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294화

Author: 김원호
“이모부, 이모, 걱정하지 마세요! 맹세컨대, 저 반드시 우리 채은이를 위해 공식적인 사과를 받아오겠습니다!”

“아유, 우리 큰조카, 고마워! 네가 있어서 얼마나 안심인지 몰라!”

소청하는 서둘러 대답했다.

“하지만 그 윤씨 자식 보통 사람이 아니야. 싸움을 아주 잘해. 그러니 꼭 조심하도록 해!”

소청하는 이렇게 오소룡을 일깨워주었다.

“싸움을 아주 잘해.”라는 말에 주변의 암부원들 모두가 즉시 웃음을 터뜨렸다!

“아버님, 어머님, 싸움을 아무리 잘한다고 한들, 저희와 견줄 수 있는 사람은 없으니 마음 놓으세요!”

소청하 부부는 그 말을 듣자마자 즐거워했다!

“이모, 채은이 지금 어딨어요? 가서 보고 싶습니다!”

오소룡이 말하자 천희수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가자, 채은의 방으로!”

그렇게 천희수는 오소룡을 데리고 소씨 저택 안마당에 도착했다.

고즈넉한 방안.

아름다운 자태를 한 여인이 수척하게 여윈 모습으로 쓸쓸히 누워있는 것이 보였다!

그녀는 바로 소채은이다.

연일 먹지 않고 마시지 않아 그녀의 아름다웠던 얼굴은 몹시 수척해졌고, 심지어 피부색까지 칙칙해졌다.

그녀는 그렇게 넋을 잃은 듯 꼼짝없이 누워있었다!

끼익!

바로 그때 천희수가 오소룡을 데리고 들어왔다.

“소룡아, 채은이는 저기 있어.”

자신의 딸을 보자 천희수는 또 눈시울이 붉어졌다.

얼른 다가간 오소룡도 초췌하기 그지없는 모습으로 있는 소채은을 보자 마음이 아팠다.

“채은아, 오빠 왔어!”

그러나 침대에 있는 소채은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마치 오소룡의 말을 듣지 못한 것처럼 말이다.

아무런 대답이 없자 오소룡이 다시 소리쳤다.

“채은아, 너 아직 나 기억해? 나야, 나! 네 사촌오빠, 오소룡!”

하지만 소채은은 여전히 움직이지 않고 말하지도 않았다!

이 모습에 오소룡도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봤지? 채은이 지금 종일 이러고 있어... 소룡아,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할까?”

천희수는 훌쩍훌쩍 눈물을 훔쳤다.

“이모 안심하세요! 제가 반드시 그 윤씨 자식 찾아낼게요! 채은이 대신해서 벌을 주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ocked Chapter

Related chapters

  • 구주, 왕의 귀환   제295화

    “핸드폰 이리 줘!”암부원은 즉시 핸드폰을 꺼내어 오소룡에게 건넸다!핸드폰을 받은 오소룡은 곧장 윤구주에게 전화를 걸어보았다.뚜뚜뚜...한편, 용인 빌리지에 있던 윤구주는 전화벨 소리를 듣고 바로 받았다.“여보세요, 누구시죠?”오소룡은 상대방이 전화를 받는 순간 차가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그쪽 성이 윤씨죠?”“네, 그렇긴 한데... 그쪽은 누구시죠?”핸드폰 너머에서 물었다.“내가 누구인지는 중요하지 않아! 당신 혹시 내 사촌 동생, 소채은을 아나?”윤구주는 “소채은”이라는 이름을 듣자 바로 안색이 변했다.“당신 누구야? 누군데 채은이 이름을 알아?”“너 이 자식, 채은이가 병에 걸린 지 얼마나 됐는데, 너 아직도 몰라?!”“채은이가 아프다고?! 그럴 리가!”윤구주가 놀라 소리쳤다.“너 때문이 아니면 누구 때문이겠어?! 어이, 윤씨, 잘 들어. 네가 만약 남자라면 당장 소씨 저택에 와서 무릎 꿇고 사과해! 그렇지 않으면 내가 묵사발을 만들어버릴 테니까!”차가운 이 한마디를 끝으로, 오소룡은 전화를 뚝 끊었다.한편.용인 빌리지의 윤구주는 소채은이 병에 걸렸다는 소식이 얼굴이 새파랗게 질리기 시작했다.“백 선생, 차 준비해. 소씨 저택으로 가봐야겠어!”윤구주가 갑자기 차를 준비하라고 하자 옆에 있던 민규현이 어리둥절해하며 재빨리 물었다.“저하, 무슨 일 생겼습니까?”“내 여인이 아프다고 한다!”윤구주가 직접적으로 말했다.“뭐요? 저하의 여인이요?!”“그래!”윤구주는 말을 끝내고 즉시 산 아래를 향해 걸어갔다!그리고 민규현과 백경재도 빠른 걸음으로 그를 뒤따랐다!...차에 앉은 윤구주는 마음이 심란하기 그지없었다!그는 소채은이 왜 갑자기 병에 걸렸는지, 더군다나 조금 전 사촌 오빠라고 자칭한 그 녀석이 누구인지도 몰랐다.때문에 지금으로서는 가능한 한 빨리 소씨 저택으로 달려가 소채은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확인해 봐야 했다!차는 쏜살같이 달려 소씨 저택에 도착했다!곧이어 차가 멈추자, 윤구주는

