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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7화

Penulis: 잔영
두 사람은 제만과 함께 정문으로 향했다.

가는 동안 염구준은 제정도 부자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고, 대염무관에 대해서도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백여 년 전, 제만의 조상은 원수의 추격을 피해 가족과 함께 용하국으로부터 도망쳐 여기로 왔다.

그는 용하국 고대 무술을 익힌 몸이었다. 실력도 나쁘지 않아 빠르게 기반을 세웠고 그것이 대염무관이었다.

임종까지도 고향을 그리워하던 그는 용하 사람들을 돕는다는 규칙을 세웠다.

최근 몇 년 동안, 현지 사람들은 많은 용하 사람들에게 사기를 쳤다. 대염무관이 나서서 그들을 구출했기에 현지 세력들의 심기를 건드리고 말았다.

최근에 갈등이 해결할 수 없을 정도로 심해지고 있었고 언젠가 한 번 크게 싸울 날이 올 것이란 것을 짐작하고 있었다.

"쾅!"

거의 정문에 도착할 때쯤, 밖에서는 강렬한 기운이 폭발했다.

싸움이 벌어진 것이다.

"대염무관에는 제 정도일뿐이니 괜한 힘 빼지 마라."

"다른 사람들은 모두 쓸모없다."

제욱과 싸우고 있는 보채성맹은 가볍게 움직이며 여유가 가득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실력 차이가 너무 컸기에 그들이 전력을 다했다면 제욱은 이미 패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설렁설렁 움직이며 제욱을 농락했다.

"이 자식!"

상대의 의도를 알고 있는 제욱은 화가 나 큰소리로 욕설을 퍼부으면서도 어찌할 수 없었다.

그저 힘없는 외침일 뿐이었다!

이곳은 무관 내부가 아니었기에 아무도 그에게 관대하지 않았다.

"하하, 탐탁치 않아 하면서도 어찌하지 못하는 너의 모습이 너무 좋구나."

보채성맹은 크게 웃으며 계속 도발했다.

대염무관 사람들은 이 광경이 너무 답답하기만 했다.

둘째 무장이 마치 개처럼 끌려다니며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었다.

그때 도착한 염구준 일행이 상황을 파악했다.

이미 사람들로 빽빽하게 둘러싸고 있었다.

보채성맹의 36개 회관의 사람은 수백 명에 달했고 많은 관리자들도 함께 있었다.

이 정도의 세력이라면 대염무관을 충분히 멸망시킬 수 있었다.

