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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장: 이 집의 규칙

Author: Victor ellis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10-27 17:31:10

나는 그날 남은 시간 동안 모두를 피했다.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었다.

어차피 아무도 나를 찾아오지 않았으니까.

저택은 너무 넓고 차가웠으며, 하녀로 일하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모든 복도가 낯설었다. 모든 방이 이곳은 내 집이 아니라는 사실을 일깨워 주었다.

오후 대부분을 방 창가에 앉아 밖을 바라보며 보냈다. 빗방울이 유리창을 부드럽게 두드리고 있었다.

얼마쯤 지났을 때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들어오세요.”

하녀 중 한 명이 조심스럽게 안으로 들어왔다. 그녀는 내 주변에서 긴장한 듯 보였다.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확신이 없는 것 같았다.

“로랑 부인.” 그녀가 공손하게 말했다. “로랑 사모님께서 이것을 가져다드리라고 하셨어요.”

그녀는 침대 위에 쇼핑백 몇 개를 올려놓았다.

나는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

“이게 뭐예요?”

“옷입니다.”

그녀가 나간 뒤에도 나는 어리둥절한 채 쇼핑백을 바라보았다. 잠시 동안 애드리안의 어머니가 나에게 친절을 베풀려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가방을 열자 그 생각은 금세 사라졌다.

안에 들어 있는 옷은 모두 수수했다. 긴소매에 목선이 높고, 색깔도 칙칙했다.

리아가 입는 옷처럼 부드럽거나 우아한 옷은 하나도 없었다.

가방 하나의 맨 아래에는 작은 쪽지가 들어 있었다.

옷을 단정하게 입어라. 이제 너는 이 가족을 대표한다.

나는 작게 웃음을 흘렸다. 웃겨서 그런 것은 아니었다.

어떻게 된 일인지 이제는 내가 입는 옷까지 통제받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날 저녁 식사는 더 끔찍했다.

내가 식당에 들어섰을 때 리아는 이미 애드리안 옆에 앉아 있었다. 그녀는 그곳이 익숙한 자리인 듯 편안해 보였고, 그의 어머니와 이야기하며 부드럽게 미소 짓고 있었다.

어느 순간 나는 혼란스러워졌다. 리아가 이미 우리와 함께 살고 있는 건지, 아니면 무슨 다른 사정이 있는 건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신경 쓰이지 않는 척했다.

처음에는 아무도 나를 알아보거나 말을 걸지 않았다. 나는 조용히 식탁에서 더 멀리 떨어진 빈자리에 앉았다.

애드리안은 단 한 번도 나를 쳐다보지 않았다.

“내일 저와 함께 쇼핑하러 가요.” 리아가 그의 어머니에게 상냥하게 말했다. “다음 주에 자선 행사가 있는데 아직 드레스를 못 골랐어요.”

그의 어머니는 가볍게 미소 지었다.

“물론이지.”

그러더니 잠시 내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너는 집에 있는 게 좋겠다.” 그녀가 차갑게 덧붙였다. “지금 대중의 관심을 지나치게 받으면 쓸데없는 소문만 생길 거야.”

나는 시선을 내렸다.

“알겠어요.”

내 친여동생조차 나를 이런 식으로 대한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었다.

리아는 다시 입을 열기 전에 나를 조심스럽게 바라보았다.

“아직 적응하는 중이잖아요.” 그녀가 부드럽게 말했다. 마치 나를 변호하려는 것처럼 꾸미면서.

그때 애드리안이 마침내 입을 열었다.

“그만해.”

식탁은 즉시 조용해졌다.

리아가 눈을 깜빡이며 그를 바라보았다.

“그냥 도와주려던 것뿐이에요.”

“그만하라고 했어.”

그의 목소리는 거칠지 않았지만 단호했다.

그날 저녁 내내 처음으로 그의 눈이 잠시 나를 향했다.

정말 잠깐이었다. 하지만 그가 다시 시선을 돌리기 전, 그의 표정에 알 수 없는 무언가가 스쳐 지나갔다. 그 짧은 순간이 이상할 만큼 내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었다.

그날 밤늦게, 나는 침대 가장자리에 앉아 침대 옆 램프의 희미한 불빛을 받고 있었다. 여전히 그의 어머니가 보내 준 수수한 긴소매 잠옷을 입고 있었다. 뻣뻣한 천이 피부를 조이고 불편하게 느껴졌다.

갑작스러운 노크 소리가 생각을 끊었다. 내가 대답하기도 전에 문이 열렸다. 애드리안이 안으로 들어왔다.

그가 조용히 문을 닫자 나는 즉시 몸을 굳혔다. 그는 한 번의 부드러운 동작으로 넥타이를 느슨하게 풀었고, 이미 나를 똑바로 바라보고 있었다. 방 안의 공기가 무겁게 가라앉았다.

처음에는 우리 둘 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의 시선이 천천히 내 몸을 훑었다. 잠옷이 내 가슴과 엉덩이에 달라붙은 부분에서 시선이 오래 머물렀다. 그의 표정에 어두운 기색이 스쳤다.

“저녁을 먹지 않았더군.” 그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배가 고프지 않았어요.”

그는 가까이 다가와 내 바로 앞에서 멈췄다. 짙고 고급스러우며 은은한 나무 향이 나는 그의 향수가 나를 감쌌다.

