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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3화

Penulis: 목련청
병원, VIP 병실.

서유라는 새하얀 병상 위에 조심스럽게 눕혀졌고 몸에는 포근한 이불이 덮여 있었다.

얼굴은 핏기가 하나도 없고 팔에는 붕대가 감겨 있었으며 손등에는 링거가 꽂혀 있어 보기만 해도 몹시 쇠약해 보였다.

배서준은 침대 옆에 서서 단 한 순간도 시선을 거두지 않았다.

그 깊은 눈동자엔 걱정과 안쓰러움이 가득 담겨 있었다.

이때, 금테 안경을 쓴 중년의 의사가 손에 든 보고서를 들여다보며 무거운 말투로 말했다.

“배 대표님, 서유라 씨 상태가 좋지 않습니다.”

그 말에 배서준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무슨 말씀이십니까, 의사 선생님. 유라가 지금 얼마나 안 좋은 건데요?”

의사는 심각한 얼굴로 안경을 고쳐 쓰며 설명을 이었다.

“신체 여기저기에 외상이 있습니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지만 누가 봐도 학대를 당한 흔적입니다.”

그는 말을 잠시 멈췄다가 다시 조심스럽게 덧붙였다.

“그보다 더 우려되는 건 정신 상태입니다. 극심한 공포로 인해 정서가 매우 불안정하고 초기 진단 결과는 급성 스트레스 장애, 쉽게 말해 정신적 외상입니다.”

그 말에 배서준의 얼굴빛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머리끝까지 치솟는 분노가 억눌러지지 않을 정도였다.

병상에 누워있는 서유라를 바라보자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파왔다.

‘그 미친놈들, 감히 유라를 이렇게 만들다니!’

“입원은 얼마나 해야 합니까.”

배서준은 이를 악물고 낮고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폭발 직전의 분노가 꾹꾹 눌려 담긴 말투였다.

의사는 다시 한번 안경을 밀어 올리며 조심스레 대답했다.

“일단 당분간은 입원하며 심리 상담과 약물치료를 병행해야 합니다. 회복까지의 기간은 서유라 씨의 신체와 정신 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배서준의 눈빛은 점점 어두워졌고 그 주변은 숨 막힐 듯한 기류로 가득 찼다.

“알겠습니다. 최고의 약, 최고의 의료진... 무조건 완벽하게 치료해주십시오.”

그의 목소리는 싸늘하고 단호했다.

의사는 재빨리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걱정 마세요, 배 대표님.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의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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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굿바이 쓰레기   제850화

