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산할 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만면에 웃음을 머금고 신의 물을 기다리고 있었다.웃으면서 기꺼이 자신의 목숨을 내다니 정말 개탄할 수가 없었다.호찬은 두 사람의 뒷모습을 보며 도명욱 옆으로 걸어갔다.“주인님. 염구준이 전력을 다하지 않았어요. 조심하세요.”쿵!만면에 웃음을 머금던 도명욱의 표정이 갑자기 굳어지더니 주먹으로 호찬의 가슴을 세게 쳤다.“닥쳐, 방금 시탐했는데 내가 그걸 모르겠어? 이미 졌는데 창피하게 또 핑계를 대서 실력을 더 떠보라는 거야?”그는 자신의 판단만 믿고 부하의 의견은 듣지 않았다.억울하게 한 방 맞은 호찬은 더는 말하지 않았다.산 아래에 도착한 염구준과 용준영은 차를 타고 서서히 떠났다.“준영아, 소봉산의 지형을 얼마나 기억했어?”“90%는 기억했어요.”용준영은 사실대로 대답했지만 그의 의도를 알 수 없었다.“충분해. 내게 계획이 있는데 네가 가서 준비해야겠다.”염구준은 말하면서 메시지를 보냈다.“네. 이따가 볼게요.”용준영은 메시지 도착한 알람음을 들었다.그리고 염구준은 생각하면서 몇 가지 세부 사항을 다시 조정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집에 도착했다.진숙영은 이제 명상하지 않고 손태석과 함께 식사하고 있었다.드디어 정상으로 돌아온 것이다.하지만 한 구석에 아직도 삼신상이 있었다.진숙영이 아직 완전히 포기하지 않았다는 것을 설명하니 더 노력해야 했다.“구준이 왔어?”진숙영이 해맑게 웃으면서 맞이했다.그동안 염구준이 한 일들은 생각하면 가족을 위해서 꽤 애를 쓴 것 같았다.“장모님, 안색이 많이 좋아지셨어요.”염구준은 식탁 옆에 다가가며 말했다.아직 철저하게 삼선 클럽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않았지만 그 무리들과 함께 미친 짓은 하지 않았다.저녁에 퇴근하고 돌아온 손가을은 어머니의 모습을 보고 기쁜 나머지 눈물을 글썽거렸다.최근 진숙영의 일로 다들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는데 드디어 해결되어서 너무 기뻤다.한 가족은 기쁨에 젖어 있었다.그날 저녁, 염구준 부부는 바로 자지 않고 이야
“지금 볼일이 있어서 이만 끊을게요.”도명욱은 대답하지 않고 끊어버렸다.어제 대결에서 졌지만 염구준이 자신을 해칠 수 없다는 생각에 담이 커진 것이다.염구준은 바로 용준영에게 전화를 걸었다.“형님, 무슨 일이 있습니까?”“어제 지시한 일은 잘 준비했어?”“밤새워서 준비를 마쳤어요. 아직 리허설을 못해서 효과가 어떨지 모르겠네요.”용준영은 사실대로 대답했다.밤을 새우면서 준비를 마친 지 10분이 지났을 무렵에 염구준이 전화한 것이다.시간이 워낙 촉박해 이 정도밖에 할 수 없었다.정말 최선을 다했다.“30분 내에 정리하고 날 데리러 와.”염구준은 효과 같은 건 따지지 않았다.인생에 리허설이란 많지 않았다.대부분 준비할 시간도 없이 바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지 않은가.이번 계획이 성공하면 염구준은 청해에서 삼선 클럽을 무너트리고 대중들의 마음속에 자리 잡은 신의 존재까지 파괴할 수 있다.비록 이른 아침이지만 지금 소봉산에 삼선 클럽 직원, 회원 그리고 신자들로 북적거렸다.산기슭에 아침 식사를 제공하는 포장마차가 들어섰는데, 장사가 너무 잘 되어 사장님의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새벽에 온 사람들은 좋은 자리를 맡았지만 이제 온 사람들은 산기슭에 자리를 잡았다.그 속에 진숙영의 얼굴이 보이고 주변에 평소 알고 지내던 사람들이 몇 명 있었다.“숙영 씨, 그 집 사위가 몇 번이나 삼선에게 불경하게 대했으니 이따가 더 정성을 다해 경배해야 해요.”“맞아요. 삼선님이 우리한테 주신 은혜가 더 많다는 걸 일반 사람들은 상상하지도 못할 거예요.”옆에서 설득했지만 진숙영은 대답하지 않고 멍하니 서 있었다.도명욱의 연락을 받고 귀신에 홀린 듯 이곳에 왔지만 마음이 몹시 심란했다.그녀의 반응을 본 사람들은 더는 말하지 않았다.필경 그녀는 VIP회원이라 신분부터 달랐다.만약 가족들이 소란을 피우러 왔다면 소봉산 입구부터 차단했을 것이다.시간이 흘러 산에 사람들이 점점 많이 몰렸다.그때 산 곳곳에 안내방송이 울려 퍼졌다.“여러분, 소
