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서 나온 순간부터, 그녀는 이미 마음속으로 강성을 떠날 준비를 완료하였다. 안지영은 늘 마음이 굳건했다!이 시각, 고은영은 눈시울이 붉어졌다. “너 이게 그럴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배준우는 위험이 사람이야.이 일을 철저하게 숨기려면, 강성을 떠나는 방법밖엔 없었다.고은영 “걔한테는 나뿐이야! 나 밖에 없잖아…”그녀가 말하는 ‘걔’는 배 속에 있는 아이다.의사 선생님께서 아이가 고통을 느낀다고 하실 때, 그녀의 마음은 너무 아팠다.그녀는 이 아이의 엄마인데, 왜 아이를 지켜주지 않겠는가?하여 다른 건 이젠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아이를 꼭 낳을 거고, 꼭 지켜줄 것이다.“넌 정말… ”안지영이 그 얘기를 듣자, 가슴이 자기도 모르게 찡해졌다.전에는 고은영에게 아이를 지우라고 부추겼는데, 지금 그녀의 이 얘기를 들으니, 가슴이 쓰렸다.역시 엄마는 아이 앞에서 독해질 수 없는 듯했다.……안지영과 헤어지고, 고은영은 커피숍에 오랫동안 앉아있었다.그녀는 배준우에게 어떻게 얘기할지, 고민하고 있었다.그녀는 배가 더 불러오기 전에 강성을 떠나야 했기에 그녀에게 남은 시간은 한 달밖에 없었다.“따르릉.” 그 순간, 전화가 울렸다. 고은영의 생각도 벨소리로 인해 중단되었고, 정신을 차리게 되었다. 번호를 보니, 서정우였다. 그녀는 받고 싶지 않아 전화를 바로 끊었다.또 전화가 울렸다. 서정우가 연이어 전화하는 것을 고은영은 전에 겪은 적이 있었다.하지만 이번에 또 같은 일을 반복하자, 그녀는 극도로 짜증이 났다.결국 그녀는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고은영, 너 이제 다 컸다 이거야? 나를 여기서 죽게 할 셈이야?”발신자는 조보은이었고, 그녀는 조급한 나머지 화를 내면서 얘기했다!그녀이 말에 고은영의 안색은 순식간에 어두워졌다!그녀가 미처 얘기하기 전에 조보은은 계속 말을 이었다. “왜, 지금 돈 많은 사람에게 시집가더니, 이젠 이 엄마를 모른 척해?”“……”“하지만 이 말 잘 들어, 혈연은 끊어 낼 수가 없어! 네
서정우가 도대체 무슨 얘기를 했기에 조보은이 이렇게 횡포를 부리는 거지?“난 감옥살이했었기에, 이젠 시골에 돌아가지 못해!”“그래서요?”조보은이 그 얘기를 하자, 고은영은 눈썹을 찌푸렸다.조보은이 무슨 얘기를 할지 알기에 마음이 불안했기 때문이다. 이어서, 조보은은 역시 그 얘기를 꺼냈다. “너 강성에 집이 있지? 당분간 나 그 집에서 지내야 할 것 같다. 어서 와서 나를 데려가렴.”고은영 “……”고은영의 안색은 순식간에 창백해졌고, 화가 나서 온몸이 떨렸다.조보은은 그녀한테 집이 있다는 사실을 어떻게 알았을까? 대체 누구한테서 들은 소식일까?조보은의 이 태도를 보니……!“안 된다는 걸 잘 알고 있을 텐데요!” 고은영은 생각조차 하지 않고 거절했다.그녀는 고은지처럼 원하는 대로 다 해주지 않을 것이다.잠시 있는다고?그녀가 진짜로 그 집에 들어가면, 아마 그 집은 바로 조보은이 채갈 것이다.조보은의 심성은 고은영이 너무 잘 알고 있다.그렇기에, 조보은을 절대 그 집에 들일 수 없다.고은영이 거절하자, 조보은은 폭발할 지경이었다. “그럼, 난 어떻게 해? 시골에 돌아가서 웃음거리가 되라고?”“당신은 용산에 집이 있잖아요?”시골에 있는 아주머니들이 흉보기 좋아하는 것을 고은영도 잘 알고 있다.조보은도 두려운 것이 있다니, 예전에 억지 부리는 모습을 보면 두려워할 것이 아예 없는 줄 알았다.조보은 “그 집, 우리가……”용산 집을 얘기 하지 않을 땐 몰랐지만, 그 집을 얘기하자, 조보은은 말을 더듬었다.“우리가 팔았어!”조보은은 크게 한숨을 쉬었다.사실 이 일을, 고은지도 모르는 일이었다.최근 몇 년, 서정우는 실로 돈을 너무 많이 썼다. 고은지가 준 돈으론 턱없이 부족했다.하여 그들은 집을 팔았고, 최근 3년 동안, 용산에서 월세로 지내고 있었다.“팔았다고요?” 고은영은 놀랐다!이 일에 관해, 고은지에게 들은 적이 없었다.“왜죠?” 고은영은 또 물었다.그녀가 알고 있는 것은, 조보은과 서 씨는 서정우에게 대학 다