“아침도 거의 먹지 않았지.”

나는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

“왜 신경 쓰시는데요?”

그의 턱이 굳어졌다. 그는 말로 대답하는 대신 손을 뻗어 내 턱을 붙잡고 얼굴을 들어 올렸다. 엄지손가락이 내 아랫입술을 스치더니 가볍게 눌렀고, 내 입술이 조금 벌어졌다.

“신경 안 써.” 그가 중얼거렸다. “하지만 지금은 네가 갖고 싶어.”

숨이 턱 막혔다.

내가 대답하기도 전에 그는 몸을 숙여 거칠고 강압적으로 입을 맞췄다. 조금 전까지의 차가운 남자와는 전혀 달랐다. 그의 혀가 내 입술 사이로 파고들었고, 거친 욕망으로 나를 탐했다. 뜨거운 열기가 온몸에 퍼지자 나는 그의 입술 사이로 숨을 들이켰다.

애드리안은 허락을 기다리지 않았다. 그는 나를 침대 위로 밀어 눕히고 자신의 몸으로 내 몸을 덮었다. 커다란 손 하나가 잠옷 자락 아래로 미끄러져 들어와 뻣뻣한 천을 허벅지 위로 밀어 올렸다. 그의 손가락이 내 속옷 가장자리를 찾아 거칠게 아래로 잡아당겼다.

그가 손으로 나를 감싸고 두 손가락으로 이미 젖어 있는 내 은밀한 곳을 쓸어내리자 나는 작게 신음했다.

“벌써 젖었군.” 그가 내 목에 대고 으르렁거리듯 말했다. 그는 내가 몸을 활처럼 휘게 할 만큼 세게 목을 깨물었다. “나를 싫어하면서도.”

나는 부정하지 않았다. 그럴 수 없었다. 그가 두 손가락을 내 안으로 밀어 넣고 깊숙이 구부리자 내 엉덩이가 그의 손을 향해 움직였다. 팽팽하게 늘어나는 감각에 나는 가느다란 신음을 흘렸다.

그는 벨트를 풀고 자신을 꺼낼 만큼의 시간만 두고 물러났다. 그의 성기는 단단하고 굵었으며 끝부분은 짙게 달아올라 있었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내 다리를 허리에 감게 하고 한 번의 강력한 움직임으로 나를 깊이 밀고 들어왔다.

나는 비명을 지르며 그의 어깨에 손톱을 박았다. 그가 나를 완전히 채우자 갑작스러운 충만감이 뜨겁게 밀려왔다.

애드리안은 잔혹할 만큼 거센 속도로 허리를 움직였다. 깊이 밀어 넣을 때마다 나는 침대 위쪽으로 밀려났다. 살이 부딪치는 소리와 끊어진 내 신음이 방 안을 가득 채웠다.

“날 봐.” 그가 거친 목소리로 명령했다.

나는 그의 눈을 마주 보았다. 욕망으로 어두워져 있었지만 여전히 무언가를 감추고 있었다. 그는 더욱 거칠게 움직였고, 한 손으로 내 허벅지를 너무 세게 움켜쥐어 분명 멍이 들 것 같았다. 다른 손은 우리 사이로 들어와 엄지손가락으로 내 클리토리스를 단단하게 원을 그리며 눌렀다.

“절정에 올라.” 그가 명령했다.

오르가슴이 격렬하게 밀려왔다. 나는 그의 몸을 꽉 조이며 쾌감의 파도가 온몸을 휩쓰는 동안 그의 이름을 외쳤다. 몇 번 더 움직인 뒤 애드리안은 깊숙이 파고들어 낮게 신음하며 절정에 이르렀다. 그의 몸이 내 안에서 떨렸고, 뜨거운 정액이 쏟아져 나왔다.

잠시 동안 우리 둘의 거친 숨소리만 들렸다.

그는 이마를 내 이마에 댄 채 여전히 내 안에 머물렀다. 그러다 천천히 차가운 가면이 다시 돌아왔다.

그는 몸을 빼고 일어나더니 나를 다시 보지도 않은 채 옷매무새를 정리했다.

“한 가지 알아 둬야 할 게 있어.” 그가 벨트를 다시 채우며 조용히 말했다. “이번 일로 나와 리아 사이가 달라지는 건 없어.”

방금 우리가 함께한 일을 생각하니 그 말은 더욱 아프게 다가왔다.

나는 떨리는 허벅지 위로 잠옷을 끌어내렸다. 목이 꽉 막힌 듯했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 애는 여전히 내게 중요한 사람이야.” 그가 덧붙였다.

나는 침을 삼켰다.

“설명할 필요 없어요.”

“좋아.”

그의 목소리는 다시 차가워졌다.

“나중에 오해가 생기는 건 원하지 않아.”

그는 문 쪽으로 걸어가다가 멈췄다.

“네가 문제를 일으키지만 않는다면, 이 관계는 계속…… 평화롭게 유지될 거야.”

그는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떠났다.

나는 침대 위에 그대로 남아 있었다. 그의 손길로 인해 몸은 여전히 떨리고 있었고, 그의 흔적은 천천히 허벅지를 타고 흘러내렸다. 가장 끔찍한 것은 그 뒤에 찾아온 냉담함이 아니었다.

내 마음은 아무것도 돌려받을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데도, 내 몸은 여전히 그를 그토록 간절하게 원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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