어느 정도 돈을 모으자 안내방송에서 격동하는 목소리가 울렸다.“삼선님에 대한 여러분의 성의에 너무 감사합니다. 신의 강림이 곧 시작합니다. 이것은 삼선님이 여러분에게 드리는 은혜이니 마음껏 즐기시길 바랍니다.”말이 떨어지자 신자들의 얼굴에 엄청난 기대가 넘쳤다.그들 모두 조용히 신이 강림하길 기다렸다.신이 강림할 때마다 어떤 사람은 좋은 배우자를 만나고, 어떤 사람들은 영생할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었다.“저기 보세요. 하늘에 칠색 구름이 나타났어요.”누군가 하늘을 가리키며 소리 질렀다.그 말에 신자들은 하나 같이 하늘을 쳐다보았다.성스러운 장면에 다들 속으로 감탄했다.삼선이 강림하기 전에 모두 이런 현상이 나타났었다.곧 하늘에 뭔가 나타나더니 빠른 속도로 소봉산으로 이동했다.하늘에서 검은색 점이 점점 확대되어 근처에 도착했을 때 갑자기 황금색 빛을 발산했다.황금색에 눈이 부셨지만 다들 똑똑히 보았다.커다란 연화대에 백발 선풍도골의 노인이 앉아 있었다.이런 모습은 노인들에게 친근감을 주었다.삼선 클럽의 수단은 꽤 훌륭했다.스스슥!연대가 구름을 갈라 소봉산의 위에 이르자 노인은 천천히 일어서서 연꽃을 밟으며 내려왔다.그 모습은 어느 각도로 봐도 살아 있는 신선이 따로 없었다.“신선님을 뵙습니다.”경배하러 온 신자들은 모두 고개를 숙여 무릎을 꿇었다.처음으로 이런 장면을 본 사람들은 의심할 수조차 없었다.“하하하. 예를 거두십시오. 나를 봤다는 것은 여러분이 선과 인연이 있다는 것을 설명합니다. 오늘은 삼선 클럽에서 한 사람이 저와 인연이 있기에 선궁에 모시려고 합니다.”그 말에 다들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자신에게 행운이 차려지길 기대했다.“그분안 바로 진…”쿵!노인이 이름을 부르려던 찰나, 활활 타오르는 불덩어리가 그를 향해 돌진했다.다행히 가볍게 몸을 돌려 불덩어리를 피해 다치지는 않았다.허공에서 불덩어리를 날린 사람은 이내 사람들의 시선에서 사라져다.갑작스러운 기습에 이름을 완전히 부르지 않았지만 다들 진씨
허공을 친 공격은 일정한 거리를 가다가 사라졌다.신자들은 신선의 싸움을 직접 보았지만 아무런 에너지 파동도 느끼지 못했다.마치 영화를 보듯 편히 감상했다.한편, 수십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천지를 뒤흔드는 듯한 싸움이 일어났다.그것도 쌍방 모두 반천인 경지에 도달한 고수였다.바로 염구준과 도명욱이다.이쪽 배치는 조금 특별했다.노천인데도 수많은 도구들이 놓여 있어 촬영장을 연상하게 했다.하늘색 천이 특별히 이목을 끌었다.전에 염구준은 수많은 정보를 입수하여 상대방의 수법을 눈치챘다.모션 캡쳐로 새로운 형상을 만들고 또 소공성상, 거울 반사 원리를 이용해 사람을 확대한 후 소봉산에 반사한 것이었다.그렇게 하면 신자들은 눈앞에 신이 강림하는 것을 볼 수 있다.염구준은 이 기회를 기다렸다.바로 신이 강림하는 시기를 빌어 벼락 같은 공격을 퍼부었다.모두가 보는 앞에서 삼선 클럽의 수작을 폭로할 생각이었다.한 편, 용준영은 특수효과팀을 이끌고 땀을 흘리며 뛰고 있었다.처음에 작은 문제가 발생하여 염구준이 어쩔 수 없이 얼굴을 가리자 용준영은 방심할 수 없어 정신을 똑바로 차렸다.두 사람이 싸우는 장소는 소봉산 하늘에 비해 훨씬 소박했다.“제법 실력이 뛰어나구나. 자네 선궁에 가입하여 무공에 더 많은 깨달음을 얻고 싶지 않은가?”도명욱은 신선처럼 느릿하게 말했다.사실 싸울 때 연기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하지만 멀리서 신자들이 지켜보고 있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연기해야 했다.“하하하. 사악한 악마들이 선궁이라 자칭한다니 오늘 정의를 대신해 너희들을 소멸하겠다.”염구준은 소봉산에 있는 신자들이 들으라고 일부러 이렇게 말했다.이번에 진숙영을 수렁이에서 구할 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까지 구하고, 삼선 클럽이 용하에 미치는 영향력을 송두리째 뽑아버릴 것이다.만약 청해 지부만 처리한다면 다른 것을 고려하지 않고 바로 움직였다.“건방지구나. 네 실력으로 나를 소명할 수 없다.”도명욱은 염구준과 수백 번을 치고 박아도 밀리지 않자 자신감
