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1446화

Author: 잔영
염구준은 먼 곳을 바라보며 깊은 생각에 빠졌다. 그는 지금 전신의 모습이고, 수라의 모습을 컨트롤할 수 있었다.

하지만 자신의 능력은 여전히 반보천인의 경지이며, 두 모습을 서로 바꿀 수는 있지만 합칠 수는 없었다. 게다가 반보천인도 세상에서 염구준 혼자만이 아니었다. 그리하여 그의 스트레스는 더욱 심해져 갔다.

“낙성용 선배의 풍신옥패는 무슨 힘을 가지고 있는 걸까?”

염구준은 3개의 옥패를 손에 넣었다. 낙성용은 그가 유일하게 존중했던 남자였다.

‘팔황옥의 비밀은 용국 은세집안의 손에 있으니, 전신전은 영원히 정치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다.’

염구준의 머릿속에 낙성용의 유언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흑주, 가장 가난한 대륙.

외부에서 온 사람들이 보기에 이곳은 곳곳에 황금이 있어 자원이 풍부한 곳이었다.

화물선이 로그랑이라는 도시에 도착했다. 로그랑은 황금과 보석 같은 광석을 수출로 세계적으로 유명했다.

흑주의 다른 풍요로운 땅처럼 외부에서 온 식민지 개척자들이 이곳의 주도자이고, 원주민들은 여전히 최하등 사람이었다.

염구준이 도착하자마자 천차만별의 아가씨들이 그들을 맞이했다.

그녀들은 특수 노동자가 아니라 각 여관에서 손님을 모집하기 위해 보낸 것이었다.

염구준은 차갑게 그녀들을 밀어냈다. 손가을을 제외하고 이 세상에서 다른 여자는 볼 가치도 없었다.

그의 목적은 명확했다. 데이몬드라는 회사에 가서 납품업자를 찾는 것이었다.

데이몬드는 로그랑 최대 보석상이고 그의 회사 건물은 특히 눈에 띄었다.

택시 기사 한 명이 그에게 다가왔고, 염구준은 차에 올라 앞에 보이는 가장 큰 건물을 가리켰다. 눈치 빠른 기사는 그의 목적지가 어딘지 바로 깨달았다.

“레이먼 씨를 찾아왔습니다.”

그렇게 도착한 염구준은 차에서 내려 곧장 자신의 블랙카드를 꺼냈다.

불필요한 실랑이를 벌이지 않기 위해서였다.

눈치 빠른 응대 직원이 바로 염구준을 데리고 VIP 접대실로 향했다. 이 블랙카드는 원래 지존 신분의 상징이었다.

“존경하는 고객님,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곧 레이먼이 접대실에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ocked Chapter

Related chapters

  • 군신의 귀환   제1447화

    “선생님 원하는 게 있으십니까?”레이먼은 살면서 거경골옥을 볼 줄 상상도 못했었다. 하여 그의 눈가에는 벌써 눈물이 맺혔다.“간단합니다. 손씨 그룹을 당신들 최고 고객 리스트에 추가해 주세요. 블랙카드 명단에요.”염구준은 레이먼을 아주 깊게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이런 비즈니스에 대해 잘 몰랐고, 그저 자신의 블랙카드가 아주 좋다는 것만 알고 있었다.“다른 게 또 있을까요?”레이먼의 목소리가 떨렸다. 그는 조건이 이렇게 간단할 줄 몰랐다. 겨우 고객 리스트라니.염구준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그는 돈이 부족한 것은 아니었다. 그저 손가을에게 성취감을 주고 싶었다.“문제 없습니다. 선생님!”레이먼은 염구준의 손을 잡고 진한 입맞춤을 했다. 염구준은 온몸에 닭살이 돋았다.‘윽, 역겨워.’원석을 손에 넣은 데이몬드는 특별 연회를 개최했다.연회에 참석한 모든 사람들은 자연스레 원석의 근원지를 알 수 있었다.인터넷이 발달한 시대에 손씨 그룹은 그렇게 단숨에 세계 주얼리의 정상에 올랐다. 겨우 이름만으로 벌써 보석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다.손씨 그룹의 주가는 갑자기 치솟았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어떻게 등을 돌려야 할지 고민하던 주식투자자들도 자신의 눈을 믿을 수 없었다. 벼랑 끝에서 다시 살아돌아온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구준 씨가 또 뭘 했나?”손씨 그룹 본사, 손가을이 부드럽게 말을 뱉었다. 그녀는 자신이 온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여자라고 생각했다.염구준의 능력은 무궁무진했다.“루카다 광산?”데이몬드 로비, 염구준은 조사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아 직접 루카다에 가보기로 했다.“전주님, 알 수 없는 무리가 화물선을 습격했습니다!”통신음이 염구준의 생각을 멈추었다. 그는 마음이 조급해졌다. 아마 계속 누군가에게 감시당하고 있었던 것이 분명했다.“감히 나 염구준과 힘을 겨룰 사람은 이 세상에 아직 없어!”그는 몸을 일으켜 데이몬드 회사 건물에서 뛰쳐나왔다. 옆에 있던 레이먼은 그대로 멍해졌다.“이게 바로 신비한 용국의 힘인가?”

