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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9화

Author: 송언희
배준우는 고은영이 화장실에 가고 싶다는 말을 듣고 별다른 생각이 없었다. 마침 그에게 전화가 와 그는 그녀의 손을 놓아주며 말했다.

“다녀 와.”

고은영의 이상함을 눈치채지 못한 채 그는 돌아서서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

고은영은 숨을 쉬며 고개를 숙였는데 바지는 이미 젖어 있었고 심지어 바닥까지 흘러내린 것을 발견했다.

그녀는 머릿속이 윙윙 울리는 것 같았다. 온 힘을 다해 참으려고 했지만 참을 수 없었다.

결국 바닥에 주르륵 떨어지고 말았다.

너무 당황스러워 그녀는 쥐구멍이라도 찾아서 기어들어 가고 싶었다.

고은영이 그 자리에 얼어붙어 있을 때 배준우는 빠르게 통화를 끝낸 뒤 전화를 끊고서는 고개를 돌렸다. 그는 고은영이 아직도 그 자리에 서 있는 것을 보고 가벼운 목소리로 물었다.

“왜 안 가고 그대로 서 있어?”

고은영은 부끄러워하며 빨갛게 달아오른 눈으로 배준우를 바라보며 말했다.

“나 오줌 쌌어요.”

울먹거리는 그녀의 모습에 원래도 놀랐던 배준우는 그녀의 말에 무의식적으로 그녀의 하체를 바라보았다. 그는 바닥에 떨어진 수많은 물을 보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것 같았다.

다음 순간 그는 앞으로 다가가 재빨리 재킷을 벗어 그녀에게 둘러주었다.

그는 부드럽게 그녀의 머리를 품에 안으며 그녀의 등을 쓸어내리며 위로했다.

“괜찮아. 걱정하지 마. 우리 먼저 가자.”

축축하게 젖은 하반신이 배준우의 옷으로 가려지자 고은영은 마음속으로 조금 안정을 되찾았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그녀는 지금 너무 창피해서 빨리 도망치고 싶었다.

엘리베이터 입구에 도착했을 때 그녀는 또 걸음을 멈췄다.

배준우는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또 왜?”

고은영은 바로 눈물을 뚝뚝 흘리며 말했다.

“나. 나 참을 수가 없어요.”

배준우는 할 말을 잃었다. 물은 이미 그녀의 바지를 타고 바닥을 적셨고 그녀는 절망에 빠졌다.

진정훈은 지인의 병문안을 위해 병원에 왔다가 엘리베이터가 열리자마자 보이는 장면에 깜짝 놀랐다.

고은영은 너무 창피해서 숨이 막힐 정도로 울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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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74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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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741화