그는 절대적인 우세로 일격에 소멸할 생각이었다.강력한 기운이 다가오자 위험을 감지한 도명욱은 온몸의 기운을 끌어서 공격을 막았다.소봉산에 수많은 사람들이 신의 강림을 지켜보고 있으니 도망갈 수 없었다.도망가면 삼선 클럽의 평판이 이로서 망가지게 된다.‘죽는 한이 있어도 끝까지 버티자!’염구준은 입꼬리를 올리며 도명욱에게 검을 휘둘렀다.남극 빙원에서 돌아오는 도중에 한 검법을 터득했는데 이 참에 위력을 시험해 보고 싶었다.“구자검법, 검일참공.”이 검법은 쇄산에서 비롯되고 검기의 에너지를 압축한 것으로 위력이 얼마나 강력한지 곧 알게 될 것이다.촤아악!힘을 축적하는 시간은 쇄산의 절반 시간도 들지 않았다.전신의 검기가 검에 흡수되어도 전혀 흩어지지 않았다.염구준은 힘을 통제하는 능력이 또 한 단계 상승했다.‘기운이 약해졌어.’도명욱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강력한 기운은 여전히 있는데 에너지가 그렇게 강하지 않은 것 같았다.그가 망설이는 사이에 염구준의 구자검이 가슴을 찔렀다.“젠장!”도명욱은 어디가 잘못됐는지 몰랐다.하지만 더는 참지 않고 토 원소의 힘을 끝까지 끌어올렸다.쿵! 쿵!토 원소의 힘이 급속이 응집되면서 6면의 벽이 바닥에서 솟아올랐다.하지만 과도하게 기운을 사용한 탓에, 몸이 버티지 못하여 입과 코에서 피가 흘렀다.목숨을 건 싸움이 되어버린 것이다.“파괴!”염구준이 한마디 하자 검 끝에서 두꺼운 벽이 마치 두부를 자르는 것처럼 쉽게 부서졌다.순식간에 6개 벽이 와르르 무너졌다.도명욱은 팔을 교차하여 청동색 방패를 만들고 자신을 보호했다.매서운 공세 앞에서 바보처럼 당하는 것보다 자신을 보호하는 것이 훨씬 나았다.다시 말해서 청동색 방패는 보호 효과가 있었다.윙!그때 검명이 울리더니 구자검이 서늘한 빛을 발산하면서 도명욱의 두 팔을 가볍게 잘라버렸다.검 끝이 그의 가슴에 닿았을 때 무언가에 저지당하여 멈추었다.‘연내갑이군.’퍽!검광이 번쩍이며 도명욱의 가슴을 뚫고 들어갔다.하지만 상처가 깊
“너희들은 모두 악당의 유혹에 넘어가 억울하게 돈을 착취당했다. 어서 돌아가거라.”말을 많을수록 실수할 확률이 크기에 더는 쓸데없는 말을 늘어놓지 않았다.이미 최선을 다했으니 정신을 차릴 수 있는지는 모두 본인들에게 달렸다.모든 것을 해결한 염구준은 용준영에게 장비를 끄라는 지시를 하고 차를 타고 소봉산으로 향했다.그의 장모 진숙영을 마중하러 가는 것이다.차에서 염구준이 반복해서 당부했다.“이번에 잘했어. 하지만 누구도 알면 안 돼. 아니면 헛수고만 하게 될 거야.”연기하려면 끝까지 완벽하게 하고 절대 허점을 드러내면 안 되었다.“형님, 걱정 마세요. 제가 엄선해서 뽑은 사람들이라 입이 무겁습니다.”용준영이 장담하자 염구준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됐어.”그가 하는 일이라면 믿을 수 있었다.이번 작전에서 전반적으로 순조로웠고 전에 작전에 비해 크게 다르지 않았다.하지만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진숙영의 반응을 살펴보고 결정을 내려야 했다.“형님, 이번 작전은 신의 한수였어요.”용준영이 웃으면서 칭찬했다.그는 무술에 소홀하지만 머리를 똑똑했다.“제법이야. 많은 걸 배웠나 보지.”염구준은 제법 성장한 용준영이 기특하여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삼선 클럽에서 뿌린 씨를 이용해서 내막을 알게 되었으니 어느 정도 단서를 찾은 셈이었다.그래도 끈은 맺은 사람이 풀어야 하는 법, 그들이 소봉산에 왔을 때 현장은 이미 아수라장이 되었다.전혀 명승지라는 이름에 어울리지 않았다.오늘 신선이 연대를 타고 강림했는데 화인에게 살해되어 한 마리 여우가 되었다고 떠들었다.모든 것이 꿈 같고 소설을 보는 것 같았다.여기서 중점은 신선이 여우로 변했고 화인이 삼선 클럽은 모두 악당이라 믿지 말라는 것이었다.청해에서 어렵게 세력을 키운 삼선 클럽의 평판은 철저히 무너졌고 빠른 속도로 용하에 퍼졌다.그들이 몇 년 동안 세운 계획은 염구준의 똑같은 수법으로 물거품이 되었다.“도로에 차를 세워. 장모님을 모셔와야겠어.”염구준이 진숙영을 발견한 것이다.
