸다.

“불법 행위는 틀린 게 맞아요.”

그리고 잠시 고민하다가 말을 이었다.

“하지만 난 시연 언니가 이해돼요. 외할머니가 돌아가셨는데 어떻게 이성을 지킬 수 있겠어요? 언니가 이성을 되찾는다면 다시 이런 행동을 하지 않겠죠.”

세 사람이 이런저런 얘기를 주고받는 동안 부승원은 한마디 말도 하지 않았다.

부승희가 제 오빠 옆구리를 톡 치며 말했다.

“어이 변호사님은 할 말 없어?”

“안시연 씨가 잘못을 저질렀다고 말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

???

세 사람이 바로 고개를 돌려 부승원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부승원이 덤덤하게 입을 열었다.

“연정훈이 정말 하늘 아래 부끄럼이 하나도 없었다면 왜 안시연 씨 질문에 대답하지 못했겠어?”

“상대가 소현주만 아니었다면 연정훈은 절대 그런 행동을 취하지 않았을 테고 안시연 씨가 손해를 보는 일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ocked Chapter

Related chapters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492화

    안시연은 연정훈이 소현주에게 직접 벌을 주라는 게 아니었다. 만약 연정훈이 소현주의 죽음을 원하냐고 묻는다면 안시연은 대답할 수 없을 것이다. 과거 연명걸의 일에도 안시연은 연정훈이 안 좋은 일에 연루될 까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말라고 말렸었다.하지만 연정훈이 소현주의 일에 자꾸 변명을 늘여놓자 안시연은 너무 불안하고 혼란스러워졌다. 안시연이 무너질 때마다 버팀목이 되어주는 건 연정훈이었다. 그런데 연정훈이 다른 사람의 편을 든다면 안시연은 세상에 혼자 남겨진 기분이 들었다.연정훈은 다른 사람도 아니고 안시연의 애인이 아니던가!한참 생각에 잠겨 있던 안시연은 이성을 되찾고 부승원을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연정훈은 안시연의 부탁은 뭐든지 들어줬고 빠르게 부승원을 집으로 불렀다.“내가 변호할게요.”부승원의 말에 안시연이 고개를 끄덕였다.“고마워요.”“소현주 씨는...”이름만 뱉었을 뿐인데 안시연은 호흡이 가빠졌다.부승원은 이를 눈치채고 먼저 말을 꺼냈다.“난 변호사고 법으로 사람을 지키는 사람이에요. 그 어떤 사람도 내 원칙을 어긋나게 할 수 없고 아무리 연정훈이라고 해도 변함이 없어요. 소현주 씨에게 잘못이 있다면 끝까지 싸울게요.”연정훈이 낮은 소리로 말했다.“절대 간섭하지 않을게.”“저는 지금 당사자와 사건에 대해 얘기 중이니 연정훈 씨의 의견은 듣지 않겠습니다.”“...”안시연은 부승원을 믿었다.“그럼 작은 부탁 하나만 드려도 될까요?”부승원이 노트북을 꺼내 들며 말했다.“말하세요.”“만약 형량을 받을 수 있다면 실형 선고를 바라며, 그럴 수만 있다면 모든 배상을 포기할게요.”부승원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먼저 말씀드리자면 현재 상황이 안시연 씨에게 더 불리한 상황이에요. 병원 쪽 입장을 알아봤는데 이 사건을 크게 키우고 싶지 않아 아주 큰 숫자의 배상금을 제시하고 있어요.”안시연이 쓴웃음을 지었다.“변호사님 그거 아세요? 제 남자 친구가 얼마 전에 그 병원에 억 단위로 기부했어요. 그러면 그 배상금이 제 남자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493화

    연정훈에게 소현주란 사랑이 아니라 죄책감이었다.과거의 연정훈은 사랑과 죄책감 두 감정은 전혀 섞일 리가 없을 거로 생각했었다. 그런데 현재 두 감정이 뒤죽박죽 섞여버렸다.굳어버린 연정훈을 살피며 부승원이 다시 입을 열었다.“소현주 씨에게 감정이 남은 거야?”“아니.”“그럼, 대체 뭔데?”연정훈은 부승원을 한참 바라보다가 힘겹게 입을 열었다.“소현주와 사귀는 동안 어머니가 삼촌을 시켜 뒷조사하게 했어. 그런데 우리가 다툰 날 소현주가 홀로 뛰쳐나갔고 삼촌이 그 틈을 타서 나쁜 짓을 했어.”“공휘?”“그래.”공휘가 어떤 사람인지는 부승원도 잘 알고 있었다. 연정훈이 많이 간추려 말했지만 부승원은 무슨 상황인지 바로 눈치를 챘다.‘이게... 이게 대체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인 건지.’소현주의 사고는 연정훈의 엄마로 비롯된 일이었으니 연정훈이 한평생 소현주에게 죄책감을 느끼는 건 당연했다. 하지만 이번엔 소현주가 안시연에게 잘못을 저질렀고 안시연은 충분히 소현주에게 죗값을 물게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연정훈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게다가 연정훈이 안시연을 위해 소현주를 감방에 보낸다는 것도 참 말이 되지 않는 일이었다.그러나 연정훈이 이 사건을 방관하여 안시연의 외할머니를 죽인 소현주를 법 테두리 밖으로 보낸다면 안시연에게 너무 몹쓸 짓이었다.부승원은 아무리 생각해도 진퇴양난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그런데 그때, 부승원은 갑자기 촉이 왔다.“소현주 씨 사건 증거 제대로 확인해 봤어?”“동영상 확인했어.”“...”‘어휴. 참 매몰차긴.’부승원이 잠시 고민하다가 물었다.“그럼 동영상은...”“검증받았는데 합성 아니래.”부승원은 정말 할 말을 잃었다.그래서 차를 한 모금 마시며 말했다.“그럼 넌 정말 답도 없네.”“...”“안시연 씨는 알고 있어?”부승원의 질문에 연정훈은 가만히 바라만 보았고 부승원은 바로 눈치를 챘다.연정훈이 소현주의 비밀을 말하지 않는 걸 이해할 수는 있었다. 연정훈은 이 사건에 있어 간접 가해자이자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494화