    이씨 사모님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그래요, 설아 씨. 어떤 사람들은 어떻게든 위로 올라가려고 발버둥 치지만 뿌리가 삐뚤어지면 결국 버티질 못해요. 우리 이씨 가문은 그런 사람이 남 밟고 올라서는 거, 절대 용납하지 않아요. 더구나 그런 사람하고는 깊이 엮을 생각도 없고요.”이씨 사모님의 이 말은 절대 가볍지 않았다. 배서준과 남설아 사이에서 분명하게 입장을 정한 셈이었다.남설아의 마음속에 따스한 온기가 퍼졌다. 그동안 얼마나 많은 오해와 차가운 시선을 견뎌왔던가. 그런 그녀에게 이 회장 부부의 진심 어린 태도는 무너졌던 마음의 벽을 조금씩 풀어주었다.그녀는 고개를 들어 두 어른을 바라보며 진심을 담아 말했다.“회장님, 사모님. 고맙습니다. 저 믿어주신 거, 잊지 않겠습니다.”한편, 연회장 한편에 있던 배서준은 말없이 술잔을 들고 있었다. 이씨 가문의 영향력은 적지 않다. 그들의 태도 하나가 곧 많은 사람의 판단을 바꿀 수 있다.아까 전시실에서 그는 일부러 침묵했다. 남설아와 공개적으로 갈등을 만들고 싶지 않았던 이유도 있었고 사실 그 그림이 진짜인지 아닌지 자신도 확신이 없었기 때문이다.하지만 지금 이씨 부부가 남설아를 대하는 태도가 너무도 빨리 달라졌다는 사실이 그를 몹시 불쾌하게 만들었다. 그는 잔을 기울이며 담담하게 말했다.“이씨 부부는 어리석은 분들이 아니야. 그분들이 저러는 데에는 분명 이유가 있어.”“이유? 무슨 이유?”서유라의 목소리는 한껏 날카로워졌고 울먹이기까지 했다.“설마 그분들도 남설아 말을 믿는 거야? 서준아, 날 이렇게 내버려 두면 안 돼. 나 오늘 망신당한 거 다 남설아 때문이잖아. 지금 저 여자가 얼마나 우쭐한 지 봤어?”그녀는 배서준의 소매를 붙잡았고 눈가에는 억울함이 가득했다. 배서준은 그녀의 팔을 뿌리치고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봤다.서유라의 이런 모습은 예전에는 책임감을 느끼게 했지만, 지금은 전시실에서의 망신과 이씨 가문의 태도 변화가 겹치며 오히려 짜증이 앞섰다.잠시 침묵하던 그는 낮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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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설아는 찻잔을 두 손으로 감싸 쥔 채 이씨 사모님을 바라보며 겸손하게 말했다.“사모님, 별말씀을 다 하세요. 저는 그냥 인상파 그림에 조금 관심이 있을 뿐이고 몇 마디 한 것뿐이에요. 괜히 불편하게 해드린 건 아닌지 걱정됐어요.”“불편은 무슨, 덕분에 큰일을 하나 막았죠.”이씨 사모님은 손을 내저으며 웃었고 이내 남설아를 보며 솔직하게 말을 꺼냈다.“설아 씨, 사실은 말이에요, 밖에 떠도는 소문들 나도 다 들었어요. 오늘 이 자리에 오기 전까지는 솔직히 설아 씨에 대해 좀 편견이 있었죠.”그녀는 잠깐 말을 멈추더니 미안함이 섞인 말투로 덧붙였다.“근데 오늘 직접 보고 전시장에서 이야기도 듣고 지금 이렇게 앉아 있는 걸 보니까 그 소문이 얼마나 터무니없는지 알겠더라고요.”강연찬은 조용히 손을 뻗어 남설아의 무릎 위에 올려진 손을 감쌌고 이씨 사모님을 향해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사모님, 설아는 늘 그런 사람이에요. 자기 기준이 분명해서 그런 시시한 소문에 휘둘리는 사람들과는 어울리지 않아요.”이씨 사모님은 고개를 끄덕이며 두 사람의 맞잡은 손을 힐끗 보고는 더 환한 미소를 지었다.“연찬 씨 말이 맞아요. 설아 씨, 아까 그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저 그림이 가짜라고 딱 잘라 말하는 거 보통 배짱 아니에요. 서유라 씨 얼굴도 하얗게 질렸고 배 대표님 체면도 좀 깎였을 텐데 그 정도 솔직함과 용기는 아무나 못 가져요.”그녀는 찻잔을 내려놓고 몸을 약간 앞으로 기울이며 목소리를 낮췄다.“사실 사람들이 그러더군요. 설아 씨가 배서준 씨 때문에 목숨까지 끊으려 했다고, 정신이 좀 이상해졌다고... 근데 오늘 직접 보니까, 설아 씨는 냉철하고 분별력 있고 자존심 있는 사람이에요. 그런 말들, 내가 보기에는 누가 일부러 흙탕물 뒤집어씌운 거고, 돌고 돌면서 와전된 거죠.”남설아는 강연찬 손의 따스함을 느끼며 과거의 상처로 인해 흔들리던 마음이 차츰 가라앉는 걸 느꼈다.그녀는 이씨 사모님의 시선을 피하지 않고 조용히, 그러나 확고하게 말했다.“사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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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굿바이 쓰레기   제847화

