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연은 너무 무서웠다.그래도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삽을 들고 그쪽으로 다가갔다.어쨌든 두 사람은 동아리 멤버이니 모른 척할 수 없었다.아직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다른 사람들은 움직이지 않고 모닥불 옆에 있었다.“가지 마. 내일 내가 처리할게. 화장을 하면 유골을 가져가.”염구준이 나서서 말렸다.이 밤중에 또 다른 일이 벌어진다면 또 일을 만들어주는 것이나 다름없었다.다른 사람은 몰라도 이연은 친분을 봐서라도 무조건 청해에 데리고 갈 것이다.“오빠, 정말 감사해요. 제가 동아리와 고인의 부모님 대신 인사를 드릴게요.”이연은 공손하게 인사를 하며 연신 고맙다고 말했다.이런 곳에서 죽임을 당했으니 유골이라도 가져가서 고이 묻어준다면 본인들도 안식할 수 있을 것이다.“아니야. 아직 처리할 것이 있으니까 너희들은 함부로 돌아다니지 마.”염구준이 괜찮다 말하고는 한마디 주의를 주었다.물론, 이런 일을 겪고도 경고를 무시한다면 죽든 살든 상관하지 않을 것이다.피 비린내 사건을 겪은 후, 몇몇 사람들은 악몽을 꿀까 봐 잠에 들지 못했다.염구준은 한 시간 정도 휴식을 취하다 곤히 잠들었다.진씨 저택에는 여전히 검은 그림자들이 움직이고 있었다.구체적으로 어느 곳에 숨었는지 모르겠지만 염구준을 건드리지 않고 먼 곳에서 지켜보기만 했다.방금 염구준이 발산한 기운은 너무 강력해서 생각만 해도 소름이 끼쳤다.달은 밝게 비추고 각종 벌레 소리와 작은 동물들의 울음소리가 끊기지 않았지만 그래도 평온했다.실은 잠복한 세력들이 몰래 움직이고 있었다.염구준이 이곳에 오면서 그들의 경각심을 일으켰기 때문이다.여기 잠복해 있던 무술인들은 이미 여기 소식을 밖으로 내보냈다.한편, 충격을 받은 은세가문에서 고수들을 진씨 저택에 파견했다.솔직히 염구준도 눈치를 챘지만 귀찮아서 신경 쓰지 않은 것뿐이었다.그들이 어떤 방식으로 공격해도 대응할 방법은 얼마든지 있었다.그렇게 날이 밝아질 때까지 잠을 잤다.어느덧 해가 중천에 떠서 따뜻한 햇살이 모두에게 비췄
”여기 사람 꽤 많네. 아가씨 예쁘게 생겼다.두 남자는 전방을 주시하면서 이상한 표정을 지었다.“척후야.”염구준은 기운으로 그들의 신분을 추측했다.여기 도착했다는 것은 머지않아 은세가문의 대부대가 곧 도착한다는 것을 설명했다.두 전신경 고수는 염구준 일행을 완전히 무시하고 계속 앞으로 걸어갔다.“거록이 키운 개는 정말 약해. 뭘 이렇게 쉽게 죽냐?”“너희들이 죽였어?”정말 안하무인이었다. 전신 경지 정도면 어디를 가도 중견 고수에 속하니 다들 이렇게 거만했다.“잡것들은 내가 처리했어. 복수하러 온 건가?”염구준은 사실을 인정하면서 되물었다.“복수? 하하하. 거록의 부하들은 원래 쓰레기야. 우리가 나서서 복수할 가치도 없어.”한 고수가 미친듯이 웃으면서 거록의 부하가 아니라는 것을 밝혔다.염구준은 왠지 눈에 거슬렸다.“그래? 그럼 쓸데없는 소리를 늘어놓는 이유가 뭐야?”그런 성격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당연히 너를 제압하러 왔지. 여기 물건은 외부인이 넘볼 것이 아니야.”상대방이 직설적으로 말했다.“나 여기 있어. 능력이 있으면 와서 제압해.”염구준은 쓰레기를 보듯 경멸하면서 보았다.아무리 그래도 두 사람은 전신 경지 고수인데 이런 태도에 참을 수가 없었다.스스슥!두 고수는 갑자기 양쪽으로 흩어지더니 염구준을 잡으려고 협공했다.싸우기 전부터 전술을 사용한 것이다.“쓸데없는 수작 부리지 마.”염구준은 제자리에 서서 조용히 말했다.워낙 실력 차이가 커서 아무리 전술을 사용해도 소용없었다.이연 일행은 두 전신 고수가 빠른 속도로 이동하는 것을 보고 믿기지 않아 계속 눈을 비볐다.그들 눈에는 사람이 아니라 그림자만 보였다.‘왔다.’염구준은 두 고수가 빠르게 다가오자 기운을 증폭시켰다.“우리를 우습게 봤어? 제대로 실력을 보여주지.”두 전신 고수가 돌진했다.그들이 다가올 때 염구준이 순식간에 공격 범위에 들어갔다.상대방은 양쪽에서 손발이 척척 잘 맞았다.탁!그때 염구준이 양손을 들어 두 사람의 목을 조르
