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자 표태훈이 대답했다.“맞습니다.”주안나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우리 아빠 미쳤어요? 이렇게 중요한 주주총회에 참석하지 않은 이유가 윤씨 그 자식을 위해서 집을 구하고 있다고요? 도대채 걔가 누군데요? 우리 아빠가 이렇게까지 해줘요?”주안나는 소리를 질렀다.그러자 표태훈은 머쓱하게 웃기만 하였다.“안되겠어요! 제가 직접 아빠를 찾아서 물어볼래요! 도대체 윤씨 그 자식이 누구길래 우리 아빠를 이렇게 쥐여잡고 있는지!”...산을 등지고 있는 어느 한 별장에서.주세호는 윤구주에게 이 별장을 소개하고 있었다.“저하, 이 별장의 이름은 용인 빌리지입니다. 산을 등지고 있고 시야가 아주 좋습니다. 용이 이 곳을 휘감고 산과 강을 삼킬 웅장한 기세를 내뿜고있죠! 저하, 만족하십니까?”윤구주는 뒷짐을 지고 덤덤하게 둘러봤다. 이 별장은 정말 거대했다.산 정상에 있는것 빼고는 주변이 너무 조용하고 안락해보였다.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용인 빌리지는 주세호가 윤구주를 위해 찾은 13번째 별장이였다.“좋아. 여기로 합시다.”윤구주가 대답했다. 그 말을 듣자 주세호는 너무 기뻤다. 오늘의 모든 수고가 헛되이지 않았다는 뿌듯함이 밀려왔다.“저하께서 마음에 드신 다니 너무 다행입니다.”용인 빌리지는 강성에서 가장 비싼 지역에 자리잡았다!여기 주변환경이 가장 좋기때문이다!그리고 청산을 등지고 있는것 외에도 용인 빌리지 앞에는 강성에서 제일 큰 강인 제비강이 흐르고 있다.호텔에는 없는 것이 없었다. 심지어 개인 비행기를 위한 착륙장도 있었다.용인 빌리지는 윈워터힐스보다 더 호화로웠다.별장에 들어선후 윤구주는 덤덤하게 큰 정원을 둘러보더니 흐뭇하게 웃었다.산중턱에 위치한 별장은 장마철이 되면 자욱한 안개가 피어오르면서 다른 세계에 온듯한 느낌을 준다. 윤구주가 수련하기 가장 적합한 장소였다.“수고했어요. 세호 씨. 아주 마음에 듭니다!”윤구주가 진지하게 말했다. 주세호는 방긋 웃으면서 대답했다.“저하의 마음에 들면 저도 너무
잠시 후, 주세호는 떠나고 용인 빌리지에는 윤구주 혼자 남게 되였다.그는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 멍을 때리고 있다 보니 갑자기 소채은 생각이 났다.소채은은 어떻게 지내는지 문득 궁금해졌다!그리고 한숨을 쉬고 내력을 모으면서 수련에 집중했다.십 국 전쟁이후 윤구주의 내력은 제대로 회복되지 않았다. 이 모든 것은 문씨 가문의 기린 화독때문이였다!이 독을 없애려면 윤구주는 반드시 피갈이 단약을 만들어야 했다.그 생각을 하니 윤구주의 얼굴색은 서서히 어두워졌다.“하루빨리 세 가지 약재를 구해서 해독해야 할 것 같군!”...소씨 저택.윤구주가 떠난 후 소청하와 천희수는 무척 기뻤다. 하지만 소채은은 넋이 나간 사람처럼 매일 출근하는 것 외에는 두 사람과 거의 말을 하지 않았다.“여보, 채은이가 계속 저러는데 어떡하죠?”천희수는 걱정되는 듯 소청하에 말했다.신문을 보던 소청하는 신문을 내려놓으며 대답했다.“걱정하지 마.. 시간이 지나면 화가 풀릴 거야!”“여보, 우리 혹시 너무 강하게 밀고 나간 건 아닐까요? 그래도 윤씨 그 아이가 우리 가족을 많이 도와줬는데.”천희수가 말했다.“무슨 헛소리야?”소청하가 두 눈을 부릅뜨면서 말했다.“걔를 공짜로 먹고 재워줬으면 됐지? 계속 집에 둘 거야?”“그리고 걔가 친 사고는 생각 안 해?”천희수는 진성 도관 그 일을 떠올리자 말을 하지 않았다.“됐어. 나는 산책이나 다녀올게!”그리고 소청하는 집을 나섰다!이때 도복을 입은 사람들이 갑자기 소씨 저택 대문 앞에 나타났다!그들은 모두 진성 도관의 제자들이었다!심지어 관장인 양진성까지 직접 왔다!다만 양진성은 양손에 깁스를 하고 있었다.소청하는 문을 나서자 갑자기 도복을 입은 사람들이 몰려오는 것을 보고 얼굴색이 바뀌었다.소청하는 그들이 저번에 윤구주에게 쫓겨난 진성 도관 사람들이라는 것을 한눈에 알아봤다.그리고 사람들이 점점 더 많아지자 소청하는 겁이 났다.“누구... 누구를 찾으시는데?”제일 앞에 서 있던 수제자 원지훈이 걸어오면
