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록스타 남친이 나만 바라본다 (실버라인)

세계적인 록스타 남친이 나만 바라본다 (실버라인)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11
By:  KhayUpdated just now
Language: 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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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한국인 유학생 애리는 미국에서 우연히 만난 줄리안과 사랑에 빠진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의 밴드 ‘실버라인’이 세계적인 스타로 떠오르면서 두 사람의 평범했던 연애도 완전히 달라지기 시작한다. 갑작스러운 성공과 화려한 무대, 쏟아지는 관심 속에서도 서로를 놓지 않으려는 두 사람. 하지만 성공이 커질수록 사랑과 현실 사이의 거리는 점점 벌어져 간다. 세계적인 록스타가 되어가는 남자와 그의 곁을 지켜온 여자. 사랑과 꿈, 성장의 시간을 함께 지나가는 두 사람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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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

1화- 전학생

가을이 막 시작된 아침이었다.

그리고 애리는 길을 잃고 있었다.

학교 복도는 이미 시끄러웠다.

사물함 문이 닫히는 소리, 웃음소리, 어딘가에서 울리는 종소리.

학생들은 아무렇지 않게 지나갔지만, 애리는 그 흐름에 제대로 섞이지 못하고 있었다.

전학 첫날이었다.

한국에서 넘어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애리에게, 리지우드 고등학교는 너무 낯선 공간이었다.

교복 치마 길이도 아직 어색했고, 책가방도 이상하게 무겁게 느껴졌다.

손에는 종이 한 장이 들려 있었다.

담임이 건네준 시간표였다.

English Literature – Room 214

애리는 종이를 한 번 더 내려다봤다.

그리고 복도를 둘러봤다.

문은 많았지만 번호는 잘 보이지 않았다.

“214…”

작게 중얼거렸다.

문 앞에 서 있는 학생들에게 물어볼까 고민했다.

하지만 입이 잘 떨어지지 않았다.

영어를 못하는 건 아니었다.

그래도 아직은 머릿속에서 한 번 번역을 거쳐야 했다.

잠깐 망설이는 사이,

종이 울린 지 시간이 꽤 지난 것 같았다.

지금 들어가지 않으면 첫날부터 결석 처리될지도 몰랐다.

애리는 그냥 복도를 따라 걷기 시작했다.

왼쪽으로.

오른쪽으로.

계단도 한 번 내려갔다.

어느 복도 끝에 다다랐다.

여기는 아까보다 훨씬 조용했다.

수업이 이미 시작된 것 같았다.

그때, 어딘가에서 기타 소리가 들렸다.

애리는 멈췄다.

복도 끝에 문이 하나 있었고 그 문틈 사이로 소리가 새어나오고 있었다.

기타였다.

천천히, 느린 코드.

서두르지 않는 리듬이었다.

애리는 그 소리를 들으며 잠깐 서 있었다.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은 했지만,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결국, 문을 살짝 밀어 열었다.

조용히 열렸다.

안에는 작은 음악실이 있었다.

벽에는 악보들이 붙어 있었고, 한쪽에는 오래된 피아노가 놓여 있었다.

그리고 창가 쪽 의자에 한 남자가 앉아 있었다.

기타를 들고 있었다.

애리는 가만히 서서 그 남자를 바라봤다.

수업 시간 같은데.

왜 혼자 있지?

기타 소리가 멈췄다.

남자가 고개를 들자 눈이 마주쳤다.

애리는 순간 말을 잊었다.

파란 눈이었다.

사진에서 본 적은 있었지만, 이렇게 가까이에서 보는 건 처음이었다.

창문으로 들어온 빛에, 그 눈은 생각보다 훨씬 옅은 파란색이었다.

애리는 괜히 시선을 피했다.

그리고 그제야 말을 꺼냈다.

“…여기 음악실이에요?”

남자가 잠깐 애리를 바라봤다.

“응.”

짧은 대답이었다.

애리는 문을 조금 더 열었다.

“아… 죄송해요.”

머뭇거리다가 덧붙였다.

“제가 길을 잃어서요.”

남자는 기타를 무릎 위에 올려놓은 채 애리를 보고 있었다.

처음 보는 얼굴.

동양 여자.

그리고 교복이 아직 어색해 보였다.

남자가 말했다.

“너 전학생이지.”

애리가 조금 놀랐다.

“어떻게 알아요?”

남자가 어깨를 으쓱했다.

“우리 학교에 너 같은 사람 없거든.”

애리는 말을 잇지 못했다.

그 말이 무례한 건지 아닌지 판단이 잘 안 됐다.

하지만 남자의 표정은 아무 생각 없어 보였다.

그냥 사실을 말한 것 같았다.

그리고,

눈이 파랬다.

남자가 물었다.

“어디 찾는데.”

애리는 손에 들고 있던 종이를 보여줬다.

“214요.”

남자가 종이를 한 번 보고 말했다.

“여기 아니야.”

애리는 한숨 같은 웃음을 냈다.

“아… 역시.”

남자가 의자에서 일어났다.

기타를 한 손으로 잡았다.

“나가는 길은 이쪽.”

애리는 문 쪽으로 비켜섰다.

남자가 문 앞까지 걸어왔다. 그리고 문을 열었다.

복도로 나가며 말했다.

“따라와.”

애리는 잠깐 망설이다가 뒤를 따라 나갔다.

복도를 걸으며 애리는 슬쩍 물었다.

“수업 안 들어가도 돼요?”

남자가 대답했다.

“상관없어.”

