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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7화

Penulis: 서한월
유하가 입을 열어 사양하기도 전에, 청산이 먼저 덧붙였다.

“우린 여전히 친구잖아, 그렇지?”

유하는 대꾸하지 못했다.

저녁 식탁 위에는 다시 잔잔한 대화가 이어졌다.

청산이 외국에서 본 풍경과 경험했던 소소한 일들을 들려주었고, 유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귀를 기울였다.

하지만 식사가 끝날 무렵, 유하는 결국 병원 이야기를 꺼냈다.

청산은 이미 확인을 해둔 터였다.

청산이 전해준 소식은 이랬다.

오승현은 웬만한 사람보다 강인해, 머리가 깨졌어도 이튿날 벌떡 일어나 활동을 시작했다는 것.

며칠 안에 퇴원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라는 말이었다.

그러나 지금 유하가 묻자, 청산은 은테 안경을 밀어 올리며 미소 지었다.

“응급실은 이미 나왔다고 해. 다만 상태가 썩 좋아 보이진 않더군. 친구한테 계속 살펴 달라 부탁해 뒀어. 새로운 소식이 있으면 곧바로 전해 줄게.”

유하의 가슴이 답답하게 조여 왔다.

그녀는 밥을 다 먹고도 마음이 가라앉지 않아, 건성으로 인사를 남긴 채 자신이 머무는 손님방으로 돌아갔다.

...

밤, 서재.

청산은 책상 앞에 앉아 문서에 눈을 두고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문밖에서 노크 소리가 들렸다.

“들어오세요.”

차동석이 문을 열고 들어와 두툼한 메모와 몇 장의 사진을 내밀었다.

“소유하 씨가 오늘 다녀간 곳과 한 일들입니다.”

“그래요.”

청산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것들을 받아들었다. 종이에 적힌 기록을 차근히 훑고, 유하의 옆모습과 뒷모습이 담긴 사진들을 한 장씩 바라봤다.

그리고 얼굴에는 은은한 미소가 번졌다.

그 모습을 보던 차동석이 조심스레 말을 건넸다.

“정말로 소유하 씨를 아끼신다면, 직접 말씀하시는 게 더 낫지 않겠습니까? 본인도 알아야 하지 않을까요.”

청산은 안경을 고쳐 쓰며 손끝으로 문서를 정리했다.

표정은 한없이 부드러웠지만, 목소리는 담담했다.

