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1499화

Author: 잔영
염구준이 공격하려던 찰나, 인기척 소리가 들리더니 몇몇 그림자가 안개 속에서 뛰쳐나와 그를 막았다.

“암영당 4대 전신 늦었습니다. 부디 용서해 주십시오.”

네 사람이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그들은 얼굴색만 다를 뿐, 갑옷은 전신전의 4대 지존의 모습과 똑같았다.

“흥, 짝퉁 전신전도 있었냐? 너희들 찾아갈 시간을 절약했구나.”

염구준은 도적놈들이 전신이라 자칭하는 것에 어처구니가 없었다.

이것은 전신전에 대한 도전일 뿐만 아니라 모욕이었다.

“하하하. 영감은 살려두고 염구준은 죽여!”

암영당 4대 전신이 나타나자 여우에게 역전승할 기회가 생겼다.

“몇몇 애송이들이 나를 죽이겠다고?”

염구준은 바로 암영당의 청룡과 백호를 쓰러트렸다.

남은 두 전신은 노인을 잡으러 갔다.

암영 전신도 전신 이상이라 실력을 따지면 흑풍보다 강할 뿐만 아니라 전신전의 4대 지존보다 한 단계 높았다.

저들의 수법은 여우와 비슷하여 매우 민첩하기 때문에 염구준이 혼자서 두 전신을 상대하자니 조금 신중해졌다.

얼마 안 되어 노인이 잡혔다.

여우는 전혀 사정을 봐주지 않고 바로 노인의 견갑골을 찔렀다.

두 전신이 돌아와 염구준과 싸우는 데 합류했다.

전신 4명을 상대하자니 염구준은 너무나 버거웠다.

“영감, 나랑 흑주에 가자. 가서 창용칠숙의 비밀이 뭔지 천천히 얘기해 보자고!”

섬뜩한 미소를 짓던 여우는 바닥난 체력으로 노인을 끌고 안개 속으로 들어갔다.

“사상진법?”

염구준은 그제야 4대 전신이 사용한 사상진법은 최고 고수한테만 적용하는 진법이라는 걸 깨달았다.

“염구준, 너도 그때 사용한 적이 있었지!”

암영청룡이 복화술로 말했다.

왠지 염구준의 과거를 잘 아는 것 같았다.

“여우, 네가 아는 비밀이 나보다 더 많을까?”

염구준이 물어보려고 할 때 안개 속에서 허스키한 웃음소리가 들렸다.

“영감, 허세 부리지 마. 최후의 발악에 불과해.”

여우가 싸늘하게 내뱉었다. 이미 폐인이 된 노인은 비밀을 말하는 것 외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네 마리 짐승을 제물로 바치오니, 진정한 용을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ocked Chapter

Related chapters

  • 군신의 귀환   제1500화

    번개 한 줄기가 전광석화 같이 전체 섬을 비추자 등나무 덤불이 미친듯이 자라는 것이 보였다.그리고 천둥소리와 함께 섬이 다시 어두워졌다.수많은 이들의 울음 소리와 비명 소리가 지옥에 빠진 것처럼 소름 끼치게 들렸다.갑자기 염구준의 몸이 아래로 추락했다.온 힘을 다해 평형을 찾았지만 힘을 지탱할 곳이 없었다.또 자색의 번개가 쳤다.그제야 암영 4대 전신과, 여우, 노인이 없다는 걸 발견했다.“윽!”염구준은 신음 소리를 내며 바닥에 세게 떨어졌다.이어서 암영 4대 전신이 착지했다.염구준이 일어서자 사방에 불꽃이 피어나며 주변을 밝게 비추었다.“여긴 어디야?”암영 전신과 염구준이 동시에 경악했다.석벽에 달린 초가 밝게 빛나자 발밑에 쫙 깔린 백골들이 눈에 띄었다.“상어 기름 촛불?”암영청룡이 복화술로 말하는 동시에 코와 입을 막았다.“용국 고대의 매장술인 상어 기름은 환각을 유발하지!”암영청룡이 설명했다.그 사람 외에 누구도 상어 기름의 작용을 모르는 것 같았다.생사가 오락가락하는 상황에서 서로 싸울 겨를이 없었다.“청룡, 날 죽여! 방금 덤불에 독이 있었어!”맥없이 주저앉은 암영백호는 일어날 힘마저 없었다.염구준은 그의 얼굴에 핏발이 서고 콧구멍에서 검정색 피가 흘러나오는 걸 봤다.“우리 넷은 같이 죽고 같이 살아야 해!”암영청룡이 백호를 부축하며 출구를 찾으러 전방으로 갔다.주작과 현무도 각자 다른 방향으로 출구를 모색했다.“청룡, 이 독은 내 심지를 갉아먹고 있어. 더는 통제하지 못하겠어.”암영백호가 청룡을 밀치더니 검을 뽑아 자신의 목을 베려고 했다.그때 염구준이 신속하게 다가와 검을 차버리고 백호의 등에 점혈을 찍었다.그러자 백호가 비틀거리더니 이내 검정색 피를 토해냈다.“아주 흔한 시체독이야. 마음 단단히 먹어!”말을 마친 염구준은 백호의 가슴에 일장을 날렸다.뒷걸음을 치던 백호가 또 피를 흥건하게 토했다.혈액 색상이 벌건 색으로 돌아왔다.“염구준, 왜 우리를 돕는 것이냐?”남은 세 사람은 검