  • 구주, 왕의 귀환   제296화

    눈앞에 있는 소청하가 소채은을 보여주지 않자 윤구주는 안색이 차가워졌다.“한 번만 더 말하겠습니다. 길 비켜주세요! 저는 채은이를 만나야겠어요!”“뭐? 너 이 자식 이러다 나 한 대 치겠다?”소청하는 허리를 쭉 펴고 해볼 수 있으면 어디 한번 해보라는 자세로 서 있었다.윤구주가 어찌 참을 수 있겠는가.만약 그가 소채은을 깊이 사랑하지 않았다면, 윤구주는 소청하 같은 사람을 일찍이 한 손가락으로 압사시켰을 것이다.곧이어 윤구주가 마침내 폭주하려고 할 때, 갑자기 몇 명의 그림자가 뒤에서 달려왔다.“이모부, 이모. 무슨 일이에요?”다름 아닌 오소룡과 그의 뒤에 있는 4명의 암부원들이었다.“소룡아, 마침 잘 왔다! 이 자식이 바로 우리 채은이를 괴롭힌 그 쓰레기야! 오늘 혼쭐 좀 내주렴, 네 동생 채은이를 위해서 말이야!”소청하는 손가락으로 윤구주를 가리켰다.뒤따라 오소룡도 윤구주에게 시선을 옮겼다.“네가 우리 채은이를 괴롭힌, 윤씨 자식이야?”“그래, 나다!”“남자긴 하네, 감히 이곳에 다 오고 말이야!”말을 끝냄과 동시에 오소룡은 위아래로 윤구주를 훑어보았다.하지만 왠지 그를 보고 있자니 오소룡은 위압감이 들어 숨쉬기조차 어려웠다.마치 앞에 있는 남자가 사람이 아닌 신 같은 포스를 풍기고 있어서 말이다.그렇게 숨을 크게 들이마신 후에야 오소룡은 입을 열었다.“너한테 물을게, 왜 내 사촌 여동생에게 상처를 줬어?”“난 그런 적 없어!”“아직도 인정 안 하는 거야? 너 같은 쓰레기는 내가 많이 봐왔지! 유감스럽지만, 이번에는 잘못 건드렸어! 편안하게 이곳을 떠나고 싶다면, 먼저 무릎 꿇고 우리 이모, 이모부한테 사과해. 그리고 채은이한테 가서도 네 잘못을 인정하고!”무릎을 꿇으라는 오소룡의 말에 윤구주는 갑자기 미친 듯이 웃기 시작했다.“왜 웃어?”오소룡은 갑자기 성난 말투로 변했다.“이 세상에 아직 나를 무릎 꿇릴 사람이 태어나지 않았어. 네가 뭔데 감히 그런 말을 해?”윤구주도 덩달아 크게 소리쳤다. 그의 말에서는

  • 구주, 왕의 귀환   제297화

    하지만 민규현은 오소룡을 쳐다보지도 않고 윤구주의 곁으로 가서 말했다.“저하! 죄송합니다! 잘 가르치지 못한 제 탓이에요! 이 눈먼 녀석들이 감히 저하에게 덤비려 들다니...”곧이어 민규현은 곧장 몸을 돌려 분노가 가득 찬 눈빛으로 오소룡을 바라보았다.오소룡은 그 눈빛에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재빨리 외쳤다.“지휘사 님...”그가 막 입을 열자마자 민규현이 오소룡에게 발차기를 날렸다.‘쾅’하는 소리와 함께 오소룡은 그에게 걷어차여 멀리 날아갔다!몇 미터 멀리 날아간 오소룡은 순간 입가에 피를 흘리며 일어서기조차 어려워했다!이 장면을 보고 소청하 부부는 멍해졌다!게다가 민규현은 한 발로 오소룡을 날려버린 후, 또 벌벌 떨고 있는 나머지 네 명의 암부원들에게 시선을 돌렸다.“개자식들, 너희 감히 손대려고 했지?!”네 명의 암부원들은 놀라서 털썩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지휘사 님, 살려주세요! 저희가 잘못했습니다!”“잘못했다고?! 너희들은 죽어 마땅해!”민규현은 소리를 지르는 동시에 손을 쓰려고 했다.민규현이 자신의 부하들을 죽이려는 순간, 윤구주가 갑자기 말했다.“민규현, 됐어!”“저하! 이 자식들은 눈이 있지만 눈이 먼 것과 다름없습니다. 죽어 마땅해요!”민규현이 불복하며 말했다.“왜, 이제 내 말도 안 듣는 거야?”윤구주가 다시 말했다.“소인이 어찌 감히 그러하겠습니까!”민규현이 서둘러 말했다.그는 윤구주의 명령을 따르고 난 뒤, 차갑게 고개를 돌려 땅에서 벌벌 떨고 있는 네 명의 부하들을 바라보았다!“죽음은 면했으나, 너희들이 진 죄는 면할 수 없다! 너희들은 오늘부터 한 달 동안 외출 금지야. 감히 내 명령에 거역하는 자가 있으면 군법으로 엄히 처분하겠다!”민규현이 말을 마치자, 죽음의 문턱까지 간 네 명의 암부원들이 그제서야 재빨리 말했다.“지휘사 님의 은혜에 감사드립니다!”“꺼져!”곧이어 분노하는 민규현의 외침 속에서 네 명의 암부원들은 하나둘 자리를 떴다!“오소룡!”민규현은 갑자기 입가에 피가 묻은