윤구주가 떠난 후 소채은은 완전히 넋을 잃었다.소채은은 SK그룹 사무실에 멍하니 앉아 있다. 비서가 들어와서 인사를 해도 들은 체 만 체했다.드디어 퇴근할 때가 되자 소채은은 덤덤하게 차를 몰고 집으로 갔다.가는 길에 윤구주 생각이 나자 그녀는 저도 모르게 눈시울이 붉어졌다.“우리 구주 지금쯤 지낼 곳을 찾았을까?”윤구주 생각만 하면 소채은은 마음이 아려왔다.이때 고가도로에서 스포츠카 몇 대가 윙윙거리며 달려왔다. 이 스포츠카들은 한 대당 몇십억 가치에 달했다!선두에는 하늘색 람보르기니, 그 뒤에는 페라리, 그리고 다양하게 리폼 된 고급 차들이 줄지어 달리고 있었다.으르렁거리는 엔진 소리에 고막이 터질 것만 같았다.이 여섯 일곱 대의 값비싼 고급 차들은 고가도로에서 스릴 넘치는 속도로 주행하고 있었다.그래서 도로에 있던 일반 차들은 이들이 지나가는 것을 보고 모두 서둘러 길을 비켜주었다!뛰뛰빵빵!귀에 거슬리는 경적이 들리면서 선두에 있던 람보르기니가 미친 듯이 달려왔다.소채은은 왼쪽 사이드미러로 차가 너무 빨리 달려오는 것을 확인하고 놀라서 얼른 핸들을 옆으로 꺾었다. 하지만 상대방의 차 속도는 너무 빨랐다... 마치 로켓 같은 속도로 달려와 쿵 하는 소리와 함께 소채은의 차를 들이박았다. 그러더니 그녀의 차는 통제 불능이 되었고 결국 옆의 가드레일에 부딪혔다!게다가 람보르기니도 소채은의 차를 들이박은 후 통제를 잃고 앞쪽 가드레일에 부딪혔다.제때 브레이크를 밟았기 때문에 큰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다!가드레일을 들이박은 소채은도 크게 다치지 않았다. 다만 에어백에 부딪히는 탓에 머리가 조금 아팠다.그녀는 아픈 머리를 문지르더니 그제야 서둘러 차 문을 열고 내렸다!차에서 내리자 뒤에 줄을 지어 오던 고급 차들의 엔진소리도 줄어들었다.차들이 멈추자마자 안에서 재벌 2세 남녀가 내려왔다.그들은 딱 봐도 부잣집 자제들이었다!화려한 장신구.남자들은 손목에 롤렉스 아니면 파테크 필리프!여자들은 하나같이 진한 화장에 진주 목걸이와 각
이때 갑자기 욕하는 소리가 들려왔다.“씨발, 이 계집애가 차를 어떻게 운전한 거야? 감히 우리 안 도련님의 차를 들이박아?”빨간 머리를 한 남자가 입을 열었다. 그는 호피 무늬 스커트를 입은 요염한 여자를 껴안고 있었다. 그 여자도 한마디 했다.“쓸데없는 소리 그만해! 배상하라고 하면 돼! 배상하지 않으면 여기를 떠날 생각 하지 마!!”이런 억지를 부리는 재벌 집 2세들을 보자 소채은도 화가 치솟아 올랐다.“너희가 내 차를 들이박고 나더러 배상하라고? 말이 돼?”그러자 누군가가 코웃음 치면서 말했다.“그러게 왜 눈 똑바로 뜨지 않아! 비키면 되잖아!”“그러게!”그들이 이렇게 제멋대로 날뛰는 것을 보고 소채은은 제대로 한번 싸우려고 했다.그때 차에 치인 안 도련님은 사악한 눈으로 소채은을 바라보고 있었다.그녀의 섹시한 오피스룩과 예쁜 얼굴을 보자 그는 팔을 휘두르면서 말했다.“됐어. 다 입 다물어!”그리고 웃으면서 소채은을 향해 걸어왔다.“예쁜 아가씨, 오늘 일은 이렇게 합시다!”“뭘 어떻게 해요! 경찰에 신고해서 경찰에게 맡겨야죠!”“경찰?””하하하하!”그는 갑자기 껄껄 웃어댔다.“저기, 혹시 제가 누군지 아세요?”그러자 소채은이 대답했다.“누구면 어쩔 건데요.”“참! 성격 있네!”“이렇게 예쁜 걸 봐서 오늘 당신이 내 차를 들이박은 걸 따지지 않을게요! 그 대신 저랑 술 한잔 어때요?”“제가 듣기로는 강성의 여자들이 제일 예쁘다던데!”“어때요? 예쁜 아가씨, 가시죠?”그러면서 그는 소채은은 거침없이 훑어보기 시작했다. 그러자 주위에 있던 부잣집 자제들도 분위기를 띄웠다.“예쁜 아가씨, 우리 안 도련님 눈에 든 걸 영광으로 생각해! 빨리 대답하지 않고 뭐해?”“그러게! 우리 안 도련님을 제대로 모시면 앞으로 강성에서 어깨 쭉 펴고 살 수 있을걸!”그들이 이렇게 말하자 소채은은 화를 내며 말했다.“미친것들!!”그리고 몸을 돌려 떠날 준비를 했다!소채은이 떠나려고 하자 그들은 길을 막으며 그녀를 에워쌌다.