  • 군신의 귀환   제1501화

    “강자의 힘이 서로 부딪히고 창용의 별자리가 안개가 자욱한 섬 위에 나타났을 때…”여우는 큰 소리로 웃으며 품 안에서 양피지 한 장을 꺼냈다. 입으로는 이상한 말을 중얼거리고 있었다.“흑주 사람의 주문!”염구준은 깜짝 놀라 소리쳤다.여우가 흑주 상왕묘를 찾았으니, 이런 주문을 외울 수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었다.주문을 외우자, 염구준은 자신의 몸속에서 어떤 힘이 움직이는 것이 느껴졌다.“이 힘은 염희주한테 봉인 당한 줄 알았는데…”염구준은 몸속의 힘이 거대한 고래가 남긴 힘이라는 것이 느껴졌고, 상왕묘에서 얻은 힘도 깨어날 기미가 보였다.“고래 한 마리가 죽으면 만물이 살 수 있다!”염구준은 갑자기 이 말의 깊은 뜻을 깨달았다. 힘의 이끌림 하에, 그도 흑인이 남긴 주문을 외웠다.어둠 지존이 두 주문 사이에 끼어 고통스러운 신음 소리를 냈다. 여우의 몸에는 검은 기운이 감돌았고, 염구준의 몸에서는 초록색 불빛이 나오기 시작했다.“위대한 이상을 위해, 너희들의 죽음은 가치가 있다!”여우는 점점 더 흥분했다. 어둠의 등나무는 주문에 이끌려 돌 벽의 촛불을 피해 아래로 뻗어나가기 시작했다.염구준의 몸 안에서 방출된 초록색 불빛은 서서히 공간 전체를 채워, 4대 지존도 초록색 불빛에 둘러싸였다. 그들을 향해 뻗어나가다가 초록색 불빛에 닿자, 감전된 것처럼 움츠러들었다.“윽!”여우도 끙끙거리며 몸을 떨었다. 분명 염구준의 초록색 불빛에 되려 당한 것이다.“생명의 빛!”그림자 용과 여우는 동시에 놀라 소리쳤다. 여우는 마치 이 힘이 아주 두려운 듯 뒤돌아 도망가려 했다.“죽어. 흐흐…”또 하나의 검은 그림자가 어두운 곳에서 튀어나와 짧은 칼로 여우의 가슴을 찔렀다.“늙은이, 당신…”여우는 깜짝 놀라 커진 두 눈으로 믿을 수 없다는 듯 가슴에 있는 칼을 보고는 다시 늙은이를 보았다.“이게 어떻게?”염구준도 믿을 수 없었다. 날개뼈를 관통 당한 사람이 어떻게 움직일 수 있는가.“여우, 내가 너희들과 함께할 수 있다는 건, 너

  • 군신의 귀환   제1502화

    “더러운 것!”미친 듯이 자라난 등나무는 염구준을 화나게 했다. 그는 훌쩍 뛰어올라 맨손으로 어둠 지존을 감싼 검은 기운을 끊어냈다.속박에서 벗어난 어둠 지존은 또다시 여우를 구하러 가려 했지만, 여우는 이미 무수한 등나무에 몸을 관통당한 채 시체로 굳어있었다.“늙은이, 나쁜 짓을 많이 하면 스스로 죽음을 자초하는 법이야!”염구준은 늙은이에게 많은 비밀들을 묻고 싶었지만, 극도로 흥분한 등나무를 피해 늙은이의 어깨를 잡았다.하지만 늙은이는 전혀 감사히 생각하지 않고 염구준을 향해 손에 있던 단검을 휘둘렀다.“염구준, 창용칠숙이 다시 나타날 때, 여기가 네 무덤이다!”늙은이는 말이 끝나자 머리 위를 보았다. 자욱하던 안개는 벌써 흩어져 갔고, 하늘에는 길게 늘어선 별들이 보였다.“이게 바로 창용칠숙?”염구준은 구불구불한 별들을 보며 속으로 생각했다. 확실히 용과 비슷했다.“창용칠숙!”그림자 용도 깜짝 놀라 소리쳤다. 그는 용국의 현학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듯했다. 염구준은 그를 자신의 아래에 두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탁- 탁-갈라진 틈 양쪽에서 소름 끼치는 소리가 흘러나왔다. 많은 사람들의 발자국 소리 같았는데, 그중에는 뼈가 부딪히는 소리도 있었다.“이건…”늙은이는 말이 끝나기도 전에 등나무에게 원기를 모두 빨렸다. 가시가 달린 덤불이 그의 몸을 휘감고 그의 피를 빨아먹기 시작했다.두 정상급 고수들이 의미 없는 것들을 위해 목숨을 바쳐 싸우다니.염구준은 왠지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예상을 벗어나지 않고, 늙은이도 등나무의 비료가 되었고, 가시덤불이 그의 눈에서 나오자 염구준은 자신의 추측에 확신이 생겼다.발자국 소리가 점점 더 가까워지자, 염구준은 양쪽을 한 번씩 보았다. 사람의 그림자는 하나도 없었는데, 소리는 점점 더 또렷해졌다.“청룡, 야수의 포효 소리가 더 가까워졌어!”한 암영 지존이 당황하여 어쩔 줄 몰라 하며 말했다. 염구준도 깜짝 놀랐지만, 포효 소리 같은 건 전혀 들리지 않았다.“아니, 용국 고대 무녀의