    부승원이 떠나고 연정훈은 위층으로 올라가 문을 두드렸다. 안시연은 탁자에 앉아 무언가를 끄적이고 있었다.그 옆에 다가가니 종이에 적은 리스트는 장례에 필요한 물품들이었다.“이건 내가 다 알아서 준비할게. 쉬고 있어.”안시연은 이런 연정훈을 쳐다도 보지 않고 고개를 저었다.“혼자 힘으로 하고 싶어요.”빨갛게 충혈된 눈으로 안시연은 몇 글자를 끄적이다가 눈물을 쏟아냈다. 그리고 빠르게 닦아내고 다시 글을 쓰는 걸 반복했다.연정훈이 안시연의 손을 잡으며 그 행동을 저지했다.“벌써 나와 선을 긋는 거야?”안시연은 말문이 막혀 아무 말도 뱉을 수가 없었다.한참 뒤 안시연이 힘겹게 말을 시작했다.“지금 연정훈 씨와 이런 얘기할 기분 아니에요. 무사히 외할머니 장례를 치르고 싶어요.”“그 다음엔?”그 다음엔...안시연도 그다음을 몰랐다.하지만 지금, 이번 생에 주어진 행복과 희망을 단숨에 뺏겨버린 기분이 들었다.이젠 모든 일에 흥미를 잃어버렸다.안시연이 아무 말도 없자 연정훈이 먼저 말을 꺼냈다.“소현주 때문에 날 원망하고 있다는 걸 알아.”“그래요. 지금 연정훈 씨가 많이 원망스러워요.”안시연은 고분고분하게 인정했다.그리고 더 이상 흔들리지 않고 차가운 시선으로 연정훈을 바라보았다.“연정훈 씨를 원망하지 않을 리가 없잖아요.”연정훈은 마음이 너무 아파 호흡이 가빠졌다.핏기 없는 창백한 얼굴로 안시연이 말했다.“법대로 처리하겠다는 그 말에 내가 얼마나 무너졌는지 알기나 해요?”“그렇게 되면 소현주는 손쉽게 법의 테두리에서 벗어날 텐데 고작 그런 말로 내 입을 막으려고 했어요?”연정훈이 말을 이었다.“전에 내가 소현주에게 빚진 게 있다는 말 기억해?”“그래서 지금 그걸 갚겠다고요?”“아니.”“그럼, 뭔데요?”“지금 네가 불법이든 합법이든 소현주를 손보고 싶다면 난 절대 간섭하지 않을게. 하지만 시연아, 난 내 손으로 소현주를 두 번 망가뜨릴 수는 없어.”안시연은 마음이 흔들렸다. 연정훈에게 말하지 못할 상황이 있을 거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495화

    이제 자신을 믿을 수 없다는 안시연의 말에 연정훈은 심장이 조각조각 부서져 갔다.아무리 많은 변명을 대도 연정훈은 이길 수가 없었다.안시연을 지켜 주겠다고, 경인에서 당당하게 살 수 있게 해주겠다고 약속했으나 정말 연정훈이 필요한 순간, 연정훈은 변명밖에 늘어놓지 못했다.그리고 빌어먹을 변명은 당연히 통하지 않았다.“외할머니 장례를 마치는 대로 우리 사이도 정리해요.”“우린 진심으로 사랑했으니 내가 살 수 있게 이만 놔 줘요.”사랑하기에 그만하자는 말이 너무 대질 적으로 느껴졌다.그리고 살 수 있게 놔달라는 말은 가시가 되어 가슴에 박혔다.연정훈은 서재 소파에 앉아 브랜드 사에서 보내온 수많은 반지 디자인을 살폈다. 머릿속엔 반년 사이의 추억이 끊임없이 재생되고 있었다.사랑을 원하는 순간부터 연정훈의 사랑은 이미 시작되고 있었다.그 사랑을 지금 제대로 알아차렸는데 이만 놓아주어야 했다.후드득.눈물이 반지 디자인 위로 떨어졌다.연정훈은 황급히 고개를 들어 눈물을 닦았다. 그리고 몸을 일으켜 크게 심호흡을 뱉었고 두 눈을 질끈 감고 담배에 불을 붙였다.니코틴의 자극에 답답하던 가슴이 조금은 숨통이 트이는 것 같았다.담배가 꺼지면 또 다른 담배에 불을 붙이는 것을 반복하자 서재는 담배 연기로 꽉 차버렸다.숨을 제대로 쉴 수 없는 이곳에서 연정훈은 숨을 돌리고 있었다.‘아니. 우리 둘 사이를 이런 식으로 끝낼 수는 없어. 정말 손을 댈 수 없는 상황이 되기 전에 뭐라도 해야겠어.’...부승원은 사건 현장을 다녀왔다. 연정훈이 자신의 제안을 빠르게 반박했지만 변호사의 촉이 안시연의 어머니가 문제가 있다고 알려주고 있었다.그래서 직접 확인해 보지 않으면 마음이 불편했다.아래층에서 이웃들에게 몇 가지 질문을 하고 있는데 멀리서 반우희가 보였다.부승원은 반우희를 카페로 데리고 가 디테일을 묻기 시작했다.“직업이 변호사 아니에요? 왜 탐정 일까지 겸하고 있는 거예요?”반우희가 의아하다는 듯 물었다.“알고 있는 모든 걸 말해줘.”반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496화