  • 구주, 왕의 귀환   제298화

    민규현의 큰 손에 목을 잡힌 소청하는 마치 곧 잡아먹힐 어린 양처럼 공중에 띄워 올려졌다.민규현이 조금만 힘을 쓰면 소청하는 바로 죽을지도 모른다.이 모든 장면을 지켜보던 오소룡은 ‘풀썩’하고 민규현의 몸 앞에 무릎을 꿇었다.“지휘사 님, 저희 이모부를 살려주세요!!!”“네가 감히 나를 막아서려 들어?!”민규현의 말 한마디에 오소룡은 기가 죽고 말았다.암부의 3대 지휘사로서 민규현은 예로부터 도살자라 불렸다!당시 설국과 전쟁을 벌였을 때, 이 도살자는 한칼에 한 사람씩 무려 1000여 명의 설국 사람들을 죽였다!그러니 누가 감히 이 도살자, 민규현과 맞설 수 있겠는가?소청하가 민규현에 의해 산 채로 죽어가는 것을 보고 윤구주가 마침내 나섰다.“민규현, 그만해!”“저하, 이 늙은이가 감히 저하를 욕보였습니다. 죽어 마땅하니 제가 죽일 수 있게 해주십시오!”민규현이 울분을 토하며 말하자 윤구주가 그를 노려보았다.윤구주가 화가 난 것을 보고 민규현은 어쩔 수 없이 콧방귀를 뀌며 허공에 떠 있는 소청하에게 말했다.“명이 꽤 길군요! 하지만 만약 앞으로 또 이런 일이 발생한다면, 그땐 바로 죽이고 말 겁니다!”말을 마친 민규현이 손을 흔들자 ‘쾅’하고 소청하가 날아갔다.윤구주도 소청하를 신경 쓰지 않고 자신의 일행들에게 말했다.“채은이 찾으러 갈 테니, 너희들은 여기에 남아 있어라. 일 만들지 말고!”이윽고 윤구주는 직접 안쪽을 향해 걸어갔다.조용한 방안.소채은은 아직도 거기에 누워 먹지도 마시지도 않았다.며칠간 계속된 식음 전폐로 그녀의 아름다웠던 얼굴은 초췌하기 짝이 없었다.몇 분 후, 삐걱거리는 소리와 함께 방문이 열렸다.“채은아, 나 왔어!”윤구주가 온 것이다.침대에 누워있던 소채은은 낯익은 윤구주의 목소리가 들리자 약하게 몸을 떨었다. 그러나 곧 다시 평온을 되찾고 계속 누워있었다.윤구주는 곧장 소채은의 침대 옆으로 향했다. 예전의 아름다웠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매우 수척해진 소채은을 보자 윤구주는 칼에 베인 듯

  • 구주, 왕의 귀환   제299화

    사기꾼이라는 말에 윤구주는 덧없이 어리둥절해졌다.“채은아, 그게 무슨 소리야? 내가 언제 널 속였어?”윤구주는 서둘러 통제 불능의 소채은을 붙잡고 물었다.“이 거짓말쟁이, 아직도 인정 안 해?”소채은이 눈을 빨갛게 달아올랐고, 그녀는 분노와 한이 뒤섞인 눈빛으로 윤구주를 노려보았다.“내가 뭘 인정해? 난 네가 무슨 말을 하는지 전혀 모르겠어!”윤구주는 사실대로 말했다.“그래, 인정하지 않으려 하니 내가 콕 집어 말해주는 수밖에. 너 왜 내 전화 안 받아? 그리고 왜 이렇게 오랫동안 연락이 없어? 나는 네 여자친구야, 알아? 나는 매일 너를 생각한다고!”소채은은 이렇게 말하며 억울하게 울었다.“미안해, 내 잘못이야. 얼마 전에 핸드폰을 잃어버리는 바람에... 이 일은 확실히 내 탓이야!”윤구주도 억울하긴 마찬가지였다!두나희가 소채은의 전화번호를 지운 후, 윤구주는 정말 소채은의 번호를 찾을 수 없었다.하지만 소채은은 이 상황을 이해하지 못했고 이내 눈시울을 붉히며 피식 냉소했다.“핸드폰을 잃어버렸다고? 뻔하디뻔한 변명을 누가 믿어?”“너 속인 거 아니야, 진짜야!”“허? 진짜라고? 그럼 다시 물어볼게. 너 왜 다른 여자랑 데이트도 하고 밥도 먹으면서 꽁냥대? 이건 무슨 상황인데?”‘뭐? 데이트?’“나 그런 적 없어!”윤구주는 어이가 없었다.“하? 이거 봐라? 계속 거짓말이야?! 언제까지 하나 보자!”소채은은 딱딱한 말투로 말하면서 자신의 핸드폰을 툭 던졌다.곧이어 화면 위의 사진을 본 윤구주는 얼떨떨해졌다.‘이건 그날 내가 주안나를 부축할 때 찍힌 거잖아?!’“사기꾼! 이제 더 할 말 있어? 있냐고!”소채은은 몰래 찍은 사진을 가리키며 윤구주에게 성난 목소리로 물었다.윤구주는 자신이 그날 무심코 주안나와 밥은 먹은 장면이 갑자기 소채은의 핸드폰 속에 나타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그래서 당황스러움을 금할 수 없었다!“채은아, 네가 오해한 거야! 이분은 주세호 씨의 딸, 주안나야!”“나도 당연히 알지! 그런데

  • 구주, 왕의 귀환   제300화

    윤구주가 이렇게도 간절하게 말하는 것을 듣고 소채은은 그제서야 붉게 부은 눈을 들고 그를 바라보았다.“정말 나 안 속였어?”“정말, 진짜야! 하늘에 맹세할 수 있어!”윤구주는 오른손을 가슴에 얹으며 말했다.“그런데 왜 이렇게 오랫동안 나 보러 오지 않았어?”“요 며칠 너무 바빠서... 미안해.”그는 진실만을 말했다.“다시는 나 속이지 마. 너를 알게 된 후로 내 마음은 모두 윤구주 너한테 있어. 네가 나를 속이면 난 죽고 말 거야.”말을 끝마치자, 소채은은 또 억울한 듯 눈물을 콸콸 쏟았다.그러자 윤구주는 서둘러 그녀를 품에 안아 가볍게 위로했다.이제야 그는 마침내 소채은이 병을 앓은 것이 아니라 화나고 슬퍼서 이렇게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초췌해진 그녀의 모습을 바라보며 윤구주는 몹시 마음이 아팠다.“채은아, 미안해! 내가 너를 아프게 했어! 어디 보자, 왜 이렇게 마른 거야?!”“이게 다 네 탓이잖아. 사진을 본 그날 이후로 내 심장은 멈춘 거나 다름없었어!”“하...”긴 한숨을 내쉬며, 윤구주는 품속에 있는 바보 같은 소채은을 꼭 껴안았다. 그러고는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곧이어 윤구주가 결정을 내렸다.‘빨리 주안나를 찾아서 채은이가 함부로 생각하지 않도록 명확히 설명해 줘야지!’“구주야, 나 배고파!”소채은이 갑자기 허약한 목소리로 말했다.그럴 만도 한 것이, 이미 연속 여러 날을 아무것도 먹지 못했기에 소채은은 배가 고파 탈진할 지경이었다.오늘 윤구주가 제때 오지 않았더라면 그녀는 곧 배가 고파서 기절했을 것이다.“내가 바로 가서 먹을 거 가져다줄게!”말을 마치자마자 그는 밖으로 뛰쳐나갔다.밖에서!소청하, 천희수는 민규현에게 놀라 온몸이 마비될 지경이었다!그렇게 두 사람은 정원에 서 있으며 감히 밖으로 나갈 엄두도 내지 못했다!더욱이 오소룡은 공손하게 민규현의 뒤에 서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그러던 그때, 윤구주가 뛰쳐나왔다.“어머님, 채은이한테 빨리 맛있는 거 좀 만들어 주실래요

