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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3화

Penulis: 이소문
빵 봉지를 막 뜯으려는데 노크 소리가 들렸다.

“혜슬아? 여긴 어쩐 일이야?”

강하율이 의아한 눈빛으로 물었다.

“맛있는 거 가져다주려고 왔지.”

안혜슬은 앞으로 다가와 아주 고급스러운 상자 하나를 내밀었다.

한눈에 봐도 평범한 가게 물건은 아니었다.

강하율이 눈을 가늘게 뜨며 물었다.

“너 돈벼락이라도 맞았어?”

안혜슬은 태연하게 허리를 숙이더니 나지막이 속삭였다.

“당연히 내가 산 거 아니지. 누군지 모르겠어?”

“내가 무당이야? 그걸 어떻게 맞춰.”

강하율이 농담을 건넸다.

“에이, 모른 척하기는.”

안혜슬이 웃으며 덧붙였다.

“배 대표님이야.”

상자를 열려던 강하율의 손이 멈칫했다.

“응? 내가 밥도 못 먹은 걸 그 양반이 어떻게 알았대?”

“야, 지금 호텔에 너 혼자 독박 쓰고 개고생하는 거 모르는 사람 없어. 얼른 먹어. 대표님 성의 봐서라도.”

안혜슬이 재촉했다.

상자를 열자 김이 모락모락 나는 음식들이 가득 들어 있었다.

심지어 시내 유명 레스토랑에서만 맛볼 수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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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억을 잃은 척할 때는 언제고   제351화

    강진철의 감정이 점점 더 격해졌다.이때, 의사가 급히 달려와 배윤제를 막아섰다.“일단 나가주셔야겠어요. 환자분이 그쪽을 보고 너무 흥분하신 상태라, 지금 이대로는 위험합니다.”“그럴 리가 없어요! 한 번만 더 확인하게 해주세요.”배윤제가 다시 다가가려 하자 강하율이 그를 확 밀쳐냈다.“그만 좀 해! 우리 아빠 죽는 꼴 보고 싶어?”“아니, 난 그냥...”“아빠는 몸이 편찮으신 거지 바보가 아니야. 누가 자기한테 함부로 대했는지 정도는 다 알고 계신다고.”강하율이 신랄하게 쏘아붙였다.“우리 아빠 자주 찾아와 준 건 맞지만 한 번의 상처가 그동안 쌓은 정을 다 깎아 먹고도 남거든. 그러니까 이제 그만 나가.”배윤제의 안색이 창백해졌고, 결국 발길을 돌렸다.강하율은 그를 신경 쓰지 않고 강진철에게 다가가 안심시켰다.강진철은 차츰 진정되었지만, 손에는 여전히 만년필을 꽉 쥐고 있었다.강하율이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배윤호를 바라보며 나지막이 물었다.“윤호 오빠, 어떻게 아빠한테 만년필을 선물할 생각 했어요?”“아버님이 어떤 만년필을 유독 애지중지하시길래 여기 계시는 동안 뭐라도 적으면서 시간을 보냈으면 했지. 이건 그때 본 거랑 같은 회사 제품이야.”배윤호가 사실대로 대답했다.강하율이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엄마가 아빠한테 만년필을 선물하신 건 맞아요. 그런데 집안에 그런 일이 닥치고 나서는 한 번도 본 적이 없거든요. 혹시 모르겠네요, 예전에 짐 정리해둔 상자 어딘가에 들어있을지.”강씨 가문 저택이 압류될 때, 다행히 그녀의 물건 중 일부는 챙겨 나올 수 있었다. 당시 옷 몇 가지와 강진철의 서재에 있던 책들을 좀 챙겼다.하지만 그 외의 물건들은 파산 소식이 들리자마자 친척들이 떼거리로 몰려와 진작에 쓸어갔다.배윤호가 위로를 건넸다.“집에 가서 한번 찾아봐. 정 안 되면...”이내 손가락으로 그녀가 입은 원피스를 가리켰다.똑같은 걸로 하나 더 만들면 그만이라는 뜻이었다.강하율은 옅은 미소를 띠며 고개를 끄덕이고 다시 아버지