”이렇게 된 이상, 시골에 돌아가든, 길바닥에서 자든, 알아서 하세요!” 고은영은 냉정하게 얘기했다.“아니, 너 무슨 뜻이니? 넌 우리가 지금 얼마나 힘든 상황인지 알고 있니?”“당신들은 시종일관 서정우만 키우셨어요. 지금 그 나이에 아직도 힘들게 사는 건, 당신들이 먹고 노는 것만 좋아해서 그런 것인데, 왜 다른 사람 탓으로 돌리시나요?”“먹고 노는 것만 좋아한다고? 넌 대학생한테 돈이 얼마나 많이 들어가는지 알기나 해?”“나와 고은지가 학교 다닐 때의 모든 비용은, 우리가 시간 내서 아르바이트 하면서 번 돈으로 해결했어요. 우리가 학교에 못 다녀본 건 아닙니다. 대학생이 돈이 얼마나 필요한지 모르는 것이 아니라고요!”고은영의 날카로운 반박에, 조보은은 말문이 막혔다.고은영의 이런 얘기를 듣자, 조보은은 가슴이 답답해서 질식할 지경이었다.“아니, 지금 이 일은……!”고은영이 관여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자, 조보은은 조급했다.예전부터 고은영이 자신과 친하게 지내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로 독하게 나올 줄은 생각하지 못했다.아니면, 그녀가 다른 낌새를 눈치챈 것일까?그녀의 친딸이 아니란 것을 알게 된 것일까?아니다, 만약 알게 된다면, 고은영의 성격으로 먼저 이 얘기를 꺼냈을 것이다.“당신들 고은지를 그동안 힘들게 한 것으로 만족해야지, 더 이상 허튼 생각하지 마세요!”고은영은 독하게 얘기한 후, 바로 전화 끊었다.그녀는 아주 강한 말투로 얘기했다.조보은은 현재 서정우, 서 씨와 함께 고은영이 산 아파트단지에서 있었다.이 단지는 고급스러운 아파트 단지는 아니지만, 관리도 잘 되어 있어서, 그들이 오랫동안 실랑이를 벌였지만, 끝내 들어가지 못했다.“엄마, 누나 뭐라고 얘기했어?” 서정우는 조보은의 안색이 안 좋아지자 재빨리 물었다!조보은은 그 순간 화가 나서 몸을 떨며 소리쳤다. “이 년을!”서정우가 조보은이 이 얘기를 하는 것을 보자, 고은영이 승낙하지 않은 것을 알 수 있었다.“내가 왜 이런 인정머리
원래는 고은지가 강성에서 성공해서 자신들을 강성에 데려가 호강시켜 줄 날만을 기다렸다.하지만 예전엔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던 작은 딸이 가족 중에서 가장 성공한 사람이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강성에 큰 집 한 채가 있는데 어찌 가만히 있을 수 있겠는가?........한편, 고은영은 카페에서 나와서 고은지에게 전화를 걸었다.고은지는 고은영의 전화를 받고 조보은이 나왔다는 말에 깜짝 놀랐다.“어떻게 나온 거야?”“아직 언니한테 전화 안 갔어?”고은영도 놀랐다”“아니, 안 왔어. 근데 어떻게 나온 거야?”고은지 쪽에서는 그녀를 풀어주는 걸 허락한 적이 없는데 조보은은 어떻게 나온걸까?고은지는 그동안 조보은이 자신을 괴롭혀왔으니, 이번에는 그녀에게 제대로 교훈을 주고 싶었다.그래서 그녀가 나오는 것에 대해 절대 허락하지 않았다.고은영도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내가 강성에 집 산 걸 알아.”“뭐?”조보은이 고은영가 강성에 집을 산 것도 알고 있다는 말에 고은지의 목소리가 떨렸다.그녀가 알게 되었다니, 골치 아픈 일이다.“어떻게 알았대?”고은지는 가슴을 졸이며 물었다.고은영은 고은지의 태도를 보고 그녀가 알려준 게 아니라는 걸 알았다.그럼, 그녀는 도대체 어떻게 알았을까?그 순간, 머릿속에 한 사람의 이름이 스쳐 지나갔다. 고은영은 소름이 쫙 끼쳤다.“일단 끊어.”고은영은 더 말할 겨를도 없이 서둘러 전화를 끊었다. 고은지와의 통화를 통해 조보은을 풀어준 건 고은지가 아니라는 걸 알았다!그런데 나온 것도 모자라 집 있는 것까지 알아버리다니!누군가 그녀에게 일부러 알려준 게 아니고는알 방법이 없을 텐데, 어떻게 알아냈단 말인가?그렇다면 누군가가 일부러 그녀에게 알려준 게 틀림없었다!그녀는 급하게 회사로 돌아왔다. 배준우는 회의실에서 나오며 그녀가 황급히 돌아온 것을 보고는 눈쌀을 찌푸렸다.“왜 이렇게 덜렁거리며 다녀?”지금 자기 몸 상태가 어떤지 모르는 거야?“저, 대표님께 할 말 있어요!”급해 보이는 긴장한
조금 전 고은영은 카페 앞에서 조보은이 갑자기 풀려나온 일과 자신이 강성에 집이 있다는 사실을 그녀가 알아버린 것에 대해 자세히 생각해 보았다.지금 배씨 가문에서는 그녀가 배준우와 헤어지게 하려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는데, 게다가 어제 배준우가 제시한 조건도 량천옥에게 제대로 선전포고를 한 셈인데 말이다. 혹시 량천옥이 장항 프로젝트를 넘겨주기 전에 먼저 배준우에게 손을 쓰려는 작정인가? 그러면 프로젝트를 넘겨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건가?배준우의 해외 프로젝트 장악 계획을 실패로 돌아가게 하려고 말이다.“누가 이렇게 소란을 피워?!”