    그때 카페 직원이 다가왔다.“아무것도 필요 없어요.”“...”시키지 않고 자리만 떡하니 차지한다니, 직원은 어이가 없었다.머쓱해진 반우희가 대신 메뉴판을 받아 쥐며 말했다.“일단 메뉴 한번 확인해 볼게요. 잠시만요.”“네네.”부승원은 이런 반우희를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방금 대화 내용을 기록하고 승주의 얘기를 확인하느라 바빴다.반우희는 부승원의 질문에 일일이 대답하며 메뉴판을 훑었고 밀크티 두 잔을 주문했다.“저도 소현정 이모를 의심하긴 했어요... 그런데 설마 이모일 리가 있겠어요? 이모는 할머니 친딸이잖아요. 할머니가 이모를 가리키지도 않았고요.”“세상 그 어느 어머니가 자기 딸을 범죄자라고 알리겠어?”“그건... 맞아요.”반우희는 빨대를 입에 물고 굳은 얼굴로 살짝 끄덕였다.멀지 않은 곳에서 직원이 반우희를 향해 손짓했다.그러자 반우희는 살며시 미소를 지으며 부승원에게 말했다.“변호사님, 질문 다 하셨으면 저는 이만 가볼게요.”미련 없이 일어나는 반우희에 부승원은 조금 의아해했다.하지만 그날 자신이 뱉은 말을 떠올리며 반우희가 그걸 신경 쓰고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래.”반우희는 빠르게 자리를 떠났다.그리고 직원이 계산서를 들고 부승원에게 내밀었다.“총 12만 원입니다. 어떻게 계산하시겠어요?”부승원이 인상을 살짝 찌푸렸다.밀크티 두 잔에 12만 원?계산서를 훑은 부승원은 입가가 굳어갔다.계산서에는 무려 가게의 절반가량의 메뉴가 찍혀 있었다.고개를 돌리니 반우희가 포장된 간식을 양손에 나눠 들고 길을 건너고 있었다.“...”‘나이도 어린 게 잔머리만 좋아서.’부승원은 말없이 계산을 마쳤다....연정훈은 장례식장에서 나와 부승원에게 전화를 걸었다.그리고 두 사람은 변호사 사무실에서 다시 만났다.연정훈의 말 대로 부승원은 소현주를 사무실로 불렀다.짧은 두 날 사이 소현주도 많이 초췌해지고 피곤해 보였다.그러나 연정훈을 발견하고 구세주라도 찾은 듯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정훈아,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497화

    소현주는 몇 초간 상황 파악을 마치고 두 눈을 커다랗게 떴다.“날 정신 병원에 가두려고?”“네 병, 치료받아야 하지 않겠어?”연정훈이 되물었다.“지금 안시연 씨를 위해 화풀이해 주는 거잖아!”소현주가 눈을 붉혔다.“법률상 난 무죄니까 안시연 씨를 대신해 날 벌주려고!”“정훈아, 너 왜 이렇게 변했어? 네가 과거에 사랑했던 사람은 나였어. 그런데 안시연 씨가 생겼다고 나한테 이렇게 해도 되는 거야? 그리고 네 어머니가...”“잊어버린 거 아니야.”연정훈이 소현주의 말을 잘랐다.그 일을 잊지 못해 지금 이렇게 발이 묶여 버렸다.“재판이 끝나고 네가 정말 무죄 판결을 받는다면 난 널 치료받게 할 거야. 퇴원 기준에 도달하면 그때에는 퇴원해도 좋아.”소현주가 냉소를 터뜨렸다.“퇴원 기준? 그런 건 네가 정하는 게 아니야?”연정훈이 안시연을 위해 이렇게까지 할 줄은 전혀 몰랐다. 연정훈은 자신의 원칙을 깨면서 안시연을 위해 복수를 하려 했다.그러자 소현주가 차가운 얼굴로 집요하게 말했다.“나한테 보상해 준다고 말했잖아.”연정훈은 여전히 덤덤했다.“내가 빚진 건 내가 갚아. 그러나 네가 안시연 씨에게 빚진 건 피할 수 없어. 두 일은 전혀 다른 결이야.”“그러니 지금부터 난 모든 합법적인 수단을 통해 너의 유죄를 증명할 거야.”소현주가 길게 숨을 들이쉬며 말했다.“내가 고의로 그랬든 고의가 아니었든 설사 정훈이 네가 증거를 위조한다고 해도 난 큰 처벌을 받지 않아!”“네가 큰 벌을 받으라는 의미가 아니야.”“안시연 씨...”“시연이는 그저 네가 받아야 할 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할 뿐이니까.”연정훈은 아주 확신에 찬 말투로 말했다.이런 연정훈의 모습에 소현주는 마음이 차게 식어갔다.몇 년 동안 자리를 비웠더니 연정훈의 마음에는 안시연만 남아 있었다.두 사람이 알고 지낸 것도 겨우 반년가량에 불과했다!불만, 질투, 두려움 등 모든 감정이 뒤섞여 결국 원한으로 되었다.‘내가 추락하면 너희들도 편하게 지낼 수는 없을 거야!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498화