  • 군신의 귀환   제1448화

    염구준이 크고 거대한 해영국의 용병을 보며 농담을 던졌다.“듣자 하니 신비로운 용국의 힘이 있어서 전신전보다 더 강하다던데 맞아?”용병은 궁금하다는 듯 물었다. 그는 힘에 더 관심이 있는 게 확실했다.“전신전을 알아?”염구준이 의아해하며 묻자, 다른 사람들도 경각심을 가지기 시작했다.용국의 백성들도 전신전의 존재를 모르고 있었으니 말이다.“응. 난 예전에 해영 정예 부대에 있었는데 전신전과 맞붙은 적이 있어.”용병은 솔직히 털어놓았다.금발과 하얀 피부를 가진 이들에겐 비밀이 없다는 듯.“전신전은 그저 전설 속의 얘기이고 저희는 그게 실존하는지도 확실히 알지 못합니다.”동방전왕이 앞으로 나아가 계속 접근하려는 용병을 막아섰다.“존재하지. 바람을 불 수 있는 낙성용이 그 당시에 우리 쪽 사람들을 많이 죽였어.”용병은 가볍게 말했다. 전우의 죽음에 그다지 감흥이 없는 듯했다.“낙 전주!”염구준은 깜짝 놀랐다. 이 용병이 낙성용을 알다니, 그럼 분명 홍룡 클라크의 부하일 것이다.“저기, 우린 이제 군인도 아닌데 같이 술이나 한잔할까?”염구준이 말을 이었다. 해영국의 병사들이 술을 좋아한다는 것은 그가 제일 잘 알고 있었다.“그래. 난 로그랑의 화이트 맥주를 좋아하고, 친구를 사귀는 건 더 좋아하지.”용병은 스스럼없이 대답했다.“저기?”염구준은 길거리의 라파엘 술집을 가리키며 시험 삼아 물었다.용병의 눈에는 놀란 기색이 가득 차 믿을 수 없다는 듯 염구준을 쳐다보았다.“저기 제일 비싼 술집이야. 화이트 맥주 한 잔에 용국 화폐로 500불이라고!”용병은 난처하다는 듯이 말했다. 그들이 목숨을 걸고 환전을 하는 건 단지 저축을 위해서였고 이렇게 막 쓸 수는 없었다.“내가 사지. 용국 사람은 접대를 좋아하니까!”염구준은 살짝 웃으며 용병의 대답도 기다리지 않고 그를 끌고 술집으로 들어갔다.전주와 함께 마시는 술이다보니 부하들은 아주 조심스러워했다.반면 트랑이라는 백인은 술 세잔을 마시자마자 염구준과 호형호제하기 시작했다.“비

  • 군신의 귀환   제1449화

    염구준은 뭔가 더 묻고 싶었지만 까만 피부의 여자가 그의 말을 끊었다.여자는 바 테이블에 비스듬히 기대서서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염구준을 바라보고 있었다.염구준은 눈앞의 여자에게는 관심이 없었지만, 자신이 더욱 상인으로 보이도록 고개를 끄덕였다.여자는 화이트 맥주 한 잔을 달라고 했고, 맥주를 마시며 염구준에게 추파를 던졌다. 술을 음미하는 건지 남자를 음미하는 건지 알 수 없었다.“난 화장실 좀!”트랑은 비틀거리며 몸을 일으켰고, 염구준은 두 손가락으로 바 테이블을 두드렸다.“술 감사합니다.”여자는 컵에 있던 술을 한입에 다 마시고 염구준을 향해 예쁘게 웃었다.염구준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조금 차갑게 보이고자 했다. 그는 이 여자에게 아무 감정도 없지만 미워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보여줬다.“그 백인이 당신 옥패를 훔쳐 갔어요. 선생님!”여자가 염구준의 귓가에 다가와 살짝 웃으며 말했다.염구준은 감전이라도 된 것처럼 벌떡 일어났다.“넌 또 누구야?”염구준은 손을 뻗어 여자를 잡으려 했지만, 여자는 미꾸라지처럼 염구준의 몸에 붙어 미끄러졌다.염구준은 여자의 정체이 너무 집착하고 싶지 않았다. 여자가 그를 놀리는 것은 분명 미리 준비한 것이다.이곳은 사람이 많고 복잡해서 애초에 손을 쓰기에 적합하지 않았다. 염구준은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허리춤에 있는 옥패를 만지려 했지만 역시 보이지 않았다.그는 부하 두 명을 배치해 동방전왕을 돕게 하고 백인 용병을 막아나서게 했고 자신은 정체 모를 여자를 직접 상대하고 있었다.까만 피부를 가진 여자는 여전히 장난스럽게 그를 보고 있었다. 마치 염구준이 이제 어떻게 할 건지 궁금해하는 것 같았다.염구준은 콧방귀를 끼며 자기 영혼의 형태를 풀어냈고, 그 영혼은 여자의 뒤에 나타났다.곧이어 여자의 웃는 얼굴이 그대로 굳어지면서 비명을 질렀다. 그녀의 손과 발이 알 수 없는 힘에 묶였고, 염구준은 일부러 그녀의 척추를 망가뜨렸다.여자가 바닥에 쓰러지자, 옥패 하나가 그녀의 목에서 떨어졌다. 알고 보

