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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4화

Author: 서린화
의원이 말을 더듬자 금영은 뭔가 잘못됐다는 것을 느꼈다. 안 그래도 최근 몸이 많이 안 좋아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던 참이었다. 더는 기절한 척 눈을 감고 있을 수가 없었다.

태자는 금영이 깨어난 것을 보고 얼른 곁에 다가오더니, 아주 애틋한 눈빛으로 안심시키듯 말했다.

"걱정 말거라. 어떤 결과가 있든 너를 버릴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러더니 의원을 향해 매섭게 꾸짖었다.

"어서 말하지 못하겠는가! 대체 무슨 병인가!"

의원은 태자의 명을 거스를 수 없어 억지로 용기를 내 입을 열기 시작했다.

"큰아가씨께서는... 아무래도 회임하신 것 같사옵니다!"

마른하늘에 날벼락이 떨어진 듯, 순식간에 주변이 조용해졌다.

'회임이라고?'

금영은 그대로 굳어버렸다.

처음엔 이 상황이 도무지 믿기지 않았다. 하지만 이내 과거를 되짚어보던 금영의 눈빛에 살짝 이채가 어렸다.

상원절, 황제와 하룻밤을 보냈던 것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 번도 그동안 자신이 임신했을 거라곤 생각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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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날, 나는 태자가 아닌 황제를 선택했다   제998화

    이 원사는 먼저 림비의 맥을 짚은 뒤, 안태차가 담긴 찻잔까지 자세히 살폈다.그리고는 두 손을 모아 아뢰었다.“림비마마의 맥은 어지럽고 기혈이 거슬러 흐르고 있사옵니다. 분명 유산의 징조로 보이옵니다…… 다만 이 안태차는 신이 아직까지는 별다른 문제를 발견하지 못했사옵니다.”그제야 금영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입을 열었다.“림비를 먼저 처소로 데려가 쉬게 하거라.”잠시 말을 멈춘 금영은 다시 덧붙였다.“이 일은 나중에 다시 조사하도록 하겠다.”금영이 아무 말도 하지 않았으면 괜찮았을 것이다.하지만 그녀가 입을 연 순간, 서 황후에게는 기회가 찾아왔다.서 황후가 눈짓을 보내자, 옥비가 곧바로 입을 열었다.“원 귀비마마께서는 어찌하여 그리 서둘러 림비를 돌려보내려 하시옵니까?”“림비 뱃속의 아이는 이미 떠났사옵니다. 지금 돌려보낸다 한들…… 아이가 다시 돌아오는 것은 아니옵니다.”옥비는 겉보기에는 연약하고 온순해 보였지만, 막상 입을 열면 누구보다 날카롭고 말재주가 뛰어났다.“림비는 연회에 오기 전까지만 해도 멀쩡하였사옵니다. 그런데 연회 자리에서 아이를 잃었다면 분명 어딘가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옵니다. 지금 당장 진상을 밝혀야 하옵니다!”“만약 이대로 연회장을 떠난다면, 림비마마께 손을 쓴 사람이 증거를 없애 버릴지도 모르옵니다.”옥비가 말을 마치자, 서 황후는 황제를 바라보며 눈시울을 붉혔다.“폐하, 신첩은 옥비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하옵니다.”“림비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가 신첩이 내린 안태차를 마신 뒤 이런 일이 생겼사옵니다…… 이 일을 조사하지 않는다면, 설령 이 원사께서 안태차에 문제가 없다고 하셔도 누군가는 신첩을 의심할 것이옵니다.”서 황후는 말하는 내내 억울함이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부디 폐하께서 이 일을 명백히 밝혀 주시옵소서!”서 황후의 목소리는 단호하고 힘이 있었다.잠시 후.서 황후를 따르던 몇몇 궁비들도 함께 무릎을 꿇었다.“폐하, 부디 명백히 밝혀 주시옵소서!”곁에 있던 현비 역시 조용히 한마

