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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99화

Author: 잔영
그는 더 이상 이 일을 고민하지 않고 또 다른 문제를 물었다.

“언제부터 날 노린거야?”

이렇게 다양한 사살 방식과 행동들이 단시간내에 계획한 것일 리가 없었다.

‘임시로 한 것들은 더욱 아니고.’

“당연히 만능 전당포를 설립할 때지. 내 사업을 발전시키는데 가장 방해되는 요소가 너였거든.”

“네가 이곳으로 온 건 계기에 불과해.”

만옥루는 이 일을 숨기지 않고 뿌듯해하며 전부 털어놓았다.

이런 강한 반보천인을 이 정도까지 속일 수 있는 사람은 세상에도 몇 안 되니까 말이다. 이 계획에서 유일한 변수는 염구준이 너무 강하다는 거였다.

“됐어.”

“넌 네 방식이 틀리지 않았다고 생각할지 몰라도 용하국엔 오지 말았어야 했어.”

염구준은 말을 마치고는 검기로 상대방의 머리를 뚫어 죽였다.

이렇게 바로 죽게 하는 것도 일종의 배려였다. 만능 전당포에서 내린 임무 중에 극악한 게 적지 않으니까 말이다.

우두머리가 없어졌으니 이제 용하국의 만능 전당포도 존재할 수가 없었다.

그 후 염구준은 일찍이 외곽에서 포위하고 있던 백호에게 연락했다.

“상황 보고 해.”

“방금 전에 적지 않은 무인들이 포위망을 뚫고 도망가려 했습니다. 한 명을 놓치긴 했는데, 저로는 안 될 것 같아요.”

현재 백호의 목소리는 무척 허약했다.

“지금 갈게.”

염구준은 휴대폰을 꺼내 위치를 켜 백호의 위치를 향해 달려갔다.

이곳에서 백호를 다치게 할 수 있는 사람은 아까 도망쳤던 두 명의 반보천인들 밖에 없었다.

‘그런데 한 명만 도망쳤다니.’

백호가 있는 곳에 도착한 염구준은 상대방이 나무 옆에 기대앉은 채로 의료진에 의해 구멍 뚫린 오른쪽 어깨를 치료받고 있는 걸 발견했다.

그의 옆에는 시체 하나가 누워 있었는데, 바로 아까 도망간 반보천인 중 한 명이었다.

“제가 임무에 실패했습니다. 두 명 다 붙잡지 못했어요.”

백호는 피를 토하며 참담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는 지금 부상이 심각해서 살 수 있는지도 미지수였다.

염구준은 빠르게 앞으로 걸어가 한손으로는 그의 등을 누르며 진기를 불어넣으면서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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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신의 귀환   제2527화

    봉유곡은 이상할 정도로 들떠 있었다.죽고 싶다는 갈망이 지금만큼 강렬했던 적이 없었다.“꿈 깨. 네가 완전히 쓸모없어지기 전까진, 죽게 두지 않아.”흑풍존주는 전류를 꺼버리고 방을 나섰다.그의 얼굴에는 단 한 점의 미소도 없었다.흑풍존주는 염구준이 갈수록 강해지는 걸 가만히 두고 보고 있을 수가 없었다.얼른 처리를 해야 한다는 걸 알고 있지만 그는 자신의 힘만으론 안 된다는 걸 더 잘 알기 때문에 도와줄 고수를 찾으려고 했다.한편, 청해시에서.염구준은 전투기를 격납고에 두고, 가족들에게 서프라이즈를 주기 위해 바로 집으로 향했다.이번 여정은 고작 일주일 남짓이었지만 그럼에도 그는 가족들이 너무 그리웠다.“나 왔다! 깜짝 놀랐지?”...하지만, 집 안은 정적뿐이었다.염구준은 집에 아무도 없는 걸 보고 부서진 휴대폰에서 유심을 꺼내 새 폰에 장착했다.전에 북만 얼음굴에서의 전투가 너무 격렬해서, 폰은 이미 완전히 산산조각 난 상태였다.전원을 켜자마자, 부재중 전화가 무려 백 통이 넘게 떴는데, 그게 모두 손가을에게서 한시간 안에 온 전화들이었다.이를 본 염구준은 불안감이 밀려와 얼른 전화를 걸었다.뚜...전화음이 두 번 울리자마자 손가을의 조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구준 씨! 얼른 그룹 본사로 와줘...”“희주야, 아빠 전화야. 잠깐만이라도 얘기 좀 해.”그녀의 목소리엔 이미 울음기가 섞여 있었다.염구준의 미간이 깊게 찌푸려졌다.손가을이 사정 설명조차 못할 만큼 다급한 상황이라는 걸 눈치 채서였다.이에 그 역시 다급해져 더 캐묻지 않았다. 곧 휴대폰 너머로, 어린 딸의 흐느낌이 들려왔다.“흐윽, 아빠 보고 싶어요. 근데 아빠한테도 피해 줄까 봐 무서워서 말 못하겠어요.”“희주야, 아빠 목소리 들려?”그는 거의 울부짖듯이 외치면서 집 밖으로 튀어나와 손씨 그룹 본사로 향했다.아내의 말만 들으면 다급한 상황이란 걸 알 수 있기 때문에, 그는 시간을 낭비할 담이 없어 속도를 최대치로 끌어올려 전력을 다해 달렸다.일반인