아직 공격을 시작하지 않은 것은 제정도를 두려워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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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소에 용하국 사람들을 도운 너희들 때문에 우리 사업이 손해를 봐도 그냥 넘어갔어.""하지만 이번에는 우리 사람이 죽었어. 설명 좀 해 봐."잠시 생각하던 제정도가 물었다. "어떤 설명을 원하지?"그는 이 개자식들의 입에서 어떤 말이 나올지 궁금했다."사람을 내놔. 네 아들과 그 외부인을 넘겨." 귀호는 이미 조건을 생각해 두었다."절대 그럴 수 없다!"제정도는 생각할 필요도 없이 바로 거절했다.그는 귀호의 깊은 속셈을 알아차렸다. 누구를 넘기든 대염무관의 명성은 무너질 것이다.제만을 넘기면, 가족을 배신했다고 손가락질할 것이고, 이는 불의다.염구준을 넘기면, 대염문이 용하국 사람들을 돕겠다던 조상들의 가르침을 어기는 것이니, 이는 불효이다."여전히 건방지군""넌 전신 초기여서 일대일로 싸우면 우리 중 아무도 너를 이길 수 없겠지.""하지만 죽을 각오로 함께 덤빈다면 충분히 네 대염무관을 멸망시킬 수 있어."위협이 가득한 귀호의 말은 모두 사실이었다.서로가 죽기 살기로 싸우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미묘한 균형이 유지되었다."빙빙 돌리지 말고, 어떻게 우위를 가릴지 말해 봐." 제정도는 참을성이 많지 않았다."대결, 어때?"귀호는 오랫동안 기다림 끝에 지금 이 순간을 맞이했다.그가 진짜 속셈을 드러낸 것이다."구체적으로 말해봐. 어떻게 대결을 할 건가?" 제정도는 뭐든지 확실한 것을 추구했기에 모든 것을 분명히 하려고 했다.대장들의 발언은 무게가 있는 것임으로 약속을 번복하면 곤란해진다.귀호는 미리 생각해 둔 계획을 밝혔다."경기는 세 번 치른다. 첫 번째는 각자 5명을 내세워 싸우고, 두 번째는 대결을 통해 최종 승리를 가리는 방식. 그리고 세 번째는 각자 10명을 내세워 혼전을 벌이자고.""경기는 3판 2선승제로 진행하고, 내기는 보채성의 절반 자산이다.""조건이 하나 있는데, 너와 나는 손을 대지 않는다는 것이다. 어때?"겉보기에는 공정해 보이지만, 그 속에는 속임수가 있었다.제정도가 나서지 않으면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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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이때, 가만히 있던 염구준이 드디어 움직이기 시작했다. 드디어 상대가 그의 공격범위 안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온 몸에서 강한 기류가 퍼지며 적은 물론 경기를 구경하고 있던 구경꾼들마저 압도했다. 거센 파도 같은 에너지가 온 공간에 퍼져 나가며, 적들에겐 충격은 아군과 구경꾼들에겐 놀라움을 선사했다. “아!”적들이 피를 토하며 순식간에 허공으로 튕겨져 나갔다. 기운을 흘린 것만으로도 상대를 제압한 것이었다. 바로 옆에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대염무관 사람들이 얼떨떨한 표정을 지었다. “어어? 이긴 건가?”“그런 것 같아요!”“그래도 무성 강자인데, 이렇게 쉽게?”너무나도 쉽게 정리된 상황에 사람들은 자신들이 알고 있는 무성 강자의 경지가 잘못된 건지 순간 헷갈렸다. 그만큼 너무나도 손쉽게 경기가 끝나버렸다. 그중에서도 가장 표정의 변화가 컸던 것은 귀호였다. 그는 피토하고 쓰러져 있는 아군들을 한번, 염구준을 한번, 연신 번갈아 보면서 질린 표정을 지었다. 일분 전까지만 해도 비웃는 입장이었는데, 손바닥 뒤집듯 상황이 역전되었다.“어떻게 이럴 순가… 아무리 전신 경지라고 해도, 무성 경지 열명을 이토록 쉽게 상대한다고?”일생에 한 번도 반보천인을 직접 본 경험이 없는 이들에겐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 현상이었다. 모두가 놀라 굳어있는 사이, 염구준은 유유히 걸어가 계약서가 들어가 있는 가방을 집어 들었다. 이 계약서만 있다면 대염무관은 이 도시에서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터였다. 그건 용하국 사람들에게도 좋은 일이었다. “잠깐!”귀호가 다급히 입을 열며 염구준을 붙잡았다. 이 계약서를 잃게 되면 그는 이 도시 절반 되는 사업장들을 잃게 된다. “또 왜?”염구준이 몸을 돌리며 차갑게 귀호를 쏘아붙였다. 그 시선에 귀로는 온몸이 오싹해지는 기분을 느꼈다. 수많은 전장을 경험한 자만이 가질 수 있는 아찔한 살기, 두려움이 엄습했다. 귀호는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얼른 하려던 말을 바꾸었다. “아, 그쪽이 아니라 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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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튿날, 미지의 바다에서 향유고래 한 마리가 헤엄치고, 등에 한 사람이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있었다.그 사람은 바로 염구준이었다.사방에 온통 푸른 바다라 지금 어느 곳에 있는지도 알 수 없었다.지금은 고래가 바닷가로 데려가기를 기대하는 수밖에 없었다.“고래야, 잘 부탁한다.”“우웅!”둘은 서로의 말을 이해했는지 모르겠지만 수시로 교류했다.염구준이 눈을 감고 운기조식하다가 배고프면 심해의 눈물로 에너지를 보충했다.신기한 것은 한 방울만 먹어도 하루를 버틸 수 있었다.뿌우우우웅!그때 멀리서 선박 소리가 들렸다. 염구준은 눈을 번쩍 뜨고 소리를 질렀다.“저기요! 여기 사람 있어요!”목소리에 기운을 담았더니 쩌렁쩌렁한 소리를 지를 때마다 수면이 음파에 진동하는 것 같았다.어디선가 나타난 선박에 그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슥!그런데 선박에 다가간 순간, 상대방이 고래를 잡는 쇠고랑을 발사하는 것이었다.염구준은 재빨리 검기로 밧줄을 잘라버렸다.선박은 그를 구하러 온 것이 아니라 향유고래를 잡으러 온 것이었다.생각하지 않아도 고래의 용연향을 얻기 위함일 것이다.스스슥!선박에 있는 사람들은 고장난 줄 알고 이번에 작살을 던졌지만 역시 염구준에게 잘려서 바다 밑으로 들어갔다.상대방과 가까워지자, 염구준은 그들의 선박에 번쩍 뛰어올라 엄숙하게 경고했다.“멈춰. 아니면 무력으로 대응할 거야.”선원들은 대부분 기운이 없는 평범한 어부였다.그들은 염구준이 먼 곳에서부터 뛰어올라오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는지, 제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았다.“여기서는 고래를 잡는 걸 허락해요.”한참 뒤, 선장은 국제 감독기관에서 온 줄 알고 시큰둥하게 대답했다.“이 고래는 내 친구예요. 어떻게 할지 잘 알겠죠?”염구준은 선장을 노려보며 차갑게 되물었다.“알았어요. 이 사람 말을 못 들었어? 당장 작살을 내려놔!”선장은 상대방이 보통이 아니란 걸 눈치챘는지 바로 선원들에게 지시했다.그러자 당황한 선원들은 정신을 차리고 지시대로 작살을 내려놓았다.염구