“집사님은 모르실 거예요. 7년 전에도 유하는 저를 선택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시선을 서류 위에 고정한 채, 천천히 말을 이어갔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예요. 승현이가 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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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산이 아무 말 없이 조용히 있자, 연우가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다시 입을 열었다.[걱정 마세요. 지금 저는 소유하 씨한테 아무 관심 없어요. 지금 저에게는 더 갖고 싶은 게 있거든요. 거래 하나 하시죠.][제가 임 대표님이 유하 씨를 얻을 수 있게 도와드릴게요. 아니, 결혼까지... 유하 씨가 스스로 원하게 해드리면, 어때요?]“제가 왜 하 대표님을 믿어야 합니까?”[믿지 않아도 돼요. 일단 해보시죠. 안 되면 제가 받은 이익, 전부 돌려드리면 되잖아요.]연우가 부드럽게 웃었다.[그리고, 전 실패하지 않을 거예요. 임 대표님보다... 아니 소유하 씨 본인보다 제가 소유하 씨를 더 잘 알아요.]“말이 지나치네요.”청산은 문고리를 놓고, 재킷을 다시 옷걸이에 걸었다.유하가 앉았던 자리에 천천히 앉아, 핸드폰을 탁자 위에 두고 스피커폰으로 전환했다.“좋아요. 그럼 들어봅시다. 하 대표님은 뭘 원하십니까?”[역시 시원시원하시네요.]연우는 곧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기술이에요. 전 임 대표님의 기술이 필요합니다.]“그건 불가능합니다.”청산은 미소를 지었지만, 눈빛은 얼음처럼 차가웠다.“하 대표님이 뭘 원하든 상관없습니다만, 소유하 씨는 우리 관계를 절대 몰라야 합니다. 이해하셨죠?”[물론이죠. 우린 원래 모르는 사이 맞잖아요.]연우의 목소리가 낮게 흘렀다.[임 대표님도 아시겠지만, 제가 요즘 AI 자동화 기술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에요. 솔직히 제 팀 역량이 부족하죠. 임 대표님을 직접 모실 수 없다는 것도 알아요.][그래서 제가 원하는 건, 임 대표님이 해외에서 관리 중인 기술 네트워크예요. 그쪽 팀에 있는 몇몇 인재들, 그 사람들이 제 프로젝트에 잠시 손을 빌려주시는 것만으로 충분합니다.][기술적 안정성만 확보되면 자금은 바로 확보돼요. 그럼 프로젝트를 정식으로 승인받을 수 있고요. 게다가 그 인재들은 표면상 임 대표님과 아무 관련이 없어요. 소유하 씨는 절대 눈치채지 못할 겁니다.][“그리고, 그 인재들이 임 대표님 얼굴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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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건은 전통찻집 앞에서 거의 두 시간동안 서 있었다.들어가서 직접 유하를 찾을까 고민하던 찰나, 유하가 스스로 문을 열고 나왔다.“임 대표가 또 대표님 괴롭혔어요?”눈가가 벌겋게 부어 있고, 코끝까지 붉은 걸 보니 방금 울었던 게 분명했다.태건의 눈빛이 순간 어두워졌다. 말은 담담했지만, 몸은 이미 찻집 안으로 향하고 있었다.“아니야!”유하는 급히 태건의 팔을 붙잡고 밖으로 끌어냈다.“승현 씨 할아버지가 저녁에 오라고 하셨어. 더 늦으면 안 돼. 그리고, 이게 비서실 일과 무슨 상관이야!”늘 이랬다.지난 1년 동안, 청산을 만날 때마다 태건은 어김없이 따라왔다.처음엔 그런 자리마다 꼭 함께 들어가서 곁을 지켰다.유하가 불편하다고 눈치를 줘도 태건은 늘 한마디였다.“오승현 대표님 유언이었습니다. 소유하 대표님을 반드시 지키라고 하셨습니다.”하지만 청산은 유하를 해칠 사람이 아니었다.유하가 몇 번이나 화를 내고서야 겨우 찻집 밖에서 기다리게 했지만, 그마저도 시간제한이 있었다.유하는 태건에게 명령할 수 있었지만, 그는 결국 오씨 가문이 길러낸 사람.유하 마음에 안 든다고 함부로 내칠 수도 없었다.그래서 유하는 바로 비서 차나연을 곁에 두며 태건과의 접점을 조금이라도 줄이려 애썼다.하지만 귀국만 하면 어김없이 태건이 나서서 유하 옆에서 철벽 마크했다.‘진짜 귀찮아, 이 사람...’차 안으로 들어서자 태건이 입을 열었다.“사... 대표님, 임 대표는 위험한 사람입니다. 겉보기와는 다릅니다. 앞으로는 임 대표님과의 접촉을 자제하셨으면 합니다.”유하가 고개를 돌렸다.“그 말, 임 대표 얘기하는 거야? 아니면 자기소개 중이야?”“저는 대표님께 해를 끼치지 않습니다.”“하.”비웃음이 새어 나왔다.그리고 더 말하고 싶지 않았다.기분도 이미 바닥이었고, 유하는 눈을 감고 미간을 지그시 눌렀다....전통찻집 2층.