  • 군신의 귀환   제2526화

    염구준이 어떻게 행동하든 사람들은 그를 뭐라고 말릴 용기가 없었다.눈은 더욱 거세게 내렸고, 그의 실루엣은 곧 폭설 속에 파묻혀 보이지 않았다.현장에 남은 흔적이라곤 엉망진창이 되어버린 전장 뿐이었다. 이제 양측의 전력이 다시 균형을 이룬 상태로 되돌아갔기 때문에 누구도 상대방을 제압할 수 없었다.그 말인 즉슨, 이제 협상을 쉽게 끝낼 수 없게 되었다는 거다.“안 됩니다. 너무 많아요.”“저도 이 사태를 수습하려는 마음은 있지만 최소한의 숨통은 틔워줘야 수습도 하지 않겠습니까?”블라덴은 노련한 협상가답게, 상황이 변한 걸 보고 빠르게 조건을 조율했다.격렬한 싸움 직후, 양측 모두 큰 피해를 입은 상태라 필치 못한 상황이 아니라면 누구도 싸우고 싶어하지 않았다.그리하여 협상이 시작되었다.그들은 하루 밤낮을 넘겨가며 끊임없이 협상을 했는데, 이익이 걸린 문제라 누구도 함부로 대하지 않고 한 발자국도 양보하지 않으려고 했다.결국 스텔라성은 패권을 포기하고, 각 세력에게 더 이상 조공을 요구하지 않기로 하고, 그뿐 아니라, 모든 세력에게 백억씩 보상하기로 약속했다.이로써 이번 분쟁은 일단락되었다.이날 후부터 두 강대 세력이 대립하는 구도가 형성되었고, 스텔라성은 여전히 우위에 있었지만 염구준이 두려워 양보하군 했다.하지만 정작 염구준 본인은 그런 건 안중에도 없었다.그는 곧장 바라해로 돌아가, 전투기를 타고 청해시로 돌아갔다.이번 여정에서 황계웅을 처치하긴 했지만, 원래 목표였던 옥패는 놓쳤고, 오히려 흑풍에게 한껏 당하고 말았다.그래도 육체가 극한에 도달했고, 무엇보다 심해의 눈물 백 방울을 손에 넣었으니 얻은 게 꽤 많았다고 할 수 있었다.이번 여정에서 만난 사람들 중, 염구준이 가장 인상 깊었던 건 노희연이었지만, 마지막엔 복수로 머리가 뒤덮여 미쳐버렸다는 게 조금 안타까웠다.전투기는 창공을 가르며 날았다.도시와 항구는 여전히 분주했고, 무림계의 전쟁 따위 때문에 변한 게 아무것도 없었다.한편, 수천 리 떨어진 어느 황막의