전에 가족들이 계속 설득한 것을 생각하면 정말 마음이 착잡했다.모두 마음이 착해서 그녀가 수렁이에 빠져도 계속 곁을 지키고 설득했다.“안 돼요. 어디도 못 가요. 무조건 우리랑 같이 가야 해요.”노인은 발끈하며 진숙영의 손목을 잡고 놓지 않았다.진숙영의 지원이 없으면 청해시를 나가서 고생만 하게 될 것이다.“그 손 놓으세요!”그때 염구준이 싸늘하게 말하며 그녀의 옆에 나타났다.노인이 아니었다면 진작에 싸대기를 날렸다.“구준아, 말로 하고 손을 대지 마.”진숙영이 설득했다.다들 알고 지낸 지 오래되어서 서로 얼굴을 붉히기 싫었다.하지만 지금 참는다면 상대방에게 호구로 보일 것이다.“안 놓으면 어쩔 건데?”노인이 급기야 생떼를 부리기 시작했다다른 사람 혹은 다른 지역에서 염구준 앞에서 이런 태도로 말했다면 바로 죽임을 당했다.하지만 노인도 삼선 클럽에 속은 불쌍한 사람이었다.“난 노인을 때리지 않아요!”염구준은 목소리를 올리며 기운을 발사했다.무서운 살의를 느낀 노인은 깜짝 놀라 얼어붙고 말았다.옆에서 기운의 영향을 받은 사람들도 숨이 쉬어지지 않았다.“장모님, 이제 가시죠.”염구준은 두 손가락으로 노인의 손을 튕겨 버리고 진숙영에게 웃는 얼굴로 말했다.“구준아, 나…”그 모습에 진숙영은 목이 메어서 말을 잊지 못했다.그동안 본인이 한 행동을 생각하면 부끄럽지 그지없었다.“장모닌, 일단 집에 돌아가요. 할 말이 있으면 차에서 얘기해요.”염구준은 저쪽에 주차한 차를 가리켰다.”“그러자.”진숙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그녀의 사위는 너무나 훌륭하고 가족이든 회사든 더 말할 것도 없이 따뜻하게 대했다.두 사람이 차가 있는 방향으로 가고 있을 때 뒤에서 욕하는 소리가 들렸다.“배신자, 중도에서 포기하면 삼선님이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실력이 부족하면 목소리가 커진다.탁!염구준은 걸음을 멈추고 돌아서서 산턱에 있는 삼선신을 쳐다보았다.“하마터면 잊을 뻔했네.”삼선 클럽 회원들은 모두 건물
“빨리 삼선상 조각을 모아서 붙여요.”이미 산산조각이 나거나 가루가 된 석상을 어떻게 모아서 붙인다는 말인지, 그저 심리적 위안을 찾기 위함일 뿐이다.염구준은 이미 최선을 다했으니 나머지는 본인의 의지에 달렸다.그가 인내심을 갖고 진숙영을 천천히 인도한 덕에 마음을 돌려서 다행이었다.만약 삼선 클럽에 찾아가 파괴하고 도명욱을 살해해도 진숙영은 빠져나올 수 없을 것이다.차에 탄 후, 염구준은 더는 소봉산에 관여하지 않고 떠났다.그때 멀리 떨어진 곳에 한 그림자가 빠른 속도로 뒤를 따르고 있었다.이상한 것을 감지한 염구준이 뒤를 힐끗 쳐다보더니 신경 쓰지 않았다.얼마 지나지 않아 집에 도착했다.집에서 손가을과 손태석이 안절부절하며 기다리고 있었다.염구준이 진숙영을 꼭 데려올 테니 안심하라고 하지 않았다면 당장 나가서 찾아다녔을 것이다.끼익!부녀가 초조해할 때, 문이 열리면서 염구준과 진숙영이 들어갔다.“엄마, 다시는 거기 가지 마. 얼마나 걱정했는지 몰라.”손가을은 어머니를 부둥켜안고 통곡했다.“여보, 오늘 아침에 갑자기 사라지고 휴대폰도 두고 나가서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아?”손태석은 말하면서 눈물을 글썽거렸다.오늘 아침 같은 상황에 무슨 일이 발생하지 않았나 싶어 정말 두려웠었다.“미안해. 그동안 내가 꼬임에 넘어가서 돈을 함부로 쓰고 걱정을 끼쳤어.”진숙영은 딸을 꼭 끌어안고 연신 미안하다고 사과했다.이틀 전에 삼선 클럽의 간부와 딸을 협박했던 일을 생각하면 너무 괴로웠다.손가을은 어머니가 각성한 것을 느끼고 환하게 웃었다.오늘 같은 날이 오기를 오랫동안 기다렸다.손태석도 깜짝 놀라 기쁜 마음을 어떤 말로 표현할지 몰랐다.“됐어. 장모님은 다시 클럽에 가지 않을 거야. 그리고 청해 지부도 이미 철저히 망했어.”염구준도 가족이 화목한 모습을 보자 그동안 초조했던 마음이 사라졌다.무슨 영문인지 모르는 부녀는 얼떨떨한 표정으로 그를 쳐다봤다.신선대전의 영상이 세상에 퍼졌지만 이미 마음이 떠난 진숙영은 쳐다보지도 않았다
염구준은 피식하며 비웃을 뿐, 두려운 기색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수백 명의 무리는 그런 염구준을 멍청이를 보는 것처럼 이상한 표정을 지었다.이렇게 많은 깡패들이 모였는데 한 명이 한 대만 쳐도 상대방을 쉽게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헤르빈은 단단히 뚜껑이 열렸다.평소 타인이 벌벌 떠는 모습을 제일 좋아했는데 염구준이 그를 무시해서 몹시 불쾌했다.“저놈의 사지를 잘라내고 숨만 쉬게 만들어!”“사지를 잘라!”한 무리 오합지졸이 고함을 지르며 기세등등하게 몰려왔다.순식간에 벌떼처럼 달려들자 부두와 선박에서 지켜보던 행인들이 수근거리면서 탄식했다.