  • 군신의 귀환   제1450화

    염구준은 놀라면서도 화가 났다. 자신이 완전히 다른 사람에게 조종당하고 있다는 것은 전신에게는 희대의 수치였다.“흑풍 형님이 그랬어, 뇌가 없는 애들은 오래 못 산다고.”“낙성용처럼 강하다 해도 흑풍 형님의 손은 못 벗어난 거 아니야? 그 사람은 똑똑한 사람이었잖아!”두 사람은 묻고 답하며 마치 일부러 낙성용의 죽음에 대한 비밀을 흘리는 것 같았다.“낙 선배 이름을 어떻게 너희 같은 쓰레기들이 함부로 입에 올려!”염구준은 화가 치밀어 두 사람에게 달려갔다. 두 사람은 마치 이제 염구준의 용의 영혼이 부리는 횡포가 두렵지 않은 듯 바로 맞섰다.심리적인 공포가 사라지자, 두 반보천인은 염구준에게 조금도 밀리지 않았다.염구준도 속으로 놀랐다. 두 사람은 짧은 시간에 실력이 엄청난 속도로 늘어 벌써 반보천인의 중간 단계의 수준까지 이르렀다.“어떠냐? 흑풍 형님이 특별히 널 상대하라고 알려주신 전술이다.”대목은 차갑게 웃더니 이상한 기운을 내뿜었다. 그러자 검은 기체가 몸을 감쌌다. 철호도 똑같았다.“신무옥과 암무옥은 두 가지 상극의 힘이지. 누가 더 센지 보자고.”철호는 도발적인 얼굴이었다. 분명 그 흑풍이라는 놈이 이들에게 옥패의 힘을 준 것이 틀림없었다.염구준도 옥패의 힘을 어떻게 꺼내는지 알 수 없었다. 그의 난폭함은 옥패와 서로 반응하는 것에서 왔다.이만 봐도 염구준은 흑풍이 아주 무서운 사람이고, 절대 붙잡아둘 수 없다고 생각했다.검은 기체와 염구준의 용의 영혼이 서로 맞붙자, 원래 옥패의 힘을 가지고 있던 염구준은 절정에 이른 두 반보천인과 비슷했고, 이제 어느 한쪽도 우세하지 않았다.“내가 말해두는데, 이 세상에는 용국의 무신전만 있는 게 아니야. 흑풍 형님의 그림자 무신전은 용국보다 만 배는 더 강해!”대목은 계속 말로 염구준을 흥분시켜 그의 정신을 흩트려놓으려 했지만 염구준은 전혀 동요하지 않았다.염구준의 전신전이 없다면 그저 어릿광대일 뿐이다. 이 세상에는 오직 한 개의 전신전이 있는데, 그건 바로 용국의 전신전이다.

  • 군신의 귀환   제1451화

    대목도 옆에서 불난 집에 부채질하며 핸드폰을 꺼냈다."이것 좀 봐, 아마 생각이 달라질 거야."대목은 핸드폰을 염구준에게 던졌고 염구준은 영상을 열고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화면에는 혼수상태에 빠진 한 여자애가 있었다. 바로 염구준의 딸 염희주이다."용혼의 피, 희귀한 보물이더군!"대목은 말을 마치고 크게 웃기 시작했다."만약 당신 딸의 용혼의 피가 살아나면 반보천인의 단계를 돌파할 수 있겠지만, 애석하게도 당신 딸은 더 이상 크지 않을 거야!"염구준은 두 사람으로 인해 화가 치솟아 올랐으나, 어쩔 수 없었다."당신 아내도 끝내주던데? 하지만 흑풍 형님도 정도껏 하는 사람이야. 우린 모두 용국인이잖아."철호의 말은 염구준의 수하들이 흑풍의 계획을 막을 능력이 없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것 같았다.평범한 무성과 반보천인 사이에는 넘을 수 없는 차이가 있다. 주작과 현무 등이 나서더라도 막을 수 없었다."순순히 옥패를 내놓고 부하들을 직접 처리해!""그래, 이것이 당신이 가족을 구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야. 흑풍 형님이 네 딸을 풀어줄 수도 있어."두 사람은 계속 말하며 염구준의 결정을 기다렸다."더 이상 다른 걱정은 할 필요 없어. 이것이 바로 흑풍 형님이 제시한 조건이야!"대목이 단호하게 말했다."나를 너무 얕봤어. 전신 가문에 태어난 아이는 각자 운명이 있는 거야!"염구준은 분노에 가득 찬 고함을 질렀고 자신의 영체를 풀어냈다. 암물 옥패는 신무 옥패의 힘만 제압할 수 있지만 귀신의 옥의 힘은 제압할 수 없었다.공간이 갑자기 어두워졌고 스산한 기운이 수라귀왕으로 변해 대목을 향해 달려들었다. 염구준은 바로 철호를 향해 달려들었다.인질의 존재 목적은 상대를 위협하고 장악하는 것이다. 그러나 흔들리지 않는다면 인질도 의미를 잃게 된다.수라귀왕도 지상 반보천인이다. 격노한 염구준은 지상 반보천인보다 더욱 무서웠고 마치 살신이 된 것 같았다."어떻게 며칠 만에 귀신의 옥을 통제한 거지?"대목은 눈앞의 광경을 믿을 수 없었다. 실

  • 군신의 귀환   제1452화

    "염구준, 용국은 곧 나의 천하가 될 거야. 더 이상 너의 가족으로 너를 위협하지 않을 테니, 잘 놀아 보자!"보이지 않는 두 눈이 자신을 감시하는 것 같아 염구준은 조금 불편했다. 아마도 왕의 자리에 너무 오래 머물러서 그런 것 같았다.지잉-핸드폰이 또 울렸다. 역시나 흑풍이 보낸 문자였고, 이번에는 한 장의 사진이다.사진에는 머리 하나가 있었다. 손씨 그룹의 고위층이라 염구준은 조금 익숙했다."도대체 원하는 게 뭐야? 흑풍!"염구준은 핸드폰을 밟아 부쉈다. 강력한 상대는 그의 투지를 불러일으켰다.국가와 국가의 전쟁이 아니어서 쉬운 것 같기도 하지만, 번거로운 것 같기도 했다."염 전주님, 감사합니다!"힘을 얻은 동방전왕은 기쁨에 겨워 과거의 일들을 모두 잊어버렸다.염구준은 그저 고개를 끄덕였다. 대목이 훔쳐 간 수라옥은 수라귀왕이 탈환했다. 지금 옥패가 다 있으니, 그나마 작은 위안이 되었다.염구준은 흑풍이 말한 대로 희주의 안전을 보장하기를 바랄 뿐이었다. 그렇지 않으면 흑주 전체를 없애버릴 수도 있었다."전주님, 여자가 도망갔습니다. 외국 용병과 한패입니다!"한 전왕이 들어와 무릎을 꿇고 우물쭈물 말했다. 일 처리를 제대로 못 한 결과는 죽음뿐이었다."강호의 전장은 나라와 나라 사이의 전쟁보다 더 험악해. 우리는 모두 천천히 적응해야 해."염구준은 그를 난처하게 하지 않았고, 전왕은 깜짝 놀랐다. 지난날 싸늘하고 무자비하던 염구준이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았다."그는 반드시 다시 나타날 거야. 그러니 너희들도 빨리 강해져야 해."염구준은 그의 어깨를 두드리고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걸어갔다. 그는 경호 대원들이 오기 전에 얼른 떠나야 했다. 아니면 또 상황이 복잡해질 것이다.염구준은 프런트에서 계산하고 부하들을 데리고 호텔에 입주했다.이번 사건으로 부하를 잃은 염구준은 마음이 복잡했다. 이 세상에 강자는 그뿐만이 아니었다.호텔로 돌아와 그는 전신전에 이번 싸움의 손실을 통보했다. 우선 부하들에게 부지런히 수련할 것을 일