  • 군신의 귀환   제2501화

    감히 그의 전우나 다름없는 고래를 잡아먹으려고 하다니, 절대 용서할 수 없었다.만약 향유고래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아마도 지금쯤 심해 밑에서 죽었을 것이다.“염 선생님, 안 돼요!”당황한 노신기 일행이 다급히 나서서 말렸지만 염구준은 듣지 않았다.그는 요트를 타고 서해충에게 다가가 검을 휘둘러 공격했다.“당장 토해!”염구준은 두 손으로 검을 들고 번쩍 뛰더니 위에서 서해충을 자르려고 했다.오늘 무슨 일이 있어도 고래를 살려낼 것이다.“하악!”뿔난 서해충이 나지막하게 울부짖더니 커다란 입을 벌이고 염구준을 통째로 삼키고는 물속으로 들어갔다.그 장면을 본 사람들은 모두 경악하고 말았다.심지어 천기문의 고위층들도 진정할 수 없었다.“염 선생님!”“안 되겠어. 모든 음성탐지기를 던져!”노신기는 당황한 마음에 맞서 싸우려고 명을 내렸다.유동심연의 사방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어 이번에 오면서 대량의 음성탐지기를 챙겼었다.그러나 워낙 위력이 강한 무기라 함부로 사용하지 않았는데, 지금은 그런 걸 따질 때가 아니었다.‘염 선생님, 제발 잘 버텨줘요.’촤아악!이제 막 음성탐지기를 내려놓고 가동하려고 할 때 눈앞에서 거센 물보라가 솟구치는 것이었다.해저 지진으로 거센 파도가 밀려오면서 일으킨 쓰나미였다.“다들 선실로 들어가!”위급한 상황에서 노신기는 어쩔 수 없이 먼저 가문을 지켜야 했다.선박 세 척은 쓰나미에 밀려 먼 곳까지 흘러갔다.한편, 바다 밑은 난리도 아니었다.서해충 체내에 들어간 염구준은 선사 시대의 바다 생물과 전력을 다해 싸우고 있었다.그가 공격할 때마다 서해충은 심한 고통을 느꼈는지 커다란 몸집을 꿈틀거렸다.실은 서해충이 삼킨 것이 아니라 그것이 도망칠까 봐 염구준이 스스로 잡혀 먹힌 것이었다.한참 공격하면서 돌진했더니 드디어 향유고래가 있는 곳까지 다가갔다.“구자검법! 검일참공!”그는 기운을 폭증시켜 강력한 살술로 서해충의 몸에 길이가 10미터되는 상처를 냈다.잘린 부위에서 바닷물이 역류하여 들어올 때, 염구

