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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Autor: 타로
밤이 깊어 심청하가 이미 잠자리에 들었는데도 민구영은 돌아오지 않았다.

시녀를 물린 한 뒤에도 심청하는 마음 한구석이 계속 불안해 뒤척이며 잠들지 못했다.

심청하는 이내 자리에서 일어나 망토를 챙겨 들고, 호위병들의 눈을 피해 나섰다.

홀린 듯 발걸음을 옮긴 끝에 도착한 곳은 서운원이었다.

방에 가까이 다가가기도 전에 소해정의 앙탈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오라버니... 살살하십시오... 아이가 다치면 안 됩니다."

"몸이 불편하다며 나를 찾은 게 네가 아니었느냐? 곁에 있어 달라 부른 것도."

"이렇게 하니 불편함이 싹 가시지? 응?"

촛불 아래 겹쳐진 두 사람의 모습이 심청하의 눈에 들어왔다.

심청하의 마음은 조금씩 무너져 내렸다.

망토를 움켜쥔 손에 서서히 힘이 들어갔고, 몸은 멈출 수 없이 떨렸다.

알고 보니 이것이 그가 말한 서 대인 쪽의 급한 사건이었던 것이다.

알고 보니, 하인이 실수로 내뱉은 그 "서"는 서 대인이 아니라 서운원의 "서"였던 것이다.

알고 보니...

그들에게는 이미 아이가 있었다.

그렇다면 심청하는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그날 보았던 장면과 지금 눈앞의 두 사람이 천천히 겹쳐졌다.

닷새 전, 심청하는 공주에게 침을 놓던 중 피를 보고 속이 울렁거려 참지 못하고 토했다.

공주는 기어이 태의를 불러 심청하의 맥을 짚게 했고, 그 결과 회임 소식을 알아냈다.

심청하는 서둘러 저택으로 돌아가 드디어 두 사람에게 아이가 생겼다고 그에게 말하고 싶었다.

저택으로 돌아온 심청하는 곧장 서재로 달려갔다.

그곳에서 본 것은 소해정이 두 사람이 함께 수없이 그리운 마음을 담아 글을 쓰던 책상 위에 앉아 있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심청하의 부군이라는 자는 소해정의 가느다란 허리를 받치고 있었다.

소해정은 눈물을 머금은 채 앙탈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오라버니... 살살 하십시오... 아픕니다..."

하지만 민구영은 오히려 더욱 거칠게 했다.

이마에 맺힌 옅은 땀, 붉어진 뺨, 욕망으로 가득 찬 눈빛.

그 모든 것이 심청하에게 말해주고 있었다.

민구영이 얼마나 즐거운지, 두 사람이 얼마나 잘 맞는지를.

책상 위에는 민구영이 심청하에게 써준 연시가 놓여 있었다. 그것은 두 사람이 함께 정리하고 베껴 엮어 만든 서책이었다.

두 사람의 움직임에 그 책은 바닥으로 떨어졌다.

마치 민구영이 지난 세월 동안 심청하에게 품었던 정처럼, 바닥에 내팽개쳐져 짓밟히는 것 같았다.

소해정이 놀란 듯 소리를 내며 고개를 돌려 서책을 주우려 하자 심청하는 소해정이 자신을 보기라도 할까 봐 황급히 몸을 낮췄다.

방 안에서 민구영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집중하거라. 하찮은 것 때문에 정신을 빼앗기면 안 된다."

말을 마친 민구영은 발로 책을 밀어냈다.

어쩐지 서재에는 시중드는 사람이 없었다.

어쩐지 민구영은 심청하를 데리러 올 시간이 없다고 했다.

알고 보니...

정말 공무가 바빴던 것이었다.

다만, 그 공무라는 것에 소해정과 뜨거운 정을 나누는 것도 포함되어 있었던 것인가?

알고 보니...

그날 자신의 눈으로 본 것은 꿈이 아니었다.

심청하는 가슴을 움켜쥔 채 천천히 주저앉았다.

마음은 수많은 얼음 가시에 찔린 듯 아파, 더는 서 있을 수 없었다.

왜일까?

심청하는 이미 아이를 지우고 이 저택을 떠나기로 결심했다.

그런데 민구영은 왜 아직도 다정한 말투로 평생 심청하 하나만을 두겠다고 말했던 것일까.

왜 소해정을 떠나보내겠다고 했던 것일까.

심청하가 어렵게 떠나기로 결심한 순간, 왜 다시 희망을 안겨준 것일까.

또 왜 약조를 한 뒤 돌아서자마자 심청하를 버리고 다른 여인의 침상으로 향한 것일까.

그는 대체 심청하를 무엇으로 여긴 것일까?

마치 심청하의 무지와 어리석음을 비웃기라도 하듯 눈송이가 하염없이 흩날렸다.

차가운 기운이 발끝에서 머리끝까지 스며들었다. 심청하의 마음은 몸보다 더 차가웠다.

심청하는 떠나지 않았다. 이곳에 남기로 했다.

기억하기 위해서였다.

지금 자신의 마음이 얼마나 아픈지, 배신당한 느낌이 어떤 것인지 기억하기 위해서였다.

방 안의 소리가 점점 작아지다가 마침내 완전히 사라진 뒤에야 심청하는 이미 얼어 감각을 잃은 다리를 움직였다.

막 첫걸음을 내디딘 순간 바닥에 쓰러지고 말았지만, 심청하는 힘겹게 몸을 일으켜 다시 앞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같은 곳에서 두 번 넘어지지 말자고 몇 번이고 자신에게 되뇌었다.

조용히 방으로 돌아오니, 화로 속 숯불은 여전히 타오르고 있었다.

심청하는 눈에 젖은 망토를 화로 안으로 던진 후, 불길이 천천히 그것을 집어삼키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더러워진 것은 버려야지.'

'그래, 전부 버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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