“얘들아, 이 계집애의 차를 부수고 안 도련님에게 선물하는 거 어때?”그들중 누군가가 제안했다.“좋아!”그러자 그들은 차에서 야구 방망이를 꺼내 들고 소채은의 차를 내리쳤다. 그녀의 미미카는 완전히 찌그러져 들었다.차를 박살 낸 재벌 집 자제들은 그제야 만족한 듯 웃으며 가버렸다.혼자 남겨진 소채은은 길가에 주저앉아 힘없이 울기 시작했다....날이 어두워졌다.소씨 저택.천희수는 대문 앞에서 소채은을 초조하게 기다리면서 전화를 걸었다.하지만 아무리 전화를 걸어도 연결이 안 된다고 했다.그러자 천희수는 점점 더 걱정되었다.“여보, 채은이가 왜 아직도 안 돌아왔지? 지금 벌써 몇 신데요?”그러자 마당에있던 소청하가 대답했다.“뭘 걱정해, 회사에 일이 좀 있겠지!”“아닌데. 아까 회사에 전화했는데 채은이는 일찍 퇴근했다고 했어요! 그리고 얘 전화는 왜 계속 안 되는 거야?”그 말을 듣자 소청하도 이상함을 느꼈다.두 사람이 걱정하고 있을 때 멀리서 구조 트레일러 한 대가 다가오고 있었다.커다란 트레일러 뒤에는 찌그러진 흰색 미니카 한 대가 달려있었다.“저게 뭐야?”“우리 딸 차 아니에요? 왜 저렇게 되었죠?”찌그러진 흰색 미니카를 보고 천희수는 소리를 질렀다.그러자 당황한 소청하는 얼른 달려가 확인했다.찌그러진 그 차가 바로 소채은의 차라는 것을 확인하자 소청하도 소리를 질렀다.“뭐야! 어느 자식이 우리 채은의 차를 이렇게 만들었어?”이때 구조 트레일러가 멈춰서더니 소채은이 차에서 걸어 내려왔다.“채은아! 무슨 일이야? 왜 차가...”천희수가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어보려고 하자 소채은은 엉엉 울기 시작했다. 그리고 천희수를 끌어안았다.자기 딸이 이렇게 슬프게 우는 것을 보자 천희수는 어리둥절했다.그녀는 소채은을 끌어안고 얼른 물었다.“채은아, 왜? 무슨 일이 있었는데? 엄마랑 말해봐!”소청하도 재빨리 달려왔다!소채은은 한참 서럽게 울고 고개를 들었다.“채은아, 네 얼굴이... 왜 이렇게 부었어? 누가 때렸어?”
윤구주가 수련하고 있는 것은 그의 명성을 떨치게 한 이였다.이 기술은 윤구주를 도와 종횡무진한 시대의 서막을 열게 했고 현존하는 가장 무서운 기술이었다.10개국의 전쟁에서도 윤구주는 로 9명 신의 경지에 이른 고수들을 제치고 역사를 새로 쓴 첫사람이 되였다. 그리고 주구왕이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다!지금 그는 로 체내에 있는 기린 화독이 퍼지는 것을 막으려고 한다.황금빛 내력이 사방을 뒤덮어 뒷산 전체가 황금빛으로 물들었다.윤구주의 피부 또한 모두 금빛으로 변했다.만약 지금 누군가가 윤구주를 봤다면 분명 그가 부처님인 줄 알 것이다.수련!윤구주가 수련하고 있을 때 여러 대의 고급 차들이 용인 빌리지에 도착했다.차들이 정차하자 주세호가 당황한 표정으로 차에서 뛰어내렸다.그리고 별장을 바라보더니 윤구주가 있는 쪽으로 미친 듯이 달려갔다.“저하!”“저하!”뒷산에서 수련하고 있던 윤구주는 주세호의 목소리를 듣고 심호흡하자 주변에 있던 금빛 내력들이 용처럼 꿈틀대더니 그의 몸속으로 들어갔다.그리고 윤구주는 벌떡 일어섰다!윤구주는 용인 빌리지 안으로 순간 이동하였다.“무슨 일인데요?”윤구주는 헐떡이며 달아오는 주세호에게 물었다.땀을 뻘뻘 흘리던 주세호는 윤구주에게 무릎을 꿇으면서 대답했다.“저하! 소인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저에게 벌을 내려주십시오!”그러자 윤구주는 미간을 찌푸리면서 물었다.“도대체 무슨 일인데요?”“저하... 소인 부하가 방금 저에게 말했는데 채은 아가씨가... 채은 아가씨가 얻어맞았을 뿐만 아니라... 그들은 아가씨의 차마저 박살 냈다고 합니다!”주세호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뭐?소채은이 맞았다는 소듣자 윤구주는 벌떡 벌떡 일어났다. 발밑에 있던 타일은 윤구주의 기세를 감당하지 못하고 그대로 우지직 소리를 내며 모두 부서졌다!순간 사악한 기운이 용인 빌리지를 감돌았다.“채은이가 맞았다고요? 무슨 일이 있었던 거죠?”주세호는 소채은이 고가도로에서 겪었던 일을 자세히