  • 군신의 귀환   제1453화

    염구준은 왜 트랑의 체내의 옥패의 조각이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용국 낙성용의 시대 때, 전신전은 주동적으로 사람을 죽이지 않았어. 그는 인자한 사람이었다고.""오직 새로운 전신전 전주만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사람을 죽이는 악마야!"백인 여자가 이를 갈며 말했다. 그녀의 말처럼, 염구준도 낙성용을 인자하다 생각했다.비록 그녀는 하려는 말을 단도직입적으로 하지 않았지만, 염구준은 여전히 알아차렸다. 낙성용이 어떤 임무 중 트랑을 봐줬을 것이다."트랑은 늘 낙성용에게 탄복했고 그의 상대가 되고 싶어 했어. 당신들이 뭍에 오른 순간부터 그는 줄곧 당신들을 노리고 있었어."백인 킬러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이 여자는 들어오자마자 사람을 죽이려 했지만, 한바탕 총을 쏘고 멈추었다. 염구준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았다."당신의 힘도 친절함이 느껴져!"백인 킬러는 가슴팍을 두드리며 말했다. 염구준은 깜짝 놀랐다."트랑은 낙성용을 죽인 사람을 알고 있고 줄곧 복수를 하려 했어.""아, 내 이름은 제니야!"여자는 염구준의 방을 왔다 갔다 하며 횡설수설했고, 염구준은 골치가 아팠다.많은 비밀을 알고 있는 것 같아 쫓아낼 수도 없었다.다시 생각해 보니 낙성용의 죽음은 확실히 수상했다. 평범한 전장의 공격수들은 그를 다치게 할 수 없었다.염구준은 비록 인정하고 싶지 않았지만, 낙성용은 원소능력자 반보천인으로서 염구준과 비겼을 때 실력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낙성용은 은둔 세가를 없애려 했어...""조심해..."염구준은 놀라서 소리를 지르며 제니를 바닥에 눌렀다. 총알 하나가 그들의 몸을 스쳐 지났다.염구준은 혼비백산한 상황에서도 자신의 능력이 언제 이렇게 강해진 건지 놀라웠다.그는 마치 본능처럼 위험이 닥친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아마도 수라 옥패의 힘이 각성했기 때문일 것이다."뛰어!"염구준은 제스처를 취했고, 그와 제니는 동시에 천장의 사각지대로 뛰어 올랐다.그들이 바닥에 내려오자, 이전에 머물렀던 곳에 총알로 인한 구멍이 생겼다.

  • 군신의 귀환   제1454화

    "너, 그 사람들과 한패야?"염구준은 손을 뻗어 제니의 목을 조르며 이를 악물고 말했다."나도 떠돌이 7인조를 추적하고 있어. 용국의 영씨 가문이 우리에게 부탁했어."염구준의 힘이 그녀를 질식하게 만들어 제니는 힘겹게 대답했다."영씨 가문?"염구준은 용국의 은둔 세가에 대해 잘 알지 못하기에 영씨 가문을 들어본 적 없었다."지금 당신은 손씨 그룹이 죽음의 문턱에 있다는 것을 신경 써야 해. 너무 빠르게 발전하는 기업은 모두 은둔 세가의 목표가 될 거야."염구준은 손을 놓았고, 제니는 크게 숨을 들이켰다."거래하자. 내가 저격수를 해치울 테니 당신은 나를 도와 떠돌이 7인조의 기지를 찾아줘."제니는 손에 든 총을 휘두르며 승산이 있는 표정을 지었다."총 하나로 저격수를 해치우려고?""그리고, 난 네 도움 필요 없어!"염구준은 냉소하며 구석에서 몸을 움직였다. 총알 하나가 그의 몸을 스쳐 지나가 벽에 박혔다."동방전왕, 그를 해치워요!"염구준이 명령을 내리자, 방 밖에서 총소리가 들려왔다. 동방전왕의 시야에 있던 백인 저격수의 머리가 터졌다."내 휘하의 고수는 넘쳐흘러. 너 같은 사람은 전혀 필요 없어."염구준은 제니를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염구준이 말한 것은 사실이었다."내가 더 많은 정보를 줄 수 있어!"제니는 이 강력한 조력자를 잃고 싶지 않았다. 게다가 염구준은 그녀의 사냥감이었다."용병 집단의 정보가 필요할 것 같아?"염구준은 웃음을 터뜨릴뻔했다. 전신전은 어느 방면이든 이 세상에서 가장 최고의 실력을 갖추고 있었다."난...""더 이상 말할 필요 없어. 난 도와줄 사람 절대 필요 없어!"염구준은 제니를 방 밖으로 밀었다. 방금은 방심하고 있어 킬러에게 틈을 주었다."어서 가!"제니는 또 문을 두드리려 했지만, 정예병 몇 명이 손에 든 총을 들어 올렸다."후회할 거야!"제니는 화를 내며 자리를 떠났다."영씨 가문? 여우?"염구준은 관자놀이를 주물렀다. 갑자기 두 세력이 생기니 전신인 염구준도 머리가 아팠