누군가 회사 앞에 와서 소란을 피울 것이고, 그게 량천옥의 짓일 수 있다는 고은영의 말에 배준우의 표정이 순간 굳어졌다.“저, 저희 엄마요!”엄마라는 단어를 말하는 것만으로도 구역질이 날 것 같았다.고은영은 할머니와 함께 살게 된 후부터는 단 한 번도 조보은을 엄마라고 부르지 않았다.그녀는 항상 자신은 엄마가 없다고 생각하며 살아왔다.그리고 수년간 조보은과 연락을 하지 않고 지냈다. 그런데 지금 갑자기 가까운 척, 심지어 그녀의 집까지 넘보는 조보은의 모습에 화가 치밀었다!“저도 이 일을 잘 처리하고 싶지만, 그 여자가 하도 미친 짓을 많이 하는 사람이라 혹시 또 무슨 짓을 할까 불안해요.”고은영이 걱정해 하며 배준우에게 말했다.회사 이미지가 있는데 만약 조보은이 정말 와서 소란이라도 피우면 회사에 안 좋은 영향이 갈까 두려웠다.그래서 어떻게 해서든 그녀를 막아야 한다고 생각했다.하지만 조보은이 어떤 사람인가.....!고은영은 자기 선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고 싶었지만, 쉽지 않을 거라 생각해서 배준우에게 사실대로 말하자,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응, 알았어.”“그게......!”“넌 상관하지 마. 처리해 줄 사람 있어.”처리해 줄 사람이 있다고?“그럼, 더 심하게 하셔도 돼요.”말할까 말까 고민했지만 고은영은 화가 치밀어 올라 결국 말을 꺼냈다. 배준우는 눈썹을 치켜들고 그녀
배씨 가문 시점.량천옥은 애가 타는 마음으로 집에 돌아왔다. 집에 들어가자마자 량일이 차를 우리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그 느긋한 모습에 량천옥은 순간 마음이 답답한 느낌이 들었다.“돌아왔어?”량일이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량천옥을 손에 든 가방을 툭 내려놓고 소파에 가서 앉았다.“지금 상황이 안 좋은데, 대체 왜 아직도 이렇게 느긋하게 구세요!”어제 이후로, 량천옥은 불안함에 제대로 먹지도, 자지도 못했다.배항준은 여전히 해외 프로젝트를 배준우에게 넘겨주라고 하고 있다.그래서 하루 종일 그 자료들을 정리하느라 바빴다.비록 내키지는 않지만, 배항준의 말을 감히 거역할 수가 없었다.량천옥의 화난 모습에 량일이 웃으며 말했다.“고작 그것 때문에, 이렇게 불안해 해?”“어르신은 지금 배준우와 고은영을 떼어내려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어요.”량천옥은 고작 그 계집애 하나 때문에 이 상황에 이르렀다고 생각해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그녀가 오랫동안 공을 들인 일이 그 계집애 손에 망가질 줄은 몰랐다.그녀는 비록 손에 많은 것들을 쥐고 있긴 했지만, 그걸 준 사람이 배항준이니 만약 그의 말을 듣지 않으면, 그가 그 모든 걸 다시 빼앗아 갈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사실 배항준이 배준우를 편애하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배윤을 낳았다고 해서 그녀의 배씨 가문에서의 위치가 단단해지지는 않았다.“그래서 배준우가 장항 프로젝트를 손에 넣기 전에 고은영 그 계집애를 쫓아내면 되잖아?”량일은 대수롭지 않게 말하며 찻잔을 들어 달콤한 찻물을 한 모금 맛보고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그게 그리 쉬운 줄 알아요?! 이미월, 그 계집애마저 쓸모없게 됐다고요.”고은영과 관한 말이 나오자 량천옥은 흥분하며 말했다.이 평범하기 그지없는 계집애를 떼어내기가 왜 이리 어려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문제는, 지금 이미월이 돌아왔는데도 그 계집애를 떼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거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이미월이 쓸모없으면, 쓸모가 있는 사람을
