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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장: 정해진 선

Author: Victor ellis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10-27 17:31:33

나는 아침 내내 무언가 도움이 될 만한 일을 하려고 애썼다. 이 집에서 그림자처럼 느껴지는 기분이라도 덜어 보고 싶었다. 어린 하녀 한 명이 중앙 홀에서 무거운 꽃병들을 옮기느라 애를 먹고 있기에, 나는 다가가 꽃병 하나를 함께 들어 주었다. 그녀는 놀란 듯 눈을 크게 떴지만, 이내 작고 고마운 미소를 지었다.

우리가 홀을 절반쯤 가로질렀을 때 애드리안의 목소리가 공기를 갈랐다.

“세레나.”

나는 얼어붙었다. 꽃병이 손에서 거의 미끄러질 뻔했다. 그는 계단 꼭대기에 서 있었다. 재킷은 벗고 소매는 걷어 올린 모습이 마치 일을 하던 중인 것 같았다. 그의 시선이 나와 하녀 사이를 오갔다.

“그거 내려놔.” 그가 무뚝뚝하게 말했다. “당장.”

하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황급히 자리를 떠났다. 나는 가장 가까운 탁자 위에 꽃병을 내려놓았다.

“그냥 도와주고 있었어요.” 내가 말했다.

애드리안은 천천히 계단을 내려왔다.

“도와준다고? 저 사람들이 너를 자기들과 동등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길 바라나? 그러고 나서 내가 너와 한 침대를 쓰게 될 거라고?”

그는 내가 무슨 말이라도 하기 전에 내 팔을 붙잡고 서재로 끌고 갔다. 문이 단단한 소리를 내며 닫혔다. 나는 팔을 홱 빼내고 그의 손가락이 눌렀던 자리를 문질렀다.

“그렇게 마음대로 나를 끌고 다닐 수는 없어요.” 내가 쏘아붙였다.

애드리안은 팔짱을 낀 채 책상에 기대었다.

“하녀들과 그들 중 한 명인 것처럼 이야기하지 마. 집안일을 돕지도 마. 이곳에서 누구와도 친해지지 마. 그러면 사람들이 누구를 섬겨야 하는지 혼란스러워하잖아.”

“혼란스러워한다고요? 아니면 당신이 창피한 건가요?”

그의 턱이 굳어졌다.

“둘 다야. 우리 가족에게는 지켜야 할 기준이 있어. 좋든 싫든 이제 너는 나를 대표해.”

나는 씁쓸하게 웃었다.

“기준이요? 내 여동생이 우리 방에서 두 문 떨어진 곳에서 자게 내버려 두고, 거의 매일 밤 몰래 그 애 방으로 찾아가는 것도 그 기준에 포함되나요?”

애드리안은 책상에서 몸을 떼고 내게 다가왔다. 우리 사이의 공기가 무겁게 가라앉았다.

“조심해.”

“싫어요. 어젯밤 당신은 리아와의 관계는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을 거라고 했어요. 좋아요. 하지만 당신이 그러는 동안 내가 완벽한 아내인 척하기를 바라지는 마세요…….”

그는 한 손으로 내 얼굴을 붙잡았다. 세게 잡지는 않았지만 내 말을 멈추게 하기에는 충분했다. 그의 엄지손가락이 내 뺨을 쓸었다.

“오늘 내 인내심을 바닥까지 시험하는군. 누가 이 집에서 결정권을 갖고 있는지 다시 알려 줘야겠어.”

내가 대답하기도 전에 그는 입을 맞췄다. 부드러운 키스가 아니었다. 그의 입술이 내 입술을 거칠게 차지했고, 마치 내 입술의 맛마저 자기 소유인 것처럼 혀를 밀어 넣었다. 처음에는 그의 가슴을 밀어냈지만, 어느새 두 손으로 그의 셔츠를 움켜쥐고 있었다.

그는 키스를 멈추고 나를 돌려 책상 위로 몸을 숙이게 했다. 내 손바닥 아래에 있던 서류들이 흩어졌다.

“애드리안, 잠깐만요…….”

“기다리는 건 없어.”

그의 손이 내 드레스를 허리까지 밀어 올렸다. 그가 속옷을 거칠게 내리자 차가운 공기가 피부에 닿았다.

“규칙을 잊으면 어떻게 되는지 보여 주는 거야.”

지퍼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그의 단단하고 뜨거운 몸이 내게 닿았다. 그는 자신의 성기 끝을 내 은밀한 곳에 문지르며 내가 이미 얼마나 젖어 있는지 느꼈다.