    안시연은 거절하고 싶었다. 가족끼리 도란도란 도시락을 먹는데 자신이 그곳에 낄 이유가 없었다.양혁수도 이를 눈치채고 바로 거절했다.“부근에 밥집이 많아요. 근처에서 먹으면 돼요.”양지원이 살짝 표정을 구기며 말했다.“지금 집밥 무시하는 거야?”“너무 적어서 두 사람이 먹기엔 부족하잖아요.”“그럼 너 말고 안시연 씨 먹게 해.”???양지원이 다시 말을 이었다.“넌 조용히 차에 앉아 있어. 마침 안시연 씨에게 물을 말도 있거든.”“시연 씨에게 뭘 물어보시려고요?”양지원은 미소를 지었지만 그 미소가 묘하게 위협적이었다.그러자 양혁수가 미소를 지은 채로 말했다.“알겠어요. 먹으면 될 거 아니에요?”양혁수는 안시연의 어깨를 톡톡 두드리며 말했다.“차에 타요. 제 집이라 생각하고 편하게 있어도 돼요.”안시연은 안 그래도 정신이 오락가락했는데 지금 이 상황에 머리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았다.그러나 양지원과 양석진이 정말 자신에게 할 말이 있는 것처럼 보여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그럼 실례할게요.”“편하게 앉아요.”고분고분 차에 올라타는 안시연에 양지원은 몰래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 양석진을 바라보았다.양석진은 침착한 얼굴이었지만 시선은 안시연에게서 떨어질 줄을 몰랐다.안시연은 저번 만남보다 더 살이 빠졌고 바람이라도 불면 날아갈 것처럼 가냘팠다.양혁수는 서둘러 도시락을 열어 모든 반찬을 꺼냈다.안시연은 조금 긴장한 얼굴로 양지원에게 물었다.“하실 말씀이 뭔가요?”양지원은 돌아가신 대표를 방패막이로 삼아 말을 이었다. 그래서 요즘 조문을 오는 사람은 누가 있는지, 마치 대표의 사생활을 캐는 것처럼 위장했다.안시연은 아는 게 별로 없었으나 아는 만큼 답했다.양지원은 고개를 끄덕이며 생각에 잠겼다.“이거 먹어봐요.”양혁수는 고기 한 점을 골라 안시연의 앞접시에 올랐다.“고마워.”안시연은 젓가락을 들었고 조심스럽게 반찬을 입에 넣었다.바짝 긴장한 안시연을 보며 양지원은 너무 마음이 아팠다. 양씨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499화

    양혁수가 자리를 비우자, 차 안은 조용해졌다.안시연은 반찬을 조금씩 꼬집어 천천히 입에 넣었다.참다못한 양지원이 양혁수의 젓가락을 들어 안시연에게 반찬을 집어 주었다.“많이 먹어요. 안색이 너무 안 좋아요.”안시연은 조금 의아한 마음이 들었으나 고개를 들어 양지원의 눈을 마주하자 진심으로 걱정하는 게 느껴져 코끝이 시려왔다. 그래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감사합니다. 양 대표님.”양지원은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고마워할... 필요 없어요.”양지원은 안시연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위로해 주고 싶었으나 시기가 적당하지 않은 듯싶어 마음을 꾹꾹 눌렀다.그 옆의 양석진은 긴장한 마음을 숨긴 채로 물었다.“외할머니는 심장병으로 돌아가셨나요?”안시연의 손이 허공에 멈춰 섰다. 외할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몰려오자 눈가가 뜨거워졌다.그래서 코를 훌쩍이며 말했다.“네.”양지원이 바로 휴지를 건넸다.안시연은 고맙다는 인사를 하며 휴지를 받아쥐었다.그리고 양석진이 질문을 이어갔다.“병원 측에서는 뭐라고 하던가요?”안시연이 고개를 들어 시선을 마주했다.“병원에서는 대부분 의료 사고로 치부할 텐데요.”안시연이 입꼬리를 축 늘어뜨리며 말했다.“네, 정말 그러네요.”양지원의 눈빛이 바뀌었다.“외할머니 일은 병원 측 문제인가요?”젓가락을 쥐고 있는 손에 힘이 들어갔다.“어느 의사가 약용량을 잘못 주사해 의료 과실이에요.”양지원과 양석진은 미리 사건 조사를 마쳐 상황을 대충 알고 있었다. 그저 안시연이 현재 어떤 상황인지 궁금해 이런 질문을 했다.“정훈이가 있으니 그 의사 책임을 피하지 못하겠네요.”양지원의 말에 안시연은 고개를 푹 숙였다.눈물이 멈추지 않아 안시연은 휴지로 눈을 꾹꾹 눌렀다.양지원은 마음이 너무 아파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갔다. 그리고 또 휴지 두어 장을 뽑아 건넸다.“왜 그래요?”안시연은 휴지를 모두 주먹 안으로 말아쥐었고 고개를 점점 숙였다.처음부터 안시연은 양지원에게 말로 설명할 수 없는 호감을 느꼈고 오늘따라 다