  • 군신의 귀환   제1503화

    등나무는 백골을 타고 올라갔고, 해골의 머리는 등나무 줄기에 의해 몸과 분리되었다.해골 머리라는 장애물이 없어지자, 염구준의 눈앞에는 커다란 벌레 무리가 그를 향해 날아오는 것이 보였다.“이 각도로? 안 돼!”염구준은 벌레를 정면으로 보고 있었고, 그는 문득 자신이 서있는 것이 아니라 땅에 엎드려 있는 것을 알아차렸다.이 해골들은 일어나지도, 움직이지도 않았다. 그저 자신의 시선에 변화가 생긴 것뿐이었다.“다들 조심해. 심해 동물이다!”그림자 용의 목소리가 다시 들렸다. 염구준은 그제야 그들도 똑같이 바닥에 누워있는 것을 발견했다.“빨리 일어나!”염구준은 화를 내며 소리쳤다. 몸속의 진실한 감정이 제멋대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비록 조금 힘들기는 했지만, 훨씬 정신이 맑아졌다.그는 땅바닥을 냅다 밀어내 반동을 이용해 벌떡 일어섰다. 그의 손바닥에서 나온 충격파 한 줄기가 사방으로 빠르게 흩어졌다.염구준의 공격이 거대한 고래의 생명의 빛을 융합시켰다. 에너지가 닿는 곳마다 심해 동물들이 모두 타버려 초록색 불꽃을 일으켰다.염구준이 생각지도 못했던 것은 이 심해 동물들이 날 수 있다는 것이다. 비록 초록색 빛이 어둠의 등나무를 쫓아버렸지만, 효과적으로 심해 동물까지 쫓아내지는 못했다.“구천의 용령이시어, 제게 위엄을 주시옵소서, 사나운 불길을 이길 수 있는 것은 없고, 보라색 전기는 무시무시한 천둥과 같으니!”그림자 용은 염구준의 도움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벗어나 용국 먼 옛날의 주문을 외웠다.“퇴마사였구나!”염구준은 순간 깨달았다. 퇴마사는 사라져가는 직업이고, 알려진 바로는 자연의 힘을 빌릴 수 있다고 했다.보라색 전기가 하늘을 찢는 듯 내리쳤고, 어둠의 등나무는 전기에 맞아 보라색 불꽃을 내며 타들어갔다.심해 동물도 불길 속에서 ‘타닥타닥’ 소리를 냈다. 염구준은 입이 떡 벌어졌다. 번개를 컨트롤하는 사람은 살면서 처음 보았기 때문이다.이게 다가 아니었다. 보라색 전기가 지나간 뒤, 바닥에서 불길이 이글이글거리며 모든 틈새를 가득

  • 군신의 귀환   제1504화

    그림자 용은 믿을 수 없다는 듯 말했다. 염구준도 그녀가 혼잣말을 하는 건지 그와 대화를 하고 있는 건지 알 수 없었다.그림자 용은 곁눈질로 염구준을 흘끗 보았는데, 무표정한 그의 얼굴을 보고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서… 선배…”그림자 호랑이는 시험 삼아 그녀를 불렀다. 그녀 역시 자신이 말을 할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을 믿기 힘든 듯했다.“또 여자야?!”염구준은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그림자 호랑이를 흘끗 보았다.염구준는 신기하고 놀라웠다. 설마 암영당의 4대 지존이 다 여자라고?“주작, 현무, 사상진법의 주문 아직 기억하지?”그림자 용이 물었다. 그녀의 목소리는 사람의 목소리와 똑같았다. 마치 시크한 한 송이 장미 같았다.“선배, 이건 뼛속까지 새겨뒀죠!”주작도 여자였다. 염구준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자신도 왜 한숨을 내쉬었는지 몰랐다.이제 현무만 남았다. 그는 말을 하지 않았고, 두 손은 계속 결인을 하고 있었다. 아마 죽을 힘을 다해 예전의 지식을 보충하고 있을 것이다.염구준은 현무가 딱 한 글자라도 좋으니 말하기를 기대하고 있었다. 하지만 갈라진 틈의 끝까지 갈 때 그는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그런 거였군!”그림자 용은 두 갈래의 길을 보고 고개를 살짝 흔들며 말했다. 이 모든 것이 마치 예상 밖의 일인 것 같았다.“영험한 뱀이시어 길을 찾아주소서!”현무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 역시 여자였다. 염구준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하얀 뱀 한 마리가 허공에 나타났다. 현무의 힘이 응집되어 만들어진 것이었다.작은 뱀은 다시 두 마리로 나눠져 각각 두 갈래 길로 들어갔고, 남은 사람들은 모두 현무의 탐색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다.“아!”현무가 살짝 놀란 듯 뒤로 물러섰다.“무슨 일이야?”그림자 용은 진지한 얼굴로 물었다. 그녀도 예감이 좋지 않은 듯했다.“거대한 두 눈에서 붉은빛이 나오고, 뱀의 영혼을 통해 나랑 시선을 마주하고 있어…”현무는 겁을 먹은 듯 말했다. 염구준은 창백해진 그녀의 얼굴을 보았다.

  • 군신의 귀환   제1505화

    염구준도 이상하다고 느꼈다. 하지만 잘 생각해 보면 알 수 있었다. 살아있는 사람이 어떻게 밀봉되어 있는 묘실에서 생활할 수 있는가.“창용칠숙이 곧 사라져, 우리가 결정을 내려야 해. 찢어져서 움직이자!”그림자 용은 다급한 듯 말했다. 확실히 더 이상 지체할 수 없었기에 그녀들은 애초에 염구준과 창용 묘실을 열었다.“염구준, 현무 너희는 날 따라와. 백호는 주작을 따라가고!”그림자 용은 배치를 하고, 먼저 신비로운 힘이 있는 왼쪽 동굴 입구로 들어갔다. 백호와 주작은 창용 호위대를 찾으러 갔다.염구준은 주변을 살피더니 그림자 용을 따라갔다. 어차피 지하세계에 관해서는 아무것도 몰랐다.“주군님, 선배랑 결혼은 언제 하실 겁니까?”길 찾기에 온 정신을 쏟고 있던 염구준은 현무가 갑자기 장난스럽게 묻자 아주 깜짝 놀랐다.“뭐?”염구준은 잠시 자신이 잘못 들은 건 아닌지 생각했다. 두 사람은 방금 전까지만 해도 죽음을 논하던 원수 지간이었는데, 어떻게 결혼이라는 말을 하지?“난 당연히 강요하지 않을 거야. 창용의 오래된 무덤의 비밀을 찾으면, 나 스스로 결정해도 돼.”그림자 용이 대충 대답했다. 염구준은 자신이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어쩌다가 이 지경까지 왔는지 더더욱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선배…”“닥쳐, 묘지 찾는데 집중해!”그림자 용이 조용히 소리치자, 현무도 더 이상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염구준은 머릿속이 혼란스러웠다. 그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무작정 두 사람의 뒤를 따를 수밖에 없었다.“선배, 돌 벽에 그림이 있어!”현무가 갑자기 말했다. 염구준은 현무 쪽을 바라보았고, 돌 벽에는 정말 벽화가 있었다.“쉿!”그림자 용이 소리를 내지 말라는 제스처를 취했다. 그녀는 다른 것을 발견한 것 같았다.염구준은 숨을 참았다. 그러자 갑자기 등 뒤에서 숨소리가 들렸다. 비록 아주 약했지만 아주 또렷했다.그는 고개도 돌리지 않고 손만 뻗어 잡으려 했지만 등 뒤에는 아무것도 없었고, 숨소리도 사라졌다.염구준은 깜짝 놀랐다. 그의

