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 강성 제일 갑부 주세호?”황진웅은 주세호가 한꺼번에 이렇게 많은 경호원을 데리고 나타나자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그리고 그의 부하들도 모두 뒷걸음질 쳤다.황진웅이 아무리 잘나간다고 해도 주세호와 비교할만할 급이 되지 않았다.그리고 주세호는 재빨리 윤구주에 달려가 인사를 건넸다.“저하! 죄송합니다. 소인이 늦었습니다!”윤구주는 신경 쓰지 않았다.다만 눈썹을 치켜들고 황진웅을 쳐다봤다.“이 자식이 나더러 남아라고 하는데? 어떻게 처리할지 세호 씨가 알아서 하세요!”주세호는 그 말을 듣자 화가 잔뜩 난 얼굴로 황진웅을 바라봤다.“황시로, 겁 없는 자식! 감히 주세호의 왕을 건드려? 한해 살롱 앞으로 강성에서 사라지게 하고 싶어?”그러자 황진웅은 털썩 무릎을 꿇었다.“주 회장님, 오해입니다! 회장님의 귀빈인 줄 정말 몰랐습니다! 만약 제가 알았더라면 이런 미친짓을 하지 않죠!”그러자 주세호가 엄하게 말했다.“이런 쓸데없는 소리 작작해! 네가 저지른 일이니깐 네가 가서 저하에게 사과해! 그리고 우리 저하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하면 앞으로 한해 살롱을 강성에서 사라지게 할 거야!”주세호의 패기 넘치는 말을 듣고 황진웅은 완전히 겁을 먹었다.그는 윤구주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자기 뺨을 때리며 말했다.“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제가 보는 눈이 없어서 제가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제발 넓은 아량으로 한번만 살려주세요. 다신 안 그럴게요!”짝짝짝, 볼을 때리는 소리가 윤구주를 포함한 모든 이들의 귀에 들려왔다.윤구주는 눈길도 주지 않고 말했다.“너 같은 새끼를 죽이고 싶어도 내 손이 더러워 질까바 그게 싫어!”그리고 윤구주는 주세호에게 말했다.“여기는 세호 씨에게 맡기겠습니다.”그리고 성큼성큼 한해 살롱을 떠났다.윤구주가 떠난후 주세호는 뒷수습을 시작했다. 룸에 들어서자 마자 뒤죽박죽인 시체들을 보고 안의중의 깨진 머리를 보자 주세호는 심호흡을 했다. 그리고 부하들에게 빨리 처리해라고 손짓 했다!부하들은 얼른 시신 수거 주머니
주세호는 한참 동안 침묵한 후에야 입을 열었다.“이미 일이 이렇게 되었으니 곧 폭풍우가 몰아칠 것 같네요!”“표 집사님, 지금 당장 밖에 있는 우리 사람들을 다 강성으로 돌아오라고 명하세요!”“그리고 전주 흑룡 상회 쪽의 일거일동을 감시하고!”“그들이 움직이는 대로 즉시 저한테 보고해 주세요!”표태훈은 머리를 끄덕이면서 말했다.“알겠습니다!”그리고 한마디를 더 했다.“주 회장님, 만약 흑룡 상회 사람들이 강성 쪽으로 온다면 우리 그분... 두려워하실까요?”“두렵다고?”이 단어를듣자 주세호는 갑자기 깔깔 웃어댔다.“만약 안현수가 3,000명의 제자를 거느리고 강성에 온다면 무서워할 사람은 안현수지!”그 말을 듣자 표태훈은 흠칫 놀랐다!그러더니 주세호가 다시 말했다.“그는 자기가 상대하고 있는 왕이 어떤 사람인지 모를 거야!”...윤구주는 한해 살롱에서 나와 소씨 저택으로 돌아갔다.소채은은 방 안에서 아직도 윤구주를 기다리고 있었다.“채은아, 내가 왔어.”윤구주가 방문을 열고 들어왔다.윤구주가 돌아온 것을 보자 소채은은 감격에 겨워 얼른 달려가 그를 꼭 껴안았다.“구주야, 정말 나를 속이지 않았네!”“바보야, 내가 왜 너를 속여? 내가 돌아온다고 했으면 꼭 돌아오는 거야!”윤구주는 부드럽게 말했다.그러자 소채은은 “응.”하면서 안고 있던 두 손을 풀고 아름다운 눈동자로 그를 쳐다보면서 말했다.“구주야, 뭐 하러 갔어?”그는 당연히 소채은에게 그녀를 위해 사람을 죽이고 왔다고 말하지 않을 것이다.“아까 그냥 바퀴벌레 몇 마리를 죽이러 갔어!”“무슨 바퀴벌레?”소채은은 어리둥절했다.하지만 윤구주는 덤덤하게 웃더니 더 말하지 않았다.그렇게 두 사람은 방 안에서 조용히 있었다!이때 소청하가 갑자기 걸어왔다.소채은 방의 불이 켜져 있는 것을 보고 궁금해서 중얼거렸다.“채은이가 왜 아직도 안 자지?”그래서 가서 상황을 살피기로 했다.방 문앞에 도착하자마자 말소리가 들려왔다. 그러자 소청하는 흠칫 놀랐다.“채