놈들의 알아서 잡혔으니 자그마한 단서라도 알아내야 했다.중상을 입은 두 사람은 너무 아파서 도망칠 생각을 접었다.“선배님, 우리 문씨 가문 출신이에요. 동맹에서 먼저 저희를 파견해서 이곳 상황을 살피러 왔어요. 대부대는 몇 시간 뒤에 도착할 겁니다.”“진씨 가문의 보물은 듣기만 했지 구체적으로 어떤 물건인지 몰라요.”두 사람은 알고 있는 것을 전부 말했다.“확실히 거짓말이 아니지? 근데 왜 오는 사람마다 문씨 가문이라는 거야?”염구준이 번갈아 보며 물었다.그것이 참 궁금했다.두 사람은 속이 바짝 탔다.확실히 문씨 가문 출신이라 어쩔 수 없이 다시 설명했다.“각 은세가문에서 임시로 동맹을 맺었는데 거기서 문씨 가문 세력이 제일 강해요. 그래서 우리 가문을 내세우는 사람들이 있어요.”이렇게 말한다면 별 문제가 있어 보이지 않았다.“알았어. 일단 믿을게. 나중에 거짓말이 들통나면 내가 직접 너희 목을 비틀어버릴 거야.”염구준이 협박조로 말했다.그냥 말만 듣고는 진위 여부를 알 수 없으니 일단 믿기로 한 것이다.문제는 두 사람이 거록 존주의 부하가 아니니 굳이 죽일 필요가 없었다.“선배님한테 거짓말을 할 리가 없습니다. 모두 사실입니다.”두 사람은 무릎까지 꿇었다.그래도 잠시는 목숨을 부지할 수 있어서 안심되었다.그 장면을 본 이연 일행은 꿈을 꾸는 것 같았다.방금 두 무술인의 이동 속도가 너무 빨라서 그림자만 스쳤는데 염구준에게 쉽게 제압을 당한 것이다.염구준의 실력이 더 강하다는 것을 설명한다.이렇게 강한 사람은 영화에서 봤지 현실에서 볼 줄은 생각도 못했다.너무 비현실적이었다.세 고수의 싸움은 그들의 이해 범위를 넘어서 귀신보다 더 충격적이었다.염구준은 그들이 어떤 표정이 짓든 상관하지 않고 두 전신 고수를 보며 말했다.“나랑 같이 돌아보면서 단서를 찾자.”양쪽에서 말한 정보에 의하면 보름날 저녁에 보물이 나타난다고 했다.하지만 20년 동안 200개가 넘는 보름이 있었는데 진씨 가문의 보물을 찾아내지 못했다.각
쇄룡산맥 숲 사이로 한 무리가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다.갑자기 우두머리가 발걸음을 멈추더니 뒤를 돌면서 우렁차게 말했다.“멈추세요. 각 가문의 책임자들 앞으로 나와서 상의합시다.”우두머리 이름은 문수찬, 은세가문 중에서 문씨 가문의 대장로이자 반보천인 고수였다.여기 있는 가문들은 은세가문에 속했지만 이류, 삼류 수준이었다.일류 가문이었다면 진씨 가문의 보물에 집착하지 않았다.결국은 실력이 부족했다.말이 떨어지자 일행은 발걸음을 멈추고 네 사람이 가운데로 빠져나왔다.“무슨 일인데 빨리 말해. 우리 서둘러 가야 한다고.”하얀 수염을 기른 대머리 영감이 말했다.이곳에 모인 다섯 가문은 동맹을 맺었지만 외적을 상대할 때만 협조했다.“이번 일이 위험해서 경각심을 높여야 해요. 얼마전에 제가 먼저 두 부하를 보냈는데 지금도 돌아오지 않았어요. 아마도 변고를 당한 거 같습니다.”문수찬은 네 사람에게 걱정하는 부분을 얘기하고 그들의 생각도 듣고 싶었다.황당한 것은 누가 진씨 가문에 침입했다는 사실은 알았지만 그 사람의 정체는 알지 못했다.하지만 문수찬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누가 버럭 화를 냈다.“문 영감, 먼저 사람을 보냈다고 왜 말하지 않았어?”그들이 동맹을 맺을 때 다섯 가문에서 모두 진씨 고택으로 사람을 파견할 수 있지만 반드시 서로에게 알려야 한다고 약속했었다.문수찬이 안색을 굳히며 반박했다.“말을 가려서 하세요. 오늘 상황은 특별해서 그렇게 처리한 겁니다. 동맹을 위해 우리 가문에서 전신 경지 고수를 두 명이나 잃었어요.다섯 책임자는 모두 반보천인 고수지만 각자 붙으면 문수찬의 실력이 더 강했다.아직 계획을 말하지도 않았는데 벌써 분위기가 팽팽해졌다.“됐어. 적을 앞에 두고 우리끼리 싸우면 안 되지. 일을 다 처리하면 그때 가서 얘기해.”한 사람이 나서서 말렸다.사적으로 그들은 자주 다퉜지만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었다.문수찬이 기회를 잡고 말했다.“이번에 우리가 상대할 적은 아주 강합니다. 때문에 이번 작전은 한 사람이 지