  • 군신의 귀환   제1506화

    “악령아 물렀거라!”그는 본능적으로 소리를 지르며 손바닥으로 돌 벽을 쳤다. 하지만 돌 벽은 마치 지우개처럼 움푹 패었다.“이건…”그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묘실 전체가 흔들렸다. 염구준은 힘주어 서있으려 했지만 발아래의 땅도 움푹 패었다.“고래!”염구준은 뭔가 익숙한 느낌에 문득 이 묘실은 거대한 고래의 뱃속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그는 더 이상 힘을 주어 때릴 수 없었다. 만약 고래가 깊은 바닷속으로 도망가기라도 한다면, 정말 끝장이다.염구준은 고래의 배가 텅텅 빈 공간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는 아마 어떤 내장 안에 있는 것 같았다. 그는 이 고래가 얼마나 큰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전에 본 균열은 분명 고래의 몸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는 그곳을 아주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염구준은 흑인이 남긴 주문을 떠올렸다. 그 당시 흑인도 주문을 이용해 고래의 섬을 컨트롤했던 것이었다.“끝까지 포기할 수 없지!”염구준은 눈을 감고 흑인의 주문을 외웠다. 이번엔 자신의 몸 안에서 어떤 힘이 솟구치는 것이 느껴졌다. 마치 몸 안에서 뭔가가 움직이고 있는 것 같았다.“너의 힘은 다시 돌려줄게!”염구준의 직감이 고래의 힘은 단순히 밖으로 새어나가는 것이 아니라, 사라지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그의 몸 안에서 움직이는 것은 당연히 고래의 흙일 것이다. 예전에 흑인이 이런 흙으로 살수 몇 명을 만들었었다.고래의 흙은 마치 소환이라도 된 듯, 염구준의 몸 안에서 천천히 벗겨져, 바닥에 떨어졌다.“됐다! 이제 편히 쉴 수 있어.”고래의 힘을 빼은 염구준이 눈을 뜨며 안심한 듯 말했다.“이제 난 가도 되지? 난 아직 알고 싶은 비밀이 있어.”염구준은 혼잣말을 했다. 하지만 고래는 그가 무슨 말을 하는지 듣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어디선가 부드러운 고래 울음소리가 들려오고, 염구준은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여전히 텅 비어 있었다.고래 울음소리가 사라지자, 주변은 또 죽은 듯이 고요했다. 염구준은 어이가 없어 웃었다. 오로지 직감에 의지

  • 군신의 귀환   제1507화

    염구준은 현무를 불러 세우려 했지만, 그는 새끼 고래가 이 음파의 원천인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미 한발 늦었다.현무는 음파에 의해 그대로 바닥으로 쓰러졌고, 콧구멍과 입가에서는 이미 피가 흐르기 시작했다.“망했다!”염구준은 고통을 힙겹게 참으며 현무를 새끼 고래의 곁에서 떼어내며 그와 동시에 석화된 새끼 고래를 향해 주먹을 날리자 괴상한 음파가 뚝 그쳤다.“신명은 무슨, 생물 자기장이 네 목숨을 가져갈 거야.”절망에 빠진 현무를 보고 염구준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신앙은 원래 좋고 나쁨이 없지만, 과도한 미신은 죽음을 자초할 뿐이다.“진짜 무서운 음파였어.”그림자 용도 아직 두려운 듯 말했다. 그녀의 내공은 확실히 현무보다 높았고, 상처도 치료할 수 있었다.“흐흐, 흐흐.”염구준은 갑자기 괴상한 웃음소리를 들었다. 어디서 오는 건지 몰라서 사방을 둘러보았지만, 사람 그림자라고는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고, 기척도 느끼지 못했다.“왜 발소리가 들리지?”현무를 치료해 주고 있던 청룡도 경계하며 말했다. 하지만 염구준은 발소리는 들리지 않았다.“거대 고래의 자기장이 모든 걸 다 기록할 겁니다! 제가 가문 사람들의 고함소리를 들었어요.”현무가 고통스러워하며 말했다. 거대 고래에 대해서는 확실히 그녀가 잘 알고 있었다.“됐어. 중요한 시점에는 미신을 믿지 않을 거야.”염구준은 한참을 멍하니 있더니 드디어 입을 뗐다.“전에 신비롭게 사라진 가문 사람들이 여기에 잡혀와서 막노동을 하게 된 겁니다. 이곳에 그 공백 역사의 진실이 있어요!”현무는 슬픈 눈으로 말했다. 그녀는 청룡을 살짝 밀어내고 힘겹게 일어섰다.“거대 고래의 몸 안에 있는 자기장은 아주 이상해. 아마 수많은 환각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거야. 우리 빨리 도망쳐야 해.”예전에 상어의 독으로 이미 경험이 있는 염구준이었다. 이곳에 오래 머무르면 안 된다.“저희를 어디로 데려가는 걸까요? 깊은 바닷속일까요?”현무는 꼼짝도 하지 않고 중얼거렸다.“지금 섬이 가라앉고 있다는