“에휴, 저 병신은 뭐 하러 건드렸어.”“이 부두에서 또 망령이 한 명 늘어났네.”“헤르빈에게 용감하게 맞서는 걸 봐서 이따가 시체를 수습해 주자.”이런 상황에서 누구도 염구준이 살아남지 못한다고 확신했다.왜냐면 염구준이 움직이지 않고 기운도 끌어올리지 않았기 때문이었다.“곧 도착하겠네.”쿵!그 순간, 갑자기 여러 사람이 무리에서 튀어나와 닥치는 대로 깡패들을 공격했다.최전방에 나서서 공을 세우려던 깡패들은 어느 하나 살아남지 않았다.“한 발짝만 나오면 바로 죽는다!”“감히 염 선생을 공격해? 죽고 싶어?”몇몇 무술인이 염구준의 앞을 막으며 단번에 상황을 통제했다.만약 그들이 협박하지 않고 진짜로 싸운다면 이 깡패들은 한 명도 살아남지 않을 것이다.“때마침 잘 오셨어요.”염구준은 앞에 나타난 일행을 보며 한마디했다.뜻밖에도 아타와 노신기 외에 대어당, 안설홍, 레온의 가주까지 나설 줄은 몰랐다.솔직히 그들과 친한 사이도 아닌데 나선 것이 조금 의아했다.“염 선생, 부디 우리 가문을 위해 복수해 주십시오!”일행은 갑자기 돌아서서 무릎을 꿇었다.염구준은 그들의 눈빛에서 분노와 증오가 가득한 것을 보았다.“스텔라성이 공격했어요?”그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유동심연에서 스텔라성이 큰 손해를 보았지만 우두머리 성주가 나타나지 않았다.노신기는 두 눈을 붉히며 주먹을 꽉 쥐
맨 앞에 선 남자는 눈 한쪽만 안대를 하고 왼손에 쇠고리를 낀 흉악하게 생긴 털북숭이였다.“헤르빈! 담배 한 대 피우시죠.”그 남자를 본 선장은 흠칫 놀라더니 빠른 걸음으로 다가가 담배를 건넸다.이곳의 부두는 크지 않지만 헤르빈의 말이라면 아무도 반항하지 않았다.“형님, 벌써 돌아왔어? 큰 돈을 벌 좋은 일이 생겼나 보네. 나도 껴줘.”헤르빈은 담배를 받으면서 다정하게 불렀다.솔직히 말해서 중간에서 이득을 챙기려는 수작이었다.“무슨 말씀입니까? 선박이 고장 나서 수리하려고 일직 돌아왔어요. 정말 재수없기도 하죠.”촤아악!그런데 선장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헤르빈이 뺨을 날리는 것이었다.그는 가식적인 웃음을 거두고 싸늘하게 협박했다.“영감탱이, 좋게 말할 때 다 불어. 절반씩 이윤을 나누면 용서해 줄게. 아니면… 흥!”이 구역은 각 세력들이 관리하고 있기에 제도나 규칙 같은 것은 없고, 주먹이 강한 것이 일인자였다.헤르빈이 날뛰고 있을 때 누군가 앞에서 짜증스럽게 말했다.“비켜. 길을 막았잖아!”“이 자식이 죽고 싶어? 감히 헤르빈 님한테 그 따위로 말해?”청자켓을 입은 부하가 칼을 들고 염구준을 찌르려고 달려들었다.그들은 평소 나약한 어부들을 괴롭히는 것이 습관이 되어서, 이 부두에서 자신들이 일인자이고 자신들의 말이 법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반보천인 무술인 앞에서 이렇게 나댄다면 바로 모가지가 날아갈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쿵!아니나 다를까, 칼이 닿기 전에 염구준은 기운을 발사해 상대방을 살해했다.“헤… 헤르빈 님, 이 자식 죽었어요.”다른 부하가 앞으로 나와 살펴보더니 벌벌 떨며 소리를 질렀다.지금까지 온갖 횡포를 일삼던 그들은 처음으로 살해당하자 현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다.짝!“무슨 개소리야?”헤르빈은 부하의 뺨을 쳐서 경고하고는 염구준을 바라보며 고개를 쳐들었다.“내 사람을 죽였으니까 10억 달러 배상하고 한쪽 손을 잘라.”그는 눈앞의 남자가 전주라 확신하고 노골적으로 협박했다.염구준이 시큰둥하게 대답
염구준은 검갑을 메고 우두머리에게 다가갔다.그의 몸에서 아무런 기운도 느껴지지 않는데 방금 어떻게 복면인을 죽였는지 누구도 제대로 보지 못했다.“다, 당신은 누구야?”우두머리는 버벅거리며 물었다.분명 상대방에게서 아무런 기운도 없는데, 압도적인 기세에 눌려 저절로 몸이 부들부들 떨렸다.“알 거 없고, 했던 말은 다시 반복하지 않아.”염구준이 주변을 빙 둘러보며 복면인을 째려보았더니, 대장 외에 전부 주먹질만 할 줄 아는 평범한 사람이었다.“비켜. 아니면 바로 죽일 거야.”우두머리는 떨리는 손으로 칼을 로사의 목에 겨누었다.“하.”쿵!염구준은 피식 웃고는 갑자기 기운을 발사해 복면인들을 살해했다.뒤로 날아간 우두머리는 무공 실력이 조금 있다고 간신히 목숨이 붙어 있었다.“당신 반보천인이야?”이제야 등골이 오싹해지는 기운을 감지한 우두머리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물었다.“맞아. 나 반보천인이야!”솔직히 염구준은 그들과의 싸움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고 가볍게 대처했을 뿐이었다.