  • 그날, 나는 태자가 아닌 황제를 선택했다   제997화

    림비는 순간 얼굴이 새하얗게 질리더니 배를 감싸 쥐었다.눈 깜짝할 사이, 이마 위로 식은땀이 송골송골 맺혔다.“어찌 된 일이냐?”서 황후가 다급하게 입을 열었다.림비의 목소리에는 고통이 가득했다.“신첩…… 신첩의 아랫배가 쥐어짜듯 아프옵니다.”“림비의 뱃속에는 아직 황자가 있거늘! 사람을 불러라! 어서 사람을 불러 태의를 모셔 오거라!”서 황후가 다급하게 외쳤다.황제는 림비에게 이상이 생긴 순간부터 미간을 찌푸린 채 눈앞의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그러다 다시 금영에게 시선을 옮겼다.그 눈빛에는 조금의 의문이 담겨 있었다.마치 금영이 무엇을 하려는지 묻는 듯했다.금영은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 무고한 표정으로 황제를 바라보았다.그러고는 걱정하지 말라는 듯 조용히 눈짓을 보냈다.금영의 위로를 받은 뒤, 황제는 오히려 차분해졌다.그는 손을 들어 술을 한 모금 마셨다.그리고 손안의 술잔을 느긋하게 돌리며 깊은 눈빛으로 상황을 지켜보았다.그 표정은 너무도 알 수 없어 누구도 속내를 짐작하기 어려웠다.서 황후는 황제를 바라보며 속으로 의문을 품었다.‘폐하께서는 림비가 태기를 다친 것을 보시고도 어찌 저리 침착하신가?마치 림비 뱃속의 아이가 폐하와 아무런 상관도 없는 것처럼 보이는구나.’하지만 곧 서 황후는 스스로를 달랬다.‘조금만 지나면 된다. 폐하께서 아무리 배금영을 감싸려 하셔도, 이번에는 감쌀 수 없을 것이다.’그때 태의가 도착했다.가장 먼저 온 이는 손 태의였다.손 태의는 림비의 맥을 짚었다.잠시 뒤.그의 표정은 무거워졌다.그리고 황제와 서 황후를 바라보며 무언가 말하려다 망설였다.서 황후가 얼굴을 굳힌 채 다그쳤다.“어찌 된 일이냐?”손 태의는 그제야 고개를 들어 이마의 땀을 닦고 입을 열었다.“림비마마께서는…….”바로 그 순간.곁에 있던 서묵이 작게 숨을 삼켰다.“피…… 피가 납니다!”손 태의가 그제야 입을 열었다.“폐하, 황후마마께 아뢰옵니다. 림비마마께서 유산하셨사옵니다!”바로 그때.림비의

  • 그날, 나는 태자가 아닌 황제를 선택했다   제996화

    “본궁은 림비를 처음 보았을 때부터 인연이 깊다고 느꼈다. 그래서인지 림비 뱃속의 아이 역시 더욱 기대가 되는구나.”서 황후는 여기까지 말하고 잠시 말을 멈추었다.“림비 뱃속의 아이가 태어나면, 본궁의 이름으로 올릴 것이다.”림비는 그 말을 듣고 고개를 들어 서 황후를 바라보았다.서 황후는 여전히 미소를 머금은 채 말을 이었다.“걱정하지 말거라. 본궁이 네 아이를 빼앗으려는 것은 아니다. 아이가 태어난 뒤에도 네 곁에서 키우게 할 것이다. 본궁은 그저 이 아이의 출신을 조금 더 높여 주고 싶은 것뿐이다.”곁에서 이 말을 듣고 있던 금영은 속으로 가볍게 웃었다.서 황후는 존재하지도 않는 림비 뱃속의 아이를 이토록 필사적으로 치켜세우고 있었다.그 목적은 하나일 것이다.훗날 림비가 이 아이를 “잃게” 되었을 때, 자신을 있는 힘껏 물고 늘어지게 만들기 위해서.금영은 일부러 불쾌한 표정을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황후마마, 신첩은 아직 처리해야 할 일이 있어 이만 물러가겠사옵니다.”림비는 그 모습을 보고 난처한 듯 서 황후를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마마, 신첩도 이만 물러가겠사옵니다.”림비가 금영의 뒤를 따라 밖으로 나가는 모습을 바라보며.서 황후의 얼굴에 떠오른 미소는 희미하게 사라졌다.“이 아이가 사라지고 나서도, 너희가 여전히 자매처럼 가까울 수 있을지 모르겠구나.”서 황후는 말끝을 흐리며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본궁은 이렇게 자매가 서로 원수가 되는 모습을 보는 것을 가장 좋아한단다.”그렇게 말하는 서 황후의 눈빛에는 기대감이 가득했다.이번 행차에서 현비는 춘경헌에 머물고 있었다.그녀는 지금 아랫사람의 보고를 듣고 있었다.“황후마마께서 또 림비에게 많은 하사품을 보내셨습니다. 그리고 훗날 림비 뱃속의 아이가 태어나면 자신의 이름으로 올리겠다고 하셨다고 합니다.”춘로가 조용히 말했다.현비는 손을 들어 찻잔을 입가로 가져갔다.그리고 차를 한 모금 천천히 마신 뒤, 무심한 어조로 말했다.“그 아이는 태어날 수 없을