Latest chapter

  • 군신의 귀환   제2507화

    스스로 조소하던 로사는 카트 아래에서 가운을 꺼내 몸을 감쌌다.상대방이 이런 취향이 아닌데 계속 이러고 있으면 오히려 반감만 생긴다.솔직히 처음으로 당당하게 남자를 유혹하려 하는데 단번에 거절당해서 매우 부끄러웠다.한참이 지나도 말을 하지 않자 염구준이 소녀의 생각을 추측했다.“내가 대신 복수해줘? 탈출시켜줘, 아니면 무공을 알려줘?”“전부 다요!”로사는 그가 전부 맞힐 줄은 상상도 못했다.염구준은 별로 놀라는 기색이 없이 미리 쓴 원고를 던지며 말했다.“거기에 적힌 대로 하면 무공을 터득할 수 있어. 나머지는 너를 도와줄 의무가 없어.”그가 이렇게 호의를 베푸는 것은 소녀가 정말 무공을 배우기에 적합한 인재이기 때문이었다.로사는 실망을 감추지 못했지만 그래도 강요하지 않고 다른 방법을 시도했다.“그럼 내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어요?”“말해.”마침 염구준도 시간이 있기에 로사의 말을 들어주고 나중에 복수하는 것을 포기시킬 생각이었다.그러면서 음식을 먹는 것을 한 번도 멈추지 않았다.로사는 일단 생각을 정리하고 조리 있게 말하기 시작했다.“난 고아예요. 아주 어릴 때 고아원에 들어갔었죠. 그곳은 낙원일 줄 알았는데 원장이 나를 신비한 조직에 팔아버렸어요. 나랑 함께 그곳에 간 아이들은 혹독하고 잔인한 훈련을 받으면서 피비린내 진동하는 살인 도구로 살았어요.”“그러다 반 년 전에 내가 조직의 두목을 죽이고 도망쳤어요. 그곳을 이가 갈리도록 원망해요. 선배님은 실력이 강한 무술인이란 걸 처음 봤을 때부터 알았어요. 나를 가엽게 여기고 옆에 하인으로 있게 해주면 안 돼요?”예상하지 못한 말에 염구준은 흠칫 놀라더니 젓가락을 내려놓았다.“만약 네 말이 사실이라면 사정이 딱하긴 해. 그렇다고 난 도와주지 않아.”그게 진짜인지 가짜인지 모르겠지만 로사는 용하인이 아니기에 더더욱 도와줄 이유가 없었다.그리고 곁에 하인을 두면 귀찮은 일만 생기기에 그럴 필요가 없었다.무공 수련법 한 장을 준 것도 의리를 다한 셈이었다.“그래도 나를 구

  • 군신의 귀환   제2506화

    염구준은 육신이 극한에 도달한 이후로 공격 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졌다.“너… 악!”촤아악!바다의 유령은 말도 제대로 못하고 비수를 든 손을 부들부들 떨었다.순식간에 뒷목에 서늘한 것이 스치는 것을 느끼다가 의식을 잃고 쓰러져버렸다.나머지 여섯 명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도 모른 채, 피바다에 고꾸라졌다.“내가 준 기회를 소중히 여기지 않은 자신을 탓해.”염구준은 검을 한바퀴 돌려 피를 털어버리고 검갑에 집어넣었다.그 동작은 물 흐르듯 자연스럽고 깔끔했다.“다… 당신 사람을 죽였어.”먼 발치에서 사람이 죽는 장면을 본 선장은 너무 놀라 주저앉았다.로사는 그나마 무덤덤하고 나머지 선원들도 많이 놀랐는지 한동안 말을 하지 못했다.솔직히 일곱 명의 무술인이 어떻게 죽었는지 제대로 보지 못했다.“은혜도 모르는 놈들 죽어 마땅하지 않아요?”염구준은 의아해하며 되물었다.이런 악당들이 죽으면 아무도 자신들을 해치지 않아서 기뻐해야 할 마당에 선장은 바닥에 쓰러진 시체를 보고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그… 그래도 사람이잖아요.”이제 보니 선장은 그동안 잔인하게 고래를 잡았으면서 사람에게 관대했다.만약 염구준이 나타나지 않았다면 로사는 비참하게 당했을 거고, 선장 일행은 비참하게 죽었을 것이다.그때 독수리가 기회를 잡고 맞장구를 쳤다.“저 사람들은 당신을 노리고 왔어요. 그러니까 오히려 우리가 억울하게 당한 거라고요. 당장 우리 선박에서 내려요!”“…”독수리의 말에 선원들은 경악하며 쳐다보았다.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고, 정말 멍청하다고 해야 할지 용감하다고 해야 할지 적당한 표현이 떠오르지 않았다.촤아악!염구준이 인상을 찌푸리며 날카로운 검기를 내리치자 다들 너무 무서워 숨도 제대로 쉬지 못했다.“안 돼요. 아직 아이란 말이에요.”분위기가 살벌해지자 로사가 반쯤 드러난 가슴을 감싸고 독수리의 앞을 막았다.구자검의 검기는 소녀의 옆을 스쳐 바다 표면에 물보라를 일으켰다.염구준은 공격하지 않고 협박투로 말했다.“또 나한테