  • 군신의 귀환   제2500화

    동물의 감각은 때론 인간보다 훨씬 뛰어났다.특히 바다에서 자란 생물이라면, 웬만한 레이더보다도 훨씬 빨리 감지할 수 있었다.쿠쿵!혹시라도 싸울 수 있기 때문에 다들 몸에서 기운이 폭발하듯 뿜어져 나왔다. “아래쪽에서 뭔가 빠르게 올라오고 있어.”염구준은 날카로운 눈으로 바다밑을 바라보며 말했다. 작은 검은 점 하나가 눈에 보일 정도로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었다.아직 수면까지 오지도 않았는데, 그 그림자는 이미 성체 향유고래와 맞먹는 크기였다.‘설마, 진짜 서해충이 있는 건가?’“목표가 공격 범위에 진입했습니다. 모든 작살 준비 완료했습니다.”대원들은 지시가 떨어지고 나서 3분도 안 되는 짧은 시간내에 모든 준비를 마쳤다.“쏴!”노신기는 참을성 없이 바로 명령을 내렸다.‘망했다!’염구준은 말리려고 했지만 결국 말리지 못했다.물속의 거대한 생물체는 어선보다도 커서 자칫하다간 오히려 배가 끌려갈 수도 있었다.슥! 슥! 슥!고래를 잡을 수 있을 정도로 큰 세 척의 어선에서 수십 발의 대형 작살이 물밑의 검은 그림자를 향해 발사되었다.타겟의 몸집이 컸기 때문에 대부분의 작살이 정확하게 꽂힐 수 있었다.“끌어 올려!”노신기는 고래 잡이를 할 때 쓰던 방식을 운용하며 숙련하게 명령을 내렸으나 기계를 최대치로 올려도 타겟을 끌어오리지 못했다.이에 조타실에서 다급하게 소식을 전했다.“큰일입니다. 어선이 저것에 의해 유동심연 쪽 소용돌이로 끌려가고 있어요!”배는 엄청난 속도로 끌려갔다. 배 자체가 전속력으로 질주하는 것과 다를 바 없는 속도였다.“밧줄을 끊어!”염구준은 노신기의 무전기를 낚아채고 지휘권을 넘겨받았다.“속도가 너무 빠른 탓에 꽉 감겨서 끊을 수가 없습니다.”조타실에서 절박한 답변이 돌아왔다.현대식 어선은 전부 인공지능 시스템이라 이 상황에서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우웅!염구준은 결국 검기를 날렸고, 날카로운 검광이 연달아 번쩍이며, 단숨에 밧줄들을 잘라냈다.이에 배가 거대한 관성에 휘청이며 흔들렸고, 균