원래 기운을 사용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복면인들이 기어코 죽음을 자초했다.“악!”중상을 입은 우두머리는 갑자기 충격을 먹고 기절했다.난생 처음으로 반보천인을 봤는데 그것도 괜히 건드려서 죽음을 당했으니 심정이 참 아이러니했다.염구준이 손도 대지 않았는데 복면인들은 전부 죽고 싸움은 끝났다.선장과 선원들은 대체 무슨 일인지 몰라 어리둥절했다.“여기 정리하세요.”염구준은 태연하게 뱃머리 쪽으로 올라가 수십 킬로미터 떨어진 부두를 쳐다보았다.곧 육지에 오르게 되니 더는 귀찮은 일이 발생하지 않길 바랐다.로사는 고통을 참으며 진심으로 감사를 표했다.“선배님, 감사합니다!”아직 무술계에 발을 들이지 않아 반보천인이 어떤 레벨인지 모르지만, 지금까지 지켜본 결과 아주 강하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다.“내 이름은 염구준이야. 용하 청해에 살아.”방금 소녀의 절묘한 싸움 실력을 보고 염구준은 자신의 이름을 알 자격이 있다고 판단했다.만약 무술계에서 성장한다
선박이 부두에 도착할 무렵, 갑자기 검정 옷 차림에 복면을 쓴 일행이 갑판 위에 나타났다.염구준은 그들의 기운을 감지했다.가장 강한 우두머리는 종사 경지에 도달했는데 한 주먹거리도 안 되었다.이런 실력이라면 뒤에 있는 세력도 강하지 않을 것이다.“여러분, 저희 선박에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선장이 억지로 웃으면서 다가가 물었다.저들의 옷차림새만 봐도 좋은 일로 찾아온 것 같지 않아 감히 건드리지 못했다.스윽!복면인이 번쩍이는 칼을 선장의 목에 겨누면서 나지막하게 물었다.“암살녀는 어디 있어? 당장 내놔.”곁에 있던 염구준은 일단 나서지 않고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다.역시 그의 예상대로 일행은 로사를 찾으러 온 것이었다.“누구요?”선장은 처음 듣는 말에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잔뜩 당황했다.“죽고 싶어?”일행은 더는 묻지 않고 칼로 선장의 목을 베려고 했다.위기의 찰나에 염구준이 나서려고 할 때, 마침 로사가 갑판에 나타나 소리를 질렀다.“나 여기 있어. 무고한 사람들은 해치지 마!”자발적으로 나서서 혼자 상대하려고 하다니, 염구준은 소녀의 용기에 속으로 감탄했다.우두머리는 목표물이 나타나자 단호하게 명령을 내리며 선장을 옆으로 내팽개쳤다.“저 년을 생포해!”열 명 넘는 남자가 몽둥이를 꺼내더니 서로 동선을 맞추며 빠른 속도로 공격했다.하지만 3분도 되지 않아서 로사의 손에 전부 살해당했다.소녀가 싸우는 모습을 지켜보던 염구준이 한마디 평가했다.“무술인이 된다면 로사는 아마 무적의 존재가 되겠네.”거의 완벽한 소녀의 동작에 칭찬을 안 할 수가 없었다.“병신 같은 놈들!”뚜껑이 열린 우두머리는 욕을 하고는 직접 칼을 들고 공격했다.탁!하지만 강력한 남자의 힘으로 로사는 단번에 패배하고 말았다.일반인과 무술인은 힘부터 차원이 달랐다.잇따른 공격에 로사는 구석으로 몰려 피할 길이 없었다.“죽어!”로사가 갑자기 고함을 지르더니 몸을 특별한 모양으로 비틀고 맹렬하게 비수를 무찔렀다.그런데 비수는 우두머리의 가슴을
스스로 조소하던 로사는 카트 아래에서 가운을 꺼내 몸을 감쌌다.상대방이 이런 취향이 아닌데 계속 이러고 있으면 오히려 반감만 생긴다.솔직히 처음으로 당당하게 남자를 유혹하려 하는데 단번에 거절당해서 매우 부끄러웠다.한참이 지나도 말을 하지 않자 염구준이 소녀의 생각을 추측했다.“내가 대신 복수해줘? 탈출시켜줘, 아니면 무공을 알려줘?”“전부 다요!”로사는 그가 전부 맞힐 줄은 상상도 못했다.염구준은 별로 놀라는 기색이 없이 미리 쓴 원고를 던지며 말했다.“거기에 적힌 대로 하면 무공을 터득할 수 있어. 나머지는 너를 도와줄 의무가 없어.”그가 이렇게 호의를 베푸는 것은 소녀가 정말 무공을 배우기에 적합한 인재이기 때문이었다.로사는 실망을 감추지 못했지만 그래도 강요하지 않고 다른 방법을 시도했다.“그럼 내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어요?”“말해.”마침 염구준도 시간이 있기에 로사의 말을 들어주고 나중에 복수하는 것을 포기시킬 생각이었다.그러면서 음식을 먹는 것을 한 번도 멈추지 않았다.로사는 일단 생각을 정리하고 조리 있게 말하기 시작했다.“난 고아예요. 아주 어릴 때 고아원에 들어갔었죠. 그곳은 낙원일 줄 알았는데 원장이 나를 신비한 조직에 팔아버렸어요. 나랑 함께 그곳에 간 아이들은 혹독하고 잔인한 훈련을 받으면서 피비린내 진동하는 살인 도구로 살았어요.”“그러다 반 년 전에 내가 조직의 두목을 죽이고 도망쳤어요. 그곳을 이가 갈리도록 원망해요. 선배님은 실력이 강한 무술인이란 걸 처음 봤을 때부터 알았어요. 나를 가엽게 여기고 옆에 하인으로 있게 해주면 안 돼요?”예상하지 못한 말에 염구준은 흠칫 놀라더니 젓가락을 내려놓았다.“만약 네 말이 사실이라면 사정이 딱하긴 해. 그렇다고 난 도와주지 않아.”그게 진짜인지 가짜인지 모르겠지만 로사는 용하인이 아니기에 더더욱 도와줄 이유가 없었다.그리고 곁에 하인을 두면 귀찮은 일만 생기기에 그럴 필요가 없었다.무공 수련법 한 장을 준 것도 의리를 다한 셈이었다.“그래도 나를 구