    나태현을 내쫓지 못한 것만도 분한데 그 집을 고스란히 넘겨주다니. 분명 잘못 들은 게 틀림없다.진정훈은 자신이 막 깨어나서 정신이 덜 들어 귀에 환청이 들린 거라고 생각했다.그러나...고은영이 말했다.“네. 그냥 주려고요. 차라리 그 안에서 죽어서 묻혀버리면 좋겠어요!”휴대폰 너머의 진정훈은 순간 얼어붙었다.방금 전까지만 해도 고은영이 이렇게까지 대범할 리 없다고 생각했는데 그 말에 진정훈의 입가가 순간적으로 경련했다.지금까지 수많은 악독한 여자들을 봐왔지만 고은영만큼 도가 지나친 건 처음이다.‘이게 무슨 뜻이지? 설마 그 집을 아예 나태현의 무덤으로 주겠다는 건가? 이 수법은 정말 독해. 무덤으로 주다니. 무덤이라니...’“그래. 무덤으로 주면 돼! 그렇게 생각하니 다행이야.”지금 고은영이 이런 마음을 먹으면 오히려 진정훈은 안심할 수 있었다. 억지로 나태현을 쫓아내겠다고 했다가 제대로 해결하지 않으면 결국 고은영이 화를 내고 속앓이를 할 테니까. 지금 상황에서는 고은영이 화를 내서는 안 된다. 차라리 이렇게 생각을 바꾸는 게 현명한 방법이다.“그럼 이만 끊을게요. 준우 씨와 같이 회사에 가야 해요.”고은영이 진정훈에게 말했다. 진정훈은 고은영이 나태현 이야기할 때 보이던 화난 기색이 사라진 걸 느꼈다.전화를 끊고 진정훈은 들려오는 신호음에 잠시 어리둥절해졌다.‘여자의 마음은 정말 알 수가 없어. 방금 전까지 나태현과 죽기 살기로 덤벼들던 기세였는데 이제는 집을 통째로 내주겠다니. 하지만 어떻든 간에 은영이 더 이상 이 문제로 화내지 않아서 다행이야.’진정훈은 정말로 고은영이 이 일로 화라도 내다가 잘못될까봐 걱정이었다.진정훈이 이런저런 걱정을 하는 것과 비슷하게 나태현 역시 고은영이 언제든 들이닥쳐서 난리를 칠 거라고 생각해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그날 오전, 회의를 끝내고 나오자 양지호가 공손히 다가와 보고했다.“대표님, 회장님께서 오셨습니다.”회장님 소리에 나태현의 눈빛이 어두워지더니 차갑게 두 글자를 내뱉었다.“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740화

    하지만 바로 이 세 번의 아니라는 말에 배준우가 고은영을 바라보는 눈빛에는 조금의 확신이 섞이기 시작했다.처음에는 단지 의심이었지만 지금은 확신으로 바뀌었다.배준우는 뒤를 돌아 남 아저씨에게 신호를 보내 모든 도우미들을 다 내보내게 했다.곧 식당에는 배준우와 고은영 단 두 사람만 남았고 배준우가 고은영을 바라보는 눈빛은 훨씬 날카롭고 단호해졌다.“아휴, 제발 그렇게 보지 마요. 도대체 뭘 하려는 거예요?”이 순간, 고은영은 정말로 배준우의 시선 때문에 미쳐버릴 지경이었다.“은영아.”“묻지 마요!”“네 언니 어디 있어?”“이미 말했잖아요. 지영이 아무 말도 안했다고요. 그러니까 묻지 마세요.”“너 날 속이려는 거지?”“정말 몰라요!”고은영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는데 배준우는 왜 확신에 찬 표정을 짓는 지 고은영은 알 수 없었다.고은영이 초조해하는 모습을 보며 배준우의 눈가에 살짝 웃음이 번졌다. 그 웃음을 본 고은영은 마음이 더욱 오싹했다. 고은영은 배준우가 확실히 독심술을 안다고 확신했다. 그렇지 않고서야 왜 자신의 속마음까지 꿰뚫어 보지 않을 것이다.지금의 배준우는 고은영을 그대로 꿰뚫어 보아 무엇도 숨길 수 없었다.“됐어요. 됐어요. 맞아요!”정말 미칠 지경이었다. 방금 안지영에게 약속했지만 도저히 버틸 수 없었다.“하지만 만약 이 사실을 나태현에게 말하면 준우 씨랑 끝까지 싸울 거예요.”고은영은 화를 내며 말했다. 호기심이 사람을 죽인다고 배준우 앞에서도 견디지 못했는데 안지영은 장선명 앞에서 더 버티지 못할 것이다.고은영은 배준우가 나태현에게 말하지 않을 거라고 어느 정도 믿음이 가지만 안지영에게는 믿음이 안 갔다.어쨌든 이 일은 아는 사람을 최대한 줄이는 게 최선이다.“정말 소식을 네게 보냈어?”배준우가 묻자 고은영은 숨을 고르며 고개를 끄덕였다.“네.”“어디 있어?”“어디 있는지 묻지 마요.”“날 믿지 못해?”“아니요. 이 일은 아는 사람이 적을수록 좋아요.”고은영이 대답했다.고은지가 살아 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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