윤구주가 마당 안에서 소채은의 방 쪽을 바라봤다. 그녀의 방 불은 여전히 켜져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방으로 곧장 걸어갔다.철컥!방문이 열리자 창가에 앉아 멍때리고 있는 그녀의 아름다운 실루엣이 보였다.“채은아!”윤구주는 소채은을 불렀다. 그러자 창가에 앉아 있던 소채은은 익숙한 목소리에 흠칫 놀라면서 고래를 돌렸다.“구주?”두 사람은 서로 눈을 마주쳤다. 윤구주는 그녀의 부은 얼굴과 선명하게 찍힌 손바닥 자국도 보았다.윤구주를 보자 소채은은 억울했던 감정이 왈칵 쏟아지면서 윤구주의 품에 달려가 울기 시작했다.윤구주는 그런 소채은을 꽉 껴안았다.“채은아, 미안해! 내가 없는 동안 네가 많이 힘들었지!”소채은은 고개를 저으면서 윤구주 품에 안겨 눈물을 흘렸다.“아니, 너랑은 아무 상관도 없어!!”둘은 꼭 껴안았다. 소채은이 한참 울고 나서야 윤구주는 그녀의 아름다운 얼굴을 천천히 들어 올렸다.“아파?”윤구주는 조심스럽게 그녀의 얼굴을 쓰다듬었다.하지만 소채은은 고개를 저으면서 말했다.“아프지 않아!”“바보야! 어떻게 안 아플 수가 있어!”윤구주는 그녀가 너무 안쓰러웠다. 하지만 소채은의 관심은 온통 윤구주에게 있었다.“구주야, 며칠 동안 어디 있었어? 지낼 곳은 찾았어? 그리고 밥은 제때 먹어? 돈은 있어?”그러자 윤구주는 마음이 짠해 났다.“바보야, 지금 나를 신경 쓸 때가 아니잖아?”“네가 내 남자 친구인데 내가 어떻게 신경을 안 써?”소채은이 대답했다. 그러자 윤구주는 소채은을 끌어안으면서 말했다.“걱정하지 마, 나는 잘 먹고 잘살고 있어! 지낼 곳도 있고!”이때 윤구주의 핸드폰이 울렸다. 그러자 윤구주가 말했다.“채은아, 먼저 전화 좀 받고 올게.”“그래.”윤구주는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그러자 전화기 너머로 주세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저하! 소인 그 새끼들을 찾아냈습니다!”그 말을 듣자 윤구주는 다시 사악한 눈빛을 들어내면서 물었다.“어디에 있어요?”“한해 살롱에 있습니다!”“알았어요.
한해 살롱 가장 호화로운 룸에서.비키니를 입은 십여 명의 미녀와 미남들이 실내 수영장에서 술을 마시며 파티를 즐기고 있었다!커다란 크리스털 테이블에서는 수십 병의 XO와 루이 13세 등 좋은 술이 놓여져 있었다.이때 빨간 머리를 한 부잣집 도련님이 술잔을 들고 큰 소리로 말했다.“다들 조용! 우리 먼저 전주에서 올라온 안 도련님에게 술을 한잔 권합시다!”“안 도련님이 이런 누추한 곳까지 오신 건 저희 영광입니다!”그리고 그는 두 손으로 술잔을 들어 올리면서 맞은편 소파에 앉아 비키니를 입은 미녀들을 껴안고 있는 안 도련님에게 술을 권했다.다른 부잣집 도련님들도 술잔을 들고 건배하기 시작했다.“안 도련님! 저도 한잔 권하고 싶습니다!”안 도련님이라고 불리는 남자가 바로 오늘 소채은을 때린 그 사람이었다.그는 껄껄 웃으면서 술을 원샷했다!“오늘 모두 마음껏 노세요!”“제가 쏩니다!”말이 끝나자 그는 오른손으로 명품백에서 현급 십여 뭉치를 꺼내어 사방에 뿌리기 시작했다.그러자 룸에 있던 여자들은 모두 흥분했다.“경택 오빠, 안 도련님이라는 분이 누구세요? 이렇게 잘나간다고? 오빠까지 나설 정도라니.”아가씨 한 명이 옆에 있던 부잣집 도련님에게 물었다.“안 도련님은 전주 흑룡 상회 집 도련님이야. 내가 존경할 수밖에 없지!”“아 그래요. 손만 까닥해도 강산도를 뒤흔드는 흑룡 상회! 어쩐지!”그녀는 이렇게 말하면서 매혹적인 눈빛으로 안 도련님을 훑어봤다.‘만약 흑룡 상회 도련님을 하룻밤 모실 수만 있다면 꿩이 봉황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그렇게 생각한 그녀는 몸을 비틀며 안 도련님을 향해 걸어갔다.이들이 흑룡 상회 도련님을 모시고 있을 때 윤구주는 이미 한해 살롱 입구에 도착했다.싸늘한 살의를 품은 윤구주는 한해 살롱을 힐끗 쳐다보고는 성큼성큼 안으로 걸어갔다.오늘 밤.윤구주는 사람을 죽일 것이다.하나님이 온다고 해도 그를 막을 수 없을 것이다.력셔리한 룸에서 남녀가 장난치며 웃고 떠드는 소리가 들려왔다.이때 펑 하는
“저하, 그렇다면 대체 어떻게 그를 죽여야 합니까? 저자의 기운이 이토록 흉악한데 성수의 혈기로 진압할 순 없습니까?” 백호는 이미 싸우고 싶은 마음으로 가득 차 있었다.“안 된다. 너희 네 명이 함께라면 잠시나마 억누를 수는 있겠지만, 너희는 그저 성수의 정혈을 가졌을 뿐이니 마인을 완전히 없애려면 성수가 직접 나타나야 한다. 지금 이 세상에 성수가 존재하는지조차 의문스럽다.”윤구주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말을 마친 윤구주는 곧장 진요탑 쪽으로 향했다.백호와 임정설, 청해가 함께 가서 돕고자 했으나 장인 대진인이 그들을 가로막았다.“이 마인은 오직 구주만이 상대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다른 중요한 임무가 있습니다. 국주님, 곧 전투가 시작될 터인데 서요산의 진법을 반드시 지켜야 합니다. 이 호법의 중임을 몇 분께 맡기겠습니다.”장인 대진인이 임정설에게 경건하게 예를 갖추며 말했다.“좋다. 오늘 이 자리에서 목숨을 바친다고 하더라도 반드시 저 마인을 죽이고야 말겠다.” 