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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1화

Author: 송언희
뜻밖에도 배준우는 고은영을 데리고 집이 아닌 웬 골목 거리로 향했다.

맛집이 가득했던 거리에는 각종 음식의 향기가 풍겼고, 당장이라도 침을 질질 흘릴 뻔 했다.

고은영은 어리둥절했다.

"여기는 왜 온거예요?"

"밥 먹으러 가야지."

"혹시 배고프세요?"

"응."

사실 고은영은 요즘따라 별로 입맛이 없어 잘 먹지 못했다.

그걸 알아챈 배준우는 전에 인터넷에서 임산부들이 흔히들 입맛이 없어지게 된다는 증상을 본걸 떠올렸다.

임신 중에는 평소 먹지 않던 것도 갑자기 먹고 싶어지고, 잘 먹던 음식들은 도리여 거부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하여 배준우는 일부러 이 곳으로 와 그녀의 입맛에 맞는 음식을 먹이려 한 것이다.

"뭐 먹고 싶어?"

곧바로 고은영에게 물었다.

"바베큐 어때요?"

고은영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녀가 임신한 후로부터 배준우는 줄곧 간식을 금지해왔다. 그 이유는 바로 건강하지 않은 음식을 못 먹게 하기 위해서였다.

고은영도 그런 간식들이 건강하지 않은건 잘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너무 먹고 싶었다.

여태 못 먹어왔으니 무척 서러워 했다.

배준우는 간절한 그녀의 표정을 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히 좋지."

"와, 정말이요? 정말 먹어도 돼요?"

배준우의 대답에 고은영은 믿기지가 않았다.

전에는 밀크티도 못 마시게 했었는데, 이젠 바베큐는 먹을 수 있는거야?

갑자기 왜 이렇게 친절해진거지?

"가끔 한 번쯤 먹는 거는 괜찮아."

고은영은 배준우한테 진심으로 고마워했다.

골목 거리의 야시장에는 셀 수 없이 많은 음식들이 있었고 대부분 고은영이 좋아하는것들이었다.

그녀는 순식간에 바베큐도 먹고, 닭꼬치도 먹고, 심지어는 냉면까지 먹었다.

간만에 주어진 어려운 기회에 그녀는 제대로 즐겼다.

배준우는 식욕이 넘치는 그녀의 모습에 놀랐다.

"그렇게나 맛있어?"

"정말 맛있어요!"

그동안 고은영은 란완에서 만든 담백한 음식만 먹어왔다.

비록 요리사의 솜씨가 괜찮긴 했지만, 천성적으로 매운 것을 좋아하던 고은영에게는 그닥 끌리는 맛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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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703화

    시간이 멈춘 듯이 조용했다.안지영은 분노로 온몸이 떨려왔고, 뒤따라온 도우미는 그녀의 격앙된 모습을 보고 기겁하며 다가왔다.“사모님, 진정하십시오. 아이에게 해가 됩니다.”“…”진정하라고? 지금, 이 상황에 어떻게 진정하란 말인가.장선명이 좋은 사람은 아니라는 것, 결혼 전부터 알고 있었다. 하지만 혼례를 치르기 전에 지난 일들을 모두 정리한 것이 아니었던가.그런데 지금 눈 앞에 펼쳐진 이 광경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그때, 서재 문이 열렸다.장선명은 어두운 얼굴을 드리우고 있었다. 안지영은 고개를 들어 그와 눈이 마주쳤다.숨이 막히는 듯한 답답함을 억누르며 안지영은 장선명을 바라보고 시선을 그의 어깨너머로 옮겼다.그곳에는 소아가 서 있었다. 이 사건의 주인공, 그녀는 몸에 착 달라붙는 검은색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깊게 파인 네크라인이 가슴선을 그대로 드러내, 보는 이의 숨을 막히게 했다.안지영은 안 그래도 거칠어진 호흡을 겨우 다잡았는데, 진정해 시선을 다시 장선명에게 옮겼다.“지금 둘이 뭐하고 계신 겁니까?”장선명의 얼굴을 힘껏 찌푸리며 불쾌한 듯 안지영을 차갑게 쳐다보았다.“...”안지영은 그 불쾌함을 정확히 읽어냈다.장선명이 불만을 드러낸 이유가, 설마 자신이 방해했기 때문이란 말인가.둘은 서로 마주 보는데, 순간 공기마저 날카로워졌다.“먼저 방으로 돌아가 있어.”장선명의 목소리는 한없이 낮고 냉혹했다.“당신...”'가라고? 지금 나보고 가라는 거야?'“가라고!”장선명은 또 한 번 말했는데, 언성이 높았다.그 차갑기 짝이 없는 말은 안지영도 처음 느껴보는 감정이었다.임신하고 나서 예민해진 몸 때문일까. 아니면 남편의 태도가 주는 생소한 배신감 때문일까.안지영은 다시금 장선명의 뒤를 바라보았다. 소아 역시 긴장한 얼굴로 자신을 똑바로 응시하고 있었다.하지만 그 눈빛 속 깊은 곳에서, 안지영은 분명한 도발을 읽어냈다.마치 승리를 확신하는 자만이 지을 수 있는 눈빛이었다.안지영은 가슴이 먹먹해서 세상은 자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70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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