  • 기억을 잃은 척할 때는 언제고   제350화

    “그게 무슨 말이야?”배윤제가 더 따져 물으려 했지만 배윤호는 씩 웃을 뿐 그의 말에 대꾸하지 않았다.안으로 들어가려면 신분증을 확인해야 했는데 그제야 배윤제는 자신이 안으로 들어갈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강하율, 지금 뭐 하자는 거야?”강하율이 돌아서며 말했다.“죄송해요. 대표님 신분증은 등록 안 했거든요.”배윤제는 경비원을 바라봤다.“저는 배윤제입니다. 안으로 들여보내 주세요.”“죄송하지만 규정상 그럴 수 없습니다.”경비원이 단호하게 답했다.이때 배윤호가 다가가서 작은 목소리로 몇 마디 했고, 경비원은 고개를 끄덕였다.“네. 그러면 들어가시죠.”강하율이 배윤호에게 다가가서 물었다.“오빠, 뭐라고 한 거예요?”“내가 등록했으니 한 번 더 확인해 보라고 했어.”“진짜 등록한 거예요?”“응. 배윤제가 올 줄 알았거든. 배윤제는 절대 쉽게 고개를 숙이는 성격이 아니야. 그리고 쉽게 포기하는 성격도 아니지. 배윤제는 자기가 이곳에 오면 네가 안으로 들여보낼 줄 거라고 생각했을 거야.”“하지만 저는...”“들어가. 배윤제가 포기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너 몰래 더 음침한 수법을 쓸 테니까. 그게 더 골치 아파.”배윤호가 설득했다.“알겠어요.”강하율은 아버지를 또 한 번 위험에 빠뜨리고 싶지 않았다.강하율은 병실에 도착해 노크를 하고 안으로 들어갔고, 배윤호는 강하율의 뒤에 서 있었다.“희야!”강진철은 강하율을 보자마자 기쁜 얼굴로 말했다.“희야, 그동안 왜 나를 보러 오지 않은 거야?”“좀 바빴어요. 그래도 이렇게 왔잖아요.”강하율은 아버지의 손을 잡으며 그의 목소리에 안도감을 느꼈다.“희야, 하율이는 또 오지 않은 거야?”강진철이 걱정스럽게 물었다.강하율은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라서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사실 아버지가 이런 질문을 하는 건 처음이 아니었고, 예전에 강하율은 차분하게 설명해 줄 수 있었다.그러나 지금은 좀 힘들었다.강하율은 아버지에게 모든 걸 솔직하게 얘기하고 현실을 마주하고 싶었다.이때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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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억을 잃은 척할 때는 언제고   제348화

    강하율은 더 이상 숨길 필요가 없다고 느껴서 솔직히 말했다.“우리 부모님 프로젝트에 김혜은 씨와 남수미 씨 모두 참여했었다고 했어요. 그런데 김혜은 씨가 갑자기 죽어버렸죠. 저는 김혜은 씨가 저한테 뭔가 알려주려고 했던 것 같아요. 특히 그날은 기씨 가문에서 주최한 파티였는데도 김혜은 씨는 사람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제게 많은 사람들을 소개해 줬어요. 저한테 고마워서 그러는 것처럼 보였겠지만 사실은 그 사람들 중에 이 사진에 있던 사람들이 포함되어 있었어요.”강하율은 그렇게 말하면서 서랍 안에서 단체 사진 한 장을 꺼냈다.배윤호도 예전에 본 적 있는 사진이었다. 그리고 그는 강하율이 그 파티에서 누구를 만났는지도 다 알고 있었다.하지만 그는 내색하지 않았다.“그게 김혜은 씨가 너한테 알려주려고 했던 게 아닐까? 그때 그 일에... 그 사람들이 전부 연루되어있다는 거 말이야.”“오빠, 지금 이런 질문을 하는 게 오빠한테는 부담이 될 수도 있다는 거 알아요. 그래도 묻고 싶어요. 혹시 우리 부모님의 프로젝트를 기억하고 있어요?”강하율은 입술을 깨물었다. 그녀는 거절당할 마음의 준비를 했다.배윤호는 강하율을 잠깐 바라보더니 담담하게 말했다.“강하율, 네 부모님의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내가 아는 게 많지 않아. 그래도 아버지한테 한 번 들은 적은 있어.”“그게 뭔데요?”“네 어머니는 굉장히 똑똑한 분이고, 네 아버지는 온화하고 포용력이 넓은 사람이라서 굉장히 믿을만한 사람들이라고 했어. 그래서 그 프로젝트에 투자할 거라고 했었지. 하지만 건강이 급격히 악화하면서 국내 일에 신경을 쓸 겨를이 없었고... 그 이후의 일은 너도 알지?”배윤호의 아버지는 갑작스럽게 돌아가셨고 배씨 가문에서는 한동안 권력 다툼이 있었다.그리고 강씨 가문은 무너지게 되었다.강하율은 가끔 하늘이 너무 무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러나 자신의 부모님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게 되자 마음이 따뜻해지면서 코끝이 찡했다.열네 살 이후로 한때 그녀를 웃으며 친절하게 대해주었던 사람들은