Latest chapter

  • 군신의 귀환   제2499화

    오늘 만약 염구준이 도와주지 않았다면 그들은 전부 물고기들의 먹이가 되었을 것이다.“빨리 항행하라고 하세요. 뭔가 이상합니다.”염구준의 갑작스러운 말에 사람들은 이해가 되지 않아 어리둥절해졌다. “네, 말하고 오겠습니다!”그러나 눈치가 생긴 사람들은 염구준의 뜻을 알지 못해도 그대로만 하면 된다는 걸 알고 있어 곧바로 달려갔다.그들은 염구준을 한치도 의심하지 않았다.염구준은 흡족해 고개를 끄덕이고는 수면을 바라보며 물었다.“스텔라성의 성주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으십니까?”이번에 스텔라성의 성주는 두 개의 판을 짰는데, 하나는 겉면으로 보이는 부성주 베르였고, 다른 하나는 오랫동안 숨어있던 노대영이었다. 다른 걸 다 따지고 나서 판을 짠 것만 본다면 정말 훌륭한 계획이었다.그랬기에 염구준은 그를 중시했다.노신기와 아타는 미간을 찌푸리고 서로를 바라본 뒤, 늙은 아타가 입을 열었다. “성주의 이름은 노세입니다. 압도적인 실력의 소유자로, 진 적이 없습니다.”“하지만 지난 20년간, 외부에서는 그의 모습을 본 이가 없습니다. 폐관 중이라는 소문도 있고, 이미 사망했다는 이야기도 돌고 있지요.”“그의 정보는 극히 제한적이라, 저희도 아는 게 많지 않습니다.”이야기를 들은 염구준은, 오히려 흥분한 듯한 웃음을 지었다.“흐음, 전부 사실이라면 꽤 괜찮은 상대가 되겠군요.”방금, 막 육체의 극한을 돌파한 염구준은 적당한 시험 상대가 필요했다.‘대단해.’주변 고위 간부들은 속으로 그렇게 생각하면서 염구준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다만 약간 이해가 되지 않을 뿐이었다.스텔라성 성주 같은 괴물은, 대부분 기겁하며 피하려 하는데, 정면 승부를 기대한다니까 말이다.“그나저나 염 선생님, 전에 올라오실 때, 인원이 적던데, 혹시 아래에서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노신기는 다른 걸 얘기하기 위해 화제를 돌렸다.“아, 이거 아십니까?”그의 손에는 투명한 비닐에 담긴 작은 물방울이 들려 있었는데, 외부에는 진기가 감돌았다.‘어라?’조금 더

  • 군신의 귀환   제2498화

    이 독에 중독된 무인은 일시적으로 기운이 흩어지고, 단전이 봉쇄되어, 꼼짝없이 폐인 신세가 될 수밖에 없었다.만약 과다 복용할 경우, 목숨까지 위험해질 수 있었다.“이런 희귀한 독약은 스텔라성 성주가 준 거겠지?”염구준이 흥미롭게 물었다.그는 이번에 처음으로 진짜 산기봉단을 보았고, 게다가 그 양이 상당했기 때문에 꽤나 관심이 갔다.“맞아. 얼른 저 녀석을 잡아!”노대영은 승리자처럼 손을 휘저으며 부하들에게 명령했다.그는 희귀한 독약인 산기봉단에 절대적인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다.“에휴.”아타 등 사람들은 이를 보고 한숨을 쉬었다.염구준마저 당할 줄은 몰랐기 때문이었다.이제 구세주가 사라졌으니, 최악의 경우 전부 몰살당할 수도 있었다.“가서 두들겨 패! 나 아까 진짜 쫄아서 오줌 쌀 뻔했단 말이야!”몇몇이 소리치며 달려들었고, 염구준을 한껏 때려서 화풀이를 하려 했다.반보천인급 고수를 때릴 기회는 흔하지 않으니까 말이다.우웅. 그러나 그 순간, 검광이 번쩍이더니 달려들던 사람들 전부가 쓰러졌다. 그들의 목에는 옅은 혈흔이 있었는데, 상처는 아주 작았지만 모두 목숨을 잃었다.“이 독이 아무리 강해도, 나를 상대하려면 아직 한참 멀었어.”염구준은 조용히 진기를 운용하며, 체내에 남아 있던 독기를 모두 없애버렸다.육신이 이미 반보천인의 극한의 경지에 다다른 탓에 약물 저항성도 엄청나게 강해져 그는 산기봉단 같은 독약 따위를 두려워하지 않았다.“너... 이건 말도 안 돼!”노대영은 절규하듯 외쳤다.희망이 눈앞에서 산산조각 나자, 정신이 붕괴되기 직전이었다.곧 있으면 승리할 수 있었는데, 이젠 그게 다 물거품이 되어버렸다는 사실을 그는 차마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스텔라성 성주랑 뭘 꾸민 거지?”염구준은 서두르지 않고 물었다.해독제 같은 건 이제 관심 없었다. 상대가 정직하지 않으니까 말이다.“난 진작 그분의 문하로 들어갔어. 언젠가는 그분이 내 복수를 도와줄 거다!”“아버지의 원수를 갚겠다는데, 내가 무슨 잘못이 있어