염구준은 육신이 극한에 도달한 이후로 공격 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졌다.“너… 악!”촤아악!바다의 유령은 말도 제대로 못하고 비수를 든 손을 부들부들 떨었다.순식간에 뒷목에 서늘한 것이 스치는 것을 느끼다가 의식을 잃고 쓰러져버렸다.나머지 여섯 명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도 모른 채, 피바다에 고꾸라졌다.“내가 준 기회를 소중히 여기지 않은 자신을 탓해.”염구준은 검을 한바퀴 돌려 피를 털어버리고 검갑에 집어넣었다.그 동작은 물 흐르듯 자연스럽고 깔끔했다.“다… 당신 사람을 죽였어.”먼 발치에서 사람이 죽는 장면을 본 선장은 너무 놀라 주저앉았다.로사는 그나마 무덤덤하고 나머지 선원들도 많이 놀랐는지 한동안 말을 하지 못했다.솔직히 일곱 명의 무술인이 어떻게 죽었는지 제대로 보지 못했다.“은혜도 모르는 놈들 죽어 마땅하지 않아요?”염구준은 의아해하며 되물었다.이런 악당들이 죽으면 아무도 자신들을 해치지 않아서 기뻐해야 할 마당에 선장은 바닥에 쓰러진 시체를 보고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그… 그래도 사람이잖아요.”이제 보니 선장은 그동안 잔인하게 고래를 잡았으면서 사람에게 관대했다.만약 염구준이 나타나지 않았다면 로사는 비참하게 당했을 거고, 선장 일행은 비참하게 죽었을 것이다.그때 독수리가 기회를 잡고 맞장구를 쳤다.“저 사람들은 당신을 노리고 왔어요. 그러니까 오히려 우리가 억울하게 당한 거라고요. 당장 우리 선박에서 내려요!”“…”독수리의 말에 선원들은 경악하며 쳐다보았다.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고, 정말 멍청하다고 해야 할지 용감하다고 해야 할지 적당한 표현이 떠오르지 않았다.촤아악!염구준이 인상을 찌푸리며 날카로운 검기를 내리치자 다들 너무 무서워 숨도 제대로 쉬지 못했다.“안 돼요. 아직 아이란 말이에요.”분위기가 살벌해지자 로사가 반쯤 드러난 가슴을 감싸고 독수리의 앞을 막았다.구자검의 검기는 소녀의 옆을 스쳐 바다 표면에 물보라를 일으켰다.염구준은 공격하지 않고 협박투로 말했다.“또 나한테
드디어 구명보트를 탄 일행이 선장의 도움으로 선박으로 올라왔다.모두 여덟 명으로 그동안 먹지를 못했는지 몸은 수척해지고 탈수 증상이 있었다.“주방에서 음식들 갖고 와. 그리고 링겔을 놔줘.”선장은 일행은 관찰한 후 응급처치를 하기 시작했다.“그런데 음식은 그분한테 줘야 하는데요.”염구준을 무서워하는 선원 한 명이 작은 소리로 일깨워주었다.그러자 선장이 엄숙한 표정으로 손사래를 쳤다.“일단 이 사람들 주고, 다시 만들어서 보내면 돼.”만약 염구준이 있었다면 일행을 전부 알아보았을 것이다.두 시간의 응급처치를 거쳐서 여덟 명은 드디어 혈색이 돌아왔다.아직 몸이 많이 허약하지만 그래도 목숨을 부지해서 참 다행이었다.“큰일은 없으니까 한동안 쉬면 괜찮아질 겁니다.”선장은 웃으면서 선원들에게 안으로 모셔서 쉬게 하라 일렀다.모두 마음이 어진 어부들이라 바다에서 위험에 처한 사람들을 보고도 구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지금이야!”바로 그때, 돌변상황이 발생했다.구조된 일행 중에서 누군가 소리치자 여덟 명이 동시에 기운을 끌어올려 선원들을 공격했다.평범한 선원들은 저항하지도 못하고 단번에 제압당하고 말았다.“악!”로사는 모두가 방심한 틈을 타 종사지경에도 도달하지 못한 무술인의 목을 베었다.그런데 방금 공격으로 이미 기진맥진했다.“대장, 여자가 있어.”“가만히 있어. 내가 상대할게.”그들은 동료가 죽은 것도 개의치 않고 모두 로사의 몸매만 쳐다보며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쿵!대장이라는 무술인이 기운을 폭발시키더니 갑자기 덮쳐서 로사를 제압했다.“발버둥쳐. 반항해 봐. 그럴수록 더 흥분되니까. 하하하.”이렇게 혈기왕성한 모습이라니, 방금 전에 죽을 것처럼 시들시들하던 인간 같지 않았다.그 장면을 본 선장은 가슴이 칼로 에이는 것 같았다.지금까지 어부생활을 하면서 처음으로 이런 악당들을 만났다.“너희들 뭐하는 짓이야? 방금 우리가 너희를 살렸어.”선장은 은혜를 원수로 갚는 놈들의 행위가 이해되지 않았다.“우리를 구했다고?