  • 군신의 귀환   제2505화

    드디어 구명보트를 탄 일행이 선장의 도움으로 선박으로 올라왔다.모두 여덟 명으로 그동안 먹지를 못했는지 몸은 수척해지고 탈수 증상이 있었다.“주방에서 음식들 갖고 와. 그리고 링겔을 놔줘.”선장은 일행은 관찰한 후 응급처치를 하기 시작했다.“그런데 음식은 그분한테 줘야 하는데요.”염구준을 무서워하는 선원 한 명이 작은 소리로 일깨워주었다.그러자 선장이 엄숙한 표정으로 손사래를 쳤다.“일단 이 사람들 주고, 다시 만들어서 보내면 돼.”만약 염구준이 있었다면 일행을 전부 알아보았을 것이다.두 시간의 응급처치를 거쳐서 여덟 명은 드디어 혈색이 돌아왔다.아직 몸이 많이 허약하지만 그래도 목숨을 부지해서 참 다행이었다.“큰일은 없으니까 한동안 쉬면 괜찮아질 겁니다.”선장은 웃으면서 선원들에게 안으로 모셔서 쉬게 하라 일렀다.모두 마음이 어진 어부들이라 바다에서 위험에 처한 사람들을 보고도 구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지금이야!”바로 그때, 돌변상황이 발생했다.구조된 일행 중에서 누군가 소리치자 여덟 명이 동시에 기운을 끌어올려 선원들을 공격했다.평범한 선원들은 저항하지도 못하고 단번에 제압당하고 말았다.“악!”로사는 모두가 방심한 틈을 타 종사지경에도 도달하지 못한 무술인의 목을 베었다.그런데 방금 공격으로 이미 기진맥진했다.“대장, 여자가 있어.”“가만히 있어. 내가 상대할게.”그들은 동료가 죽은 것도 개의치 않고 모두 로사의 몸매만 쳐다보며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쿵!대장이라는 무술인이 기운을 폭발시키더니 갑자기 덮쳐서 로사를 제압했다.“발버둥쳐. 반항해 봐. 그럴수록 더 흥분되니까. 하하하.”이렇게 혈기왕성한 모습이라니, 방금 전에 죽을 것처럼 시들시들하던 인간 같지 않았다.그 장면을 본 선장은 가슴이 칼로 에이는 것 같았다.지금까지 어부생활을 하면서 처음으로 이런 악당들을 만났다.“너희들 뭐하는 짓이야? 방금 우리가 너희를 살렸어.”선장은 은혜를 원수로 갚는 놈들의 행위가 이해되지 않았다.“우리를 구했다고?

  • 군신의 귀환   제2504화

    “맞아.”염구준은 소녀의 몸에서 악한 기운을 느꼈지만 덤덤하게 말했다.기운만 보아도 사람 몇 명을 살해한 것 같았다.“날 잡으러 왔어요?”로사는 비수를 꽉 쥐고 또 물었다.“아니야. 길이나 안내해.”염구준이 그 사이 소녀를 관찰한 결과, 무술을 배우기에 좋은 재목이었지만 아쉽게도 인도할 스승이 없었다.두 사람은 오늘 처음 만났으니 더는 소녀의 일에 상관하지 않기로 했다.“휴, 무례하게 대해서 죄송해요.”그제야 로사는 비수를 넣으며 사과했다.소녀는 앞장서 가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방금 싸우려는 자세만 봐도 건장한 남자를 상대하는 것은 문제없어 보였다.선장 침실에 도착하자 로사는 이불을 바꾸고는 한마디만 하고 떠났다.“쉬세요. 음식이 되면 여기로 가져다 줄게요.”“그래. 볼일 봐.”쿵!염구준은 문을 닫고 침대에 쓰러져서 잠들었다.이런 포근함을 오랜만에 느끼는 것 같았다.그리고 머릿속에 그동안 발생했던 일들을 정리했다.황계웅에게서 옥패의 단서를 발견하고, 유동심연에 도착했을 때 나머지 세력이 따라온 덕에 비슷한 정보를 얻었다는 것을 알아냈다.이 정보는 어쩌면 같은 사람이 흘렸을 수도 있다.그리고 심해에서 봤던 가짜 옥패는 흑풍의 표식을 남긴 것을 보아 틀림없이 그놈의 짓이다.이 모든 상황을 종합해 볼 때, 상황은 이랬을 것이다.몇 년 전에 흑풍이 심해에서 진짜 옥패를 찾았는데 위험한 곳이란 걸 알고 적을 죽이려고 함정을 판 것이다.마침 강적을 만난 그는 시기가 되자 일부러 고대 옥패의 단서를 남겨 죽이려고 했는데, 계획과 다르게 적의 육신이 극한 경지에 도달하게 만들었다.…이런 생각을 하다가 염구준은 잠에 빠졌다.밖에 날씨가 화창하고 바람도 적게 불어 항행하기 딱 좋았다.이번은 선장이 직접 나서서 전속으로 달리고 있었다.지금 그는 빨리 부두에 도착하여 염구준의 돈을 받는 즉시 선박에서 내보낼 생각이었다.어쩐지 그는 사람이 아니라 핵폭탄 같았다.조종석에서 할 일이 없는 몇몇 선원은 여유롭게 커피를 마시며 잡