    이씨 사모님은 단정한 한복을 입고 직접 입구까지 마중 나왔다.배서준 일행을 보자 얼굴에 열의가 담긴 미소가 떠올랐다.“배 대표님, 서유라 씨, 소미란 씨까지 다 오셨네요. 어서 들어오세요.”배서준은 고개를 살짝 숙이며 말했다.“사모님께서 수고가 많으십니다.”서유라는 한 발 앞으로 나서며 이씨 사모님의 손을 잡았다.“사모님, 오늘 입으신 한복이 정말 잘 어울리세요. 아주 고우세요.”이씨 사모님은 웃으며 그녀의 손등을 툭툭 두드렸다.“서유라 씨는 말도 참 예쁘게 해요. 안으로 들어가요. 회장님은 전시실 쪽에서 손님들 접대 중이에요.”소미란도 인사를 건넸고 이씨 사모님은 웃으며 답했지만, 그녀를 바라보는 눈빛에는 어딘가 다른 기색이 섞여 있었다.회랑을 지나면 전시실이 나왔다. 그 안은 조용히 이야기 나누는 사람들로 붐볐다.이 회장은 한 노인과 이야기하고 있었는데 배서준 일행이 들어오자 반가운 얼굴로 다가왔다.“배 대표님께서 직접 와주시다니 정말 감사합니다.”배서준은 그와 악수하며 응했다.“회장님의 수집품은 이미 소문이 자자하죠. 오늘 직접 뵐 수 있어 영광입니다.”간단히 인사를 나눈 후, 이씨 사모님은 그들을 한 폭의 해바라기 유화 앞에 안내했다.“이 그림은 이라고 해요. 최근에 새로 들여온 건데 제가 아주 마음에 들어요.”그러고는 서유라를 돌아보며 웃었다.“서유라 씨는 인상파에 대해 좀 아시잖아요. 우리한테 설명 좀 해줘요?”근처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둘 고개를 돌렸고 칭찬이 연이어 터져 나왔다.서유라는 가볍게 숨을 가다듬고 목소리를 낮게 깔며 그림을 바라봤다.“사모님 안목이 정말 탁월하세요. 이 그림은 붓 터치가 아주 대담하고 색채도 굉장히 뜨거워요. 특히 이 노란색, 층층이 쌓아 올린 질감이 생동감 넘치고 마치 햇살이 몸을 덮는 것 같은 따뜻함이 있어요. 기법 면에서도...”그녀의 목소리는 부드러웠고 설명은 막힘이 없었다.배서준은 특별한 표정 없이 듣고 있었고 소미란은 한발 뒤에서 그 광경을 지켜보며 마음속