“엄마....”량천옥이 량일을 빤히 쳐다보았다. 그러자 량일은 그녀의 예쁜 손톱을 어루만지며 말했다.“고작 그까짓 일에 왜 그렇게 불안해 해?”“......”“내가 예전에 뭐라고 그랬어? 어려운 상대일수록 그의 가장 치명적인 약점을 파악해야 한다고 했지!”“역시, 내가 정말 엄마 머리는 못 따라가나봐요.”조금 전까지만 해도 화가 나 있던 량천옥은 순식간에 기분이 좋아졌다.자기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고 있을 때, 자신의 엄마가 이 모든 것을 처리해 줄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량일은 웃으며 말했다.“이제 넌 좋은 소식만 기다리고 있으면 돼. 그 여자가 어떻게 하는지 잘 지켜봐.”“배준우가 제일 싫어하는 게 누가 와서 억지 부리면서 난리 치는 거야. 몇 년 동안 여자를 사귀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지.”량천옥이 말했다.맞는 말이었다. 배준우는 여자를 사귀는 걸 골치 아픈 일로 생각했다. 그래서 누구도 그가 고은영과 결혼할 거라곤 상상도 하지 못했다.그래서 량천옥은 이번에 그에게 자신이 어떤 골칫거리를 선택했는지 똑똑히 알게 해주고 싶었다.“지금 넌 그 계집애한테 전화 걸어.”량일이 말했다.“전화해서 뭐라고 하게요?”고은영이라는 이름을 듣기만 해도 치가 떨리는데 그녀에게 전화하는 건 당연히 싫었다.“조보은이 그 계집애 약점이야. 지금쯤 걔도 아마 조보은이 배준우를 찾아갈 거라는 걸 알고 있을 거야.”“.....”“이럴때, 그 계집애를 대신해서 이 문제를 해결해 줄 누군가가 필요하지 않겠어?”이 말은 자기들이 그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다는 말인가?순간 량천옥이 량일의 뜻을 알아차리고,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였다.“엄마는 진짜 대단해요.”오늘 배항준이 옛 친구를 만나러 가서, 지금 이 모녀가 이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것이다.사실 량일은 배항준이 집에 있으면, 이곳에 드나들지 않는다.량일의 말에 량천옥은 서둘러 휴대폰을 꺼내 고은영에게 전화를 걸었다.현재, 고은영 시점.오전부터 바쁘게 돌아다니고, 점심에도
량천옥과 배항준이 함께 있는 모습을 생각하면 소름이 끼쳤다. 그 나이 차이가 선명한 얼굴.도대체 무슨 수작으로 배준우의 어머니를 밀어내고 그 자리를 차지했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지금 배씨 가문의 사모님 자리에 앉아서 배항준의 돈으로 고은영을 쫓아내겠다고? 정말 역겹기 그지 없었다. “대체 어떻게 해결하실 건데요?”고은영이 차갑게 물었다.고은영의 질문에 량천옥은 만족하는 듯한 미소를 지으며 량일을 바라보았다.량일도 고은영의 대답을 듣고는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었다.“강성을 떠나, 준우의 인생에서 사라져. 그러면 20억 더 줄게. 그러면 그 골치 아픈 문제가 해결되는 거야.”20억이라니, 적지 않은 액수였다!고은영 같은 사람은 평생 만져보지 못할 큰돈이다.이렇게 보지도 못했던 어마어마한 액수를. 량천옥은 이게 고은영에게 엄청 유혹적인 조건일 거라는 자신이 있었다.배준우도 자기보다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할 수 없을거라 생각했다.“어떤데?”좀 더 강압적인 말투로 물었다.“별론데요.”“.......”량천옥과 량일은 말문이 막혔다.량천옥이 뭐라고 반응도 하기 전에 고은영은 더 명확히 거절했다.“회장님이 왜 당신을 좋아하는지 모르겠네요. 외모도, 인성도 다 별론데 말이에요.”“이 계집애가!”량천옥이 분노하며 소리 질렀다.이 빌어먹을 계집애가,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거야?!“당신을 예쁘다고 칭찬하는 사람도, 당신이 진짜 예뻐서가 아니라 배씨 가문 사모님이라는 신분 때문이에요. 당신이 진짜로 그렇게 잘난 줄 알아요? 출신으로 따진대도 별로잖아요”고은영은 점점 더 비꼬는 말투로 말했다.그녀의 말을 량천옥도 똑똑히 듣고 있었다.순간, 량천옥은 온몸이 떨릴 정도로 화가 치밀었다.이 빌어먹을 계집애가, 감히 누구한테!“이 천박한 계집애!”“만약 당신이 좋은 집안에서 태어났다면 좀 더 젊은 남자랑 결혼했겠죠?”“......”순간 량일이 창백한 얼굴로 소파에서 벌떡 일어났다.량천옥은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참다가 전화에 대고 소리쳤
