เข้าสู่ระบบ헤르만은 갑작스러운 엘에프의 말에 입가에 미세하고 서늘한 호선을 그렸다.
“뭘?”
— 헤르만. 그럼 일단 이렇게 판을 짜봐. 그 여자의 본성을 끌어낼 아주 달콤한 함정을 알려주지.
첫인상의 강렬함보다 중요한 것은 함께 쌓아가는 시간과 경험이라고 현신이 알려 주었는데.
갑자기 엘에프도 의욕을 갖고 헤르만을 향해 비책을 전수했다.
그때 가만히 있던 주효진도 거들기 시작했다.
'마무리 지으려고 했는데.'
뭘 이리 다들 신나서 난리인지.
하지만 지인들의 은밀한 조언이 이어질수록 헤르만의 입꼬리는 점점 올라가고 있었다.
그것은 피곤하고 귀찮은 것이 아니라, 앞으로 펼쳐질 위험천만하고 치명적인 유희에 대한 지독한 흥분 때문이었다.
***잠시 뒤.모든 모의가 끝나고
가슴골 사이로 떨어진 차가운 흑요석의 감촉이 피부를 알싸하게 자극했다. 리아나가 유연하게 입꼬리를 올리며 펜던트를 쓸어내리려던 바로 그 순간이었다.“목줄을 걸었으니, 주인 노릇부터 해야겠는데.”낮게 가라앉은 헤르만의 음성이 귓가를 서늘하게 긁어내렸다.그가 긴 손가락으로 리아나의 목에 걸린 까만 흑요석 펜던트를 툭 움켜쥐었다. 차가운 금속 줄이 리아나의 고운 목덜미를 살짝 죄어왔다. 거부할 틈도 없이, 헤르만은 줄을 살며시 잡아당겨 그녀의 상체를 제 쪽으로 깊숙이 끌어당겼다.리아나의 입술 사이로 자그마한 탄성이 삐져나온 것은 순식간이었다. 중심을 잃은 그녀의 단정한 정장 스커트 자락이 소파 위로 스르륵 흐트러졌다. 헤르만은 그대로 리아나의 허리를 커다란 손으로 낚아채며, 푹신한 가죽 소파 위로 그녀를 거칠게 밀어붙였다.쿠션 깊숙이 파묻힌 리아나의 위로 사내의 거대한 그림자가 아찔하게 덮쳐왔다.“계약대로 이행되는군요.”리아나는 소파 헤드에 머리를 기대어 제 몸을 누르고 있는 헤르만을 향해 눈을 가늘게 떴다.“그래. 주 6일은 온전히 내 사람으로 살겠다고 네 입으로 똑똑히 사인을 했지.”헤르만의 잿빛 눈동자가 뜨거운 열기로 이글거렸다. 흑요석 펜던트를 쥔 그의 손가락이 천천히 내려앉으며 리아나의 얇은 블라우스 단추 사이를 집요하게 파고들었다.그의 굵은 손가락 끝이 리아나의 블라우스 단추를 하나씩 느긋하게 풀어나갔다. 단정하게 닫혀 있던 옷자락이 좌우로 벌어지며, 조명 아래 살결이 과감하게 노출되었다.헤르만은 줄을 잡았던 손을 풀어 리아나의 가녀린 목덜미를 진하게 움켜쥐었다. 엄지손가락으로 그녀의 민감한 쇄골 뼈를 지그시 누르며, 그 위로 거침없이 입술을 내리찔렀다.차갑던 흑요석 펜던트가 두 사람의 밀착된 가슴 사이에서 단단히 짓
리아나는 순간 깊은 난국에 봉착했음을 깨달았다.독립적인 요원으로 살아오며 타인에게 구속되거나 어느 한곳에 얽매여 본 적 없는 삶이었다. 사생활을 오롯하게 누릴 수 있는 48시간의 완전한 자유는 그녀에게 생존과도 같은 절대적인 영역이었다.하지만 헤르만의 곁에 머물고 싶은 것 역시 속일 수 없는 진심이었다.동경하던 사내의 부하가 되는 동시에 그의 단 하나뿐인 여인이 되는 것. 그 아슬아슬한 경계선에 서는 것만으로도 무미건조했던 삶이 한층 이채롭고 자극적으로 물들어 갈 것이라는 예감이 들었다.그러나 48시간에서 단 24시간으로 대폭 줄어든 헤르만의 제안은 그녀의 철두철미한 타산마저 흔들어 놓기에 충분했다.“2일이 아닌 단 하루라니, 제법 당황스럽군요.”“리아나. 필요에 따라서는 내 일정에 맞춰 요일을 변경할 수 있다는 조항은 추가하지. 3개월 뒤 회사가 완벽히 안정되면 그때 24시간에서 조금씩 늘려주는 것도 고려하겠어.”헤르만의 속내를 읽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았다. 본래라면 주 7일 내내 그녀를 제 품 안에 가둬 두고 싶었을 터였다.“이제 난 그대를 나의 완전한 부하이자 여인으로 곁에 두기 위해 절충안을 제시하는 거야. 주 2일의 부재는 곤란해. 내 눈이 닿지 않는 사생활이 길어지면, 우리 사이의 신뢰 관계마저 무너질 수 있으니까.”나직하게 깔린 사내의 목소리에는 서늘하고 거친 소유욕과 함께, 은근한 온기를 품은 다정함이 은밀하게 뒤얽혀 있었다.리아나는 그의 제안을 깊이 곱씹으며 묵직한 생각에 잠겼다.여기서 이 손을 놓아버린다면 헤르만과의 긴밀한 관계는 영영 끊어지고 말 터였다. 뿐만 아니라 곧 닥쳐올 세계 최고의 요원 양성 기관인 ‘빅토리아’와의 전면전이라는 스릴 넘치는 전장에서도 완벽히 소외될 게 분명했다.