퍽! 퍽!두 사람이 정보를 말할 때 염구준은 맹렬하게 손을 휘둘러 기절시켰다.그리고 진씨 저택에 들어가 대체 뭐가 있는지 살펴보았다.저택에 가까이 다가가자 환경이 변했다.마치 누가 청소한 것처럼 잡초들이 사라졌다.생각하지 않아도 근처에 사람이 산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조사에 들어갔을 때 냄비와 그릇. 그리고 침낭을 보고 거록 존주의 부하들이 이곳에서 살았을 거라고 추측했다. 그 외에는 별로 특별한 점이 없었다.두 전신경 고수가 이곳이 특별하다고 말했으니 급하게 돌아가지 않고 여유 있게 돌아보았다.진씨 가문이 이곳에서 쫓겨난 후, 선조들의 영패를 모신 곳에서 의식주를 해결하는 바람에 영패들이 어디 갔는지 하나도 없었다.쿵!염구준이 발을 내리 딛자, 한 청석판 아래가 텅 비었다.분명 무엇이 있을 것 같았다.그런데 방금 두 사람 말을 들어보면 각 가문에서 이미 조사한 것 같았다.하지만 놓친 것이 없는지 직접 들어가 살펴보기로 했다.쿵!염구준이 발을 세게 딛자, 청석판이 깨지면서 급속도로 아래로 떨어졌다.이런 배치는 기관의 버튼을 눌러야 하는데 그것을 찾기가 정말 귀찮았다.‘누가 있어.’그가 착지했을 때 누군가의 심장소리를 들었다.그것도 10명 정도 되는 사람의 심장이 엄청 빠른 속도로 뛰고 있었다.촤아악!그때 칼날이 번쩍이며 어둠 속에 숨었던 누군가가 염구준을 공격했다.염구준이 착지한 순간에 갑작스럽게 공격한 것이다.쿵!칼을 내리쳤지만 염구준은 꿈쩍도 않고 금속이 부딪치는 소리가 들렸다.이 정도 공격으로 그의 방어 기운을 파괴할 수 없었다.하지만 공격한 사람은 충격을 먹었는지 손에 든 칼을 뚫어지게 쳐다보면서 거짓말이라고 의심했다.“퍽!염구준은 맹렬하게 공격하여 단칼에 상대방을 살해했다.죽는 순간, 공격한 사람은 누구도 몰랐던 진실을 알았지만 안타깝게도 소용이 없었다.“죽여라!”어둠 속에 잠복했던 일행은 상황이 심상치 않게 흐르자 전부 공격을 취했다.염구준이 기운을 뿌리치면서 모두 쓰러트렸다.이곳에 숨은
염구준이 돌아서면서 여광으로 벽에 새겨진 은은한 도안을 보았다.오랜 세월이 흘러 도안이 희미해졌기에 눈이 밝지 않으면 잘 보이지 않았다.가까이 다가가 보니, 자세히 보이지 않지만 윤곽으로 보아 아마도 몸을 들어올린 용의 모습 같았다.전에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이 용이 진씨 가문의 토템이었다.쿵, 쿵!염구준이 석벽을 가볍게 쳤다.소리만 들어도 반대편에 공간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솔직히, 각 가문에서 이곳을 점령했으니 모든 땅을 조사했을 것이다.그때 한 방법이 떠올랐다.염구준은 기운을 손가락에 모아 도안 옆으로 천천히 석벽을 뚫고 들어갔다.쌍벽이라니 정말 이상했다.두 층의 벽이 단단히 붙어 있어서 열지 않으면 아예 발견할 수 없었다.그는 천천히 힘을 주어 위쪽 벽을 제거하고 다음 석벽의 정보를 보았다.“보름이면 보물인 용이 나타난다. 석 중에 나타날 것이다.”앞에 말은 들었지만 뒤에 말은 무슨 뜻인지 알지 못했다.대략 생각해 보면 몇몇 가문에서 곧 도착할 것 같으니 여기서 머물면 안 되었다.그는 석벽을 깨끗하게 제거하고는 어깨에 메고 밖으로 가져갔다.진씨 가문의 저택에 각 세력들이 모여 이미 이연 일행을 체포했다.그리고 기절했던 전신경 고수 두 명도 정신을 차리고 팀으로 돌아갔다.“문호, 문주. 너희 둘 살아 있었으면서 왜 보고하러 오지 않았어?”문수찬이 불쾌한 표정을 지으며 질문했다.“대장로님, 저희 고수를 만나서 보고하러 갈 기회가 없었습니다.”문호는 설명하면서 책임을 회피했다.임무를 실패하면 돌아가서 엄벌을 받기 때문이다.“고수? 은세가문이 있는데 얼마나 강하다고 그러냐? 남을 추켜세워서 자신의 기세를 꺽지 말아라.”문수찬과 적대 관계인 누군가가 문씨 가문이 실패한 것을 꼬투리 삼아 공격했다.“왕 영감, 이상한 소리 하지 마세요. 불만이 있으면 이 자리에서 해결합시다.”오는 내내 잘 참다가 결국은 폭발하고야 말았다.문수찬이 버럭 화를 내자 누구도 건드리지 않았다.터벅터벅!분위기가 썰렁할 때 한 사람이
말이 통하지 않자 분위기가 썰렁해졌다.“이봐요. 당신이 비록 반보천인 고수지만 우리도 다섯 반보천인이 있어요. 그러니까 잘 생각해 보고 말하세요.”문수찬과 나머지 넷은 갑자기 체내의 기운을 폭증시켰다.대놓고 시위하는 것이었다.5대 은세가문이 연합하면 최고 가문은 아니더라도 실력은 결코 약하지 않았다.“다섯 명이 합치면 싸울만하겠네요. 하지만 그 전에 애들을 풀어주시죠.”상대방의 기운을 감지한 염구준은 조금 진지한 태도로 이연 일행을 가리켰다.정말 재수없는 아이들이었다.다른 무술인들이 들어오자마자 잡혔으니 말이다.하지만 얼마나 건방진 말투인가.5대 가문은 분위기가 조금 이상했다.만약 모두의 실력이 상당했다면 진작에 맞섰을 것이다.문수찬은 반응이 이상하자 본인도 당황해하며 먼저 들어온 두 부하를 쳐다봤다.“저 녀석이 누군지 확실히 알아냈어?”문호는 재빨리 앞으로 다가가 대답했다.“아니요. 저희는 이름이 염구준이란 것만 알아냈습니다.”