임정설은 단호한 표정을 지으며 황자의 위엄을 한껏 드높였다.화진의 존망이 걸린 일이라면 임정설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었다.하지만 마기가 몰려와 서요산 전체를 뒤덮고 세상이 오직 흑백 두 가지 색깔만으로 변해버리며 그 끔찍한 살기가 강림했을 때 임정설마저 온몸에 소름이 돋으며 떨렸다.“이 마인의 기운이 이렇게까지 무서울 줄이야.” 임정설은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하늘은 마기로 가득 찼고 윤구주마저 그 기세에 눌리고 있었다.진요탑에서 흘러나온 마기는 실체가 되어 넘쳐흘렀다. 마기가 나타나자 서요산을 지키는 모든 검종 제자의 얼굴이 어두워졌고 어떤 제자는 순간적으로 십여 년을 늙어버렸다.수련이 부족하면 수명으로라도 채워야 하는 참혹한 상황이었다.웅웅.하늘에는 먹구름이 밀집했고 그 안에서 요괴의 번개가 끊임없이 터졌다.“이젠 영기조차 요기로 변하고 있다. 풍수 비술로 보건대 머지않아 이곳에서 요마가 출현하겠구나.” 임정설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서요산 외부에서 짙은 요기
도가는 인연이라는 두 글자를 대단히 중히 여긴다.그의 한 번의 인연, 한 번의 생각은 곧 만백성의 생사를 좌우할 만큼 중요하다.윤구주가 정상에 오르자 앞서 온 다른 이들과는 달리 서요산 검종의 모든 이들이 일제히 허리를 숙여 깊은 존경을 표했다. 그들이 경배한 대상은 단순한 한 인간이 아니라 구주의 저하, 화진의 인황, 오방 천지의 주재자였다.“모두 일어나십시오. 제가 오늘 서요산에 온 이유는 오직 진요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함입니다. 진요탑 안의 마인을 제거하지 않는 한 문 씨 세가의 역심은 절대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오직 마인을 죽여야만 문 씨 세가의 야심도 함께 근절할 수 있습니다.”윤구주는 서요산 검종의 모든 제자를 향해 엄숙하게 말했다.이번 서요산 행차의 목적은 바로 문 씨 세가의 역심을 뿌리째 뽑는 것이었다.검종 제자들이 앞장서 일행을 이끌었고 모두가 금정을 지나 뒷산으로 향했다.뒷산에 막 들어서자마자 음산한 기운이 얼굴을 스쳤다.후산 중앙에는 높이 오백 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산이 서 있었는데 그 산은 무려 구백구십구 개의 쇠사슬로 단단히 봉인되어 있었다.이 쇠사슬은 그저 평범한 사슬이 아니었다. 절반은 땅속의 지맥과 연결되어 있었고 나머지 절반은 하늘 높이 떠올라 천지의 영기를 끌어모으고 있었다.이런 수준의 봉인이라면 설령 윤구주 자신이 여기에 갇혀 있다고 해도 빠져나가기란 쉽지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이처럼 견고한 고진마저 지금은 마인의 사기로 조금씩 부식되어 가고 있었다. 본래는 영기가 흘러넘치는 명산이었으나 지금은 온 서요산이 마인의 기운에 물들어 음침하고 괴이한 분위기를 자아냈다.이 강렬한 악기운을 바라보며 서요산 검종의 제자들은 모두 얼굴을 찌푸렸다.솟구치는 사기를 바라보며 서요산 검종의 검객들은 하나같이 얼굴을 찌푸렸다.최근 몇 대에 걸쳐 입종한 서요산의 제자들은 이런 마인의 사기와 요마의 위협 속에서 수련해야 했다.천지의 영기조차 마인의 기운에 오염되어 수련에 큰 지장을 주었지만 그럼에도 끝까지 남은 현
이 말을 듣자 모든 이들은 천 년 전 마지막으로 나타난 그 성인이 바로 서요산 검종에서 나왔음을 깨달았다.“짐은 서요산 검종의 선대 종주께서 우화등선하셨다고만 들었는데 그저 떠도는 신화 속 이야기인 줄로만 알았더니 은 성인의 경지에 이르신 것이었군.” 임정설이 깊은 감탄과 함께 말했다.구백 계단 윤구주는 이미 전설을 써 내려가고 있었다.하지만 그 전설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구백삼십 계단 사십 계단을 오르면서 윤구주의 발걸음은 오히려 더욱 가벼워졌고 그가 세우는 기록은 사람들의 상식을 계속해서 뒤흔들었다.구백팔십 계단을 지나 정상까지 겨우 십여 계단만 남은 그 순간 윤구주의 발걸음이 점점 느려지기 시작했다.구백구십구 계단에 이르러 결국 완전히 멈추었다.드디어 한계에 도달한 것인가?모두가 숨을 죽이고 윤구주를 지켜봤다. 이 마지막 한 걸음은 분명 지금까지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힘든 시험일 터였다.윤구주는 미간을 찌푸린 채 그 자리에 가만히 서서 십여 분을 견뎌냈다. 사람들은 그가 언제 다시 계단을 오를지 초조하게 기다렸다.