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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화

신호음이 3번 울리는가 싶더니 어딘가 언짢은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재원 군? 이 시간에 웬일인가?"

염구준을 뚫어지게 노려보던 서재원의 얼굴이 대번에 밝아졌다.

"삼촌, 별일은 아닙니다만, 그랜드 센트럴 호텔에 일이 좀 있었습니다. 제 수하들이 많이 다쳤고요. 네, 듣기로는 군인이었는데 지금은 퇴역하고 배에서 일한다고 하더라고요. 집안도 별 볼 일 없어요. 주먹질은 좀 하는데 그것만 믿고 설쳐대는 꼴이 어찌나 우습던지. 이곳 청해는 삼촌 관할이잖아요. 그래서 삼촌이 나서 주시면 좋을 것 같아서 연락드렸습니다."

청해 군사작전부 수장 곽승환은 현재 신경이 날카롭게 곤두서있는 상태였다.

일주일 전, 전신전 전주 염구준이 아내의 병을 고치려 했을 때 빌어먹을 손태진이 글쎄 자신더러 훼방을 놓으라고 하지 않겠는가? 간이 배 밖으로 나와도 유분수지!

손태진은 여태 작전부 감옥에 갇혀 있었다. 일주일 동안 단 두 끼의 식사만 주어졌으며 그것도 쉰내 나는 주먹밥이 전부였다.

하마터면 이 일로 주군의 미움을 살 뻔한 그는 일주일 동안 마음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마침 잘 됐군, 나도 화풀이할 데가 필요했거든."

핸드폰을 꽉 움켜쥔 곽승환이 이를 사리물며 말했다.

"재원 군, 조금만 기다리게. 곧 출발하지. 아마 십 분 정도 걸릴 거야."

통화를 마친 서재원이 악랄하게 웃어 보였다. 곽승환이 왜 짜증이 났는지는 몰랐으나 그건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다.

화가 잔뜩 난 곽승환을 상대해야 할 염구준이 벌써 가여워졌다. 이번에는 결코 피해 갈 수 없을 것이다. 곽승환의 실력과 세력, 그 무엇도 염구준이 감당하지 못할 테니.

곽승환을 등에 업은 서재원의 콧대는 하늘을 찔러댔다.

"염구준! 넌 끝났어, 이 새끼야."

그는 염구준을 손가락질하며 잔뜩 비웃음을 흘렸다.

"홀로 내 부하들을 상대한 실력은 인정해 주지. 하지만 거기까지야. 우리 서씨 집안의 위대함은 너 같은 등신이 이해할 수 있는 게 아니거든. 네놈이 뒈지는 데 십 분도 안 걸릴 거니까 두고 봐."

발악하는 서재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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