  • 구주, 왕의 귀환   제301화

    전화를 받은 지 1분이 지나자 민규현의 얼굴색은 점점 어두워졌다.전화를 끊고 민규현은 윤구주가 아직 돌아오지 않은 것을 보고 고개를 돌려 옆에 있는 백경재한테 말했다.“백 선생, 제가 급한 일이 었어서 잠시 자리를 비워야겠어요. 수고스럽지만 저를 대신해 저하에게 전해 주십시오!”“네! 알겠어요, 제가 전달해 드릴게요!”“알겠어요, 감사합니다! 소룡아, 우리 가자!”그리고 민규현은 소씨 저택을 떠났다.암부의 일원으로서 오소룡은 잠시도 지체하지 않고 고개를 돌려 아쉬운 듯 소청하 부부를 한 번 보고는 민규현을 따라 집을 나섰다.대문 앞!벌써 암부원들이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민규현이 오소룡을 데리고 나오는 것을 보고 몇몇 암부원들은 즉시 달려와서 말했다.“지휘사 님!”“상황이 어때?”민규현은 몸을 돌리고 차에 오르면서 물었다.“지휘사 님, 방금 입국장에서 들은 바에 따르면, 판인국 블랙 첩보 조직의 A급 강자들이 이미 가명으로 강성에 들어왔다고 합니다! 판인국의 A급 강자들은 아마도 홍월 경매사 일을 위해 왔을 겁니다!”이 말을 들은 민규현의 눈빛은 날카로워지면서 살의가 맴돌았다!“판인국 자식들, 감히 A급 강자까지 보낸 거야?”암부원이 대답했다.“네!”“허허, 이 개자식들이 급한가 보지, 감히 우리 화진에 사람을 보내다니! 명령해, 지금부터 모두 이 일에 집중하고 최대한 빨리 그 개자식들의 행방을 알아내! 이번에 그 누구든, 순순히 돌려보내지 않겠어!”“네!”블랙 첩보 조직은 판인국에서 제일 큰 정보 조직이었다!이 조직 안에서 A급 강자는 화진에서의 대가급 실력이다!판인국에서 이번에 이렇게 많은 고수를 갑자기 강성에 보낼 줄은 정말 몰랐다!민규현이 암부원들을 데리고 떠날 때, 멀지 않은 곳에 리무진 한 대가 서서히 다가왔다!차 안에는 바로 서경 천하회에서 온 노정연과 몇몇 부하들이 있었다!홍월 경매회에서 있었던 일 때문에 노정연은 윤구주한테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천하회 3대 당주인 노정연은 기필코 윤구주를 천하

  • 구주, 왕의 귀환   제302화

    소씨 저택.윤구주의 진심 어린 해명을 듣자 소채은의 기분은 아주 좋아졌다.“구주야, 넌 내 전화번호가 없다고 했는데, 내가 아픈 것은 어떻게 알게 된 거야?”소채은이 물었다.“네 사촌 오빠 때문에!”“뭐? 우리 사촌 오빠?”“그래, 그가 나한테 전화해서 알려줬어!”윤구주는 소채은에게 상황을 설명해 주었다.사촌 오빠라는 말에 소채은은 격동된 어조로 말했다.“소룡 오빠야? 소룡 오빠 본지도 너무 오래됐네. 지금 어디 있대?”소채은이 묻자 윤구주가 말했다.“아마도 밖에 있을 거야! 나 따라와. 같이 찾으러 가자!”“응! 그거 알아? 소룡 오빠는 나에게 너무 잘해줬어, 어릴 때부터 말이야! 서울대 졸업 후에 국가 기밀 부서로 갔어. 뭘 하는 지는 한 번도 말한 적이 없었어. 이번에 오빠가 강성에 올 줄은 생각도 못 했어.”소채은은 밖으로 나가면서 윤구주한테 예전 오소룡의 일에 대해 말하고 있었다.이에 윤구주도 대충 알고 있다는 표정을 지었다.암부원으로서 그 누구에게도 자신의 신분을 누설해서는 안 되었다!이건 암부의 제일 기본적인 원칙이었다. 암부원들은 외국 첩보 조직에 약점을 잡히면 절대로 안 된다. 이는 어쩌면 국가 안전을 지키는 것보다 더 중요했다.마당 안.흰색 도복을 입은 백경재는 아직도 윤구주를 기다리고 있었다.그리고 방금 놀라움이 채 가시지 않은 소청하와 천희수도 옆에 서있었다.잠시 후.윤구주와 소채은이 마당에 들어서자 천희수는 격동된 어조로 말했다.“채은아, 우리 바보 같은 딸, 드디어 일어났어?”소채은도 엄마를 보고 빠른 걸음으로 다가왔다.“엄마, 죄송해요! 걱정시켜 드려서!”“아니야! 괜찮아! 너만 괜찮으면 됐어!”옆에 서있던 소청하는 말을 하려고 중얼거렸지만 윤구주가 소채은의 곁에 있는 것을 보고 결국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엄마, 소룡 오빠가 왔다고 하던데, 어디에 있어요?”소채은이 주위를 둘러보면서 묻자 천희수가 대답했다.“네 소룡 오빠는 방금 떠났어!”“떠났다고요? 왜 이렇게 빨리 가셨어요?