  • 군신의 귀환   제2525화

    “이익을 위해서 다투는 건 자기 능력에 달린 거니까 신경 쓰지 않아.”“하지만 감히 내 가족을 건드려선 안 됐어.”염구준의 손에 들린 검이 한차례 진동하자, 그 안에 깃든 검기가 폭발적으로 나오며 노세를 완전히 베었다. 결국 일극 반보천인의 강자는 이렇게 목숨을 거두었다.“성주님이 돌아가셨어...”스텔라성 측의 병사들은 절망에 빠져 싸울 마음이 전부 사라졌다.그들이 계속 버티고 있던 이유는 노세가 폐관을 마치고 나와 전세를 뒤엎고 이기길 바라서였다.하지만 수령이 적에게 목숨을 잃은 지금, 그들의 희망은 완전히 꺾여졌다.반면, 노신기 일행은 사기가 잔뜩 올라 남은 스텔라성의 잔당을 마저 없애버리려고 했다.이때, 블라덴이 나서서 입을 열었다. “염 선생님, 한마디만 해도 되겠습니까?”“말해.”염구준은 싸늘하게 대답하며, 다친 진기를 회복했다.이번 싸움은 그에게도 큰 부담이었다.진기는 바닥나고, 중상도 입었으니까 말이다.만약 전에 얻은 심해의 눈물로 상처를 회복하고 최상의 컨디션으로 돌아가지 못했다면 이 싸움의 승패도 쉽게 갈리기 어려웠을 것이다.블라덴은 서둘러 말을 이었다.“노세가 이미 죽었으니 저희 사이의 원한도 끝난 것 아닙니까? 굳이 계속 싸울 필요 없다고 봅니다.”그는 노세와 생각이 잘 맞지 않아 부성주임에도 별로 좋은 대우를 받지 못했었다.이에 노신기가 화를 내며 반박했다. “헛소리 작작해! 우리가 유동심연에 간 사이, 우리 문파를 쓸어버린 게 바로 너희 스텔라성이잖아!”“노 문주, 당신들의 가족은 죽지 않았습니다.”“그날 명을 받아 문파를 공격하긴 했으나, 저항한 무인들만 처리했을 뿐, 나머지 사람들은 모두 비휴산장에 감금해 두었습니다.”그는 영상통화를 연결한 뒤, 휴대폰을 던졌다.화면을 본 노신기는 천기문의 사람들과 다른 세력들의 가족들을 발견했다.비록 모두 몰살당했다고 떠들었지만, 사실 그들은 자신들의 거주지에서 가족들의 시신을 찾지 못했었다.“우리 일은 여기까지다.”염구준은 조용히 검집을 손에 쥐고,

  • 군신의 귀환   제2524화

    지하에서 끓어오른 진기가 땅을 뚫고 솟구쳤다.주변에서 구경하던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위험을 감지하고 서둘러 더 멀리 떨어져 안전 거리를 확보했다.시간은 조금씩 흘렀고, 어느덧 구름 너머의 해도 서쪽으로 기울었다.눈은 멈추지 않고 흩날렸고, 땅 위엔 어느새 옅은 눈이 쌓였으나 전투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었다.두 사람은 지상을 뚫고 지하로, 다시 지하에서 지상으로 튀어오르며 싸움을 이어갔다.그들이 지나간 자리는 마치 폭격을 맞은 것처럼 초토화되었다.구경꾼들은 피곤한 것도 모르고 그대로 서서 계속 이 싸움을 지켜보았다. “벌써 밤이야. 이미 열 몇 시간을 싸웠는데, 얼마나 더 싸워야 끝을 낼 수 있을까?”“가만히 지켜봐. 이런 급의 싸움은 평생에 한 번 볼까 말까니까.”“양쪽 다 기술이 완벽해. 최소한의 소모로 최대한의 필살기를 쏟아붓고 있어.”이 싸움을 그나마 이해할 수 있는 건 반보천인급의 고수들뿐이었다.쾅!또 한 번의 폭음과 함께, 두 사람은 지하에서 튀어올랐다.그들 몸엔 이미 크고 작은 상처가 나있었다.텅! 텅! 텅!염구준은 끊임없이 검을 휘둘렀고, 전세도 우위였으나 노세를 죽이지는 못했다.이게 바로 염구준의 특징이었다. 싸울수록 더 많은 검기가 쌓여 공격이 더 강해지는 것 말이다.“쓸모없어. 네 검술이 이상하긴 하지만 그걸론 날 죽일 수 없을 거다.”노세는 계속 방어만 했지만 여전히 여유가 넘쳤다.‘젠장, 이러다간 내가 먼저 지쳐 쓰러지겠어.’염구준은 계속해서 공격을 퍼붓고 있었지만, 마음속으로는 상대방의 강함을 느끼며 뭔가 이상함을 깨달았다.노세의 진기는 써도 멈추지 않고 재빨리 보충되었다.그러나 반면에 그의 진기는, 쓸 때마다 줄어들어 이미 바닥을 드러내고 있는 상황이었다.만약 진기를 다 쓰게 된다면 육체의 힘만으론 이기기 힘들었다. 얼마 안 되어 질 게 뻔하다는 얘기다.극한의 진기의 무서운 점이 지금에서야 제대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펑!염구준은 강하게 검을 휘둘러 노세를 뒤로 물리친 뒤, 두 손으로 검을 세로