마침내 윤구주는 길게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됐습니다. 이 마지막 한 걸음은 넘지 않겠습니다. 여기서 시험을 포기하지요.”말을 마치고 계단에서 내려서는 순간 청석 계단 아래에서 강력한 영기가 하늘을 찌를 듯 솟구쳤고 곧바로 서요산을 감싸던 어둠의 기운을 깨끗이 몰아냈다.오랫동안 음울했던 서요산 상공은 순식간에 환해졌고 수백 킬로미터에 걸쳐 맑은 하늘이 펼쳐졌다.서요산의 모든 이들은 충격에 빠져 넋을 잃었다.그제야 그들은 윤구주가 왜 그토록 여유롭게 올라올 수 있었는지 알게 되었다. 그는 처음부터 서요산의 청석 계단이 가진 진법의 힘을 계속해서 억누르고 있었다.“참으로 대단하신 신위군요! 우리 서요산의 청석 진법마저 제압하셨다니! 마지막 한 걸음을 분명 넘으실 수 있었을 텐데 혹시 강제로 넘었다가 진법이 견디지 못해 영기가 새 나가고 진법이 무너져 진요탑까지 영향을 미칠지 걱정하신 건 아닌가요?” 장인 대진인이
도법의 깊이는 워낙 심오해서 임정설조차 제대로 가늠할 수 없었다.“쉽게 말씀드리자면 구주는 천지의 운기를 완전히 장악한 데다가 하늘이 직접 영광을 내리신 거죠.” 장인 대진인이 말했다.임정설은 이 말을 듣고 비로소 이해한 듯 말했다.“대진인의 말은 윤구주가 바로 하늘이 점지한 사람이라는 뜻인가?”“맞습니다. 우리 화진 사람들은 운명의 갈림길에 서면 본심에 따라 도법을 선택하고 나머지는 하늘에 맡깁니다. 이것이 바로 '인간사는 다하고 하늘의 뜻을 따르라는 말의 의미입니다. 윤구주는 분명 큰 복을 타고났지만 그 엄청난 복을 감당할 힘도 필요합니다.”대진인이 설명했다.말이 끝날 무렵 윤구주는 이미 육백삼십 계단을 거뜬히 올라와 있었다.한 걸음도 멈추지 않고 더욱 확고한 걸음으로 계속 전진했다.그의 발걸음마다 천지의 기운이 응축되었다.어느 순간 서요산의 계단조차 윤구주의 기세를 가두지 못했다. 그는 마치 천지를 밟으며 오르는 듯했다.곧이어 그는 칠백 계단마저 돌파했다.칠백 계단이란 천 년 전 서요산의 전성기에도 극소수만이 도달할 수 있었던 경지였다. 지금 만약 윤구주가 구주왕이 아니라 일반 수련자였다면 이 기록만으로 서요산 전체가 들썩였을 것이다. 만일 윤구주가 서요산에 입문을 원했다면 서요산은 모든 자원을 쏟아부어 그를 키웠을 것이며 서요산 검종의 다음 종주 자리는 당연히 그에게 돌아갔을 것이다.그러나 이미 칠백 계단에 이르렀음에도 윤구주의 발걸음은 멈추지 않았다.칠백오십 계단 팔백 계단 팔백오십 계단!그는 끊임없이 정상의 기록을 깨며 전설을 써 내려갔다.서요산 검종의 제자들은 윤구주 앞에 당장이라도 무릎을 꿇을 것 같았다. 이쯤 되자 장인 대진인조차 감히 그를 함부로 평가할 수 없었다.왜냐하면 자신도 과거에 겨우 칠백 계단에 그쳤으니 팔백 계단을 오른 사람을 감히 평가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윤구주는 멈추지 않고 계속 올라갔다. 마치 천지를 흔들어 이 강산을 뒤엎어버리겠다는 기세였다.그리고 마침내 구백 계단에 이르렀다.“구백
하지만 한 계단씩 갈수록 더욱 어려워지는 난관들도 이 평범한 사람에게는 전혀 위협이 되지 않았다.만약 윤구주와 맞서야 하는 적의 입장이었다면 지금 이렇게 차분히 계단을 오르는 윤구주는 마치 깊은 심연 그 자체였을 것이다.그의 강력함은 도무지 가늠할 수 없었고 오히려 그가 올라올수록 위에 있는 사람들은 엄청난 압박감에 휩싸였다.검종의 검객들이 잠시 정신을 놓은 사이 윤구주는 이미 사백 계단까지 올라와 있었다.하지만 사백 계단쯤으로는 아무도 만족하지 않았다. 그는 화진의 또 다른 황자 구주왕의 후계자였으니까.윤구주가 오백 계단을 밟는 순간 모든 이들은 숨을 죽이고 그를 응시했다.눈길을 떼지 못한 채 그의 오름을 지켜보았다.오백일…… 오백이십! 오백오십! 오백구십구!“마침내 구구관에 도달했다.”“칠구는 수겁이요 구구는 극히 넘기기 어려운데.”진정한 고수들은 눈을 크게 뜨며 말했다.과연 윤구주가 이 한 걸음을 쉽게 넘을 수 있을지 모두가 궁금해했다.윤구주는 잠시 걸음을 멈추고 산 아래를 바라보았다.그가 본 것은 단순한 산이 아니라 마치 화진의 온 세상 같았다.한눈에 화진의 대지와 산천이 모두 담겼다.눈앞에 펼쳐진 화진의 아름다운 대지는 숨 막히는 광경이었다.하지만 동시에 이 끝없는 강산 곳곳에 묻혀 있는 수많은 해골도 함께 보였고 그의 마음은 순식간에 비장함과 슬픔으로 가득 찼다.윤구주의 내면을 감지한 서요산 검종 종주의 법신이 곧바로 그의 곁에 나타났다.“구주야 화진의 산천을 잘 살펴봐! 천하의 용맥은 모두 화진에서 비롯되었고 이 한 획 한 획은 백성의 척추와 같다! 눈에 비치는 물의 맑고 흐림은 중요하지 않아. 지나치게 눈 부신 빛은 우리의 정신을 혼미하게 만들고 너무 어두운 밤은 희망을 앗아가기 마련이지. 하지만 어떤 변화가 있더라도 화진의 이 산천은 영원히 굳건히 서 있을 거야. 왜냐하면 푸른 산마다 묻혀 있는 충신의 뼈와 넋들이 이 나라를 지켜주고 있으니까.”서요산 검종 종주는 윤구주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말했다.그 온