Latest chapter

  • 구주, 왕의 귀환   제2040화

    임정설이 일으킨 이씨 가문의 기세조차 마물들에게 잠식당해 사라지고 있었다.청해는 말 그대로 처참한 상태였다. 이젠 자기 몸 하나 제대로 지킬 힘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 그나마 임정설이 죽을 각오로 지켜주지 않았다면 진작에 목숨이 끊겼을 터였다. 결국, 화진의 국주가 자신의 목숨을 지켜준 것이다. 이 순간만큼은 죽는다고 해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다음 생이 있다면... 화진 사람으로 태어나게 해줘. 그게 아니라면. 그냥 인간으로 태어나지 않게 해줘... ”청해는 하늘을 향해 처절하게 외쳤다. 임정설은 고개를 번쩍 들고 한 번 더 울부짖었다. 그 울음은 황자의 기운을 불러왔고 서요산 일대의 천기와 섞여 거대한 진룡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황도기운과 진룡을 하나로 모든 요마를 베어낸다! ”그 역시 한계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이대로 더는 버틸 수 없다면 풍무기처럼 자신의 마지막 의지를 국운에 녹여야 할 것이다. 진요탑 안. 이 일대 세계 전체가 마기에 잠식되어 만물은 스스로 죽음을 떠올리기 시작했다. 그런 데 무명은 더 이상 흥분할 수 없었다. “하하! 인황이 뭐라고? 도를 얻은 건 나다. 나는 이미 진정한 길의 끝을 보았다. 내 의지는 구천 현천을 관통한다. 하늘도 날 감당할 수 없어. ”그 순간 하늘과 땅이 동시에 울컥하며 뒤틀렸다. 무언가 말도 안 되는 존재가 깨어나는 기운이었다. 이 작은 진요탑 속 공간조차 그걸 담아낼 수 없어 흔들리기 시작했다. “뭐야? ”무명이 눈을 치켜떴다. “또 뭘 하려는 거야? 설마... 윤구주 너 나를 봉인이라도 하겠다는 거야? 네 실력으론 날 봉인 못 해. 아니, 가능하다 쳐도 목숨을 걸어야만 가능하지. 하지만 지금 넌 그 목숨을 걸어도 겨우 나를 세 손가락만큼 다치게 할 수 있을 뿐이야. 그 정도 피해라면 기꺼이 감수하지. 와봐, 날 얼마나 벨 수 있나 보자고. 병이 오면 장수로 막고, 물이 오면 흙으로 막는 법이지. 그러니 한번 보자고 구주왕이라는 놈의 마지막 발악이 어떤지. ”무

  • 구주, 왕의 귀환   제2039화

    “인간마가 세상에 나왔는데, 대체 누가 막을 수 있겠냐. 왜 그 무게를 전부 화진이 짊어져야 하는데? 이건 너무 불공평해.”청해는 처음으로 곤륜영역에 혐오감을 느꼈다.그리고 그제야 윤구주가 말했던 위선의 신이라는 말이 단순한 수련의 이야기가 아님을 이해했다.그들은 입만 열면 도덕과 정의를 떠들지만, 정작 하는 짓은 불의 그 자체였다. 위선적이기 짝이 없었다.“아아아!청해무극! 지은살결!!”청해는 모든 정원을 끌어 올렸고, 심지어 음혼까지 태워버렸다.음혼이 하늘의 뇌격을 불러오자, 그의 기운 속에는 놀랍게도 정의로운 황기가 피어올랐다.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는 도에 들어선 것이다.그 수련은 폭발하듯 치솟아 극점 신경 후기에 이르렀고, 잠시나마 이성설과 맞먹는 기세를 뿜어냈다.“카! 이제야 좀 신 같은 포스가 나오네!”백호는 멀리서 엄지를 들어 올리며 소리쳤다.하지만 청해는 그럴 여유가 없었다. 백호는 원래 미친놈이었으니까.누구든 이 상황이면 절망했을 전황.하지만 백호는 처음부터 끝까지 전율로 들떠 있었다.그는 전투를 위해 태어났고, 결국 전장에서 죽을 운명이었다.그게 백호가 택한 길 죽음을 향한 도였다.세 사람 모두 이미 죽을 각오로 싸우고 있었다.살아남을 생각 따윈 없었다.마물들과 함께 미쳐 날뛰며 생사의 끝자락을 오갔다.진요탑.풍무기는 전사했다.이제 남은 건 윤구주 단 한 사람.그가 인간마와 맞서야 할 유일한 존재가 되었다.“윤구주! 풍무기는 죽었다. 이젠 네 차례야! 혼을 꺼냈다고 해서 날 이길 수 있다는 뜻은 아니야. 내 육신이 남아있는 이상, 나는 이미 성인의 경지에 올랐다. 지금의 반성 상태만으로도 네 인황 따위가 감당할 수는 없어. 그래, 네 선술은 순수하겠지. 그래서 네 육신엔 손댈 수 없지만 혼을 지워버리면 넌 끝이야. 마도무영,도파무극! 혈음마도, 현세에 나타나라!”그의 손에 한 자루의 절세마도가 출현했다.그 칼끝에서 피의 바다가 솟구치고, 살기는 윤구주의 황기조차 압도했다.이런 마도를 길러내기 위

