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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5화

Author: 김원호
서울.

국방부, 이황전.

음산한 이황전에 경국지색의 한 여인이 아름다운 한복을 입고 눈앞에 있는 달력을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었다. 달력 위 수자 8위에는 빨간 X자 그려져 있었다. 이날은 바로 윤구주와 소채은의 결혼식 날이다.

8일까지 3일밖에 남지 않은 것을 보고 그녀의 눈에는 악의와 살기가 가득했다.

“3일! 윤구주, 고작 이렇게 평범한 여자와 결혼하려고...”

그녀는 달갑지 않은 듯 혼자 중얼중얼 말했다.

쿵!

그러더니 주먹으로 책상을 내리쳤다. 순간 책상은 두 동강이 되었다.

“독고명! 군형 삼마는 지금 어디까지 왔어요?”

그녀는 화를 내며 물었다. 그러자 그녀 뒤에 서 있던 고목처럼 생기고 사악한 표정으로 칼을 손에 쥔 남자가 걸어 나왔다.

“저하, 이미 강성에 들어섰습니다.”

“좋아요!”

군형 삼마가 강성에 들어왔다는 소식을 듣자 문아름은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었다.

“삼마에게 내 명을 전하세요. 그 여자를 죽이지는 말라고. 죽여달라고 빌게 만들면 됩니다. 윤구주에게 이 세상에서 가장 잔인한 고통을 느끼게 해줄 테니.”

문아름은 차갑게 말을 내뱉었다.

“네!”

독고명이 물러간 뒤 문아름은 그제야 지독한 눈동자를 치켜들고 먼 곳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말했다.

“윤구주, 반드시 그 여자와 결혼한 걸 후회하게 할 거야!”

강성 교외에는 태평촌이라는 작은 마을이 있다.

고요한 마을에 아침부터 사이렌 소리가 울려 퍼졌다. 멀리서 바라보니 경찰차 7, 8대가 마을을 돌아다니며 순찰하는 것 같았다. 마치 큰일이 생긴 듯 말이다.

주민이 만 명도 안 되는되는 작은 마을에 이렇게 많은 경찰이 있을 수는 없다. 그런데 오늘은 참 이상했다.

알고 보니 태평촌은 요 며칠 동안 조금도 태형하지 않았다. 지금까지 7, 8명의 어린이가 이유 없이 실종됐기 때문이다. 이들 중 가장 큰 아이가 겨우 14살이고 막내는 4~5세이다. 그들의 갑작스러운 실종에 관해서 경찰 측은 어떤 단서도 찾아내지 못했다. 그러자 마을 주민들은 불안하기 그지없었다.

경찰 측도 사건을 해결하기 위하여 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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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주, 왕의 귀환   제2280화

    “상관없어. 어쨌든 나는 그 삼안인 여황제를 만나야 하니까. 큰놈을 만나려면 먼저 그 밑에 졸개들부터 치워야겠지.”윤구주는 몸을 한껏 풀어준 뒤, 하늘의 벼락을 끌어내어 오뢰법으로 온몸을 휘감았다.그 순간, 그는 하나의 번개가 되어 눈부신 섬광으로 튀어 나갔다.쾅! 쾅! 쾅!윤구주가 진법에 부딪힌 순간, 영기가 광폭하게 요동치며 귀가 찢어질 듯한 폭음이 울려 퍼졌다.그는 마치 천둥의 신이라도 된 듯 천둥 벼락으로 사방을 쓸어버렸고 금속 꼭두각시들은 마치 벼 베듯 한 줄 한 줄 무너지며 바닥에 쓸렸다.벼락에 맞은 금속 꼭두각시들은 몸체가 그대로 산산조각 났고 그가 지나간 자리에는 파편만이 흩날렸다.“정말 아깝다. 우리 화진에 저 십만 꼭두각시만 있었더라면 외적이 뭐가 두려웠겠어.”문아름은 아쉬운 듯 숨을 내쉬며 중얼거렸다.“하! 그럴싸하긴 한데 그건 그쪽 생각일 뿐이지. 이 꼭두각시는 구씨 일가 사람들만 다룰 수 있는 거야. 우린 기관술을 하나도 몰라.”“화진에서 그나마 기관술에 능했던 마가는 이미 길을 잘못 들어서 저하에게 씨까지 멸해졌잖아. 저걸 전부 끌고 와도 정비할 사람 없으면 몇 달도 못 가서 다 고철 되는 거지.”“게다가 이 많은 꼭두각시가 쓰는 영기 양도 어마어마해. 우리 화진에 지금 남은 영기가 얼마나 된다고? 저놈들한테 다 주면 수련자들은 도대체 뭘로 수련하라는 건데?”기린수는 입을 삐죽이며 말을 이었다.문아름도 자신이 비현실적인 생각을 했다는 걸 알고 있었다.죽을 날이 머지않았다는 불안감이 마음을 흔들어 놓고 이성이 무뎌졌던 것이다.“아름 씨, 잘 들어둬. 잠시 후 아름 씨가 필요해질 수도 있으니 그때 가서는 괜히 망치지 마.”기린수가 문아름에게 전음을 보냈다.문아름은 기린수의 정체와 성수의 능력을 알고 있었기에 조용히 물었다.“제 말이 맞았던 걸까요? 지난번 천국을 짤 때, 저는 제가 살아남을 확률이 고작 10%라는 걸 봤어요. 저처럼 계산으로 사는 책사는 어떤 일에도 도박 같은 짓은 하지 않죠. 그런데도 그땐