Latest chapter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1220화

    양혁수는 변여름을 품에 안은 채로 서재 창가에서 예쁜 노을과 노을이 비친 잔잔한 호숫가를 바라봤다.“시연 언니 컨디션은 괜찮아요?”변여름의 질문에 양혁수가 대답했다.“좋아 보이던데. 컨디션도 그렇고 기분이 아주 좋아 보였어.”변여름이 고개를 끄덕이다가 또 양혁수를 쳐다봤고 양혁수가 입꼬리를 슬쩍 올렸다.“왜 쳐다봐?”“오빠, 행복해요?”양혁수는 최근 몇 달 동안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을 보낸 걸 떠올리며 품 안의 변여름을 꼭 껴안았다.“행복하지.”“정말요? 왜요?”“왜긴...”두 눈을 감고 잠시 뜸을 들인 양혁수가 대답했다.“아침에 누가 나한테 해물 제철 탕을 해준다고 했거든.”“...”변여름은 손을 뻗어 익숙하게 양혁수의 두 볼을 잡아당겼다.양혁수는 변여름이 뭘 하든 가만히 받아줬고 또 변여름의 이마에 짧게 키스했다.양혁수의 눈동자에는 오직 변여름만 담겼고 변여름을 향한 사랑이 말하지 않아도 느껴졌다.변여름은 입꼬리를 올린 채로 양혁수의 목에 팔을 걸었고 또 빠르게 떨어지며 말했다.“그러고 보니 오빠, 아직도 나한테 좋아한다는 말도 안 했잖아요.”양혁수는 아주 자연스럽게 말을 이었다.“좋아해.”그리고 고민하다가 말을 고쳤다.“내가 널 좋아해.”변여름은 금세 헤벌쭉해졌고, 첫사랑이고 뭐고 잊어버린 채로 양혁수의 두 볼에 번갈아 뽀뽀했다. 그리고 양혁수가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인 듯 품에 안고 떨어지지 않았다.“오빠.”양혁수는 고개를 살짝 숙여 이어질 변여름의 말을 기다렸다.“난 오빠가 너무너무 너무 좋아요.”양혁수는 이런 변여름의 머리를 쓰다듬었고 나란히 소파에 기대앉았다.‘아, 삶이 이렇게 행복할 수도 있구나.’‘너무 행복해.’한강시에서의 삶은 점점 더 흥미진진해졌다. 몇 년 전만 해도 양혁수는 사람을 자주 만나지 않았지만 변여름과 함께한 뒤로 변백호네 가족이 시도 때도 없이 집을 들락거렸다.변여름은 한강시 연구실에서 고작 6개월의 시간을 보냈지만 벌써 성공적으로 데이터를 확보했다.그래서 남은 6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1219화

    변여름은 2층 베란다에서 뛰쳐나오며 양혁수와 양지원의 대화에 귀를 기울였다.“마침, 요즘 한가한데 여름이 데리고 경인시로 놀러 갈게요. 시연이도 볼 겸.”‘한가하긴! 고양이 배변도 아직 치우지 않았는데!’고개를 돌린 양혁수는 변여름이 입을 삐죽이고 있는 게 보였다.그래서 핸드폰을 잠시 귀에서 떼고 변여름을 향해 걸어오며 말했다.“서재 다 치워뒀으니 거기에서 논문 보면 돼.”“네.”변여름은 무표정으로 고개를 휙 돌렸고 쿵쿵거리며 서재로 들어갔다.양혁수는 피식 웃었고 통화를 종료한 양지원은 다시 영상 통화를 걸어왔다. 화면에는 양지원뿐만 아니라 양시연도 함께였다.막 아이를 낳았지만 양시연은 컨디션이 꽤 좋아 보였고 죽을 먹는 중이었다.양지원이 핸드폰을 넘기자 양시연이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지금 퇴근하는 거야?”“막 집에 도착했어.”핸드폰 너머로 아이들이 재잘대는 소리가 들려왔고 양승윤과 다른 아이들도 함께 있다는 걸 눈치챌 수 있었다.양혁수가 잠시 숨을 고르다가 말했다.“축하해. 잘생긴 아들에, 귀여운 딸까지 생긴걸.”과거에는 도저히 입 밖으로 내뱉기 힘들었지만 정작 하고 보니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양시연은 양혁수를 향해 미소를 지었다.“너도 축하해.”“엄마한테서 전해 들었어. 너랑 여름이 말이야.”양혁수는 창밖의 핑크빛 노을을 보며 가슴이 쿵쿵 뛰는 걸 느꼈다. 그리고 무의식적으로 서재로 발걸음을 옮겼다.“우리 공주님 보여줄까?”“좋아.”화면을 돌리자 침대 끝에 앉은 연정훈이 아이를 안고 있었다. 주변에는 양승윤을 제외하고 꼬마가 둘이나 더 있었다.“아빠, 나도 안아보고 싶어요!”“삼촌! 예지도 안아볼래요!”‘참 시끌벅적하네.’양시연이 연정훈을 낮게 부르자 연정훈이 딸을 품에 안고 걸어왔다.그리고 화면을 통해 양혁수는 연정훈과 시선이 마주쳤고 두 사람은 무언의 시그널을 주고받았는지 또 표정을 찡그렸다.연정훈은 예전처럼 차가웠지만 제 딸을 볼 때에는 입꼬리가 내려올 줄을 몰랐다.“시간 되면 경인시로 놀러와. 시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1218화

    “그 사람도 별반 다를 게 없어요. 낳아준 어머니는 뒤로 하고 장모님한테 왔잖아요.”양혁수가 투덜거리며 말했다.양시연을 향한 감정이 남아있지 않더라도 양혁수는 늘 연정훈이 마음에 들지 않았고 변여름은 조용히 그 옆에서 눈치를 살폈다.그러다가 며칠 전 변여름과 진지하게 나눴던 첫사랑 얘기가 떠오른 양혁수는 오늘 이 기회를 빌려 변여름에게 장난을 쳐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면 변여름은 크게 화도 내지 못하고 입만 삐죽일 것이다.저녁 시간이 다 되어가고 연정훈이 전화를 걸어 거의 집에 다 와간다고 알렸다.변여름은 양혁수의 손을 잡고 뒤뜰에서 잡초를 손질하는 양석진의 옆으로 다가갔고 갑자기 이렇게 말했다.“오빠, 우리 산책하러 가요.”양혁수가 고개를 갸웃거렸다.“지금?”“네!”“곧 다 모일 텐데 밥 먹고 산책하러 가자.”그러자 변여름이 고개를 푹 숙이더니 눈앞에 보이는 잡초를 마구잡이로 휙 잡아 뽑았다.양혁수는 다 알면서도 모르는 척 웃음을 꾹 참았다.그때 누군가 양혁수를 불렀고 두 사람은 다시 거실로 돌아가야 했는데 변여름이 갑자기 양혁수를 벽으로 툭 밀쳤다.그러자 양혁수는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그리고 벽에 기댄 채로 변여름의 턱을 잡고 나른한 목소리로 말했다.“첫사랑을 잊는 방법은 첫사랑을 다시 만나는 거라며? 현실보다 상상 속 첫사랑이 더 완벽하고 이쁠 테니까.”“...”‘짜증 나.’양혁수가 변여름에게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며 말했다.“이건 네가 말했던 거잖아.”“...”“그런데 지금 표정이 왜 그렇지? 설마 한번 뱉은 말을 다시 주워 담고 싶은 거야?”변여름은 어깨를 축 늘어뜨리며 말했다.“세상에 영원한 정답은 없는 거니까요.”“그래도 어쩔 수 없잖아. 계속 피해 다니며 만나지 않을 수도 없고.”“나 질투 난다는 말이에요.”“내가 평생 시연이 좋아한다고 해도 괜찮다고 했던 사람이 누구더라?”“그건 예전이잖아요!”“그럼 지금은?”‘지금은...’변여름은 눈을 데굴데굴 굴리다가 발뒤꿈치를 살짝 들어 양혁수의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1217화