  • 구주, 왕의 귀환   제2038화

    잠금요탑 밖, 무너졌던 마기가 흩어지자 서요산 검종 제자들 사이에서 울음이 터졌다. 500년 만에 다시 햇살을 본 그 순간 꾹꾹 눌러왔던 감정이 한꺼번에 무너져 내렸다. 서요산은 그 오랜 세월 동안 단 한 번도 도움 없이 혼자서 마를 억눌러왔다. 그 현실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눈물이 났다. “무명이 죽은 건가? ”장인대진인이 순간 멍해졌지만 곧 신념술로 본 광경에 얼굴이 굳어졌다. 귀물들이 미친 짐승처럼 날뛰며 죽음을 두려워하지도 않고 산을 향해 돌진하고 있었다. “아직 끝난 게 아니야. 이제부터가 진짜다. 무슨 일이 있었든 간에 윤구주가 무명의 목에 칼을 들이댄 건 확실해. 지금이 바로 마지막 승부의 시점이다.”말이 끝나자마자 흩어진 마기가 다시 거칠게 소용돌이치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마기가 응집되더니 거대한 마영체가 형성됐다. 그 거대한 그림자는 순식간에 하늘을 뒤덮고 대지를 집어삼키려는 듯 광폭하게 움직였다. 그건 이제는 환상이 아니었다. 그 자체로 재앙이었다. 잠금요탑 위로 백장 크기의 마존이 강림했다. “윤구주! 네가 이 정도였다고? 실력만큼은 서요산 시조랑 비교해도 꿀리지 않겠군. 하지만 그래서 뭐 어쩌라고? 이미 흐름은 정해졌다. 대세는 되돌릴 수 없어. 그 시조가 도력이 하늘을 찌르고 능력이 천하를 뒤흔든다 해도 결국 날 죽이지 못했지. 결국엔 구천을 떠돌며 외도계에서 날 베어낼 무언가나 찾고 있겠지. 외도계엔 나를 죽일 보물이 있을지도 몰라도 이곳 인간계 구주의 오방 안에서는 절대 없어. 너도 마찬가지야, 넌 여기서 끝이다. 죽어라!! 윤구주. 마의 경계는 끝이 없고 마의 바다는 만 리를 삼킨다! ”하늘이 찢기고 무한한 마해가 대지를 뒤덮었다. 잠금요탑은 순식간에 요산으로 변했고 주변은 온통 사기와 혼란으로 뒤덮였다. 무명은 드디어 자신의 사혼체를 드러내며 윤구주와 마지막 일전을 준비했다. 윤구주의 손에 들린 참마검이 떨리기 시작했다. 풍무기의 상태가 이미 한계라는 증거였다. “구주야, 내 양혼신체는 거의 다

  • 구주, 왕의 귀환   제2037화

    ‘선술? 크하하하!’무명이 미친 듯 웃었다.“네가 황자면 뭐 어쩌라고? 결국에는 한순간 스쳐 지나가는 인간 세상의 유성일 뿐이지.”“나는 무명이다.하늘은 이미 내 발 아래 있다.세상의 법? 그런 건 내가 정하는것이다.”“윤구주! 과연 네놈이 날 어떻게 상대할지 두고 보겠다!”‘원신출체도 못 한 놈이 선술을 깨달았다고? 어이없네.’무명의 눈에는 윤구주란 놈은 선술의 겉껍데기나 훔쳐본 수준에 불과했다.입만 산 허세쟁이 꼬맹이였지 그딴 놈은 애초에 눈에 들어올 가치조차 없었다.게다가 진짜 선술을 논하려면 그 참마검조차 제대로 만져보지도 못하는 주제에.하지만 윤구주는 담담하게 말했다.“내가 신의 경지에 머물던 시절,우연히 소요산에 들렀을 때 그때 이미 선술의 근본을 깨달았지.”윤구주의 눈이 빛났다.“지금, 네게 그걸 보여주마.”“구기신통 , 등선!”부우우우웅!!윤구주의 몸을 감싸고 있던 하얀 기운이 순식간에 실체의 불꽃으로 응결되었다.기운이 ‘기’에서 ‘힘’으로 승화된 것이다.무명의 눈동자가 순간 가늘어졌다.이게 뭔지 무명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이제 윤구주는 몸 자체에서 영기를 만들어내고 있었다.솔직히 말해서 마음만 먹으면, 주변 땅의 기운조차 자기 위주로 바꿔버릴 수 있는 수준이었다.윤구주는 이제 한 종파의 시조로 불릴 자격이 있는 존재였다.더 이상 강자를 넘어서 자신만의 도를 세우고, 전설이 되기 시작한 것이다.무명의 눈이 휘둥그레졌다.“...저건, 설마 성력?!”그 힘은 그렇게 압도적이진 않았지만 문제는 진짜였다. 가짜가 아닌, 순도 100%의 성력이었다.“말도 안 돼...저놈이 어떻게...”무명의 내면이 갈기갈기 찢어졌다.수행자에겐 한 단계 한 단계가 천벽과도 같다.특히 성의 경지에 이르기 까지는 그야말로 하늘과 하늘 사이를 걷는 자들만이 갈 수 있는 길이 였던것이다그리고 지금 윤구주는 그 문턱을 스스로 넘고 있었다.“무명! 넌 반성자일뿐! 육신만 있었으면 성인이 됐을지도 몰라.하지만 지금 넌 가짜