“염구준!”다섯 반보천인 고수는 그 이름을 듣고 속이 철렁 내려앉았다.그들은 안색을 굳히며 서로를 마주보았다.염구준을 본 적은 없지만 강호에서 관련된 전설은 많이 들었었다.그래도 5 대 1이라면 어느 정도 승산이 있었다.하지만 상대방은 반보천인 고수를 죽일 수 있는 실력이 있으니 누구도 위험을 감수하고 싶지 않았다.“뭐하는 거냐? 풀어줘!”문수찬이 부하에게 지시하며 후퇴하기로 결정했다.진씨 가문의 보물에 관한 정보는 몇몇 가문에서 다 알고 있지만 매달 보름에 이곳에 왔어도 쥐뿔도 건진 것이 없었다.허무맹랑한 물건 때문에 한 고수에게 찍힌다면 현명하지 못한 처사나 다름없다.네 명의 반보천인 고수도 별다른 말이 없어서 묵인한 것으로 쳤다.그래도 다들 호흡이 잘 맞았다.드디어 풀려난 이연 일행은 빠른 걸음으로 염구준의 곁으로 가서야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대영은 아침에 겨우 가라앉은 멍이 또 생겼다.생각하지 않아도 싸가지없는 주둥아리 때문에 또 얻어터진 것 같았다.“저들이 널 때리지 않았
일행이 앉아서 간식을 먹을 때 대영이 주춤거리며 말을 걸었다.“방금 듣자니 여기 보물이 있다면서요?”그 말에 모두의 시선이 염구준에게 쏠렸다.정말 보물이 있는지 궁금했다.“보물이 있어. 게다가 돈으로 값을 매길 수 없는 정도야.”염구준은 살짝 정보를 흘리고 화제를 바꾸며 엄숙하게 쳐다보았다.“보물은 좋은 물건이지만 너희들과 관련 없는 물건이야. 오늘은 얌전히 여기 있어. 내일 아침에 너희는 숲에서 나갈 수 있어.”오늘 저녁에 보물을 찾지 못해도 이곳을 떠날 것이다.세상에 강요할 수 없는 물건도 있었다.“그 보물, 대체 어떤 물건이길래 돈으로 값을 매길 수 없어요?”대영이 흥분하며 계속 질문했다.결국 거절을 당하고 말았다.염구준은 힐끗 노려보며 짜증스러운 말투로 말했다.“말이 많아. 더 처 맞고 싶어?”염구준의 기분이 심상치 않자 대영은 고개를 숙이고 간식만 먹었다.숲에 들어와서부터 대영은 대단한 사람들만 만났다.그들은 쩍하면 주먹다짐을 해서 온몸이 상처투성이가 되어서야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간식을 다 먹은 염구준은 눈을 감고 호흡을 가다듬었다.곁에서 혹시나 방해될까 봐 작은 소리로 대화를 나누었다.시간이 계속 흐르고 이연 일행은 계속 태양만 쳐다보았다.빨리 해가 져서 내일 아침이 오기를 바랬다.지금 상황을 보면 빨리 이곳에서 벗어나고 싶지 모험 같은 것은 다시 하고 싶지 않았다.슈우웅!조용한 분위기에 갑작스러운 소리가 귀를 찢었다.염구준이 번쩍 눈을 뜨더니 손을 들어 화살을 받았다.거기에 쪽지가 달려 있었다.쪽지를 열어 보니 한 문장이 적혀 있었다.“석판을 갖고 따라오세요. 상의할 것이 있습니다.”먼 곳에서 한 그림자가 지켜보는 것을 이미 눈치챘었다.‘근데 돌은 왜 달라고 하는 거야?’염구준은 천천히 일어섰다이해되지 않았지만 이연 일행에게 당부했다.“잠깐 볼일이 있어. 너희들이 말썽을 피우지 않으면 방금 무술인들도 난처하게 굴지 않을 거야.”염구준은 말을 마치고 석판을 메고 그림자에게 돌진했다.방금
염구준은 어두운 곳에 숨어 그들을 살펴보다가 자신의 추측을 확신했다.출발하기 전에 직접적인 명령을 내리지 않은 것은 이곳에 도착하기 전에 매복한 사람들이 이동할까 봐 걱정했기 때문이었다.쿵!염구준은 불쑥 나타나 날카로운 검기를 휘둘러 흑석봉을 부숴버렸다.커다란 소리에 바로 결사대의 주의력을 끌었다.“스텔라성 외에 외부인은 모두 떠나라!”“너희들 죽이러 왔어.”염구준이 검을 들고 전력을 다해 검기를 펼쳤더니 어둠 속에서 결사대의 비명소리가 울렸다.“아악!”“너무 강력해. 당장 피해!”결사대가 습격을 당하자 대장이 버럭 화를 내며 명령을 내렸다.“죽으러 온 놈이야! 당장 죽여!”스스슥!결사대 대장의 명령이 떨어지자 수많은 그림자가 움직이며 염구준을 포위했다.하지만 결사대라고 해도 기세만 드높고 실력이 받쳐주지 않았다.무공 실력이 가장 높은 사람은 고작 전신 경지밖에 도달하지 못했다.그래도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끝까지 공격하는 끈질긴 의지를 우습게 보면 안 되었다.“널 무조건 죽인다.”앞장선 결사대 한 명이 염구준의 앞으로 돌진하며 과감하게 자폭할 것을 선택했다.쾅!“죽여라!”이때다 싶어 모든 결사대가 우르르 모여 필사적으로 공격하고, 일부는 자폭할 각오를 하고 덤벼들었다.싸움은 점점 치열해졌다.미친듯이 공격하는 결사대를 상대로 염구준은 여유롭게 대응하다가 속으로 감탄했다.