  • 기억을 잃은 척할 때는 언제고   제347화

    강하율은 깨달은 표정으로 말했다.“아니요. 경찰은 그 운전자의 시신이 불에 타버려서 유가족들의 DNA와 대조하여 신원을 확인했다고 했어요.”“불에 타버렸다면 일반적으로 치아로 대조해. 이 하나 빠진다고 사람이 죽는 건 아니니까.”배윤호의 말에 강하율은 순간 넋이 나갔다.“오빠, 설마...”두 사람은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배윤호는 강하율이 먼저 입을 열기를 기다리듯 그녀를 말없이 바라보았다.강하율은 결국 사실대로 털어놓았다.“사실 사설탐정을 고용했어요. 이 사진도 그 사람이 준 거예요. 아마 우연히 찍힌 걸 거예요.”“왜 사설탐정을 고용한 거야?”“그때 그 사건을 조사하려고요. 특히 사라진 가족들 말이에요. 하지만 저는 용의자 딸이다 보니 대놓고 그 사람들을 찾을 수는 없었어요. 정말 오랫동안 찾은 끝에 겨우 단서를 조금 얻었죠.”“그 사람을 왜 그렇게 믿는 거야?”배윤호는 직설적으로 물었다.강하율은 일이 이렇게 된 이상 더 숨길 생각이 없었다.“수소문해 봤는데 업계에서 가장 능력이 뛰어난 탐정이라고 해요.”배윤호의 질문에 강하율은 문득 예전에는 미처 신경 쓰지 못했던, 이상한 점을 느꼈다.강하율이 물었다.“그 탐정이 의심스럽단 뜻인가요?”“강하율, 다른 사람을 너무 믿지는 마.”“그러면 오빠는 믿어도 요?”강하율이 큰 눈을 깜빡였다.배윤호는 순간 강하율이 자신에게 플러팅을 하는 건가 싶어서 흠칫했다.그가 확인해 보려는데 강하율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행동했다. 대신 귀가 빨갰다.배윤호가 정중하게 말했다.“네가 나를 믿어준다면.”강하율은 헛기침을 하면서 아무렇지 않은 척 말을 이었다.“어쨌든 저는 이 사람이 그때 그 화물차 운전자가 맞다고 확신해요. 탐정한테 더 조사해 보라고 할까요?”배윤호가 손을 들어서 막았다.“내가 조사할게. 그 탐정한테는 당분간 아무 말도 하지 마.”“왜요?”강하율이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이 사람이 서 있는 위치를 잘 봐.”배윤호는 사진을 축소한 뒤 남자를 가리켰다.