“나태웅이 두려워하는 게 뭐 있어요!”안지영이 화를 내면서 얘기했다.나태웅은 장선명이 좋은 사람이 아니라고 했다. 하지만 안지영에게 있어서 나태웅도 좋은 사람은 아니었다.게다가 나태웅이 좋아하는 사람을 대하는 태도를 보면 이게 사람 맞나 싶을 정도였다.“나태웅은 극단적인 거지 멍청한 건 아니야.”나태웅은 본인에게 유리하고 불리한 것을 잘 아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오늘 안지영 앞에 나타난 걸 떠올리면... 장선명은 그런 나태웅을 가만히 둘 수 없었다.“그래도 이 사진들은 다 사실이죠.”“네가 이 사진 때문에 화를 내는 건 기쁜 일이지만 너한테 제대로 얘기해야 할 게 있어.”거기까지 얘기한 장선명이 말을 끊었다.안지영이 고개를 들고 물었다.“뭐요?”장선명과 결혼 준비를 하면서 안지영은 이 모든 것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소문 속의 장선명은 냉철하고 칼같은 사람이라고 했지만 안지영 앞의 장선명은 항상 웃는 얼굴로 자상하게 안지영을 대해주었다.그래서 안지영은 장선명이 도대체 왜 본인과 결혼한 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분명 비즈니스 때문에 시작한 부부 연기인데 말이다!사실 처음부터 안지영은 장선명이 왜 본인을 도와주는 건지 알 수 없었다.나태웅이 가져온 사진을 보기 전까지는 말이다.장선명은 안지영의 목을 부드럽게 감싸고 코끝으로 안지영의 코끝을 가볍게 눌렀다.“그 사람이 살아있다고 해도 내가 사랑하는 건 너야.”“...”그 말을 들은 안지영은 심장이 순간 멎는 것 같았다.“정, 정말이에요?”‘잘못 들은 건가? 그 사람이 선명 씨한테 엄청 중요한 사람이라고 했던 것 같은데...’“과거는 과거일 뿐이야. 현재의 나는 네가 없으면 안 돼. 그 사람을 이미 다 잊었으니까 너랑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거야.”장선명은 진지한 말투로 얘기했다. 안지영은 믿지 못하겠다는 눈으로 장선명을 쳐다보더니 심호흡을 한 후 얘기했다.“그렇게 많은 여자들이랑...”“나랑 그 사람들은 아무 사이도 아니야. 안열이 전에 얘기해줬을 텐데.”“그래도 남자들
“얘기해 봐. 어떻게 해야 화를 풀 거야.”“하, 다른 사람을 위해서 목숨을 걸 정도였다면서요! 내가 화를 안 내고 배겨요?”안지영이 차갑게 얘기했다.“...”장선명은 약간 어리둥절해하면서 물었다.“내가 누구를 위해서 목숨을 걸었다는 거야? 나는 왜 모르겠지.”“이...”안지영은 인정하지 않는 장선명의 모습을 보면서 더욱 화가 났다.“정말 화가 난 거야?”“당연하죠. 난 대용품이 되고 싶지 않다고요!”장선명은 화가 난 안지영을 보면서 본인이 왜 안지영에게 빠진 것인지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안지영은 느낀 것을 그대로 얘기하는 솔직한 사람이었다. 가식적으로 돌려 말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그래서 장선명은 그런 안지영이 좋았다.“누가 그래, 네가 대용품이라고. 나태웅이 그래?”장선명이 안지영의 두 볼을 가볍게 꼬집으면서 얘기했다.그 말투는 마치 딸을 대하는 아버지처럼 부드러웠다.안지영은 장선명을 힐긋 보더니 얘기했다.“수많은 사진이 증명하고 있잖아요.”그 사진만으로도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었다.“그 사진들은 아무것도 아니야. 절대 나태웅을 믿지 마. 응?”“흥.”“아직도 화가 난 거야? 제발 내 말 좀 들어줘.”“안 들을래요!”안지영은 아예 고개를 홱 돌렸다.안지영은 너무나도 솔직하고 가감 없는, 상대방에게 본인이 왜 화가 났는지 잘 알려주는 사람이었다.장선명은 화가 나 등을 돌린 안지영을 보면서 작게 한숨을 쉬었다.원래는 좀 더 놀려주고 싶었지만 반응을 보니 그만해야 할 것 같았다.“알았어. 설명할게.”한숨 자고 일어났지만 여전히 이 일로 화를 내는 걸 보면 그냥 넘어갈 수 있는 일이 아닌 것 같았다.안지영은 장선명의 말을 듣고 그대로 굳어버렸다. “아니요. 됐어요. 설명하지 마요. 듣고 싶지 않으니까요.”진실이 두려워서 듣고 싶지 않을 정도였다.장선명은 웃으면서 얘기했다.“왜? 내가 널 잡아먹을까 봐 무서워?”그 말에 안지영은 또 참지 못하고 장선명을 가볍게 때렸다.오전에 있었던 일을 생각
