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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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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562화
“무슨 말을 하겠어. 예전이랑 똑같지 뭐.”“무슨 일이 있어도 자기 잘못은 아니라고 우기는 거지.”...참 사람이 어찌도 이리 한결같은 건지.방금 나태웅의 마지막 말은 분명 그가 예전처럼 안열의 실종을 장선명 탓으로 돌리려는 것이었다.그 당시 나태범의 일에 분명 그도 일부 책임이 있었는데... 나태웅은 그걸 결코 인정하지 않았다. 도대체 얼마나 뻔뻔스러워야 이렇게까지 부인할 수 있는 건지...보통 사람이라면 절대 하지 못할 행동들이었다. 그러나 나태웅은 아주 당당하게 부인하고 있었다. “됐어요, 화 풀어요.”안지영이 다가가 장선명의 손을 잡았다.“역겨워.”“당신 말이 맞아요.”나태웅의 행동을 보면 역겹다는 말이 딱 맞았다. 자세히 돌이켜보니 당시 나태웅의 말을 들을 때 느낀 감정은 역겨움이었다. 식탁에서 장선명은 화가 많이 났지만 여전히 안지영을 세심히 돌봤다.생선 가시를 조심스럽게 발라 안지영의 작은 밥공기에 담아줬다.“당신도 얼른 먹어요.”자신을 그렇게 세심히 돌봐줄 필요 없다고 말하고 싶었다. 그동안 아버지 밑에서 거칠게 자라서 이미 익숙해진 그녀였다. 여자아이긴 하지만 그녀의 아버지는 응석받이로 그녀를 키우지 않았다. 어쩌면 하나뿐인 딸이라서 강하게 키웠을지도 모른다. “레드 와인이 풍미가 아주 좋아. 당신도 한번 마셔봐.”안지영이 고개를 끄덕이며 와인글라스를 들어 한 모금 마셨다. 감미롭고 순수한 맛이 그녀는 무척 마음에 들었다.안지영은 원래 술에 대해 깊은 연구가 없었지만 장선명과 함께한 후로 예전에 시도해 보지 않았던 것들을 많이 경험하고 있었다.“여보, 안열 씨가 실종된 게 좀 이상하지 않아요?”그가 젓가락을 들고 있던 손을 멈추며 안지영을 바라봤다.“당신도 느꼈어?”이상한 수준이 아니라 너무 심상치 않은 일이었다.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나태웅이 허영지와 결혼하기 직전인데 안열 씨가 임신했어요.”그 말에 장선명은 미간을 찌푸렸다.“당신 말은 안열의 실종이 허씨 가문과 관련 있을 수도 있다는 뜻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561화
안열의 일이 점점 복잡해지고 있는 것 같았다.겉으로 보기에는 그녀가 납치된 것이 나태웅이나 나씨 가문과는 전혀 무관해 보이지만 자세히 생각해 보면 안열은 나씨 가문 때문에 납치된 것이었다. “정말 그 로먼 가문이랑 아무 연관이 없는 거야?”나태웅이 포기하지 않고 물었다. 어쩌면 안열의 실종이 자신과 관련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싫었을지도 모른다. 그는 본능적으로 이 일이 자신과 관련되기를 바라지 않았다. 안열의 실종이 정말 그의 탓이라면 마음이 너무 무거울 것 같았다. 그 무거운 마음의 짐을 짊어지고 싶지 않았다.“무슨 뜻이야?”나태웅의 말에 장선명의 눈빛이 차가워졌다.“당신네 장씨 가문이 어떤지는 내가 굳이 말 안 해도 잘 알 거 아니야?”“책임 지기 싫으면 솔직히 말해. 이제부터라도 안열의 일에 관여하지 않아도 되니까.”나태웅의 속내를 알아차린 장선명의 말투는 싸늘하기만 했다. 남자가 되어서 책임을 이렇게 떠넘기다니... 무슨 인간이 이런지...그 순간, 안색이 어두워진 나태웅은 음산한 눈빛으로 장선명을 쳐다보았다. 눈빛으로 사람을 죽일 수 있다면 현재 나태웅의 눈빛은 장선명을 죽이고도 남을 것이다. 이때, 장선명이 차갑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 “사실 당신이 감당할 수 있는 일도 아니지.”“안열이 정말 나씨 가문 때문에 누군가에게 납치를 당했다고 해도 당신이 이 일에 간섭하는 걸 당신 아버지가 허락할까?”장선명의 말투에는 비웃음이 가득했다.직접적으로 말하지는 않았지만 나태웅이 아버지의 말이라면 앞뒤 안 가리고 뭐든 다 듣는 사람이라고 비꼬는 것이었다.한편, 장선명의 비꼬는 말을 나태웅도 눈치챌 수 있었다. 그의 안색은 점점 더 어두워졌다.“말이 너무 지나치네.”“내가 지나친 거야? 당신도 본능적으로 안열의 실종이 당신과 관련되기를 바라지 않고 있잖아.”속내가 들통나자 그의 안색이 순간 다시 하얗게 질렸다.그가 장선명을 빤히 노려보았다.“이만 돌아가. 안열의 일은 더 이상 상관하지 말고.”거실의 분위기는 순식간에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560화