  • 군신의 귀환   제2499화

    오늘 만약 염구준이 도와주지 않았다면 그들은 전부 물고기들의 먹이가 되었을 것이다.“빨리 항행하라고 하세요. 뭔가 이상합니다.”염구준의 갑작스러운 말에 사람들은 이해가 되지 않아 어리둥절해졌다. “네, 말하고 오겠습니다!”그러나 눈치가 생긴 사람들은 염구준의 뜻을 알지 못해도 그대로만 하면 된다는 걸 알고 있어 곧바로 달려갔다.그들은 염구준을 한치도 의심하지 않았다.염구준은 흡족해 고개를 끄덕이고는 수면을 바라보며 물었다.“스텔라성의 성주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으십니까?”이번에 스텔라성의 성주는 두 개의 판을 짰는데, 하나는 겉면으로 보이는 부성주 베르였고, 다른 하나는 오랫동안 숨어있던 노대영이었다. 다른 걸 다 따지고 나서 판을 짠 것만 본다면 정말 훌륭한 계획이었다.그랬기에 염구준은 그를 중시했다.노신기와 아타는 미간을 찌푸리고 서로를 바라본 뒤, 늙은 아타가 입을 열었다. “성주의 이름은 노세입니다. 압도적인 실력의 소유자로, 진 적이 없습니다.”“하지만 지난 20년간, 외부에서는 그의 모습을 본 이가 없습니다. 폐관 중이라는 소문도 있고, 이미 사망했다는 이야기도 돌고 있지요.”“그의 정보는 극히 제한적이라, 저희도 아는 게 많지 않습니다.”이야기를 들은 염구준은, 오히려 흥분한 듯한 웃음을 지었다.“흐음, 전부 사실이라면 꽤 괜찮은 상대가 되겠군요.”방금, 막 육체의 극한을 돌파한 염구준은 적당한 시험 상대가 필요했다.‘대단해.’주변 고위 간부들은 속으로 그렇게 생각하면서 염구준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다만 약간 이해가 되지 않을 뿐이었다.스텔라성 성주 같은 괴물은, 대부분 기겁하며 피하려 하는데, 정면 승부를 기대한다니까 말이다.“그나저나 염 선생님, 전에 올라오실 때, 인원이 적던데, 혹시 아래에서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노신기는 다른 걸 얘기하기 위해 화제를 돌렸다.“아, 이거 아십니까?”그의 손에는 투명한 비닐에 담긴 작은 물방울이 들려 있었는데, 외부에는 진기가 감돌았다.‘어라?’조금 더

  • 군신의 귀환   제2498화

    이 독에 중독된 무인은 일시적으로 기운이 흩어지고, 단전이 봉쇄되어, 꼼짝없이 폐인 신세가 될 수밖에 없었다.만약 과다 복용할 경우, 목숨까지 위험해질 수 있었다.“이런 희귀한 독약은 스텔라성 성주가 준 거겠지?”염구준이 흥미롭게 물었다.그는 이번에 처음으로 진짜 산기봉단을 보았고, 게다가 그 양이 상당했기 때문에 꽤나 관심이 갔다.“맞아. 얼른 저 녀석을 잡아!”노대영은 승리자처럼 손을 휘저으며 부하들에게 명령했다.그는 희귀한 독약인 산기봉단에 절대적인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다.“에휴.”아타 등 사람들은 이를 보고 한숨을 쉬었다.염구준마저 당할 줄은 몰랐기 때문이었다.이제 구세주가 사라졌으니, 최악의 경우 전부 몰살당할 수도 있었다.“가서 두들겨 패! 나 아까 진짜 쫄아서 오줌 쌀 뻔했단 말이야!”몇몇이 소리치며 달려들었고, 염구준을 한껏 때려서 화풀이를 하려 했다.반보천인급 고수를 때릴 기회는 흔하지 않으니까 말이다.우웅. 그러나 그 순간, 검광이 번쩍이더니 달려들던 사람들 전부가 쓰러졌다. 그들의 목에는 옅은 혈흔이 있었는데, 상처는 아주 작았지만 모두 목숨을 잃었다.“이 독이 아무리 강해도, 나를 상대하려면 아직 한참 멀었어.”염구준은 조용히 진기를 운용하며, 체내에 남아 있던 독기를 모두 없애버렸다.육신이 이미 반보천인의 극한의 경지에 다다른 탓에 약물 저항성도 엄청나게 강해져 그는 산기봉단 같은 독약 따위를 두려워하지 않았다.“너... 이건 말도 안 돼!”노대영은 절규하듯 외쳤다.희망이 눈앞에서 산산조각 나자, 정신이 붕괴되기 직전이었다.곧 있으면 승리할 수 있었는데, 이젠 그게 다 물거품이 되어버렸다는 사실을 그는 차마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스텔라성 성주랑 뭘 꾸민 거지?”염구준은 서두르지 않고 물었다.해독제 같은 건 이제 관심 없었다. 상대가 정직하지 않으니까 말이다.“난 진작 그분의 문하로 들어갔어. 언젠가는 그분이 내 복수를 도와줄 거다!”“아버지의 원수를 갚겠다는데, 내가 무슨 잘못이 있어