“만약 대부대가 이 길을 선택했다면 엄청난 사람들이 죽었을 거야.”노세의 계획은 잔인하게도 결사대의 목숨으로 적들을 죽여서 기세를 꺾는 것이었다.안타깝게도 염구준에게 발각되어서 수포로 돌아갔지만 말이다.싸움은 계속되고 고함 소리가 점차 줄어들었다.대부분 결사대는 더 이상 앞으로 돌진하지 않았다.그들은 죽는 것을 무서워하지 않지만 헛되이 죽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었다.반나절이나 싸웠는데도 아무런 반격도 하지 못했다.“아니야. 저 사람 염구준이야!”누군가 참지 못하고 휴대폰 전등을 켜서 상대방의 얼굴을 확인하더니 겁에 질린 소리를
“성주님, 방금 전달받은 소식입니다. 천기문 등 세력들이 염구준의 인솔하에 이쪽으로 오고 있답니다.”“참 시기를 잘 맞추네. 어제 미리 출관하여 잠깐 싸웠더니 체내의 기운이 폭동해서 내가 나설 수 없다. 네가 모든 결사대를 파견하여 저놈들이 이곳에 도착하기 전에 절반 수량을 소멸해!”석문 안에 있는 누군가가 냉정한 목소리로 모든 것을 안배했다.목소리에서 풍기는 아우라만 봐도 평범한 사람은 같지 않았다.“알겠습니다.”석문 밖에 있는 무술인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빠르게 물러갔다.조용하던 동굴안에서 한숨이 흘러나왔다.“에휴, 다 베르 그놈이 고집을 피우는 바람에 고수와 맞서다가 손해만 봤어. 그런데 염구준은 만나고 싶구나.”그는 계속 눈을 감고 무공을 수련하면서 어마어마하게 강력한 기운을 발사했다.곧 적이 쳐들어온다는 소식에 스텔라성은 방어 태세에 들어갔다.역사이래 처음으로 방어시설을 설치하고 있는 동시에 수많은 그림자가 어둠속에서 스텔라성의 주둔지를 빠져나갔다.그들 모두 결사대였다.끼익!울퉁불퉁한 흙 길에 차 대열이 갑자기 멈추었다.길게 뻗은 전조등만 봐도 엄청 길고 그 규모는 엄청났다.갑자기 브레이크를 밟자 염구준이 눈을 뜨고 물었다.“무슨 상황이죠?”“염 선생님, 길이 끊겨서 도보로 이동해야 합니다.”맨 앞의 차에 앉은 노신기가 통신기로 즉시 상황을 보고했다.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스텔라성의 짓일 것이다.염구준이 내비게이션으로 검색했더니 목적지까지 아직 100킬로미터는 남아 있었다.이 거리는 멀지도 가깝지도 않았다.만약 전신 경지 하위 무술인들이 질주한다면 체력 소모가 적지 않을 것이다.“도보로 가면 몇 갈래 길이 있습니까?”염구준은 음모의 냄새를 맡고 미간을 찌푸렸다.“두 갈래 있습니다. 흑석림과 백양습지인데, 백양습지는 속도가 느려서 흑석림으로 가야 합니다.”노신기는 이미 표시해 둔 지도를 사진으로 찍어서 염구준에게 보냈다.스텔라성이 이미 움직였으니 방심하면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게 된다.“…”염구준은 지도
현재, 천기문의 마당은 이미 각 세력들의 본부가 되었고 수많은 무술인들이 모였다.스텔라성과 맞서기 위해 과거 친구들과 적들이 모두 동맹을 맺고 살길을 도모했다.염구준이 아내와 영상통화를 하는 사이에 가주들은 회의실에서 서로 논쟁을 벌이느라 시끌벅적했다.“이번 동맹에 총지휘자를 선택했으니 부지휘관도 선발합시다.”“노신기, 쓸데없는 생각하지 마세요. 당신의 어설픈 실력으로 순위에도 못 오를 겁니다.”“그럼요. 다들 무슨 생각하는 겁니까?”“…”이 사람들은 염구준을 제외하고 아무도 승복하지 않았다.그들이 시끄럽게 논의하고 있을 때, 염구준이 회의실에 들어가며 물었다.“얘기 다 끝났어요?”“염 선생님!”각 세력의 가주들이 벌떡 일어서서 공손하게 인사를 올렸다.그들의 생사와 복수 계획은 전부 그에게 달렸기 때문이었다.염구준은 곧바로 가운데 자리에 앉았다.“스텔라성의 본부가 어디 있어요?”“여기 북만 얼음굴에 있습니다.”노신기가 재빨리 일어서서 지도에 빨간 펜으로 동그라미를 그렸다.“부하들을 소집하고 출발합시다.”염구준은 좌표만 기억하고 단호하게 지시했다.“지금 말입니까?”노신기는 어두컴컴한 바깥을 보며 의심스럽게 물었다.이제 막 천기문에 돌아와서 제대로 쉬지도 못했는데 너무 서두르는 게 아닌가 싶었다.염구준이 의아해하며 되물었다.“무슨 문제가 있습니까?”방금 아내와 통화한 후 가족들이 너무 그리워서 하루 빨리 이곳의 일을 해결하고 청해로 돌아가고 싶었다.“하지만 우리 아직 준비도 못했는데 너무 성급한 거 아닙니까? 그리고 북만 얼음굴은 작은 지방도 아니고 일단 체계적으로 계획을 세우고 인원수를 배치하는 게 좋을 듯합니다.”노신기는 갑작스러운 명령이 적응되지 않아 자신의 우려를 털어놓았다.다른 가주들도 비슷한 의견인지 염구준을 쳐다보며 대답을 기다렸다.“난 노세를 치고 여러분은 다른 사람을 책임지세요. 끝입니다.”염구준의 입장에서 거의 절반은 몰락한 스텔라성을 치는 것은 그렇게 번거롭지 않다고 생각해서 즉시 안배한 것이