  • 그날, 나는 태자가 아닌 황제를 선택했다   제995화

    이 말을 한 뒤, 황제는 화제를 돌려 금영을 바라보며 물었다.“금영아, 짐이 토사구팽을 하는 사람처럼 보이느냐? 매정하고 인정 없는 사람처럼 보이느냐?”금영은 알고 있었다.황제가 이 자리에 굳건히 설 수 있었던 데에는 서가의 힘도 있었다.그리고 서왕 역시 공을 세운 신하였다.금영은 잠시 생각한 뒤 입을 열었다.“폐하는 군주이시옵니다. 천하 모든 사람의 군주이시지, 서가와 서왕만의 군주가 아니옵니다.”“만약 서가와 서왕이 조부님처럼 백성을 가장 먼저 생각했다면, 폐하께서 그들을 받아들이지 못하실 이유가 없었을 것이옵니다.”금영은 말을 이었다.“하물며 조부님뿐만 아니라 정국공부와 그 밖의 공신들까지도 폐하께서는 모두 품어 주고 계시옵니다. 폐하께서 그들을 받아들이지 못하시는 것은, 분명 그들이 너무나 지나친 일을 저질러 강산 사직을 위협했기 때문일 것이옵니다.”“그것은 그들의 잘못이지, 폐하의 잘못이 아니옵니다.”금영은 맑은 눈빛으로 한 글자 한 글자 힘주어 말했다.그 말들은 황제의 마음 깊은 곳에 닿았다.황제의 표정에도 조금씩 흔들림이 나타났다.금영은 자신을 이해하고 있었다.금영은 황제와 오랜 시간을 함께하며 그가 어떤 사람인지 잘 알고 있었다.그는 단순히 의심 때문에 선한 사람을 몰아붙이는 사람이 아니었다.황제가 서가와 서왕부를 겨냥하는 것은 먼저 의심이 생겨서가 아니었다.그들이 무언가를 저질렀기에, 황제가 의심하게 된 것이었다.황제는 금영을 품에 끌어당겨 단단히 안았다.금영은 황제에게서 느껴지는 고독을 알아차리고, 천천히 손을 뻗어 그를 마주 안았다.전생의 황제는 죽는 순간까지도 곁에 진정으로 자신을 이해해 주는 사람이 없었다.하지만 이번 생은 달랐다.사랑이라는 감정을 떠나서라도, 그녀는 이 황제의 곁에 함께 있을 것이다.그가 장수하도록 할 것이다.그가 황업을 완성하고 진정한 태평성대를 이루는 모습을 직접 지켜볼 것이다.*다음 날.금영은 서 황후에게 문안을 올리러 갔다.금영은 이미 황제의 허락을 받아 매일