소씨 저택을 걸어 나온 후, 밖에서는 주세호가 벌써 입구에서 윤구주를 기다리고 있었다.그가 걸어 나오는 것을 보고 주세호는 서둘러 차에서 내려 차 문을 열었다!차 안에 탄 윤구주는 아쉬워하며 소씨 저택을 한 번 쳐다보고 나서야 “가자!”라고 말했다. 그러자 주세호가 얼른 운전 기사에게 운전을 분부했다.어둠이 짙게 깔린 강성.롤스로이스는 용인 빌리지를 향해 번개처럼 질주했다!“저하! 소인에게 질문이 하나 있는데, 물어봐야 할지 말아야 할지 모르겠습니다.”그러자 윤구주가 담담하게 대답했다.“물어보세요!”“저하는 왜 소채은 씨에게 진실을 말하지 않고, 누구인지도 말씀해 주지 않습니까? 만약 진실을 알게 된다면, SK제약뿐만 아니라 설령 황친국척이라 할지라도 저하를 공손히 대할 텐데요!”주세호는 사실대로 말했으나 윤구주가 고개를 저었다.“안됩니다! 저는 아직 채은이에게 말할 수 없어요. 어쨌든 그들 평범한 일반인이잖아요.”곧이어 윤구주가 또 한 마디 덧붙였다.“더구나 일단 그들에게 나의 신분을 알린다면 이 소식은 틀림없이 퍼져 나갈 것이고, 일단 세상 사람들이 내가 살아있다는 것을 알면 화진 전체가 대란에 빠질 겁니다!”주세호는 그 말을 듣고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그렇다!만약 “구주왕”이 살아있다는 소식이 전해진다면, 화진 전체에 대란이 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심지어 10개국이 다시 전쟁을 도발할지 모른다!여기까지 생각하자 주세호는 침묵하기 시작했다.곧, 차는 용인 빌리지에 도착했다.윤구주는 도착하자마자 차에서 내려 별장으로 돌아가 휴식을 취할 준비를 했다.그때 주세호가 차 안에서 따라 걸어왔다.“저하, 또 한 가지 작은 일이 있는데... 아무래도 저하에게 말씀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말하세요!”“저하, 오늘 저하가 죽이신 녀석은 제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전주 흑룡상회 안현수의 친아들이라고 합니다!”그러자 윤구주가 가볍게 말했다.“계속하세요!”“이 흑룡상회는 6년 전에야 갑자기 뜨게 되었는데 회장 안현수는 영락없는
...다음 날!주세호는 가장 먼저 사람을 시켜 윤구주가 보내온 처방전에 적힌 약재를 사 오라고 분부했다.이 약재들은 전부 진귀한 한약이다.심지어 주세호는 들어보지도 못한 것들 말이다.하지만.주세호는 윤구주가 무술 실력이 막강할 뿐만 아니라 의학에서도 신의 손이라 불리는 귀의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그렇게 약재를 다 사서 윤구주에게 보내려고 할 때 아름다운 미모를 뽐내는 주안나가 돌아왔다.요 며칠. DH 그룹의 일은 줄곧 주안나가 관여하고 있었다.심지어 주세호는 그룹 이사회에도 불참했다.주안나는 이런 상황에 직면하면서 점점 더 혼란스러워졌고 집으로 돌아온 그녀는 곧바로 주세호의 방을 찾았다.구입한 한약을 들고 윤구주에게 보내려던 주세호는 딸을 보고 빙긋 미소를 지었다.“안나야, 왜 이렇게 일찍 퇴근했어?”“아빠 찾으러 왔어요. 어? 그 한약은 뭐에요? 몸 어디가 안 좋으신 거예요?”주안나는 주세호가 손에 이렇게 많은 한약을 들고 있는 것을 보고, 즉시 관심을 가지고 물었다.하지만 주세호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이 한약은 나를 위한 게 아니라 구주를 위한 거야.”“뭐에요? 또 그 윤씨에요?”주안나는 그 말을 듣자마자 갑자기 펄쩍 뛰었다.“아빠, 도대체 그 윤씨가 누군데 왜 그렇게 잘해주세요? 그리고 표 집사님이 그러시던데 아빠 그 사람한테 용인 빌리지도 사줬다면서요? 미친 거 아니에요? 용인 빌리지 가치가 얼만데, 그걸 윤씨한테 준거에요?!”“딸! 함부로 말하지 말아!”주세호는 딸이 이런 말을 하자 즉시 제지했다.그리고 그 모습에 주안나는 더욱 화가 치밀어올랐다.“하지만 정말 이해가 안 가서 그래요. 왜 그 윤씨한테 그렇게 잘해주세요? 고인의 아들이라서?”곧이어 주세호는 호기롭게 수중에 한약을 내려놓고 주안나의 손을 잡았다.“바보 같은 계집애야, 어떤 건 네가 모르는 일도 있는 거야! 지금 당장은 너에게 윤씨의 정체에 대해 말할 수 없지만, 언젠가는 곧 알게 될 거야! 그때가 되면 우리 주씨 가문은 지금만큼