진인들은 말했다. 임정설이 만약 집념을 내려놓는다면 육백 계단까지도 오를 수 있을 거라고.장인 대진인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하지만 그가 진정으로 집념을 놓는다면 더 이상 화진의 국주가 아니지. 바로 이런 끈질긴 의지가 있기에 그분이 화진 백성을 다스릴 수 있는 것이다.”다른 진인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운명이란 그런 법이다. 아마도 집념을 놓았다면 임정설은 오백 계단조차 오르지 못했을지도 모른다.이때 임정설은 아직 남아 있는 절반의 계단을 바라보며 씁쓸히 미소 지었다. “어쩌면 여기서 멈춰야겠구나.”임정설은 다시 뒤를 돌아 윤구주를 바라보았다. 그가 자기 자식이자 동료처럼 여기는 윤구주가 과연 몇 계단을 오를지 궁금했다.깊은 생각에 잠긴 임정설이 곧바로 말을 꺼냈다.“구주야 이제 네가 올라서 봐! 화진의 구주왕다운 실력을 보여줘! 적어도 나보다는 못하면 안 되지 않겠냐?”아래에 서 있던 윤구주는 고개를 살짝 저었다. 원래 그는 별 관심이 없었지만 국주의 바람이라면 흔쾌히 도전할 마음이었다.“명 받들겠습니다!” 윤구주는 말을 마치자마자 곧바로 계단을 밟아 한 계단 한 계단 올라가기 시작했다.구주왕이 등천로에 도전했다는 소식에 서요산 검종 전체가 술렁였다.검객은 물론이고 잡일을 돕는 제자들까지 모두 금정에 모여들어 그의 모습을 보고자 했다.심지어 하늘 위 어둑한 구름 사이에서도 한 쌍의 법안이 열렸다. 바로 서요산 검종 종주의 법신 환영이었다.임정설이 먼저 정상에 올랐고 장인 대진인을 포함한 일곱 진인과 서요산의 모든 제자들은 화진의 황자를 향해 몸을 숙여 예를 갖추었다.“모두 일어나시오. 그대들이 없었다면 화진은 이미 혼란 속에 빠졌을 것이오. 진정 국가와 화진을 위해 헌신한 것은 바로 그대들입니다.” 임정설은 화진의 모든 백성을 대표할 순 없지만 왕실을 대표하여 임 씨 일족의 지도자로서 서요산 검종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의 뜻을 표했다.“국주께서 과찬입니다. 우리는 그저 각자의 방식대로 묵묵히 힘썼을 뿐입니다. 화진의 백
일곱 진인들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그들은 국주가 이미 등황의 경지에 이르렀으니 사백 계단은 쉽게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과연 그들의 예상대로 임정설은 멈추지 않고 계속 오르며 오백 계단을 가볍게 밟아 올랐다. “오백 계단을 밟으면 등황의 경지에 오를 수 있습니다. 우리 일곱 진인 중에서도 오직 장인 대진인께서만 과거에 오백 계단에 오르셨고, 현재 서요산에 살아계신 유일한 오백 계단 수련자이십니다. ” 한 진인이 감탄하며 말했다.이 말을 듣자 옆에 있던 백호가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선임 도사님 그러면 그 도사님도 황자란 말씀입니까? ”“하하! 우리 서요산에서는 외부의 그런 칭호를 쓰지 않아요. 우리 사이에서는 그를 반신이라고 부릅니다.” 진인들이 웃으며 말했다.청해가 옆에서 덧붙였다. “서요산 검종에서 말하는 반선이 황자를 뜻하는 거야. 근데 그 서요산 반선 진짜 어마어마하게 강한 인물이거든. 예전에 곤륜 구역에서 귀한 영약 찾으러 들어왔다가 우리 빙신전 전주랑 빙황 두 명이 같이 상대했는데도 둘 다 거의 죽을 뻔했어. 결국 아사 신전한테까지 도움 요청해서 겨우 빠져나올 수 있었지.”“뭐라고?”백호는 놀라서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진짜 그렇게 강한지 의문이 들었다.일곱 진인 중 가장 나이 많은 그 진인은 백호의 단순한 반응에 웃음을 터트렸다. 사실 그가 바로 그 반선이었다. 다만 백호가 워낙 세상 물정에 둔감하여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고 그저 놀라기만 하고 있었다.그사이 임정설은 이미 오백오십 계단까지 올라갔다. 하지만 이 단계에 이르자 임정설도 거의 극한에 도달했다.“역시 직접 올라와 봐야 이 압력을 제대로 실감하는구나! 오백사십 계단까진 무리 없었는데 오백오십 계단에서 도저히 버틸 수가 없구나.”지금 임정설을 압박하는 것은 단순한 술도의 압력만이 아니었다.과거의 온갖 기억들이 마장이 되어 그의 앞을 가로막았다. 일곱 진인은 모두 임정설의 기운이 혼란스러워진 것을 느꼈다.“장인 사형, 국주님께서 심마에 걸리셨군