  • 군신의 귀환   제2503화

    그의 재력이라면 대형 수영장을 만들어 향유고래를 키울 수도 있지만 바다가 고래의 고향이라 그러지 않았다.“선장, 고래가 엄청난데 잡지 않아요?”갑판에서 몸이 건장한 흑인 선원이 불만을 토로했다.눈앞에서 헤엄치며 돌아다니는 것이 전부 돈이니 그럴만했다.“독수리, 주둥이 닥쳐!”선장은 아직도 누군가 향유고래에 미련을 두자 버럭 화를 냈다.염구준이 어디 출신인지 모르겠지만 그가 발산하는 기운은 보는 사람이 등골을 오싹하게 만들었다.독수리가 염구준을 힐끗 보고는 어쩔 수 없이 옆에 쭈그리고 앉았다.나머지 선원들도 감히 반박하지 못하고 선장의 명령을 기다리고 있었다.“저기, 아직 볼일이 남았어요?”선장은 염구준이 조용히 앉아 있자 조심스럽게 물었다.“여기서 가까운 부두로 데려다줘요.”염구준은 끝없는 바다를 보며 나지막하게 말했다.이곳은 바닷가와 멀리 떨어져 있어 일단 상륙한 후에 어떻게 할지 계획을 세울 생각이었다.“그게…”선장은 난처한지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어려우면 말씀하세요. 그렇다고 폭행을 휘두르면서 강요하지 않으니까.”염구준은 선장의 태도가 이상한 걸 눈치채고 분명하게 말했다.선박은 어부들 것이니 강제로 빼앗지 않을 것이다.그의 말에 선장은 솔직하게 말했다.“우리는 고래를 잡아서 생계를 유지해요. 이제 나와서 한 마리도 잡지 못했는데, 이대로 돌아가면 손해가 엄청납니다.”그들은 염구준이 무섭지만 돈을 벌지 못해 가족들이 굶는 것이 더 무서웠다.“그런 거라면 어렵지 않아요. 얼마를 원하세요? 육지에 도착하면 내가 줄게요.”염구준에게 있어 돈으로 해결하지 못할 일은 없었다.“100만 달러. 약속을 지켜야 합니다.”선장은 믿지 않는지 거액의 가격을 부르면서 떠보았다.듣기에 높은 가격이지만 따져보면 수리비용, 연료, 인건비 등등 모두 제외하면 얼마 남지 않으니 합리적인 가격이었다.“이걸로 담보할게요. 어차피 당신네 선박에 있으니까 도망치지 않아요.”염구준은 상대방이 걱정하는 걸 알아차리고 딸에게 선물하려고 주은 주먹

  • 군신의 귀환   제2502화

    이튿날, 미지의 바다에서 향유고래 한 마리가 헤엄치고, 등에 한 사람이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있었다.그 사람은 바로 염구준이었다.사방에 온통 푸른 바다라 지금 어느 곳에 있는지도 알 수 없었다.지금은 고래가 바닷가로 데려가기를 기대하는 수밖에 없었다.“고래야, 잘 부탁한다.”“우웅!”둘은 서로의 말을 이해했는지 모르겠지만 수시로 교류했다.염구준이 눈을 감고 운기조식하다가 배고프면 심해의 눈물로 에너지를 보충했다.신기한 것은 한 방울만 먹어도 하루를 버틸 수 있었다.뿌우우우웅!그때 멀리서 선박 소리가 들렸다. 염구준은 눈을 번쩍 뜨고 소리를 질렀다.“저기요! 여기 사람 있어요!”목소리에 기운을 담았더니 쩌렁쩌렁한 소리를 지를 때마다 수면이 음파에 진동하는 것 같았다.어디선가 나타난 선박에 그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슥!그런데 선박에 다가간 순간, 상대방이 고래를 잡는 쇠고랑을 발사하는 것이었다.염구준은 재빨리 검기로 밧줄을 잘라버렸다.선박은 그를 구하러 온 것이 아니라 향유고래를 잡으러 온 것이었다.생각하지 않아도 고래의 용연향을 얻기 위함일 것이다.스스슥!선박에 있는 사람들은 고장난 줄 알고 이번에 작살을 던졌지만 역시 염구준에게 잘려서 바다 밑으로 들어갔다.상대방과 가까워지자, 염구준은 그들의 선박에 번쩍 뛰어올라 엄숙하게 경고했다.“멈춰. 아니면 무력으로 대응할 거야.”선원들은 대부분 기운이 없는 평범한 어부였다.그들은 염구준이 먼 곳에서부터 뛰어올라오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는지, 제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았다.“여기서는 고래를 잡는 걸 허락해요.”한참 뒤, 선장은 국제 감독기관에서 온 줄 알고 시큰둥하게 대답했다.“이 고래는 내 친구예요. 어떻게 할지 잘 알겠죠?”염구준은 선장을 노려보며 차갑게 되물었다.“알았어요. 이 사람 말을 못 들었어? 당장 작살을 내려놔!”선장은 상대방이 보통이 아니란 걸 눈치챘는지 바로 선원들에게 지시했다.그러자 당황한 선원들은 정신을 차리고 지시대로 작살을 내려놓았다.염구

  • 군신의 귀환   제2501화

    감히 그의 전우나 다름없는 고래를 잡아먹으려고 하다니, 절대 용서할 수 없었다.만약 향유고래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아마도 지금쯤 심해 밑에서 죽었을 것이다.“염 선생님, 안 돼요!”당황한 노신기 일행이 다급히 나서서 말렸지만 염구준은 듣지 않았다.그는 요트를 타고 서해충에게 다가가 검을 휘둘러 공격했다.“당장 토해!”염구준은 두 손으로 검을 들고 번쩍 뛰더니 위에서 서해충을 자르려고 했다.오늘 무슨 일이 있어도 고래를 살려낼 것이다.“하악!”뿔난 서해충이 나지막하게 울부짖더니 커다란 입을 벌이고 염구준을 통째로 삼키고는 물속으로 들어갔다.그 장면을 본 사람들은 모두 경악하고 말았다.심지어 천기문의 고위층들도 진정할 수 없었다.“염 선생님!”“안 되겠어. 모든 음성탐지기를 던져!”노신기는 당황한 마음에 맞서 싸우려고 명을 내렸다.유동심연의 사방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어 이번에 오면서 대량의 음성탐지기를 챙겼었다.그러나 워낙 위력이 강한 무기라 함부로 사용하지 않았는데, 지금은 그런 걸 따질 때가 아니었다.‘염 선생님, 제발 잘 버텨줘요.’촤아악!이제 막 음성탐지기를 내려놓고 가동하려고 할 때 눈앞에서 거센 물보라가 솟구치는 것이었다.해저 지진으로 거센 파도가 밀려오면서 일으킨 쓰나미였다.“다들 선실로 들어가!”위급한 상황에서 노신기는 어쩔 수 없이 먼저 가문을 지켜야 했다.선박 세 척은 쓰나미에 밀려 먼 곳까지 흘러갔다.한편, 바다 밑은 난리도 아니었다.서해충 체내에 들어간 염구준은 선사 시대의 바다 생물과 전력을 다해 싸우고 있었다.그가 공격할 때마다 서해충은 심한 고통을 느꼈는지 커다란 몸집을 꿈틀거렸다.실은 서해충이 삼킨 것이 아니라 그것이 도망칠까 봐 염구준이 스스로 잡혀 먹힌 것이었다.한참 공격하면서 돌진했더니 드디어 향유고래가 있는 곳까지 다가갔다.“구자검법! 검일참공!”그는 기운을 폭증시켜 강력한 살술로 서해충의 몸에 길이가 10미터되는 상처를 냈다.잘린 부위에서 바닷물이 역류하여 들어올 때, 염구