‘내 딸이 평생 꿈꿔온, 가장 시집가고 싶은 사람이 다름 아닌 윤구주라고?’주세호는 흥분을 금치 못했다.“안나야, 구주왕한테 시집가고 싶으면 지금 빨리 윤씨한테 찾아가야지 뭐 하는 거야!”주안나는 어이가 없었다.“아빠, 무슨 말씀이세요? 어떻게 윤씨를 제 마음속 영웅이랑 비교하실 수 있어요?! 걔가 뭔데요!”주세호는 어쩔 수 없이 마음속으로 투덜거렸다.‘멍청한 녀석아! 그 구주왕이 지금 네 앞에 있는데 왜 너는 아무것도 모르는 것이야!’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세호는 윤구주의 진실을 말하지 못했다. 윤구주와 약속한 게 있지 않은가.“안나야, 아빠 말 한 번만 들어봐. 정말 구주왕한테 시집가고 싶으면 윤씨한테 지금부터라도 잘해!”주세호가 마지막으로 말했다.“아 참, 이건 윤씨가 급히 필요로 하는 약재야. 네가 가서 보내줘! 마침 두 사람 잘 지낼 수도 있고 말이야!”주세호는 주안나에게 들고 있던 약재를 건네며 말했다.하지만 그녀의 반응은 매우 시큰둥했다.“걔가 뭔데요? 제가 왜 걔한테 직접 물건까지 보내줘야 해요? 싫어요!”그러자 주세호는 오히려 억지로 주안나의 손에 한약을 쑤셔 넣었다.“아빠 한 번만 믿어, 이 바보야! 네가 윤씨랑 자주 만나주기만 한다면, 이 아빠가 뭐든 다 해줄게!”주세호의 솔깃한 제안에 주안나가 귀를 쫑긋했다.“정말이요?”“물론이지, 아빠가 언제 너 속인 적 있어? 네가 윤씨랑 잘 지내기만 한다면, 아빠가 뭐든 다 들어줄게.”주세호의 말에, 주안나는 곰곰이 생각해 보더니 끝내 결론을 내렸다.“그러죠, 뭐! 아빠가 직접 말씀하신 겁니다?”“그래, 그래. 내가 그랬어!”주세호는 서둘러 말했다.그렇게 주안나는 윤구주에게 약을 보내주겠다고 약속했다.하지만 그녀는 비록 주세호의 제안에 승낙하기는 했지만 어쩐지 계속 불편한 마음이 들었다.“젠장, 그 자식 도대체 우리 아빠한테 무슨 약을 먹인 거야? 왜 저렇게 잘해주시는 거냐고. 심지어 아빠가 몇백억짜리 별장을 그냥 줄 만큼?주안나는 이미 돈에 대해 무감각했지
용인 빌리지에 들어서자마자 그녀는 소리를 질렀다.하지만 용인 빌리지가 워낙 큰 터라 윤구주는 그녀의 부름 소리를 듣지 못했다.결국 주안나는 거실로 들어갔다.거실에 들어서자마자 뜨거운 기운이 거실 왼쪽에서 밀려왔다.“뭐야? 갑자기 왜 이렇게 더워?”주안나는 이렇게 중얼거리면서 뜨거운 기운이 퍼지는 곳을 향해 걸어갔고, 곧이어 상체를 드러낸 채 가부좌 자세로 앉아 있는 윤구주를 보게 되었다.그가 상반신의 옷을 벗고 아름답고 탄탄한 근육을 드러낸 것을 다시 보았을 때, 주안나는 “아” 하고 비명을 지르며 두 손으로 눈을 감쌌다.부상을 치료하기 위해 기를 다스리고 있던 윤구주는 갑자기 웬 여자가 별장에 침입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그래서 눈을 날카롭게 떴는데 앞에는 다름 아닌 주안나가 서 있었다.“왜 또 너야?”눈을 가린 주안나는 소리쳤다.“이 개자식이! 왜 또 옷 안 입고 있어요?! 노출증입니까?!”“여긴 내 집이야. 옷을 입든 안 입든 그건 내 자유 아닌가?”윤구주가 화를 내며 말했다.“당신... 당신... 당신 진짜 무슨 병 있는 게 확실해!”주안나는 욕을 퍼붓고 서둘러 몸을 돌려 윤구주를 다시 보지 않았다.윤구주도 답답하긴 마찬가지였다.‘빌어먹을! 세호 씨한테 약을 보내 달라고 했는데 왜 이 계집애가 왔지? 그리고 또 내 몸을 봤어?’마음속으로 비록 그렇게 생각했지만, 윤구주는 재빨리 옷을 입기 시작했다.옷을 다 입은 후에야 그는 주안나에게 다가갔다.“자, 옷 다 입었어!”그제야 주안나도 몸을 돌려세웠다. 이윽고 비할 데 없이 아름다운 봉황의 눈동자가 마치 원수를 보는 듯 윤구주를 바라보았다.“여기요!”그녀는 손을 휙 뿌리치며 한약 더미를 윤구주 앞에 던졌고 자신의 발밑에 던져진 한약을 바라보며 그는 쓴웃음을 지었다.‘나한테 의견이 꽤 많나 보네.’특히, 지난번에 두 사람은 서로의 몸까지 다 봤다.윤구주는 개의치 않고 허리를 구부려 바닥에 있는 한약을 주운 후 “고마워.”라고 말했다.말을 마친 두, 윤구주는 주안
주안나가 떠난 후, 윤구주는 약재를 정제하기 시작했다.진귀한 한약 한 포기를 가지런히 놓고, 윤구주는 왼손을 뻗어 체내의 내력을 돌렸다.쿵 하는 소리와 함께 연황색 불길이 그의 손바닥에서 터져 나왔다.만약 무술의 대가가 이 장면을 보았다면, 틀림없이 놀라워할 것이다. 왜냐하면 이것은 선천강화라는 무술기법이니 말이다!소위 말하는 강화라는 것은 대가급까지 수련하고 나서야 진정한 내력으로 단련할 수 있다.그러나 윤구주가 수련한 은 당세 제일의 패도공법으로 약재를 정제하는데 가장 좋다.손바닥 안의 황색 불꽃이 나타남에 따라, 그는 한 포기의 한약을 손바닥에 넣은 다음 정제시켰다. 곧 이 한약들은 서서히 액체로 변해갔다!현재의 윤구주는 우선 화독을 간단히 제압하는 단약만 정제할 수 있다!