안지영은 오후 두 시에 중요한 회의가 있었다. 하지만 안열은 사무실에서 안지영을 발견하지 못했다.‘설마 내가 한눈판 사이에 두 분이 나간 건가?’1시 30분이 되었지만 여전히 사람이 보이지 않았다. 안열은 급한 마음에 얼른 안지영에게 전화를 걸었다.하지만 전화를 받은 건 장선명이었다.“무슨 일이야.”그 말에서 안열은 이미 장선명의 짜증을 읽어냈다.안열은 약간 놀랐다.“선, 선명 도련님? 30분 뒤 안 대표님이 참석하셔야 하는 중요한 회의가 있습니다. 지금 안 대표님은 어디에...”휴게실에 있는 장선명은 고개를 숙이고 품에서 자고 있는 안지영을 쳐다보았다.오전에 너무 과했던 탓일까, 안지영은 계속 쭉 자고 있었다.“그냥 회의를 취소해.”“네? 그건...”“무슨 문제라도 있어?”“아, 아니요. 오늘 회의는 부승호도 참석하는 회의라... 알잖습니까.”부승호는 바로 하늘 그룹을 배신한 사람이다. 그러니 이번 회의가 얼마나 중요한지 장선명은 바로 알 수 있었다.장선명이 차가운 눈빛으로 얘기했다.“부승호한테 얘기해. 오늘 저녁 날 만나러 오라고.”“직접 나서서 안 대표님을 대신하실 생각입니까?”안열이 놀라서 물었다.예전에는 안지영이 성장할 수 있게 혼자 내버려두지 않았던가.그래서 안열과 장선명 다 안지영의 뒤에서 묵묵히 안지영의 성장을 지켜보고 있었다.그동안 안지영은 많은 일을 혼자서 해결했다.부승호와 마주하는 것도 안지영에게 있어서는 그동안의 실력을 검증할 가장 좋은 기회다.“무슨 문제라도 있어?”그 말에 안열은 바로 입을 다물었다.“아닙니다!”안열은 여전히 장선명의 의도를 알 수 없었다. 그래서 그저 장선명이 원하는 대로 움직이기로 했다.안열은 얼른 눈치껏 전화를 끊었다. 장선명은 전화가 끊긴 것을 확인하고 바로 폰을 꺼버렸다.안지영은 이미 그들의 목소리를 듣고 잠에서 깼다.장선명은 안지영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어 주었다.“지금 몇 시예요?”“피곤하면 그냥 자.”장선명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얘기했다.안지영은 눈
테이블에는 다른 사진이 더욱 많았다.나태웅은 정말 이를 갈고 해외로 간 것이 틀림없었다.이것까지 다 알아내다니...이건 장선명의 가장 어두운 과거이자 다시는 들추고 싶지 않은 일들이다.하지만 그 일들이 지금은 나태웅 때문에 다시 밝혀지게 되었다.그동안 장선명이 마주하고 싶지 않았던, 마주할 수 없었던 과거들이었지만, 안지영이 건네준 사진을 보면서 장선명은 어느새 그 일에 대한 스트레스를 내려놓았다는 것을 발견했다.지금 와서 과거의 일을 돌이켜보니 아무런 감정도 없었다.“그 여자가 누구인지 얘기하라고요!”안지영이 화가 난 목소리로 얘기했다. 그러면서 장선명의 품에서 나오려고 안간힘을 썼다.하지만 장선명은 여전히 안지영을 꾹 잡고 도망치지 못하게 했다.그리고 라이터를 꺼내 불을 붙이더니 안지영의 앞에서 사진을 바로 불태워버렸다.“뭐, 뭐 하는 거예요!”안지영이 당황한 표정으로 물었다.장선명은 불에 탄 사진을 그대로 재떨이 속으로 던져버렸다.담배를 피우는 장선명을 위해 안열이 준비해 둔 재떨이였다.안지영 앞에서는 담배를 피우지 않아 그동안은 쓸모가 없었지만 지금은 아주 유용했다.테이블 위의 사진은 다 재떨이 안으로 들어가 활활 타올랐다.안지영은 멍해서 물었다.“그렇게 변명도 하고 싶지 않다는 거예요?”“변명? 이건 다 지나간 일일 뿐이야. 너무 오래전 일이라서 다 잊었고. 뭐 어떻게 변명해야 할지 생각도 안 나네.”“...잊었다고요?”안지영은 믿을 수 없었다.안열이 그러지 않았던가.장선명에게 아주 중요한 사람이었다고.사진 속의 여자들이 모두 비슷하게 생긴 걸 보면 장선명은 정말 그 여자를 아주 사랑한 것 같았다.그런데 그걸 잊다니.안지영은 믿을 수 없었다.그런 안지영의 모습을 본 장선명은 환하게 웃으면서 안지영의 머리를 쓰다듬더니 또 입술을 맞췄다.“읍... 아니, 읍...”‘미남계를 쓰겠다는 거야?’안지영은 약간 화가 났다. 원래 이런 건 그냥 두면 찝찝한 편이다. 사실을 알지 못하면 마음에 걸리니까 말이다.
사무실에 들어간 장선명은 안지영이 그를 등지고 의자에 앉아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이미 뒷모습에서부터 안지영의 화난 모습이 보였다.앞으로 다가가 의자를 돌린 장선명이 두 손으로 의자의 손잡이를 잡았다.그리고 웃는 눈으로 안지영을 바라보았다.안지영이 화가 나서 씩씩 대는 모습을 보았을 때도 더욱 환하게 웃었다.하지만 안지영은 그런 장선명을 보면서 더욱 화가 났다.“웃겨요?”“질투하는 거야?”두 사람이 거의 동시에 입을 열었다.안지영은 장선명의 말을 듣고 약간 놀랐다.“화 안 났어요. 난 화를 잘 안 내는 사람이에요.”“그래?”“...”질투냐고?안지영은 질투가 뭔지 몰랐다.하지만 눈앞의 이 남자가 다른 여자를 위해서 목숨을 걸었다는 것을 떠올리면 속이 좋지 않았다.생각에 잠겨있을 때 갑자기 안지영이 놀라서 소리를 질렀다.장선명이 안지영을 번쩍 안아 들고 의자에 앉은 것이었다.장선명은 웃음기 가득한 시선으로 안지영을 바라보고 있었다.안지영은 놀라서 허둥대면서 얘기했다.“이거 놔요!”하지만 장선명은 움직이는 안지영을 놔주지 않고 그대로 입술을 가져갔다.안지영이 버둥댈수록 장선명은 더욱 깊게 안지영의 입술을 머금었다.