  • 굿바이 쓰레기   제846화

    배서준의 표정은 더욱 어두워졌고 이를 악물었다.소미란은 더 이상 말을 잇지 않고 비웃듯 콧방귀를 뀌며 잘해보라는 말을 남기고 자리를 떴다.사무실 안에는 여전히 싸늘한 기운이 감돌았다.소미란이 떠난 뒤, 배서준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서유라도 강씨 가문 이야기는 꺼내지 않았다. 그저 조용히 그의 책상 위 서류들을 정리할 뿐이었다.며칠 후, 어느 오후.서유라가 금박으로 장식된 초대장을 들고 배서준의 사무실로 들어왔다. 얼굴에는 기쁜 기색이 비쳤다.“서준아, 이거 봐. 이씨 사모님이 사람을 보내서 직접 전해준 거야.”그녀는 초대장을 건네며 밝은 목소리로 말했다.“예술품 감상회 초대장이야. 듣자 하니 이번에는 회장님의 소장품 중에서도 꽤 귀한 걸 내놓으신다네.”배서준은 청첩장을 받아들고 훑었다. 이씨 가문은 지역의 오래된 가문으로 평소에는 드러내지 않지만, 금융계와 예술 수집하는 업계에서는 상당한 영향력을 가진 집안이었다.이씨 가문이 여는 연회는 늘 도시의 유명 인사들이 모이는 자리였다.“이씨 가문의 연회라...”배서준은 손가락으로 청첩장의 문양을 문지르며 생각에 잠겼다.배건 그룹은 최근 여러 논란에 휩싸였고 소명 그룹의 자금이 들어와 간신히 숨통은 텄지만, 외부의 불신과 소문은 여전히 무성했다.그들에게는 다시 모습을 드러내고 관계를 정비할 자리가 필요했다.서유라는 그 옆으로 다가오며 부드럽게 말했다.“맞아. 회장님 부부가 이런 사적인 자리를 마련하는 건 흔한 일이 아니야. 이번 초대장을 받은 것도 쉽지 않았고. 게다가 이번 참석자 중에는 상당한 인물들도 온다고 하니까 인맥을 넓히는 데 좋은 기회가 될 거야.”배서준은 그녀를 힐끗 바라봤다. 그녀의 속내쯤은 진즉에 알고 있었지만 말하는 내용은 일리가 있었다. 굳이 자신이 힘들게 자리를 마련하지 않아도 이씨 가문이 만들어놓은 무대 위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필요한 연줄을 확보하는 편이 훨씬 수월했다.“네 말이 맞아. 좋은 기회지.”그는 청첩장을 닫으며 말했다. “가자.”확답을 들은 서

  • 굿바이 쓰레기   제845화

    배서준은 통유리창 앞에 서서 아래의 가고 오는 차량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손에 들린 시가는 아직 불도 붙이지 않았다.소명 그룹의 자금이 들어오긴 했지만, 갈증을 해소했을 뿐이지 충분치는 않았다.그가 원하는 건 숨 돌릴 틈이 아니라 모든 걸 되찾는 것이었고 그 과정에서 누군가는 반드시 대가를 치러야 했다.서유라가 문을 열고 들어왔고 그 뒤로 설렘을 감추지 못한 소미란이 조심스레 따라 들어왔다.“서준아.” 서유라의 목소리는 부드러웠다. “미란 씨 왔어.”배서준은 몸을 돌려 소미란을 바라봤다. 표정은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앉아요.”소미란은 그의 맞은편에 앉으며 등을 곧게 폈고 투자자의 위엄을 보이려 애썼지만, 배서준의 시선 앞에서는 왠지 모르기 불편해졌다.배서준이 먼저 입을 열었다. 목소리는 담담했다.“소명 그룹 자금은 시기가 적절했어요. 큰 도움이 됐어요. 고마워요, 소미란 씨.”소미란은 그 말에 대꾸하며 배서준을 위아래로 살폈다.“서준 씨한테 도움이 됐다면 다행이죠. 배건 그룹이 잘 되면 우리 소명 그룹도 자연히 이익을 보게 될 테니까요.”배서준은 대꾸하지 않고 곧장 본론으로 들어갔다.“돈만으로는 부족해요. 외부에 보여줘야 해요. 배건 그룹이 소명 그룹과 진심으로 손잡았고 여전히 건재하다는 걸 말이죠.”서유라가 옆에서 거들었다.“서준이가 말하는 건 사람들의 시선을 바꿀 기회를 만들자는 거예요.”배서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투자 기념식 같은 걸 열 생각입니다. 규모는 크게 말이에요. 배건 그룹은 예전 그대로고 소명 그룹의 지원으로 더 강해질 거라는 인식을 심어줘야 해요.”그는 소미란을 바라보며 약간 미간을 좁혔다. 이미 계산은 끝난 상태였다. 곧 말투를 바꿔 말했다.“우리 둘만으로는 부족해요. 행사를 키우려면 상징적인 인물이 필요하죠. 소미란 씨, 소씨 가문과 강씨 가문이 좀 안면 있지 않나요?”소미란의 마음이 철렁 내려앉았다. 얼굴의 미소가 잠깐 굳었다.배서준은 이어서 더는 거절할 수 없게 몰아붙였다.“강씨 어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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