마침내 주말이 시작되는 금요일이 다가왔다.리아나가 냉정하게 한계선을 그어 버린 이후, 헤르만 역시 뜨거운 밤을 함께 보냈음에도 본연의 오만하고 철저한 오너의 얼굴로 완벽히 돌아가 있었다.덕분에 리아나 역시 회사와 비밀 아지트를 칼같이 오가며 평범한 직장인의 일상을 보냈다.더욱이 '코드명 에스'가 이탈리아로 온다는 전언은 헤르만의 주변에서 언제 어떤 유혈 사태가 벌어질지 모른다는 신호탄이었다. 리아나는 팽팽하게 당겨진 경계심을 놓지 않은 채, 오롯이 제 눈앞의 업무와 정세에 집중했다.어쨌든 요즘의 로마는 도시 전체가 거대한 화로처럼 끓어오르고 있었기에,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불어오는 회사 안이 가장 쾌적한 안식처였다.고대의 돌바닥은 낮 동안 머금은 열기를 태양보다 더 맹렬하게 뿜어냈고, 습한 공기는 질척이는 금빛 액체처럼 피부에 번득이며 달라붙었다. 그 살인적인 더위 속에서도 헤르만의 사업은 멈출 줄 모르는 수직 상승 곡선을 그리며 이탈리아 경제의 심장부를 깊숙이 관통해 나가고 있었다.H&M 컴퍼니 사옥은 오늘도 각 층마다 뿜어내는 정교한 열기로 가득했다. 완벽하게 조율된 정밀 기계 장치처럼, 각 부서는 자신들에게 부여된 임무를 빈틈없이 수행하며 밀도 높은 하루를 열어젖히고 있었다.그래서 그 안에서 활약하는 리아나를 보던 직원들의 태도도 눈에 띄게 달라졌다.“미스 리아나, 덕분에 회의 시간이 반 이상 절약되었습니다.”“리아나 씨, 정말 일을 빠르고 정확하게 처리하시는군요.”“회계나 법률 자문을 받는 대기 시간이 줄어드니 훨씬 마음이 놓이네요.”특히 리아나가 구축한 업무 처리 게시판이 생기면서 업무의 효율과 밀도가 비약적으로 높아졌다는 사실을 모두가 체감하고 있었다.헤르만 역시 리아나의 조언에 따라 오전 시간 내에
황당해하며 실소를 터뜨리는 헤르만을 뒤로한 채, 리아나는 아무렇지 않게 H&M 비서팀으로 복귀했다.그리고 마동현 실장의 곁에서 착실하게 비서 업무를 배워 나갔다.헤르만은 리아나와 헤어져 대표실에서 그 역시 업무를 하고 있었다.임무를 하느라 사선을 넘나드는 바람에 몸 구석구석은 피로감이 상당했다. 게다가 헤르만과 보낸 지난밤의 뜨거운 후유증 탓에 걸음을 옮길 때마다 아찔한 통증이 찌릿하게 몰려왔다.하지만 공(公)은 공이고, 사(私)는 사였다. 비록 수습 인턴의 신분이라 해도 정식으로 해고당하지 않은 이상, 자신에게 맡겨진 소임은 완벽하게 해내고 싶었다.헤르만의 침대 위에서 그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는 고분고분한 인형 따위가 될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제게는 나름대로 삶을 버텨내게 하는 저만의 즐거움과 영역이 존재하는 법이었다.“미스 리아나, 무슨 일 있었습니까?”마 실장은 리아나의 파리한 안색과 스위트룸 전투의 흔적인지 모를 곳곳의 작은 상처들을 보며 걱정스러운 질문을 던졌다.“임무를 수행하다가 함정에 빠질 뻔했지만, 운 좋게 잘 해결해냈습니다.”일순 마 실장의 입이 천천히 벌어지더니 눈도 점점 커졌다.“임무? 지금도 요원 생활을 하고 있는 겁니까?”회사에서 겸직 불허를 한 것도 아니고, 본격적인 정식 계약서를 쓴 것도 아니니 리아나는 뭐가 문제이길래 그가 놀라나 싶었다.“저는 아직 프리랜서입니다. 퇴근 후에 무엇을 하든 제 자유입니다.”마 실장은 눈만 껌뻑이며 ‘아-’ 하고 허허로운 탄식을 흘리더니, 이내 흐뭇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멋지군요. 하지만 대표님을 모시게 되면 패밀리가 되었다는 생각으로 발상