“뭐야, 이 사람들은 어디서 나타났어? 스텔라성이 어떤 존재인지 알고 입에 올리는 거야?”헤르빈이 비아냥거리기 시작했다.방금 노신기 일행이 공격해서 스무 명 정도밖에 살해하지 않았으니, 헤르빈의 입장에서 큰 피해를 보지 않았다.그는 스텔라성의 이름만 들었을 뿐, 작은 촌구석에서 판을 치는 깡패라 눈앞에 있는 장로들을 알아볼 리가 없었다.“시끄러!”노신기는 홱 하고 돌아서 앞을 가로막는 사람들을 밀치고 한 손으로 헤르빈의 두정골을 눌렀다.엄청난 힘을 이기지 못하고 무릎을 꿇은 헤르빈은 꼼짝도 못하게 생겼다.실력이 강한 무술인들이 진짜 실력을 발휘한다면 현장에 있는 오합지졸들은 무기력하게 당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뭐 하는 거야? 죽… 악!”노신기가 손에 힘을 주었더니 불복하던 헤르빈이 그만 바지에 실수하고 말았다.“염 선생님, 이 사람 어떻게 처리할까요?”노신기가 염구준을 쳐다보며 지시를 기다렸다.“죽여요. 남겨도 쌀만 낭비하는 놈이에요.”염구준은 자신의 사지를 잘라버리겠다는 사람을 전혀 봐주지 않았다.“잠깐만!”노신기가 손에 힘을 가하려고 할 때 멀리서 다급한 목소리가 들렸다.그러자 오합지졸들이 양쪽으로 갈라져 길을 내주고는 상체를 낮춰 인사를 올렸다.백발 노인과 60대 초반으로 보이는 남자가 그 사이로 빠른 걸음으로 다가왔다.두 사람은 바로 헤르빈의 할아버지와 아버지, 이 부두를 장악한 진짜 세력이었다.“살… 살려줘요.”구세주가 등장하자 헤르빈은 고통을 참으면서도 힘겹게 고개를 돌렸다.자신을 구하러 오는 줄 알았는데 생각지도 못하게 두 어른이 호통을 치는 것이었다.“닥치고 얌전히 있어!”능구렁이 두 노인은 워낙 식견이 넓어서 노신기 일행을 보자마자 알아보았다.“노 문주님, 장로님들. 저희 손자가 무례하게 굴었습니다. 제발 용서해 주세요.”천기문과 대어당 같은 대가문에서 실력이 제일 약한 부하를 내세워도 헤르빈이 건드릴 만한 존재가 아니었다.마치 하늘과 땅 사이처럼 차이가 엄청났다.“우린 아는 사이도 아닌데 용서
염구준은 피식하며 비웃을 뿐, 두려운 기색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수백 명의 무리는 그런 염구준을 멍청이를 보는 것처럼 이상한 표정을 지었다.이렇게 많은 깡패들이 모였는데 한 명이 한 대만 쳐도 상대방을 쉽게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헤르빈은 단단히 뚜껑이 열렸다.평소 타인이 벌벌 떠는 모습을 제일 좋아했는데 염구준이 그를 무시해서 몹시 불쾌했다.“저놈의 사지를 잘라내고 숨만 쉬게 만들어!”“사지를 잘라!”한 무리 오합지졸이 고함을 지르며 기세등등하게 몰려왔다.순식간에 벌떼처럼 달려들자 부두와 선박에서 지켜보던 행인들이 수근거리면서 탄식했다.“에휴, 저 병신은 뭐 하러 건드렸어.”“이 부두에서 또 망령이 한 명 늘어났네.”“헤르빈에게 용감하게 맞서는 걸 봐서 이따가 시체를 수습해 주자.”이런 상황에서 누구도 염구준이 살아남지 못한다고 확신했다.왜냐면 염구준이 움직이지 않고 기운도 끌어올리지 않았기 때문이었다.“곧 도착하겠네.”쿵!그 순간, 갑자기 여러 사람이 무리에서 튀어나와 닥치는 대로 깡패들을 공격했다.최전방에 나서서 공을 세우려던 깡패들은 어느 하나 살아남지 않았다.“한 발짝만 나오면 바로 죽는다!”“감히 염 선생을 공격해? 죽고 싶어?”몇몇 무술인이 염구준의 앞을 막으며 단번에 상황을 통제했다.만약 그들이 협박하지 않고 진짜로 싸운다면 이 깡패들은 한 명도 살아남지 않을 것이다.“때마침 잘 오셨어요.”염구준은 앞에 나타난 일행을 보며 한마디했다.뜻밖에도 아타와 노신기 외에 대어당, 안설홍, 레온의 가주까지 나설 줄은 몰랐다.솔직히 그들과 친한 사이도 아닌데 나선 것이 조금 의아했다.“염 선생, 부디 우리 가문을 위해 복수해 주십시오!”일행은 갑자기 돌아서서 무릎을 꿇었다.염구준은 그들의 눈빛에서 분노와 증오가 가득한 것을 보았다.“스텔라성이 공격했어요?”그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유동심연에서 스텔라성이 큰 손해를 보았지만 우두머리 성주가 나타나지 않았다.노신기는 두 눈을 붉히며 주먹을 꽉 쥐
