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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화

Author: 목련청
남설아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담담하게 말했다.

“지금 모든 비난의 화살이 나에게 향하는 게 아니야. 배서준이지.”

만약 배서준이 재산을 빼돌리고 배건 그룹을 무력화하지 않았다면 이 사람들은 당연히 그의 입장에서 말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를 질책하려고 온 상황이었다. 그리고 남설아는 단순히 전달자이자 증인일 뿐이었다.

이렇게 생각하니 남설아는 가볍게 웃음을 지었다. 이제 정말 참을 수 없을 정도로 배서준이 궁지에 몰린 모습을 보고 싶어졌다.

그를 처음 만난 이후 줄곧 높은 곳에 서 있던 배서준의 모습만 봐왔다. 남설아는 그런 모습을 이제 질릴 만큼 충분히 보았다.

그녀가 이렇게 확신에 찬 모습을 보이자 강연찬은 만족스러워하며 미소 지었다.

“그래, 이게 바로 너야. 우리 설아.”

학창 시절 강연찬은 남설아를 ‘우리 설아’라고 불렀었다. 지금 다시 불러도 너무나 자연스러웠지만 정작 남설아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없었다.

두 손으로 안전벨트를 꼭 움켜쥔 채 그녀는 무슨 감정인지 알 수 없는 복잡한 기분이 들었다. 하여 깊이 숨을 들이마신 뒤 얼굴을 돌려 창밖을 바라보았다.

곧 배건 그룹에 도착했다. 남설아는 차에서 내리기 전, 미리 준비해 둔 하이힐로 갈아신었다.

그러고는 강연찬을 바라보며 살짝 웃어 보인 뒤, 바로 몸을 돌려 안으로 성큼성큼 걸어 들어갔다.

입구에서 자신의 이름을 말하자마자 천기준이 직접 내려왔다. 두 사람은 눈빛을 교환한 뒤, 함께 위층으로 향했다.

“사모님...”

“설아 씨라고 불러요.”

남설아는 단번에 호칭을 정정했다.

예전에도 밖에서는 ‘배씨 가문 사모님’이라는 명칭을 사용한 적이 없었다. 하물며 지금은 더더욱 그럴 필요가 없었다.

이미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틀어진 사이인데 왜 굳이 가식적으로 예의를 차려야 한단 말인가?

“설아 씨, 지금 모든 이사진이 회의실에 모여 있습니다. 대표님의 상황이 아주 좋지 않습니다. 도와주지 않으면 버티기 어려울 겁니다.”

“버티든 말든 나랑 무슨 상관이에요?”

남설아는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비꼬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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