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 connecter“경후 씨랑 같이 떠나는 거, 받아들일게. 나 바다 좋아하잖아. 우리 바다가 있는 곳에 자리 잡고 살자.”“내 손에 채운 사슬, 풀어주면 안 돼? 우리 집은 내가 직접 설계하고 싶어.”“이 설계도는 어때? 경후 씨 보기엔 더 고칠 데 있어?”“...”그때, 제나는 참 그럴듯하게 굴었다.그 시절 제나는 줄곧 경후와 함께할 아름다운 미래를 그려냈다. 두 사람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어떤 집에서 지낼지, 어떤 나날을 보낼지 끊임없이 이야기했다.경후는 제나의 이야기를 듣는 동안, 어느새 미래의 장면을 떠올리기 시작했다.경
“맞아.”소빈이 고개를 끄덕였다.“경후 도련님이 사람들을 시켜 저택 전체를 뒤졌는데도 하제나 씨를 못 찾았잖아. 그러면 당연히 다른 쪽으로 시선을 돌리겠지.”“그 두 분은 나를 죽이려는 거야?”“그럴 생각은 있어. 다만 아직 망설이는 중이야. 지금은 그 두 분도 경후 도련님과의 관계를 너무 틀어지게 하고 싶진 않아.”“만약 들키기라도 하면, 경후 도련님 성격상 최악의 경우 인연을 끊겠지. 그보다 더 심한 일을 저지를 수 있을지, 그건 아무도 모르고.”제나의 미간이 미세하게 움직였다. 무언가 말하려던 제나는 알 수 없는
제나는 차가운 쇠창살을 거칠게 움켜쥐었다.“설마... 내가 경후와 헤어진 이유를 알고 있어?”“하제나 씨가 기억을 잃었다더니, 정말이었나 보네.”소빈은 빛을 등지고 서 있었다. 얼굴에 뜬 표정은 어둠에 가려 잘 보이지 않았다.“그때의 하제나 씨도 정말 어렸어. 사모님한테 완전히 속아 넘어갔지. 사모님이 경후 도련님을 잘 대해주고, 아껴줄 거라고 생각했잖아... 그런데 완전히 틀렸어.”소빈은 몇 걸음 뒤로 물러나 눈앞의 우리를 둘러보았다.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리듯 말했다.“그때 경후 도련님도 지금의 하제나 씨처럼, 존엄이라
“아무리 화가 났다 해도 경후에게 그렇게 해서는 안 됐어... 어찌 됐든 경후는 우리 친아들이야. 세상에 어느 친어머니가 전기충격기로 친아들 머리를 공격해?”“경후가 하제나 저 여우한테 홀려서 제정신이 아니었잖아. 나도 경후를 도와주려고 그런 거야!”“내가 정말 경후를 죽이고 싶었다면 사람을 시켜 바로 손 썼지, 뭐 하러 그런 번거로운 짓을 해? 나중에 원망까지 들으려고?”차민균은 무언가 말하려는 듯 류서윤을 바라보다가 무겁게 한숨을 내쉬었다.“여보, 어떤 일은 말하지 않으면 아버지가 모를 거라고 생각하니? 사람 목숨까지 잃
경후가 드러낸 뜻은 분명했다. CCTV 영상이 눈앞에 있어도 경후는 차민균과 류서윤의 말을 전혀 믿지 않았다.류서윤은 경후의 불신에 상처받은 듯 말했다.“경후야, 우리가 네 친부모야. 우리가 설마 너를 해치기라도 하겠니? 예전에 그 여자가 너한테 무슨 짓을 했는지는 우리 모두 똑똑히 봤잖아.”“그런데 너는 벌써 하제나를 용서한 거니? 하제나는 너를 죽이려 했어!”여기까지 말한 류서윤의 눈가에는 곧 눈물이 떨어질 듯했다.하지만 경후는 류서윤의 눈물을 보지 못한 사람처럼 굴었다. 경후는 시선을 돌려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준