하지만 그 마음을 알게 되면 바보가 될 정도로 충격이 컸다. 지금 안지영이 바로 그 상태였다. 나태웅이 왜 이런 사람인지 전혀 이해가 되지 않았다.한편, 안지영의 뒷모습을 계속 쳐다보는 나태웅의 모습에 장선명은 눈빛이 싸늘해졌다.“무슨 일이야?”“동안 쪽에서 연락이 왔어?”역시 안열의 일 때문에 찾아온 것이었다.“아니.”어제 안열의 집에서 나태웅한테 전화가 온 이후로 장선명은 지금까지 아무런 연락도 받지 못하였다. 그가 입수한 소식들은 모두 그의 사람들이 알아낸 것들이었다.그 말에 나태웅은 미간을 찌푸렸다.“그럼 알아낸 소식이라도 있어?”장선명은 눈썹을 치켜세우고 나태웅을 쳐다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초조한 얼굴을 하고 있던 나태웅은 그가 침묵하자 다급해졌다.“말 좀 해봐.”“로먼 가문이 당신과 무슨 연관이 있는 거야?”“로먼 가문?”“응.”장선명은 고개를 끄덕였다.“그게 누구인데?”나태웅은 그 가문에 대해 익숙지 않은 것 같았고 동안 전체에 대해서도 익숙지 않은 듯했다.소문을 제외하고 그는 그동안 그쪽과 거의 아무런 연락도 하지 않았다.어젯밤, 그는 밤새 잠을 이루지 못하였다. 안열이 대체 누구한테 끌려간 것인지 머릿속에 온통 그 생각뿐이었다. 동안 쪽에 원수가 없는데...어제 걸려 온 그 전화에 대해서도 사람을 시켜 알아보았다. 기성훈이 다 조사해 보았지만 아무런 단서도 찾지 못하였다. 전화에서 상대방은 단지 그들에게 협조해 달라고 했을 뿐이었다. 그러나 전화가 끊긴 후 지금까지 아무도 그와 연락하지 않았다.장선명은 나태웅의 반응을 보고 표정이 어두워졌다.“당신은 알고 있어?”“동안 최대의 가문이야.”...동안 최대의 가문?장선명의 말을 듣고 그는 로먼 가문이 동안에서 어떤 존재인지 알게 되었다.그럼 안열은... 로먼 가문에 끌려간 것일까?“그러니까 당신 말은 안열이 로먼 가문 사람들의 손에 있다는 거야?”“그런 것 같아.”“그들과 원수라도 졌어?”나태웅은 생각도 없이 물었고 그 말에 장선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559화
평소에 너무 오냐오냐하면서 키운 아들 때문에 그는 지금 머리가 터질 지경이었다. 그날 밤, 안지영과 장선명이 킹덤 타운으로 돌아오자 집사가 급히 다가왔다.“도련님.”장선명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왜요?”“태웅 도련님께서 오셨습니다.”...나태웅이?머리가 찌근거린 안지영은 무의식적으로 장선명을 쳐다보았다. ‘이 인간이 정말... 지금이 어느 때인데 여기까지 찾아오다니...’이번 생에는 나태웅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안색이 안 좋은 그녀를 보며 장선명은 그녀의 어깨를 토닥였다.“오후에 나한테 연락이 왔었어.”“네? 당신한테 전화를 했다고요? 왜요?”나태웅이 장선명에게 전화를 걸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안지영은 더욱 화가 났다. 지금은 나태웅이라는 이름만 들어도 머리가 아팠다. 안열의 일이 갑작스럽게 발생한 건 맞지만 그들은 이 일이 나태웅 때문에 일어난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었다.“일단 들어가자.”장선명은 무슨 일인지 그녀에게 자세히 말해주지 않았다. 날씨가 점점 싸늘해져서 저녁 기온이 꽤 낮았다. 옷을 얇게 입고 다니는 안지영은 차에서 내릴 때부터 추위를 느꼈다. 장선명은 그녀에게 자신의 외투를 걸쳐주고는 그녀의 손을 잡고 안으로 들어갔다. 한편, 나태웅은 거실에 앉아 있었고 장선명과 안지영은 들어오자마자 그의 어두운 얼굴을 발견하게 되었다. 심호흡을 하던 그녀는 나태웅을 매섭게 째려봤다.그러나 두 사람이 들어올 때부터 나태웅의 시선은 줄곧 장선명에게 머물렀다.두 사람이 손을 잡고 있는 것을 보고도 그냥 힐끗 쳐다볼 뿐, 이내 시선을 거두었다. 그 바람에 자신을 향한 안지영의 눈빛조차 나태웅은 알지 못하였다. ...그 모습에 안지영은 마음속으로 꽤 의외였다. 늘 만나기만 하면 긴장감이 감돌고 얼굴을 붉혔으니까. 오늘은 그가 그녀한테 시선조차 주지 않았다. 차라리 잘된 일이라고 생각했다. 평생 이렇게 자신에게 시선을 주지 않기를 바랐다. 바보가 아닌 그녀는 나태웅의 태도를 보고 그가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558화