  • 군신의 귀환   제2523화

    모든 사람들이 감탄하며 이 싸움을 지켜보았다.누가 이길지는 그들도 함부로 정의를 내릴 수가 없었다. 쌍방의 강한 정도가 이미 그들의 이해 범위를 완전히 벗어나 있기 때문이었다.한편, 노세와 염구준은 싸움을 이어갔다.“꽤 하네. 초보적인 검의를 수련하고, 진기도 대부분의 절정 반보천인보다 순수하고, 극한의 육신도 가졌고.”“그렇다면, 네놈이 내 창을 몇 번이나 버틸 수 있는지 한번 볼까?”노세는 잔뜩 흥분한 표정을 지어보였다.단 일격만으로 자신의 수련 방식과 경지를 꿰뚫어 본 노세에 염구준은 적지 않게 놀랐다.대다수의 반보천인들은 평생을 바쳐도 일극 반보천인에 도달하지 못하는 게 대부분이었다.하지만 염구준은 진기, 육체, 의경 세 가지를 동시에 밀어붙이며 진정한 극한 반보천인을 노리고 있었다.“네 나이에 그 정도면, 더 이상 무공을 갈고 닦을 수도 없겠지.”염구준은 신경쓰지 않고 입꼬리를 올렸다. 강함과는 별개로, 싸움에서는 기세를 꺾이지 않는 것이 중요했다.“흥, 널 죽이기만 하면 그걸로 족하지.”노세가 긴 창을 걷어 들고, 팔에 힘을 주어 또 한 번 창을 날렸다.거리는 짧지만, 순식간에 폭발하는 에너지는 어마어마했다.텅!염구준은 검끝으로 창끝을 가볍게 튕겨내며 위력을 흘린 뒤, 그 반동을 이용해 칼날을 자연스럽게 틀어 노세의 얼굴을 향해 휘둘렀다.매끄럽고 끊김 없는 검식이었다.쾅!염구준이 반격할 여유가 있을 줄 몰랐던 노세는 당황하며 급히 호신진기를 만들었고, 염구준은 재빨리 검을 휘둘렀지만 호체진기의 색이 어두워지게만 만들었을 뿐, 뚫지는 못했다.극한의 진기란 이렇게 무서운 법이었다.“좋은 검술이군.”노세는 창을 거두어 막으면서 저절로 감탄했다. 그는 더이상 감히 방심할 담이 없었다.염구준은 일격이 먹히지 않자 땅을 박차고 뒤로 가 거리를 벌렸다.아직 강력한 필살기를 쓰지 않은 상태에서 노세의 공격은 확실히 그보다 한 수 위였다.하지만 상대방을 확실히 죽이기 위해선 두 사람 모두 강한 필살기를 써야만 했다.염구

  • 군신의 귀환   제2522화

    “하하, 그래. 그래서 오늘 넌 반드시 죽게 될 거다.”“같은 일극 반보천인이라도, 넌 고작 육체가 극한에 달했을 뿐이지. 힘이 아무리 강해진다 해도 진기가 극한에 달한 사람을 이길 수는 없어.”두 사람 모두 이미 극한의 길에 들어선 사람들이었다.염구준은 어깨를 으쓱이며 대꾸했다.“경지가 전투력을 대표하진 않아. 누가 이길지는 싸워봐야 아는 거지.”반보천인 중에서 가장 강력한 증폭을 주는 것이 극한의 의경이었고, 그 다음이 진기와 육체였다.하지만 의경이라는 건 순전히 깨달음의 영역이었다.염구준처럼 검술을 창조할 수 있는 사람도 검의를 초입밖에 깨닫지 못했다.노세는 비웃듯 염구준을 바라보며 입꼬리를 올렸다.“그럴 필요 있나? 네 운명은 이미 정해져 있는데.”염구준은 제자리에 서서 두 손으로 검을 고쳐잡고 검기를 계속 검 안으로 밀어넣었다....두 사람의 대화가 끝나자 전장은 곧바로 고요해졌고, 폭설 밖에 내리지 않았다.양측의 병사들은 이미 싸움을 멈춘 채, 그 두 사람에게 시선을 집중했다.이 전투의 승부는 결국 이 두 사람의 손에 달려 있기 때문이었다. “구자검법, 검일참공!”염구준은 필살기를 쓸 기운이 모이자 두 팔에 힘을 실어 검을 내리치며 몸을 날려 절벽 아래로 뛰어내렸다.곧 거대한 검의 허상이 허공을 가르며 노세를 향해 내려쳤다.그가 이때까지 축적한 검기는 딱 이 일검을 쓸 수 있을 만큼 뿐이었다.‘응?’노세는 갑자기 공격해오는 염구준을 보며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호체진기를 더 단단하게 만들었다.“흥, 고작 이런 공격으론 부족해.”그는 두 팔을 뒤로 한 채, 자신있게 몸으로 이 일격을 받았다.쾅!검이 떨어지며 대지가 갈라졌고, 돌들이 사방으로 튀었다.노세는 지하로 떨어졌는데, 그건 기운이 약해서가 아니라 이곳의 지형이 오랫동안 얼음에 침식 당한 탓에 밑이 전부 동굴이라 지표가 취약해서였다.그러나 이를 본 노신기 일행은 노세가 졌는 줄 알고 기뻐했다.“하하, 이겼어!”“역시 염 선생님이야! 악귀 같은 놈을