하지만 진정으로 체내의 기린화독을 제거하려면, 윤구주는 반드시 피갈이 단약을 정제해야 한다! 그렇게 하루 종일, 윤구주는 무려 20개의 한기환을 정제해 냈다.이 한기환들은 짧은 시간 내에 그의 체내 화독을 억제할 수 있다.정제가 끝나자, 윤구주는 그제서야 긴 숨을 내쉬었다. 그러자 탁한 백색의 기체가 그의 입에서 뿜어져 나오더니, 윤구주는 벌떡 자리에서 일어섰다.그러고는 손에 한기환을 들고 입을 벌려 하나를 삼킨 다음, 성큼성큼 정원을 걸어 나갔다.날이 곧 어두워진다.윤구주는 용인 빌리지의 가장 높은 곳에 서서 사방을 바라보고 있다.사방은 온통 산으로 둘러싸여 있었다.그리고 이 용인 빌리지는 딱 중앙에 있다.‘이 별장... 확실히 기세가 있는 곳이군’이 별장은 풍수나 지리적 위치 모두 강성 전체에서 최고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특히 궂은 날씨에 이곳은 더더욱 구름과 안개가 감돌아, 용인 빌리지가 마치 이상한 나라에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단 한 가지 단점은 이곳은 윤구주 혼자만 살고 있어 허허벌판일 뿐만 아니라 공격당하면 사방이 모두 뚫린다는 것이다.이런 생각이 드니 윤구주는 사방을 이리저리 훑어보았다.“이곳에는 진법의 방벽이 없
보통 사람이 만약 이 운무 속에 들어갔을 때, 만약 아무런 도움이 없다면 그저 이곳에 갇혀 죽고 만다.그리고 이것은 “운산대진”의 초기 형태일 뿐이다!진정한 운산대진은 강력한 법기와 기령으로 보호하는데. 만약 정말로 그 단계에 도달한다면, 설령 무술의 대가가 온다고 하더라도 이 공포스러운 운산대진을 뚫고 들어갈 수 없다!하지만 지금, 윤구주의 몸에는 근본적으로 법기가 없기 때문에 잠시 운산대진의 초기 형태밖에 만들 수밖에 없다!그러나 이만하면 충분하다!보통 사람들에 대해, 윤구주는 군대가 들어온다 해도 두렵지 않았다!이 모든 것을 끝내고 그의 그림자가 번쩍이더니 그제야 용인 빌리지로 만족스럽게 돌아갔다.앞으로 이곳은 그의 본거지가 될 것이다!...강산도는 전주를 중심으로 하고 있다. 만약 강성이 국내의 유명도시라면 전주는 국제적 도시이다.이곳은 전체 강산도를 통틀어 가장 풍요로운 곳이라고 할 수 있다.이곳에서는 억만 부자를 멋대로 볼 수 있다. 강변 부두에 억만장자들의 요트들은 더더욱 셀 수 없이 많다!그리고 지금 이 순간.전주의 제비 강변에 있는 가장 큰 고층 건물에서 108개짜리 보리 염주 쓴 중년 남자가 법당에서 조용히 가부좌를 틀고 앉아있다그 법당은 초고층 빌딩의 88층에 지어졌다.용감 무도한 것이 그 기가 하늘을 집어삼킬 듯하다!그리고 이 자상한 중년의 남자는 흰색 비단옷을 입고 있었다. 그는 그렇게 조용히 법당에 앉아있었다.얼마나 지났을까, 갑자기 초인종이 딩동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그 소리를 들은 중년 남자는 눈도 뜨지 않은 채 “들어와!”하고 덤덤하게 외쳤다.방문이 열리자 온몸에 흉악한 기운을 뽐내고 있는 검은 도복을 입은 두 남자가 빠른 걸음으로 들어왔다.“부처님, 상황이 안 좋습니다. 방금 강성 쪽에서 소식이 왔는데 사고가 났대요!”“부처님”으로 불리는 남자는 전주에서 채부처라고 불리는 사람이다.그는 흑룡 상회 안현수 수하에 있는 제1 군사이자 칼을 숨기고 다니며 살인을 해도 뼈 하나 남기지 않는 악마
단 한 걸음,그 한 걸음만 넘기면, 그는 곧 성급 바로 직전 경지에 이른다.그리고 그 마지막 문턱을 박살내는 순간 반쯤 성인이 된 경지, 반성급이다!지금 이 자리, 그 반성급 경지에 선 자는 바로 인마라고 불리는 무명이었다.“과연... 화진의 인황, 구주왕이라 불릴 자격은 있군. 하지만 너도 알겠지. 지금 네 수준으론 몸을 직접 이 판에 던지지 않는 이상 나랑 맞붙을 자격조차 없어. 네가 그 잘난 원신출체를 어떻게 하겠다는지 구경이나 해보자고. ”무명이 입꼬리를 비틀며 코웃음쳤다.팔기귀일에 도달한 윤구주의 전투력은 이미 황의 지경을 뛰어넘었다.하지만 무명과의 경지 차이는 여전히 너무 컸다.실력은 분명 엄청났지만 격이 다르였다.지금 상태로도 보통의 황자의 경지까지 초월한 상태지만 무명을 상대하긴 아직 한참 부족했다.심지어 무명이랑 싸울 실력은커녕 참마검조차 손에 제대로 못 잡는 게 현실이었다.“팔기로 부족하다면... 제구기는 어때? 구기:적선!”부우우우웅!윤구주의 온몸을 하얀 선기가 감싸는 순간 방금 전까지만 해도 비웃고 있던 무명의 얼굴이 순식간에 일그러졌다.“...뭐라고? 이건 네 따위가 쓸 수 있는 기술이 아니잖아! ”그 순간, 무명조차 숨을 삼켰다.