  • 군신의 귀환   제2497화

    염구준은 주머니를 집어 들어 곁에 있던 그레이에게 휙 던져주며 분부했다.“먼저 기운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해독제를 나눠줘.”“네.”그레이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분노에 찬 눈빛으로 노대영을 흉악하게 노려보았다.반보천인으로서 이런 함정에 걸려들었다는 게 조금 창피해서였다.노대영은 사태가 자신에게 불리하게 흘러가는 걸 감지하고,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할 말이 있습니다.”“해.”염구준은 싸늘한 표정으로, 단 한 마디만 툭 내뱉었다.그레이와 다른 이들이 힘을 회복하고 나면, 그는 절대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기에 곧 죽을 이의 유언쯤은 들어줄 수 있었다.노대영은 이 틈을 놓치지 않고 얼른 말을 이었다.“자식으로서 아버지의 원수에게 복수하는 건 당연한 일이죠?”“그래.”염구준은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딱히 다른 변수가 없다면, 이 말을 부정할 이유가 없어서였다.‘어라?’이에 주변 사람들은 놀라 눈을 크게 떴다.말투로만 보면, 염구준이 노대영의 편을 들어주려는 것 같아서였다.그러나 방금 전에는 또 그들을 구해주었기 때문에 그들은 염구준이 무슨 생각인지 도저히 알 수가 없었다. 노대영은 염구준의 마음을 돌린 줄 알고 속으로 기뻐하며 바로 말을 이었다.“이 도리를 알고 계시니, 그럼 행동에 옮겨도 되겠죠.”노대영은 혹여나 다른 변수가 있을까 두려워 단검을 꽉 쥐고 중상을 입고 바닥에 쓰러져 있던 노신기에게 달려들었다.그레이 등이 조금 있다가 어떻게 나올지는 크게 신경 쓸 틈이 없었다. 복수를 하는 게 우선이었으니까 말이다.쾅!하지만 달려가자마자 염구준의 발에 얼굴을 맞아서 옆으로 나가떨어졌다.그의 코와 입에서는 순식간에 피가 줄줄 흘렀다.“날 가지고 노는 거냐, 염구준!”“허, 내가 나설지 안 나설지 짐작이 안 됐나봐?”염구준은 비웃으며 말했다.그는 노대영의 말을 부정하진 않았지만 상대방의 행위를 몹시 혐오했다.아버지를 죽인 원수에게 대놓고 복수하는 건 괜찮지만, 그 아비가 악행을 일삼던 사람이고, 은혜를 원수로 갚는 방식에,

  • 군신의 귀환   제2496화

    그러나 몸속에 독이 퍼진 탓에 기운을 끌어올릴 수가 없어 모두 답답하게 속만 태울 수밖에 없었다. 노대영이 혓바닥을 자르려고 할 때, 멀리서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려와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대영 문주님, 염구준인 것 같습니다!”이름을 듣자마자, 노대영의 얼굴에서 희열이 싹 사라지고, 이내 짙은 어둠이 드리웠다.기습에 성공한 후 바로 도망쳤음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이 고래를 타고 쫓아올 줄은 생각지도 못했기 때문이었다. 염구준 한 사람만으로 충분히 그들을 몰살할 수 있었다.“어서 고래잡이 작살이랑 그물 그리고 멀리에서 공격할 수 있는 무기들을 준비해.”노대영의 가슴 깊은 곳에서 두려움이 급속히 퍼져갔다.허겁지겁 지시를 내리긴 했지만 겨우 쇳조각 몇 개로 염구준을 막겠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휙휙!염구준은 하늘을 가르며 날아오는 작살, 그물, 조명탄 따위를 보며 입꼬리를 비웃듯이 끌어올렸다.아직 사격거리에도 들지 않았는데 벌써부터 공격을 했기 때문이었다.‘적지 않게 겁을 먹었나 보네.’그는 생각했다. 역시나 첫 번째 공격은 전부 허탕이었다.염구준은 거대한 향유고래를 타고 빠르게 이동했고, 이윽고 두 번째 공격이 시작됐다.커다란 작살 하나가 고래의 머리를 향해 곧장 날아들었는데, 맞으면 죽지 않더라고 심각한 부상을 입을 게 뻔했다.우웅!염구준은 검기 한 줄기를 내보내 날아오던 작살을 두 동강 낸 뒤, 작살에 묶인 쇠사슬 위로 몸을 던져, 빠르게 어선으로 돌진했다.풍덩!향유고래는 거대한 물보라를 일으키며 물속으로 잠수했다.노대영은 염구준이 미친 듯이 빠른 속도로 다가오는 걸 보자마자 다급히 소리쳤다.“어서, 어서 배에 못 올라오게 사슬을 끊어!”그도 자신이 염구준과 맞서봤자, 단 한 줌의 승산도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구자검법, 검일참공!”염구준은 배 위 인원들의 움직임을 보자마자 망설임 없이 강한 검술을 발동해 검기를 날렸다.제대로 검기를 축적하진 못했기에, 완벽하게 완성된 검일참공은 아니었고, 약간의 반동

  • 군신의 귀환   제2495화

    파악!곧이어 물기둥이 하늘로 솟구치며 거대한 향유고래가 염구준과 멀지 않는 곳에 떨어진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냈다.마치 떠나기 아쉬워하는 듯했다.촤악!염구준은 몸을 날려 향유고래의 머리 위로 뛰어오른 뒤, 세 척의 어선 쪽으로 진기를 날려 물보라 일게 했다.이에 향유고래는 곧장 방향을 틀고, 어선을 향해 빠르게 헤엄치기 시작했다.말이 통하지 않아 이런 방식으로 밖에 교류할 수 없었지만 별로 큰 문제는 없었다.그 시각, 1호 어선은 다른 어선보다 조금 더 시끌벅적했다.노대영은 배의 지휘권을 장악한 뒤, 끝까지 저항한 소수만을 제거하고 나머지 사람들은 전부 포로로 붙잡아두었다.물론 그가 자비로워서가 아니었다.그저 이 모든 사람들이 자신이 어떻게 복수하는지 지켜보게 하기 위해서였다.“대영 문주님, 준비 완료됐습니다. 언제든 시작 가능합니다.”노대영에게 붙은 아첨꾼 하나가 다가와 공손하게 말했다. 이번에 출정한 천기문 문도 중 절반 이상이 이미 노대영 편이었다.쿵!노대영은 부도 갑옷을 입은 채로 웃으면서 팔을 휘둘러 노신기를 바닥에 내던졌다.“악독한 놈. 네가 내 아버지를 죽였으니 난 오늘 아버지의 복수를 할 거다.”며칠 전에 대의를 위해서라면 혈연관계는 얼마든지 끊을 수 있다는 그의 말은 그저 노신기를 안심시키기 위함에 불과했다. 그의 가슴 속에 맺힌 복수심은 한순간도 식지 않았었다.“하아...”노신기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그의 창백한 얼굴엔 깊은 후회가 서려 있었다.‘그때 불쌍해 보인다고 해서 검은 머리 짐승을 거두는 게 아니었는데.’그는 생각했다. “모든 일은 내가 벌인 거니까 찢어죽이든, 뭘하든 나한테만 해. 상관없는 다른 사람들 건드리지 말고.”지금 이런 상황에 이른 이상, 그는 더 도리를 설명하고 싶지 않았다.전에 이미 노대영에게 그의 출신을 말해주며 그의 아버지가 눈 깜빡하지 않고 살인을 저지르는 변태 악마라고 말해주었으나 그는 전혀 듣지 않았기 때문에 말해봤자 쓸모가 없다는 걸 알아서였다.스승과 제자의