그녀를 나태현의 곁에 두든지 아니면 폭발하게 만들든지... 그리고 복수를 하게 만들든지?지금 이 상황에서 고은지한테 일이 생겨서는 안 되었다.나태웅의 일만으로도 복잡한 상황인데 고은지까지 일을 벌인다면...고은지가 두려운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번 나태현이 해외에서 겪은 문제를 보면 량천옥이 얼마나 대단한 실력을 보유하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전에 량천옥이 배항준과 이혼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그녀를 웃음거리로 생각했다. 그녀가 완전히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누가 알았겠는가? 량천옥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비참해지지도 않았고 오히려 더 횡포를 부렸다.그전에는 배씨 가문을 등에 업고 횡포를 부렸지만 배씨 가문을 떠나고도 량천옥은 여전히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고은지가 나태현한테 복수한다면 량천옥은 정말 무서운 존재였다.고민 끝에 나태범은 마침내 고개를 숙였다.“어쨌든 태현이가 아이의 친아빠인데. 꼭 이렇게까지 해야 하겠느냐? 아이도 하늘에서 편히 쉬지 못할 것이다.”“저한테 이렇게 대하시면 희주가 편히 쉬지 못할 거예요.”...그녀의 태도를 보니 무슨 일이 있어도 나태현의 곁에 있을 생각인 듯했다. 방금 그녀가 말한 것처럼 아무도 그녀를 막을 수 없었다. 결국, 그가 한숨을 내쉬며 입을 열었다.“그래. 그럼 얌전히 태현이 곁에 있어.”...10분 후, 나태범은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천락그룹을 나섰고 단구일은 그의 뒤를 따랐다.차에 오를 때까지 나태범의 얼굴은 점점 굳어졌고 완전히 어두워졌다.“어르신, 고은지가 뭐라고 하던가요?”“미쳤어. 미친 여자야.”나태범이 매섭게 입을 열어다. 의심할 여지 없이 고은지과의 대화에서 나태범은 그녀의 광기를 느끼게 된 것이다. 그가 보기에 고은지는 그저 미친 여자였다.“떠나기 싫다고 하던가요?”나태범은 고은지가 스스로 천락그룹을 떠나기를 바라고 있었다. 복잡한 일들 속에서 고은지의 문제는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다.그러나 누가 알았겠는가? “고은지는 떠나면 안 돼.”나태범은 말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557화
그 아이에 대해 나태범은 잘 알지 못하였다. 처음부터 그 아이를 받아들일 생각이 없었으니까.그러나 아이가 친아빠를 그리워하다가 우울증까지 앓았다는 고은지의 말에 그는 마음이 무거워졌다.“그래서 이게 자네가 천락그룹에 들어온 이유인가?”“희주가 세상을 떠나기 전에 저한테 전화를 했었어요.”고은지는 말을 하면서 눈을 감았다....전화를 했다고?그가 입을 열기도 전에 고은지는 한숨을 내쉬며 말을 이어갔다. “저한테 아빠를 잘 돌봐주라고 했어요.”“희주는 제 딸이에요. 그러니까 희주의 말을 들어야죠. 아무리 절 막아도 전 반드시 여기 있을 거예요.”그말인 즉 나태현이 돌아올 수 있었던 건 고은지 때문만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더 큰 이유는 그 아이 때문인 것 같다. 량천옥은 고은지 때문에 나태현을 풀어주었다. 그리고 고은지가 량천옥을 막은 건 희주가 죽기 전에 그녀에게 건 전화 때문이었다.“전화를 받고 왜 희주를 찾아가지 않았던 것이냐?”나태범이 날카롭게 물었다. 고은지의 주장에 대해 그가 믿지 않은 듯했다. 똑똑한 사람이라 그는 어떤 말에 대해서도 늘 의심을 품었었다. 고희주에 대한 고은지의 사랑을 의심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그렇게 아이를 사랑한다면 왜 전화를 받고 아이를 찾아가지 않은 것인지?“나이가 어려서 희주는 자신이 어디 있는지를 알지 못했어요.”“그럼 자네 어머니는 뭐 하고 있었는가?”“찾아봤어요. 찾고 나니 전 부상을 당했고 엄마는 바로 달려갔죠. 하지만 희주는 이미 죽었어요.”...그녀는 약간 흥분되어 있었고 이 얘기에 대해 계속할 수 없을 것 같았다. 얘기를 나누다 보니 나태범도 그녀가 천락그룹에 온 이유를 조금은 믿었다. 정말 복수를 하고 싶었다면 량천옥에게 그런 말을 하지도 않을 것이고 천락그룹으로 들어오지도 않았을 것이다. 이곳의 사람들은 하나같이 그녀를 경계하고 있으니까. 고은지가 이곳에서 무슨 짓을 벌이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고민 끝에 나태범은 그녀의 말을 믿기로 했다.하지만...“하지만 자네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