청해의 눈길이 자주색 도포를 입은 진인에게로 향했다.서요산검종에서 종주를 제외한 나머지 일곱 명의 진인이 가장 높은 수련을 가지고 있으며 평소 종문 내의 모든 일은 이들 일곱 명이 책임지고 있다.기세는 마치 대강의 파도가 넘실대듯 깊고 끝이 보이지 않는 산과 숲처럼 무한히 이어져 있었다. 그의 수련은 깊이가 가늠할 수 없을 정도였다.“서요산 7대 진인의 수련이 극 신급 절정이라고 들었는데 지금 보니 그 말이 너무 가볍게 들리네요. 귀하의 수련은 적어도 극 신급 절정 후반에 다다랐군요.”청해는 세 명의 진인에게 경의를 표하며 몸을 굽혔다.“서요산의 전통은 천 년을 자랑하며 그 깊이는 변함없이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반면 곤륜 구역은 스스로 신을 자처한 이후로 계속해서 내분을 일으켰습니다. 수련을 통해 세상을 떠난 후 도를 깨닫는다는 말처럼 곤륜 구역은 천하의 영기와 천물을 흡수했지만 제 생각에는 도를 얻지 못한 곳입니다. 지금 당신이 화진에게 올바른 수를 두는 것은 맞습니다. 앞으로 열심히 노력하면 극 신급 절정 후반도 절대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한 진인이 답례하며 말했다.그때 몇몇 사람들은 서요산 검객들의 함성에 이끌려 사방을 살폈다. 백호가 사백 계단을 올라갔다는 소식이었다.“대단한데요. 서요산이 전성기였을 때도 사백 계단을 오른 이는 드물었어요. 우리 몇몇 진인들도 입문 시에 사백 계단을 넘은 적은 없었죠.”몇몇 진인들이 칭찬했다.이는 백호가 미래에 매우 큰 가능성을 지녔음을 의미했고 적어도 극 진경 후반에 이를 수 있을 것이다. 극 진경 후반은 곤륜 구역에서 신전의 전주가 될 수 있는 실력이다.지금 사백 계단에 오른 백호는 거의 한계에 다다랐다. 완전히 의지로 버티며 강력한 정신력으로 계속해서 오르고 있었다.그러나 아무리 강한 운명을 지녔다 해도 천지의 이치를 막을 수는 없다.사백오십 계단에 도달했을 때 백호는 결국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의식을 잃은 것은 시험이 끝났다는 신호였고 백호는 곧 깨어났다.“겨우 사백오십 계단이라니
서요산 검객들이 모두 그 무인의 정체를 궁금해하자 진인도 더 이상 뜸 들이지 않고 말했다.“저분은 구주왕 휘하의 화진 군신이자 국방부 대장 백호 장군이시다.”검객들은 모두 입이 벌어진 채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군신의 명성은 당연히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나라를 지키고 백성을 보호하는 영웅이었으니까.“정말 구주왕 휘하의 군신이라니!”“역시 저런 굳센 의지가 그냥 나온 게 아니었어! 수많은 전장을 누빈 명장다운 모습이다!” 서요산 검객들은 백호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현재 백호는 이미 삼백이십 계단을 돌파한 상태였다. 백호가 혼자 주목을 독차지하는 걸 본 청해도 더 이상 가만히 있지 않고 계단에 발을 내디뎠다.처음 백 계단은 청해도 육신의 힘으로 버텼다. 하지만 백 계단을 넘자 육체만으로는 견디기 어려워졌다. 그는 술법으로 대응하려 했지만 평소 쓰던 빙신전의 신술이 계단 위 술법에는 통하지 않았다.“역시 화진의 서요산 검종은 보통이 아니구나. 이 등천로에선 일반 술법이 먹히지 않으니 천지 영기에 대한 깨달음으로 맞설 수밖에 없겠어.” 청해는 몸을 감싸고 있던 현빙을 거두고 오로지 자신의 속성 영기로만 버티며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다.막상 올라 보니 이 등천로가 얼마나 어려운지 제대로 실감했다. 이백 계단쯤 오르자 벌써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계단마다 한계를 시험하는 느낌이었다. 올려다보니 백호는 여전히 계단 위로 나아가고 있었다. 청해도 질 수 없다는 마음으로 이를 악물고 버텼다.서요산 검객들도 청해의 수준을 알아보고 속삭였다. “저 이역인은 정말 대단한 내력의 소유자다! 기운이 이미 진인 급에 가까워! 극 신급 절정의 수련자임이 분명해!”이에 대해 진인은 신비롭게 꾸미지 않고 솔직히 말했다. “저자는 곤륜 구역 빙신전의 부 전주 청해다. 경지가 매우 높지. 지금 빙신전은 우리 화진에 귀속되었고 청해 역시 구주왕 휘하의 부하가 되었다. 얼마 전 서울 방어전에서 청현과 목숨까지 걸고 사투를 벌인 끝에 죽을 고비를 넘겼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