  • 군신의 귀환   제2497화

    염구준은 주머니를 집어 들어 곁에 있던 그레이에게 휙 던져주며 분부했다.“먼저 기운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해독제를 나눠줘.”“네.”그레이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분노에 찬 눈빛으로 노대영을 흉악하게 노려보았다.반보천인으로서 이런 함정에 걸려들었다는 게 조금 창피해서였다.노대영은 사태가 자신에게 불리하게 흘러가는 걸 감지하고,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할 말이 있습니다.”“해.”염구준은 싸늘한 표정으로, 단 한 마디만 툭 내뱉었다.그레이와 다른 이들이 힘을 회복하고 나면, 그는 절대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기에 곧 죽을 이의 유언쯤은 들어줄 수 있었다.노대영은 이 틈을 놓치지 않고 얼른 말을 이었다.“자식으로서 아버지의 원수에게 복수하는 건 당연한 일이죠?”“그래.”염구준은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딱히 다른 변수가 없다면, 이 말을 부정할 이유가 없어서였다.‘어라?’이에 주변 사람들은 놀라 눈을 크게 떴다.말투로만 보면, 염구준이 노대영의 편을 들어주려는 것 같아서였다.그러나 방금 전에는 또 그들을 구해주었기 때문에 그들은 염구준이 무슨 생각인지 도저히 알 수가 없었다. 노대영은 염구준의 마음을 돌린 줄 알고 속으로 기뻐하며 바로 말을 이었다.“이 도리를 알고 계시니, 그럼 행동에 옮겨도 되겠죠.”노대영은 혹여나 다른 변수가 있을까 두려워 단검을 꽉 쥐고 중상을 입고 바닥에 쓰러져 있던 노신기에게 달려들었다.그레이 등이 조금 있다가 어떻게 나올지는 크게 신경 쓸 틈이 없었다. 복수를 하는 게 우선이었으니까 말이다.쾅!하지만 달려가자마자 염구준의 발에 얼굴을 맞아서 옆으로 나가떨어졌다.그의 코와 입에서는 순식간에 피가 줄줄 흘렀다.“날 가지고 노는 거냐, 염구준!”“허, 내가 나설지 안 나설지 짐작이 안 됐나봐?”염구준은 비웃으며 말했다.그는 노대영의 말을 부정하진 않았지만 상대방의 행위를 몹시 혐오했다.아버지를 죽인 원수에게 대놓고 복수하는 건 괜찮지만, 그 아비가 악행을 일삼던 사람이고, 은혜를 원수로 갚는 방식에,