“맞아.”염구준은 소녀의 몸에서 악한 기운을 느꼈지만 덤덤하게 말했다.기운만 보아도 사람 몇 명을 살해한 것 같았다.“날 잡으러 왔어요?”로사는 비수를 꽉 쥐고 또 물었다.“아니야. 길이나 안내해.”염구준이 그 사이 소녀를 관찰한 결과, 무술을 배우기에 좋은 재목이었지만 아쉽게도 인도할 스승이 없었다.두 사람은 오늘 처음 만났으니 더는 소녀의 일에 상관하지 않기로 했다.“휴, 무례하게 대해서 죄송해요.”그제야 로사는 비수를 넣으며 사과했다.소녀는 앞장서 가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방금 싸우려는 자세만 봐도 건장한 남자를 상대하는 것은 문제없어 보였다.선장 침실에 도착하자 로사는 이불을 바꾸고는 한마디만 하고 떠났다.“쉬세요. 음식이 되면 여기로 가져다 줄게요.”“그래. 볼일 봐.”쿵!염구준은 문을 닫고 침대에 쓰러져서 잠들었다.이런 포근함을 오랜만에 느끼는 것 같았다.그리고 머릿속에 그동안 발생했던 일들을 정리했다.황계웅에게서 옥패의 단서를 발견하고, 유동심연에 도착했을 때 나머지 세력이 따라온 덕에 비슷한 정보를 얻었다는 것을 알아냈다.이 정보는 어쩌면 같은 사람이 흘렸을 수도 있다.그리고 심해에서 봤던 가짜 옥패는 흑풍의 표식을 남긴 것을 보아 틀림없이 그놈의 짓이다.이 모든 상황을 종합해 볼 때, 상황은 이랬을 것이다.몇 년 전에 흑풍이 심해에서 진짜 옥패를 찾았는데 위험한 곳이란 걸 알고 적을 죽이려고 함정을 판 것이다.마침 강적을 만난 그는 시기가 되자 일부러 고대 옥패의 단서를 남겨 죽이려고 했는데, 계획과 다르게 적의 육신이 극한 경지에 도달하게 만들었다.…이런 생각을 하다가 염구준은 잠에 빠졌다.밖에 날씨가 화창하고 바람도 적게 불어 항행하기 딱 좋았다.이번은 선장이 직접 나서서 전속으로 달리고 있었다.지금 그는 빨리 부두에 도착하여 염구준의 돈을 받는 즉시 선박에서 내보낼 생각이었다.어쩐지 그는 사람이 아니라 핵폭탄 같았다.조종석에서 할 일이 없는 몇몇 선원은 여유롭게 커피를 마시며 잡
그의 재력이라면 대형 수영장을 만들어 향유고래를 키울 수도 있지만 바다가 고래의 고향이라 그러지 않았다.“선장, 고래가 엄청난데 잡지 않아요?”갑판에서 몸이 건장한 흑인 선원이 불만을 토로했다.눈앞에서 헤엄치며 돌아다니는 것이 전부 돈이니 그럴만했다.“독수리, 주둥이 닥쳐!”선장은 아직도 누군가 향유고래에 미련을 두자 버럭 화를 냈다.염구준이 어디 출신인지 모르겠지만 그가 발산하는 기운은 보는 사람이 등골을 오싹하게 만들었다.독수리가 염구준을 힐끗 보고는 어쩔 수 없이 옆에 쭈그리고 앉았다.나머지 선원들도 감히 반박하지 못하고 선장의 명령을 기다리고 있었다.“저기, 아직 볼일이 남았어요?”선장은 염구준이 조용히 앉아 있자 조심스럽게 물었다.“여기서 가까운 부두로 데려다줘요.”염구준은 끝없는 바다를 보며 나지막하게 말했다.이곳은 바닷가와 멀리 떨어져 있어 일단 상륙한 후에 어떻게 할지 계획을 세울 생각이었다.“그게…”선장은 난처한지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어려우면 말씀하세요. 그렇다고 폭행을 휘두르면서 강요하지 않으니까.”염구준은 선장의 태도가 이상한 걸 눈치채고 분명하게 말했다.선박은 어부들 것이니 강제로 빼앗지 않을 것이다.그의 말에 선장은 솔직하게 말했다.“우리는 고래를 잡아서 생계를 유지해요. 이제 나와서 한 마리도 잡지 못했는데, 이대로 돌아가면 손해가 엄청납니다.”그들은 염구준이 무섭지만 돈을 벌지 못해 가족들이 굶는 것이 더 무서웠다.“그런 거라면 어렵지 않아요. 얼마를 원하세요? 육지에 도착하면 내가 줄게요.”염구준에게 있어 돈으로 해결하지 못할 일은 없었다.“100만 달러. 약속을 지켜야 합니다.”선장은 믿지 않는지 거액의 가격을 부르면서 떠보았다.듣기에 높은 가격이지만 따져보면 수리비용, 연료, 인건비 등등 모두 제외하면 얼마 남지 않으니 합리적인 가격이었다.“이걸로 담보할게요. 어차피 당신네 선박에 있으니까 도망치지 않아요.”염구준은 상대방이 걱정하는 걸 알아차리고 딸에게 선물하려고 주은 주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