이건 상식의 틀을 깨부수는 광경이었다.근대에 들어서면서 도에 대한 수련는 사실상 약해졌다.그 근본적인 이유는 바로 세상에 흐르는 천지영기가 급격히 줄어들었기 때문이다.봉신전쟁 당시, 상상을 초월하는 영기가 소모됐고 그 전쟁이 끝난 후 곤륜구역은 세상의 영기 90%를 신계에 봉인해버렸다.거기서 마음껏 영기를 탕진한 것도 모자라 바깥의 산수들까지 무분별하게 빨아들인 탓에세상의 영기는 걷잡을 수 없이 줄어들고 말았다.결국 세상은 고위 수련자가 태어나기 어려운 구조가 되었다.그래서 화진에선 500년에 한 번 황자가 나올까 말까 할 정도이고 황자의 경지에 도달하는 건 지독하게 어려운 일이었다.임정설이 황자가 될 수 있었던 것도 처음부터 그가 강해서가 아니라 윤구주를 돕기 위해 왕
마기가 검종 제자들의 혼백에 침투하자 그 순간 제자들의 몸에서 시커먼 마기가 폭발하듯 뿜어져 나왔다.이를 목격한 장인 대진인은 망설임 없이 즉시 결단을 내렸다. 오염된 제자들을 그 자리에서 곧바로 정화해 버린 것이다.“모든 제자들아, 입문 첫날 내가 분명히 말했을 것이다. 서요산은 찬란한 성지 화진 정통의 계승지다. 정은 사악함을 절대 용납하지 않는다."”정은 사악함을 용납하지 않는다는 말은 바로 서요산 제자들이 평생 가슴에 새기며 살아가는 도의였다.입문과 동시에 깨달음을 얻은 그들은 언젠가 반드시 도의를 위해 자신의 목숨을 기꺼이 바칠 각오가 되어 있었다. 그저 화진 정통의 수호자가 되기 위해서였다.그 순간 진요탑 외곽에서는 7대 진인을 중심으로 전 종문 제자들이 목숨을 걸고 진요탑을 사수하고 있었다.하늘을 뒤덮을 듯한 마기의 기세는 점점 거세져 어느새 검종의 경내 전역을 삼켜버렸다.검종 제자들은 마기를 막아내면서도 동시에 진요탑의 결계를 유지해야 하는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었다.정도를 지키는 일은 그만큼 고통스럽고 힘든 투쟁이었다.산 아래 상황도 마찬가지로 치열했다.온갖 요괴와 귀신들이 들이닥치는 가운데 임정설은 황운을 등에 업고 이씨 가문의 국운을 모두 모아 홀로 수백만 마기를 막아서고 있었다.백호는 마인으로 완전히 변신해 광란의 충격 속으로 몸을 던졌고, 스스로 마를 품은 채 적진을 난도질했다.청해는 천뢰신술을 펼쳐 수만 개의 천뢰를 무기로 변환시켜 온갖 사도와 악귀를 쓸어내기 시작했다.그 무렵 진요탑 내부에서 풍무극의 기세는 이미 한계에 도달해 있었다.“구주야, 내 한계에 도달했다. 이제 내 500년 수련의 혼을 너에게 바치겠다."”풍무극의 준비는 이미 완료되었다.그는 미리 준비해 둔 제천 법기를 꺼냈고 전법이 발동되는 순간 그의 육신은 산산조각 부서졌다.그의 정기와 천지 정기를 모두 품은 찬란한 진신 영혼은 한 자루의 참마검으로 변해 윤구주 앞에 떠올랐다.“풍 종주...” 윤구주는 입술을 깨물었다.슬프고 아쉬
윤구주가 걸음을 내디딜 때마다 새로운 국운의 기운이 그의 발밑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그가 진요탑의 문에 도달했을 무렵 모든 국운이 윤구주에게 집중되었다.윤구주의 주변으로는 천인신광이 펼쳐져 있었다.이 순간만큼은 그가 천지의 주재자 화진의 영겁을 관통한 유일한 존재였다.윤구주는 홀로 진요탑 안으로 들어섰다.겉보기에 거대한 산 같았던 진요탑의 내부는 참혹한 말세의 풍경이었다. 땅은 끝없이 펼쳐진 용암으로 뒤덮여 있었고 하늘에서는 강줄기가 거꾸로 흘러내리고 있었다.불과 물이 충돌할 때마다 하늘과 땅을 뒤흔드는 격렬한 폭발이 일어났다. 그리고 거꾸로 흐르는 강물 위에 한 노인이 앉아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백발이 성성한 그 인물은 다름 아닌 서요산 검종의 종주였다.밖에서 보이던 강건한 중년의 모습은 단지 화신에 불과했으며, 본체는 수백 년 전부터 이 진요탑에서 마인을 봉인해 왔다.서요산 검종 종주는 극도로 지쳐 있었고 이제는 마지막 호흡으로 버티고 있었다.“드디어 왔구나.” 서요산 검종 종주는 허약한 전음으로 말을 건넸다.“오백 년 동안 고생 많으셨습니다. 종주님.” 윤구주는 고개를 숙였다.풍무극은 현 서요산의 종주이자 당대 최고의 영웅, 화진 제일 검으로 불리던 남자였다.원래는 풍속을 다루는 수련자로 젊은 시절엔 검 하나로 화진을 호령한 사내로 알려졌다.그의 검은 아무도 궤적을 볼 수 없었다는 전설이 있을 정도였다.하지만 500년 전 마인이 봉인되고 서요산의 조사가 승천한 후, 풍무극은 서요산의 거자로서 종주의 자리를 이어받았다.그날 이후 진요탑에 몸을 묻고 마인과의 싸움을 500년간 지속해 왔다.풍을 다루던 그였지만 지속적인 봉인을 위해 익숙하지 않은 수속까지 수련하며 지금까지 버텨왔다.그가 마도에 빠지지 않은 것만으로도 이미 기적이었다.“그래도 괜찮다. 다행히 이 시대에 또다시 인황이 나왔으니. 화진은 연달아 두 명의 인황을 배출했다. 임정설이 인황에 등극한 지금 쇠락하던 이씨 가문의 국운이 다시 살아났다. 그가 천지의