  • 군신의 귀환   제2496화

    그러나 몸속에 독이 퍼진 탓에 기운을 끌어올릴 수가 없어 모두 답답하게 속만 태울 수밖에 없었다. 노대영이 혓바닥을 자르려고 할 때, 멀리서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려와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대영 문주님, 염구준인 것 같습니다!”이름을 듣자마자, 노대영의 얼굴에서 희열이 싹 사라지고, 이내 짙은 어둠이 드리웠다.기습에 성공한 후 바로 도망쳤음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이 고래를 타고 쫓아올 줄은 생각지도 못했기 때문이었다. 염구준 한 사람만으로 충분히 그들을 몰살할 수 있었다.“어서 고래잡이 작살이랑 그물 그리고 멀리에서 공격할 수 있는 무기들을 준비해.”노대영의 가슴 깊은 곳에서 두려움이 급속히 퍼져갔다.허겁지겁 지시를 내리긴 했지만 겨우 쇳조각 몇 개로 염구준을 막겠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휙휙!염구준은 하늘을 가르며 날아오는 작살, 그물, 조명탄 따위를 보며 입꼬리를 비웃듯이 끌어올렸다.아직 사격거리에도 들지 않았는데 벌써부터 공격을 했기 때문이었다.‘적지 않게 겁을 먹었나 보네.’그는 생각했다. 역시나 첫 번째 공격은 전부 허탕이었다.염구준은 거대한 향유고래를 타고 빠르게 이동했고, 이윽고 두 번째 공격이 시작됐다.커다란 작살 하나가 고래의 머리를 향해 곧장 날아들었는데, 맞으면 죽지 않더라고 심각한 부상을 입을 게 뻔했다.우웅!염구준은 검기 한 줄기를 내보내 날아오던 작살을 두 동강 낸 뒤, 작살에 묶인 쇠사슬 위로 몸을 던져, 빠르게 어선으로 돌진했다.풍덩!향유고래는 거대한 물보라를 일으키며 물속으로 잠수했다.노대영은 염구준이 미친 듯이 빠른 속도로 다가오는 걸 보자마자 다급히 소리쳤다.“어서, 어서 배에 못 올라오게 사슬을 끊어!”그도 자신이 염구준과 맞서봤자, 단 한 줌의 승산도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구자검법, 검일참공!”염구준은 배 위 인원들의 움직임을 보자마자 망설임 없이 강한 검술을 발동해 검기를 날렸다.제대로 검기를 축적하진 못했기에, 완벽하게 완성된 검일참공은 아니었고, 약간의 반동

  • 군신의 귀환   제2495화

    파악!곧이어 물기둥이 하늘로 솟구치며 거대한 향유고래가 염구준과 멀지 않는 곳에 떨어진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냈다.마치 떠나기 아쉬워하는 듯했다.촤악!염구준은 몸을 날려 향유고래의 머리 위로 뛰어오른 뒤, 세 척의 어선 쪽으로 진기를 날려 물보라 일게 했다.이에 향유고래는 곧장 방향을 틀고, 어선을 향해 빠르게 헤엄치기 시작했다.말이 통하지 않아 이런 방식으로 밖에 교류할 수 없었지만 별로 큰 문제는 없었다.그 시각, 1호 어선은 다른 어선보다 조금 더 시끌벅적했다.노대영은 배의 지휘권을 장악한 뒤, 끝까지 저항한 소수만을 제거하고 나머지 사람들은 전부 포로로 붙잡아두었다.물론 그가 자비로워서가 아니었다.그저 이 모든 사람들이 자신이 어떻게 복수하는지 지켜보게 하기 위해서였다.“대영 문주님, 준비 완료됐습니다. 언제든 시작 가능합니다.”노대영에게 붙은 아첨꾼 하나가 다가와 공손하게 말했다. 이번에 출정한 천기문 문도 중 절반 이상이 이미 노대영 편이었다.쿵!노대영은 부도 갑옷을 입은 채로 웃으면서 팔을 휘둘러 노신기를 바닥에 내던졌다.“악독한 놈. 네가 내 아버지를 죽였으니 난 오늘 아버지의 복수를 할 거다.”며칠 전에 대의를 위해서라면 혈연관계는 얼마든지 끊을 수 있다는 그의 말은 그저 노신기를 안심시키기 위함에 불과했다. 그의 가슴 속에 맺힌 복수심은 한순간도 식지 않았었다.“하아...”노신기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그의 창백한 얼굴엔 깊은 후회가 서려 있었다.‘그때 불쌍해 보인다고 해서 검은 머리 짐승을 거두는 게 아니었는데.’그는 생각했다. “모든 일은 내가 벌인 거니까 찢어죽이든, 뭘하든 나한테만 해. 상관없는 다른 사람들 건드리지 말고.”지금 이런 상황에 이른 이상, 그는 더 도리를 설명하고 싶지 않았다.전에 이미 노대영에게 그의 출신을 말해주며 그의 아버지가 눈 깜빡하지 않고 살인을 저지르는 변태 악마라고 말해주었으나 그는 전혀 듣지 않았기 때문에 말해봤자 쓸모가 없다는 걸 알아서였다.스승과 제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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