  • 구주, 왕의 귀환   제2036화

    단 한 걸음,그 한 걸음만 넘기면, 그는 곧 성급 바로 직전 경지에 이른다.그리고 그 마지막 문턱을 박살내는 순간 반쯤 성인이 된 경지, 반성급이다!지금 이 자리, 그 반성급 경지에 선 자는 바로 인마라고 불리는 무명이었다.“과연... 화진의 인황, 구주왕이라 불릴 자격은 있군. 하지만 너도 알겠지. 지금 네 수준으론 몸을 직접 이 판에 던지지 않는 이상 나랑 맞붙을 자격조차 없어. 네가 그 잘난 원신출체를 어떻게 하겠다는지 구경이나 해보자고. ”무명이 입꼬리를 비틀며 코웃음쳤다.팔기귀일에 도달한 윤구주의 전투력은 이미 황의 지경을 뛰어넘었다.하지만 무명과의 경지 차이는 여전히 너무 컸다.실력은 분명 엄청났지만 격이 다르였다.지금 상태로도 보통의 황자의 경지까지 초월한 상태지만 무명을 상대하긴 아직 한참 부족했다.심지어 무명이랑 싸울 실력은커녕 참마검조차 손에 제대로 못 잡는 게 현실이었다.“팔기로 부족하다면... 제구기는 어때? 구기:적선!”부우우우웅!윤구주의 온몸을 하얀 선기가 감싸는 순간 방금 전까지만 해도 비웃고 있던 무명의 얼굴이 순식간에 일그러졌다.“...뭐라고? 이건 네 따위가 쓸 수 있는 기술이 아니잖아! ”그 순간, 무명조차 숨을 삼켰다.이건 상식의 틀을 깨부수는 광경이었다.근대에 들어서면서 도에 대한 수련는 사실상 약해졌다.그 근본적인 이유는 바로 세상에 흐르는 천지영기가 급격히 줄어들었기 때문이다.봉신전쟁 당시, 상상을 초월하는 영기가 소모됐고 그 전쟁이 끝난 후 곤륜구역은 세상의 영기 90%를 신계에 봉인해버렸다.거기서 마음껏 영기를 탕진한 것도 모자라 바깥의 산수들까지 무분별하게 빨아들인 탓에세상의 영기는 걷잡을 수 없이 줄어들고 말았다.결국 세상은 고위 수련자가 태어나기 어려운 구조가 되었다.그래서 화진에선 500년에 한 번 황자가 나올까 말까 할 정도이고 황자의 경지에 도달하는 건 지독하게 어려운 일이었다.임정설이 황자가 될 수 있었던 것도 처음부터 그가 강해서가 아니라 윤구주를 돕기 위해 왕

  • 구주, 왕의 귀환   제2035화

    마기가 검종 제자들의 혼백에 침투하자 그 순간 제자들의 몸에서 시커먼 마기가 폭발하듯 뿜어져 나왔다.이를 목격한 장인 대진인은 망설임 없이 즉시 결단을 내렸다. 오염된 제자들을 그 자리에서 곧바로 정화해 버린 것이다.“모든 제자들아, 입문 첫날 내가 분명히 말했을 것이다. 서요산은 찬란한 성지 화진 정통의 계승지다. 정은 사악함을 절대 용납하지 않는다."”정은 사악함을 용납하지 않는다는 말은 바로 서요산 제자들이 평생 가슴에 새기며 살아가는 도의였다.입문과 동시에 깨달음을 얻은 그들은 언젠가 반드시 도의를 위해 자신의 목숨을 기꺼이 바칠 각오가 되어 있었다. 그저 화진 정통의 수호자가 되기 위해서였다.그 순간 진요탑 외곽에서는 7대 진인을 중심으로 전 종문 제자들이 목숨을 걸고 진요탑을 사수하고 있었다.하늘을 뒤덮을 듯한 마기의 기세는 점점 거세져 어느새 검종의 경내 전역을 삼켜버렸다.검종 제자들은 마기를 막아내면서도 동시에 진요탑의 결계를 유지해야 하는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었다.정도를 지키는 일은 그만큼 고통스럽고 힘든 투쟁이었다.산 아래 상황도 마찬가지로 치열했다.온갖 요괴와 귀신들이 들이닥치는 가운데 임정설은 황운을 등에 업고 이씨 가문의 국운을 모두 모아 홀로 수백만 마기를 막아서고 있었다.백호는 마인으로 완전히 변신해 광란의 충격 속으로 몸을 던졌고, 스스로 마를 품은 채 적진을 난도질했다.청해는 천뢰신술을 펼쳐 수만 개의 천뢰를 무기로 변환시켜 온갖 사도와 악귀를 쓸어내기 시작했다.그 무렵 진요탑 내부에서 풍무극의 기세는 이미 한계에 도달해 있었다.“구주야, 내 한계에 도달했다. 이제 내 500년 수련의 혼을 너에게 바치겠다."”풍무극의 준비는 이미 완료되었다.그는 미리 준비해 둔 제천 법기를 꺼냈고 전법이 발동되는 순간 그의 육신은 산산조각 부서졌다.그의 정기와 천지 정기를 모두 품은 찬란한 진신 영혼은 한 자루의 참마검으로 변해 윤구주 앞에 떠올랐다.“풍 종주...” 윤구주는 입술을 깨물었다.슬프고 아쉬

  • 구주, 왕의 귀환   제2034화

    윤구주가 걸음을 내디딜 때마다 새로운 국운의 기운이 그의 발밑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그가 진요탑의 문에 도달했을 무렵 모든 국운이 윤구주에게 집중되었다.윤구주의 주변으로는 천인신광이 펼쳐져 있었다.이 순간만큼은 그가 천지의 주재자 화진의 영겁을 관통한 유일한 존재였다.윤구주는 홀로 진요탑 안으로 들어섰다.겉보기에 거대한 산 같았던 진요탑의 내부는 참혹한 말세의 풍경이었다. 땅은 끝없이 펼쳐진 용암으로 뒤덮여 있었고 하늘에서는 강줄기가 거꾸로 흘러내리고 있었다.불과 물이 충돌할 때마다 하늘과 땅을 뒤흔드는 격렬한 폭발이 일어났다. 그리고 거꾸로 흐르는 강물 위에 한 노인이 앉아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백발이 성성한 그 인물은 다름 아닌 서요산 검종의 종주였다.밖에서 보이던 강건한 중년의 모습은 단지 화신에 불과했으며, 본체는 수백 년 전부터 이 진요탑에서 마인을 봉인해 왔다.서요산 검종 종주는 극도로 지쳐 있었고 이제는 마지막 호흡으로 버티고 있었다.“드디어 왔구나.” 서요산 검종 종주는 허약한 전음으로 말을 건넸다.“오백 년 동안 고생 많으셨습니다. 종주님.” 윤구주는 고개를 숙였다.풍무극은 현 서요산의 종주이자 당대 최고의 영웅, 화진 제일 검으로 불리던 남자였다.원래는 풍속을 다루는 수련자로 젊은 시절엔 검 하나로 화진을 호령한 사내로 알려졌다.그의 검은 아무도 궤적을 볼 수 없었다는 전설이 있을 정도였다.하지만 500년 전 마인이 봉인되고 서요산의 조사가 승천한 후, 풍무극은 서요산의 거자로서 종주의 자리를 이어받았다.그날 이후 진요탑에 몸을 묻고 마인과의 싸움을 500년간 지속해 왔다.풍을 다루던 그였지만 지속적인 봉인을 위해 익숙하지 않은 수속까지 수련하며 지금까지 버텨왔다.그가 마도에 빠지지 않은 것만으로도 이미 기적이었다.“그래도 괜찮다. 다행히 이 시대에 또다시 인황이 나왔으니. 화진은 연달아 두 명의 인황을 배출했다. 임정설이 인황에 등극한 지금 쇠락하던 이씨 가문의 국운이 다시 살아났다. 그가 천지의