    새벽 다섯 시가 다 되어서야 양혁수는 변여름을 껴안고 잠이 들었다.아침이 되어도 아무도 두 사람을 깨우지 않았고 실컷 자고 일어나니 어느새 아침 열 시가 넘어가고 있었다.두 사람은 잠에서 깬 뒤에도 한참 침대에서 뭉그적거렸고 양혁수가 먼저 몸을 일으켜 아래층으로 내려가 간단하게 먹을 음식을 준비했다.양혁수가 음식을 챙겨 돌아왔을 때, 변여름은 세수하고 다시 침대에 누워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양혁수가 침대 끝자락에 앉으며 변여름의 머리를 쓰다듬었다.“뭐라도 좀 먹고 다시 자.”변여름은 지금 자신의 옷차림이 어떤지 전혀 상관하지 않고 바로 이불에서 빠져나와 양혁수의 품에 안겼다.양혁수는 서둘러 변여름의 옷매무시를 정리해 주고 눈을 감고 있는 변여름에게 한 입씩 떠먹여 줬다.변여름은 몇 입 먹더니 금방 싫증을 느꼈고 양혁수는 변여름이 남긴 걸 입에 넣었다.그런데 양혁수가 아침을 먹는 사이 변여름이 품에서 잠이 들어버렸다.‘그렇게 졸린가?’양혁수는 변여름을 다시 이불 안에 넣어주고 옷을 갈아입은 뒤 헬스장을 다녀왔다.돌아와서 샤워를 마쳤을 때도 변여름은 아직 깨어나지 않았다.양혁수는 침대 앞으로 다가가 곤히 잠든 변여름을 바라봤고 젖은 머릿결이 마를 때까지도 시선을 떼지 못했다.그러다가 본능을 못 이긴 양혁수는 수건을 내려두고 침대 옆자리로 올라갔다.변여름은 금세 이상한 점을 눈치챘고 귓가에 들려오는 양혁수의 뜨거운 숨소리에 몸을 돌려 품에 안기며 말했다.“오빠...”양혁수는 숨을 고르다가 변여름에게 속삭였다.“어디 불편한 곳은 없어?”“없어요...”변여름은 온몸에 열기가 돌았고 저도 모르게 양혁수의 어깨를 깨물었다. 양혁수가 작게 신음 소리를 뱉자 변여름도 점점 이성을 잃게 되었고 눈가가 빨개진 채로 물었다.“우리 새해 인사드리러 가야 하지 않아요?”“필요 없어. 친척들도, 친구들도 많지 않아서 상관없어.”변여름은 마지막 남은 이성으로 말했다.“우리 세운시로 가야 하잖아요.”양혁수는 새해 인사 따위는 이제 안중에 없었다.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1216화

    침대 시트를 교체하지 않아 방안에는 아직도 그 향이 가시지 않았다. 양혁수는 단팥죽이 끓는 동안 서둘러 시트를 교체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단팥죽의 단 향이 코를 자극했다.양혁수는 한 그릇 따라 변여름에게 건넸고 변여름은 소파에 나른하게 누워 양혁수가 한입씩 떠먹여 주는 걸 삼켰다.그렇게 천천히 기운을 되찾은 변여름은 또다시 장난기가 발동했다.양혁수의 품에 안겨 양혁수의 핸드폰을 뒤적이던 변여름이 고개를 들어 시선을 마주했다.양혁수는 변여름의 두 볼을 쭉 잡아당기며 이 순간의 행복을 즐겼다.그런데 변여름이 꽤 진지한 얼굴로 이런 질문을 하는 게 아니겠는가?“오빠, 정말 무슨 약이라도 먹은 거 아니에요?”양혁수는 인상을 팍 찌푸리다가 시간을 확인하고는 바로 무슨 의미인지 알아차렸다.싸늘해진 양혁수의 시선에 변여름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약을 따로 챙겨 먹지 않은 거면 너무 오랫동안 금욕해서 그런 거 아니에요?”“...”양혁수는 변여름이 이어서 어떤 질문을 할지 눈에 뻔했고 미리 준비해 둔 떡을 집어 냉큼 변여름의 입에 넣었다.변여름은 입안 가득 우물거렸고 반쯤 남긴 떡은 양혁수가 처리했다.“계속 까불면 너 이거 다 먹일 거야.”변여름이 눈을 깜빡이며 말했다.“이 떡 전부요?”“...”역시 못 말리는 변여름이라 생각하며 양혁수는 입안 가득 떡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입술 도장을 꾹 찍었다.어느새 해가 뜰 시간이 되었지만 두 사람은 하나도 졸리지 않았다.한참 꼭 붙어 있다 보니 또 어느새 애매모호한 분위기가 흘러나왔다.양혁수는 변여름을 위해서라도 관심사를 다른 곳으로 돌렸다.변여름이 핸드폰을 뒤적이며 말했다.“시연 언니가 아직 새해 인사를 보내지 않았네요?”질투하는 듯한 변여름의 말투가 오늘따라 더 귀엽게 느껴졌다.하지만 지금 말을 잘못하면 변여름이 삐질 게 뻔했으니 양혁수는 말을 가려서 하기로 했다. 그래서 한참 말을 골라 입을 열었다.“시연이는 새해 당일에 인사를 보내는 편이야. 우리 가족들도 대부분 그렇게 하거든. 너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1215화