거실에 앉아 차를 마시던 류서윤이 고개를 들었다. 경후가 이렇게 무례하게 들어서는 모습을 보자, 류서윤의 눈가에 불쾌감이 스쳤다.류서윤이 입을 열려 하자, 곁에 있던 차민균이 류서윤에게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류서윤은 마음속 불만을 억누르고 희미하게 웃었다.“경후야, 여긴 웬일이니?”지난 몇 년 동안 경후가 차민균과 류서윤을 보러 온 횟수는 손에 꼽을 정도였다.류서윤은 줄곧 경후에게 불만을 품고 있었다. 하지만 구한의 병이 아직 낫지 않았던 탓에 그동안은 어쩔 수 없이 경후가 하는 대로 가만두는 수밖에 없었다.이제 구한
은주는 제나를 바라보았다. 미간이 서서히 좁아지면서 목소리도 차갑게 가라앉았다.“지금 뭐 하는 거야?”제나는 냉랭하게 대꾸했다.“내가 뭐 하려는지 궁금하면 네가 좋아하는 친구 노유미한테 직접 물어봐.”은주는 시선을 유미에게로 옮겼다.“이게 무슨 말이야?”유미는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얼굴로 억울함을 호소했다.“나도 모르겠어! 은주야, 네가 직접 봤잖아. 나 여기서 가만히 앉아 있었는데 하제나가 다짜고짜 들이닥쳐서 난리 치잖아.”“아마도 요즘 네가 차 대표님이랑 자주 어울리는 게 마음에 안 들어서 너한테는 아무 말도 못
유미는 줄곧 같은 자세를 유지하고 있었다.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 알 수 없었다. 그 사이 유미의 분노는 다시 임계점까지 차올라 있었다.유미가 입을 열려는 순간, 은주가 먼저 말을 꺼냈다.“하제나, 아직도 원하는 보상 수준이 있다면 얼마든지 말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선에서는 최선을 다해 맞춰볼게.”제나는 은주를 바라보았다.“노유미 씨의 가벼운 사과 한마디와 하은주 씨의 보상으로, 연주자의 명성과 작업실의 손실이 전부 지워진다고 생각하시나?”은주는 잠시 말을 멈췄다가 차분히 입을 열었다.“작업실 망가진 부분 배상은 두 배
제나는 핸드폰 화면을 보자마자 거의 심정지가 올 뻔했다.경후가 보낸 답장은 단 하나의 기호였다.[?]제나는 즉시 손가락이 튀어 나가듯 답장을 보냈다.[우리 언제 절차 밟으러 가냐고?]두 시간이 지나도 아무 반응이 없었다.네 시간이 지나도 메시지 창은 여전히 조용했다.해가 완전히 저물 무렵에서야, 경후의 답이 더디게 도착했다.[요즘 바빠.]제나는 곧장 되물었다.[언제 시간이 나는데?]하지만 이번엔 그 어떤 답도 오지 않았다.제나가 잠들 때까지도, 메시지창은 고요하기만 했다.‘혹시 진짜 바쁜 건가?’제나는 시간
“요즘 제나 씨가 보상 문제 때문에 많이 바빠서요. 그래서 기분이 조금 예민할 수 있습니다. 두 분께서 이해해 주시면 좋겠습니다.”대하의 말에 은주의 눈빛이 한층 더 복잡해졌다.“그런 것까지 알고 있어요?”제나는 줄곧 대하와의 관계를 부정해 왔다. 은주는 처음엔 그 말을 크게 믿지 않았다.하지만 지금 이 남자의 태도와 말투를 보고 있자니, 마음 한구석에서 묘한 설득력이 생겨났다.‘이 정도로 알고 있다면... 정말 어느 정도 관계는 있는 건가?’대하는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두 분도 제나 씨 지인이신가요?