맨 앞에 선 남자는 눈 한쪽만 안대를 하고 왼손에 쇠고리를 낀 흉악하게 생긴 털북숭이였다.“헤르빈! 담배 한 대 피우시죠.”그 남자를 본 선장은 흠칫 놀라더니 빠른 걸음으로 다가가 담배를 건넸다.이곳의 부두는 크지 않지만 헤르빈의 말이라면 아무도 반항하지 않았다.“형님, 벌써 돌아왔어? 큰 돈을 벌 좋은 일이 생겼나 보네. 나도 껴줘.”헤르빈은 담배를 받으면서 다정하게 불렀다.솔직히 말해서 중간에서 이득을 챙기려는 수작이었다.“무슨 말씀입니까? 선박이 고장 나서 수리하려고 일직 돌아왔어요. 정말 재수없기도 하죠.”촤아악!그런데 선장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헤르빈이 뺨을 날리는 것이었다.그는 가식적인 웃음을 거두고 싸늘하게 협박했다.“영감탱이, 좋게 말할 때 다 불어. 절반씩 이윤을 나누면 용서해 줄게. 아니면… 흥!”이 구역은 각 세력들이 관리하고 있기에 제도나 규칙 같은 것은 없고, 주먹이 강한 것이 일인자였다.헤르빈이 날뛰고 있을 때 누군가 앞에서 짜증스럽게 말했다.“비켜. 길을 막았잖아!”“이 자식이 죽고 싶어? 감히 헤르빈 님한테 그 따위로 말해?”청자켓을 입은 부하가 칼을 들고 염구준을 찌르려고 달려들었다.그들은 평소 나약한 어부들을 괴롭히는 것이 습관이 되어서, 이 부두에서 자신들이 일인자이고 자신들의 말이 법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반보천인 무술인 앞에서 이렇게 나댄다면 바로 모가지가 날아갈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쿵!아니나 다를까, 칼이 닿기 전에 염구준은 기운을 발사해 상대방을 살해했다.“헤… 헤르빈 님, 이 자식 죽었어요.”다른 부하가 앞으로 나와 살펴보더니 벌벌 떨며 소리를 질렀다.지금까지 온갖 횡포를 일삼던 그들은 처음으로 살해당하자 현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다.짝!“무슨 개소리야?”헤르빈은 부하의 뺨을 쳐서 경고하고는 염구준을 바라보며 고개를 쳐들었다.“내 사람을 죽였으니까 10억 달러 배상하고 한쪽 손을 잘라.”그는 눈앞의 남자가 전주라 확신하고 노골적으로 협박했다.염구준이 시큰둥하게 대답
염구준은 검갑을 메고 우두머리에게 다가갔다.그의 몸에서 아무런 기운도 느껴지지 않는데 방금 어떻게 복면인을 죽였는지 누구도 제대로 보지 못했다.“다, 당신은 누구야?”우두머리는 버벅거리며 물었다.분명 상대방에게서 아무런 기운도 없는데, 압도적인 기세에 눌려 저절로 몸이 부들부들 떨렸다.“알 거 없고, 했던 말은 다시 반복하지 않아.”염구준이 주변을 빙 둘러보며 복면인을 째려보았더니, 대장 외에 전부 주먹질만 할 줄 아는 평범한 사람이었다.“비켜. 아니면 바로 죽일 거야.”우두머리는 떨리는 손으로 칼을 로사의 목에 겨누었다.“하.”쿵!염구준은 피식 웃고는 갑자기 기운을 발사해 복면인들을 살해했다.뒤로 날아간 우두머리는 무공 실력이 조금 있다고 간신히 목숨이 붙어 있었다.“당신 반보천인이야?”이제야 등골이 오싹해지는 기운을 감지한 우두머리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물었다.“맞아. 나 반보천인이야!”솔직히 염구준은 그들과의 싸움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고 가볍게 대처했을 뿐이었다.원래 기운을 사용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복면인들이 기어코 죽음을 자초했다.“악!”중상을 입은 우두머리는 갑자기 충격을 먹고 기절했다.난생 처음으로 반보천인을 봤는데 그것도 괜히 건드려서 죽음을 당했으니 심정이 참 아이러니했다.염구준이 손도 대지 않았는데 복면인들은 전부 죽고 싸움은 끝났다.선장과 선원들은 대체 무슨 일인지 몰라 어리둥절했다.“여기 정리하세요.”염구준은 태연하게 뱃머리 쪽으로 올라가 수십 킬로미터 떨어진 부두를 쳐다보았다.곧 육지에 오르게 되니 더는 귀찮은 일이 발생하지 않길 바랐다.로사는 고통을 참으며 진심으로 감사를 표했다.“선배님, 감사합니다!”아직 무술계에 발을 들이지 않아 반보천인이 어떤 레벨인지 모르지만, 지금까지 지켜본 결과 아주 강하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다.“내 이름은 염구준이야. 용하 청해에 살아.”방금 소녀의 절묘한 싸움 실력을 보고 염구준은 자신의 이름을 알 자격이 있다고 판단했다.만약 무술계에서 성장한다