    거사를 치르기 전에 변여름도 나름 많은 조사를 걸쳐 충분히 준비를 마쳤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직접 겪어보니 실전과 이론은 큰 차이가 있음을 알게 된다.변여름은 자신이 주동권을 잡으려 노력했지만 모두 가볍게 양혁수에게 들통이 나 물거품이 되었다.양혁수는 변여름의 두 손을 잡아 머리 위로 고정시켰고 변여름이 점차 반항할 생각도 하지 못할 때까지 꼭 붙잡아줬다.변여름의 머릿속에는 양혁수가 거친 숨을 내쉬며 귓가에 뱉은 말뿐이었다.“긴장하지 말고 힘 풀어.”긴장을 풀자 바로 쾌감이 이어졌다.처음 사과를 베어 문 에덴에 이런 기분이었을까, 변여름은 눈앞이 흐릿해지고 이 세상과는 단절된 쾌감만 느껴졌다.변여름은 나른하게 침대에 누웠고 잠시 의식을 되찾고 양혁수와 시선을 마주했다.양혁수는 변여름 이마의 땀을 닦아주고 또 달래듯 입술에 키스했다.금방 지나갈 소나기같았지만 또 벼락이 치고 폭우가 쏟아졌다.양혁수도 쾌감에 절여 절로 미소가 나갔지만 자꾸 변여름을 놀렸다.그러자 변여름이 바로 양혁수의 입술을 깨물었다.양혁수는 전혀 당황하지 않고 두 사람의 자세를 바꿔 또 새로운 쾌감을 찾았다.변여름은 촉촉해진 눈가로 양혁수를 바라봤고 마치 처음 치즈를 선물 받은 고양이가 어디서부터 손을 대면 좋을지 몰라 망설이는 것 같았다.“네가 자세 바꾸고 싶다며?”양혁수는 손을 뻗어 변여름의 머리를 쓸어내리며 나른한 시선으로 유혹했다.“자, 네가 원하는 대로 해봐.”변여름은 흥 하고 콧방귀를 뀌었다. 아까도 변여름에게 기회를 줄 것처럼 굴다가 또 선수를 빼앗아 본인이 흐름을 주도했었다. 그렇게 반복되는 농락에 변여름은 이제 그럴 마음도 사라졌다.하지만 양혁수가 얌전히 누워주니 변여름은 또 덮칠 마음이 스멀스멀 생겼다.‘내가 잡아먹어야지!’서로를 탐닉하고 뜨거운 숨을 몰아 내쉬기를 반복했고 어느샌가 이불도 바닥 위로 떨어져 있었다.변여름은 저도 모르게 신음 소리가 새어 나왔고 입술을 막아도 걷잡을 수 없었다.결국 변여름은 이불에 얼굴을 묻어버렸고 지금 본인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1214화

    변여름은 낮에 물건을 뒤적이다가 양혁수가 서랍에 새로 준비해 둔 걸 발견했었다.양혁수가 참 보수적이라 생각했지만 변여름은 그런 점도 귀엽게 느껴져 눈치껏 본인이 준비한 물건은 서랍에 넣어두지 않았다. 뭐든지 차근차근 순서를 밟는 게 좋을 것 같았다.그러나 갑자기 자신을 안아 들고 위층으로 향하는 양혁수를 보며 변여름은 의아해졌다.‘오늘 밤엔 순정남이 아닌 건가? 아, 벌써 기대돼.’그러나 위층으로 올라가서 키스도 한참 했지만 시작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변여름이 양혁수의 품 안에서 기어 나오며 말했다.“오빠, 먼저 샤워나 할래요?”“...”‘이 흐름이 아닌데.’양혁수는 쯧 하고 혀를 차다가 변여름을 잡고 다시 아래에 깔았다.또 쉴 틈 없는 키스가 이어지고 변여름은 온몸이 나른해졌으며 입가가 얼얼해질 무렵, 양혁수가 마지막으로 입가에 뽀뽀하고 욕실로 향했다.변여름은 몰래 한숨을 푹 내쉬었다.‘그래. 내가 기다리지 뭐.’얌전히 침대에 누운 변여름은 다리를 달달 떨며 시간을 보냈다.그때, 양혁수가 준비해 둔 옷으로 갈아입고 걸어왔다.바로 변여름에게 다가간 양혁수는 순식간에 변여름을 이불 안에서 꺼내 안아 들었다.‘뭐야 샤워하러 간 거 아니었어? 또 준비한 게 있나 보네?’의아해하는 변여름의 생각을 읽고 양혁수는 입술에 도장을 꾹 찍고 욕실로 향했다.“같이 씻자.”변여름은 깜짝 놀라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욕실 안에는 뜨거운 김이 가득해 시야가 흐릿했다.양혁수는 어제 무슨 이유인지 안방에 새로 가구를 배송받았었다. 목재로 된 흔들의자였는데 하나는 안방에 두었고 특수 코팅을 거친 의자는 욕실에 두었다. 변여름은 안방에 둔 흔들의자에 누워 햇살을 느껴봤는데 그 기분이 아주 좋았다. 그러나 욕실에 둔 의자에 누우면 마치 발가벗겨진 생쥐 꼴이 되는 기분이 들었다.변여름은 욕실로 향하는 내내 별 별 난 생각이 다 들었지만 양혁수를 상대로 그런 음흉한 상상을 하면 안 된다고 자신을 채찍질했다.그러나, 변여름은 곧 자신의 상상이 틀리지 않았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1213화