“넌 언제나 나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군.” 그가 중얼거렸다. “화가 났을 때조차도.”

그는 깊숙이 밀고 들어왔다. 나는 숨을 들이켜며 책상 모서리를 움켜쥐었다. 팽팽하게 늘어나는 감각에 발가락이 저절로 오그라들었다.

“말해 봐.” 그가 움직이기 시작하며 말했다. “넌 누구의 것이지?”

나는 대답을 거부하며 입술을 깨물었다. 그가 내 엉덩이를 가볍게 때렸다. 내가 계속 침묵하자 이번에는 더 세게 때렸다.

“말해, 세레나.”

“당신이요.” 나는 목소리가 떨리는 것이 싫었지만 속삭였다.

“더 크게.”

그의 엉덩이가 앞으로 거칠게 움직이며 나를 밀어붙였다. 우리 아래에서 책상이 삐걱거렸다.

“당신이요! 저는 당신 거예요!”

애드리안은 낮게 신음하며 내 위로 몸을 숙였다. 한 손을 뻗어 내 클리토리스를 문질렀다.

“좋아. 하지만 넌 그 애가 아니야. 리아는 내 이름을 더 달콤하게 부르겠지. 더 예쁘게 애원할 거고.”

그의 말은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것처럼 따가웠다. 눈가에 눈물이 고였지만, 내 몸은 여전히 그의 몸을 꽉 조였다. 그는 그 사실을 느끼고 어둡게 웃었다.

“보이지? 네 몸은 자존심 따위 신경 쓰지 않아. 그저 사용되기를 원할 뿐이지.”

그는 더 빠르고 거칠게 움직였다. 한 번 움직일 때마다 내 엉덩이가 책상에 부딪혔다. 신음을 참으려 했지만 결국 새어 나오고 말았다.

“애드리안, 천천히…….”

“싫어.”

그는 내 머리카락을 움켜쥐고 머리를 살짝 뒤로 당겼다.

“내가 주는 대로 받아들여. 그리고 내가 네 안을 채우면 한 방울도 버리지 말고 간직해. 이번에는 성공할지도 모르지. 네 안에 아이를 만들어서 네가 이 집에서 어떤 위치인지 마침내 깨닫게 해 주겠어.”

그 말을 듣자 속이 뒤집히는 것 같았다. 임신시키겠다는 말이었다. 그는 나를 통제하는 또 다른 방법인 것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다. 그 생각은 나를 두렵게 했지만, 동시에 몸속으로 뜨거운 열기가 밀려들었다.

그는 내 클리토리스를 더 세게 문질렀다.

“어서. 몸을 맡겨.”

나는 그를 중심으로 무너져 내리듯 절정에 이르렀다. 오르가슴이 밀려오자 소리를 질렀고 다리가 떨렸다. 애드리안도 곧이어 절정에 이르렀다. 그는 깊숙이 파고든 채 낮게 욕설을 내뱉으며 내 안에 사정했다. 그는 그곳에 그대로 머물며 몸을 떨었고, 한 방울도 낭비되지 않도록 하려는 듯했다.

1분쯤 지나자 그는 몸을 뺐다. 그의 정액이 허벅지를 타고 흘러내리는 것이 느껴졌다. 그는 나를 돌려 세워 자기와 마주 보게 한 뒤, 붉게 달아오른 내 얼굴을 훑어보았다.

“씻어.” 이제 목소리는 조금 차분해져 있었다. “그리고 오늘부터는 우리와 함께 식사하고, 어머니가 시키는 대로 옷을 입고, 네가 있을 곳이 아닌 곳에는 얼씬도 하지 마. 알아들었어?”

나는 아직 숨을 고르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는 바지를 정리하고 문으로 걸어갔다. 나가기 전에 뒤를 돌아보았다.

“한 가지 더. 내가 마음을 바꿀지도 모른다는 듯이 쳐다보지 마. 난 바뀌지 않아.”

문이 닫혔다. 나는 다리에 힘이 풀리고 마음은 전보다 더 무거워진 채 한동안 책상 위에 몸을 숙이고 있었다. 그의 말이 머릿속에서 계속 울렸다. 가장 끔찍한 것은 도망치라고 마음이 비명을 지르는 동안에도 내 몸은 여전히 그를 더 원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이 집은 규칙을 하나씩 들이밀며 나를 통째로 삼켜 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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