마인이 출현하면 곤륜 구역조차 큰 혼란에 빠질 것이다.서요산 검종의 진요탑은 이미 오백 년 동안 그 자리를 굳건히 지켜왔다.이는 곧 그 마인이 오백 년 동안 진요탑 안에 봉인되어 있었음을 의미했다.“우리가 가진 유일한 이점은 저 마인이 지난 오백 년간 수련하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그 오백 년 동안 분명 무언가를 '깨달았을' 가능성도 있겠지요. 정도가 있는 곳에는 반드시 사도가 존재하는 법입니다. 만약 그가 이곳을 벗어나 다시 한번 돌파에 성공하여 진정한 성인의 경지에 오른다면… 그 누구도 그를 막을 수 없을 것입니다. 예전 우리 종문의 선대 종주께서 이 마인을 직접 봉인하셨습니다. 하지만 선대 종주께서는 진요탑만으로는 그를 완전히 봉쇄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일찍이 아셨지요. 그래서 마침내 구천으로 비상하셔서 바깥 세계에 존재한다는 신기를 찾기 위해 떠나신 것입니다.”장인 대진인이 비밀을 털어놓자 임정설은 왜 그 옛날 서요산 검종을 창립한 선조가 갑자기 사라졌는지 이해했다.“구천을 비상했다고? 전설 속 그 이야기 설마 전부 사실이었단 말인가? 이 세상 위에 더 위대한 세계가 있다는 건가?” 임정설은 믿기지 않는다는 듯 말을 이었다.“그건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들은 바로는 성인이란 육지에서 신선이 된 자를 이르는 말이고 준성은 그보다 한 단계 아래 반쯤 신선이 된 존재라 하더군요. 우리보다 더 풍부한 영기의 세계가 과연 존재하는지는 이 몸 역시 감히 짐작할 수 없습니다.” 장인 대진인은 고개를 저었다.그때였다.진요탑이 거칠게 흔들렸고 모든 호법 제자의 얼굴이 딱딱해졌다.수련이 부족한 제자 몇몇은 그 자리에서 마기의 침식으로 피를 토했다.“모든 제자에게 고한다. 나와 함께 현문을 수호하라.” 장인 대진인이 친히 자리에 앉아 온 종문의 기운을 모아 마인을 억제하기 시작했다.마인은 일시적으로 제압되었지만 산 밖의 요괴들과 악귀들은 마기의 부름을 받아 사방팔방에서 서요산으로 몰려들고 있었다.임정설은 이제 자신이 이곳에 온 진짜 이
“저하, 그렇다면 대체 어떻게 그를 죽여야 합니까? 저자의 기운이 이토록 흉악한데 성수의 혈기로 진압할 순 없습니까?” 백호는 이미 싸우고 싶은 마음으로 가득 차 있었다.“안 된다. 너희 네 명이 함께라면 잠시나마 억누를 수는 있겠지만, 너희는 그저 성수의 정혈을 가졌을 뿐이니 마인을 완전히 없애려면 성수가 직접 나타나야 한다. 지금 이 세상에 성수가 존재하는지조차 의문스럽다.”윤구주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말을 마친 윤구주는 곧장 진요탑 쪽으로 향했다.백호와 임정설, 청해가 함께 가서 돕고자 했으나 장인 대진인이 그들을 가로막았다.“이 마인은 오직 구주만이 상대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다른 중요한 임무가 있습니다. 국주님, 곧 전투가 시작될 터인데 서요산의 진법을 반드시 지켜야 합니다. 이 호법의 중임을 몇 분께 맡기겠습니다.”장인 대진인이 임정설에게 경건하게 예를 갖추며 말했다.“좋다. 오늘 이 자리에서 목숨을 바친다고 하더라도 반드시 저 마인을 죽이고야 말겠다.” 임정설은 단호한 표정을 지으며 황자의 위엄을 한껏 드높였다.화진의 존망이 걸린 일이라면 임정설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었다.하지만 마기가 몰려와 서요산 전체를 뒤덮고 세상이 오직 흑백 두 가지 색깔만으로 변해버리며 그 끔찍한 살기가 강림했을 때 임정설마저 온몸에 소름이 돋으며 떨렸다.“이 마인의 기운이 이렇게까지 무서울 줄이야.” 임정설은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하늘은 마기로 가득 찼고 윤구주마저 그 기세에 눌리고 있었다.진요탑에서 흘러나온 마기는 실체가 되어 넘쳐흘렀다. 마기가 나타나자 서요산을 지키는 모든 검종 제자의 얼굴이 어두워졌고 어떤 제자는 순간적으로 십여 년을 늙어버렸다.수련이 부족하면 수명으로라도 채워야 하는 참혹한 상황이었다.웅웅.하늘에는 먹구름이 밀집했고 그 안에서 요괴의 번개가 끊임없이 터졌다.“이젠 영기조차 요기로 변하고 있다. 풍수 비술로 보건대 머지않아 이곳에서 요마가 출현하겠구나.” 임정설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서요산 외부에서 짙은 요기