    누가 감히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고양이 하나 때문에 그렇게 혼을 내던 오빠 친구가 오늘엔 제 옆에 앉아 평범한 여느 연인들처럼 자신을 잘 부탁한다고 인사하는 것을.변여름은 다른 사람에겐 흥미를 잃었고 오직 양혁수만 눈에 보였다. 그리고 너무 기분이 좋은 나머지 술이 술술 넘어갔다.회식을 끝내고 근처를 걸으니 거리에서 새해 느낌이 물씬 났다. 변여름은 양혁수의 손을 잡고 길을 걸으며 노래를 흥얼거렸다.그리고 집으로 돌아와 침대에 털썩 누워서도 양혁수의 이름을 불러댔다.“양혁수... 혁수 오빠...”대체 뭘 어떻게 더 해야 이렇게 커진 제 마음을 다 표현할 수 있을지 모른다. 변여름은 정말 하늘만큼, 땅만큼 양혁수가 좋았다.올해는 양혁수가 근 10년 동안 가장 기대되는 새해라고 할 수 있다.새해에 맞춰 양홍두도 세운시로 향해 양지원과 함께 새해를 보내기로 했다.그리고 양혁수는 양지원에게 곧 변여름과 함께 세운시를 찾아 정식으로 인사를 드리겠다고 말했다.새해 전날, 집사는 양혁수의 기분이 퍽 좋은 걸 발견하고 다 같이 만두도 빚고 송편도 빚을 것을 제안했다.변여름도 아침 일찍 양씨 가문을 찾아 일을 거들었다.양혁수는 집 안팎을 돌아다니며 새해 분위기가 물씬 나는 조명이나 인테리어를 세팅했다.“조명을 켜기엔 아직 일러요. 조명은 오후부터 켜야 한다고 했어요.”변여름은 어디에서 들은 정보를 한 손에 만두를 쥔 채로 양혁수에게 말했다.양혁수는 사다리 위에 서서 말했다.“누가 그래? 우린 우리만의 법을 따르는 거야.”양혁수는 변여름을 달래듯 말했다.“꼬맹이는 얼른 가서 만두 빚고 있어. 예쁘게 빚으면 내가 새해 용돈도 챙겨줄게.”집사는 괜히 큰소리하는 양혁수를 보며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양씨 가문 남자들, 누구 하나 큰소리할 수 있는 사람이 없을 텐데.’그러나 변여름은 고개를 끄덕였고 또 양혁수를 향해 손을 휘휘 저었다.사다리 아래까지 내려온 양혁수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왜?”변여름은 바로 이때다 싶어 양혁수의 두 볼에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1212화

    양지원은 바로 세운시로 돌아갔다.양씨 가문에는 오직 변여름과 양혁수만 남겨졌고 그날 밤부터 변여름은 아주 자연스레 양혁수의 방을 드나들었다.며칠 뒤면 새해인지라 연구실도 곧 휴가가 시작될 것이다. 변여름은 하루 시간을 내어 선물을 들고 연구실을 찾았다.선배들은 변여름이 영영 돌아오지 않을 줄만 알았는데 돌아온 변여름을 보며 아주 기뻐했고 선물을 받으며 어디에 다녀왔는지, 무엇을 했는지 물었다.“연애하고 왔어요.”솔직한 변여름의 대답에 사람들은 조금 당황했고 과거에 변여름에게 고백했었던 선배는 마음이 부서졌다.교수님은 변여름의 교제 상대가 누구인지 궁금해했다.“저희 오빠 친구예요.”‘그래. 오래 붙어있을수록 정분이 나는 법이지.’사람들은 변여름의 옆자리를 차지한 그 상대가 궁금했고 교수님도 한번 만나보고 싶다고 말했다.변여름은 바로 고개를 끄덕였고 점심시간이 되자 도시락을 들고 양혁수를 찾아갔다.“회식?”양혁수는 변여름이 연구실 사람들한테 인기가 많은 게 의외라는 생각을 했다.하지만 좀 더 생각을 해보니 고작 며칠 사이에 얼굴도 보지 못한 제 비서와 사이좋게 지내는 걸 보며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변여름이 말했다.“남자 친구 생겼다고 말했거든요.”그러자 양혁수는 변여름이 자랑하고 싶어 하는 걸 바로 눈치챘다.그리고 불현듯 과거에 변여름이 연구실 선배한테 고백을 받았었다는 사실이 떠올랐다.변여름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한두 사람이 아니었는걸요.”어깨를 으쓱거리는 변여름을 보며 양혁수가 인상을 살짝 찌푸렸다.“한두 사람이 아니었다?”“네!”“어떤 사람이었는데? 다들 똑똑할 거고, 뭐 잘생겼어?”“똑똑하기도 하고 잘생기기도 했죠.”옆에서 문서를 정리하던 비서가 그 말을 듣고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대표님, 예쁘고 요리도 잘하시는 여름 씨가 얼마나 인기가 많겠어요. 대표님이 조심하셔야겠네요.”변여름이 양혁수를 힐끔 훔쳐보자 양혁수가 바로 연기를 이어갔다.“그러게. 갑자기 짜증이 나서 입맛이 하나도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