“왜요?”

“선생님들이 익숙해.”

애리가 이해 못한 얼굴로 보자 남자가 덧붙였다.

“또 음악실이네.”

애리는 그 말을 듣고 웃었다.

“그게 뭐예요.”

남자가 어깨를 으쓱했다.

“내 별명.”

애리가 물었다.

“이름 뭐예요?”

남자가 말했다.

“이든.”

이든이 물었다.

“몇 학년이야.”

“10학년.”

이든이 고개를 끄덕였다.

“난 13학년.”

애리가 바로 말했다.

“네?”

이든이 웃었다.

“농담이야… 거의 맞긴 한데.”

애리가 눈을 가늘게 떴다.

“거의요?”

이든이 어깨를 으쓱했다.

“12학년.”

“근데 1년 더 다니고 있어.”

애리가 말했다.

“…왜요?”

이든이 웃었다.

“학교가 나를 너무 좋아해서.”

애리가 피식 웃었다.

“아니죠.”

“수업 안 들어가서죠.”

이든은 멋쩍게 웃었다.

“들켰네.”

그가 말했다.

“그래도.“

”내가 세 살 많아.”

“…나 오빠라고 불러.”

애리가 바로 말했다.

“…여기 미국인데요.”

이든이 씨익 웃었다.

“아무튼, 내가 세 살 많잖아.”

애리가 눈을 가늘게 떴다.

“그래서요?”

이든은 말했다.

“그러니까. 오빠.”

애리가 피식 웃었다.

“싫어요.”

이든이 어깨를 으쓱했다.

“언젠가 부르게 될 걸.”

어느새 복도 끝이었다.

그가 걸음을 멈췄다.

“여기.”

문 위에 숫자가 붙어 있었다.

214

애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감사합니다.”

이든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그리고 돌아섰다.

복도를 다시 걸어가며 기타를 어깨에 올렸다.

애리는 교실 문 앞에 서 있었다.

뒤를 한 번 돌아봤다.

이든은 이미 복도 끝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이상한 사람.”

잠깐 멈췄다.

“…근데 눈 예쁘다.”

괜히 한 번 더 뒤를 보게 만들었다.

이름을 다시 떠올렸다.

이든.

이상하게, 쉽게 잊혀지지 않을 것 같았다.

***

그날 이후로 이든은 괜히 학교 안을 어슬렁거렸다.

원래는 수업이 끝나면 바로 음악실로 가는 사람이었다.

기타를 들고, 음악실에 틀어박혀 연습하거나 노래를 만들거나.

하지만 요즘은 복도에 자주 있었다.

사물함 근처.

계단 옆.

체육관 앞.

딱히 할 일도 없이.

에릭이 말했다.

“야.”

이든이 대답했다.

“뭐.”

“너 왜 학교에 계속 있어.”

이든이 어깨를 으쓱했다.

“그냥.”

“수업 끝났잖아.”

“알아.”

에릭이 눈을 가늘게 떴다.

“…설마.”

이든이 말했다.

“뭐.”

에릭이 웃었다.

“전학생.”

이든이 바로 말했다.

“아니거든.”

그때 여자애 둘이 다가왔다.

“이든.”

“오늘 연습 있어?”

이든이 말했다.

“몰라.”

“몰라?”

“응.”

여자애가 웃었다.

“우리 같이…“

이든이 바로 말했다.

“안 해.”

여자애가 멈칫했다.

“…뭐?”

“오늘 안 해.”

에릭이 옆에서 웃고 있었다.

“야 너 오늘 왜 이렇게 까칠해.”

이든이 대답하려다 멈췄다.

복도 저쪽에서 누가 걸어오고 있었다.

교복 치마.

긴 머리.

애리였다.

이든이 말을 멈췄다.

에릭이 물었다.

“왜.”

이든이 말했다.

“…아무것도 아냐.”

하지만 그의 시선은 이미 복도 끝을 보고 있었다.

애리는 친구 한 명과 얘기하며 걸어오고 있었다.

아직 교복도 어색해 보였다.

이든이 말했다.

“나 간다.”

에릭이 웃었다.

“어디.”

이든은 이미 걸어가고 있었다.

“복도.”

에릭이 중얼거렸다.

“…전학생 맞네.”

***

이든이 애리 옆을 지나갔다. 애리는 처음엔 못 봤다.

옆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전학생.”

애리가 돌아봤다.

이든이었다.

“또 길 잃었어?”

애리가 바로 말했다.

“아니거든요.”

“진짜?”

“오늘은 알아요.”

이든이 웃었다.

“오늘은?”

“어제는 아니어서요…”

잠시 후,

애리가 물었다.

“근데.”

“왜 자꾸 복도에 있어요?”

이든이 말했다.

“지금 막 왔어.”

“거짓말.”

애리가 말했다.

“어제도 복도에 있었고.”

“오늘도 있고.”

“지금도 있잖아요.”

이든이 피식 웃었다.

“관찰 잘하네.”

애리가 말했다.

“보이니까요.”

이든이 말했다.

“그래도.”

“길 잃으면 또 음악실 와.”

애리가 물었다.

“왜요.”

이든이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내가 거기 있으니까.”

애리는 그를 보다가 웃었다.

괜히 한 번 더 놀려보고 싶어졌다.

“…오빠라고 부르게 되면 갈게요.”

이든이 바로 말했다.

“그래.”

“연습해.”

애리가 말했다.

“싫어요.”

이든이 웃었다.

“천천히 해.”

“아직 10학년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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