  • 군신의 귀환   제2521화

    쾅!“마지막 기회다. 노세가 어디 있는지 말해!”염구준은 검을 휘두르며 큰소리로 물었다.“쿨럭!”그러나 블라덴는 입과 코로 피를 쏟으면서도 여전히 이를 악물고 버티면서 말을 하지 않았다.그의 의지에 염구준은 속으로 감탄했으나, 같은 편이 아니기에 봐줄 생각이 없었다. 전열을 함께한 스텔라성의 전사들은 애가 타는 표정으로 소리쳤다.“부성주님, 혼자 짊어지지 마십시오! 저희가 함께 하겠습니다!”“다 같이 죽으면 그만입니다! 무섭지 않아요!”싸움이 벌어진 지 오래라 혈기가 이미 불붙어서 지금 그들에게 생사 따윈 뒷전이었다.“버텨라!”블라덴은 이를 악물고 한 마디를 내뱉은 뒤, 염구준이 디시 검을 휘두르려는 찰나, 잽싸게 두 개의 새 소형 방패를 꺼냈다. 이건 염구준을 상대하기 위해 특별히 만들어진 방패였다.“용사네. 네 결정을 존중할게.”염구준은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몸 안의 기운을 더 끌어올려 빠르게 검을 휘둘렀다.콰앙!블라덴의 의지가 아무리 강하다 하더라도, 이 일격은 막지 못했다.검과 충돌하자 두 방패는 산산조각이 났고, 양팔에서는 피가 흘러내렸으며, 그도 무지막지한 압력을 버티지 못하고 결국 무릎을 꿇었다.한번 더 공격을 받는다면 몸이 버티지 못할게 분명했다.“흩어져!”이 모습을 더는 지켜볼 수 없었던 사람들은 사방으로 흩어져서 억지로 전열을 깨뜨렸다. 원래대로라면, 전열상태에서 공격을 당하면 모두가 데미지를 고루 나눠받게 되어있으나 블라덴은 혼자서 모든 데미지를 감수했다.결국엔 막지 못했지만 말이다.이건 그들의 패배였다.절벽 위 전투를 지켜보던 사람들은 모두 이미 승패가 갈렸음을 깨달았고, 스텔라성의 병사들의 사기는 순식간에 떨어졌으며 전황도 기울어졌다.그 순간, 두 명의 전신위급 병사가 튀어나와 염구준을 저지하려 했다.“우리가 저 녀석을 막을 테니 부성주님을 먼저 데려가!”쉭!그러나 염구준이 휘두른 검에서 방출된 검기가 순식간에 두 사람을 무력화시켰다.전열이 깨졌으니 그들에겐 더 이상 맞설 힘이 없