  • 군신의 귀환   제2500화

    동물의 감각은 때론 인간보다 훨씬 뛰어났다.특히 바다에서 자란 생물이라면, 웬만한 레이더보다도 훨씬 빨리 감지할 수 있었다.쿠쿵!혹시라도 싸울 수 있기 때문에 다들 몸에서 기운이 폭발하듯 뿜어져 나왔다. “아래쪽에서 뭔가 빠르게 올라오고 있어.”염구준은 날카로운 눈으로 바다밑을 바라보며 말했다. 작은 검은 점 하나가 눈에 보일 정도로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었다.아직 수면까지 오지도 않았는데, 그 그림자는 이미 성체 향유고래와 맞먹는 크기였다.‘설마, 진짜 서해충이 있는 건가?’“목표가 공격 범위에 진입했습니다. 모든 작살 준비 완료했습니다.”대원들은 지시가 떨어지고 나서 3분도 안 되는 짧은 시간내에 모든 준비를 마쳤다.“쏴!”노신기는 참을성 없이 바로 명령을 내렸다.‘망했다!’염구준은 말리려고 했지만 결국 말리지 못했다.물속의 거대한 생물체는 어선보다도 커서 자칫하다간 오히려 배가 끌려갈 수도 있었다.슥! 슥! 슥!고래를 잡을 수 있을 정도로 큰 세 척의 어선에서 수십 발의 대형 작살이 물밑의 검은 그림자를 향해 발사되었다.타겟의 몸집이 컸기 때문에 대부분의 작살이 정확하게 꽂힐 수 있었다.“끌어 올려!”노신기는 고래 잡이를 할 때 쓰던 방식을 운용하며 숙련하게 명령을 내렸으나 기계를 최대치로 올려도 타겟을 끌어오리지 못했다.이에 조타실에서 다급하게 소식을 전했다.“큰일입니다. 어선이 저것에 의해 유동심연 쪽 소용돌이로 끌려가고 있어요!”배는 엄청난 속도로 끌려갔다. 배 자체가 전속력으로 질주하는 것과 다를 바 없는 속도였다.“밧줄을 끊어!”염구준은 노신기의 무전기를 낚아채고 지휘권을 넘겨받았다.“속도가 너무 빠른 탓에 꽉 감겨서 끊을 수가 없습니다.”조타실에서 절박한 답변이 돌아왔다.현대식 어선은 전부 인공지능 시스템이라 이 상황에서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우웅!염구준은 결국 검기를 날렸고, 날카로운 검광이 연달아 번쩍이며, 단숨에 밧줄들을 잘라냈다.이에 배가 거대한 관성에 휘청이며 흔들렸고, 균

  • 군신의 귀환   제2499화

    오늘 만약 염구준이 도와주지 않았다면 그들은 전부 물고기들의 먹이가 되었을 것이다.“빨리 항행하라고 하세요. 뭔가 이상합니다.”염구준의 갑작스러운 말에 사람들은 이해가 되지 않아 어리둥절해졌다. “네, 말하고 오겠습니다!”그러나 눈치가 생긴 사람들은 염구준의 뜻을 알지 못해도 그대로만 하면 된다는 걸 알고 있어 곧바로 달려갔다.그들은 염구준을 한치도 의심하지 않았다.염구준은 흡족해 고개를 끄덕이고는 수면을 바라보며 물었다.“스텔라성의 성주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으십니까?”이번에 스텔라성의 성주는 두 개의 판을 짰는데, 하나는 겉면으로 보이는 부성주 베르였고, 다른 하나는 오랫동안 숨어있던 노대영이었다. 다른 걸 다 따지고 나서 판을 짠 것만 본다면 정말 훌륭한 계획이었다.그랬기에 염구준은 그를 중시했다.노신기와 아타는 미간을 찌푸리고 서로를 바라본 뒤, 늙은 아타가 입을 열었다. “성주의 이름은 노세입니다. 압도적인 실력의 소유자로, 진 적이 없습니다.”“하지만 지난 20년간, 외부에서는 그의 모습을 본 이가 없습니다. 폐관 중이라는 소문도 있고, 이미 사망했다는 이야기도 돌고 있지요.”“그의 정보는 극히 제한적이라, 저희도 아는 게 많지 않습니다.”이야기를 들은 염구준은, 오히려 흥분한 듯한 웃음을 지었다.“흐음, 전부 사실이라면 꽤 괜찮은 상대가 되겠군요.”방금, 막 육체의 극한을 돌파한 염구준은 적당한 시험 상대가 필요했다.‘대단해.’주변 고위 간부들은 속으로 그렇게 생각하면서 염구준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다만 약간 이해가 되지 않을 뿐이었다.스텔라성 성주 같은 괴물은, 대부분 기겁하며 피하려 하는데, 정면 승부를 기대한다니까 말이다.“그나저나 염 선생님, 전에 올라오실 때, 인원이 적던데, 혹시 아래에서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노신기는 다른 걸 얘기하기 위해 화제를 돌렸다.“아, 이거 아십니까?”그의 손에는 투명한 비닐에 담긴 작은 물방울이 들려 있었는데, 외부에는 진기가 감돌았다.‘어라?’조금 더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