  • 군신의 귀환   제2494화

    염구준을 향해 날아오는 것은 엄청난 기운을 내뿜고 있는 금강 방망이 한 개 뿐이었다. 기운의 량으로 보아 세 명의 힘이 전부 들어있는 게 분명했다.이건 베르 일행이 전력을 건 최후의 일격이었다.쾅!한 자루의 검과 한 개의 방망이가 충돌하며 눈부신 불꽃을 일으켰다.폭발적인 에너지가 주변에 퍼져나가며 양측은 잠시 균형을 이루었다.세 사람의 실력은 결코 약하지 않았다.“막았다! 얼른 보트 준비해, 후퇴한다!”베르의 창백하기 그지없는 얼굴로 비틀거리며 일어나 부하들에게 소리쳤다.루카와 슈카 역시 서로 부축하며 일어섰다.이미 힘이 고갈된 지라 그들의 얼굴엔 혈색도 없었고, 기운조차 미약했다.더 이상의 싸움은 무리였다.“하압!”염구준은 팔에 힘을 주어 금강 방망이를 밀어내려 했지만, 방망이가 꼼짝도 하지 않는 걸 발견했다. 이 전법은 오묘했다. 상대방이 시전하고 조종하지 않아도 타겟을 쫓아 움직이는 것처럼 홀로 움직였으니까 말이다.이대로라면, 몸이 먼저 나가떨어질 판이었다.베르는 떠나기 전에 염구준을 보며 독한 말을 남겼다.“염구준, 자만하지 마라. 스텔라성은 아직 남아 있으니까. 돌아가서 강자들을 전부 불러와 널 죽여주지.”“돌아갈 수 없을 겁니다.”얼음처럼 차가운 염구준의 목소리에 모두가 몸을 살짝 떨었다.이미 흑풍의 사태로 배운 바가 있었기 때문에 염구준은 적을 쉽게 놓아줄 생각이 전혀 없었다.“흥, 말은 누구나 하지. 하지만 나중에 지키지 못하면, 네 얼굴에 침 뱉는 꼴이 될 걸?”베르는 비웃으며 염구준의 말을 맘 속에 담아두지 않았다. 자신의 필살기에 대한 자신감이 넘쳤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 순간, 염구준은 검을 쥔 양손을 살짝 옆으로 움직이며, 손을 놓았다.우웅!그러자 구자검은 더 이상 금강 방망이와 대치하지 않고, 잔상을 남기며 쏜살같이 전방을 향해 날아갔다.같은 시각에 금강 방망이 역시 미친 듯한 속도로 염구준의 왼쪽 가슴을 향해 돌진했다.이건 자신의 목숨으로 적의 목숨을 바꾸는 방식이었다.꽈악!염구준

  • 군신의 귀환   제2493화

    “염 선생님, 저희가 가서 막을까요?”노신기는 갈등하며 조심스레 물었다.비록 상대가 안 된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염구준 덕분에 얻은 것이 많았기에 돕고 싶어서였다.“아니요. 그냥 가만히 계시면 됩니다.”염구준은 단호하게 거절하며 대형 방패를 계속 내리쳤다.금속이 부딪히는 소리가 연달아 울렸다.노신기 일행의 실력으로는 개입해도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걸 염구준은 잘 알고 있었다. 가봤자 죽을 게 분명하다는 것도 말이다.한편, 전장의 중심에 선 세 사람은 자신들이 고립무원의 상황에 처해있으며, 살려면 스스로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는 걸 깨달았다. “죽을 각오로 덤벼!”쾅!베르의 눈엔 살기가 가득했다. 손에 쥔 대형 방패는 마침내 한계에 도달하며 산산이 부서졌다.그의 피로 물든 두 손에는 어느새 짧은 단검이 들려 있었고, 그는 그것으로 염구준의 가슴을 향해 휘둘렀다.하지만 날카로운 칼날이 스쳐 지나간 자리에 남은 건 얕은 두 줄의 상처뿐, 역시 깊이 파고들지는 못했다.일반적인 공격은 염구준에게 통하지 않았다. 과거, 염구준이 육체의 한계를 돌파한 리아성전의 전주를 쓰러뜨린 것도 필살기와 정제된 진기 덕분이었었다. 심지어 한 번에 쓰러뜨린 것도 아니라, 오랜 시간 동안 싸웠었다.육체가 극한으로 강해진 상대를 쉽게 이긴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 것이었다.염구준은 베르를 걷어차 밀어낸 뒤, 곧바로 루카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세 명을 상대할 때 가장 확실한 방식은, 하나씩 쓰러뜨리는 것이었다.“젠장!”염구준이 갑자기 타겟을 바꿀 줄 몰랐던 루카는 급히 막아섰지만 한 칼에 밀려났고 이어진 두 번째 공격에 부상을 입고 말았다.강자들의 승부는 한 수, 한 수가 치명상이라 조금의 방심도 용납되지 않았다. 자칫하다간 목숨을 잃을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베르는 상황이 좋지 않음을 직감하고 이를 악물며 두 사람을 향해 말했다. “삼절진을 쓰자!”두 형제는 고개를 끄덕이며 빠르게 베르 뒤로 이동한 뒤, 손을 그의 등에 얹었다.이 필살기에 승패가