  • 군신의 귀환   제2520화

    지금 블라덴 뒤에 일반 반보천인 두 명, 전신지상 10명으로 배치되어 있었다.비록 초라하긴 해도 지금으로서 스텔라성의 모든 정예병은 이곳에 집중되었다.스스슥!염구준은 허공에서 날카로운 검기를 발사하며 다가왔다.이것은 상대방의 실력을 시탐하는 공격에 불과했다.퍽! 퍽!블라덴이 진법을 가동하여 가볍게 공격을 막아냈다.절정 반보천인이 주관하는 진법은 역시 강력했다.“다들 염구준이 대단하고 하던데, 이제 보니 별거 아니네.”“그러게. 이 정도 공격이라면 성주님이 나서지 않아도 우리가 죽일 수 있겠어.”염구준의 공격을 막은 스텔라성은 자신감에 넘쳐 벌써 허풍을 치기 시작했다.“방심하지 마. 염구준의 실력은 이 정도로 약하지 않아!”블라덴이 나서서 부하들을 경고했다.방금 허풍을 치던 두 사람은 믿지 않았지만 블라덴의 체면을 봐서 더는 말하지 않았다.염구준은 상대방이 자신의 검초식을 쉽게 막는 것을 보고 입꼬리를 슬며시 올렸다.“허수아비는 아니네. 재미있어.”눈 깜짝할 사이에 그는 진법 앞으로 다가와 왼쪽 주먹을 불쑥 앞으로 찔렀다.“칠상권궁극오의, 칠권합일!”쿵!구호를 외치는 동시에 그의 불이 달린 주먹이 기세등등하게 블라덴을 향해 날아갔다.주먹의 위력만 보아도 스텔라성은 숨이 턱 막히는 것 같았다.“전력으로 방어한다!”블라덴은 쇠망치를 들고 기운을 최고로 올리며 포효했다.염구준이 주먹을 날리는 순간, 온몸이 위기감에 휩싸였다.쿵!불이 달린 주먹이 쇠망치에 닿는 순간 부서지고 그 충격으로 인해 블라덴의 팔이 뒤로 튕겼다.이어서 염구준이 검으로 내리찍으려 할 때 블라덴은 호체 기운을 펼쳤다.쿵!호체 기운은 둔탁한 소리를 내며 평범한 검초식을 막아냈다.그래도 진법 내에 있던 적들은 몇 미터나 밀려나 벼랑 끝에 몰리게 되었다.싸우자마자 염구준이 우세를 차지했다.이제 그와 맞서는 것은 블라덴이 아니라 한 무리 무술인이었다.염구준은 검으로 적을 겨누며 장난스럽게 말했다.“절벽을 등지고 싸우다니, 극한 생존 욕구를 자극하는

  • 군신의 귀환   제2519화

    염구준은 처참한 전투장을 보고 한숨을 내쉬었다.“에휴, 그렇게 죽고 싶어? 막을 새도 없이 뛰어가네.”그의 계획은 전부 멈춰있다가 반보천인들이 길을 내길 기다렸다가 다시 공격하는 것이었다.이러면 사상자가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염구준도 전신전의 전주로서 군사를 지휘하는 능력은 무공만큼 뛰어났다.“염 선생님, 갑자기 습격을 받았는데 어떻게 대처할까요?”혼란에 빠진 노신기가 통신기를 통해 의견을 물었다.염구준은 정말 상대하고 싶지 않았지만 지금은 감정을 내세울 때가 아니었다.“전부 죽여서 빠르게 통과하세요!”“네.”염구준의 명령을 받은 일행은 피가 다시 끓어올라 얼마 남지 않은 결사대를 전부 참살했다.곧 2차 방어선에 도달할 때쯤 앞에 깊은 골짜기가 양측을 갈라놓았다.염구준은 조급해하지 않고 숨을 헐떡이는 정예병들을 보고 명령했다.“여기서 쉽시다. 체력을 회복하세요!”단숨에 공격하는 것은 나쁘지 않지만 기진맥진한 상황에서 의지로만 싸우는 것은 불가능했다.한번 손해를 본 정예병들은 이제야 고분고분 염구준의 말을 따랐다.그렇게 쌍방은 골짜기를 경계선으로 다시 맞섰다.각자 싸울 준비를 하느라 현장은 조용했지만 이것은 폭풍우가 몰아칠 전조 현상이었다.첫 번째 대결에서 노신기 일행이 염구준의 명령을 따르지 않고 손해를 보았기에 서로 비긴 셈이었다.그래도 염구준의 존재로 인해 공격군 다시 걷잡을 수 없이 강력해졌다.절벽 위에 선 블라덴은 안색을 굳히며 명령했다.“성주님이 곧 출관하신다. 이대로 끌고 가면 승리할 것이니 너희들 반드시 이곳의 방어선을 지켜야 한다!”다시 희망이 생긴 스텔라성의 군사들도 사기가 되살아났다.그때 하늘에서 눈이 내렸다.이제 막 떠오른 태양은 구름에 가려지고 솜털 같은 눈송이가 사방에 흩날렸다.전쟁을 앞두고 모두가 하늘을 보더니 우울한 표정을 지었다.눈이 내리면서 분위기는 한층 엄숙해졌다.“다리를 내리고 길을 내세요!”염구준은 모두가 준비가 끝난 것을 보고 통신기에 대고 분부했다.방금 전에 휴식을 취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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