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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7화

릴리의 입술이 천천히 곡선을 그리고 나이프와 포크를 들고 음식을 능숙하고 천천히 자르며 말했다.

"어젯밤 왜 고성그룹으로 가지 않았어요?”

신한문이 눈꺼풀을 올리지 않고 말했다.

“고성그룹에는 주정뱅이를 케어할 사람이 없으니까요.”

릴리의 웃음이 사라졌다.

“...”

고성그룹이 별로인가 보네.

그녀는 몇 초간 묵묵히 있다가 다시 물었다.

"제가 어떻게 올라왔죠? 왜 기억이 안 나지?”

남자는 물컵을 들어 한 모금 마셨고 그녀의 애매한 말투에 개의치 않고 말했다.

"인사불성인 사람에게 기억을 바라지 않습니다.”

"그래요? 그럼 인사불성이 된 사람이 어떻게 올라왔죠?”

릴리는 빙그레 웃으며 계속 추궁하자 신한문이 미적지근하게 말했다.

"어떻게 올라올 수 있겠어요. 들쳐메고 올라왔죠."

릴리의 얼굴에 미소가 눈에 띄게 사라졌다.

그래, 이 무뚝뚝한 남자가 어떻게 공주님 안기를 했겠어.

그건 사치지.

그녀를 지하실에서 하룻밤 묵게 하지 않은 것만 해도 이미 그의 가장 큰 배려였다.

“고맙습니다.”

“천만에요.”

“...”

식탁은 조용하고 음식을 씹는 소리만 들린다.

신한문은 살짝 눈을 들어 음식물을 입에 가득 넣은 채 볼을 불룩하게 부풀린 작은 햄스터 같은 여자를 힐끗 쳐다보았다. 그의 눈매가 부드러웠다.

다시 말꼬리를 틀었지만 혼 내는 말투였다.

"앞으로는 술 취해서 남자 집에 가자고 하지 마시죠. 안 그러면 언제 손해 볼지도 모르는데. 여자가...”

"조선시대에서 오셨어요?”

릴리가 포크를 잡고 눈을 들어 그를 엷게 바라보았다.

의혹의 눈빛에 그녀가 말했다.

"여자가 왜요? 여자가 여기처럼 좋은 곳에서 자는 것도 사실은 밎진게 아니라 번거에요. 다행히 제가 주사가 없어서 망정이지 주사 있는 여자였으면 당신은 어젯밤에 끝났어요. 당신 그렇게 쉽게 여자들을 집에 데려오면 조만간 손해를 볼 거에요!”

신한문은 수저를 내려놓고는 갑자기 웃었다.

“정말 자기 처지를 조금도 걱정하지 않아요?”

원래 그는 그녀가 진정되면 그녀에게 설명하려고 했는데, 어젯밤에 그는 여기에서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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