안지영은 그런 장선명에게서 벗어날 수가 없었다.결국 안지영이 숨을 쉬지 못하자 장선명이 안지영을 풀어주었다.안지영이 손을 들어 장선명의 뺨을 치려고 할 때, 장선명이 안지영의 손목을 잡고 웃으면서 물었다.“화났어?”“흥.”안지영은 화가 났다.그것도 단단히 화가 났다.안지영은 장선명이 점심 전에 도착한 것이 분명 그 일 때문이라고 생각했다.안열이 알려줬을 테니까 말이다.그런데 와서 아무 해명도 하지 않고 입술부터 들이미니, 너무 미웠다.장선명은 그런 안지영을 보면서 짜증스러운 기색을 내비치지 않았다.오히려 속 편히 웃으면서 안지영을 바라보았다.그리고 마지막에는 한숨까지 푹 내쉬었다.“그렇게 화가 난 거야?”말을 마치고는 안지영의 이마에 가볍게 키스했다.안지영은 이제 더는 참을 수 없었다.“오자
“네? 그게 무슨 뜻이에요?”안지영은 어리둥절한 얼굴로 안열을 바라봤다. 안열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했다.“어휴, 됐어요. 더 얘기해 봤자 짜증만 나요.”더 말했다간 정말 참지 못하고 화를 낼 것 같았다.나태웅에 대해 할 욕은 이틀 밤을 새워도 모자랄 정도였다.“...”사람을 화나게 만드는 법은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말을 하다가 마는 것이고...안지영은 뾰로통해진 채로 안열의 상처를 치료해 주었다.안열은 휙 돌아서 사무실을 나갔다.지금 안열의 머릿속에는 나태웅에 대한 욕뿐이었다.그런 일이 있었는데도, 감히 또 안지영을 찾아오다니.도대체 무슨 낯짝으로 온 건지......사무실에 홀로 남겨진 안지영은 아까 안열이 한 말을 떠올렸다.그게 도대체 무슨 뜻이지?평소에는 똑 부러지고 영리한 안지영이지만, 이번만큼은 안열의 말에 머릿속이 복잡해졌다.뻔뻔하다는 뜻이라면... 나태웅은 원래부터 그렇게 뻔뻔했다.하지만 이번은...안열은 복잡한 생각에 머리를 휙 털었다.그리고 사무실을 나오자마자 장선명에게 전화를 걸었다.원래는 장선면은 점심쯤에 안지영을 데리러 올 예정이었지만, 안지영의 전화를 받고 바로 달려왔다.안지영의 사무실에 들어가기 전, 장선명은 안열이 자리에 앉아 아이스팩을 발 위에 올려놓은 것을 발견했다.“다리는 왜 그래?”갑작스러운 목소리에 안열은 깜짝 놀라 손에 쥔 아이스팩을 떨어뜨릴 뻔했다.장선명을 보자, 안열은 얼른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읏...!”하지만 고통을 참지 못하고 신음을 흘리고 말았다.“어떻게 된 거야?” 그렇게 묻는 장선명의 목소리는 차가웠다.안열을 이렇게 만든 사람이 있다는 것 자체가 믿기 힘들었다.안열은 고개를 숙였다. 차마 나태웅 때문이라는 말은 꺼내지 못해 그저 둘러댔다.“그냥... 실수로 넘어진 거예요.” “어떻게 넘어졌길래 거기만 그렇게 다치는 거야?” 장선명의 시선은 예리했다.보통 넘어진다면 무릎이 먼저 다치기 마련인데 안열은 무릎은 멀쩡하
나태웅은 믿을 구석 하나 없는 사람이긴 하지만 나태웅이 가져온 정보 때문에 안지영은 더욱 속이 복잡해졌다.안열은 결국 고통을 참지 못하고 얘기했다.“약 좀 바르고 올게요.”그 말에 안지영은 생각이 끊겨버렸다.정신을 차린 안지영은 안열의 발등이 부어올랐다는 것을 발견했다. 장선명이 사랑하는 사람...하지만 그 생각도 잠시, 안열은 본 안지영은 결국 또 나태웅에게 화가 났다.“왜 이렇게 된 거예요. 정말 나태웅을 못 이기는 거예요?”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일방적으로 맞을 것 같지는 않은데 말이다.밖에서 싸우는 소리도 듣지 못했는데 이런 일이 일어나다니.안열은 아파서 제대로 걷지도 못했다.“제가 만약 나태웅과 싸워서 이길 수 있었다면 진작 죽여버렸을 겁니다.”“...”진작 죽여버린다니.그 ‘진작’은 과연 언제일까?다시 생각해도 나태웅은 정말 독설만 퍼붓는 사람이었다. 안열을 볼 때마다 개라고 욕하니까 말이다.그래도 전에 동영 그룹에서 출근할 때는 이렇지 않았던 것 같은데 말이다.안지영은 우물쭈물하면서 안열에게 물었다.“두 사람, 전에도 안 좋은 사이였어요?”안열과 나태웅이 만날 때마다 안열은 대수롭지 않아 했고 나태웅은 화를 냈었다.그러니 두 사람 사이에 아무 일도 없었다는 건 말이 안 되었다.그렇게 물으면서 안지영이 구급상자를 가져와 상처를 처리해 주었다.안열이 거의 소리를 지르면서 얘기했다.“앗... 아파요... 아파...”“...”안열은 평소에 고통에도 끄떡없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아파하는 것을 보니 나태웅이 얼마나 아프게 때린 것인지 알 수 있었다.“제가 무슨 원한이 있겠어요! 한 것도 없는데...”“...”“굳이 꼽자면... 안 대표님 일로 원한이 있는 거죠.”“나요?”“네. 저는 안 대표님이 선명 도련님과 결혼하기를 바랐으니까요. 아마도 그것 때문에 저를 싫어하는 게 아닐까요?”안열을 말을 들은 안지영은 약간 마음이 복잡했지만 또 본인의 선택이 틀린 건 아니라고 생각했다.안열은 장선명의 부하로