  • 군신의 귀환   제2492화

    베르 세 사람을 포함해 이 싸움을 지켜보던 반보천인들조차 염구준이 쓰는 게 무슨 전술인줄 몰라 어리둥절해졌다.방어를 완전히 포기하고 정면으로 달려드는 행위는 자살이나 다름없으니까 말이다.“건방지긴!”“내가 막을 테니 너희는 죽을 힘을 다해 공격해!”이에 베르의 일그러진 얼굴에는 약간의 기쁨이 섞였다. 그는 달려오는 염구준을 보며 포효하듯이 명령을 내렸다. 해저에서의 전투 경험에 의하면, 그는 자신이 특별히 제작한 대형 방패로 염구준의 공격을 최소 서른 번은 막아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쾅!그러나 시작에 불과한 염구준의 첫 공격에 베르는 몇 걸음이나 밀려났고, 방패엔 반 치 정도 깊이의 칼자국이 선명히 새겨졌다.이 방패는 염구준의 공격을 막기 위해 베르가 특별히 주문 제작한 거라 다른 것보다 더욱 단단하고 두꺼웠다.텅텅!루카와 슈카도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동시에 염구준의 옆구리를 향해 칼을 박아넣었다.손목에 힘을 잔뜩 실은 터라 염구준의 호체진기를 가뿐히 뚫었지만 몸에는 옅은 상처밖에 내지 못했다.아무리 힘을 더 실어도, 더 깊숙이 찌를 수가 없었다.“육체의 극한까지 도달했다고?”싸움을 지켜보던 반보천인들은 일제히 감탄을 내뱉었다.두 명의 최강 반보천인의 공격을 오직 맨몸으로 버텼다는 것부터 염구준의 육체가 이미 극한까지 도달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쾅! 쾅!염구준은 루카 형제의 공격을 거의 무시한 채, 계속해서 베르에게 맹공을 퍼부었다.공격이 계속 되면서 방패에는 칼자국이 점점 더 많아졌고, 베르도 연달아 밀려났다. 이 엄청난 충격력에 그의 손바닥은 결국 찢어져 버렸고, 상처에서는 붉은 피가 뚝뚝 떨어졌다. “공격 안 해? 밥 안 먹었어?”베르는 체내의 기혈이 요동치는 것을 느끼며 방패를 들고 소리쳤다.그제야 그는 그가 자신의 실력을 과대평가 했음을 깨달았다.‘방패가 30번의 공격을 버틴다고 해도 내가 버티지 못해.’염구준의 몸이 반보천인의 극한에 다다른 이후, 방어력 뿐만 아니라 힘도 강해져서 전보다 공격이

  • 군신의 귀환   제2491화

    모두가 향유고래의 위를 보고 눈이 커졌다.기뻐하는 사람도, 두려워하는 사람도 있었다.사람과 고래가 마음을 합쳐 수많은 고난을 뚫고 마침내 위험천만한 해저 심연에서 빠져나온 거다.그 과정의 험난함은, 굳이 말할 필요도 없었다.노신기는 드디어 마음이 놓였다는 듯, 기뻐하며 입을 열었다. “염 선생님, 돌아가시지 않으셨군요?”말을 내뱉은 후, 그도 이상함을 느꼈지만, 이미 말을 마친 후라 뭐라고 바꿀 수도 없었다. “어... 네, 살아있긴 합니다.”염구준은 대수롭지 않게 답하며 어색한 분위기를 풀어냈다.솔직히, 좀 웃긴 질문이었다.조금 떨어진 곳에서, 완전히 멀쩡한 염구준을 본 베르는 숨이 턱 막혔다.“염구준, 너...”깊고 깊은 바다 밑에서 화산 폭발과 함께 대지진이 일어난 상황에, 잠수 장비도 없다는 건 그냥 죽음을 의미했다.하지만 염구준은 그 위기 속에서 향유고래를 몰아 드라마처럼 살아 돌아왔다.베르로선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현실이었다.“진정해, 나이도 있는데 괜히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와서 그 자리에서 죽으면 곤란하잖아.”염구준은 베르를 바라보며 말했다. 진짜로 열받아서 죽어버리길 바라는 눈치였다.서로 죽이려 드는 사이끼리 예의는 사치일 뿐이었다.“흥! 바다 밑에선 겨우 살아남았을지 몰라도, 여기선 끝이다.”“루카, 슈카! 저 녀석을 죽여라!”베르는 참지 못하고 이를 악물고 염구준을 가리켰다.휙휙.하지만 그 두 형제는 어깨를 으쓱이더니 빠르게 몸을 뒤로 빼며 보트를 밟고 전함 위로 훌쩍 올라가 버렸다.“부성주님, 저 녀석은 강하니 부성주님께서 직접 나서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입에 발린 소리로 한껏 띄워주니 베르도 그들에게 화를 낼 수 없었다.셋이 하나를 상대하는 상황임에도 정작 그의 마음속엔 불안감만이 가득했다.염구준의 강함이, 그에게 공포로 다가왔기 때문이다.염구준은 검을 들고 베르를 향해 겨누었다.“이제 끝을 보자.”이제 거의 모든 상황이 정리되었으니, 갚을 원한은 갚고, 끝낼 일은 끝낼 때였다.“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