도가는 인연이라는 두 글자를 대단히 중히 여긴다.그의 한 번의 인연, 한 번의 생각은 곧 만백성의 생사를 좌우할 만큼 중요하다.윤구주가 정상에 오르자 앞서 온 다른 이들과는 달리 서요산 검종의 모든 이들이 일제히 허리를 숙여 깊은 존경을 표했다. 그들이 경배한 대상은 단순한 한 인간이 아니라 구주의 저하, 화진의 인황, 오방 천지의 주재자였다.“모두 일어나십시오. 제가 오늘 서요산에 온 이유는 오직 진요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함입니다. 진요탑 안의 마인을 제거하지 않는 한 문 씨 세가의 역심은 절대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오직 마인을 죽여야만 문 씨 세가의 야심도 함께 근절할 수 있습니다.”윤구주는 서요산 검종의 모든 제자를 향해 엄숙하게 말했다.이번 서요산 행차의 목적은 바로 문 씨 세가의 역심을 뿌리째 뽑는 것이었다.검종 제자들이 앞장서 일행을 이끌었고 모두가 금정을 지나 뒷산으로 향했다.뒷산에 막 들어서자마자 음산한 기운이 얼굴을 스쳤다.후산 중앙에는 높이 오백 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산이 서 있었는데 그 산은 무려 구백구십구 개의 쇠사슬로 단단히 봉인되어 있었다.이 쇠사슬은 그저 평범한 사슬이 아니었다. 절반은 땅속의 지맥과 연결되어 있었고 나머지 절반은 하늘 높이 떠올라 천지의 영기를 끌어모으고 있었다.이런 수준의 봉인이라면 설령 윤구주 자신이 여기에 갇혀 있다고 해도 빠져나가기란 쉽지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이처럼 견고한 고진마저 지금은 마인의 사기로 조금씩 부식되어 가고 있었다. 본래는 영기가 흘러넘치는 명산이었으나 지금은 온 서요산이 마인의 기운에 물들어 음침하고 괴이한 분위기를 자아냈다.이 강렬한 악기운을 바라보며 서요산 검종의 제자들은 모두 얼굴을 찌푸렸다.솟구치는 사기를 바라보며 서요산 검종의 검객들은 하나같이 얼굴을 찌푸렸다.최근 몇 대에 걸쳐 입종한 서요산의 제자들은 이런 마인의 사기와 요마의 위협 속에서 수련해야 했다.천지의 영기조차 마인의 기운에 오염되어 수련에 큰 지장을 주었지만 그럼에도 끝까지 남은 현
이 말을 듣자 모든 이들은 천 년 전 마지막으로 나타난 그 성인이 바로 서요산 검종에서 나왔음을 깨달았다.“짐은 서요산 검종의 선대 종주께서 우화등선하셨다고만 들었는데 그저 떠도는 신화 속 이야기인 줄로만 알았더니 은 성인의 경지에 이르신 것이었군.” 임정설이 깊은 감탄과 함께 말했다.구백 계단 윤구주는 이미 전설을 써 내려가고 있었다.하지만 그 전설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구백삼십 계단 사십 계단을 오르면서 윤구주의 발걸음은 오히려 더욱 가벼워졌고 그가 세우는 기록은 사람들의 상식을 계속해서 뒤흔들었다.구백팔십 계단을 지나 정상까지 겨우 십여 계단만 남은 그 순간 윤구주의 발걸음이 점점 느려지기 시작했다.구백구십구 계단에 이르러 결국 완전히 멈추었다.드디어 한계에 도달한 것인가?모두가 숨을 죽이고 윤구주를 지켜봤다. 이 마지막 한 걸음은 분명 지금까지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힘든 시험일 터였다.윤구주는 미간을 찌푸린 채 그 자리에 가만히 서서 십여 분을 견뎌냈다. 사람들은 그가 언제 다시 계단을 오를지 초조하게 기다렸다.마침내 윤구주는 길게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됐습니다. 이 마지막 한 걸음은 넘지 않겠습니다. 여기서 시험을 포기하지요.”말을 마치고 계단에서 내려서는 순간 청석 계단 아래에서 강력한 영기가 하늘을 찌를 듯 솟구쳤고 곧바로 서요산을 감싸던 어둠의 기운을 깨끗이 몰아냈다.오랫동안 음울했던 서요산 상공은 순식간에 환해졌고 수백 킬로미터에 걸쳐 맑은 하늘이 펼쳐졌다.서요산의 모든 이들은 충격에 빠져 넋을 잃었다.그제야 그들은 윤구주가 왜 그토록 여유롭게 올라올 수 있었는지 알게 되었다. 그는 처음부터 서요산의 청석 계단이 가진 진법의 힘을 계속해서 억누르고 있었다.“참으로 대단하신 신위군요! 우리 서요산의 청석 진법마저 제압하셨다니! 마지막 한 걸음을 분명 넘으실 수 있었을 텐데 혹시 강제로 넘었다가 진법이 견디지 못해 영기가 새 나가고 진법이 무너져 진요탑까지 영향을 미칠지 걱정하신 건 아닌가요?” 장인 대진인이