선박이 부두에 도착할 무렵, 갑자기 검정 옷 차림에 복면을 쓴 일행이 갑판 위에 나타났다.염구준은 그들의 기운을 감지했다.가장 강한 우두머리는 종사 경지에 도달했는데 한 주먹거리도 안 되었다.이런 실력이라면 뒤에 있는 세력도 강하지 않을 것이다.“여러분, 저희 선박에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선장이 억지로 웃으면서 다가가 물었다.저들의 옷차림새만 봐도 좋은 일로 찾아온 것 같지 않아 감히 건드리지 못했다.스윽!복면인이 번쩍이는 칼을 선장의 목에 겨누면서 나지막하게 물었다.“암살녀는 어디 있어? 당장 내놔.”곁에 있던 염구준은 일단 나서지 않고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다.역시 그의 예상대로 일행은 로사를 찾으러 온 것이었다.“누구요?”선장은 처음 듣는 말에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잔뜩 당황했다.“죽고 싶어?”일행은 더는 묻지 않고 칼로 선장의 목을 베려고 했다.위기의 찰나에 염구준이 나서려고 할 때, 마침 로사가 갑판에 나타나 소리를 질렀다.“나 여기 있어. 무고한 사람들은 해치지 마!”자발적으로 나서서 혼자 상대하려고 하다니, 염구준은 소녀의 용기에 속으로 감탄했다.우두머리는 목표물이 나타나자 단호하게 명령을 내리며 선장을 옆으로 내팽개쳤다.“저 년을 생포해!”열 명 넘는 남자가 몽둥이를 꺼내더니 서로 동선을 맞추며 빠른 속도로 공격했다.하지만 3분도 되지 않아서 로사의 손에 전부 살해당했다.소녀가 싸우는 모습을 지켜보던 염구준이 한마디 평가했다.“무술인이 된다면 로사는 아마 무적의 존재가 되겠네.”거의 완벽한 소녀의 동작에 칭찬을 안 할 수가 없었다.“병신 같은 놈들!”뚜껑이 열린 우두머리는 욕을 하고는 직접 칼을 들고 공격했다.탁!하지만 강력한 남자의 힘으로 로사는 단번에 패배하고 말았다.일반인과 무술인은 힘부터 차원이 달랐다.잇따른 공격에 로사는 구석으로 몰려 피할 길이 없었다.“죽어!”로사가 갑자기 고함을 지르더니 몸을 특별한 모양으로 비틀고 맹렬하게 비수를 무찔렀다.그런데 비수는 우두머리의 가슴을
스스로 조소하던 로사는 카트 아래에서 가운을 꺼내 몸을 감쌌다.상대방이 이런 취향이 아닌데 계속 이러고 있으면 오히려 반감만 생긴다.솔직히 처음으로 당당하게 남자를 유혹하려 하는데 단번에 거절당해서 매우 부끄러웠다.한참이 지나도 말을 하지 않자 염구준이 소녀의 생각을 추측했다.“내가 대신 복수해줘? 탈출시켜줘, 아니면 무공을 알려줘?”“전부 다요!”로사는 그가 전부 맞힐 줄은 상상도 못했다.염구준은 별로 놀라는 기색이 없이 미리 쓴 원고를 던지며 말했다.“거기에 적힌 대로 하면 무공을 터득할 수 있어. 나머지는 너를 도와줄 의무가 없어.”그가 이렇게 호의를 베푸는 것은 소녀가 정말 무공을 배우기에 적합한 인재이기 때문이었다.로사는 실망을 감추지 못했지만 그래도 강요하지 않고 다른 방법을 시도했다.“그럼 내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어요?”“말해.”마침 염구준도 시간이 있기에 로사의 말을 들어주고 나중에 복수하는 것을 포기시킬 생각이었다.그러면서 음식을 먹는 것을 한 번도 멈추지 않았다.로사는 일단 생각을 정리하고 조리 있게 말하기 시작했다.“난 고아예요. 아주 어릴 때 고아원에 들어갔었죠. 그곳은 낙원일 줄 알았는데 원장이 나를 신비한 조직에 팔아버렸어요. 나랑 함께 그곳에 간 아이들은 혹독하고 잔인한 훈련을 받으면서 피비린내 진동하는 살인 도구로 살았어요.”“그러다 반 년 전에 내가 조직의 두목을 죽이고 도망쳤어요. 그곳을 이가 갈리도록 원망해요. 선배님은 실력이 강한 무술인이란 걸 처음 봤을 때부터 알았어요. 나를 가엽게 여기고 옆에 하인으로 있게 해주면 안 돼요?”예상하지 못한 말에 염구준은 흠칫 놀라더니 젓가락을 내려놓았다.“만약 네 말이 사실이라면 사정이 딱하긴 해. 그렇다고 난 도와주지 않아.”그게 진짜인지 가짜인지 모르겠지만 로사는 용하인이 아니기에 더더욱 도와줄 이유가 없었다.그리고 곁에 하인을 두면 귀찮은 일만 생기기에 그럴 필요가 없었다.무공 수련법 한 장을 준 것도 의리를 다한 셈이었다.“그래도 나를 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