창가로 스며든 한여름의 뜨거운 햇살이 스위트룸 거실 가득 쏟아져 내렸다.헤르만은 식사를 핑계로 그녀의 손을 잡고 거실 테이블로 이끌었다. 지난밤의 뜨거웠던 열기를 뒤로하고, 이제는 두 사람 사이의 새로운 관계를 명확히 정립할 시점이었다.그러나 식탁 의자에 앉자마자 리아나의 입에서 나온 첫마디는 헤르만의 예상을 완전히 비껴갔다.“아, 그럼 계약서라도 작성해야 하는 겁니까?”헤르만은 실소마저 잊은 채 리아나를 바라보았다. 보통의 여인들이라면 ‘오늘부터 연인이 되는 겁니까?’라거나 ‘오늘부터 1일입니까?’ 같은 간지러운 물음을 던졌을 텐데.어젯밤 제 품 안에서 부끄러움을 감추지 못하던 여인과, 환한 햇살 아래서 계약서를 운운하는 여인이 동일 인물이라는 사실이 신기할 지경이었다.“일단 식사부터 하지.” “알겠습니다.”리아나는 손목시계를 슬쩍 확인하더니, 망설임 없이 제 가방을 끌어당겨 의자 옆에 가져다 놓고서야 본격적으로 포크를 들었다.단 일 분의 시간도 허투루 쓰지 않으려는 그 고집스러운 효율성이 참으로 그녀다웠다.헤르만은 제 앞에서 무심하게 식사하는 리아나를 관찰하며 생소한 감정에 사로잡혔다.그동안 단순하게 욕망만을 좇아 제게 다가온 여인들을 잠깐 품은 적은 있었다. 그러나 지금 느껴지는 충동은 차원이 달랐다.세상의 완전히 다른 이면을 알아버린 기분이었다. 막대한 사업적 이권이나 목숨을 건 임무를 성공적으로 끝마쳤을 때 얻는 전유물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생경한 쾌감이 가슴 전체를 메우고 있었다.“······제 얼굴에 상처라도 더 늘었습니까?”집요하게 꽂히는 시선을 느꼈는지 리아나가 포크를 멈추며 물었다.“아니. 먹는 모습이 보기 좋아서.”헤르만의 나지막한 대답에 리아나의 볼끝이 순
사랑을 나눈 후, 스위트룸의 침실 안에는 가쁜 숨소리와 함께 오직 두 사람만이 공유하는 밀도 높은 열기만이 감돌았다.침실 머리맡의 옅은 조명 아래, 리아나는 헤르만의 탄탄한 가슴팍에 남은 흉터들을 가만히 응시하고 있었다.“여기 좀 만져봐도 되겠습니까?” “이제 와서 그대가 내 몸을 만지지 못할 곳은 없지.”조심스레 청한 부탁이 겨우 흉터를 만지는 것이라니.헤르만은 지금 이 순간, 그녀가 어떤 대단하고 터무니없는 요구를 해온다 한들 흔쾌히 들어주고 싶다는 기묘한 충동을 느끼는 중이었다.리아나는 손을 뻗어 헤르만의 가슴팍에 도드라진 흉터를 손가락 끝으로 살짝 훑어 내렸다. 그 작은 손길이 스치는 순간, 헤르만의 척추를 타고 뇌리까지 찌릿한 전율이 흘렀다. 그녀의 손끝은 어깨에 일자로 불룩하게 솟아오른 상처를 어루만지더니, 이내 목덜미에 희미하게 남은 흉터에 멈춰 섰다.“대표님, 큰일 날 뻔하셨군요.” “그래. 폭발에 휘말려 날아오는 쇳조각에 목이 베일 뻔했지.”리아나는 잠시 손을 거두고 헤르만을 빤히 바라보았다. 짙은 눈동자 속에 비친 제 모습이 낯설게 느껴질 정도였다. 헤르만은 거두려던 그녀의 손목을 부드럽지만 단단하게 낚아채듯 잡아 올리며, 낮게 그르렁거리는 음성을 흘렸다.“하던 거 계속하지 왜?”그제야 늘 서늘하고 무심하던 리아나의 표정 위에 인간적인 흔들림이 찰나처럼 스쳐 지나갔다.“보스의 하체에 있을 법한 상처도 확인하고 싶지만, 참겠습니다.”헤르만은 지금 겁도 없이 도발하는 리아나가 귀여워 가벼운 웃음을 흘렸다.“뭘 참겠다는 거지?” “상처에 입 맞춰 드리고 싶습니다.”평정심을 유지하던 헤르만이 저도 모르게 마른침을 삼켰다.“그 말의 의미, 알고 하는 건가?” “네?” “그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