  • 그날, 나는 태자가 아닌 황제를 선택했다   제994화

    황제는 금영을 데리고 한동안 말을 달렸다.그리고 마침내 한적한 숲속에서 말의 걸음을 멈추었다.금영이 말에서 내린 뒤, 아직 몸을 바로 세우기도 전이었다.황제는 금영 쪽으로 한 걸음 다가섰다.금영은 순간 놀라 황급히 뒤로 물러났다.하지만 뒤에는 이미 나무가 서 있었다.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었다.금영은 눈앞에서 강한 기세를 내뿜는 황제를 바라보며 긴장한 목소리로 말했다.“폐하, 신첩도 태자 전하께서 그곳에 계실 줄은 정말 몰랐사옵니다. 만약 알았다면 반드시 피했을 것이옵니다……”황제는 태자가 아직 금영에게 미련을 품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그러니 금영이 태자 앞에 나타나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이 분명했다.단순히 질투 때문만은 아니었다.태자를 위해서이기도 했다.황제가 낮게 웃었다.“짐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는데, 무엇이 그리 두려운 것이냐?”황제는 정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하지만 지금 드러나는 기세만으로도 이미 모든 것을 말해 주고 있었다.황제는 금영을 책망하려는 것이 아니었다.그저 금영이 한 걸음 한 걸음 뒤로 물러나는 모습이 유난히 마음을 사로잡았다.마치 손에 넣고 싶다는 충동이 들 정도였다.황제는 금영을 바라보다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눈을 감거라.”금영은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눈을 감지 않았다.오히려 두 눈 가득 의문을 담고 황제를 바라보았다.그러자 황제는 손을 들어 금영의 눈을 가렸다.그리고 그대로 입을 맞추었다.황제의 얇은 입술은 따뜻했다.하지만 그 온기는 금영의 마음속에 뜨거운 불길을 피워 올렸다.산들바람이 금영의 곁을 스쳐 지나갔다.금영은 온몸에 힘이 풀리는 듯했고, 제대로 서 있기조차 어려웠다.황제는 한동안 그녀에게 입을 맞추었다.그러고 나서야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오늘 짐이 너를 곤란한 상황에서 구해 주었으니, 이것으로 답례를 받은 셈 치거라.”황제는 너무도 당연하다는 듯 자신을 위한 핑계를 만들어 냈다.금영의 얼굴은 이미 붉게 물들어 있었다.“폐하!”비록 사람들 앞은 아니

  • 그날, 나는 태자가 아닌 황제를 선택했다   제993화

    금영은 황제가 이 말을 꺼낸 것이 자신을 곤란한 상황에서 벗어나게 해주기 위해서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다행히 유진설 역시 눈치가 없는 사람은 아니었다.그녀가 곧 입을 열었다.“이건 신녀의 잘못이옵니다. 신녀가 먼저 마마를 모시고 이곳으로 와 버렸사옵니다……”“하지만 이미 폐하께서 마마를 찾아오셨으니, 신녀는 더 이상 폐하와 마마의 시간을 방해하지 않겠사옵니다.”유진설은 시원시원하게 말을 마쳤다.그리고는 발 빠르게 자리를 떠나면서 자신의 동생까지 함께 데리고 갔다.황제는 그 모습을 바라보다가 금영에게 물었다.“계속 이곳에서 사람들이 활을 쏘는 것을 구경하겠느냐, 아니면 짐과 함께 거닐러 가겠느냐?”금영은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당연히 폐하와 함께 있겠사옵니다.”손복안이 말을 끌고 오자 황제는 직접 금영을 말 위로 올려 주었다.그렇게 두 사람은 태자의 시선 속에서 점점 멀어져 갔다.그때쯤 이곳에 있던 사람들도 대부분 자리를 떠났다.사람들이 완전히 흩어진 뒤.태자는 화살 과녁을 향해 미친 듯이 몇 발의 화살을 쏘아 보냈다.그 순간.뒤에서 서왕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그녀를 좋아하느냐?”쏴아.태자의 손에 있던 화살이 바람을 가르며 날아갔다.정확히 과녁의 중심을 꿰뚫은 뒤, 태자는 몸을 돌려 서왕을 바라보았다.“왕야, 말을 조심하시옵소서.”서왕은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말했다.“마음에 둔 사람이 있다면 잡도록 하거라. 평생 후회하며 살아서는 안 되느니라.”태자의 얼굴이 순간 굳어졌다.“서왕, 지금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알고 계시오? 나에게 마음에 둔 사람이 있을 리 없소. 또한 누구를 두고 다툴 생각도 없소.”“전하는 태자이시오. 훗날 황제가 되신다면, 전하께서 원하시는 사람이 어찌 없겠소. 나 또한 그저 전하를 생각해서 하는 말일 뿐이오.”서왕이 담담하게 말했다.태자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방자하시구려! 아바마마께서는 아직 춘추가 한창이시오. 왕야께서 하신 말씀은 설마 아바마마를 저주하는 것과 다름없다는 뜻이오? 부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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