  • 구주, 왕의 귀환   제2033화

    마인이 출현하면 곤륜 구역조차 큰 혼란에 빠질 것이다.서요산 검종의 진요탑은 이미 오백 년 동안 그 자리를 굳건히 지켜왔다.이는 곧 그 마인이 오백 년 동안 진요탑 안에 봉인되어 있었음을 의미했다.“우리가 가진 유일한 이점은 저 마인이 지난 오백 년간 수련하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그 오백 년 동안 분명 무언가를 '깨달았을' 가능성도 있겠지요. 정도가 있는 곳에는 반드시 사도가 존재하는 법입니다. 만약 그가 이곳을 벗어나 다시 한번 돌파에 성공하여 진정한 성인의 경지에 오른다면… 그 누구도 그를 막을 수 없을 것입니다. 예전 우리 종문의 선대 종주께서 이 마인을 직접 봉인하셨습니다. 하지만 선대 종주께서는 진요탑만으로는 그를 완전히 봉쇄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일찍이 아셨지요. 그래서 마침내 구천으로 비상하셔서 바깥 세계에 존재한다는 신기를 찾기 위해 떠나신 것입니다.”장인 대진인이 비밀을 털어놓자 임정설은 왜 그 옛날 서요산 검종을 창립한 선조가 갑자기 사라졌는지 이해했다.“구천을 비상했다고? 전설 속 그 이야기 설마 전부 사실이었단 말인가? 이 세상 위에 더 위대한 세계가 있다는 건가?” 임정설은 믿기지 않는다는 듯 말을 이었다.“그건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들은 바로는 성인이란 육지에서 신선이 된 자를 이르는 말이고 준성은 그보다 한 단계 아래 반쯤 신선이 된 존재라 하더군요. 우리보다 더 풍부한 영기의 세계가 과연 존재하는지는 이 몸 역시 감히 짐작할 수 없습니다.” 장인 대진인은 고개를 저었다.그때였다.진요탑이 거칠게 흔들렸고 모든 호법 제자의 얼굴이 딱딱해졌다.수련이 부족한 제자 몇몇은 그 자리에서 마기의 침식으로 피를 토했다.“모든 제자에게 고한다. 나와 함께 현문을 수호하라.” 장인 대진인이 친히 자리에 앉아 온 종문의 기운을 모아 마인을 억제하기 시작했다.마인은 일시적으로 제압되었지만 산 밖의 요괴들과 악귀들은 마기의 부름을 받아 사방팔방에서 서요산으로 몰려들고 있었다.임정설은 이제 자신이 이곳에 온 진짜 이

  • 구주, 왕의 귀환   제2032화

    “저하, 그렇다면 대체 어떻게 그를 죽여야 합니까? 저자의 기운이 이토록 흉악한데 성수의 혈기로 진압할 순 없습니까?” 백호는 이미 싸우고 싶은 마음으로 가득 차 있었다.“안 된다. 너희 네 명이 함께라면 잠시나마 억누를 수는 있겠지만, 너희는 그저 성수의 정혈을 가졌을 뿐이니 마인을 완전히 없애려면 성수가 직접 나타나야 한다. 지금 이 세상에 성수가 존재하는지조차 의문스럽다.”윤구주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말을 마친 윤구주는 곧장 진요탑 쪽으로 향했다.백호와 임정설, 청해가 함께 가서 돕고자 했으나 장인 대진인이 그들을 가로막았다.“이 마인은 오직 구주만이 상대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다른 중요한 임무가 있습니다. 국주님, 곧 전투가 시작될 터인데 서요산의 진법을 반드시 지켜야 합니다. 이 호법의 중임을 몇 분께 맡기겠습니다.”장인 대진인이 임정설에게 경건하게 예를 갖추며 말했다.“좋다. 오늘 이 자리에서 목숨을 바친다고 하더라도 반드시 저 마인을 죽이고야 말겠다.” 임정설은 단호한 표정을 지으며 황자의 위엄을 한껏 드높였다.화진의 존망이 걸린 일이라면 임정설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었다.하지만 마기가 몰려와 서요산 전체를 뒤덮고 세상이 오직 흑백 두 가지 색깔만으로 변해버리며 그 끔찍한 살기가 강림했을 때 임정설마저 온몸에 소름이 돋으며 떨렸다.“이 마인의 기운이 이렇게까지 무서울 줄이야.” 임정설은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하늘은 마기로 가득 찼고 윤구주마저 그 기세에 눌리고 있었다.진요탑에서 흘러나온 마기는 실체가 되어 넘쳐흘렀다. 마기가 나타나자 서요산을 지키는 모든 검종 제자의 얼굴이 어두워졌고 어떤 제자는 순간적으로 십여 년을 늙어버렸다.수련이 부족하면 수명으로라도 채워야 하는 참혹한 상황이었다.웅웅.하늘에는 먹구름이 밀집했고 그 안에서 요괴의 번개가 끊임없이 터졌다.“이젠 영기조차 요기로 변하고 있다. 풍수 비술로 보건대 머지않아 이곳에서 요마가 출현하겠구나.” 임정설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서요산 외부에서 짙은 요기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