창가에 서 있던 청산은 주황빛 차가 시야 끝에서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바라보다가, 천천히 몸을 돌렸다.막 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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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슨 상관이야.”청산은 끝내 태블릿을 유하 앞으로 밀어서 보여주었다.“너랑 나, 서로 속속들이 다 아는데. 너 아니면 내가 누굴 믿겠어?”청산의 말도 일리가 있었다.청산의 회사 ‘유산’이 국가정보원의 CN 대형 언어 모델 프로젝트에 협력하고 있다는 사실도, 심지어 그 모델의 일부 설계에 유하가 직접 관여했다는 것도 아무에게나 말할 수 없는 비밀이었다.청산은 언제나 유하 앞에서 방심했다.그러나 그 신뢰의 무게가 너무 커서, 잠시 망설이던 유하는 청산의 거듭된 부탁 끝에 결국 화면을 터치했다.그리고 그 자리에서 멍하니 굳었다.국가 프로젝트뿐 아니라, 해외 쪽 자료까지 있었다.‘이건... 단순히 참고해달라는 게 아니잖아.’유하는 그제야 청산의 의도를 깨달았다. 이건 부탁이 아니라 다른 의도가 있었다.“선배, 이건...”유하는 어쩔 줄 몰라 시선을 들었다.청산은 태연하게 웃으며 말했다.“부담 갖지 마. 단지 참고만 해줘. 결정은 내가 할 테니까.”말은 그렇게 하지만, 유하는 이미 알고 있었다.‘결정’이란 말 뒤에 숨은 감정이 무엇인지.한참을 고민하던 유하는 천천히 태블릿을 내려놓고 입을 열었다.“선배, 그런 뜻이 아니라면... 그냥 내가 오해했다고 생각해. 선배는 이제 날 기다리지 마. 선배는 너무 멋진 사람이고, 앞으로 더 좋은 사람 만날 수 있을 거야. 나한테... 시간 낭비하지 마.”“유하야.”청산은 조용히 이름을 불렀다.곧 담담하게, 그러나 단단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내가 널 만날 자격 없는 거 알아. 그때 널 해외로 보낸 것도 나였고, 그래서 네가 그런 일을 겪게 된 거니까.”“그때 나는 국내에서 꼼짝도 할 수 없었고, 구할 수도 없었어. 그래서 그 뒤로는 차마 너에게 물어볼 용기도 없었는데...”“이제는 우리 둘 다 자유로워졌잖아. 그래서 묻고 싶었어. 그때 했던 그 말, 아직 유효해?”유하는 순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그 말’... 잊을 수가 없었다.1년 전, 출국 당일 공항 게이트 앞에서 청산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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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더 구체적으로 알려줘야 해?”유하의 목소리가 낮게 가라앉았다.“네 계획서는 겉보기엔 그럴듯하지만, 지금 기술 수준으로는 네가 제시한 최종 수익을 달성하는 건 불가능해. 그건 그냥... 꿈같은 얘기야.”그녀는 말을 멈추지 않았다.“하연우, 모두가 너처럼 사사로운 감정으로 일하지는 않아. 이건 일이고, 그게 전부야. 만약 네 계획서에 진짜 문제가 없었다면 이사회에서 다수결로 부결될 이유도 없었을 거야.”유하는 짧게 숨을 내쉬었다.“그리고 FK테크 지분 회수 건, 내가 제안했던 조건은 아직 유효해. 가격도...”[말도 안 돼!!]연우의 냉담한 목소리가 끊었다.[소유하, FK테크는 승현이가 나한테 준 마지막 선물이야. 정식 계약도 있고, 모든 서류도 완벽해. FK테크는 내 거야. 절대 포기하지 않을 거야.]뚝!전화가 끊겼다.유하는 잠시 그 자리에 멈췄다.‘도대체 뭐가 하연우를 저렇게 만드는 거지...’손에 쥔 폰을 아무렇지 않게 옆에 던지고, 등을 의자에 깊숙이 기대며 눈을 감았다....“도착했습니다.”태건의 목소리가 들렸다.차가 조용히 멈춰 섰다.눈을 뜬 유하는 고개를 돌려 창밖을 봤다.도심 한복판, 오래된 찻집 앞이었다.태건이 먼저 내려 문을 열었다.“대표님, 제가 동행할까요?”“아니.”유하는 고개를 저었다.“혼자 들어갈게.”그녀는 차에서 내리며 가볍게 코트를 여몄다.비가 그친 거리엔 젖은 흙냄새가 은근하게 섞여 있었다.문을 밀고 안으로 들어서자 문 위에 달린 풍경이 잔잔히 울렸다.그 순간, 문이 닫히기도 전에 태건의 시선이 천천히 위로 향했다.2층, 통유리 창가에 서 있는 남자.가늘고 곧은 실루엣.마치 푸른 대나무처럼 서 있었다.임청산이었다.두 남자의 시선이 공중에서 맞닿았다.한 사람은 아래, 한 사람은 위.유리 하나를 사이에 두고, 둘 다 아무 움직임조차 없이 서로를 바라봤다.그리고 표정은 없었지만, 눈빛 속에는 묘한 긴장이 흘렀다.바로 그때, 찻집의 문이 다시 열리며 풍경이 또 한 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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