  • 구주, 왕의 귀환   제227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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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주, 왕의 귀환   제227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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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주, 왕의 귀환   제227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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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주, 왕의 귀환   제2276화

    하지만 성술 급의 술법을 마주한 기린수의 표정은 마치 모욕을 당한 사람처럼 불쾌하기 짝이 없었다.“이 영감, 제법이군!”“그래, 고통은 영감이 자초한 거야!”기린수는 위력이 열 배로 불어난 권법을 상대로도 머리로 들이받아 그대로 산산조각 내버렸다.“뭐라고? 대체 너 정체가 뭐야!”사자황은 얼굴이 파랗게 질렸고 옆에 있던 서해 검성도 완전히 전투태세에 돌입했다.슉!기린수가 그대로 하늘로 솟구치자 그의 몸속에서 금빛 성력이 뿜어져 나왔다. 성력은 맥락과 골격을 형성하며 집결되었고 그 규모만 해도 족히 몇백 미터에 달했다.그 크기만 놓고 봐도 황금 성사수보다 훨씬 압도적이었다.성력이 맥락과 뼈대를 형성하자 곧이어 살이 붙기 시작했고 살이 완전히 형성되자 거대한 성체 전체가 불꽃에 휩싸였다.금빛의 깃털과 비늘이 불 속에서 연단되어 거듭난 것이다.이 살아 숨 쉬는 성수가 모습을 드러내자 윤구주의 동공이 좁아졌다.“조생성수.”“나는 성수를 조종할 수는 있지만 저 녀석은 아예 성수를 집어삼켜 자신이 성수가 된 거야. 지금 저 기린수 자체가 성수 기린 그 자체라고!”윤구주가 단호히 말했다.“기린!”문아름의 얼굴이 사색이 되었다.이제 와서 돌이켜보니 자신에겐 애초에 승산이 없었다. 윤구주가 마음만 먹었더라면 기린수를 미리 출관시켜 무림 세력을 단숨에 짓밟을 수도 있었던 것이다.생각해보면 윤구주가 기린수를 출관시키지 않은 건 문아름을 진정한 적으로 여긴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와! 저 성수 뭐예요? 느낌상 사대 전신수인 청룡, 백호, 주작, 현모보다도 더 강력한 거 같은데요?”소채은은 완전히 넋이 나간 상태였고 임홍연도 그에 못지않게 놀라워하고 있었다.“저하실의 고대 초상화에서 본 적 있어. 저건 우리 화진의 영물, 기린이야.”임홍연이 낮게 중얼거렸다.풀썩!무왕은 그 모습을 보자마자 그대로 무릎을 꿇고 온몸으로 성수에게 예를 갖춰 절을 올렸다.“사자황, 이번엔 제대로 단단한 놈을 만났구나. 저자는 내공도 엄청난 데다 저런 신통한 변

  • 구주, 왕의 귀환   제2275화

    갑작스레 터져 나온 이 강력한 동력의 기운에 사자황과 서해 검성은 물론 기린수까지도 얼굴빛이 확 변했다.“저게 바로 삼안인의 여황제인가? 동술이 정말 어마어마하군.”사자황이 차가운 숨을 들이켰다. 아직 정면으로 마주한 것도 아닌데 이 끔찍한 동력의 기운만으로도 등골이 오싹해졌다.‘진짜 싸움이 붙기라도 하면 난 절대 그 여황제의 상대가 되지 못할 거야.’그 순간 기린수가 눈을 부라리며 사자황에게 쏘아붙였다.“멍청한 것! 우리가 지금껏 저하의 정체를 철저히 숨겨왔는데 어쩌자고 대놓고 이름을 불러버려?! 우리 저하가 화진의 인황이라는 걸 네 입으로 떠들 필요가 있냐고!”사자황은 어리둥절할 뿐이었다.‘화진 인황은 천 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존재 아니야?’그런 영광스러운 이름을 대놓고 말하는 게 뭐가 문제냐고 생각한 것이다.“상관없어. 어차피 곧 알게 될 거야. 그런데 이렇게 반응이 크다니... 역시 나한테 뭔가 꿍꿍이가 있는 모양이지.”윤구주는 눈을 가늘게 뜨며 중얼거렸다.하지만 사자황은 그런 것 따위 신경 안 썼다.윤구주 수하 녀석이 자신을 우습게 보았으니 일단 기린수부터 혼내야겠다고 마음먹은 것이다.동시에 이 자가 도대체 어떤 존재인지, 왜 성수의 기운이 몸에 흐르고 있는지를 직접 확인할 생각이었다.“야, 주둥이 그만 놀려. 날 이길 수 있다면 뭐라 하든 받아들일게. 근데 그럴 실력도 없으면서 내가 입 한번 잘못 놀렸다고 큰소리칠 자격은 없지 않나?”사자황은 황금 성사자의 허상을 소환하며 전력을 끌어올렸다.하지만 그는 아직 화진의 4대 군신처럼 성수와 자신을 일체화할 수는 없었다.성수 허상을 법신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경지도 되지 못했다.“자, 받아라. 수황권!”사자황의 모든 기운이 주먹에 집중되었고 그 주먹은 황금빛 권의를 만들어냈다.그 권의는 굉음을 내며 기린수를 향해 날아갔다.이 한 방에는 사자황의 내공이 80% 이상 실려 있었다.만약 상대가 이걸 막아낸다면 최소한 자신과 동급의 수련자란 증거였다.반대로 저항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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