“난 대체 누구의 대용품이었어요?”안지영이 바로 물었다.안열은 장선명과 오랜 시간 함께 했으니 사진 속의 사람이 누구인지 다 알 것이다. 그러니 장선명이 진짜 사랑하는 사람이 누구인지도 알 것이다.안열은 안지영의 말을 듣고 표정이 그대로 굳어버렸다.“그건...”“두 사람은 왜 헤어진 거예요?”안지영이 또 물었다.“...”안열을 그 어느 질문에도 대답할 수 없었다.안열은 이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느꼈다.안지영이 얼마나 칼 같은 사람인지, 안열은 잘 알았다.물론 안지영과 장성명의 사이가 안지영 때문에 시작한 것이라고 하지만 장선명에게 설레지 않았다면 안지영은 장선명과 결혼하지 않았을 것이다.안열은 결국 또 속으로 나태웅을 욕했다.“그렇게 생각하지 말아요. 선명 도련님이 안 대표님과 결혼하려는 건 안 대표님을 사랑해서지, 다른 사람의 대용품으로 생각하는 게 아니니까요.”“사진 속의 여자들과 아직도 연락해요?”“절대 아닙니다. 제가 맹세할게요!”안열이 진지하게 얘기했다. 안지영이 괜히 장선명을 이상하게 생각할까 봐 무서웠기 때문이다.안지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안열을 쳐다보았다. 안열은 그런 눈빛을 마주하고 약간 긴장했다.“진짜예요. 사진 속의 여자들과 아무 사이도 아닙니다. 선명 도련님이 얼마나 칼 같은 분인지 잘 알잖아요.”“하긴, 안열 씨는 선명 씨 사람이니까 그편을 들겠죠.”“아니요, 전 안 대표님 편입니다. 같은 여자로서요.”“나도 그 어떤 여자의 대용품이었겠죠.”“그건 다른 거죠! 그 사람은 이미 죽었으니까요. 나태웅이 왜 갑자기 이 일을 들춘 건지는 모르겠지만... 죽은 사람까지 들먹일 줄은 몰랐어요!”안열은 정말 나태웅을 죽여버리고 싶었다.요즘 나씨 가문에 생긴 일을 보면 나씨 가문 사람들은 다 하나같이 쓰레기였다.“죽었다고요?”안지영이 깜짝 놀라서 물었다.안열이 고개를 끄덕였다.“하지만 다들 모르는 일이잖아요!”안지영이 놀라서 얘기했다.장씨 가문 남자들은 하나같이 차갑고 냉정하다는 소문을
안지영은 약간 생각하더니 얘기했다.“그런데 그렇게 욕한 게 오늘이 처음인 건 아니지 않아요?”“...”안지영이 그렇게 얘기하자 안열은 더욱 화가 났다.“저를 볼 때마다 저한테 개라고 욕해요. 개자식... 개같은 건 본인이면서! 나씨 가문 전체가 그냥 다 개예요!”안지영은 이마를 짚으면서 그 말을 들었다.“안열 씨를 그렇게 욕하고서도 잘 살아있다니... 신기할 정도네요.”안열이 얼마나 성격이 더러운지, 이제는 안지영도 잘 알았다.하지만 나태웅은 번마다 안열을 욕하면서 멀쩡히 살아있으니, 안지영은 약간 놀라웠다.“못 이긴다니까요!”“...”도대체 나태웅의 실력이 얼마나 좋기에 안열도 상대할 수 없는 걸까.“됐어요. 나태웅 얘기하면 기분이 잡치니까 그만 해요.”나태웅은 그런 존재다.언급만으로도 눈살이 찌푸려지게 하는 사람이다.“그건 맞아요. 짜증 나는 사람이죠.”안지영은 나태웅이 정말 너무 싫었다.“그러니까 무조건 승소해요!”너무 화가 나니 아무리 나태웅 얘기를 꺼내지 말자고 해도 결국 나태웅 얘기를 꺼내게 된다.안지영은 고개를 끄덕였다.“걱정하지 마요. 분명 승소할 겁니다!”안지영이 두 주먹을 꼭 쥐었다.안열뿐만이 아니라 안지영도 화가 난 상태다.안지영은 머릿속이 너무 복잡했다. 너무 화가 나서 이 화를 전부 나태웅에게 쏟아버리고 싶었다.안열은 안지영의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걱정하지 마요. 꼭 이기게 해줄게요!”나태웅을 고소하려던 건 안지영이었다.하지만 지금은 든든한 아군이 생겼다.그 뜻인즉슨 나태웅은 여태껏 살아오면서 많은 사람들을 건드렸다는 것이다.안열은 안지영 앞에 있는 사진을 슬쩍 보았다. 안에는 장선명도 있는 것 같았다.“뭘 보는 거예요?”그렇게 물으면서 사진을 확인하려던 때, 안지영이 빠르게 사진을 가져가려고 했다.하지만 안열이 그 중 한 장을 손에 넣었다.사진을 본 안열은 놀라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안지영의 표정도 그대로 굳어버렸다.안 그래도 아까 일 때문에 화가 났는데, 나태웅이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