  • 기억을 잃은 척할 때는 언제고   제346화

    배윤호는 고개를 돌려 강하율을 바라보며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물었다.“같이 가자고 한 이유가 단지 내가 네 아버지를 구해줘서야?”배윤제가 갔을 때는 그런 이유가 아니었다.강하율은 나긋나긋하게 말했다.“오빠한테 고마워서요.”배윤호는 강하율을 바라보며 옅게 웃었다.“좋아. 같이 가자.”...집으로 돌아온 뒤에도 강하율은 차 안에서 배윤호와 나눴던 대화가 자꾸 떠올라 자기도 모르게 웃음이 터졌다.이때 노트북에서 알림음이 울렸다.확인해 보니 메일이었다.아마도 사설탐정이 보낸 메일일 것이다.강하율은 곧바로 노트북을 켜고 메일을 클릭했고, 내용을 읽자마자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강하율 씨, 김혜은 씨와 남수미 씨는 예전에 강하율 씨 부모님의 프로젝트에 참여한 적이 있어요. 하지만 프로젝트에 문제가 생기기 전에 두 사람은 뭔가를 눈치챈 듯이 핑계를 대고 빠져나갔어요. 그 이후에는 해외로 나갔는데 갑자기 자금이 생긴 건지 빠르게 세력을 확장했어요.][그리고 김혜은 씨가 사망하기 전 남수미 씨와 비밀리에 만난 사진을 찍었어요.]‘정말 다행이야.’이제 진실에 한 발 더 가까워졌다.강하율은 계속 아래로 스크롤 하여 사진을 확인하다가 어느 순간 몸이 굳어버렸다.그녀는 사진을 다운로드해 저장했다.예전에 강하율은 더 많은 단서를 찾기 위해 사진 보정 기술을 배운 적이 있었다.사진을 더 선명하게 복원한 강하율은 나무 그림자 뒤에 있는 사람을 확대해 보았고, 그의 얼굴을 본 순간 자신의 두 눈을 의심했다.그 사람은 바로 강하율의 어머니가 교통사고를 당했을 때 현장에서 사망했던 화물차 운전자였다.죽은 사람이 왜 살아있는 걸까?띵동.갑자기 들려온 초인종 소리에 강하율은 화들짝 놀라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고 그 탓에 컵이 바닥에 떨어졌다.강하율은 부서진 유리 파편들을 신경 쓸 새도 없이 황급히 현관문 쪽으로 달려갔다.문을 열자 배윤호가 보였다. 강하율은 배윤호에게 달려가고 싶은 충동이 들었지만 주먹을 꽉 쥐며 참았다.“왜 그래?”배윤호는 강하율

  • 기억을 잃은 척할 때는 언제고   제154화

    아침.세수를 마치고 막 숙소를 나서려던 찰나, 강하율은 오늘 위생 점검이 있다는 메시지를 받았다.‘하아.’대학교도 졸업했는데 아직도 점호라니.하지만 모든 황당한 규정 뒤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법이다.얼마 전, 한 여직원이 남자친구를 몰래 데려와 보름 동안이나 머물게 했는데 밤중에 다른 사람을 훔쳐보다가 들통이 난 사건이 있었다.당시 경찰까지 출동하며 며칠간 소란이 일었고, 결국 호텔 측이 나서서야 겨우 사태가 진정되었다.이후 호텔 지원팀에서는 정기적으로 숙소 위생 상태를 불시에 점검하겠다는 통보를 내렸다.겉으로는 위

  • 기억을 잃은 척할 때는 언제고   제150화

    강하율에게 링크를 보낸 사람은 장천우가 아니라 다름 아닌 양승아였다.예전에 헬렌 로어 때문에 두 사람은 서로 연락처를 주고받은 적이 있는데 단 한 번도 업무 외에 사적인 대화를 나눈 적이 없었다.그런데 갑자기 즐겁냐니.강하율은 어리둥절해졌다.링크를 클릭하니 조회수가 가장 많은 패러디 영상이었다.그러나 한 가지, 강하율은 아까는 발견하지 못했던 점을 발견했다. 그건 바로 업로드 시간이었다. 시간을 보니 정다인이 사과문을 올린 지 몇 분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다.그제야 강하율은 이 영상이 정다인을 저격해서 만든 영상임을 확신했

  • 기억을 잃은 척할 때는 언제고   제13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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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억을 잃은 척할 때는 언제고   제130화

    강하율은 멀어져 가는 차를 바라보며, 평생 쌓아온 교양을 총동원해 간신히 턱끝까지 치민 욕설을 삼켰다.마음이 조금 가라앉자 그녀는 오히려 등골이 서늘해졌다.조금 전 그녀의 말을 듣고 배윤제는 정말로 그녀를 죽여버릴 듯한 살기를 내뿜으며 음산하게 그녀를 노려봤다.설령 배윤제가 진짜로 그녀를 죽인다 해도 배씨 가문이라면 손쉽게 그 사실을 덮을 수 있을 것이다.그러니 적어도 아버지의 재심이 이뤄지기 전까지는 일을 더 키울 수가 없었다. 지금은 권력도, 여론도 모두 배씨 가문의 편에 설 테니 말이다.강하율은 지금 너무나도 보잘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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