도법의 깊이는 워낙 심오해서 임정설조차 제대로 가늠할 수 없었다.“쉽게 말씀드리자면 구주는 천지의 운기를 완전히 장악한 데다가 하늘이 직접 영광을 내리신 거죠.” 장인 대진인이 말했다.임정설은 이 말을 듣고 비로소 이해한 듯 말했다.“대진인의 말은 윤구주가 바로 하늘이 점지한 사람이라는 뜻인가?”“맞습니다. 우리 화진 사람들은 운명의 갈림길에 서면 본심에 따라 도법을 선택하고 나머지는 하늘에 맡깁니다. 이것이 바로 '인간사는 다하고 하늘의 뜻을 따르라는 말의 의미입니다. 윤구주는 분명 큰 복을 타고났지만 그 엄청난 복을 감당할 힘도 필요합니다.”대진인이 설명했다.말이 끝날 무렵 윤구주는 이미 육백삼십 계단을 거뜬히 올라와 있었다.한 걸음도 멈추지 않고 더욱 확고한 걸음으로 계속 전진했다.그의 발걸음마다 천지의 기운이 응축되었다.어느 순간 서요산의 계단조차 윤구주의 기세를 가두지 못했다. 그는 마치 천지를 밟으며 오르는 듯했다.곧이어 그는 칠백 계단마저 돌파했다.칠백 계단이란 천 년 전 서요산의 전성기에도 극소수만이 도달할 수 있었던 경지였다. 지금 만약 윤구주가 구주왕이 아니라 일반 수련자였다면 이 기록만으로 서요산 전체가 들썩였을 것이다. 만일 윤구주가 서요산에 입문을 원했다면 서요산은 모든 자원을 쏟아부어 그를 키웠을 것이며 서요산 검종의 다음 종주 자리는 당연히 그에게 돌아갔을 것이다.그러나 이미 칠백 계단에 이르렀음에도 윤구주의 발걸음은 멈추지 않았다.칠백오십 계단 팔백 계단 팔백오십 계단!그는 끊임없이 정상의 기록을 깨며 전설을 써 내려갔다.서요산 검종의 제자들은 윤구주 앞에 당장이라도 무릎을 꿇을 것 같았다. 이쯤 되자 장인 대진인조차 감히 그를 함부로 평가할 수 없었다.왜냐하면 자신도 과거에 겨우 칠백 계단에 그쳤으니 팔백 계단을 오른 사람을 감히 평가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윤구주는 멈추지 않고 계속 올라갔다. 마치 천지를 흔들어 이 강산을 뒤엎어버리겠다는 기세였다.그리고 마침내 구백 계단에 이르렀다.“구백
하지만 한 계단씩 갈수록 더욱 어려워지는 난관들도 이 평범한 사람에게는 전혀 위협이 되지 않았다.만약 윤구주와 맞서야 하는 적의 입장이었다면 지금 이렇게 차분히 계단을 오르는 윤구주는 마치 깊은 심연 그 자체였을 것이다.그의 강력함은 도무지 가늠할 수 없었고 오히려 그가 올라올수록 위에 있는 사람들은 엄청난 압박감에 휩싸였다.검종의 검객들이 잠시 정신을 놓은 사이 윤구주는 이미 사백 계단까지 올라와 있었다.하지만 사백 계단쯤으로는 아무도 만족하지 않았다. 그는 화진의 또 다른 황자 구주왕의 후계자였으니까.윤구주가 오백 계단을 밟는 순간 모든 이들은 숨을 죽이고 그를 응시했다.눈길을 떼지 못한 채 그의 오름을 지켜보았다.오백일…… 오백이십! 오백오십! 오백구십구!“마침내 구구관에 도달했다.”“칠구는 수겁이요 구구는 극히 넘기기 어려운데.”진정한 고수들은 눈을 크게 뜨며 말했다.과연 윤구주가 이 한 걸음을 쉽게 넘을 수 있을지 모두가 궁금해했다.윤구주는 잠시 걸음을 멈추고 산 아래를 바라보았다.그가 본 것은 단순한 산이 아니라 마치 화진의 온 세상 같았다.한눈에 화진의 대지와 산천이 모두 담겼다.눈앞에 펼쳐진 화진의 아름다운 대지는 숨 막히는 광경이었다.하지만 동시에 이 끝없는 강산 곳곳에 묻혀 있는 수많은 해골도 함께 보였고 그의 마음은 순식간에 비장함과 슬픔으로 가득 찼다.윤구주의 내면을 감지한 서요산 검종 종주의 법신이 곧바로 그의 곁에 나타났다.“구주야 화진의 산천을 잘 살펴봐! 천하의 용맥은 모두 화진에서 비롯되었고 이 한 획 한 획은 백성의 척추와 같다! 눈에 비치는 물의 맑고 흐림은 중요하지 않아. 지나치게 눈 부신 빛은 우리의 정신을 혼미하게 만들고 너무 어두운 밤은 희망을 앗아가기 마련이지. 하지만 어떤 변화가 있더라도 화진의 이 산천은 영원히 굳건히 서 있을 거야. 왜냐하면 푸른 산마다 묻혀 있는 충신의 뼈와 넋들이 이 나라를 지켜주고 있으니까.”서요산 검종 종주는 윤구주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말했다.그 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